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공간을 빌려 존재를 드러낼 때”…서양화가 이지현 개인전 ‘Trace of Space_Alive’

공간의 흔적에 대한 연작으로 추상 화폭을 펼쳐온 이지현 작가의 개인전 ‘Trace of Space_Alive’가 지난 28일 갤러리AN(성남시 분당구)에서 개막했다. 이지현 작가는 공간의 흔적에 대한 연작으로 추상 화폭을 펼쳐온 인물이다. 개인전 12회, 아트페어 220여 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등 30여 년 경력의 서양화가로 활동하면서 현아트센터 대표 및 한국미협·서초미협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공간들과의 교감’을 주제 삼아 시간의 흐름을 공간을 통해 표현했다. 기하학적 추상의 공간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 공간으로의 무한한 확장을 시도한 작가의 의도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전시에선 색채를 통한 대비효과로 화려함과 강렬함이 복합된 가운데, 생동감 있는 꽃의 형태를 통해 공간의 표현이 다양하게 나타난 작품 등 16점을 만날 수 있다. 작품들은 절제 속에서 자유롭고 무한한 리듬감 있는 추상을 회화적이고 서정적으로 표현하고자 즉흥적인 붓질로 활기 있고 대담하게 표현됐다. 특히 2차원에서 드러나지 않는 대상의 움직임, 시간의 흐름, 공간들을 재현해 내기 위해 상징적 언어로 구성과 형태의 질서, 색채를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모더니즘 이후 추상은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되며 여러 각도에서 다양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작가의 전시에선 이러한 추상회화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이 공간을 빌려 존재를 드러낼 때의 모습이 추상 화폭에 담겨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작가는 “‘작가가 자신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벗어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나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말을 새기고 있다”며 “대상의 재현이라는 관념적 시각 대신 경험과 지식을 자유롭게 결합해 임의성과 우연성이 결합한 새로운 의미의 재현을 시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전시는 6월3일까지.

광복 80주년 기념 ‘평화’·‘화합’ 메시지 나눈다… 수지실버합창단 'Concert in 樂-We(우리)'

광복 80주년을 맞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아 실버들이 하모니를 펼친다. 수지실버합창단은 다음달 10일 오후 7시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제15회 정기연주회 ‘Concert in 樂-We(우리)’를 개최한다. 광복 80주년,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연주회는 ‘광복의 기쁨과 전쟁의 비극’을 음악으로 되새기며 우리가 지켜야 할 평화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자리다. 수지실버합창단은 전쟁의 상처를 넘어선 평화와 그 평화를 바탕으로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오늘의 평화를 이뤄낸 수많은 ‘우리’의 이야기를 감동의 하모니로 담는다. 수지실버합창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총 15곡을 선보인다. 총 3부로 이뤄진 공연 중 1부에서는 ‘사계-우리의 계절’을 주제로 ‘강 건너 봄이 오듯’, ‘청산에 살리라’, ‘푸르른 날’, ‘눈’을 부르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정-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을 주제로 펼쳐지는 2부에서는 ‘고향의 봄’,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비목’, ‘가을 그리움’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가진 우리 민족의 아픔을 보듬고 위로한다. 이어지는 3부 ‘길-길 위에서 길을 묻다’는 ‘희망’을 노래하는 곡들로 이뤄졌다. 수지실버합창단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을 위해 ‘Nella Fantasia’, ‘Va, pensiero(가라! 나의 상념이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의 곡으로 위로와 희망,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며 연주회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지휘는 실버합창단을 이끌어왔던 지휘자 손민호, 반주는 피아니스트 박보임이 맡는다. 이와 함께 지난해 창단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뉴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공연에 참여한다.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의 ‘Violin Concerto No. 3 in G Major’와 오페라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오페라 박쥐의 ‘친애하는 후작님’,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선보여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지휘자 강인모와 바이올리니스트 김효빈, 바리톤 심형진, 소프라노 허은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앞서 지난 2008년 창단한 실버합창단은 ‘노래’라는 취미로 똘똘 뭉친 고령자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여성 43명, 남성 17명 등 총 60명의 단원이 활동한다. 평균 연령 70세의 고령에도 매년 음악 재능기부 뿐 아니라 정기연주회를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형철 수지실버합창단장은 “이번 연주회는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 합창에 대한 사랑이 어우러진 감동의 결과”라며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가 마음에 스며들어 아픔을 치유하고 ‘우리’의 소중함을 느끼며 화합의 길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섬유예술가 린다 킴, 첫 개인전 ‘#GODSPEAKS’

섬유예술가 린다 킴(Linda Kim)이 ‘#GODSPEAKS’를 주제로 첫 개인전 연다. 29일 한국뉴욕주립대학교 패션기술대학교(FIT)에 따르면 린다 킴 패션경영학과 교수가 6월4~ 8일 서울 마포구 홍익현대미술관(HOMA)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 개인전에선 린다 킴의 다양한 메시지를 독특한 방식으로 시각화한 작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린다 킴은 메시지에 인생 전반에 걸쳐 얻은 경험과 깨우침을 담았다. 두려움 앞에서의 용기, 진로의 방향성, 일상의 위로 등 삶의 수많은 장면을 작품에 녹여냈다. 린다 킴은 메시지를 형형의 색깔과 자수, 터프팅 기법(실을 천 위에 심는 섬유 기법)으로 감싸 생명을 불어넣는 한편 시각 언어로 탈바꿈 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를 ‘무지개 언어’라 명명했다. 어린 시절 비 온 뒤 하늘에 펼쳐진 무지개의 이미지와 겹쳐,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각언어 작품으로 표현했다. 특히 린다 킴의 메시지에는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그의 신념도 가득 담겨 있다. 개인전 주제 ‘#GODSPEAKS’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가 20여년 전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뉴욕으로 이동하던 시기 구입한 작은 성경책이 이번 개인전 작품 기획의 출발점이자 모티브다. 성경책을 읽다 강조하고 싶어 형광펜으로 표시한 구절, 기억하고 싶어 따로 옮겨 적은 메모, 개인적으로 받은 메시지 구절(레마·Rhema)은 고스란히 작품의 재료로 녹아냈다. 린다 킴은 수십 년간 켜켜이 쌓인 이 같은 흔적들을 다양한 섬유 기법을 사용해 하나의 기록이자 예술적 증언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학창 시절, 구직, 결혼 등 삶의 전반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나며, 이른바 마음으로 다가온 메시지를 셀 수 없이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메시지는 명확한 문장일 때도 있었고, 깊은 확신이나 방향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그 실제적인 순간들을 시각화하려는 시도임과 동시에 삶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기록한 예술적 응답”이라고 설명했다. 린다 킴은 이번 개인전에서 삶의 중요한 순간에 다가온 메시지를 섬유예술이라는 형식으로 고백하듯 풀어내며, 보는 이들에게 내면의 울림을 끌어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개인전 후반부인 7일 오후 3시 각 작품에 담긴 구절과 그 순간의 개인적 경험을 관람객과 직접 나누고자 ‘작가와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린다 킴은 “‘#GODSPEAKS’는 비록 한 작가의 인생 경험에서 출발한 작업이지만, 그것이 닿을 수 있는 영역은 각기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신비와 해석, 신념과 예술이 만나는 자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관람객 각자에게 고유한 방식으로 말을 걸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남문화재단 ‘2025 발레스타즈’ 7월26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

성남문화재단은 오는 7월26~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외 발레 스타들이 함께하는 ‘2025 발레스타즈 공연’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2020년 첫 선을 보인 발레스타즈는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정상급 무용수들이 참여해 클래식 발레의 명장면부터 현대적 감각의 컨템포러리 작품까지 다양한 레퍼토리의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이 사랑을 받아왔다. 공연은 발레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꾸며진다. 미국 보스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채지영과 솔리스트 이선우,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의 김수민, 제임스 커비로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박상원, 레오 헤플러와 등 세계 주요 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발레스타들이 함께 한다. 핀란드 국립발레단 종신단원 강혜지와 마틴 누도, 폴란드 국립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정재은과 료타 키타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레스타즈’ 무대를 찾는다. 이 밖에도 ‘2025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박윤재와 지난해 방송한 엠넷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최종 순위 2위에 오르며 화제를 이끌었던 강경호 등 국내 무용계의 라이징 스타들도 함께 한다. 티켓 예매는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나 NOL티켓을 통해 온라인 또는 전화로 예매가 가능하다.

성라자로마을, 다음달 성남아트센터서 자선음악회 ‘그대있음에’ 개최

한국천주교 최초의 한센인 복지시설 ‘성라자로마을’이 오는 6월 11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제38회 자선음악회 ‘그대있음에’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별세한 김남조 시인의 시에서 명칭을 따 온 자선음학회 그대있음에는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제37회 음악회 후 6년간 중단됐다 올해 다시 열리게 됐다. 성라자로마을은 1975년 국내 유명 연예인 등이 한센병 치료와 사회복귀를 위해 처음 기부한 것을 시작해 올해까지 40여년간 무대를 이어왔다. 이번 공연은 코리아 로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정우균)의 경기병 서곡을 시작으로 1부는 바리톤 김동규, 소프라노 임선혜, 테너 김현수의 클래식 무대로 꾸며진다. 이어 2부는 대중가수 박완규, 김장훈, 바다와 트로트 가수 양지은이 출연할 예정이다. 공연 진행은 그대있음에와 오랜 인연을 쌓아온 아나운서 김병찬이 맡는다. 수익금은 20여개국 한센인들을 위해 쓰인다. 또 한센인 자녀들의 교육 환경 마련 등을 지원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한 국내 한센인 정착촌을 위한 지원으로도 활용된다. 특히 성라자로마을은 수익금을 통해 지난 3월 대형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경북지역 한센인 마을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성라자로마을은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6월2일 선교 사제로 한국에 와 있던 조지 캐롤 몬시뇰을 통해 광명리 신기촌에 처음 설립됐다. 마을 이름은 한센병 병자였던 성경 속 인물 ‘라자로’의 이름을 따 ‘성 라자로 요양원’으로 지었으며, 반세기가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홀대받던 한센인들의 치료와 인권 확립은 물론 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자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미술창고’ 소장품 기획전 ‘오픈 스토리지 2025’ 개최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 ‘경기미술창고’를 통해 수집한 현대미술 작품 60여점을 펼쳐보인다.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동에서 기획전 ‘오픈 스토리지 2025’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 청년 신진작가들의 작품 23점과 대중미술 장르 작품 19점을 비롯해 회화, 사진, 조각, 뉴미디어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총 64점을 선보인다. ‘오픈 스토리지’는 공공 소장품의 가치와 의미를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 장소인 ‘공작1967동’은 문서고로 사용되던 공간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쓰임을 다한 기존의 문서 선반을 재구성해 미술작품 보관 랙으로 다시 사용했다. 창고의 물리적 구조와 분위기도 그대로 살렸다. 관람객은 열린 작품 창고 안에서 작품이 보관된 랙 사이를 자유롭게 지나다니며 작품의 표면과 질감, 뒷면까지 세세히 관찰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경기미술창고’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경기지역 시각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경기문화재단의 사업이다. 당시 전시와 작품 판매가 중단된 상황에서 재단은 예술가들의 생계 안정과 창작 활동의 지속을 위해 작품 203점을 매입해 공공이 소유하는 미술 컬렉션을 조성했다. 이후 컬렉션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 미술 제도권으로의 진입이 어려운 청년 신진작가들의 작업과 그래피티 아트, 아트토이, 일러스트 등 비주류 대중미술장르의 작품을 수집해왔으며, 현재까지 총 302점을 보유하고 있다. 소장 작품들은 국내외 여러 예술공간과 도내 초·중·고등학교, 공공시설 등 지역 사회 곳곳에 대여돼 도민과 일상에서 만나고 있으며, 대여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신규 작품 구입에 사용돼 공공 컬렉션의 순환과 지속 가능성을 실현해가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경기미술창고 컬렉션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열린 플랫폼으로서 재단의 공공적 역할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사로잡은 한국 현대 도자…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앙코르 전시

홍콩에서 2만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찬사를 받은 한국현대도예전 ‘변주; 한국 전통 도자의 재해석’이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에서 앙코르 전시로 개최된다. 한국도자재단은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열린 대표 예술 전시회 ‘2024 파인아트 아시아’에 참가해 선보인 한국현대도예전을 국내 관람객을 위해 새롭게 재구성했다. 오는 8월31일까지 경기생활도자미술관 2층 전관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조선백자의 유려한 곡선미, 고려청자의 비색과 연리문 장식기법, 철화·청화백자의 회화적 표현 등 한국 도자의 대표적 특성이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며 이어지는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는 강민수, 김덕호, 김호정, 박성욱, 양지운, 유의정, 이동하, 이송암, 이정용 등 총 9명의 한국 현대 도예가가 참여해 한국 전통 도자의 제작 기법과 형태 등을 작가만의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오브제 작품 11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관람객이 작품 세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각 전시 공간마다 참여 작가별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강민수 작가는 양구 백토와 장작가마라는 전통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18세기 백자대호, 이른바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부드러운 곡선과 자연스러운 균형미로 조선 백자의 소박하고도 고귀한 미를 그대로 구현했다. 또 김덕호 작가는 조선백자의 ‘면치기 기법’과 고려청자의 ‘연리문 기법’을 접목한 ‘흔적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흐름이 스며든 백자를 선보인다. 김호정 작가는 고대 빗살무늬 토기와 조선백자에서 형태를 차용하고 청화·철화 등의 색감을 장식적으로 더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미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조선 초기 분청사기 ‘덤벙 기법’을 활용해 분장토 고유의 철학적 미감을 탐구한 박성욱, 고려 전통공예의 ‘금입사 기법’으로 도자 표면의 장식성을 확장한 양지운, 고려청자 특유의 ‘비색’을 바탕으로 색채 스펙트럼을 넓히며 전통 색의 가능성을 실험한 이동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밖에 전통 흑자의 정서와 작가의 내면 세계를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한 이송암, 조선 후기 가마터에서 발굴된 백자편 속 ‘갑발’ 요도구를 모티프로 백자 본연의 물성과 구조를 재해석한 이정용, 조선 청화백자의 형태인 ‘입호’를 중심으로 ‘용문’, ‘모란당초문’ 등의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유의정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세계 무대에서 큰 호응을 얻은 한국 현대 도예의 수준과 가능성을 국내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전통 도자의 미학과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확장해 나가는 작가들의 실험과 열정을 만나보고 우리 도자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함께 느껴보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만장학회, 차세대 예술인 전시회 ‘천만 아트 포 영’ 개최한다

재단법인 천만장학회가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노들섬 노들갤러리에서 차세대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2025 천만 아트 포 영’을 진행한다. 23일 천만장학회에 따르면 천만 아트 포 영 전시회는 예술적 실험을 지속하는 재능 있는 예술가를 발굴, 이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공모전으로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앞서 천만장학회는 지난해 10~12월 사전 공모를 진행, 809명의 지원자를 모집해 국내외 저명 큐레이터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33개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지속하고 있는 차세대 예술가들이 제작한 회화, 설치, 뉴미디어, 디자인 등 장르별 착품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갤러리 2관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천만장학회는 33개의 수상작 중 1등(天)에게 1천만원, 2등(地)에 700만원, 3등(海)에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4등(人) 27명에게는 50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1억2천만원의 장학금을 제공했다. 또 전시 기간 중 관객 투표를 통해 인기상을 선정하고 추가 장학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천만장학회는 삼천리그룹 창업자인 고(故) 이장균 회장과 그의 장남인 고(故) 이천득씨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애정을 기리고자 이만득 현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을 담아 1987년 5월 설립됐다.

“도시 개발과 자본에 밀려난 삶 포착”…고색뉴지엄, 기획초대전 ‘빛의 울림으로’ 이오연 개인전

예술은 사회의 가장자리에 놓인 존재들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 22일 고색뉴지엄에서 개막한 이오연 개인전 ‘빛의 울림으로’는 ‘그렇다’라고 절절하게 외치는 듯 하다. 전시에선 도시 개발과 자본 논리에서 밀려난 존재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회화 40여 점을 선보인다. ‘빛의 울림으로’ 전시는 고색뉴지엄이라는 공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색뉴지엄은 지난 2016년 고색동 산업단지(현 델타플렉스) 내 폐수종말처리장을 시민을 위한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한 장소로, 올해부터 수원민예총이 위탁운영을 맡아 이달 다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선 사회 가장자리의 존재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체험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작가 이오연은 수원 지역에서 활동하며, 작품의 생산과 소비가 지역 공동체에 기반을 둔 미술실천인 ‘커뮤니티 아트’를 목표로 시민과 함께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현장에서 활동해 왔다. 오랫동안 사회 가장자리에 있는 존재들을 응시해 온 작가의 시선은 빛이 들지 않는 구석에 닿으며 그곳에 살아 숨 쉬는 기운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거대한 담론 대신 작고 조용한 존재들의 삶에 귀 기울이며 ‘빛의 울림’이라는 시적 표현으로 희망과 연대를 전한다. 이 작가는 “환경과 개발, 노동 현실 등 사회적 의제에 관심을 가지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호응하려 했다”며 “현장의 리얼리티를 반영하는 창작활동을 하고, 또한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포착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관람객은 전시를 통해 예술이 사회적 현실과 어떻게 호흡할 수 있는지를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환경, 노동, 개발 등 구조적 모순이 스며든 공간을 마주하고 그곳에서 경험한 감정과 장면을 회화로 풀어냈다.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 같은 것이 저며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 바다...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김민기作 ‘봉우리’ 노래 가사 중) 예술가로 치열한 실천을 보여준 고 김민기의 노래 ‘봉우리’를 오마주한 작품 ‘봉우리’를 비롯해, 1970~80년대 산업화의 노동 현실을 되짚는 ‘공장의 불빛’, 지난해 겨울 탄핵정국의 광장 풍경을 담은 ‘키세스 시위단’ 등 관람객은 다양한 현장의 기록을 만나게 된다. 고색뉴지엄 관계자는 “빛의 울림으로’의 전시 제목처럼,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봄의 빛처럼 꺼지지 않는 희망의 기운과 예술의 윤리적 울림이 관람객에게 닿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오후 3시30분 지하1층 전시실에선 작가의 창작 과정 등을 이야기 나누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전시는 6월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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