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아트센터, 허창범 개인전 ‘etc.’ 개최

엠엠(mM)아트센터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21일까지 4전시실에서 허창범 개인전 ‘《etc.》’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구축된 세계의 변화에 적응하고 온전한 자신을 찾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숨을 참는 행위와 그 기록으로 만들어진 회화, 퍼포먼스, 영상 작업 과정과 형식을 관찰할 수 있는 작품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허 작가는 의도적으로 일정 시간 최대한 호흡을 멈추고 다시 호흡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이를 토대로 회화 작품을 제작했다. 숨을 참는 자학적 행위는 생소하거나 불편한 상황,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 불가항력적인 것으로부터 적응·극복하기 위한 작가의 방법론이다. 모든 작품은 숨을 참았던 순간과 작가의 독특한 사유를 담지해 작가가 개인으로서 세계와 관계 맺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과 사유를 미시적 관점에서 고찰했다. 특히 목록 열거 시 일부 항목을 함축하고자 쓰이는 etc.(기타 등등)를 전시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이미 공고화한 체계로부터 밀려나 함축된 개체와 세계의 관계에 집중하려는 의미를 담았다. 함축되는 항목은 열거하는 목록 가운데서도 중요도가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공고히 구축된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각자는 결코 체계의 의해 함축되거나 판단될 수 없으며, 끊임없이 고군분투하고 역동적으로 관계 맺는 존재자로서 제 위치하기를 제안한다. mM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세계에서 생략되고 함축된 ‘그 외의 것들’을 조망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며 “허창범의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통해 이미 변화된 상태임에도 끊임없이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가려지고 함축된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작가가 취하는 새로운 태도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열리며 자세한 정보는 mM아트센터 누리집 또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반브레이크', 부산서 ‘크리스마스 아트 파티’ 예술축제

아시아 최대의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가 ‘예술 축제’를 열어 올 겨울 부산을 달군다. 어반브레이크는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 1전시장 2B, 3A홀에서 ‘윈터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콘셉트로 ‘어반브레이크 엑스’를 개최한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축제는 젊은 감성을 가지고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작품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유니크한 구성의 작가별 전시공간을 선보인다. 특히 부산 로컬 브랜드 등 다양한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부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확장된 아트페어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어반브레이크는 이번 축제에서 세계최대 규모의 스니커쇼 ‘스니커콘’의 프리뷰 전시를 선보인다. 내년 10월 본 행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스니커콘 프리뷰’ 특별전에서는 스니커즈 매니아들의 ‘드림슈(꿈의 신발)’로 불리는 초고가 한정판 스니커즈와 미발매 스니커즈 등 30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내년 ‘스니커콘 서울’ 현장의 열기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펼쳐진다. 또 클록(말레이시아)과 루킷(태국) 등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내한해 코마, 알타임조, 세미 등 국내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그래피티 X-MAS’ 특별전을 꾸밀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주목하는 천재 소년 아티스트 ‘니콜라스 블레이크’의 작품들이 ‘어반브레이크 X 부산’에 특별전으로 마련된다. 파충류나 신화 속 생물들에 영감을 받아 8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니콜라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젊고 힙한 감성의 아티스트들의 개인전 역시 열린다. 어반브레이크가 꼽은 3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작가의 방’을 꾸며 관객들과 아티스트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관객들이 마커를 이용해 메시지를 남기거나 그림을 그리며 스트리트 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두들링 아일랜드’가 설치될 예정이다. 두들링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스트리트 아트 기법 중 하나로, 그래피티 아티스트 ‘오리지널 펑크’, ‘매드덕’이 참여한다. 어반브레이크는 이번 축제에서 인공지능의 발전과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주제들과 예술의 결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티스트 ‘포리’와 함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대형 로봇작품, 생태학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공개한다. 또 ‘AI 특별전’을 진행해 어반브레이크가 만든 가상 아티스트 ‘패즐로(PZLO)’의 아트캡슐 등을 선보여 기술과 예술, 환경과 예술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외에도 ‘부산을 콜라보하다’ 라운지에서는 ‘허대빵’, ‘딥플로우’, ‘매끈목욕연구소’, ‘무명일기’ 등 지역 브랜드와의 협업을 소개한다. 어반브레이크는 이번 축제에서 ‘빨간색’ 드레스 코드를 제시했다. 해당 옷을 입고 방문한 관람객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셀프 스티커 브랜드 ‘포토이즘’의 새로운 브랜드 ‘포트’가 마련된 부스에서 재미있는 셀프 스티커 사진을 제작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동물 문양 소장품 보는 ‘수장고 산책: 아무튼, 동물!’ 전시

국립민속박물관이 파주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 중 동물 문양의 소장품을 묶어 ‘수장고 산책: 아무튼, 동물!’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내년 2월25일까지 진행된다. 복을 상징하는 박쥐·화목함과 행복을 상징하는 나비·입신양명과 출세를 상징하는 잉어 등 동물 문양 소장품과 오채현 작가의 작품 ‘하하호호[해피타이거Happy Tiger]’ 등 15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를 통해 동물 문양의 유물들을 탐색하며, 우리 조상들이 생활용품에 동물을 새겨 넣은 이유와 의미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해설사가 안내하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해설사는 전시 기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일 4회,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1일 5회 관람객과 함께 산책에 나선다. 산책길 끝엔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는 팝업전시와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돼 개와 닭, 호랑이를 비롯해 2024년을 기운차게 열어줄 용과 관련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산책길 중간엔 소장품에서 따온 동물 색칠하기, 동물 문양 스탬프 체험, 동물 종이접기 등을 할 수 있는 포켓형 체험 공간이 준비돼 있다.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개방형 수장고엔 친구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며 “전시를 통해 오랜 시간 우리 곁에 함께한 동물들의 상징과 의미를 되새겨보는 한편, 2024년을 시작하기에 앞서 좋은 기운을 가득 받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렌디한 도자에서 예술작품까지…'2023 경기도자페어' 7일부터

국내 유일의 도자 전문 박람회 ‘경기도자페어’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다. 한국도자재단은 올해 전시 전문 기업 리드케이훼어스와 함께 ‘2023 경기도자페어&홈·테이블데코페어’로 도자페어를 준비했다. 현대 삶의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도자기를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를 소개하는 홈 스타일링 전시도 함께 열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주거생활 양식을 경험할 수 있다. ‘도자로 채워가는 일상 MAKE YOUR DAY’를 주제로 한 올해 전시는 ▲전시·판매관 ▲특별전시관 ▲이벤트관 ▲홍보관 ▲비즈니스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판매관’에는 경기도 요장 80여 곳이 참가한다. 트렌디한 생활 도자기부터 전통 및 작품 도자기, 장신구, 오브제 등 다양하고 감각적인 도자 상품을 만나게 된다. 방문객은 도예 작가와 직접 소통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상품을 살 수 있다. ‘특별전시관’에서는 테이블 웨어 연출법부터 미술관 입주작가의 도자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도자 상품을 활용한 식공간 연출(테이블 세팅) 공모전 ‘경기도자테이블웨어’의 수상작 15인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 바로 옆 공간에서는 2023 경기도자미술관 창작공방 입주작가 6인의 보고전 ‘여섯 개의 시선’도 함께 마련된다. 색다른 볼거리도 ‘쇼핑라이브 스튜디오’도 열린다. 홍보관에서는 네이버쇼핑 ‘리빙윈도 도자기 거리’를 통해 만날 수 있는 ‘2023 온라인 경기도자페어’ 생방송이 진행돼 관람객들이 관람하며 즐길 수 있다. 생방송은 7일부터 9일까지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이벤트관’에서는 도자기 제작 시연 행사, 푸드 스타일링(food styling) 강연 등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배워보는 참여형 도자 프로그램과 함께 설문조사 및 구매 금액별 영수증 인증 ‘경품 이벤트’가 진행된다. ‘강연 및 시연 행사’에는 ▲도화 김소영 작가의 ‘지지 않는 도자 카네이션, 카네이션과 함께 순례길 오른 사연(7일, 오후 1시)’ ▲요리연구가 요나의 ‘재료의 산책, 8.8만 계정 운영비결(8일, 오후 1시)’ ▲비눗방울을 활용한 백자 청화 포도문 제작 콘텐츠로 약 4천만 조회수를 기록한 진환민 작가의 ‘청화포도문이 SNS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9일, 오후 1시)’ ▲나나테이블 이나경 대표의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도자식기 플레이트 시연(10일, 오후 1시)’이 진행된다.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는 국내 대형 유통사와 홈쇼핑 등 바이어(buyer)를 초청해 경기도자페어 참가 요장과의 만남을 연결하는 ‘구매상담회’도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라이프 스타일과 다변화된 고객의 수요에 따라 우리의 식탁과 생활 공간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 변화를 한 눈에 살펴보고, 향후 도자기 트렌드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준비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제23회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 경기도내 청소년 문화 향유 위해 ‘온힘’

지역 사회의 청소년들이 공연예술과 친해지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재)성정문화재단이 팔을 걷어붙였다. 성정문화재단이 오는 7일부터 찾아가는 무료 순회 연주회 ‘제23회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를 개최한다. 성정문화재단이 지난 1994년부터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는 경기도내 초·중·고교를 찾아가 학생들의 일상 속 문화예술 접촉 기회를 늘리는 ‘찾아가는 음악회’다. 특히 올해로 그간의 방문 학교가 총 100개교에 이르러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첫 일정으로는 7일 오후 2시부터 평내고등학교(남양주)의 학생들을 만난다. 먼저 플루티스트·색소포니스트 백준호는 ‘Earth for Flute & Piano’, ‘Over The Rainbow(영화 오즈의 마법사 OST)’, ‘Beauty and The Beast(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OST)’, ‘Jingle Bells’ 등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풍성한 셋리스트로 학생들에게 음악을 선사한다. 또 소프라노 신혜리는 ‘학’과 푸치니의 ‘Quando men vo’을, 베이스 노민형은 ‘신고산 타령’, ‘La calunnia’를 선보인다. 신혜리와 노민형이 선보이는 듀엣 무대로는 ‘La ci darem la mano’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준비돼 있다. 이어 20일 오후 3시에는 안양서중학교(안양)로 찾아간다. 플루티스트 백준호, 라온브라스 앙상블의 무대뿐 아니라 메조소프라노 이현승이 선보이는 오페라 ‘Carmen’의 ‘Habanera’와 소프라노 남지은이 소화하는 뮤지컬 ‘캣츠’의 ‘Memory'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남지은과 이현승은 이어 듀엣으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오 솔레미오’로 객석의 가슴을 적신다. 22일 오후 2시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수원)에선 ‘트리오 라움(클래식기타 김진택, 플루트 이준서, 색소폰 한기원)’의 하모니가 울려퍼진다. 이들은 쇼스타코비치의 ‘Jazz Suite No.2 Waltz’,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중 ‘Overture Miniature’와 ‘Waltz of the Flowers’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베이스 김대엽의 ‘백학’, 소프라노 자원의 ‘이탈리안 스트릿 송’과 더불어, 자원과 김대엽이 함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Volare’로 듀엣 무대를 꾸린다. 27일 오후 2시엔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안산)에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트리오 라움의 조화로운 연주에 이어 펼쳐지는 소프라노 장서영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치니의 ‘Quando men vo’, 테너 임건묵의 ‘뱃노래’ & 커티스의 ‘Non Ti scordar di me’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또 장서영과 임진묵의 듀엣 무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축배의 노래(Brindisi)’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네 번의 찾아가는 무대 내내 라온브라스 앙상블(금관오중주)은 ‘어벤져스’, ‘겨울왕국’, ‘캐리비안의 해적’ 삽입곡 등 청소년기 학생들이 쉽게 접해봤던 곡들로 친근한 소통의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성정문화재단은 매년 예술이 주는 기쁨과 문화 향유 기회 확산을 위해 도내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늘려 왔다”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레퍼토리, 다양한 악기 편성을 토대로 알찬 구성의 무대를 준비한 만큼 최대한 많은 청소년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음악을 매개로 연결되는 세상과 사람의 가치를 온몸으로 만끽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예술로 들여다본 동물-인간 관계…용인 뮤지엄그라운드 ‘ZOO in the ground’ [전시리뷰]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인식할까.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며,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걸까. 용인 뮤지엄그라운드가 지난 11월1일부터 선보이는 기획전 ‘ZOO in the ground’는 일상을 함께하는 반려 동물이든 미디어에서만 접했던 야생 동물이든, 인류와 공존해왔던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 중심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 잡아왔는지 가늠해보는 자리다. 관람객들은 회화, 설치, 미디어 등 소재와 표현 방식, 매체를 넘나드는 3인 3색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물과 인간 사이 놓인 탐색지를 살펴볼 수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흔히 접하는 동물의 형태를 재구성한 김우진 작가의 작품이 있다. 이때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에어벌룬 등 다양한 소재가 주는 물성과 조형미를 끌고 와 관람객 각자가 동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유롭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다. 사슴을 형형색색의 스테인리스로 덧대 재현한 ‘DEER’나 강아지를 5m 높이의 거대한 공기막 조형물로 재창조한 ‘DOG’를 바라볼 때면, 상상 속에서만 뛰놀던 동물, 대중 매체에서 접했던 동물 등 살아오면서 각자에게 다가왔던 동물의 모습들이 다양한 형태로 겹쳐보인다. 작품들은 야외에도 전시돼 있다. 이어 같은 층에선 재현과 복제의 화두를 던지는 김영성 작가의 극사실주의 연작 ‘Nothing·Life·Object’를 만날 수 있다. 그림과 그림을 오가며 작품 설명을 보다 보면, ‘oil on canvas’와 ‘digital print’가 뒤섞여 있다는 점을 발견한다. 다시 말해 사진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재현한 유화도 걸려 있지만, 그 유화를 촬영한 뒤 인쇄한 이미지가 공존한다는 것. 원본을 재현한 그림, 그 재현품을 다시 찍어 픽셀로 빚어낸 사진.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관람객들은 무엇이 대상을 재현했고, 무엇이 원본인지 명확히 알기 힘들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물고기나 개구리 등 아주 작은 생물과 유리, 금속 등의 무생물 오브제를 함께 다룬다. 이들은 인간의 관찰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인간은 이들의 진위 여부마저 명확히 구분해내기도 어렵다. 결국 누가 누굴 파악하는지 모호한 감각이 생겨나기에 작품을 마주하는 이가 자신이 속한 사회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하와 2층에서 만날 수 있는 이재형 작가는 순록, 곰, 강아지, 말 등의 동물 조형물에 LED 패널을 부착한 ‘Bending Matrix’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 작가는 빛을 매개로 문명 사회와 동물 생명체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양윤희 뮤지엄그라운드 선임학예사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조명하고, 공생과 공존의 가치를 새롭게 인지하려는 기획”이라며 “같은 테마를 세 작가의 다양한 시선과 언어로 풀어낸 만큼,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방문객 각자만의 세계를 자유롭게 만드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5월19일까지.

‘꽈리’ 통해 전 세계로 보내는 행복 메시지…이애리 작가 ‘Ground Cherry: Best Wishes’

‘꽈리 작가’로 유명한 이애리 작가의 초대 개인전 ‘Ground Cherry: Best Wishes’가 다음 달 3일까지 로스앤젤레스(LA)의 ROSEGALLERY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ROSEGALLERY’ 측이 한국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이 작가를 초청해 마련됐다. 이 작가는 꽈리 열매에서 자연의 근원적인 의미를 발견, 한국의 전통적인 동양화 양식으로 표현한 작업들을 화폭에 담았다. 그의 작품들은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붉을 꽈리 안에서 세밀한 붉은 선들이 질서 있는 조화를 이루면서도 쏟아질 듯 탐스럽게 제 모습을 뽐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꽈리는 복주머니와 비슷하고, 어둠을 밝히는 초롱불을 닮아 행복, 행운, 성공을 상징하는 동시에 다산의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특히 이번 전시의 제목인 ‘Best Wishes’는 ‘행복을 빌며’라는 뜻으로 편지의 끝인사로 자주 사용되는데, 이 역시 작품을 통해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 작가는 “다중적인 행복의 의미를 가진 꽈리를 그려낸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복을 전하고자 한다”며 “재미있는 소리를 내며 가지고 놀기도 하고, 먹을 수도 있고, 보는 것만으로도 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이 꽈리를 그린 작품을 통해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전해지는 기발한 영감과 즐거움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 구석구석에서 각자의 삶을 충실히 겪어나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의 메시지가 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화성재인청 춤 계보 무용극 통해 엿본다...‘운학, 옥당을 만나다 2’

제24회 ‘송악 김복련과 제자백가의 춤 10-화성재인청 무용극 운학, 옥당을 만나다 2’가 오는 16일 오후 3시 수원 정조테마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화성재인청의 무용극’이라는 특별한 무대를 통해 화성재인청의 춤 이야기와 고(故) 운학 이동안 선생, 고(故) 옥당 정경파 선생 춤에 대한 정통성 등을 되새기고자 기획됐다. 조선시대 민간예술인들의 교육·관리 기관이던 화성재인청. 그곳의 마지막 광대였던 이동안 선생은 수원 화령전에서 승무, 살풀이춤, 신칼대신무, 진쇠무 등의 춤을 전수했다. 이 중 승무와 살풀이춤은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뒤 제1대 예능보유자 정경파 선생·제2대 송악 김복련 선생의 계보로 이어지고 있다. 김복련 선생은 이번 공연에서 출연뿐 아니라 총괄 연출도 맡아 이동안-정경파-김복련으로 이어지는 무용극의 계보를 풀어내는 형식으로 대중과 소통할 채비를 마쳤다. 무대 위에선 김복련 예능보유자와 신예담 전승교육사의 쌍승무, 제자 7명의 살풀이춤, 화성재인청류 신칼대신무 등을 통해 화성재인청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펼쳐진다. 월드퓨전시나위의 생음악 반주, 연극인들의 가세와 더불어 초청무대로는 최태선 서울시무용단 수석의 흥겹고 강인한 남성춤인 한량무, 김지춘의 진도북춤, 광개토 사물놀이의 사자놀이와 신연희 놀이판으로 풍성한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 송악 김복련 예능보유자는 “전통과 현대를 함께 머금을 수 있는 콘텐츠 확보 및 개발과 확산을 통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이 모두 누릴 수 있는 문화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이번 공연 역시 치열한 고민을 거듭해 기획했다”며 “대중에게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알리고 공연예술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항상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문화재단, 아트경기·헤럴드옥션 협력 ‘WINTER FEAST’ 개최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도내 시각예술 작가를 발굴하고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전 ‘WINTER FEAST’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경기 미술품 활성화 사업(이하 아트경기)’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오는 6일까지 헤럴드옥션 광교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은 아트경기와 헤럴드옥션이 협력해 진행하며, 아트경기 작가 11명을 비롯해 총 15명의 작가(강해찬, 나광호, 노한솔, 무아리, 박지수, 신선우, 양승원, 연호석, 이소, 임준영, 정정호, 정유종, 조민아, 최규연, 키미작)의 작품 50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일상의 따뜻한 감정들을 그려내는 조민아, 익명의 인물을 통해 다원적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신선우, 초현실적이면서 현실 너머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키미작, 정의된 것들과 잊혀진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노한솔, 보이지 않는 감각적인 대상을 회화로 표현하는 강해찬, 그리고 벨크로 소재 가구를 통해 즐거움을 선물하는 정유종까지 트렌디한 감각을 담아낸 작품과 함께 현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의 고민과 다채로운 시각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아트경기는 경기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시각예술 작가들을 선정해 다양한 미술 유통 사업을 선보이며 경기도 미술품 시장의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유망 작가와 아트경기 작가의 미술품을 감상하고 소장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채화와 유화 넘나드는 한용국 화백…수원 라포애갤러리서 개인전 2일까지

자신의 눈에 담긴 풍경이 화폭에 어떻게 스며들어 관람객과 만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가 있다. 한용국 화백의 작품전 ‘삶의자리’가 수원 라포애갤러리에서 2일까지 이어진다. 삶의 흔적이 깃든 제주 지역을 비롯해 여러 장소에서 눈에 담아낸 자연을 화폭에 풀어놓는 한 화백은 지난 30여년 간 19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2인전과 단체전 등 서울과 제주 등 다양한 지역을 오고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장 곳곳에선 그가 최근 1년가량 작업한 신작 위주의 작품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노을이 뉘엿뉘엿 넘어가는 하늘, 과수원이나 산과 나무, 물가 등 제주 지역에 자리한 풍광뿐 아니라 작가가 평상시 서울 인사동, 낙원상가, 일본 오사카 등에서 만난 좁은 골목과 길거리까지. 그가 일상과 여행 공간을 오가며 보고 듣고 느꼈던 감정이 시선 속에 응축된 채 화폭에 담겨 있다는 점에서 전시의 매력이 묻어난다. 한 화백은 수채화와 유화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자연을 표현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얼핏 봐서는 유화인지 수채화인지 분간이 어려운데, 유화임에도 수채화의 농담이 묻어나는 듯한 작품과 종이 위 수채화지만 캔버스의 질감을 느껴지게 하는 그림들이 곳곳에서 관람객을 반기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작가는 “자연은 그 자체로 무궁무진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며 “그렇기에 자연을 바라보고 또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늘 고민과 연구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유화와 수채화를 동시에 머금고자 하는 이유도 그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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