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훈 서양화가 개인전 오는 29일까지 제주서 전시

최창훈 서양화가 12년만에 소를 소제로한 작품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 그 여정으로 초대’가 오는 29일까지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서 열린다. 여주와 제주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에 몰입해 온 최창훈 작가(60)는 다부진 소의 뒷모습을 화폭 가득 담아 소의 얼굴이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온전한 소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는게 그의 작품 특징이다. 최 작가는 60평생 살아오면서 소의 뒷모습에서 일상의 정체성에 찾았다. 소 작가로 잘 알려진 그는 10여년 전 부터 소를 소재로 깨달음의 과정을 열 가지 그림으로 나타낸 '십우도'처럼 소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수행의 여정을 작업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세상을 이해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찾아가기를 반복하며 그 과정을 작품 하나하나에 담아내고 있다. 최 작가는 여주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오다 6년 전 제주 애월고 미술강사로 출강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고 전업작가로 작품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서 소를 소재로한 300호 크기의 대형 작품 1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 최 작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늘 시간과의 싸움의 연속이고, 수행의 시간이였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루하루를 묵묵하고 우직하게 살아온 것이 소와 같아 보이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저의 작품은 소를 소제로로한 다양한 작품으로 소 등에 올라타고 피리를 부는 날이 불현듯 다가올지 모른다는 회상을 해보는 상상을 자주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제주에서 일군 수련의 결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감상해보길 권장한다. 최창훈 작가는 여주에서 서양화가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작가로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여섯 번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연말 맞아 온가족 함께…정조테마공연장서 뮤지컬 발레 ‘빨간모자’

수원문화재단이 오는 30일 오후 4시와 7시 수원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수원시티발레단’의 뮤지컬 발레 공연 ‘빨간모자’를 선보인다. 지난 2007년 창단해 16년간 수원 시민들과 호흡해온 수원시티발레단은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는 데 힘써오면서 다양한 기획 공연을 펼쳐 왔다. 이번에도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준비돼 있다. ‘빨간모자’는 프랑스 동화 작가 샤를 페로의 동화를 모티브로 재창작된 뮤지컬 발레극이다. 빨간모자를 쓴 소녀가 아픈 할머니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도중 배고픈 늑대를 만나 벌어지는 익숙한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현장 무대 예술의 생동감을 더한 구성으로 시민들과 만난다. 뮤지컬 요소를 적극 반영한 발레 공연인 만큼, 화려한 소품 및 의상, 무대 안팎을 넘나드는 연출 등 발레를 매개로 객석과 무대의 장벽을 허무는 공감대를 자아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수원시티발레단 관계자는 “성인 관객들은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 이야기를 다시 접하면서 느끼는 감동과 추억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으며, 어린이 관객들에게도 동화로만 읽었던 이야기가 무대를 통해 되살아난 환상의 세계를 마주하는 즐거움과 이야기에 깃든 교훈을 얻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을 설명할 새 문법을 찾아나선 ‘미래유물전 in 오산 – 창조적 반복’

살기 위한 매일의 활동이 생업이 되고 생업은 곧 그 사람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억척스럽게 한 길만 간 길은 문화가 되고 장인이 됐다. 지역문화장인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과 작품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는 전통을 오래된 그대로의 고수로 말하기에는 설득력이 낮아졌다며 전통을 설명할 새로운 문법을 찾아 나선 전시가 열렸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가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장인들을 집중 조명한 ‘미래유물전 in 오산-창조적 반복’전이다. 지난 15일부터 오산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그동안 지역문화원이 습관적으로, 전통을 예술 장르로만 접근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창조적인 반복을 통해 장인이 되고 전통을 만들어내고 지켜온 지역문화장인이 미래의 유물이라는 지점과도 맞닿아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문화원연합회에서 선정한 7명의 장인을 집중 조명했다. 6개의 섹션에서 던지는 일관된 질문은 ‘우리는 전통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이다. “가죽이 그렇게 힘들어요. …요새처럼 이틀 동안 비 왔을 때는 가죽이 푹푹 꺼지고, 날이 너무 개면 탱탱해지고…”. 평생 한국의 울림을 담아온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樂器匠)’ 북 제작 보유자 임선빈씨는 유년시절 청력을 잃었다. 평생 북을 만들면서 남은 한 쪽도 잘 들리지 않는다. 첫소리를 닮은 영신북을 제작하는 것이 소망인 그의 삶은 다큐멘터리 등으로도 상영된다. 또 경기천년생활장인인 김영환 장인의 ‘칼-쇳덩이를 변주하다’, 평택, 아산 인근에서 종종 맛볼 수 있는 김장의 한 형태인 준김치를 담그는 평택 김치장인 이인자씨의 ‘준치김치-바닷맛을 담그다’, 안산 대부도에 사는 이구영 장인의 ‘공예-쓸모를 발견하다’, 옻칠 작업의 백골부터 완성품까지 제작 과정을 딸에게 전수하는 나전칠기 송영회·김미정 장인(남양주)의 ‘옻-빛을 올리다’ 등 장인들이 매일 써내려간 반복의 기록이 그들이 삶과 함께 담겼다. 초대작가 미디어 아티스트 송주형의 작품 ‘流(류) The Flow’와 안규조 소목장의 디자인을 오마주한 설치물도 관람할 수 있다. 몸 전체의 감각으로 매일매일을 시인처럼 써내려갔던 반복과 또 반복, 우리는 이것을 전통이라 읽는다. 전통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삶은 전시에서 그 어떤 특별함이 과장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매일을 몸으로 부딪히고 했던 것을 반복하고 부단히 노력하고 묵묵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그 여정조차 포장하지 않는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전문가가 된, 취미가 아닌 생업과 직업으로 연결된 맥락을 탐구하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 문화적 맥락과 맞닿게 된 지역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조명한다. “자식들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안했을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이 일을 선택한건 잘했다고 생각해요.”, “작은 불량도 만들지 않으려고 꼼꼼히 작업하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주고 그만큼 좋아해주고, 자신 있게 우리 낙인을 찍어서 나갈 수 있다는 거가 자부심”이란 송영회 장인의 말처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시는 장인과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 겪은 경험과 서로의 몸에 새겨진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김대진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은 “더 나은 내일의 경기도를 위해 오늘 무엇을 남길 것인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그리움에 대한 탐구…mM아트센터 '제4의 벽' [전시리뷰]

미술은 비가시적인 모든 것을 가시화 하는 힘을 지녔다. 누군가의 마음을 직접 관찰할 순 없지만 미술은 그림을 매개로 작가의 생각은 물론 고뇌와 소망과 같은 감정을 드러낸다. 그림이란 언어에 오염되지 않은 개인 내면의 오롯한 표현이자 원형적 상징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지난 19일 mM아트센터에서 개막한 기획초대전 ‘제4의 벽’은 작가로서 박신양의 내면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제4의 벽’은 연극 용어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놓인 가상의 벽이다. 관객과 배우 사이에 놓인 투명한 벽을 전제해 서로 볼 수 있지만 간섭하지 않도록 설정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전시실 ‘천장’을 제4의 벽으로 사용한다. 전시장에 입장하면 곧장 계단으로 2전시실로 향하게 된다. 그의 작업실을 그대로 구현한 1전시실은 이곳에서 관람할 수 있다. 1전시실의 천장이 곧 제4의 벽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그가 그림을 그리거나 쉬는 모든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고, 전시 공간은 물론 전시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2전시실엔 그리움을 주제로 한 그의 연작이 걸렸다. 그는 구상이 추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구상이 추상으로 변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며 관람객은 그가 대상의 해체 속에서 고찰하고자 한 원형적 그리움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 박 작가는 그리워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친구가 그리워 친구를 그리는데, 왜 그림을 그리는지 궁금했다. 게다가 그림은 도대체 어떻게 그려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가 한꺼번에 몰아닥쳤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대상이 그리 중요하지 않구나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리움은 해결되는 것이 아닌 아주 오래전부터 원래 있었다는 확신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과 연작은 그가 두봉 주교에게 받은 사과를 그린 작품이다. 사과의 내·외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색마저 바뀌는 변화의 과정을 통해 사과에 담긴 원형적 그리움은 두봉 주교를 만났을 당시 받은 떨림과 감동이었음이 강조된다. 당나귀 연작도 마찬가지다. 짐꾼으로서의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여 잔꾀를 부리지 않고 짐을 짊어지는 당나귀의 모습은 오히려 형태가 사라지고 추상화할수록 더욱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3전시실에는 그의 다른 작품과 함께 작품 활동에 사용한 종이 팔레트가 전시됐다. 아무 의도 없이 짠 물감의 형태가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을 발견하고 적은 그의 메모도 함께 적혀 있다. 이번 전시에선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영상도 상영된다. 1전시실과 2전시실 사이 공간에선 김동훈 철학자, 고충환 미술평론가, 김영운 총괄디렉터, 최승일 관장이 각각 작품 해설, 기획의도, 전시 공간을 설명하는 인터뷰 영상이 재생된다. 전시실3에선 박 작가가 김동훈 철학자와의 대담으로 작품의 동기 등을 밝힌 90여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영상이 상영된다. 내년 2월말엔 박 작가의 작품을 응용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영운 총괄디렉터는 “박 작가는 전시장에 구현된 작업실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일상을 보내는 반복된 행위를 연출하며 관람객을 마주한다”며 “작업실과 관람객 사이의 제4의 벽을 두고 매일 다른 전시가 연출되고 중첩되면서 전시가 종료되는 마지막 날에 비로소 전시가 완성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4월30일까지.

의정부에서 만나는 빛의 소망 ‘오르:빛 워터파고다’

도심을 밝히는 아름다운 불빛과 물덩어리 소리로 특별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소망할 기회가 마련된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오는 30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문화도시 의정부 – 문화 누림 특별전-오르:빛 워터파고다’를 선보인다. 지난 16일 개막한 전시는 의정부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후 1년 차를 마무리하면서 시민들의 문화 누림 기회를 높이고, 다가오는 새해를 문화도시와 시민이 함께 꿈꾸고 소망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마련됐다. ‘오르:빛 워터파고다’의 ‘오르:빛’은 orbit(천체의 궤도를 돌다)과 빛의 합성어다. 빛을 활용해 경기도 지역 곳곳을 밝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늘에 뜻을 닿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12m의 물탑과 사방에 흩어진 물덩어리들은 아름다운 빛과 소리를 내며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만지면 물방울 소리가 나는 물덩어리들을 직접 쌓아 올리고 감각하며 서로의 소망과 희망을 적어 AR로 공유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전시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달의제곱 스튜디오가 함께 제작한 체험형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전시로 앞서 수원시, 부천시, 광명시에 선보이며 사전예약이 매진되고 관객만족도 4.76점을 받는 등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무료 관람 및 사전 예약 우선 입장제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은 네이버에서 전시명을 입력하면 연결되며, 현장에서 예매를 진행할 경우 현장 상황에 따라 입장이 불가할 수도 있다. 자세한 관람 문의는 의정부문화재단 누리집이나 오르빛 워터파고다 고객센터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와 함께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로비에서는 문화도시 의정부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기획전시 문화도시 스케치’도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법정 문화도시 원년의 성과와 차기년도의 활동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공간의 재구성…평택 교차공간818 ‘그린라이트’

공공연히 존재하지만, 그 존재를 부정 당해온 것들이 있다. 무의식에 억압 당한 불쾌한 기억처럼 그 존재가 일상 세계로 나오려는 시도는 일체 부정 당한다. 반대로 그곳을 들여다보려는 행위도 터부시한다. 불법이면서 동시에 실재하는 공간인 성매매 집결지가 그러하다. ‘교차공간818’과 ‘공간 삼리’에서 지난 1일 개막한 평택1구역 재개발지역 전시프로젝트 ‘그린라이트’의 출발점이다. 재개발로 곧 사라질 ‘쌈리’(평택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는 그간 열려 있으면서도 닫힌 공간으로 존재했다. 전시 제목 ‘그린라이트’엔 이제 쌈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청신호이자 쌈리란 공간과 이곳에서 이뤄지던 삶의 기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청신호란 의미가 담겼다. 강범규, 녹음(김한우, 문소현, 박유석, 수무), 박영희, 안민욱, 양성주, 평택미클, 형태와 소리(이경민, 한수지), 황혜인 등 8인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일부 여성들이 이곳에서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지상 위의 섬’으로 보고, 회화·사진·설치·영상·소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기억하거나 재구성했다. 전시는 교차공간818에서 출발한다. 식당 건물 2층에 있던 여관을 통째로 전시 공간이자 지역의 기억을 아카이브하는 장소로 탈바꿈시킨 이곳에선 변화의 과도기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평택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강범규 작가는 쌈리 입구 아스팔트 도로에 새겨진 ‘청소년 금지구역’ 문구를 부수고 ‘여성안심구역’, ‘문화의 거리’를 그려내는 작업으로 ‘이제 더는 이곳이 성매매 집결지가 아니다’란 공간의 재편을 선언한다. 전시는 ‘공간 삼리’로 장소를 옮겨 이어진다. 성매매 업소로 쓰인 건물을 리모델링 없이 기존 구조 그대로 사용했지만 전시 작품은 공간을 재구성해 관객에게 생경한 풍경을 선사한다. 형태와 소리의 ‘빛 조형 언어’, 녹음의 ‘물의 자리, 돌 풀 바람’은 각각 조명과 소리 등 전자적 요소와 제주도에서 수집한 소리와 영상을 토대로 이곳을 낯선 장소로 느끼도록 구성했다. 성매매업소 점포였던 공간의 특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안민욱 작가는 ‘영적(映赤) 드로잉’을 통해 이 공간이 주는 낯선 감정과 생각을 홍등가를 연상시키는 조명이 내리쬐는 한지에 그렸다. 또 관객이 직접 사인펜으로 작품에 그림을 덧그리도록 참여를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한지를 찢거나 훼손할 것 같은 아슬한 경험으로 성매매 업소였던 공간이 주는 불안한 감정이 전해진다. 평택미클은 이곳에서 발견된 메모, 도서, 인형 등을 모아 업소 내부를 재구성한 ‘하나의 방’을 통해 쌈리의 특수한 일상과 보통의 일상을 구현했다. 방에 놓인 일상용품을 통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을 구가한 사람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대상화된 성매매 종사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충돌시킨다. 반면 양성주 작가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공동주택 건설로 폐쇄를 앞둔 이곳의 소멸과 상실, 기억과 치유를 서화에 담았다. 앞으로 이 일대가 희망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길 기원하는 작가의 소망이 엿보인다. 이정은 교차공간818 전시감독은 “재개발이 이뤄지기 전 사실상 마지막 남은 성매매 집결지인 이곳의 공간과 시간을 탐색한 작업을 통해 이곳의 특수한 삶과 그 속에서의 일상적인 삶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1월14일까지.

음악회로 마무리 하는 2023, 경기도 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송년음악회'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연말을 맞아 경기도 곳곳에서 다채로운 송년음악회가 열린다. 바쁜 일상으로 문화생활을 잠시 미뤄뒀다면, 의미 있는 공연으로 연말연시를 따뜻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 오직 연말에만 감상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연주부터 합창단의 아름다운 하모니까지 풍성한 공연들이 찾아간다. ■ 수원시립합창단의 ‘Celebrate Ⅱ_Peace on Earth’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과 수원시립합창단이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수원시립합창단은 오는 21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기획연주회 ‘Celebrate Ⅱ_Peace on Earth’를 선보인다. 합창단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II’의 OST인 ‘Into The Unknown’을 시작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징글벨’ 등 정통 크리스마스 합창 레퍼토리 뿐 아니라 핸드벨과 함께 연주하는 ‘종들의 노래’ 등 다채로운 크리스마스 음악을 선사한다. 또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넘버 ‘Bring Him Home’,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Prince of Egypt)’의 OST인 ‘Through Heaven’s Eyes’ 등 평화를 염원하고 아픔을 달래주는 가슴 따뜻한 음악들도 마련했다. 특히 배우 최재림과 경기소년소녀합창단, 페스티벌핸드벨앙상블, 22인조 팝스 앙상블 등이 함께 해 따뜻한 하모니를 이룰 예정이다. ■ 부천필하모닉의 ‘베토벤, 합창’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27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송년음악회 ‘베토벤, 합창’을 개최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015년부터 매년 송년음악회에 선보여 온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휘는 네덜란드 출신의 테오 월터스가 맡으며, 피아니스트 김규연, 소프라노 조선형 등과 부천시립합창단, 부천시민합창단이 협연한다. ‘합창’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이자 성악과 합창이 등장하는 최초의 교향곡으로, 환희·인류애·자유·화합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환희의 송가’라고도 불린다. 이번 공연에선 합창 교향곡 이외에 ‘합창 환상곡’도 연주된다. ■ 의정부문화재단, 체코소년합창단 보니푸에리 ‘크리스마스 콘서트’ 체코의 문화사절단으로 불리며 천상의 하모니를 선사하는 체코소년합창단의 내한공연도 펼쳐진다. 의정부문화재단은 오는 23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송년 기획 공연 ‘체코소년합창단 보니푸에리’를 선보인다. 합창단은 유러피안 클래식 음악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는 경쾌하고 밝은 곡들을 부르며 희망과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6년 만에 이뤄진 내한 공연이니 만큼 한국 관객을 위해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과 ‘고향의 노래’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곡들을 동화 같은 목소리로 선사할 예정이다.

구리문화재단,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 제 3회 정기연주회

구리문화재단은 오는 23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에서 아동·청소년의 꿈을 연주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 정기연주회’를 연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는 아동·청소년이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오케스트라 합주 활동을 통해 공동체적 인성을 갖춰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구리’는 52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기존 단원들과 신규 단원들이 모여 역대 최대 인원으로 구성된 만큼 화려하고 다양한 구성의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에는 ▲존 윌리엄스의 ‘카티나 밴드’,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 등이 연주되며, 콘트라베이스와 플루트의 앙상블 연주도 함께 펼쳐진다. 진화자 구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우리 단원들이 지난 향상 음악회와 구구구페스타 오프닝 연주회를 통해 멋진 성장을 보여주며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것처럼,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도 꿈과 희망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로 감동을 선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생은 호박꽃 로맨스 [예술+]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의 감정은 왜 생겨날까? 잘은 몰라도 사랑은 인간이 오묘한 감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증거가 아닐까? 사랑은 사람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생겨난다. 지금 이 순간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진다. 인종과 민족의 경계도 넘고, 시간(나이)과 거리의 개념도 극복할 수 있다. 사랑은 참 마법 같은 인간의 감정임에 틀림없다. 거의 모든 남녀 간의 사랑은 사랑만큼이나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아마 사랑 전에 사연이 먼저일 수도 있다. 남녀가 만나 눈빛이 오가고 사랑이 진행되는 사연은 밤하늘에 별보다도 많을 것이다. 소중하지 않은 사랑은 없다. 사연도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다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의 수원시립공연단 트로트 뮤지컬 ‘아빠의 청춘’에 등장하는 사랑도 애틋하고 소중하다. 인생풍파 다 겪은 박영감과 연안댁의 사랑. 이혼의 아픔이 있는 큰아들과 외국 여성의 사랑. 등산 중에 만나 애정을 키운 장여사의 사랑. 우여곡절을 넘기고 사랑의 꽃을 피운 박영감과 연안댁이 노래한다. “사랑이 별거드냐 좋아하면 사랑이지 이래저래 정이 들면 호박꽃도 꽃이란다….” ‘아빠의 청춘’에는 호박 같은 서민의 삶이 있고 호박꽃 로맨스가 있다. “쩔쩔 끓는 삼복염천/…척박한 땅에/뿌리를 박듯 좌판을 벌여놓고/아무튼 열심히 사는(중략)./(호박꽃·임영조) 호박의 일생도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땡볕에도 뿌리와 덩굴을 이어가는 생명력.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덩굴손. 호박엿, 호박잎, 호박나물 등 모든 것을 주고 가는 뒷모습. 화려한 주목은 못 받지만 늘 한결같고 은은한 멋이 있는 노란 꽃. 연출자는 사랑의 리듬을 잘 만들어 내고 줄을 잘 타는 능숙한 춤꾼이다. 뮤지컬 전체에 느슨하면서도 촘촘한 오선지의 그물을 펼쳐 놓았다. 또 팽팽하면서도 매끄러운 리듬의 추를 달아 놓았다. 리듬의 씨줄과 가사의 날줄은 출연자들의 사연과 어우러져 호박꽃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슬픈 사연에는 느리고 절절한 리듬과 음악, 그리고 애절한 가사로 관객의 눈물샘을 터뜨린다. 기쁜 사연에는 경쾌한 리듬과 흥겨운 노래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아빠의 청춘’에는 끈끈한 가족의 정도 있다. 물질만능주의와 노인 경시를 꼬집고 외국인과 함께하는 삶도 있다. 갈등도 있지만 서로 이해하는 포용도 있다. 그래서 ‘아빠의 청춘’은 달달한 호박엿과 구수한 호박찌개가 있는 호박꽃 로맨스다. 무대 전환 또한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작은 공간에서 원형으로 이동하는 배치 동선과 배우들이 한 호흡으로 부드럽게 전환하는 기술이 돋보였다. 웃으며 손뼉 치며 두 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이 후딱 지나갔지만 압축미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빠의 청춘’은 끝났지만 사람 냄새나는 호박꽃 로맨스는 세상 어디서나 피어날 것이다. “연분이 따로 있나…호박꽃도 꽃이란다….” 콧노래를 부르며 공연장을 나오는 나에게 아내가 옆구리를 꼬집으며 한마디 콕 찌른다. “당신 예전에 나한테 호박꽃이라고 말한 거 기억하지?”

명장면을 한 무대서…경기아트센터 ‘발레판타지아 in Christmas’

경기아트센터는 발레의 환상을 선보이는 ‘발레판타지아 in Christmas’를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발레판타지아 in Christmas’는 국내 정상급 발레 무용수와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들이 발레 작품 속 주요 장면만을 모아 선보이는 갈라 공연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작품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 ‘카르멘’ 등의 명장면을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다. 영상과 미디어아트를 이용해 더욱 다이내믹 한 발레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남녀 주역 무용수의 2인무이자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를 중심으로 공연을 구성해 발레의 정형미가 돋보이는 무대가 마련된다. 각기 다른 발레단 출신의 총 13명의 무용수가 모여, 독무부터 군무까지 색다른 조합을 이루는 이번 공연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앙상블을 선사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낸 커튼콜,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발레판타지아 스티커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도 마련돼 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발레의 기원, 감상법 등 발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우리나라 최고 발레 무용수들의 환상적인 기교와 함께 역동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에는 다양한 할인이 적용된다. 경기 기회공연관람권 할인(75%), 65세 이상·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할인(50%), 문화누리·예술인패스·청년패스·병역명문가·다자녀(2명 이상)·임산부(30%), 경기도 카카오톡 친구 할인(20%)를 적용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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