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예측 여명 넘어 생존한 경우 손해배상 소멸시효 기산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 측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 여기에서 손해를 안다는 것은 현실로 손해발생을 안 경우뿐만 아니라 손해발생을 예견할 수 있을 때를 포함한다. 후유증 등으로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예상 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하거나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본다. 이와 같이 새로이 발생하거나 확대된 손해 부분에 대해서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부터 소멸시효기간이 진행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상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해 감정을 통한 여명에 관한 예측을 토대로 일시금 지급방식으로 손해배상이 이뤄졌는데, 이후 그 여명기간을 지나 피해자가 계속 생존하게 되면 종전에 배상이 이뤄질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거나 손해가 확대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예측 여명의 연장으로 발생하거나 확대되는 손해에 관하여도 다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함은 물론이나 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언제로 봐야 할지가 문제 된다. 살피건대, 전문적인 감정을 통해 예측됐고, 법원의 판단에 의해 인정됐던 여명기간이 도과한 점을 중시한다면, 피해자가 여명기간을 지나 하루하루 생존해 나가는 것 자체가 통상 예측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으므로, 여명기간을 지나 생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로서는 자신이 향후 언제까지 생존할 수 있을지 예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이 경우 피해자가 하루하루 연명을 해 나간다면 매일 추가적인 손해가 발생되고 그때마다 비로소 피해자는 그날의 손해를 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러한 입장에 선다면, 피해자가 기존 여명기간 이후 3년 이상이 지나 새로운 소를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손해 부분에 대해서만 소멸시효가 완성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이와 달리 예견가능성을 넓게 해석하면서, 예측된 여명기간 내에 그 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생겼다면 그때에 그러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고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나면 그 여명기간이 지난 때에 장래에 발생 가능한 전체 손해를 예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이에 따르면, 그 여명기간 이후 3년 이상이 지나 새로운 소를 제기하게 되면, 장래 손해 전부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게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임한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인지세 제때 납부 안하면 과도한 가산세 부과

모든 재산에 관한 권리 창설ㆍ이전 또는 변경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부담하는 세금이 인지세이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인지세를 법령의 규정에 어긋나는 시기에 납부해 왔고, 이에 대해 가산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국세청은 부동산 분양계약 관련 인지세 납부 안내라는 표제의 문서를 발송해 종전의 잘못된 관행에 따른 인지세 납부지연의 경우 법령에서 정한 가산세를 부과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분양업체 등 관련업체에 보내왔다. 인지세 납부 지연에 따른 가산세가 100% 이상의 고율이므로 앞으로는 가산세를 물지 않도록 법령에서 정한 시기에 인지세를 납부해야 할 것이다. 인지세법 제1조 제1항은 국내에서 재산에 관한 권리 등의 창설ㆍ이전 또는 변경에 관한 계약서나 이를 증명하는 그 밖의 문서를 작성하는 자는 해당 문서를 작성할 때에 이 법에 따라 그 문서에 대한 인지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분양계약이나 매매계약이 체결돼 계약서가 작성되는 경우, 그 분양계약서나 매매계약서는 재산에 관한 권리 등의 창설ㆍ이전 또는 변경에 관한 계약서에 해당하므로, 계약서의 작성이 완료되는 시점에 인지세의 납부의무가 발생한다. 또한 분양권 전매계약이 체결돼 분양권 전매계약서가 작성되는 경우에도 위 계약서는 재산에 관한 권리 등의 창설ㆍ이전 또는 변경에 관한 계약서에 해당하므로, 전매계약서가 작성될 때마다 인지세의 납부의무가 발생한다. 그러나 그동안 관행적으로 분양계약서의 작성 시점이 아닌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시점에 인지세를 납부해 왔다. 분양권을 전매하는 경우에도 관행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시점에 최초 분양계약서와 최종 전매계약서에만 인지를 첨부해 왔는데 이것도 법에 위반되는 것이다. 국세기본법(제47조의 4-9)은 3개월 또는 6개월 등 법정납부기한을 위반한 기간에 따라 원래 납부할 인지세의 100~300%라는 고율의 가산세를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곧바로 인지세를 납부함으로써 불필요하게 100~300%라는 고율의 가산세를 납부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재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주택 임대차계약 갱신의 허위거절과 손해배상

을은 갑 소유의 주택을 전세금 3억원에 임차하고 있었다. 을은 임대차기간 종료 3개월 전에 갑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했다. 그런데 갑은 자신이 직접 위 주택으로 들어와 거주할 것이라고 하면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을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주택을 임차해 이사했는데, 이후 확인해 보니 갑이 위 주택을 제3자인 병에게 4억원에 임대를 준 사실을 알게 됐다. 을은 갑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는데,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이를 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임대인이 실거주 사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한 이후, 정당한 사유 없이(갑작스러운 임대인의 해외발령이나 목적 주택에서 거주하고자 했던 직계존속의 사망 등) 실제 주택에 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이때 손해배상액은 당사자 간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이에 따르고, 그렇지 않으면 ▲갱신거절 당시 월차임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해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중에 큰 금액으로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 한편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해 주택 임대차계약 갱신의 허위거절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그 전제가 되므로, 임차인은 반드시 갱신요구권 행사기간 내에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해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는 입증자료를 남겨 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준행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부당수령 보험금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

보험사기 등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인 경우 보험사는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부당수령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보험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이 민법 규정에 따라 10년인지 아니면 상사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상법 규정을 유추 적용해 5년으로 볼 것인지 문제 된다. 계약으로 인한 채권이든 계약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든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원칙적으로 10년(민법 제162조 제1항)이다. 다만 상법은 상행위인 계약으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5년(상법 제64조)으로 정하고 있다. 상사 소멸시효기간을 단기로 정한 이유는 대량, 정형, 신속이라는 상거래 관계 특유의 성질을 감안해 민사 계약관계에 비해 상사 계약관계를 정형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법은 위와 같이 상행위인 계약으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민법과 달리 정하면서도 상행위인 계약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에 관해서는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 상행위인 계약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 규정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162조 제1항이 정하는 10년의 민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상행위인 계약에 기초해 이뤄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채권의 발생 경위나 원인, 당사자의 지위와 관계 등에 비춰 법률관계를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는 상법 제64조가 정하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된다(대법원 2018년 6월15일 선고 2017다248803, 24881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춰 볼 때 보험계약자가 보험사기 등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에 따라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인 경우 보험사의 보험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법 제64조를 유추적용해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보험사가 반환을 구하는 보험금은 상사계약인 보험계약의 의무 이행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험금의 반환청구권은 보험계약의 이행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그 이행청구권에 대응하는 것이고,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전형적인 무효사유인 보험사기 등의 경우 다수의 보험계약, 다수의 보험사가 관련돼 정형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1년 7월22일 선고 2019다277812) 역시 부당수령 보험금 반환청구권에 대해 상법 제64조가 정하는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판시했는데, 보험계약자의 보험금청구권에 대해 상법 제662조에 따라 3년의 단기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점과의 형평의 문제에 비춰 보더라도 위 판결은 매우 타당하다. 서동호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주총에서 선임한 이사·감사와 임용계약 체결?

상법(제382조 제2항, 제415조)은 주식회사와 그 회사의 임원(이사ㆍ감사)의 관계는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식회사의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주주총회의 전속 권한이다(상법 제382조 제1항, 제409조 제1항). 즉 대표이사나 이사회가 특정인을 회사의 이사ㆍ감사로 선임할 수는 없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만일 회사가 A라는 사람을 이사로 선임하고자 한다면, 먼저 주주총회에서 A를 이사로 선임하고 이후 회사의 대표이사(B)가 회사를 대표해 A에게 이사 선임을 청약한 뒤 A가 이를 승낙하는 방식으로 이사 임용계약이 체결돼야 한다는 논리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논리를 따른다면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됐음에도 불구하고 임용계약이 별도로 체결되지 않은 이상 A는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만일 대표이사 B가 어떤 이유로(경영권 갈등의 상대방이라는 이유 등) A에게 이사 임용계약의 청약을 아예 하지 않는다면 A는 이사가 될 수 없다. 결국 주주들이 주주총회를 거쳐 A를 이사로 선임한 결의는 전혀 무용하게 된다. 과거 우리 법원은 이러한 논리를 따라왔다. 즉 대법원(2009년 1월15일 선고 2008도9410 판결 등)은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에 따라 대표이사가 임원 임용계약을 청약하고 상대방(임원으로 선임된 사람)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비로소 임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의 결의란 특정인을 회사의 임원으로 선임한다는 취지로 회사 내부에서 내린 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러한 논리는 타당한가. 주식회사 제도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근간으로 한다. 주식회사를 소유하는 주주는 주주총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이를 감독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영 관여와 감독의 주요 수단 중 하나가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임원)을 직접 선임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논리에 따르는 경우 주주총회를 통한 주주들의 경영 관여 및 감독의 권한은 실질적으로 침해당할 것이다. 대법원도 이러한 비판을 수용했다. 대법원(2017년 3월 23일 선고 2016다251215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주총회가 이사나 감사를 선임한 경우 그 선임의 결의와 피선임자의 승낙만 있으면 그는 대표이사와 별도의 임용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사나 감사의 지위를 취득한다고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종전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했다. 주주총회의 선임결의와 별도로 대표이사와 임용계약을 체결해야 이사ㆍ감사의 지위를 비로소 인정할 수 있다는 논리는 이사ㆍ감사의 선임을 주주총회의 전속적 권한(주주들의 단체적 의사결정 사항)으로 규정한 상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이 그 주요 근거이다. 김종훈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사실혼 관계의 재산분할

현대사회에서 남녀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은 대수롭지 않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남녀 사이의 만남이 단순한 동거인지, 아니면 사실혼 관계인지 여부에 따라 법적 문제 해결을 달리하고 있다. 사실혼 관계의 경우 위자료, 재산분할 등의 법률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사회적으로 정당하게 평가되는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공공연하게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그 형식적 요건인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남녀의 결합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단순한 동거와는 구별된다. 사실혼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합치되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혼 관계가 종료될 경우 재산분할에 관한 민법 규정을 사실혼 관계에 유추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대법원은 부부재산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 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춰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실혼 관계에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해 부담한 채무인 경우에는 청산 대상이 된다. 따라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 일방이 혼인 중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해 채무를 부담했다가, 사실혼이 종료된 후 그 채무를 변제한 경우 변제된 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산 대상이 된다(대법원 2021년 5월27일 선고 2020므15841 판결). 위와 같이 남녀 사이의 만남이 사실혼 관계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재산분할의 비율, 산정 방식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해석과 결론을 달리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승득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초상권침해의 위법성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그 밖에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되거나 그림으로 묘사되지 않고 공표되지 않으며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갖는데, 이러한 권리를 초상권이라 한다. 헌법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개인은 사생활이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않을 소극적인 권리뿐만 아니라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도 가진다. 그러므로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침해(촬영행위 등)가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 수집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 직원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교통사고 피해자의 장해 정도에 관한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피해자의 일상생활을 몰래 촬영한 행위는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반면 층간 소음에 항의하러 온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행위는 형사절차상 증거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되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다. 또 아파트 단지 내에 관리사무소에 신고하지 않은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입주자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욕설을 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전송한 것에 대해서도, 관리주체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현수막을 설치한 점과 현수막의 내용이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위 동영상이 대표회의에만 전송된 점을 고려하면 촬영행위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ㆍ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피촬영자가 수인해야 하는 범위에 속한다고 봐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판단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처럼 초상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해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을 가려야 하는데,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 첫째 침해행위 영역에서 고려할 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 및 그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ㆍ보충성과 긴급성ㆍ상당성 등이 있고, 둘째 피해이익 영역에서 고려할 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및 침해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이 있다. 하지만 실제 사안에서 이러한 위법성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법률전문가 입장에서도 모호한데, 일반인들은 더욱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고 또한 초상권을 침범했으나 그것이 위법하지 않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아무쪼록 타인에 대한 동영상을 촬영함에 있어서 부당한 목적, 불법적 수단이 개입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심갑보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해지가 가능한지

계약은 일단 체결이 되면 원칙적으로 준수할 의무가 있다. 다만 계약을 해제ㆍ해지함으로써 계약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데, 계약이나 법률의 규정에 의해 해제ㆍ해지권이 인정된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있어야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예외가 있는바, 그것이 바로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ㆍ해지의 경우이다. 사정변경의 원칙은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 원칙의 파생원칙이다. 신의성실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해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판례는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처럼 판례가 이와 같은 원론적으로는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ㆍ해지를 인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법원에서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ㆍ해지를 인정한 예는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사정변경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확정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미세한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이유로 한 계약의 해제ㆍ해지를 무작정 인정한다면 일반적으로 계약의 효력이 약화되고 거래안전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판례에 의하면 사정변경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는 추상적ㆍ일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에서 계약의 유형과 내용, 당사자의 지위, 거래경험과 인식가능성, 사정변경의 위험이 크고 구체적인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최근 대법원은 미국 취업이민 알선 계약이 체결되고, 이민 절차가 진행되던 중에 미국대사관의 재심사 결정이 내려져 이민 절차가 장기간 중단된 사안에서 이러한 사정은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봐 계약의 해지를 인정했다. 위와 같이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ㆍ해지 인정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위 대법원 판결은 주목할 만한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임한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응소로 인한 소멸시효의 중단

재판상 청구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이다(민법 제168조 제1호, 제170조 제1항). 그런데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했고, 그 소송의 피고가 돼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 경우에도 그 권리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될까. 이에 대해 법원은 민법에서 시효중단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재판상의 청구라 함은, 통상적으로는 권리자가 원고로서 시효를 주장하는 자를 피고로 해 소송물인 권리를 소의 형식으로 주장하는 경우를 가리키지만, 이와 반대로 시효를 주장하는 자가 원고가 돼 소를 제기한 데 대해 피고로서 응소하여 그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진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해 응소도 시효중단사유로서 재판상청구에 포함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응소에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위 소송이 채무자가 제기한 소송일 것을 요한다. 법원 역시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고자 자기의 물건에 담보권을 설정한 물상보증인은 채권자에 대해 물적 유한책임을 지고 있어 그 피담보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채무도 부담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물상보증인이 그 피담보채무의 부존재 또는 소멸을 이유로 제기한 저당권설정등기 말소등기절차이행청구소송에서 채권자 겸 저당권자가 청구기각의 판결을 구하고 피담보채권의 존재를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직접 채무자에 대해 재판상 청구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해 규정한 민법 제168조 제1호 소정의 청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민법 제170조 제1항은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만약 위 소송에서 피고가 응소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소가 각하되거나 취하돼버리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다만, 이 경우에는 6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등 다른 시효중단 조치를 취하면 응소 시에 소급해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된다. 따라서 상대방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피고가 응소하여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위 소송에서 그 권리가 받아들여진 경우 응소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재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부동산 가계약에 따른 법률관계

갑은 을 소유의 부동산을 5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면서, 계약금 5천만원, 중도금 1억원, 잔금을 3억5천만원으로 정했는데, 우선 가계약금 명목으로 500만원을 을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그 후 을은 마음이 바뀌어 위 계약을 해제하고 싶다. 을은 갑으로부터 지급받았던 가계약금 500만원을 반환하고, 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 우선 가계약은 정확한 법률용어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계약금보다 적은 금원을 상대방에게 지급하고, 매매계약의 체결을 선점하는 개념으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 바로 가계약이다. 위 사례의 경우 갑과 을 사이에 매매계약이 성립됐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계약의 성립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되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당해 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에 관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 또한 부동산 매매에 관한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그 가계약서에 잔금 지급시기가 기재되지 않았고 후에 정식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은 성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했다(대법원 2006년 11월24일 선고 2005다39594 판결 참조). 즉 부동산 매매계약의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매매목적물의 특정, 매매대금의 총액 및 매매대금의 지급시기 등 매매계약의 본질적인 요소가 구체적으로 정해졌다면, 매매계약이 성립됐다고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매매계약이 성립된 경우, 을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자 한다면 갑으로부터 지급받은 가계약금(500만원)이 아닌, 위 매매계약에서 정한 실제 계약금의 배액(1억원)을 을에게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 역시 매도인이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반하게 된다. 또한 교부받은 금원이 소액일 경우에는 사실상 계약을 자유로이 해제할 수 있어 계약의 구속력이 약화되는 결과가 돼 부당하기 때문에,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수령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매도인이 계약금의 일부로서 지급받은 금원의 배액을 상환하는 것으로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해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닌 약정 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해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시했다(대법원 2015년 4월23일 선고 2014다231378 판결 참조). 따라서 비록 가계약의 형식을 취했더라도, 실제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부동산의 매도인이나 매수인은 가계약의 체결에 있어서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준행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공용계단, 공용복도에 들어가도 주거침입?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침입한 자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하고 있는데 최근 어느 범위까지 주거 공간으로 봐야 하는지에 관해 여러 재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성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성범죄나 스토킹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ㆍ연립주택ㆍ아파트 등 공동주택 안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계단이나 복도 역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 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주거침입죄에 있어서 주거라 함은 단순히 가옥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원 등 위요지(가옥의 정원 등 주변 토지를 지칭하는 말로 외부와의 경계에 문과 담 등을 설치해 외부와 구별되는 부분)를 포함하므로,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ㆍ연립주택ㆍ아파트 등 공동주택 안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계단과 복도 역시 주거로 사용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으로 부속하는 부분으로서 그 거주자들에 의해 일상생활에서 감시ㆍ관리가 예정되어 있고 사실상의 주거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므로,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의 내부에 있는 공용계단과 복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9년 8월20일 선고 2009도3452 판결 참조). 이에 따르면, 새벽에 귀가하는 처음 보는 여성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여성을 쫓아 오피스텔 건물 안의 공용계단 내지 복도에 들어간 남성은 여성이 거주하고 있는 원룸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거침입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인 사적 생활관계에 있어서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충분히 보호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거의 범위를 공용계단, 공용복도까지 확장한 위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는 사적 공간인 전용부분에 한정돼야 하고 공용계단과 공용복도는 사적 공간에 이르는 통로에 불과하므로 주거 공간의 범위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개인적으로는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며 확장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이념과 취지를 고려할 때, 공용계단과 공용복도를 주거 개념에 포함시킬 경우 주거침입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일반적인 법감정에 반하는 경우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반대 의견에 동조한다. 최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으로 상대방의 주거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등을 반복하는 자를 처벌하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2021년 10월21일 시행 예정)된 것과 같이, 형사처벌의 필요성은 있으나 그에 대한 처벌 법규가 마땅치 않은 경우에는 그에 맞는 처벌 법규를 제정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서동호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물상보증인과 양도소득세

갑이 A은행으로부터 돈 8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자신의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후 갑이 위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A은행은 위 토지에 대해 경매를 신청했고 결국 그 토지는 10억원에 매각됐다. 그런데 이처럼 근저당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는 소득세법에서 말하는 양도에 해당한다. 따라서 갑은 매각대금에서 취득가액을 공제한 양도차익에 대해 소정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즉 갑은 경매절차를 통해 자신의 토지를 10억원에 매각했으므로 이 단계에서 양도소득세 납세 의무는 성립하는 것이다. 물론 위 매각대금 중 8억원은(갑의 손을 거치지 않은 채) 채권자 A은행에게 곧바로 지급됐지만 이러한 사정과 갑의 양도소득세 납부 의무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제 사안을 조금 변형해 보자. 갑이 A은행에 돈 8억원의 대출을 신청하자 A은행은 갑에게 담보를 요구했다. 갑은 친구 을에게 을의 토지를 담보로 제공해 줄 것을 간곡히 청하였다. 죽마고우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을은 자신의 토지에 A은행을 채권자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후 갑이 위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자 A은행은 위 토지에 대해 경매를 신청, 결국 10억원에 매각됐다. 이로써 을이 가지고 있던 고가의 토지는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어가고 을의 손에는 단돈 2억원만이 남은 것이다. 이런 사안의 경우에도 을은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가. 답은 그렇다이다. 비록 을이 진정으로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을은 자신의 토지를 매각해 10억원을 지급받은 셈이므로, 이 매각대금과 취득가액의 차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을은 매각대금 10억원 중 8억원을 즉각 A은행에게 지급해 갑의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을이 매각대금 일부를 갑의 채무를 대신 변제하는 데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을의 양도소득세 납부 의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위 사안에서 을은 갑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구상권의 행사를 통해 을이 입은 손해는 일부라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후 사업이 계속 지지부진했던 갑에게 끝내 파산이 선고됐고, 결국 을은 갑으로부터 8억원을 구상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경우에도 을은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2021년 4월8일 선고 2020두53699 판결)은 물상보증인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은 대위변제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것으로 경매의 대가라는 성질을 가지는 것은 아니므로, 설사 채무자가 자력이 없어 물상보증인이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그러한 사정은 양도소득의 성립 여부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 물상보증(타인의 채무에 자신의 소유물을 담보로 제공함)이라는 행위로 인해 엄청난 손실이 초래될 수 있음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안이다. 독자 여러분의 주의를 요한다. 김종훈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3기의 차임 연체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8은 임대인이 차임연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요건을 차임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에 제10조 제1항 제1호는 임대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에 관해서는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라고 문언을 달리해 규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임대차계약관계는 당사자 사이의 신뢰를 기초로 하므로, 종전 임대차기간에 차임을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계약관계가 연장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14년 7월24일 선고 2012다58975 판결). 위 규정들의 문언과 취지에 비춰 보면, 임대차기간 중 어느 때라도 차임이 3기분에 달하도록 연체된 사실이 있다면 그 임차인과의 계약관계 연장을 받아들여야 할 만큼의 신뢰가 깨진 것이다. 따라서 임대인으로서는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중 차임을 3개월치에 달하도록 연체한 적이 있었다면, 그 후에 차임을 지급해 3기분의 연체상태가 해소됐더라도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고, 임대차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된다(대법원 2021년 5월13일 선고 2020다255429 판결). 위와 같이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기본적인 의무로써 이를 게을리할 경우 계약갱신 거절사유가 되거나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규정을 적용받지 못하게 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차임이 연체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2020년 9월29일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상가임차인의 매출과 소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료가 상가임차인의 영업활동에 큰 부담이 되는 실정 등을 감안해 상가임대차법이 일부 개정됐다. 개정된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9는 임차인이 위 개정법 시행일부터 6개월까지의 기간(2020년 9월29일부터 2021년 3월29일까지) 동안 연체한 차임액은 차임연체액으로 보지 않으므로, 차임연체액이 3기에 달하는지 여부에 관해 개정 상가임대차법의 규정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승득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재물손괴등 죄에 대해

형법 제366조(재물손괴 등)에서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흔히 타인과 감정적으로 다툼이 있을 때 이 정도는 재물손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상대방의 재물 등에 대해 사용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했다가 재물손괴죄 등으로 처벌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조심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재물손괴죄 등에서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라 함은 물질적인 파괴행위로 물건 등을 본래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경우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물건 등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자동문을 설치한 공사업자가 공사잔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동문을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고 수동으로만 개폐가 가능하도록 조작해 자동잠금장치로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 판결에 의해 명도받은 토지의 경계에 설치해 놓은 철조망과 경고판을 임의로 치워 버림으로써 울타리로서의 역할을 해한 때에도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어느 장소에 게시 중인 문서를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떼어내는 것과 같이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형성된 종래의 이용상태를 변경시켜 종래의 상태에 따른 이용을 일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 문서손괴죄에 해당한다. 평소 자신이 자주 주차하던 공간에 타인이 차량을 주차했다는 이유로 그 차량의 주변에 무거운 콘크리트 더미, 쇳덩어리를 갖다놔 이를 치우기까지 18시간 동안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경우에도 차량의 물질적인 형태의 변경이나 멸실, 감손이 초래되지는 않았지만 일시적으로 그 차량의 본래 사용 목적인 운행에 제공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타인 소유의 광고용 간판을 백색페인트로 도색해 광고 문안을 지워버린 행위도?재물손괴죄를 구성한다. 이처럼 아무리 감정이 상하더라도 성급한 행동으로 상대방의 재물에 대해 재물손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불려다니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시기를 바란다. 심갑보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계약서 등을 작성할 때 꼭 지켜야 할 점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매매계약서나 합의서 등 많은 문서를 작성하게 된다. 매매계약서나 합의서 등 당사자 간에 약정하는 문서는 처분문서라고 해 일단 작성되면 그 문서의 내용대로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나중에 분쟁이 생겨 문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작성됐다거나 속아서 잘못 작성됐다고 주장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계약서 등을 작성할 때는 철저히 주의를 기울여 한 치의 착오나 잘못이 없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이나 중개인을 믿고 제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잘못 작성하고서는 나중에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다. 변호사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부주의로 크게 손해를 보고 억울해 잠도 못 자는 경우를 여러 차례 봤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건물을 치킨 프렌차이즈점을 개설하는 용도로 임대하면서 프렌차이즈 개설 허가는 임차인이 받기로 약정했는데 나중에 보니 계약서에 임대인이 허가를 받아 주기로 돼 있어 꼼짝없이 계약금의 배액을 변제하고 계약을 해제한 경우 ▲골프장 회원권을 매매하는데, 중개인이 5억원에 살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매수인을 대신해 5억원을 통장에 입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실제는 매수인으로부터는 5억2천만원을 받고서 2천만원을 용역비 명목으로 떼어먹고, 매도인에게 도장을 달라고 해 5억원짜리 매매계약서와 2천만원짜리 용역계약서에 도장을 날인한 경우 등이다. 이렇게 계약서 작성에서 사기나 손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꼭 지켜야 할 2가지가 있다. 첫째, 중개인이나 상대방이 아무리 믿을만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들의 말만 믿지 말고, 반드시 계약서 내용을 직접 글자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읽어 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꼬치꼬치 물어서 내용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계약당사자 본인을 만나서 계약하는 것이 좋고, 계약서에는 반드시 직접 도장을 찍어야 한다. 절대 중개인 등 작성자에게 도장을 줘 대신 찍게 해서는 안 된다. 보통 사람들은 설명을 다 듣거나 직접 읽은 후에는 도장은 직접 찍지 않고 중개인 등에게 줘 대신 날인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도장은 반드시 직접 찍어야 한다. 아무리 계약서를 직접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계약서를 확인한 후 그 계약서에 직접 날인하지 않으면 다른 내용으로 작성된 계약서와 바꿔치기하거나, 또 골프회원권을 사기당한 경우처럼 매매계약서뿐만 아니라 용역계약서에 슬그머니 도장을 찍는 등 다른 문서에 날인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계약 시에 어려운 법률문제가 있거나 고가의 부동산을 매매할 때 등에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재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협의취득이 당연무효인 경우 환매권 행사 가능 여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의하면,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가 수용되거나 협의취득된 경우 일정한 요건 하에서 환매권이 인정된다. 토지보상법 제91조 제1항은, 해당 사업의 폐지ㆍ변경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경우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은 그 토지에 대해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공익사업을 위해 필요한 토지가 협의취득됐다고 하더라도, 사업시행자 지정이 처음부터 효력이 없거나 토지의 취득 당시 해당 공익사업의 법적 근거가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등 사업시행자 측 사정으로 협의취득이 당연무효인 경우 해당 토지의 원소유자는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이에 대해서는 협의취득이 당연무효라면 원소유자는 원래부터 소유권을 상실하지 아니하므로 환매권 행사를 운운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협의취득을 당한 원소유자의 입장에서는 사업시행자 측 사정으로 협의취득이 무효라는 점은 통상은 알지도 못한다고 할 것이고, 다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해당 토지가 그 공익사업에 사용되지 않는 현황을 보고 환매권 행사에 나아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데 협의취득이 당연무효라고 하더라도, 환매권 행사는 실질적으로 그러한 협의취득의 무효상황을 원상회복시키는 의미가 있다는 점과 협의취득을 해갔던 사업시행자 측에서 그러한 하자를 들어 환매권 행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원소유자가 공익사업 자체의 하자를 문제 삼지 않는다면 이러한 경우 환매권 행사를 허용해도 무방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이런 경우 외견상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환매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면서, 환매권 행사를 허용한 하급심 판결을 파기했다. 물론 대법원 입장에 따르더라도 협의취득이 당연무효라면 원소유자는 법률상으로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잃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물권적 청구권에 의해 그 소유명의를 회복할 수는 있을 것이다. 아무튼 법리적으로는 대법원의 견해가 명쾌한 면이 있으나,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 환매권을 인정해 주는 것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보인다. 임한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상가건물 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상가건물의 임차인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 규정에 따라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임대인에 대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 2항). 그렇다면 그 상가건물에 대해 임차인과 전대차계약을 체결한 전차인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상가임대차법 제13조 제1항은 제10조, 제10조의2, 제10조의8, 제10조의9, 제11조 및 제12조는 전대인과 전차인의 전대차관계에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임대인의 동의를 받고 전대차계약을 체결한 전차인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이내에 임차인을 대위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차인은 전대차계약의 상대방인 임차인을 상대로 최초의 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전대차기간 10년 이내의 범위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범위 내에서 전차인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나아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전대차계약을 체결한 전차인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범위 내에서 임차인을 대위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 주고 있는데(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4), 전차인도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살펴보면, 상가임대차법은 위 권리금 관련 규정을 전대차관계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으므로(상가임대차법 제13조 제1항), 전차인은 상가임대차법상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상가임대차법은 전차인에게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범위 내에서만 행사가 가능하고, 임대인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전차인이 임차인을 대위해 직접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상가건물에 대한 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계약기간을 보장받기를 원한다면, 전대차계약의 체결 이전에 임차인의 최초 임대차기간이 언제인지와 임차인이 전대차계약의 체결에 대해 임대인의 동의를 받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한 이후에 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이다. 이준행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불륜 목적으로 상대방 집에 들어가면 주거침입?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남편 몰래 성관계를 할 목적으로 내연녀의 집에 들어간 불륜남에게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관한 공개변론을 열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형법 제319조 제1항은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침입한 자를 주거침입죄로 처벌하고 있는데,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은 주거권이라는 법적 개념이 아니라 사적 생활관계에 있어서의 사실상 주거의 자유와 평온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사실상 주거의 자유와 평온의 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가 의문이다. 특히 위 사안과 같이 하나의 주거 공간에 복수의 주거권자가 있는 경우 불륜남이 내연녀의 승낙을 받아 평온하게 내연녀의 집에 들어간 이상 그것이 내연녀 남편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주거의 자유와 평온이 깨졌다고 볼 수 없을까. 이에 대해 기존 대법원은 동거자 중의 1인이 부재중인 경우라도 주거의 지배관리관계가 외관상 존재하는 상태로 인정되는 한 불륜남이 내연녀의 승낙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남편의 주거에사실상평온을 깼다고 봐 불륜남의 주거침입죄를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1984년 6월26일 선고 83도685 판결). 그런데 최근 울산지방법원은 불륜남이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해할 수 있는 행위 태양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공동거주자 중 한 명인 내연녀의 승낙을 받고 평온하게 집에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를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또한 부재중인 남편의 추정적 의사 유무가 사실상의 주거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주거침입죄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불륜남의 주거침입죄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147). 위 울산지방법원 판결은 주거침입죄의 보호법익인 사실상 주거의 자유와 평온의 개념을 관념적 요소를 배제한 지극히 사실적인 개념으로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데, 필자로서는 이를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주거침입죄에 있어서 하나의 주거공간에 복수의 주거권자가 있는 경우 사실상 주거의 자유와 평온이 깨졌는지는 복수의 주거권자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또한 복수의 주거권자가 언제나 하나의 주거 공간에 함께 있을 수 없는 현실에서 사실상 주거의 자유와 평온이 깨졌는지를 판단함에있어서 주거권자의 추정적 의사라는 관념적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륜남이 내연녀의 승낙을 얻어 평온하게 집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남편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는 것임이 분명한 이상 불륜남의 주거침입죄는 성립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대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한다. 서동호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분묘기지권자도 토지사용료 내야 한다

지난주 본란에서 분묘기지권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이번 주에는 분묘기지권의 또 다른 쟁점인 지료에 관해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간략히 소개한다. 분묘기지권이란 다른 사람의 토지에 설치된 분묘를 소유하기 위해 그 분묘의 기지(基地)에 해당하는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를 말한다. 다른 사람의 승낙을 받아 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A가 B의 승낙 없이 B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도 A가 향후 20년간 평온ㆍ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 취득한다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 다만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2001년 1월13일 이후에는 분묘의 시효취득이 불가능하다. 만일 A가 B의 승낙을 받지 않은 채 1980년 B의 토지에 조상의 분묘를 설치하고 현재까지 이를 평온ㆍ공연하게 점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위 대법원 판례가 판시하는 바에 따라 A는 2000년 분묘의 기지 부분 토지에 대해 지상권에 유사한 권리를 취득하는데, 이것이 바로 분묘기지권이다. 이처럼 A가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이상 B는 토지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A에게 내 땅에서 나가 줄 것(즉 분묘를 철거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 만일 B가 토지를 C에게 매각한 경우에도 A의 분묘기지권은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토지의 매매대금은 하락하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분묘기지권의 효력이다. 토지 소유자 B는 억울하다고 느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포기하고 있다가 지난 1일 A에게 지료(분묘 기지 부분의 사용료)를 청구했다. B는 비록 분묘의 철거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 A가 토지 사용료조차 지불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토지를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주장한다. B의 주장은 타당한가? 그동안 이 쟁점에 관해 우리 대법원은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판결을 내려 실무 일선에서 혼란이 초래됐다. 즉 대법원 1992년 6월26일 선고 92다13936 판결은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는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라고 판단해 지료지급 의무를 인정함은 물론 그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반면 대법원 1995년 2월28일 선고 94다37912 판결은 정반대로 분묘기지권자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쟁점에 관해 여러 가지 근거를 들어 다음과 같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따라서 위 사안에서 토지 소유자 B는 지료의 지급을 청구한 지난 1일 이후 발생하는 지료만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종훈 변호사

[법무법인 마당의 법률플러스]분묘기지권자에게 토지사용료 지급의무 있나

부동산을 매매하거나 경매 받을 때 해당 토지에 분묘가 설치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그 분묘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2001년 1월13일 이전에 설치되고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면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게 돼 토지 소유자로서는 소유권행사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된다. 분묘기지권은 2001년 1월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의 경우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더라도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한해 인정되고, 평장돼 있거나 암장돼 있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특성상 등기 없이 취득한다. 또 분묘기지권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해 분묘가 온전하게 존속하는 동안은 분묘기지권도 존속한다. 위와 같이 분묘기지권이 인정될 경우 토지 소유자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돼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2001년 1월13일 이후에 최초 설치된 분묘는 토지소유자의 승낙이 없을 경우 토지 소유자는 당해 분묘를 관할하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분묘에 매장된 시체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분묘의 설치기간은 30년으로 하고, 이 기간이 지난 분묘의 연고자가 시ㆍ도지사, 시장ㆍ군수ㆍ구청장 또는 법인묘지의 설치ㆍ관리를 허가받은 자에게 그 설치기간의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1회에 한해 그 설치기간을 30년으로 하여 연장해야 한다고 규정해 분묘 설치기간도 제한하고 있다. 한편 2001년 1월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로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경우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자에게 토지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은 토지 사용료를 청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런데 최근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자를 상대로 제기한 토지 사용료 청구 사건에서, 제1심은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면 토지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반면, 항소심은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존재로 인해 나머지 토지 사용에 대해서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되는데, 분묘기지 부분에 대한 지료조차 지급받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는 이유로 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29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인데, 귀추가 주목된다. 박승득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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