[사설] 파주시의 대남방송 대책, 신속한 보상으로 이어지길

파주시가 대남방송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대성동 주민에 대한 대책을 본격화한다. 대남방송의 소음 크기를 모두 측정하고 주민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과 비무장지대 출입을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다. 이번 조사는 낮은 물론 밤 시간대에 대해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주민들이 야간 소음으로 인한 수면 방해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등 질병 점검을 위한 건강마음버스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해 소음을 측정해 방음창을 설치했지만 피해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소음 측정과 주민 건강을 치밀하게 살필 필요가 생겼다”며 정부에 장기적 해결책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시 대성동마을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는 벌써 7개월째다. 단순 체제 선전 등이 주류를 이루던 과거와는 소음의 내용 자체가 달라졌다. 귀신 곡소리, 동물 울음 소리, 기계 마찰음 등이 주를 이룬다. 인천 강화도를 비롯해 대부분의 접경 지역에서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성동마을은 북한과 가장 가깝게 위치해 있는 최북단 민간 거주지다. 본보 지적에 파주시가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나선 점을 우선 평가한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문제의 근원을 없애기는 어렵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에 상응하는 대응 작전이다. 차선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우리 정부·지자체의 주민 보호 대책이다. 1차 대책이었던 방음창은 별반 실효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수면 장애, 지병 악화, 후방 이주 등의 일상 파괴 지경까지 왔다. 지금 현실적이고 절실한 대책은 피해 보상이다. 국민의힘·민주당 할 것 없이 정치권도 지난해 9, 10월 보상을 약속했다. 군용 비행장 소음, 사격장 소음 등의 피해는 다 보상된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방송 피해를 보상할 근거가 없었다. 지난해 말 이 근거를 규정한 개정 민방위기본법이 마련됐다. 민방위사태(평시에 한한다)로 인하여 또는 민방위사태에 이르지 아니한 적(敵)의 직접적인 위해(危害)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해 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 또는 재산상 피해를 입은 자에 대해 그 피해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규정하고 있다.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입법적 불비 논란은 있다. 하지만 당장의 피해를 보상하는 정도의 조치는 가능해졌다. 우선 추진 가능한 수준의 보상이라도 실행해 나가는 시작이 중요하다. 잠 못 드는 고통, 건강은 악화되고 마을을 떠나려 하는 눈앞의 피해라도 보상해 줘야 한다. 특히 대성동마을은 북한과 가장 인접한 민간인 지역이다. 파주시의 대책과 보상이 가장 속도감 있고 모범적 선례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지지대] 브리티시 인베이전 vs 코리안 인베이전

‘한 세기에 나올까 말까 할 역사적인 사건’. 당시 지구촌 언론들의 헤드라인이었다. 1960년 결성된 영국의 4인조 록밴드인 비틀스 얘기다. 존 레넌,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리듬기타, 베이스기타, 키보드, 드럼 등이 이들이 갖춘 라인업이었다. 젊은이들의 열광은 대단했다. 세계 대중음악의 틀까지 바꿔서다. 4년 후에는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까지 상륙했다. 이후 영국을 중심으로 하는 브리티시 록의 위대한 행진인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시작됐다. 1964년 2월7일. 이날은 이들이 미국의 심장인 존 F 케네디 공항에 처음 도착한 날이다. 이날 언론의 제목은 ‘버섯머리의 젊은이들이 잃어버린 식민지를 되찾다’였다. 이날을 기점으로 음악적이나 문화적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 생각이 바뀌고, 음악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었다. 이 밴드의 미국 진출을 위해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4만달러를 들여 마케팅 캠페인을 펼쳤다. 당시 최고 인기를 끌었던 ‘에드 설리번 쇼’ 출연계약도 맺었다. ‘I Want To Hold Your Hand’는 빌보드 차트 첫 1위 곡에 제목을 올렸다. 미국에서만 500만장이 팔렸다. 당시 미국인들이 비틀스에 열광하게 된 배경은 명쾌했다. 1년 전 발생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으로 온 나라가 침통해 있어서다. 비틀스의 공연은 미국의 흥분감과 가능성을 재점화시켰다. 10대들에게 혁명적 사회 변화에 길을 터 주는 계기도 제시했다. 기득권층은 반발했다. 특히 정부와 종교계의 반발이 심했다. 미국 이민귀화국은 비틀스의 미국 공연을 금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는 모두 실패했고 기성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발심만 더욱 키우게 됐다. 여기에 잭슨빌 게이터볼 공연 당시 관중석 인종 분리도 깨부쉈다. 21세기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들의 행적을 되풀이하고 있다. BTS의 미국 진출은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버금가는 코리안 인베이전이다.

[의정단상] 상생·조화 바탕... 갈등과 미래 과제 해결

필자가 정치에 입문한 지 어느덧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했다. 보다 좋은 정치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뛰어온 시간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세는 전례 없는 혼돈 그 자체다. 거대 야당에 의한 방탄 탄핵, 억지 입법에 이어 비상계엄에 따른 대통령 탄핵 등 극한 갈등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필자는 정치를 시작하며 상생과 조화의 정치를 하겠다고 결의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생과 조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해 이천시를 통일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 대한민국을 세계의 중심국가로 웅비시키겠다는 의정 목표를 다져 왔다. 물론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 이러한 정치철학이 실현될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해낼 수 있다. 정치는 시대적 과제와 민의가 원하는 과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상생과 조화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뿐만 아니라 어떠한 미래 과제도 능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양자컴퓨터, 디지털트윈 등 최첨단 신기술 영역에서도 상생과 조화의 정신으로 이천시와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웅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운 과제인 규제개혁에 있어서도 상생과 조화의 정신은 해결 열쇠 역할을 할 것이다. 수도권 규제 문제도 지방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수도권의 계획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다행히 지난 1월 필자와 관계기관 간 지속적인 협의의 결실로 올해부터 자연보전권역의 산업단지연접개발 제한이 기존 6만㎡에서 최대 30만㎡까지 가능하게 됐다. 필자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농지규제, 입지규제 등 불합리한 규제 개혁에 상생과 조화의 키를 활용해 나갈 것이다. 안보 문제도 상생과 조화로 풀어갈 수 있다. 필자의 지역구인 이천시에는 북진선봉부대(7군단)와 육군항공사령부 그리고 특수전사령부 등 최정예 부대들이 상호 협력하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다. 나아가 호국영령이 영면하고 계시는 이천호국원은 규모를 대폭 확충해 올해 상반기에 호국안보테마파크로 재개원하는 등 호국안보 중심도시로서 이천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상생과 조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천 중심의 교통망도 확충하고 있다. 이천시의 경우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이천~오산 구간 기 개통에 이어 양평~이천 구간(2025년 국비 503억원)과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가 조기 완공되면 정자형 고속도로망 완성으로 주변 도시들과 연계 교통의 중심에 서게 된다. 또 중부내륙철도 판교~이천~문경 구간 개통과 수서~광주복선전철(2025년 국비 277억원), 여주~원주선, 판교~시흥선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장호원~청주공항 내륙철도지선까지 실현되면 별자형 철도망이 구축돼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의 도시들과 상호교통 교류의 중심축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교육시스템도 기존과 새로운 것을 상생·조화시켜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경기형 과학고가 이천시에 개교하고 이천시와 EBS 간 업무협약 체결(2월 예정)로 최신 교육 콘텐츠를 도입하면 교육생태계가 획기적으로 변모할 것이다. 그리고 모가초 폐교 부지에 수난안전시설 등 학교복합시설이 세워지고 이천시 소재 기숙형 사립 교육기관과의 유기적 연계가 이뤄지면 수준 높은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시민의 보건과 안전 분야도 상생과 조화의 정신이 필요하다. 이천병원의 경우 소화재활센터 등 꼭 필요한 부분은 보강하고 서울대분당병원, 아주대병원, 이천 소재 민간병원과의 협진체계를 구축해 시민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저를 3선 국회의원을 만들어 주신 이천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수도권 중진 의원으로서 더욱 분발해 이천시와 대한민국이 상생과 조화를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기고] 교통안전 시스템과 자동차문화

자동차문화와 교통안전 시스템의 관계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의 관계와 비슷하다. 왜냐하면 자동차문화의 정착은 교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불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문화는 교통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의 교통에 대한 가치관과 생활 양식을 총칭하는 것으로 이들의 행동 양식을 규제하는 교통 안전 정책의 추진 체제, 정책 추진 과정의 합리성과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 자동차문화는 사회를 지배하는 일반 문화의 하위문화로서 대중문화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정치·경제·사회적 환경과 그 나라 고유의 정신적 요인, 즉 인명중시 사상과 자동차문화에 대한 문제 인식, 자동차문화에 대한 투자 재원 등이 정책 전환 과정에 반영돼 자동차문화에 대한 정책 형성과 집행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교통의 3요소인 사람, 자동차, 도로 환경 등의 불안전 행위와 조건을 배제하기 위한 행위가 이뤄지면서 자동차문화와 상호작용한다는 것이다. 전체 사회의 문화 수준은 자동차문화 수준과 정적인 상호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문화의 최대 목표인 교통 안전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자동차문화 수준에 입각해 반영된 교통 문제에 대한 요구와 불만을 수용,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 다음 전환적인 정부의 정책 결정 추진 주체에서 정책 형성과 집행을 통해 교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획화, 조직화, 동작화가 올바르게 이뤄져야 한다. 교통 안전의 확보 여부는 사람, 차량, 도로 환경의 유기적 작용이 결정 짓는다. 이때 체제내적 환경에서 형성된 자동차문화가 전 과정에 걸쳐 영향을 준다. 자동차문화는 도로 교통 시스템 계층 구조에서 최고 상위층에 존재하고 있다. 즉, 자동차문화는 교통 환경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다. 유기체적 개방 시스템으로서 함께 움직이는 운전자와 차량 시스템의 구성 요소인 인성, 동기 부여, 위험 대처 능력, 지각, 운동기능 등 원활성 여부를 결정짓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 기능의 원활화를 위해 강조돼야 할 우선순위는 자동차문화, 도로 교통 환경, 운전자와 차량의 유기체적 관계 등의 순서로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합리적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칼럼] 이전투구로 얼룩진 세계 1위 기업

지난해 추석 전부터 시작된 고려아연 경영권 갈등이 해가 바뀌어 설이 지났음에도 해결 국면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MBK연합 측과 고려아연 현 경영진 간 공방은 중국 자본 논란, 비밀조항 위반, 불투명한 투자 등 서로 간의 비방으로 갈등 상황이 극에 달했다. 지난달 31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을 해외 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로 경영권을 방어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업계에서는 2014년 신규 순환출자 금지 규제를 도입한 후 거의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이슈가 등장하는 등 다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 사이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라는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은 기업 위상뿐 아니라 서로 간에 직간접적인 유무형의 타격을 입고 있다. 고려아연은 단순한 글로벌 1위 회사가 아니라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경제 및 안보에 중요한 기업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돼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이는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은, 구리 등 산업계 대표 비철금속 외에도 희소금속 생산과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일부 희소금속은 특정 몇 개 국가만 생산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측면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 고려아연은 전 세계 광산에서 들여온 아연과 납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희소금속인 인듐과 텔루륨, 코발트, 카드뮴 등을 생산한다. 특히 비스무트와 안티모니 같은 희귀 금속은 첨단산업,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비스무트와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안티모니와 관련 금속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티모니는 원자력에 사용되는 희소금속으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48%를 차지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부터 갈륨,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 통제에 나섰다. 미국이 반도체 핵심 장비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반도체 핵심 장비를 만드는 원료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맞불 전략이라는 시각이다. 문제는 중국의 이러한 원료 통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2.0 시대가 도래하며 안티모니, 비스무트 등 원자력 등에 쓰이는 다른 광물에도 확대할 것은 명확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비스무트와 안티모니를 대다수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의 안티모니 수출 통제에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며 국내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아연이라는 회사는 사실 소비자 등과는 거리가 먼 대표적인 B2B 기업이다. 하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이제 고려아연의 경영권 이슈는 비단 기업 간, 자본과 기업 간의 이슈가 아닌 국가의 문제로 봐야 할 시점이다. 다행히 고려아연이 임시주총 직후 내놓은 화해의 메시지에 산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MBK 측에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집중투표제와 이사 수 상한 설정, 사외이사 의장 제도 등을 제안했다. 양측이 향후 공동 경영에 대한 협의를 이뤄낼 수 있는 여지 및 해결의 출구 전략이 열린 셈이다. 양측이 벌여온 갈등에서 벗어나 서로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 지역사회, 정치권에서도 기업간 공동 협력을 끌어내 다시 세계 1위 기업의 명예를 되찾아 줘야 한다.

[경기만평] 급하다 급해...?!

[사설] 경기도의 북자도, 된 것 없는데 자문위원은 왜 늘려

경기도의회 이상원 의원이 경기도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북자도) 추진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북자도는 공감대 형성 외에는 아무런 성과도 없다...김동연 지사가 핵심 공약으로 밀어붙인 사업이 현재까지 아무런 실적이 없으니 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식으로 늘리려나.” 민선 8기 경기도가 신설한 북자도 추진위원회가 있다. 현재 30명으로 운영돼 온 자문 기구다. 경기도가 이 인원을 39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북부(고양7) 출신의 이 의원이 이를 지적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도정의 방향을 조언하는 수준의 위원회다. 위원회 자체로 무슨 결정을 내리고 절차를 전개하는 것은 없다. 그러다 보니 추진 과정의 이렇다 할 조력을 보탠 것도 없다. 당장 위원회 개최 횟수나 위원 참여율만 보더라도 그렇다.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네 번 열렸다. 2022년 1회, 2023년 3회, 2024년에 1회다. 2024년은 김 지사의 북자도 활동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총선 공약 캠페인도 했다. 그런 기간의 위원회가 1회에 그쳤다. 위원들의 평균 참석률은 52%로 절반을 겨우 넘긴다. 2022년에는 72%, 2023년에는 52%(6월)·64%(7월)·41%(11월)였다. 한 번 열렸던 2024년에는 50%였다.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는 위원들이다 보니 참석 여부를 강제할 순 없다. 또 불참 자체가 잘못인 듯 지적할 것도 아니다. 다만, 30명이라는 정족수가 적다고 판단할 이유는 없다. 이런데도 도가 30%에 달하는 9명을 늘리기로 했다. 올해 자문해야 할 현안이 많아질 거라는 근거라도 있나. 없다. 북자도는 김 지사의 의지와 달리 완전 멈춤 상태다. 2022년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역점 사업으로 채택됐다.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도민에게 ‘임기 내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북자도 설립에 필요한 절차를 역순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 기본이자 시작이라 할 건 북자도 설립 관련 특별법이다. 하지만 이 문턱은 임기를 1년 반 앞둔 지금까지 못 넘었다. 행정안전부의 비협조도 이유지만 민주당 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도 크다. 작년 말부터는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까지 등장했다. 김 지사의 대선 행보가 더불어 빨라지고 있다. 사실상 북자도의 민선 8기 실현 가능성은 제로가 됐다. 차라리 실현이 어렵게 됐음을 밝히고 장기적 과제로 삼자는 고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마당에 왜 북자도 자문위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인가. 이 계획에 찬성하고 동의하는 북부 주민이 몇이나 되겠나. 이상원 의원이 ‘보여주기식’이라고 지적했는데, 크게 틀린 지적 같지 않다.

[사설] 첫발 떼는 인천 청라타워... 안팎 콘텐츠가 핵심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청라·영종 등 3곳 국제도시 개발이다. 개발 활성화를 위해 각각의 랜드마크를 지으려 했다. 송도는 151층 쌍둥이 빌딩의 인천타워다. 청라시티타워는 청라의 랜드마크다. 30층 높이(448m) 초고층 전망타워다. 서울 남산과 북한 개성까지 조망할 것이라 했다. 청라시티타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 초기부터 청라주민들에게 약속한 사업이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기를 거듭했다. 주민 성화에 쫓겨 2019년에는 성대한 기공식도 했다. 그러나 6년째 엎치락뒤치락하기만 했다. 이번엔 주민들의 ‘희망고문’이 끝날 것인가. 인천경제청이 청라시티타워 활용 방안 찾기에 들어간다. 그간 사업을 묶어 놓았던 타워 높이 문제도 해결됐다. 3월부터 ‘청라시티타워 관리·운영 및 타워 외 부지 활성화 전략 수립 용역’을 한다. 448m 짜리 전망대 활용 방안과 타워 내부 시설 구성 계획 등이다. 타워 전체를 활성화할 콘텐츠를 찾는 작업이다. 30만3천㎡(1만평)의 타워 주변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포함한다. 인천경제청과 LH는 2023년 청라시티타워 사업 협약을 했다. LH가 사업비를 대고 타워를 건설한다. 인천경제청은 이를 인수, 관리·운영을 맡는다는 협약이다. 이에 따라 LH도 조만간 타워 건설 시공사 선정 입찰에 들어간다. 본래 지난해 8월에 하려 했다. 그러나 타워 높이에 따른 항공 운항 안전 문제로 중단했다. 이 문제도 최근 해결됐다. 서울지방항공청이 관제 영향 용역을 했다. 원안 높이(448m) 건설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LH는 2029년까지 청라호수공원에 청라시티타워를 완공한다. 전체 사업비 8천억원이다. 일정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청라시티타워는 국내 두 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지어진다. 현재 국내 최고층 빌딩은 555m 롯데월드타워다. 국제표준을 엄격히 적용하면 청라시티타워는 마천루, 즉 초고층 빌딩이 아니다. 관광형 복합문화시설의 타워다. 따라서 국내 최고층의 타워 시설로 태어날 것이다. 세계에서도 여섯 번째로 높은 전망 타워다. 날씨 좋으면 북한 개성까지 바라다본다는 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마천루든 전망 타워든 사람이 얼마나 몰리느냐로 성패가 결정난다. 전망 타워의 사업성이 걸린 문제다. 청라시티타워 사업이 지금까지 지지부진했던 것도 불투명한 사업성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전 민간사업자는 전망 타워에 오피스텔까지 들이겠다고 고집했다. 그래서 이번 경제청의 타워 활용 방안 찾기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성공한 해외 타워들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 고래등같이 지어 놓고도 사람이 찾지 않는다면 실패작이 된다.

[지지대] 영통구청에서 예술을 만나다

기나긴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날인 1월23일 영통구청을 찾았다. 영통구민이 구청장을 만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평소 좋아하는 구청장과 명절 인사도 나누고 식사도 할 겸해서 만든 기분 좋은 일정이었다. 식사를 마친 구청장의 손에 이끌려 구청사로 들어갔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여기가 구청사야, 갤러리야.” 말로만 듣고 처음 찾게 된 ‘갤러리영통’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구청장은 어느새 ‘도슨트(Docent·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로 변신했고 그 열정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필자는 갤러리영통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행정기관에서 멋진 예술의 한 획을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렇게 기분 좋은 설 명절의 시작을 갤러리영통과 함께했다. 이달 7일까지 열리는 ‘갤러리영통’ 특별기획전은 행정기관의 유쾌한 변신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2025년에 수원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의 생생한 기록물은 수원시민의 자부심을 높였다. 또 홍일화, 김환기, 이배 등 유명 작가 36명의 대표작품 64점은 이곳을 찾은 주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곳에는 지난해 12월19~27일 관내 수원 매탄고 미술반 학생들의 열정을 담은 회화와 디자인, 공예 등 60여 점이 전시돼 지역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박사승 영통구청장은 “구민들에게 잊지 말아야 할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 예술을 통해 일상 속에서 문화적 풍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 예술가들의 소통과 성장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기관도 이렇게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변모하는데 국민을 위한다는 국회는 도대체 언제쯤 바뀔지. 갤러리영통이 주는 여운이 짙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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