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무용 ‘블랙독’부터 존 엘리엇 가디너까지…성남문화재단 2024년 주요 공연

중국 시안 아크로바틱 예술단의 ‘백조의 호수’, 힙합 무용 ‘블랙독’, 세계적인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 성남문화재단이 그동안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우수 해외 공연을 단독으로 유치해 선보인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재단 주요 운영 방향을 ▲문화도시 성남의 도시 브랜드 확립 ▲지역 예술가와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플랫폼 역할 강화 ▲원칙과 존중의 조직문화 정착 및 신뢰받는 재단 운영 ▲‘시민문화예술 놀이터’로의 기반 마련으로 공표한 가운데 올해 눈에 띄는 공연을 살펴봤다. 우선 몬테카를로 국제 아크로바틱 대회 황금곡예상 등 세계적인 대회를 두루 석권한 중국 시안 아크로바틱 예술단의 서커스 발레 ‘백조의 호수’가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오는 8월23~25일까지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며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에 서양의 고전발레와 동양의 아크로바틱이 결합한 독창적인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유럽을 비롯해 미주, 아시아 지역에서 큰 주목을 받은 작품으로, 성남에서만 단독으로 만날 수 있다. 이에 앞서 6월22일~23일에는 오페라하우스에서 영국의 안무가 보티스 세바가 이끄는 힙합무용단 파 프롬 더 놈(Far From The Norm, 이하 FFTN)이 세계 3대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2019) 수상작 ‘블랙독(BLKDOG)’을 국내 초연한다. 원전 연주의 대가이자,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는 자신이 창단한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와 함께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으로 베토벤 전곡 사이클 투어로 화제를 모았던 가디너의 베토벤 교향곡 4, 5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은 10월 9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독일 예술가곡의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의 단독 리사이틀도 열린다. 10월26일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서는 마티아스 괴르네는 클래식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와 함께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들려준다. 또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11월 29~30일 오페라하우스에서 관객과 만난다. 서정림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20년을 발판 삼아 푸른 용의 비상처럼 성남문화재단이 재도약하는 한 해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작홍사용문학관, 김종경 '독수리의 꿈, 나그네새의 편지' 오픈

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새해를 맞아 독수리와 서해안 철새의 활기찬 날갯짓을 담은 김종경 생태사진전 ‘독수리의 꿈, 나그네새의 편지’를 2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도요새, 저어새, 백로 등 철새들의 경유지인 서해안 생태 보존이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지 성찰하고자 기획됐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에 따르면 독수리들은 연천 휴전선을 통과해 북한에 진입,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중국 랴오닝성을 지나 몽골에 도착한다. 이어 몽골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1천700km를 날아 번식지인 몽골오브스까지 3천400km를 날아간다. 전시에선 독수리 사진 7점, 서해안 철새 사진 8점 등 모두 15점의 작품이 내걸렸다. 김종경 작가의 사진에선 독수리와 서해안 철새들이 자연과 교감하는 친근한 모습이 발견된다. 무리 지어 날아가는 알락꼬리마도요, 먹이를 노리는 노랑부리백로, 나무 위에 모여 있는 독수리 형제의 모습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돋보이는 건 단연 독수리이다. 천연기념물 243-1호인 독수리는 우리나라와 티베트, 중국, 몽골 등지에 분포하는 겨울새로 몸길이는 큰 개체가 1.5m에 달하며 수리류 중에서 가장 크다. 김 작가는 화성과 용인 등지에서 우람하고 강인한 독수리를 포착해 생생한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김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출사한 우리나라 서해는 바다를 건너 먼 거리를 날아가는 철새들의 훌륭한 휴식지다. 새들에게 풍부한 식량을 제공해주는 서해의 자연환경 덕분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김 작가는 “먹잇감을 놓고 벌이는 쟁탈전이나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작은 까치와 까마귀들에게 오히려 쫒기는 독수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난다”며 “국제적 멸종 위기의 독수리와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차원의 먹이터 마련 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종경 작가는 지역 생태계 등 지역의 다양한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오며 2008년 계간 ‘불교문예’로 등단해 시집 ‘기우뚱, 날다’, ‘저물어 가는 지구를 굴리며’, 포토에세이 ‘독수리의 꿈’ 등을 펴냈다. 전시는 2월 29일까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 위에…‘김향희 초대전’

수많은 붓 터치와 흔적들이 모여 생동감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했다. 유럽의 사계와 대자연의 감동이 한 폭의 그림에 담겼다. 추상화가 김향희 작가가 지난 1일부터 수원 영통구의 디지털엠파이어2 아트홀에서 ‘김향희 초대전’을 열고 있다. 추상화가로 40년 경력을 쌓아온 김 작가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물감을 떠서 터치식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알라프리마’ 기법을 활용해 색감 위주의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선과 면으로 그리는 추상화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감을 띠면서도 부드럽게 작용한다. 원광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이화여대 대학원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의 Uni Vienna에서 수학한 김 작가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이국적인 풍경과 대자연에 매료돼 그 모습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순수한 유럽의 자연을 담은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초대전에는 김 작가의 작품 25점이 내걸렸는데, 작품 제목은 모두 ‘Imagine’이다.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작품은 구름을 형상화한 것이 될 수도, 나무를 형상화한 작품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김 작가는 사물과 자연 등 모든 모티브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추상화의 특성상 제목을 단정짓는 것이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이번 전시는 구상이 드러나지 않는 완전 추상화 작품을 그렸던 김 작가가 지난해부터 구상이 보이는 작업을 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6일과 18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아트홀에서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진행된다. 미술애호가들에게 김 작가가 직접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향희 작가는 “5년 전 아트홀 개관전을 진행했는데, 2024년 첫 전시를 또 한 번 맡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디지털엠파이어에 입주한 기업의 많은 직원들이 오고 가며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나무를 형상화한 추상화를 많이 선보이고 있다. 관객들이 아름다운 색과 다양성을 마음껏 누리는 전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사진으로 만나는 우리 모두의 ‘파리’…성남큐브미술관 ‘매그넘 인 파리’ [전시리뷰]

로버트 카파, 마크 리부, 브뤼노 바르베 등 세계적인 사진 작가들이 카메라로 붙잡아낸 파리의 과거와 오늘이 사진 작품으로 펼쳐졌다. 성남큐브미술관 특별기획전 ‘매그넘 인 파리 : 문득, 파리. 눈앞의 파리’가 지난 12월15일 개막했다. 이번 기획전은 세계대전 이후 포토저널리즘을 선도해온 보도 사진가 집단 ‘매그넘 포토스’ 소속 사진작가 39명이 프랑스 파리의 생생한 면모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사진을 담아냈다. 작가들이 카메라로 붙잡아낸 파리의 역사 속 현장, 인물, 풍경 사진 등 150여점과 미공개 사진 작품으로 제작한 영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매그넘 포토스’는 동시대의 현실을 때로는 온기 가득하게, 때로는 냉철한 비판 의식을 내세운 시선으로 생생하게 포착해온 만큼, 이들이 낭만과 예술과 혁명의 도시 파리를 각자 어떻게 담아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엔 1930~40년대 혼돈으로 가득한 사회상에서 출발해 50년대 세계 대전 이후 재건되는 도시의 모습, 60년대를 들끓게 한 혁명의 순간, 70~80년대를 거치면서 사랑과 낭만 그리고 예술의 도시로 변모해가는 과정에 이어 동시대에 이르는 파리의 면밀한 모습들이 알찬 구성으로 펼쳐져 있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까이에서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던 로버트 카파. 어떤 현장이든 일단 뛰어들어 카메라를 갖다가 대면서 그 때에만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을 뷰파인더 안에 봉인하려고 했기에 그의 사진이 생명력을 얻는다. 현장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의지만 맴돌고 있는 건 아니다. 사진을 진실과 허상을 분별하는 매개체로 대하는 작가들의 시선도 엿볼 수 있어서다. 패트릭 자크만이 찍은 사진이 그렇다. 범람하는 센강 속 종아리까지 차오른 물에도 굴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 키스하는 연인의 모습이 보인다. 연출을 통해 조작된 현실처럼 보여도, 과연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수용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현대 파리의 모습을 담아낸 섹션도 주목하면 좋다. 특히 팬데믹으로 모든 게 멈췄지만 파리는 언제나 변화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풍경을 포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개선문을 래핑하는 대형 프로젝트 작업 등을 담아낸 사진은 코로나19의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는 과정이다. 파리라는 도시를 떠올릴 때 빼놓기 힘든 ‘패션’에 관한 사진들도 흥미를 자극한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자신의 컬렉션 발표가 끝난 뒤 수줍어하면서 떠밀려 런웨이로 나가는 모습을 절묘하게 찍은 압바스의 사진은 특히 생동감이 넘친다. 파리 곳곳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초상도 목격할 수 있다. 알랭 들롱·장 피에르 레오(배우), 파트리스 쉐로·프랑수아 트뤼포(영화감독)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파리와 소통하고 교감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1월 95세로 타계한 매그넘의 최고령 사진작가였던 엘리엇 어윈의 눈으로 펼쳐낸 파리 역시 만날 수 있다. 그의 따스한 시선과 섬세한 관찰력이 깃든 인물과 풍경 등의 일상 사진이 눈길을 끈다.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파리의 역사와 함께 호흡하면서도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느낌이 들도록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며 “파리의 어제와 오늘을 마주할 뿐만 아니라 내일까지 가늠하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3월24일까지.

수원시립예술단 2023 송년음악회, 풍성한 연말 ‘장식’

수원시립예술단의 ‘2023 송년음악회’가 지난 31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성료했다. 최희준 수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공연에선 색소폰 전찬솔, 카운터테너 이동규, 뮤지컬배우 옥주현이 수원시립교향악단, 수원시립합창단, 수원시립공연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풍성한 연말을 장식했다. 특별히 이번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김정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은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로 시작했다. 이어지는 1부 무대로는 전찬솔 색소포니스트가 이투랄데의 ‘차르다’와 비틀즈의 ‘헤이 쥬드’를 선보이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이동규 카운터테너도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오페라 ‘라 페리콜’ 중 ‘얼마나 좋은 식사인지!’,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중 ‘밤새 춤추고 싶어요’를 완벽히 소화해내면서 찬사를 받았다. 2부에선 수원시립예술단과 옥주현 배우가 무대에 올랐다. 먼저 수원시립공연단이 뮤지컬 ‘향화’를 선보였으며, 이어 옥주현 배우가 ‘사랑은 생명의 꽃’, 뮤지컬 ‘마타하리’ 중 ‘마지막 순간’을 열창하면서 객석의 호응을 얻었다. 이어 수원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이 협업해 다양한 대중 문화 콘텐츠 속 음악을 환상의 선율로 풀어내는 무대가 펼쳐졌다. 이들은 영화 ‘사랑과 영혼’ OST 중 ‘언체인드 멜로디’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속 ‘오늘 밤’, 밴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 ‘위 아 더 챔피언스’를 잇따라 선보여 관객들의 연말을 풍성하게 가꿨다. 이날 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50대 관객은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었는데, 풍성한 음악으로 치유받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며 “공연장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새해엔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평화’와 ‘희망’ 전하는 경기도 신년음악회 ‘다채’

2024년 새해를 맞아 음악으로 평화와 행운을 기원하는 다양한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관현악, 민요, 오페라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부터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취임기념 음악회까지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풍성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갑진년 새해의 희망찬 출발을 알리는 ‘신년음악회’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선욱 예술감독의 취임기념 음악회인 데다, 경기필하모닉의 2024년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음악회의 1부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만든 최고의 걸작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서막을 연다. 김 예술감독은 취임에 앞서 2024년 시즌 공연에서 고전부터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번 음악회는 앞으로 경기필이 펼칠 흥미진진한 날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선보이는 작품은 알렉산더 스크랴빈의 ‘피아노 협주곡’이다. 쇼팽과 비슷한 결을 지닌 스크랴빈이 쇼팽과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던 시기에 작곡한 곡이다. 특별히 이 곡은 스크랴빈 피아노 작품집으로 주목받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협연한다. 음악회의 2부에서는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을 선보인다. 이 곡은 브람스가 베토벤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 시간 공들인 첫 교향곡이다. 김 예술감독은 이 작품이 브람스가 베토벤에 대해 떠올린 이미지로 보든, 지휘자로서의 준비기간으로 보든, 자신의 상황과 잘 맞기에 선곡했다고 밝혔다. 용인예총은 7일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신년음악회 ‘NEW YEAR‘S CONCERT 2024’를 연다. 이번 음악회는 방성호 지휘자가 이끄는 용인의 예술단체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특히 한국 뮤지컬 1세대를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판소리 국악인이자 가수로 활약 중인 소리꾼 유태평양,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는 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박지현·정나리가 출연한다. 오케스트라와 보컬 솔리스트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이번 공연은 ‘맘마미아!’, ‘시카고’ 등 대중에게 사랑받는 뮤지컬 명곡을 시작으로 해 활기차고 힘찬 분위기의 클래식, 기품이 느껴지는 국악 등 다채로운 장르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3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국립심포니는 관현악, 오페라, 민요,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유성녀·이해원, 바리톤 조병익이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대표 아리아를 부르고, 소리꾼 김수인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춘향가’ 중 ‘어사출두’와 ‘흥보가’ 중 ‘돈타령’ 등 익숙한 노래로 고유의 흥을 알리며 신년의 힘찬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시와 음악의 만남, ‘수원을 노래하는 2023 송년음악회’

‘수원을 노래하는 2023 송년음악회’가 오는 29일 오후 7시 수원시민회관에서 열린다. 수원문화도시포럼, (사)시사랑회가 주최하는 이번 음악회는 수원 문학을 발전시켜 온 문학인 등과 대표 음악인 등이 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1, 2부로 나뉘어 ▲시낭송&송년음악회 ▲최성수&송기창, 수원을 노래하는 콘서트의 무대로 꾸며진다. 시낭송에선 이근배, 윤수천, 박용재, 유태승, 김왕노, 김구슬 시인 등이 작시 등을 낭송하고 김구슬 시인은 최동호 시인의 시를 불어로 낭송할 예정이다. 음악 공연에선 함께 한국 최고의 음유시인 최성수와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톤 오페라가수 송기창, 드림윈드오케스트라, 제니윤 바이올리니스트, 트로트 가수 길도영 등이 출연한다. 특히 수원을 노래한다는 주제에 걸맞게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한 ‘방화수류정’을 음유시인 가수 최성수가 첫 선을 보인다. 이 곡은 최동호 작사, 최성수 작곡의 곡으로 낭만적인 가사와 곡이 특징이다. 또 최동호 작사, 김상균 작곡의 ‘수원 남문 언덕’ 노래를 최성수와 바리톤 송기창이 듀엣으로 부른다. 이와 함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가요도 불려져 시민과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경기문화재단 ‘2023 경기발레’, 희망의 세계 선사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문화소외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추진한 ‘2023 경기발레-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2023 경기발레-호두까기 인형’은 이달 2일 동두천 시민회관과 포천 반월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9일 평택 남부문예회관, 20일 연천 수레울아트홀에서 총 2천100여명의 도민을 만났다. 공연에는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발레 예술 단체 ‘정형일 Ballet Creative’와 ‘최소빈 발레단’이 참여해 경기 예술인들만의 참신한 연출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정형일 Ballet Creative는 현대적인 의상과 무대세트, 영상으로 기존 ‘호두까기 인형’의 고전적 구성을 탈피하고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안무가 정형일이 새롭게 기획한 각 장면들의 무용과 동작들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갔다. 최소빈 발레단은 발레의 클래식한 움직임뿐 아니라 연극적 몸짓과 마임, 군무 등 다양한 움직임을 접목해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발레의 표현 영역을 한 층 더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도내 문화소외 지역의 어린이 등을 위해 평소 관람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문화예술 콘텐츠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지난해 취임 직후 밝힌 바 있다. 이에 재단이 도내 문화자원을 활용해 경기도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2019년부터 추진한 ‘경기 컬쳐 로드’ 일환으로 중소극장 규모의 맞춤형으로 재제작한 호두까기 발레 공연을 추진했다. 유 대표이사는 “올 연말 경기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모든 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됐길 바란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경기북부 등 도내 문화소외지역 도민들이 발레와 같이 접하기 어려웠던 취약 장르의 콘텐츠를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기아트센터, 27일 '희망' 담은 송년음악회

경기아트센터가 27일 오후 7시30분 대극장에서 대중적인 음악부터 고전 명곡까지 아우르는 송년음악회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최초로 말러, 브루크너 전곡을 무대에 올린 지휘자 임헌정을 필두로 뮤지컬계의 대표 디바 신영숙과 소프라노 박혜진, 최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을 맡 바리톤 김주택 등이 협연자로 나선다. 여기에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져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송년’이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밝고 희망찬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드보르작 ‘카니발 서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등 클래식 명곡이 연주된다. 또 오페라 ‘카르멘’, ‘세비야의 이발사’, ‘루살카’, ‘로미오와 줄리엣’과 뮤지컬 ‘레베카’, ‘모차르트’ 등 다양한 작품 속의 아리아와 넘버가 준비돼 있다. 경기아트센터 공연 관계자는 “일상 속의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통해 관객과 공연을 잇는 접속사 역할을 하고 싶다”며 “‘2023년 경기아트센터 송년음악회’의 테마는 ‘희망’이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공연은 65세 이상·장애인 및 국가유공자·수험생 할인(50%), 문화누리·예술인패스·청년패스·병역명문가·다자녀(2명 이상)·임산부·원폭피해자 할인(30%), 경기도 카카오톡 채널 친구 할인(20%)을 적용해 예매할 수 있다.

"꿈 이뤄줄 마법의 함수"…하란 노경애 제1회 개인전 'Integral'

"우공이산 (禹公移山)이라 했다. 아무리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이라도 묵묵히 하다 보면 산도 옮기는 법이다. 하란 노경애 작가는 신실한 마음으로 한걸음 씩 내딛는 여정을 적분기호 인테그랄로 빗대었다."(월간 '민화' 12월호 내용중) 하란 노경애 작가가 1월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첫 번째 개인전 'Integral(인테그랄)'을 연다.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인 'Integral'은 0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작은 양을 합해 최종 누적 양을 산출할 때 사용하는 적분 기호다. 노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민화와 처음 조우했을 때의 벅찬 순간과 새로운 여정에 대한 다짐,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거듭 쌓아 결국 꿈을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전통민화부터 창작민화까지 약 22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노 작가는 '사슴'이라는 소재에 중점을 뒀다. 그의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 당시 펴낸 시집 '여름에게'에 실린 시 '사슴과 새'가 계기가 됐다. 통상 사슴은 장수를 상징하지만 노 작가의 작품에선 자신의 페르소나이자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아들의 시에서도 사슴과 새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슴과 새로 환생해 가족 곁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장생도'는 조선시대 어진화가 채용신의 작품을 재현한 것으로, 사슴을 포함한 온갖 영모가 뛰노는 선경을 보자마자 아들의 시구가 떠올라 그려낼 수 있었다. 무리 지은 동물들의 모습에서 가족의 얼굴을 떠올린 그는 도상 하나하나 정성스레 그려냈다. 노 작가는 "전통 오방색을 품은 민화는 강인하면서도 포근하다. 오랜 해외 생활을 한 입장에서 민화는 한국 문화를 쉽게 알릴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고 확신한다"며 "첫눈에 반해 버린 민화를 가슴에 품고 날마다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쌓여 함축된 Integral 전시를 통해 나의 온마음이 당신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 작가는 상명대 요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민화에 입문했다. 현재 여러 민화 작가들과 민화 상품 전문 브랜를 운영하고 있다. (사)한국전통민화협회 전국공모전 최우수상(2023) 등 주요 민화 공모전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고, (사)한국민화협회 국제교류팀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내년 9월 명동성당에 자리한 갤러리 1898에서 또 다른 개인전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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