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보증인보호법에서 보증기간의 의미

A는 2013년 7월1일 B에게 차용금 합계 1억원, 변제기 2013년 9월30일로 정한 각서를 작성해 교부했고, C는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 했다. B는 A가 변제기일에 차용금을 변제하지 않자 연대보증인인 C를 상대로 2017년 10월께 보증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C는 소송과정에서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보증인보호법) 제7조 제1항에서 보증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그 기간을 3년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C의 경우 3년의 보증기간이 지났으므로 연대보증책임이 소멸했다고 주장해 보증인보호법상 보증기간의 의미가 문제 됐다. 보증인보호법은 보증에 관해 민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아무런 대가 없이 호의로 이뤄지는 보증인의 경제적ㆍ정신적 피해를 방지하고, 금전채무에 대한 합리적인 보증계약의 관행을 확립함으로써 신용사회 정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대법원은 보증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보증채무 최고액을 서면으로 특정해야 하고(제4조, 제6조), 보증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그 기간을 3년으로 보고(제7조 제1항) 보증기간은 갱신할 수 있되 보증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계약체결 시의 보증기간을 그 기간으로 본다(제7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보증인보호법 제7조 제1항의 취지는 보증채무의 범위를 특정해 보증인을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규정에서 정한 보증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증인이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의 발생기간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보증채무의 존속기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년 7월23일 선고 2018다42231 판결) 결과적으로 민법상 대여금 채무의 연대보증인은 민법상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인 10년의 기간이 경과돼야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박승득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공용부분의 무상 독점 사용 가능여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중 1인인 A가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복도와 계단을 독점적, 배타적으로 점유, 사용했다. 건물관리단이 A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계속 불응했고,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A가 독점 사용하는 공용부분에 해당하는 임료(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는 자신이 점유ㆍ사용한 부분은 구조상 원래부터 복도와 비상계단이고, 다른 구분소유자들은 또 다른 복도나 계단으로 통행이 가능하며, 자신이 사용하는 복도와 비상계단 자체는 점포로 사용하는 등 별개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와 같은 목적으로 타에 임대할 수 있는 성질의 대상이 아니므로,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임료 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언뜻 일리가 있어 보이는 주장이다. 그래서 종전 대법원 판례도 복도나 계단은 원래부터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임료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용부분을 어느 특정인이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하면서 이득을 누리고, 다른 구분소유자들은 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면 무언가 공평, 정의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게 될 것이다. 그래서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공용부분을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구분소유자에 대해 부당이득을 인정하고, 다른 구분소유자들에게 그 이득 상당을 반환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그 이유는 각 구분소유자는 전원의 공유에 속하는 공용부분을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권리가 있음에도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정당한 권원 없이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돼 해당 공용부분에 대한 사용권이 침해되고, 해당 공용부분이 별개 용도로의 사용 가능성이나 다른 목적으로 임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없으며, 배타적 점유 사용자는 부동산의 점유ㆍ사용 그 자체로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음이 인정됨에도 공용부분을 배타적으로 사용한 자로 하여금 점유ㆍ사용으로 인한 모든 이익을 그대로 보유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이득반환제도의 취지인 공평의 이념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부당이득 반환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는 구분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공용부분을 정당한 권원 없이 배타적으로 점유ㆍ사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심갑보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SNS의 증거 사용은 엄격한 법절차에 따라야 한다(이재철 변호사)

요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매체에 대한 포렌식 수사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포렌식이란 범죄와 관련된 증거물을 과학적으로 조사해 정보를 찾아내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IT 시대를 맞아 범죄수사에서 개인적인 비밀이 저장돼 있는 컴퓨터의 저장장치나 핸드폰 등 디지털 저장매체에 기록된 데이터를 복구하거나 검색해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디지털 저장매체에는 범죄의 혐의사실뿐만 아니라 사생활 정보가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는데, 수사를 기화로 보호돼야 할 사생활에 관한 정보가 노출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에는 지켜야 할 일반원칙이 있다. ▲입수 증거가 적법절차에 거쳐 얻어야 함(적법성) ▲같은 조건에서 항상 같은 결과가 나오도록 검증이 가능해야 함(검증 가능성) ▲전 과정은 지체없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함(신속성) ▲증거물 획득에서 법정 제출까지 책임자가 명확해야 함(절차연속성) ▲수집 증거가 위변조 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함(무결성)이다. 이러한 원칙에서 벗어난 디지털 포렌식 수사는 위법한 증거로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 인정되지 않고, 법원에서는 이를 이유로 범죄사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진정인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검찰청 소속 수사관이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실시 후 상세목록을 교부하지 않고, 증거 분석이 끝난 후 휴대전화를 반환하지 않았다고 진정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확보된 범죄 관련 정보는 보전 필요성이 없어질 경우 지체 없이 삭제폐기돼야 하고, 증거조사가 끝난 후에는 바로 핸드폰을 반환해야 하는데 이를 위반했다. 해당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해당 검사와 수사관에 대해 각각 경고 및 주의 조치하고, 직무교육을 실시하라는 권고를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 권고는 수사기관이 핸드폰 등 SNS에 대한 증거사용 등은 엄격한 법적 절차와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이재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임한흠 변호사)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상속재산은 그 공동상속인의 공유로 되고 공동상속인은 각자의 상속분에 응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그 분할을 금지한 경우 외에는 공동상속인은 언제든지 그 협의에 의해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고 협의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에 그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1015조에 의하면 이와 같은 상속재산의 분할은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해 그 효력이 있으나 다만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는 못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인정해 공동상속인이 분할 내용대로 상속재산을 피상속인이 사망한 때에 바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한 것으로 보면서도, 상속재산분할 전에 이와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 제3자에게는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위와 같이 상속재산의 분할은 그 시기에 제한이 없이 언제든지 할 수가 있게 돼 있으므로 실제로 상속재산 분할시점과 상속 개시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간간격이 있는 경우가 많아 위와 같은 제3자의 권리보호가 문제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판례에 의하면 민법 제1015조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는 일반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상속재산에 관해 상속재산분할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등기, 인도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분할 귀속을 내용으로 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면 민법 제187조에 의해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 없이도 해당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는 바, 이 경우 상속재산분할심판에 의해 상속재산분할이 이미 됐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해당 부동산에 관해 권리를 취득하는 제3자가 있을 수 있어 그러한 제3자도 보호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해 판례는 민법 제1015조 단서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 따른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에 상속재산분할의 효력과 양립하지 않는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등기를 마쳤으나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있었음을 알지 못한 제3자에 대하여는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거래의 안전을 고려한 타당한 해석이라 할 것이다. 임한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이준행 변호사)

갑은 건물을 신축하고 있던 을과 건물에 대한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갑은 병에게 금전을 차용하면서 이에 대한 대물변제조로 건물 분양권을 병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하고 을에게 분양권 양도사실을 통지했다. 이 경우 을은 병에게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 민법은 채권의 양도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양도를 제한하고 있다(민법 제449조 제1항). 그리고 지명채권의 양도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지 아니하면 기타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위 통지나 승낙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이외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450조 제1, 2항). 위 사안과 관련해 대법원은 부동산의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물권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의 효과로서 매도인이 부담하는 재산권이전의무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매도인이 물권행위의 성립요건을 갖추도록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채권적 청구권으로 그 이행과정에 신뢰관계가 따르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매수인으로부터 양도받은 양수인은 매도인이 그 양도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 매도인에 대하여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따라서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권리의 성질상 양도가 제한되고 그 양도에 채무자의 승낙이나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이므로 통상의 채권양도와 달리 양도인의 채무자에 대한 통지만으로는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지 않으며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대항력이 생긴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5년 3월10일 선고 2004다67653, 67660 판결 참조).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는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매매의 효과로서 매도인이 부담하는 재산권이전의무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그 이행과정에 신뢰관계가 따르므로, 권리의 성질상 양도가 제한되는바, 반드시 채무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만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 사안의 경우 매도인 을은 위 건물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 대해 동의나 승낙을 한 바가 없으므로, 병에게 위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준행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형사처벌의 문제(서동호 변호사)

병역법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일정 기간 내에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병역법 제88조 제1항). 위 병역법 규정과 관련, 종교적ㆍ윤리적ㆍ도덕적ㆍ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는 오래전부터 논의됐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해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고,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는 점에서 적어도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하여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 형사처벌할 수 없다. 따라서 구체적인 병역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경우 그 양심이 과연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데, 인간의 내면에 있는 양심을 직접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양심과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피고인의 전반적인 삶의 모습과 함께 종교의 구체적 교리가 어떠한지, 그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고 있는지, 실제로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그 종교가 피고인을 정식 신도로 인정하고 있는지, 피고인이 교리 일반을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오로지 또는 주로 그 교리에 따른 것인지, 피고인이 종교를 신봉하게 된 동기와 경위, 피고인의 신앙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등이 주요한 판단 요소가 되며,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심과 동일한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실형으로 복역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등의 사정 역시 적극적인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한편 병역기피 등의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실은 범죄구성 요건이므로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데,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은 마치 특정되지 않은 기간과 공간에서 구체화되지 않은 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하는 것과 같아서 사회통념상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피고인이 자신의 병역거부가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서는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며,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는 사실의 존재를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하고 검사는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진정한 양심의 부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0년 7월 9일 선고 2019도17322 판결 참조).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의 특성을 고려해 앞서 적시한 진정한 양심의 존부에 대한 판단 요소 및 그 기준과 함께 검사의 증명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서동호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효도상속(김종훈 변호사)

예컨대 갑이 아내와 아들, 딸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면, 원칙적으로 아내는 3/7, 아들과 딸은 각각 2/7의 비율(이를 법정상속분이라 한다)로 갑의 재산을 상속하게 된다. 그런데 갑이 별세하기 전에 오랫동안 특정 상속인(위 사례에서 아내라고 가정하자)이 병든 남편을 간호하면서 남편의 사업을 도와 그 재산의 유지증식에 기여한 반면 아들과 딸은 부친을 자주 찾아오지도 않는 등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법정 비율에 따라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효도한 상속인이 좀 더 많은 상속을 받는 제도, 이른바 효도상속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민법은 실제로 효도상속의 성격을 가진 제도를 이미 두고 있다. 즉 민법 제1008조의2는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기여분이 바로 효도상속에 근접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이 기여분 제도가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운용되는지 간단한 수치를 들어 살펴보자. 갑이 사망하면서 10억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유산으로 남겼다. 그런데 아내가 오랫동안 병든 남편을 간호하면서 남편의 사업을 도운 공로(기여분)를 3억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이 기여분은 상속재산의 범위에서 일단 제외된다. 따라서 아내와 아들과 딸은 나머지 7억 원의 재산을 법정상속분의 비율(3:2:2)로 상속한다(즉, 아내 3억원, 아들 2억원, 딸 2억원). 다만, 아내는 위 3억원에 위 기여분 3억원을 합쳐 6억원을 상속한다. 결국 3:2:2 비율의 법정상속분이 6:2:2 비율로 변경되며, 이에 따라 아내는 나머지 상속인들에게 상가의 6/10 지분이 자신에게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망인을 간호했거나 망인의 사업을 도운 사람은 무조건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논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위 민법 제1008조의2가 명문으로 규정하는 것처럼, 기여분을 인정받으려면 망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음이 인정돼야 한다. 최근 망인의 후처와 전처소생의 자식들이 후처의 기여분을 놓고 벌어진 분쟁에서, 대법원 2019년11월21일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결정은 후처의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후처가 남편을 간호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통상 부부로서 부양의무를 이행한 정도에 불과해 기여분을 인정할 정도로 특별히 부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그 취지였다. 이처럼 기여분은 손쉽게 인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기여분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법원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주장과 증거를 갖춰야 할 것이다. 김종훈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A는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폭행 등) 죄로 기소됐는데, 1심 법원은 A에게 보복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해 무죄 판단을 했다.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는 폭행죄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담긴 합의서가 공소제기 전에 수사기관에 제출됐다는 이유로 주문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경우 A는 형사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1항은 국가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해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A가 형사보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심 법원은 보상청구의 대상이 된 판결의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되지 않고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됐다는 이유로 A의 형사보상 청구를 배척하는 결정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비용보상제도는 국가의 잘못된 형사사법권의 행사로 인해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기 위해 부득이 변호사 보수 등을 지출한 경우 국가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도록 함으로써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에 내재한 위험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용을 지출한 비용보상청구권자의 방어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이러한 입법 취지와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뿐만 아니라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재판에 소요된 비용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방어권 행사에 필요했다고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이러한 경우 1개의 재판으로써 경합범의 일부에 대해 무죄판결이 확정되고 다른 부분에 대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2항 제2호를 유추적용해 재량으로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9년 7월5일자 2018모906 결정). 박승득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공유물분할청구권의 대위행사(심갑보 변호사)

본래 A소유이던 아파트에 대해 B에게 1/7지분, C에게 6/7지분으로 상속등기가 경료됐다. A소유일 때부터 위 아파트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됐기 때문에 B, C 지분에 대해 공동근저당권이 존재하게 된 상황에서 B에 대한 금전채권자인 갑은 채무자 B의 1/7 공유지분에 대해서 강제경매를 신청했다. 이 경우 그 매각대금으로 선순위 근저당권자에게 배당되고, 갑 자신에게는 배당받을 금액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없게 되자, 채무자 B를 대위해 공유자 C를 상대로 위 아파트에 대해 공유물분할청구권을 행사하고, 공유물분할의 방법으로 위 아파트 전부를 매각해 매각대금에서 선순위 근저당채무액이나 체납조세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에서 1/7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갑에게, 6/7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C에게 배당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다.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의 일신에 전속한 권리가 아닌 한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 행사할 수 있고, 공유물분할청구권도 공유관계에서 수반되는 형성권으로서 공유자의 일반재산을 구성하는 재산권의 일종이므로,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행사하기 위해서는 채권자의 권리를 보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보전의 필요성은 피보전권리의 내용, 채무자의 자력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ㆍ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장래 선순위 근저당권의 실행 시 갑이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또 채무자가 아닌 다른 공유자의 재산까지 공유물분할이라는 형식을 이용해 경매처분토록 하는 것은 다른 공유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돼 공유물분할제도의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래 공유물분할은 현물분할이 원칙이고 현물분할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 대금분할 할 수 있는데 갑의 공유물분할청구는 애초부터 대금분할을 청구하는 것이며, 공유자들에게 원하지 않는 시기에 공유물분할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는 등으로 공유자들의 공유물분할이라는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되므로 위 사례의 경우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대위행사 해야 할 정도의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 한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그러나 위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으며,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면 대법원 2020년 5월21일 선고 2018다879 판결을 찾아보길 바란다. 심갑보 법무법인 마당 변호사

[법률플러스] 등기명의인 표시변경등기

등기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는 경우 등기권리자와 등기의무자가 공동으로 신청한다(부동산등기법 제23조 제1항). 그런데 부동산등기법 자체에서 등기명의인 등이 단독으로 등기신청을 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즉, 소유권보존등기 또는 그 말소등기(같은 조 제2항), 상속 등 포괄승계에 따른 등기(같은 조 제3항), 판결에 의한 등기(같은 조 제4항), 부동산표시의 변경이나 경정등기(같은 조 제5항), 등기명의인표시의 변경이나 경정등기(같은 조 제6항), 신탁에 관한 등기(같은 조 제7항, 제8항) 등이 그것이다.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는 등기명의인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등기부상의 표시를 실제와 합치시키기 위해 행해지는 등기를 말하는바, 위와 같이 단독으로 등기신청을 할 수 있는 등기이다. 이와 같이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는 등기명의인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그 등기로써 어떠한 권리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단독으로 등기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만일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가 잘못됐더라도 원칙적으로 등기명의인은 다시 소정의 서면을 갖춰 경정등기를 하면 되고, 소로써 그 표시변경등기의 말소를 구할 것이 아니다. 만일 그 경우 소로써 그 표시변경등기의 말소를 구하게 되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게 된다. 그러나 등기명의인이 의도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가 결과적으로 등기명의인의 동일성을 해치는 방법으로 행해져서 타인을 표상하는 결과에 이른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로 등기명의인의 동일성이 유지되는 것인지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가 제법 있다. 이는 실체법적 문제와 연관된 경우가 많은데, 특히 사찰이 소속 종단을 탈종하고 새로운 사찰 명의를 사용하게 됐음을 이유로 표시변경등기를 했을 때 종중 명의의 등기에 있어서 다른 종중 명의로 표시변경등기가 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등이 그러한 경우다. 표시변경등기로 등기명의인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등기부상 이해관계인이 이미 생긴 경우가 되므로, 위와 같이 원래 등기명의인 단독의 의사에 의한 경정등기로써 그 등기명의인의 표시변경등기에 의해 생겨난 이해관계인의 등기를 정리할 수는 없고, 그 이해관계인을 피고로 삼아 소로써 말소를 구해야만 한다. 임한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부동산을 이중으로 저당잡으면 배임죄가 되는가

갑은 을로부터 18억원을 빌리면서 자기 소유의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했다. 그런데 갑은 을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지 않고, 아파트를 채권최고액 12억원에 병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줬다. 이 경우 갑은 배임죄로 처벌되는가. 지금까지 법원은 배임죄를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도 1, 2심에서는 배임죄를 인정해서 1심은 징역 1년6개월을, 2심은 징역 2년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지난 6월18일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하던 종전의 판례를 폐기하고 무죄판결을 선고했다. 새로운 판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무죄판결의 이유는 갑이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기로 약정한 채무자는 채권자의 사무(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채무자가 담보목적물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종전의 견해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행하는 경우처럼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ㆍ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신임관계에 기초해 재산을 보호ㆍ관리하는 관계이어야 한다. 그런데 저당권설정계약에 따라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부담하는 저당권설정의무는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해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채무자의 저당권설정의무는 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자신의 의무이자 자신의 사무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위와 같은 견해에서 채무자가 저당권설정의무를 위반해 담보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했더라도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줄 의무가 있음에도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근래 판례는 민사적 거래에 대해 가능하면 형사적 처벌을 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재철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부당한 가압류에 대한 채무자의 구제방법

가압류와 같은 보전처분은 별도로 변론기일이나 심문기일을 열지 않고, 채권자 일방의 소명에 의해 발령한다. 또한 가압류의 목적 자체가 채무자가 몰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절차이기 때문에 긴급하고 은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재산이 가압류됨으로 인해 재산권 행사에 큰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채무자는 채권자의 부당한 가압류에 대해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을까? 그 방법으로는 가압류 신청 또는 가압류의 당부를 재심사하는 가압류 이의 절차와 가압류의 당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압류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것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가압류 취소 절차가 있다. 가압류 이의는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한 재판에 대한 불복절차이다. 가압류 이의의 사유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의 존부에 관한 사유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이미 발하여진 보전명령을 부당하게 하는 모든 사유를 이의 사유로 주장할 수 있다. 또한 신청의 시기도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가압류가 유효하게 존재하고 있는 이상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가압류 이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변론기일 또는 당사자 쌍방이 참여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정해야 하는데, 원칙적으로 심문기일로 진행된다. 가압류 취소는 일단 유효하게 발령된 가압류를 새로운 재판에 의해 실효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가압류 취소 역시 가압류 이의와 마찬가지로 가압류가 유효하게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가압류 취소 신청을 할 수 있다. 다만 가압류 취소는 그 취소 사유가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데 ▲채권자가 본안의 제소명령(본안소송을 제기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은 경우 ▲가압류 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경우(피보전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가 변제ㆍ상계ㆍ소멸시효의 완성 등으로 소멸하거나 변경된 경우,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 확정된 경우 등) ▲채무자가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 ▲가압류가 집행된 뒤에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 등이다. 가압류 취소 사건의 경우 심리의 방식에 관해서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변론, 심문 또는 서면심리 모두 가능하다. 결국 채무자는 채권자의 부당한 가압류에 대해 가압류 이의나 가압류 취소로 구제받을 수 있는데, 가압류 이의의 사유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그 방식은 가압류 이의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 이준행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경범죄 처벌법상의 범칙금 제도

갑은 올해 1월1일 집 근처 음식점에서 돈이 없음에도 치킨 1마리와 소주 1병을 주문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갑은 1월10일 관할 경찰서장으로부터 무전취식을 이유로 1월20일까지 5만원의 범칙금을 납부하도록 내용의 범칙금납부통고서를 받았는데, 검찰은 범칙금 납부기한이 만료하기 전인 1월15일 갑을 사기죄로 공소제기했다. 이 경우 검찰의 공소제기는 과연 적법한 것일까? 무전취식, 노상방뇨, 오물투기, 불안감조성, 음주소란, 과다노출, 광고물 무단부착 등의 범칙행위를 한 자는 경범죄로 처벌되는데, 경범죄 처벌법은 제3장에서 경범죄 처벌의 특례로서 범칙행위에 대한 통고처분(제7조), 범칙금의 납부(제8조, 제8조의2)와 통고처분 불이행자 등의 처리(제9조)를 정하고 있다. 경찰서장으로부터 범칙금 통고처분을 받은 사람은 통고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범칙금을 납부해야 하고(제8조 제1항), 위 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은 위 기간의 마지막 날의 다음 날부터 20일 이내에 통고받은 범칙금에 20%를 더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제8조 제2항). 경범죄 처벌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납부기간에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경찰서장은 지체 없이 즉결심판을 청구해야 하는데(제9조 제1항 제2호), 즉결심판이 청구되더라도 그 선고 전까지 피고인이 통고받은 범칙금에 50%를 더한 금액을 납부하고 그 증명서류를 제출했을 경우에는 경찰서장은 즉결심판 청구를 취소해야 하며(제9조 제2항), 이와 같이 통고받은 범칙금을 납부한 사람은 그 범칙행위에 대해 다시 처벌받지 않는다(제8조 제3항, 제9조 제3항). 위와 같이 경범죄 처벌법상 범칙금제도는 범칙행위에 대해 형사절차에 앞서 경찰서장의 통고처분에 따라 범칙금을 납부할 경우 이를 납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기소를 하지 않는 처벌의 특례를 마련해 둔 것으로 법원의 재판절차와는 제도적 취지와 법적 성질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범칙자가 통고처분을 불이행했더라도 기소독점주의의 예외를 인정하여 경찰서장의 즉결심판 청구를 통해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간이하고 신속적정하게 처리함으로써 소송경제를 도모하되, 즉결심판 선고 전까지 범칙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범칙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와 형사처벌을 면제받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서장이 범칙행위에 대해 통고처분을 한 이상, 범칙자의 위와 같은 절차적 지위를 보장하기 위해 통고처분에서 정한 범칙금 납부기간까지는 원칙적으로 경찰서장은 즉결심판을 청구할 수 없고, 검사도 동일한 범칙행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봐야 하는데(대법원 2020년4월29일 선고 2017도13409 판결 참조), 위 사안의 경우 범칙금 납부기한이 만료되기 전에 갑에 대한 공소제기가 이루어졌으므로, 위 공소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이며, 따라서 법원은 위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 서동호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임대차 계약을 규율하는 근원 법규는 민법(제618조 이하)이다. 민법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기간은 당사자들의 약정에 달려 있고, 이를 따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유일한 예외로 민법 제651조는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 임대차의 존속 기간은 20년을 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 규정은 2013년에 선고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2016년 삭제됐다. 따라서 임대인과 임차인은 자유로의 합의에 따라 임대차기간을 약정할 수 있다. 예컨대, 6개월로 합의할 수도 있고 60년으로 합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법)은 이에 대한 중대한 예외를 설정하고 있다. 즉 주택의 경우 설사 임대차기간을 2년 미만의 단기로 합의한 경우에도 법은 이를 2년으로 의제하고 있는 것이다(제4조). 따라서 예컨대 임대차기간을 6개월로 계약하였더라도 임차인이 2년간 거주하겠다고 주장하면 임대인은 이를 거절할 수 없다. 반대로 임차인은 6개월의 약정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갑(임대인)과 을(임차인)이 주택의 임대차기간을 2년으로 합의했다고 하자. 이제 계약기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 갑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을과 맺은 임대차 관계를 종료하고 싶다. 이 경우 갑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을에게 갱신거절을 통지해야 한다. 만일 이를 통지하지 않으면 종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이 된다(제6조). 지난 6월9일 법이 개정돼 위 기간이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로 개정됐고, 이 규정은 오는 12월10일부터 시행된다. 따라서 갑이 적법하게 갱신거절을 통지하면 임대차기간은 그대로 종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최근(7월31일 공포 즉시 시행) 개정된 법은 임차인의 보호를 위해 계약갱신청구권을 따로 보장하고 있다(제6조의3). 즉 설사 갑이 적법하게 갱신거절을 통지한 경우에도, 을이 위 기간 이내에 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면 갑은 이를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임차인은 이 갱신청구권을 1회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이다. 따라서 이제 주택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4년의 임대차기간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이때 갑은 보증금이나 월세의 인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그 비율은 5% 이내로 한정된다. 그러나 을이 임차인으로서 이행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차임 연체, 주택 훼손 등)와 갑 자신이 그 주택에서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갑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갑이 그 주택에서 실거주할 것임을 이유로 들어 갱신을 거절했는데 이후 실제 거주하지 않음이 밝혀지면, 을에게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김종훈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행정처분을 알았다면

상대방 있는 행정처분은 상대방에게 고지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다른 경로를 통해 행정처분의 내용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행정처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취소소송의 제소기간 기산점으로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이 정한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은 유효한 행정처분이 있음을 안 날을, 같은 조 제2항이 정한 처분 등이 있은 날은 그 행정처분의 효력이 발생한 날을 각각 의미한다. 이러한 법리는 행정심판의 청구기간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7년 6월29일 A의 장해등급을 제5급 제3호로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하고, 그 무렵 공무원연금공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그 결정 내용을 게시했다. A는 이 사건 처분을 고지받지 못했으나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돼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하면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란에 2017년 7월10일이라고 기재했다. 이에 대해 제1심과 항소심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한 결정이 이뤄진 날인 2017년 6월29일이 급여에 관한 결정이 있은 날에, A가 심사청구서에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 기재한 2017년 7월10일이 같은 항에서 정한 급여에 관한 결정이 있음을 안 날에 각각 해당한다고 전제하고서, 이 사건 심사청구가 이 사건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인 2017년 7월10일부터 90일의 심사청구기간이 도과한 후에 제기된 것이어서 부적법하고, 이 사건 심사청구가 부적법한 이상 공무원급여 재심위원회의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 또는 결정이 있은 날을 기준으로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을 기산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구 공무원연금법에서 급여에 관한 결정의 고지 방법을 따로 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상대방인 A에게 행정절차법 제14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송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지해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인데, 행정절차법 제14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송달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고, A가 그 홈페이지에 접속, 결정 내용을 확인해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상대방인 A에게 고지돼 효력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어, 이에 관하여 심사청구기간이나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이 진행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대법원 2019년 8월9일 선고 2019두38656 판결) 박승득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 속칭 ‘사무장 병원’의 근로자에 대한 책임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는 의사 등 의료인이 아닌 자가 병원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게 돼 있다. 그런데 속칭 사무장 병원이라고 해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을 고용해 그 명의를 이용, 병원을 개설한 경우 그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자가 누구인지가 문제 된 사건이 있다. 즉, 제약회사에 다니던 A는 퇴직 후 자신 소유 건물에 병원을 차리고, 의사 B와 C를 월급을 지급하기로 하고 고용한 다음 의사 B 명의로 ○○병원이라는 상호로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아 그때부터 ○○병원을 운영했다. A는 ○○병원 총괄이사라는 직함으로 활동했고, B 명의로 된 병원 통장 계좌와 인장을 소지하면서 병원을 실질적으로 경영했다. 위 병원 소속 근로자들은 의사 B를 사용자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실제로는 A가 그 직원들을 채용했다. 또 A는 직원들을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했으며,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했고, 의사 B와 C에게도 매월 약정된 급여를 지급했다. 이러한 사안에서 병원 소속 근로자들이 A를 상대로 체불된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자, 1, 2심 법원은 의료인 아닌 사람이 의료인을 고용해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하고, 의료기관의 운영 및 손익 등이 의료인 아닌 사람에게 귀속되도록 하는 내용의 약정은 강행법규인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돼 무효이므로, 의료기관의 운영과 관련하여 얻은 이익이나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은 모두 의사 개인에게 귀속된다는 이유로 의사 B와 근로자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따라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는 의사 B가 부담해야지 A가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해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위 사안에서 A가 월급을 지급하기로 하고 의사 B를 고용해 그 명의를 이용, 개설한 속칭 사무장 병원에 있어서 비록 B명의로 근로자와 근로계약이 체결됐더라도 A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봐야 하므로 A가 근로자에 대해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해 1, 2심 판결을 파기했다. 이로써 근로자들은 A 소유 건물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해 임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갑보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법률플러스]가집행선고 있는 판결에 기한 금원 지급의 효과

금원 지급을 명하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 당연히 가집행선고가 붙게 된다. 그런데 가집행선고가 있는 제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하는 경우에도 채무자는 일단 제1심 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채무원리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경우 확정적으로 변제의 효력이 있는지가 문제이다. 물론 채무자가 제1심 판결에 승복해 인정된 원리금을 이의 없이 지급한다면, 이는 확정적인 변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채무자가 그와 같은 승복의 의사 없이 제1심 판결에 의한 원리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 외양은 확정적인 변제의 경우와 다르지 않지만, 그 실제는 가집행선고를 염두에 둔 잠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판례는, 채무자의 내면적 의사를 추정해 채무자가 제1심 판결 원리금을 지급하기는 했으나 항소를 하는 등 제1심 판결을 다투는 경우에는, 제1심 판결이 인용한 채무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확정적 변제행위로 채권자에게 그 금원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제1심 판결이 인용한 지연손해금의 확대를 방지하고 그 판결에 붙은 가집행선고에 기한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그 금원을 지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한다. 이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가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심 계속중 변제공탁을 하고 채권자가 이를 수령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인정된다. 물론 채권자가 제1심 판결의 가집행선고에 기해 강제집행으로 항소심 계속중 채권을 추심하여 갔으면 말할 것도 없이 확정적 변제가 될 수 없다. 위와 같은 경위로 지급된 금원을 가지급금이라 한다. 결국 제1심 판결에 붙은 가집행선고가 원인이 되어 지급된 금원은 확정적으로 변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채무자가 그 금원의 지급 사실을 항소심에서 변제항변으로 주장하더라도 항소심은 그러한 사유를 확정적 변제로 참작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위 금원 지급에 의한 채권 소멸의 효과는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채무자가 그와 같이 금원을 지급했다는 사유는 해당 사건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적법한 청구이의 사유가 된다. 한편, 항소심에서 본안판결을 바꾸는 경우 가집행선고는 실효되고, 항소심은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그 판결에서 가집행선고에 따라 기지급된 가지급금의 반환을 명하게 된다(민사소송법 제215조). 임한흠 변호사

[법률플러스] 임차인의 계약기간 종료 후의 점유와 손해배상책임

이재철 변호사 임대인은 식당건물을 임차인에게 임대했다. 임대인은 임대기간 만료일인 2017년 7월 31일로부터 4개월 전에 임대차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통지한 다음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그 후 임대인은 2017년 8월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을 공제한 1억여원을 공탁했다.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지난 후 식당 영업을 중단했지만 식탁이나 잡기류 등을 둔 상태로 식당을 계속 점유했다. 이에 임대인은 임차인을 상대로 식당을 인도하고, 임대차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인도하지 아니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어떠했을까? 보통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임차기간이 지나서도 건물을 인도하지 않고서 그 건물을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한 경우(예를 들면 주택에서 계속 거주하거나 식당에서 계속 영업한 경우) 임차기간 경과 후의 점유ㆍ사용에 대해서 월차임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면에 임차인이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고 다만 임대인에 대해 유익비상환청구 등 권리를 주장하면서 인도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근(2020년 5월 14일) 선고된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임차인의 목적물반환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 그러나 임차인이 동시이행 항변권을 상실했음에도 목적물의 반환을 계속 거부하면서 점유하고 있다면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라고 밝히면서 이 사건과 같이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연체차임을 공제한 임대차보증금을 적법하게 변제공탁 했다면 임차인은 식당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를 인도하지 않은 것은 적어도 과실에 의한 불법점유를 한 것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임차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임차목적물을 반환하지 않은 경우 설사 임차목적물을 본래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음을 판시한 것으로서 새로운 의미가 있는 판결이다. 이재철 변호사

[법률플러스] 피고표시의 정정과 피고의 경정

이준행 변호사 피고표시의 정정은 소제기 당시에 확정된 피고의 표시에 의문이 있거나 피고가 정확히 표시되지 않은 경우에 그 표시를 정확히 정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고표시 정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된다. 대법원은 소장에 표시된 피고에게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소장의 전취지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결과 인정되는 올바른 당사자 능력자로 표시를 정정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1년 3월 10일 선고 2010다99040 판결). 또 개인이 설립 경영하는 학교시설에 불과한 고등기술학교를 피고로 표시했다가 개인 명의로 피고표시를 정정하는 것은 당사자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표시 정정 신청에 해당하는 것이다라고 판시해(대법원 1978년 8월 22일 선고 78다1205 판결) 소장에 표시된 피고에게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올바른 당사자 능력자로 정정하는 것을 피고표시 정정으로 판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사망한 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가 그 표시를 재산 상속인으로 정정하는 경우도 피고표시 정정의 대표적인 예이다(대법원 1983년 12월 27일 선고 82다146 판결). 피고의 경정은 원고가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분명한 경우 원고의 신청에 의해 피고를 변경하는 절차이다. 피고 경정은 교체 전후를 통해 소송물이 동일해야 하고, 피고가 본안을 응소해 준비서면을 제출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거나, 변론을 한 뒤에는 피고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때는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의 기재 내용 자체로 보아 원고가 법률적 평가를 그르치는 등의 이유로 피고의 지정이 잘못된 것이 명백하거나 법인격의 유무에 관해 착오를 일으킨 것이 명백한 경우 등을 말하고, 피고로 되어야 할 자가 누구인지를 증거조사를 거쳐 사실을 인정하고 그 인정 사실에 터잡아 법률 판단을 해야 인정할 수 있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7년 10월 17일 자 97마1632 결정). 피고경정이 허용된 대표적인 예로는 주식회사를 피고로 해야 할 것을 그 대표이사 개인을 피고로 한 경우를 들 수 있다. 피고표시 정정과 피고 경정은 소멸시효의 중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피고표시 정정은 소를 제기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보지만, 피고 경정은 경정허가결정이 있는 때 종전의 피고에 대한 소는 취하되고 새로운 소가 제기된 것이므로 경정신청서를 제출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피고를 경정하게 되는 경우 경정신청서를 제출한 때 소멸시효가 완성돼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송을 제기할 때부터 피고가 될 소송의 상대방을 정확하게 지정해야 할 것이다. 이준행 변호사

[법률플러스] 공유물의 독점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다른 소수지분권자를 상대로 인도청구를 할 수 있을까. 갑과 을은 A 토지의 2분 1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른바 소수지분권자인데, 현재 을은 갑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A 토지 전부에 소나무를 심어 A 토지 전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이 경우 갑은 자신의 지분권 침해 등을 이유로 을에게 소나무를 수거하고 A 토지를 인도하라는 청구를 할 수 있을까. 민법 제265조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만약 을이 A 토지의 과반수지분권자라면, 을은 갑의 동의가 없어도 A 토지 전부를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갑은 을에게 소나무 수거 및 토지 인도를 청구할 수 없으며, 단지 지분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내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위 사안에서 을은 A 토지의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하므로, 을이 갑의 동의 없이 A 토지를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는 것은 위법해 허용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기존 대법원 판례는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라고 하더라도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점유 공유자에 대해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해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해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즉 위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은 기본적으로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ㆍ사용하는 소수지분권자 역시 공유물을 무단으로 불법 점유하는 제3자와 달리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는 공유물 전부를 점유해 사용ㆍ수익할 권한이 있다. 만약 인도 청구를 허용한다면, 점유 공유자가 적법하게 보유하는 지분 비율에 따른 사용ㆍ수익권까지 근거 없이 박탈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으나, 갑은 지분권에 기초한 방해배제로서 A 토지 지상에 심어진 소나무의 수거를 청구하거나, 지분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내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지분의 과반수를 소유하지 않는 이상 을에게 A 토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이와 같은 해결방법에 만족할 수 없다면 갑으로서는 종국적으로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공유관계를 해소시킬 수밖에 없다. 서동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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