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DMZ와 2005년 경기방문의 해

경기도는 지난 9월 1일 문화관광부가 지정하는 ‘2005년 경기방문의 해’ 로 선정되었다. 경기도는 2002년부터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2005년 경기방문의 해’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을 준비해 왔으며 관광객 6천900만명 유치, 부가가치 3조4천911억원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05년 경기방문의 해’ 를 맞춰 이에 따른 체계적인 민관 네트워크 구축과 질 높은 관광인프라 구축,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등 임진각 일대를 남북교류와 경기북부권 관광 거점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태어난 필자는 ‘2005년 경기방문의 해’ 지정 소식을 접하면서 과연 경기도가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무엇일까 자문하여 본다. 강원도는 설악산, 부산은 해운대, 충청은 백제문화권, 경북은 경주 및 유교문화권, 호남은 남도문화권 등 나름대로 각 도마다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러나 경기도 하면 솔직하게 떠오르는 시각적 이미지가 없어 그동안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2005년 경기방문의 해’ 선정을 보면서 이 기회에 경기도의 브랜드, 경기도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자리 매김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도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상품은 도자기와 비무장지대, 즉 DMZ 라고 생각한다. DMZ는 비록 강원도와 접경을 이루고 있지만 DMZ의 서부접경지역인 경기도가 지금까지 정치, 경제, 역사, 문화적 가치측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하여 높이 인지되고 있다. 그러므로 ‘2005년 경기방문의 해’ 즈음한 경기도의 브랜드는 역시 ‘DMZ’ 라는 이미지를 ‘경기도 DMZ 방문 선언식’ 을 통해 경기도민과 내·외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야 한다. 따라서 ‘2005년 경기방문의 해’ 를 앞두고 경기도 DMZ에 경기도민부터 ‘경기도 DMZ 방문운동’ 캠페인 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우선, 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공무원부터 경기도 DMZ 방문을 시작해야 한다. 일선 공무원들이 도내 대표적인 관광상품인 DMZ를 방문하지 않으면서 ‘2005년 경기방문의 해’ 라고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대표적인 명소 DMZ 방문을 상대방에게 권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도내 교육계의 협조사항으로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생들의 안보 및 생태 체험학습 현장으로 활용을 적극 도입하여 확대해야 하고 대학생들에게는 예비 군대병영의 체험으로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셋째, 도내에 있는 산하 기관단체와 기업체의 일반 회사원에게도 방문기회를 단계적으로 넓혀야 한다. 더불어 여성들의 지대한 관심과 많은 참여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경기도 DMZ 방문운동’을 전개하면서 간과해서 안될 것은 2005년 또는 그 이후 DMZ 방문 및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의 입·출입과 관련하여 군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국방부를 비롯한 해당지역의 군당국과 내년 경기방문의 해에 경기도를 찾는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DMZ를 방문할 때 불편없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2005년 경기방문의 해’는 경기도민들의 축제 한마당이라 생각하며 경기도민들의 애향심 발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한 ‘2005년 경기방문의 해’ 는 도내 관광관계자들만의 1회용 이벤트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1천300만 도민들의 ‘2005년 경기방문의 해’ 에 대한 인식과 함께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그러므로 외국인 관광객의 도내 방문 유치를 위한 해외홍보 및 전략도 중요하지만 우선 경기도민의 홍보요원화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따라서 경기도민 한사람 한사람은 물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홍보요원화되어 2005년에는 대한민국의 중심인 경기도를 방문하고 또한 경기도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DMZ를 방문할 수 있도록 국·내외 친구 및 친척 그리고 해외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의 역할을 충실히 할때 진정으로 ‘2005년 경기방문의 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다. 끝으로 ‘2005년 경기방문의 해’를 계기로 지금까지 DMZ하면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었다면 앞으로 남북평화통일시대를 열어가는 한반도 통일시대의 중심축인 DMZ의 경기도가 되길 기대한다. /장승재 판문점&DMZ관광연구소 소장

기고/겨울철 전기안전에 주의해야

전기는 우리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반면 재산과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크나큰 불행을 줄 수 있는 것이므로 항상 전기사용에 있어서 안전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을 위해 전기히터 등 각종 전열기기 사용의 증가와 건조한 날씨 때문에 전기안전을 소홀히 하면 다른 계절에 비해 전기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전기재해로부터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전기재해 예방 요령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전주에서 주택으로 연결된 인입전선이 여름철 태풍에 의해 처마끝이나 나뭇가지 부분에서 전선피복이 벗겨지거나 노후된 전선이 여름철 뜨거운 햇볕에 의해 균열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겨울철 강한 바람이 불면 노후전선간 합선 또는 누전현상이 발생돼 감전 및 화재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육안으로 점검을 실시하고 손상된 부분은 절연테이프로 감아 주거나 전선을 교체해야 한다. 선풍기 등 여름철에 사용했던 전기제품을 방치하게 되면 배선이 발에 밟히거나 기타 무거운 물건의 충격에 의해 전선피복이 손상돼 전기화재 또는 감전의 요인이 된다. 따라서 접속기에서 플러그를 뽑아 전선을 정리해 잘 보관해 두어야 한다. 겨울철에 많이 사용하는 전기난로, 전기온풍기 등 전열기기는 사용전 먼지제거는 물론 플러그의 파손이나 코드선 피복 손상여부 그리고 온도 조절장치 등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전열기기가 넘어지는 경우 전원이 차단되는 장치가 있는 제품은 반드시 전원차단장치 동작여부를 확인해 이상이 있는 경우 가전 제품 제작업체나 수리업체에 의뢰, 수리 후 사용해야 한다. 전기난로, 전기온풍기, 전기장판 등 난방용 전열기기는 사용중 부주의하면 언제라도 전기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에따라 겨울철에는 무심코 켜 놓은 채 잊어버린 전기난로가 과열돼 발생하는 전기화재가 많으므로 사람이 부재중일 경우는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뽑아 두어야 한다. 전열기기는 전력소모가 많아 한 개의 콘센트에 문어발식으로 여러개의 전열기기를 사용하면 과부하가 돼 합선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콘센트의 용량에 적정하게 전열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전열기기 사용 중에는 주위에 인화성 물질을 보관하거나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누전이나 합선이 발생된 경우 감전이나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된 누전차단기는 한 달에 1회 정도 정상동작 여부를 시험해야하며, 정기적으로 전기배선의 누전여부 등 전기안전점검을 관계기관(한국전기안전공사)에 의뢰해 점검 후 이상이 없을 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전차단기 시험요령은 누전차단기 전면에 붙어 있는 빨강색(초록색) 시험버튼을 눌러 스위치가 위에서 아래로 ‘탁’ 소리를 내면서 내려오면 정상이고, 눌러도 내려오지 않거나 내려온 스위치가 다시 올려도 안올라가면 누전차단기에 이상이 있으므로 교체해야 한다. 전기재해로부터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항상 전기안전을 습관화해야 하며 또한 불량 전기설비가 방치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점검과 개·보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박황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업지원팀

기고/추계 최은희 선생의 인본주의

‘어머니날’의 제정이 그 분의 덕인 줄을 처음 알았다. 얼마전 서울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추계 최은희 문화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추계 최은희여사 탄생 백주년기념 학술회의’ 자리에서였다. 학술회의는 김후란 선생(자연을 사랑하는 문화의집 서울 이사장)의 ‘추계 최은희여사의 회고’에 이어 노영희 동덕여대 교수의 ‘추계 최은희 선생의 삶과 사상’, 이배용 이화여대 교수의 ‘여성 지위 향상의 길을 닦은 최은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됐다. 토론에는 신경숙 한성대 교수와 박무영 연세대 교수가 참여했다. 추계의 아들되는 이달순 수원대 명예교수의 폐회인사로 학술회의는 성황리에 마쳤다. 필자는 고명한 교수진의 학술발표에 의해 조명된 추계를 거듭 언급하는 것도 송구스럽고, 또 학술발표 내용은 이미 경기일보 11월25일자 20면에 ‘최은희 불꽃같은 생을 살다’라는 제목으로 특집 보도된 바가 있으므로 중복을 피하겠다. 다만 이 나이 들어 새삼 수업받는 경건한 마음이 드는 가운데 들은 나의 판단으로는 추계야말로 인본주의의 실천자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기자로만 여겼던 선입관에 비하면 이는 실로 나에겐 놀라운 발견인 것이다. 오늘날 5월8일을 어버이날로 1974년 부터 정해 온 연유가 ‘어머니날’이 모태인 것은 알았으나, 그 ‘어머니날’이 추계가 대한부인회 부회장으로 활약하던 1952년 부터 추진, 마침내 1955년 이승만 대통령의 유시로 채택된 사실은 그날 처음 비로소 알았다. ‘어머니는 위인을 낳는다’ ‘어머니는 한 집의 거울이다’ ‘어머니는 평화의 주인공이다’라는 케치프레이즈로 당시 한국전쟁으로 인한 폐허속에 아들 딸을 잃은 어머니들에 대해 위문의 사회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 또한 인본주의 정신인 것이다. 지금의 경기여고 재학시절인 열여섯 나이에 3·1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해 6개월의 옥고를 치르고, 1924년 춘원 이광수의 권유로 일본 유학 도중에 조선일보에 들어가 최초의 여기자로 8년동안 활약하면서 핍박받는 여권과 빈민층의 심층보도를 위해 잠입취재 등 남자들 보다 더한 의욕을 보인 것 역시 남달리 지닌 인본주의의 발현이다. 1925년 을축년 대흉년 때 구호에 앞장서 보인 사회봉사의 맹활약 또한 인본주의다. 결혼한지 12년만에 남편을 사별한 불행을 겪고도 3남매를 반듯하게 키워 모두 박사학위를 지닌 학자로 배출한 것도 인본주의의 의지다. 말년에 무려 6천여 장의 원고지를 집필, 불후의 근대사 자료로 평가되는 ‘한국근대여성사’를 내고 또 당시로는 거금인 5천만원을 후배를 위한 기금으로 기탁하여 해마다 ‘최은희여기자상’ 시상이 있게 한 것도 인본주의 정신으로 보아진다. 1904년에 태어나 1984년 연치 여든을 일기로 타계하신 추계 최은희 선생은 불꽃처럼 왕성한 외부활동을 보였으면서도 집안에서는 이부자리를 빨면서 빼낸 실을 모아 다시 쓰곤 했을 만큼 검소하게 지낸 분이다. 추계는 개화기를 개척한 신여성이지만 그가 실천해 보인 인본주의 모럴은 21세기 이 시대에도 일깨우는 의미가 많다. 가정과 사회활동 양면의 성공을 훌륭히 병립해 보인 추계의 정신이 인본주의가 바탕이었다면 그는 지금도 우리의 여성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항일운동, 언론인, 여성운동과 함께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보여준 그 분의 인본주의 의지는 작금에 인본주의가 점점 퇴색해 가는 것이 안타까워 더욱 더 돋보인다. 내년 ‘어버이날’에는 이 날이 있도록 ‘어머니날’을 제정케 해준 추계 최은희 선생에 대한 흠모의 정으로 한층 더 뜻 있을 것 같다. /이지현 (사)한길봉사회경기도회장

기고/영재인 육성 노력에 적극 환영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천부적인 특정한 능력과 후천적으로 본인의 노력, 연습, 경험, 학습에 의하여 개발된 특수 재능을 영재능력 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영재능력은 그 사람만이 가진 뛰어난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한 계발·성취하여 인류의 발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특성이 있다. 영재인(英才人)들은 해당 분야의 능력이 남 다르며, 창의성이 높고 과제에 대한 집착력이 대단하다. 영재인들은 모든 사물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 과학적 과정을 바탕으로 증거를 만들어 지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며 그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내재적인 강한 자아 동기유발로 인하여 도전을 추구하여 탐구를 수행하여 나간다.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형성이 스스로의 힘에 의하여 또래들보다 깊고 넓으며 수준 높은 단어의 사용, 다양한 학습 분야와 특정 분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높고, 유창하고 정교한 표현, 뛰어난 관찰력, 책벌레라고 할 만한 독서광, 스스로 해 내고자 하는 능동적인 경향성이 훌륭하다. 이러한 영재인에 대한 교육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넘어서서 또 다른 학습형태나 활동을 통해 그들의 창의성 신장을 도와주어 그들의 능력을 일취월장하게 하는 수월성을 추구해 나가도록 안내되고 조력을 받아야 한다. 영재인에 대한 학습형태나 활동 과정에 대해 다양하게 제시되어 활용되고 있고, 현장의 교사들에 의하여 실태에 맞는 다양한 교수학습 과정안이 구안되어 활용되고 있다. 이에 참고적으로 Renzulli(1997)는 ▲동기를 불러 일으키는 활동(발문하기, 보여주기, 들려주기, 맛 보여주기, 느끼게 해주기, 냄새 맡게 하기, 궁금증 불러 일으키기 등) ▲학습할 주제에 대한 개념 이해(학생들 스스로 파악하도록 단계적인 발문 실시) ▲기능의 습득 및 숙달(필요한 도구나 약품, 재료 사용에 대한) ▲실제적인 문제 해결 활동(쓰고, 풀고 찾고, 실험하고, 자르고 붙이고, 그리고, 움직이고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 위의 단계에서 조금 더 보완한다면 문제 해결활동 후 후속적인 발표를 하도록 유도하였으면 한다. ‘왜 이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였으며, 그 결과 어떤 결과가 나왔고, 그리하여 결론은 이렇게 되었다, 나는 이 결과와 결론을 이용하여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 것이고 어떤 분야의 기술개발이나 신제품 개발 정보에 활용하였으면 좋겠다. 오늘 학습할 주제에 대하여 후속적으로 더 알아보고픈 내용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이렇다’ 라는 발표기회를 주도록 한다. 발표 후 청취한 사람들과 질의응답의 활동을 통해 생각을 발표자와 청취자의 의견을 수정 보충하고 후속적인 사고 자료를 얻는 기회로 사용하도록 한다. 이 후속적인 정리의 과정은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발표하여 생각을 나누게 하며 타인에게는 또 다른 학습사고 주제가 되기에 활용되어질 만한 것이다. 아울러 후속적인 학습을 유도하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각급 학급교사나 각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활용하기 쉬운 과정이라고 판단한다. 각급 학급의 담임교사나 교과 담임 및 지도 교사, 학부모님들은 학생이나 자녀들의 특정한 영재성을 눈여겨 발견하고 그들의 영재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기회를 접목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각국의 영재 육성 계획은 생과 사의 갈림길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열하게 추구되어 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초·중·고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착실히 운영하여 영재인을 위한 수월성 추구교육이 차별화 교육을 실천한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있음은 유의하여야 할 내용이다. 경쟁적인 영재 육성 실천 내용을 예를 든다면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에서 2005 학년도에 영재학급의 증설과 초중고 대학간의 연계적인 과학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책정으로 이를 뒷받침하여 주고 있다. 특수목적 고등학교인 과학고등학교를 본래의 목적에 알맞게 교육과정을 조정 운영하고 학생들의 진로를 바르게 인도하겠다고 교육인적자원부 발표도 있었다. 선진국가 건설을 위한 국가간의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절대적 우위나 비교 우위를 차지하여야 하며 그 우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발전과 인류의 행복을 도모하려고 할 때 영재인들을 통하여 이루어나가는 방향을 좀 더 깊고 넓게 다양하게 추구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박현진 화성 봉담초등학교 교사

기고/수원시의 ‘수원함’ 장병위문 기행

며칠 전이다. 초겨울의 들녘을 헤쳐가며 ‘해피 수원’ 로고가 선명한 수원시청 버스로 40여명의 일행이 남으로 남으로 달려 근 8시간만인 어두울 무렵 진해에 도착했다. 몸은 모두 파김치가 됐으나 수원함 장병들 위문의 설레임으로 마음은 풋풋했다. 해군회관에서다. 안내 책임을 맡은 수원함 작전관 A 대위가 부인의 첫 아이 산고로 병원에 입원시키고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딱한 사정을 알았다. 귀가할 것을 권했으나 위문단 일행을 맞는 것도 작전명령이기 때문에 불가하다며 끝내 부동의 자세로 떠날 줄 모른다. 순간 눈시울이 뜨거웠다. 이때였다. “그럼! 이젠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하므로 세번째 아이부터는 내가 학비를 댈테니 많이 낳아요. 기왕이면 연거푸 쌍둥이로!” 김용서 시장의 말에 좌중의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A 대위의 화답과 함께 단아한 거수경례가 있자 일행의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해군회관서 새우잠을 자고 이윽고 수원함 함상에서 위문행사를 가진 것은 이튿날 오전 11시30분이었다. 김 시장과 김명수 수원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일행 그리고 함장인 L 중령 이하 전장병이 함께 한 가운데 A 대위의 힘찬 구령으로 국민의례, 경과보고, 환영사, 격려사 등이 이어졌다. 아! 그런데 푸르른 해상에서는 돌고래 쇼 같은 물고기 떼 쇼가 한창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우리의 위문행사를 축하하는 듯 무리지어 뛰노는 게 높이뛰기 대회를 방불 해 보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군항에서는 한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않으므로 이처럼 갖가지 물고기가 모여들어 물고기천국을 이룬다는 것이다. 위문품으로 진공청소기, 벽걸이 텔레비전, 신간 도서 등 6종에 34점이 전달됐다. 이 위문품은 수원함이 필요로 한 것을 미리 알아 준비한 것으로 773만원 상당의 것이다. 수원함은 뜻밖에도 저소득층 장학금에 보태 써달라며 50만원을 답례로 기증하는 것이었다. 이 돈은 함정안에 둔 자판기 수익금이어서 금액을 초월한 수원함 장병들의 따뜻한 사랑이 깃들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흐뭇한 것은 위문행사를 갖는 동안 다른 함정의 장병들이 연달아 손을 흔들어 반기면서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해군 작전사령부 소속의 수원함은 1천100t 규모의 전투함으로 ○○○억원을 들여 건조되어 취역과 동시에 명명됐다. 수원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지가 여러해 된다. 그런데도 우리 지역사회의 이름을 딴 전투함이 우리의 영해를 지키고 있는 영예로운 사실을 아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게 안타깝다. 진해 군항에는 수원함 이외에도 많은 군함이 있었으나 그냥 정박해 있는 게 아니다. 어떤 군함은 작전 나갈 출항 준비를 하고 어떤 군함은 작전을 마치고 막 귀항해 있기도 하는 그야말로 영해 일선의 초병들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의 영해 방어는 곧 국방의 요체다. 우리 일행이 도착한 날 전 수원함 함장 C 중령 부부가 개인적으로 기념품까지 갖고 해군회관에 들러 반겨주더니 이튿날 위문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에도 나와 환송해 주는 것이었다. 수원함 함장 이하 장병들이 도열한 환송대열 한켠에서 우리가 타고 떠나는 버스를 보면서 손을 흔들어 준 진한 정경은 감동적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가 떠날 때까지도 A 대위 부인의 해산 소식을 듣지 못했던 점이다. 비록 소식은 듣지 못했지만 자랑스런 해군 장교의 아내로 건강한 아이를 낳아 잘 키우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위문단 일행엔 시·도의원들도 있었지만 주로 여러 계층의 시민들이 함께 한 것은 실로 범시민적 의미가 깊었다. 시민 일행 중엔 아들이 해군사관학교 사관생도인 장한 어머니가 있어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위문행사의 마지막 코스로 해군사관학교를 견학하고 귀향버스에 올랐던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 식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에서 우동으로 때웠으나 배고픈 줄을 몰랐다. 나들이 길에서 돌아와서인 지 새삼 내집처럼 포근한 정감이 가는 수원시청에 도착한 게 초저녁인 데도 일행의 얼굴은 마냥 밝은 표정들이었다. /이지현 (사)한길봉사회 경기도회장

기고/동북아 물류교역의 중심축 ‘평택항’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급변하는 세계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무역을 진흥시켜나가려면 가장 먼저 서로 말(言)이 통하고 문화(文化)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아의 물류 및 교역의 중심축을 지향하면서 아시아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해볼 때 경기도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경기도가 동북아 물류중심 도시로 성장하여 국가경쟁력을 확보해나가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경기도가 동북아 물류 거점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평택항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적 측면의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난 89년 개발이 시작된 평택항은 중국의 새로운 산업벨트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연안 및 동북부 주요 항만과 최단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현재 중국 룽옌(龍眼), 르자오(日照), 다롄(大連)을 포함해, 일본 가고시마 등 3개의 화객선 항로가 개설 운행 중이다. 정기 컨테이너선은 칭다오(靑島), 톈진(天津), 웨이하이(威海), 상하이(上海), 홍콩 등 7개 항로가 운행되고 있다. 또한 주한미군부대가 이전 완료되면 인근 지역에 외국 첨단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첨단기업도시 조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입지적 여건을 고려하여 평택항을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첨단기술개발, 외자 유치의 전진기지로 활용하여야 한다. 둘째, 국제적인 인적 인프라 구축의 2단계사업으로서 중국의 주요 항만과 최단 거리에 있는 평택항을 중심으로 ‘중국어 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국제적인 인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경기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영어마을 조성사업’을 시도, 타 시·도에서 벤치마킹을 할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요즘 직장인과 대학생들 사이에 불고 있는 ‘중국 경제 열풍’도 활용해야 한다. 최근 대학별로 중국 경제를 배우는 강좌가 개설되고 학기 중에 중국 현지에서 현장교육을 하는 강좌도 생겨났다. 중국어 마을을 조성해서 중국어학 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역사, 사회를 망라하여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무서운 중국의 힘과 저력을 모르고서야 동북아 중심으로 자리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어 마을 조성사업은 경기도가 ‘한국정원’과 ‘중국정원’을 양 국가간 서로 교환 조성한 선례도 있기 때문에 그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셋째, 평택항과 직항로가 개설된 중국 지역에 현지 한국기업인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마을’을 경기도가 나서서 조성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중국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해서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이 중국에서 한국어와 중국어로 교육을 받으며,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중국 전문가’로 성장한다면 국가 경쟁력확보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앞서 제안한 평택항을 중심으로 한 ‘중국어 마을’과 중국연안을 중심으로 한 ‘중국어 마을’을 교환하여 조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가 큰 일이 될 것이다. 끝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경기도의 ‘영어마을 조성사업’의 보다 확실한 성공을 위하여 미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는 평택에 영어권의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평택 영어마을’ 조성을 제안한다. 자녀들은 물론 미군기지 이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어구사 능력을 키워야 하는 지역민들을 위해서는 영어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동북아시아 물류 및 교역의 중심축을 지향하고 그 핵심적 역할을 경기도가 추진해 나가며 중심도시로서 평택항을 성장 발전시켜서 국제교육도시, 국제물류도시, 국제첨단도시로 만들어나가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경쟁력 확보의 근원지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재영 경기도의원

기고/백두산 정계비와 간도 귀속문제

1712년(숙종38) 청나라가 국경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의가 와서 백두산 동남방 4㎞, 해발 2,200m 지점에 정계비를 세웠다. 비문의 핵심내용은 西爲鴨綠, 東爲土門이다. 그뒤 19881년(고종18) 청나라는 간도 개척을 이유로 간도에 살던 조선인을 송환해 갈 것을 요구하여 왔다. 그러자 조선에서는 어윤중을 보내어 정계비를 조사하게 하고 그뒤 안변부사 이중하를 보내어 조선의 영토임을 주장하였고, 대한제국 정부때인 1902년에는 이범윤을 간도관리사로 임명하여 간도의 동포들을 직접 다스렸으나 청과 잦은 분쟁 때문에 1904년에 이범윤을 소환하고 말았다. 그러나 청은 언제나 우리와 간도 귀속(歸屬) 문제를 논할 때에는 토문강(土門江)~도문강(圖們江)~두만강(豆滿江)은 같은 발음임을 예시하여 동일한 강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중국 전요지(全遼志)에도 토문강의 이름을 토문하(土門河)로 적고 있으며 송화강의 원류라고 밝혀놓고 있다고 강력히 항의했으나 듣지 않았다. 사실 토문강은 종성에서 두만강을 건너 서북쪽으로 90리를 가야 나타난다. 우리는 흔히 이 지역을 간도(間島)라고 말한다. 간도란 원래 온성 일대의 두만강 사이에 있는 삼각주(사이섬)를 일컫는 말이었다. 청과 조선은 두만강 이북을 완충지대로 정하여 출입을 금하자, 쌀 한 두 되에 청인(淸人)에게 처자를 팔 정도로 가난하던 우리 동포들이 간도를 간다고 거짓말하고 간도를 건너서 만주지역까지 가서 개간을 하면서 비롯된 말로 다시 말하여 두만강 건너 땅까지 연장하여 간도로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간도가 중국 땅이 된 것은 1905년 9월 을사보호조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일제가 우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만주를 통째로 삼킬 목적으로 안봉선 철도부설권·무순 탄광 채굴권 등과 교환하였고, 1931년에 만주사변을 일으키면서 일제의 손으로 백두산정계비를 뽑아 흔적조차 없애버렸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과 혈맹국인 북한이 1962년 ‘조중변계조약’을 통해 중국과 ‘압록강~천지~두만강 홍토수’에 이르는 선을 비밀리에 국경으로 확정했다는데 있다. 남북이 통일될 경우, 북한의 국경조약을 당연히 승계해야 한다는 국제법의 규칙이 없으므로 통일 한국이 주변국과 국경문제를 다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학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주변 14개 나라와 국경을 접하여 끊임없이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간도문제를 염두에 두고 동북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다. 간도문제를 염두에 둔 동북프로젝트의 진정한 속내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동북(간도)의 위상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동북의 고대사로부터 현대사까지 철저하게 중국사에 편입하여 장악함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정치적 목적에 부합하는 한편, 북한이 붕괴되면 통일 한국이 간도의 귀속 문제를 들추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방파제이다. 요컨대 이러한 중국의 분별없는 행동은 우리민족의 근본을 흔들고 뿌리를 건드리는 일이다. 간도는 고조선·고구려·발해의 활동무대였고 청산리 전투와 봉오동 전투 등 민족정신을 일깨운 항일무장 투쟁의 본거지이며 2백만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는 땅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구려사의 위기에 즈음하여 중국의 행동을 잘 간파하여 간도문제를 중국에 대한 ‘카드’로 이용하여 고구려사의 위기를 넘겨야겠다. 비록 고구려·발해의 옛 땅인 만주가 지금은 중국 땅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엄연한 사실의 역사까지 빼앗아간다는 것은 해도 너무하다. /육광남 의정부 호원고 교장.수필가

기고/언어의 다각적 해석이 낳은 불행

지난 10월18일 많은 언론사는 17대 첫 국정감사에 보험개발원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중고차 10대 중 6대 사고 경력”이라는 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이 내용을 살펴보면 중고자동차 판매 2개 업체를 선정하여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중고자동차의 사고 기록을 조회한 결과 60% 정도가 1대당 1.4건의 사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마치 전국의 모든 중고차 중 60% 정도가 사고차이며 이를 판매업자가 속이고 팔아 소비자의 주의가 요망된다는 기사를 읽고 24년간 중고차 매매업에 종사한 필자는 실소하고 말았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그리고 보험사, 관계기관의 ‘사고 차량’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하여 먼저 논하고 싶다. 먼저 A氏와 B氏 차량이 있다고 가정하자 각 차량은 야간에 뒤에 있는 물체를 확인치 못하고 후진하다 뒷 범퍼와 드렁크 부분이 부서졌다. 이 차량은 뒷 범퍼, 찌그러진 트렁크, 후미등, 부분도색에 드는 경비를 A氏는 자부담으로 처리하고 B氏는 보험혜택을 받았다. 이럴 경우, 보험사는 A氏 차량을 무사고 차량으로 B氏 차량은 사고 차량으로 볼 것이고, 법률가는 물적 피해가 있으므로 사고 차량으로 볼 것이며, 각 해당 기관은 보험사의 정보에 따라 A氏 차량은 무사고 차량, B氏 차량은 사고 차량으로 유권해석 내릴 법하다. 그러나 매매업자는 A氏와 B氏의 차량에 대하여서는 무사고 차량이라고 결론지을 것이다. 매매업계에서 사고 차량이라 함은 차량 엔진을 내려 수리하거나 용접, 차량 문짝을 교체하는 등 중대한 교체 수리를 한 차량에 대하여, 사고 차량이라 하며 사고 차량은 일반 차량 가격보다 사고 경위에 따라 그 금액을 산정하여 구매하거나 판매한다. 이렇듯 사고 차량이라 함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 차량의 가격을 결정짓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각자의 위치에 따라 사고 차량인지 무사고 차량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석 없이 중고차매매 시장만이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판매상을 불신할 것이고 판매업자는 행정 당국 등을 탓하며 소비자를 뜻하지 않게 속이는 우를 범할 것이다. 이 문제로 소비자 분쟁시 조정 기관은 보험기록 정보에 의하여 사고 차량 유무를 진단하여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지금 자동차 매매업계는 극심한 경기침체와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소비자와 행정기관, 판매업체간 사고 차량의 분분한 해석으로 또 한번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사고 차량과 정비 차량을 구분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필자에게 든다. 현재 중고 자동차의 판매율은 신차 대비 130% 수준이며 자동차 선진국형인 신차대비 15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매매업체 종사자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꿈에 부풀어 이 업에 미련을 두고 정진하고 있다. 신차가 잘 팔리면 중고차 시장은 호황이다. 중고차 시장이 호황이면 신차 판매가 활성화된다. 중고자동차 매매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동차를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을 매입하고 분류하여 수출시장에 내놓거나, 국내시장에 내놓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이라는 특단의 조치보다 작은 부분의 불합리함을 개선하는 것이 원활한 시장 경제를 만드는 지름길이라 생각되며, 거창한 구호나 통제보다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기준이 경직된 시장구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불어 닥친 국내 자동차 매매시장의 불황의 골은 깊어만 가는데, 폐업하는 동료 업체 수는 날로 늘어나는데, 같이 근무하던 자동차 매매 종사원은 떠나는데, 지금 하필 이렇게 힘들 때 차량의 60%가 사고 차량(?)이라니! 지금 소비자들은 언론 기사의 사고 차량이 사고 난 차량 인 줄 알고 있으며 소비자를 현혹하여 팔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답답하여 하늘을 쳐다 보지만 24년차 매매업체 베테랑도 한 숨만 나올 뿐이다. 언어의 다각적 해석이 낳은 불행을 막지 못하고 동일한 언어를 쓰면서도 시원하게 설명할 수 없는, 그래서 각자 해석하고 이해하여 우리 스스로 자멸하는 모두의 불행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그래도 이 힘든 시기를 이겨보려 애쓰는 매매업계 동료들을 보면서 우린 아직도 옛날 옛적의 어여쁜 백성일 뿐인가 싶다. /이명선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남부지부장

기고/‘2004 평택’ 위기인가? 기회인가?

지구촌 세계인들의 관심속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3일 보스턴의 자택에서 부시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함으로써 부시의 승리로 매듭지어 졌다. 이번 미 대통령 선거만큼 세계인의 관심속에 치러진 선거가 또 있었는지 필자는 곰곰이 되새겨 보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라크전쟁, 북한 핵문제 등이 외교적 이슈로 부각된 상태에서 미 대통령 선거의 대단원의 막이 내려진 것이다. ‘2004 평택’은 국가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라 지역적인 관점에서 볼때 세계의 어느 지역보다도 평택지역만큼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은 흔치 않을것이다. 필자가 만나는 시민들 마다 부시가 재선될 경우와 민주당의 케리가 당선될 경우를 각각 상정하여 우리 평택시와 대한민국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 갑론을박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미대선결과가 중요한 까닭은 북한 핵문제 해결과 관련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이라크 파병문제, 주한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른 용산기지 이전과 미2사단 이전 문제 등이 우리평택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평택시민은 그동안 국가의 안보나 경제발전을 감안하여 주한 미군 주둔에 따른 일정의 불이익을 감수해 왔으며 인내해 온것 또한 사실이다. 소음피해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와 같은 직접적 피해는 물론이고 교육적 환경이나 도시개발 문제 등 정서적이고 거시적인 불이익도 지역 이기주의 보다는 국가안보의 협력이라는 큰 틀의 이해심으로 포용해 왔다. 그렇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주한미군 재배치 평택·당진간 경계분쟁)으로 평택시민들은 분노와 격정에 휩싸여 있으며, 중앙정부의 평택지원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고요속의 폭풍 전야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른 평택지원 특별법의 내용이 속빈강정 이라는 비판과 정책적 지원이 충분치 못하다는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고, 설상가상으로 헌법재판소의 평택항 경계조정 분쟁의 판결은 평택항을 동북아 무역의 중심항 허브항으로 만들겠다는 시민들의 염원마저도 빼앗아가버린 것이다. 급기야 평택은 이리저리 찢기어 ‘바다는 당진으로 육지는 미군으로’라는 분노와 허탈감에 휩싸여있다. 우리앞에 놓여있는 위기와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프랑스 조각가 로댕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어느날 조각가 로댕이 청년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 청년들은 길을 막고 있는 바위를 향해 귀찮은 눈길을 보냈다. 그러나 로댕은 이 화강암을 ‘인생을 고민하는 젊은이’로 인식할 수 있었고 그는 이 화강암을 갈고 닦아 명품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평택은 지정학적으로 참 좋은 위치에 있다. 통일시대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경기도의 유일한 관문인 평택항을 갖고 있으며 21세기 세계를 이끌고 갈 동북아의 중심적인 위치에 있으며, 대 중국 대 북한과의 인적·물적 교류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환 황해권 경제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평택항의 개발과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른 용산기지 이전등을 어떻게 지혜롭고 슬기롭게 대처하며 풀어가는가 하는 것이 우리 평택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수도권 정비계획법’이라는 법의 규제로 경쟁력을 극대화 시키지 못하고 있는 평택은 이제 ‘평택지원특별법’으로 그 경쟁력을 극대화 시켜야 할 것이며, 중앙정부도 평택항에 대한 분쟁을 지자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국가항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 판단과 지원을 하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3대 국책항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것이다. 우리 평택은 앞으로 국제 무역·금융 도시로 발전해 나가면서 각종 국제회의와 국제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컨벤션(convention)산업의 발전 뿐만아니라 ‘평택 밸리’라는 첨단 산업의 유치와 더불어 관광레저 도시로서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외국대학의 유치로 교육발전의 가능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평택은 앞으로 ‘경제특구’로써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것은 비단 평택의 경쟁력을 높이는것 뿐만아니라 대한민국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평택 시민 모두는 이러한 우리시의 대내외적 환경과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와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 등 모두가 협력하여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 위기에 놓인 평택이 아닌 기회가 열려있는 희망의 평택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원유철 전 국회의원

기고/제65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이하며

오는 17일은 제65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어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기는 비운을 맞게되자 우리 선열들은 몸과 마음을 바쳐 조국광복에 분연히 일어섰다. 방법은 각기 달랐으나 조국의 독립을 이루겠다는 염원은 하나였으며 수많은 선열들이 소중한 생명을 바쳤다. 이러한 우리민족의 독립의지를 모아 중국 상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는 1939년에 임시 의정원 제31회 총회를 열고 지청천, 차이석등 6인의 공동제안으로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정하여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기념해 왔다. 11월 17일을 기념일로 정한 것은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강제로 체결된 날을 전후하여 목숨을 잃은 선열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한다. 광복이 될 때까지 임시정부의 주관으로 거행해 오던 순국선열공동기념일 행사는 광복 후에는 대통령, 국무총리가 참석함으로써 실질적인 정부기념일에 준하는 규모의 추모행사로 거행해 왔다. 그후 광복회 및 순국선열유족회 등 8개 단체에서 정부기념일로 복원·제정하여 줄 것을 계속 건의하자 정부는 1997년 6월 9일 정부주관 행사인 정부기념일로 정하고 그 해 11월 17일 제58회 때부터 첫 정부주관(국가보훈처) 기념행사로 거행하였으며 그 후 1999년 제60회 순국선열의 날 행사에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하여 추모행사의 격을 높였다. 순국선열은 우리 민족의 뿌리이다.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바쳐 우리민족이 처한 고난을 극복한 분들이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조국독립이란 대의(大義)에 헌신한 살신성인(殺身成人)의 정신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선열들의 이러한 정의의 정신이 오늘에 되살아나 우리사회에 힘과 용기를 불어 넣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뜻깊은 역사를 기억하고 역사에서 반성과 활력을 얻는 민족만이 세계에 웅비할 수 있는 저력을 갖게되는 것이다. ‘순국선열의 날’이 달력의 한구석에 작은 글씨로 표시되는 정부기념일로 제정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은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의 바탕 위에 이룩된 것임을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자각하고 선열의 국권회복을 위한 순국정신을 오늘의 국난극복의 정신으로 계승, 선양코자 하는데 순국선열의 날을 기리는 참뜻이 있다. 선열들의 희생의 바탕 위에 부강한 나라, 선진 문화 민족 그리고 통일국가를 이룩하는 것이 이 나라를 구한 순국선열의 재단에 우리 후손이 바칠 최소한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노영구 수원보훈지청장

기고/학교운영위원 임기 조정이 필요한 이유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일 ‘학교운영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데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가고 있다. 도교육청의 개정안은 ‘자녀가 졸업한 학부모위원의 자격을 임기만료일(3월 31일)까지 유지’하도록 단서 조항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졸업생 학부모위원의 계속적인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참여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내년에 실시될 교육감선거와 관련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한다. 지난 6년 동안 학교운영위원으로서 활동한 현장경험과 대다수 운영위원의 의견을 종합할 때, 이번 개정안은 학운위의 원활하고 정상적인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번 개정안은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첫째, 재적위원 수를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학운위 운영의 가장 기본요건인 ‘성원의 유효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조례에는 학교운영위원의 임기가 4월 1일부터 1년으로 정해져 있으며(제4조), 학부모위원은 자녀학생의 졸업 휴학 전학 및 퇴학한 때에는 자동으로 그 자격을 상실하도록 되어 있다(제7조 제2호). 그런데 대부분의 학교가 2월 중순경 졸업식을 한 이후에 임기 만료일인 3월 31일 사이 약 45일 동안에 많은 운영위원의 결원이 발생하여, 학운위 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있다. 특히 ‘졸업생 학부모위원’의 결원과 함께 2월말 교원위원의 인사 이동이 겹치게 되면 ‘반쪽짜리’ 학운위라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이 때, 새학년도의 학교예산 심의와 학운위 규정 개정과 같은 아주 중요한 사항들이 불과 3~4명에 의해 통과될 수도 있어서 ‘회의의 유효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필자가 과거 초등학교의 운영위원장이었을 때, 2월말에 학운위 회의를 하면서 운영위원 수가 너무 적어서 다른 학교로 인사명령이 난 교원위원까지 다시 불러 회의를 한 적이 있었다.(2월 말일까지는 우리 학교 소속이므로) 둘째, 학교운영위원의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자녀가 졸업한 학부모위원이 아무런 부담과 사심 없이 학교예산이나 학운위 규정 등 중요사항의 심의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학교와 직접적인 관계가 적은 지역위원을 참여시키는 마당에, 학부모위원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셋째, 학교운영위원 다수가 이 개정안을 지지한다는 점이다. 작년도 11월에 필자는, 교원위원을 포함하여 우리지역의 학교운영위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대상자의 80%인 1천218명이 응답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7.2%가 ‘졸업생 학부모위원의 자격을 임기 말까지 보장하는 보완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찬성하였다. 반대는 17%에 불과했다. 경기도 전체 운영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학운위의 원활하고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의 책임감과 전문성이 높아지며 활동의 연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서울이나 다른 지방처럼 운영위원 임기를 2년으로 하고, 1년마다 2분의1씩 선출하는 방안으로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학운위가 단위학교 운영과 교육자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때, 우리 교육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김 장 중 고양 대화중 운영위원장

기고/마음이 슬픈 병?

자살 증후군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살한 수는 1만3천55건으로 하루 평균 36명, 시간 당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울증으로 뇌의 변화로 인한 마음의 병이며, 말 그대로 슬픈 병이다. 남자 열 명 중 한 명, 여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우울증으로 시달리며, 그 중에 약 15%가 자살을 기도한다고 한다. 때로는 우울증과는 무관하게 억울한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 수는 극소수에 불가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살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가족 간에 갈등에서부터 염세적 인생관, 생계 문제, 학교 성적 부진, 지병, 알코올 마약 중독, 외로움 등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민생고와 더불어 ‘얼짱’, ‘몸짱’이 못 되었다는 이유로 비관해 동반 자살했다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실업자, 신용 불량자 같이 생계형 자살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IMF 환란이후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빈곤층만으로 양분된 탓으로 상대적으로 가난하다는 감정에서부터 시작된다.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 의식이 잘못된 풍조로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자살을 부추기는 느낌마저 든다. 사실 누군가 죽어야 겠다는 결심을 할 때까지 그 절박한 심정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좌절감이 밀려왔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죽음은 한 개인에겐 모든 것을 종결시키는 상징적인 행위가 될지는 몰라도 사회적으로는 결코 종결이 아니며 오히려 새로운 논란의 시작일 뿐이다. 자살은 결코 현실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아니며 남은 자에게는 더 큰 고통을 안겨주는 연대 파장을 일으킨다는데서 명백한 살인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자살은 본인만이 아닌 사회 모두에게 큰 재앙을 안겨주므로 우리 모두가 연대 책임을 가지고 무너져가는 공동체를 새롭게 개축하는 일이 급선무다. 목숨을 끊을 만큼의 용기가 있다면 살아가면서 어떠한 난관에 봉착 하더라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반론이 제기된다. 고로 자살이란 행동은 누구에게도 변호받을 수 없는 스스로 택한 죄악이다. 자살의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예방할 책임은 가족과 사회 그리고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닌가. 번져가는 자살 증후군에 대한 뾰족한 예방책이 없어 보이는 듯 하지만 일자리 창출, 내실 있는 빈곤층 지원 등 사회 안전망 확충과 함께 이웃에 대한 배려가 절실하다. 자살의 핵심 원인인 우울증은 80% 정도 약물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의사의 상담과 분석, 정신 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자살자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수개월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자살 경고 사인을 보낸다고 하니, 우울증 환자를 접하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은 환자의 증세나 정도 차이에 관계없이 그들의 고백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갖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게 해준다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정 복 희 경기도의사회장

기고/자연생태계는 보전돼야 한다

인간은 생태계의 일부로서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그 구성 요소들이 에너지의 흐름과 물질의 순환에 의해 서로 연결된 유기체이다. 생태계가 훼손된다면 이러한 에너지와 물질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으므로 그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은 삶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인간의 간섭에 의해 생태계가 훼손되어 평형이 깨어진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개발정책은 산업화, 도시화 그리고 늘어나는 인구, 팽창하는 경제에 대처하기 위한 방편으로 추진되어 왔다. 좋은 땅 위에 많은 인구를 수용하기 위하여 고층·고밀화를 추진하고 개발 가능한 녹지를 시가지로 바꾸는 행위, 그리고 하천을 복개하여 도로를 만드는 것이 곧 개발을 의미했다. 그러나 급속히 늘어나는 인구와 경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고 질을 무시한 양적 팽창으로 인해 환경은 더욱더 악화되어 가고 있다. 그러므로 향후 인간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국토를 잘 이용, 즉 토지이용의 생태효율을 제고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자원이용 효율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며, 보전과 이용의 적절한 조화로 자연이 살아 숨쉬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과 생물이 더불어 사는 자연생태환경의 보전을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모든 개발은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최근까지 각종 개발압력에 따라 일부 난개발이 초래되었으나 앞으로는 선계획·후개발 원칙에 따라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계획적인 개발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사업은 자연을 고려하여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친환경적인 개발이 되도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인위적 하천정비대신 하천이 가지는 자연성을 보존하거나 복원하도록 하여 하천생태계를 살리고 수질의 자정작용과 자연경관 등을 생각하는 하천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자연생태계의 보존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이다. 자연생태계는 인간에게 다양한 공익을 제공하는 자원으로서 지속가능한 생태계의 능력범위에서 자연자원을 이용하고 자연생태계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우수한 자연생태계의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국민에게 여가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연생태계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경기도에서는 자연생태분야 주요 사업중의 하나로 생태공원과 생태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여가문화 행태는 놀고먹는다는 개념에서 출발하여 왔다. 이러한 그릇된 놀이 문화는 결국 환경을 더럽히고 자연생태계를 훼손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왔다. 셋째, 지속적인 환경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이 인류생존의 기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해 환경을 보전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환경교육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환경교육을 실천하기 위하여 도립으로 환경교육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특히 지방의제 활동 등을 통하여 지자체와 기업체, NGO 등을 중심으로 한 주민참여로 자연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관리능력의 강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개발과 보전은 동전의 양면성과 같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둘 다 중요하다할 수 있다. 환경은 행정기관이나 어느 특정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우리모두가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는 것만이 자손들에게 지속가능한 자연환경을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심재인 경기도 환경정책과장

기고/공직자 YM(Yes mind) 예절교육을 마치고

예로부터 수원은 효와 성곽의 도시로 정평이 나 있으리만치 도심 곳곳에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수원 화성과 대장금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떨친 화성 행궁이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문화재의 으뜸인 팔달문, 장안문, 화서문, 창룡문 4대문과 시가지 중앙에 탑처럼 솟아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송림 사이로 맑게 보이는 하늘과 산정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팔달산이 자리하고 있어 팔달구를 명실공히 수원의 중심구라 부르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풍요롭고 삶의 질에서는 항상 으뜸도시의 자리 매김속에 현대와 고전이 공존하고, 22만 구민이 손을 맞잡고 ‘Happy Suwon’ 만들기에 분주하다. 근대 교육의 아버지 페스탈로치가 이 세상에서 여러 종류의 기쁨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가정의 웃음이라고 말했듯이 직장에서의 기쁨은 우선 민원인들이 흡족해하고 환하게 웃을때 즐거움이라 말할 수 있다. 늘 민원인에게 웃음만을 선사하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고품격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팔달구에서는 공직자 Yes Mind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모든 민원 처리는 안 된다(No)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된다는 긍정적인 사고(Yes Mind)를 가지고 민원을 처리, 고객이 감동하여 다시 찾고 싶은 직장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 팔달구 공직자의 책상위에는 거울이 하나씩 놓여있다. 출근하면서 책상에 앉자마자 작은 거울에 비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추스르고 자세를 가다듬어 밝은 마음과 건강한 생각으로 씽긋 웃어도 보면서 민원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포켓속에는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공직자의 행동철학과 전화응대 요령 등이 수록된 소형 리플릿이 있어 수시로 꺼내 읽어본다. 이러한 시책을 펼치면서 뜻깊은 것은 10월에 수원시 예절교육관에서 공직자 예절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예절교육관을 들어서는 순간 마음가짐이 차분해 지는 것을 느꼈으며 자연스럽게 안내하는 관장님, 예절강사님의 부드럽고 차분한 모습을 보니 예절이 몸에 배면 저런가 싶을 정도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옛날 중국에서는 예절을 배우려면 한국에 다녀오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가볍게 인사하는 목례, 큰절, 작은절 등 그동안 무심코 해왔던 것들 속에 심오한 동양사상이 근거한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랐으며 예절속에 효의 도시다운 자긍심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 수원’의 공직자 의식을 한층 높였다. 생각으로라면 수원시 전 공직자로 확대하여 예절체험 교육을 실시하였으면 한다. 팔달구 공직자 Yes Mind 갖기 운동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내년에는 보다 더 알찬 지도를 그려야 겠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게 되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게 되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공직자로서 시민에게 무한봉사로 고 품질의 행정을 서비스 한다는 것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면 어떠한 길도 열리지 않는 것처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팔달구 공직자 Yes Mind 갖기 운동이 알찬 결실을 맺기 기대해 본다. /김영돈 수원시 팔달구 총무담당

기고/택지개발 위한 GB 훼손은 안 된다

풍문으로만 무성하던 안양시 관양동마을 18만 5천평이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사업’ 지구로 주민공람을 실시한 이후 이를 반대하는 주민 여론의 강도가 높다. 관양동마을은 안양에서 그동안 유일하게 보존돼온 자연부락이다. 오랜기간 그린벨트에 묵인 채 주말농장과 포도농장이 그리고 산새소리에 다람쥐가 뛰어노는 ‘도심속의 천혜의 전원마을’이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12%밖에 안되는 수도권에 인구 50%가 밀집되어 있다. 특히 안양시는 전국에서 서울, 부천 다음으로 인구밀도가 3위인 과밀도시로서 58.5㎢의 협소한 면적에 인구는 62만명이나 살고 있으며, 가용토지가 전무하고 교통난 등 심각한 도시문제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게다가 관양동마을이 있는 동안구는 21.94㎢에 안양 인구의 60%나 되는 35만5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에 4천700가구, 줄잡아 2만여 명의 인구가 유입되면 과연 어찌 될까? 그야말로 ‘포화’ 상태, 그 자체일 것이다. 건설교통부가 저소득층 주거안정 명분으로 2012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100만호 국민임대주택 건설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협의를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여 추진해야 할 국책사업을 특별법 제정을 통해 밀어붙이기식의 사업추진에 반대하는 것이다. 특히 관양동마을 임대주택 예정지구는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그린벨트 해제 공약에 의해 동편(12,620평), 부림(9,994평), 간촌마을(7,856평) 등 총 3만평이 2004년 4월에 해제절차가 완료돼 3층까지의 건축행위가 이루어지는 등 30여년만에 재산권행사를 할 수 있는 시점에서 지방분권을 주장하는 참여정부에서 이를 백지화하고 임대주택단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지역주민을 우롱하는 탁상행정의 본보기라 아니할 수 없다. 안양은 녹지지역이 전체의 63.1%나 되기 때문에 가용토지가 없어 도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유일한 자연부락인 관양동마저 개발되면 미래의 활용공간이 전혀 없는 도시가 되고 만다. 2016년 인구 73만명에서 2020년 70만명으로 줄여놓은 안양시의 도시기본계획의 틀이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정부는 지역 인구가 택지개발단지로 ‘이동’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선례에 비춰 볼 때 불가능하다. 평촌이나 분당신도시가 들어설 당시 지역주민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장담은 장밋빛 전망에 불과했다. 실제 신도시에는 서울시민들이 대거 유입되었던 현상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관양동 마을과 인접하고 있는 의왕청계지구 아파트단지 건설(10만평), 의왕포일주공단지 재건축(2천230가구)이 추진되고 있는 현실에서 관양동까지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인덕원 사거리의 상습정체 교통혼잡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신도시가 있는 안양은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조건 때문에 서울 생활권인 주민이 많다. 정주의식이 약한 것도, 변경문화 뿐이라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한탄도 나온다. 그래서 자연부락인 관양동 마을은 더욱 소중하다. 이곳을 생태마을로, 전통마을로 특성화시켜 청소년 교육장 등으로 활용하자는 다양한 여론도 있다. 임대주택 문제는 지자체가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 동의 없는 ‘밀어붙이기식’ 개발은 절대 안 된다. 향후, 관양동 일원은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상 그린벨트 조정가능 지역으로서 광역도시계획이 완료되면 우리시에서는 지역주민 의견수렴과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친환경적인 첨단산업단지 등 지역실정에 맞는 개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정책은 국민적 합의에 기초해 추진해야 될 것이다. /박원용 안양시 동안구청장

기고/촌스러움의 美學 농촌관광

누구에게나 옛추억에 대한 기억은 소중하다. 방학때면 시골 할머니집에 내려가 감자·고구마 캐고 물고기 잡고 오두막에 앉아 참외·수박을 먹던 추억속의 그 시절이 그립다. 국민경제의 성장과 삶의 질 향상으로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농촌자연과 전통문화에 대한 도시민의 향수와 체험 욕구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다시말해 도시민과 농촌이 상호교류를 통해 相生하는 새로운 생활방식인 그린 투어리즘(농촌 관광)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주5일 근무제 확산과 웰빙(Well-Being) 문화에 대한 자연스런 분출 역시 농촌관광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부추기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의 농촌은 어떤가?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작금의 농촌 현실은 대단히 어렵다고들 한다.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지혜를 발휘하고 희망을 찾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제는 전통적인 농업개념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고객만족 서비스를 창출하는 생산영역으로 변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농촌관광사업은 최적의 대안으로 판단된다. 향후 우리나라 시장규모는 연간 관광객수가 급속히 증가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수요자 중심의 농업, 도시민들의 농촌문화에 대한 향수와 관심을 소득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우리의 핵심 과제다. 그런 농촌관광의 형태는 다양하다 못해 각각 고유한 특성이 있다. 녹색농촌체험마을, 어촌마을, 자연생태마을, 전통테마마을, 아름 마을, 팜 스테이, 산촌마을, 식물원 등이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결국 미래의 농촌은, 더 이상 생산공간이 아닌 도시민의 여가 욕구에 부응하면서 농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자연환경, 사회·문화·산업적 요소를 가미한 어메너티(Amenity)개념으로 활용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은 당연히 침체된 농촌경제의 회생이다. 농촌경제의 활성화는 곧 국민경제의 안정이기 때문이다. 핵가족화로 인한 어린이 중심의 생활문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요소이다. 가정이나 학교·학원 등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농촌체험 활동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면 누가 이러한 농촌의 어메너티를 창출시킬 농촌관광사업을 주도할 것인가? 정부나 지방정부의 역할과 몫도 중요하지만 바로 농촌에 살고 있는 농민들이 아닐까. 무엇보다 농민들은 급변하는 국내외적 농업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자세와 노력이 중요하다. 지역적 특성에 맞는 자연적 입지, 기반시설, 전통문화라는 다양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기획력과 마케팅 전략이 지역 곳곳에서 활발히 논의되어야만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농산물 판매, 숙박·음식, 체험활동 등을 어떻게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기획하여 판매하느냐에 따라 소득증대로 가는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농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다양한 수요의 증대가 뒷받침하는 한 지방정부에서도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 도에서 이러한 농촌관광을 선도할 전담부서의 신설은 시의적절한 일이다. 한편 새로운 농업모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지원함은 물론 관련제도의 정비 등을 통해 상호보완 작용 형태의 새로운 ‘도-농간 사회적 파트너십’의 구현에 힘써야 한다. 국민도 당연히 농촌을 지킬 의무가 있다.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고 자주 탐방한다는 확고한 농업철학이 절실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그것 만이 우리의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희망을 줄 수 있다. 그간 노력이 다소 부족했다면 이제부터라도 온 국민이 손과 발을 걷어 붙이고 나서야 한다. /이 용 우 경기도의회 농림수산위원장

기고/만해를 찾아서

북한산을 넘어, 만해 한용운 선생이 만년에 거처하던 심우장을 찾아 나선 길엔 가을 산취가 한창이었다. 해묵은 고샅길 어디에선가 오척 단신의 만해가 두루마기 자락에 바람을 가득 품은 채, 결연히 걸어나올 듯 했다. 북한산성 밑자락에 이르자, 울창한 소나무 가지로 뒤덮인 심우장의 대문이 불현듯 나타났다. 관리인마저 출타해 버린 심우장엔 깊은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다섯 칸의 한옥을 둘러보고 툇마루에 나앉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만해의 체취가 깃든 유품 한점을 보존하지 못한 심우장의 정면에는 흉물처럼 관리사옥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독부가 보기 싫어 북향으로 집을 앉혔다는 만해 선생의 유지가 해방조국에서 서대문 형무소를 연상케 하는 붉은 벽돌집으로 여지없이 꺾여진 셈이다. 일제치하와 등진 일상을 절묘하게 북향집으로 고수했던 만해 선생은 眼界가 바로 心界임을 깨우쳐 주었거늘…. 만해의 정기를 가로막고 선 벽돌집은 노년의 만해가 생명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꽃이나 나무를 가꾸던 뜰과 함께 70여년 된 심우장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여지없이 잠식하고 있었다. 심우장과 관리사옥의 극단적인 부조화는 우리가 만해 한용운을 대해 온 이중적인 대응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인으로서, 독립지사로, 승려로서 만해를 기리면서도 아직 만해의 실체에 도달하지 못한, 만해에 대한 우리의 예찬은 어쩌면 식민지 시대의 콤플렉스를 보상할 우상 만들기로 더 조급했는지 모른다. 위난의 시기에 치열한 삶을 살았던 만해의 행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무게를 지닐 것이다. 올해로 만해입적 60년을 맞아, 만해를 회고하는 기획전과 함께, 도처에서 만해의 이름이 들려온다. 하지만 정작 만해는 짙은 구름장에 가려진 달처럼 여전히 진면목을 감추고 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근세를 시대의 이단아로 살다 간 만해의 육성을 여과없이 들을 수 있을 때에만, 우리는 인간적인, 문학적인, 역사적인 만해의 세계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聖과 俗의 경계지대에서 서성이다 간 만해의 자취를 찾아 온 심우장에는 침묵하는 님을 향한 만해의 시구가 노란 은행잎으로 떨어지고 있었다./김은미 유스 웨이브 대표

기고/‘천사의 화음’…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연주회

행복한 고민이었다. 지난주 30일 밤 열린 두 곳에 다 가고 싶은 음악회에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그러 했다. 경기일보 등 주최로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추억의 낭만콘서트’, 그것은 동경해온 작품이었다. 할 수 없이 오래 전에 예매해둔 표를 만지작거렸다. 큰 아이 내외는 서울에 살고 있다. 수원 사는 작은 아이와 며느리될 아이를 불렀다. 엄마속도 모르고 횡재인 것처럼 좋아하는 모습과 보고 싶은 공연을 못 보는 미련을 함께 뒤로 하고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차 핸들을 급히 돌렸다. 대공연장은 어느덧 관중으로 찼다. ‘창단 23주년 기념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정기연주회’가 시작됐다. 난파교육반·연주반·영통반 등 그만 그만한 초등학생 어린이들의 레퍼토리가 비단실이 어울리는 선율처럼 이어졌다. ‘청산에 살리라’ ‘도라지꽃’ ‘코스모스’ ‘마법의 성’ ‘미녀와 야수’ ‘산유화’ ‘두껍아 두껍아’ ‘소쩍새’ ‘글로리아’ 등 주옥같은 화음이 때로는 웅대한 파도처럼, 때로는 시냇물 여울처럼 잔잔히 가슴을 적셔오곤 했다. 환희와 사색의 정감을 가득히 채워주는 앙징스런 천사들의 티없이 맑고 밝은 표정, 그리고 레퍼토리가 달라질 때마다 앙상블을 이룬 다채로운 의상차림의 깜찍한 안무 등은 한마디로 환상의 무대였다. 그랬다. 저 유명한 프랑스 ‘파리나무십자가합창단’ 소년소녀들의 미성을 가리켜 “천사의 목소리”라고 했다. 그 화음과 이 화음의 차이가 도대체 뭔가를 순간 생각해 보았다. 서울에서 가진 그 합창단의 내한 공연을 들은지가 오래돼서 그런지, 아니면 ‘손이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이 있어서 그런진 몰라도 차이는 무슨 차이란 말인가, ‘난파소년소녀들’이야말로 바로 “천사의 목소리”임이 분명했다. 리틀 엔젤레스가 생각났다. 리틀도 실로 잘했지만 ‘난파소년소녀’들이 더 잘했으면 잘했지 결코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은 이미 각종 국가행사 초청연주회를 비롯하여 수차례 해외순회공연을 통해 절찬을 받은 문화사절의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자랑스런 합창단의 모태가 재단법인 성정문화재단이고 이를 이끄는 재단 이사장이 여류인 것은 같은 여성으로 주목할만 하다. 무려 23년을 이어 오면서 인재양성과 함께 국제교류의 꽃을 피워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정자 이사장은 이밖에도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정청소년교향악단, 성정예술기획을 설립, 경기음악의 폭넓은 산실을 알차게 가꾸고 있다. 일찍이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가 “남이 한 것은 곁에서 보기엔 쉽지만 직접 자신이 할 생각은 엄두도 못낸다”고 했다. 어떤 일이든 난관이 없는 일은 없다. 말 못할 어려움을 속으로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 세상사 이치다. 이윽고 ‘사랑과 축복’의 연합합창을 마지막으로 장장 두 시간 반에 걸친 대공연의 막이 뜨거운 박수속에 서서히 내려졌다. 진한 감동의 여운을 주체치 못해 앉은 채 잠시 있다가 일어섰다. 함께간 박명자 도여성정책국장과 밖으로 나섰다. 밤하늘의 가을 바람이 이날따라 싱그럽게 와 닿는다.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들, 천사들의 화음이 미래를 밝은 세상으로 열 것이다. 집에 가면서 내심 궁금하여 나중에 알아봤더니 월드컵구장의 콘서트 역시 불야성의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현대음악의 선구자 홍난파 선생을 배출한 자랑스런 지역정서의 연유인지 수원은 역시 음악의 도시다. 음악은 곧 평화다. 남편은 야근을 하게되어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 둘째 며느리감 아이가 또 뭐라고 귀염성을 떨 것인지 두고 봐야겠다. /이지현 (사)한길봉사회경기도회장

기고/월드컵구장에서 맛본 문화의 향연

지난주 토요일 10월의 마지막 밤을 수놓은 ‘추억의 낭만콘서트’에 모인 1만5천여 관객들은 한결같이 행복한 표정이었다. 경기일보와 수원월드컵재단이 공동주최해 흥행에서도 성공한 이번 행사는 앞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공공시설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줬다. 10·20대가 TV와 공연장을 차지하면서 내심 문화의 편중을 걱정해왔는데 엊그제의 공연은 40·50대를 위한 공연문화가 스포츠경기장과 어우러져 흥겨운 잔치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부한다. 더구나 수원월드컵주경기장 개장 3년6개월만에 청중들이 관중석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대중문화의 향취를 만끽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행사였다. 축구전용 경기장에서 스포츠가 아닌 공연문화를 매개로 경기도민이 경기장의 주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도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다. 그동안 ‘돈 먹는 하마’라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따가운 비판을 수없이 들으며 국민들께 죄송했던 우리 재단직원들에게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이 ‘퓨전 공연장’으로 거듭나야한다는 사명감을 일깨워준,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경기장을 찾는 이들은 경기장의 잔디를 밟으면서 2년여전 월드컵의 감동과 열기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싶지만 겹겹이 둘러싼 담장과 관리인의 제지때문에 접근조차 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재단이 개발한 전천후 잔디보호시설만 덮으면, 시민들의 높은 문화수준을 감안할 때 관리상의 어려움은 모두 사라진다. 앞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스포츠시설 본연의 기능을 잃지 않는 범위내에서 모든 문화행사의 장으로 새로 태어날 것이다. 스님들의 도량으로만 기능하던 전통사찰들도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듯이 경기장이 스포츠만을 위한 시설이라는 고식적 사고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서울의 여러 구장에서도 콘서트는 자주 열렸지만 영국 런던의 엠블리 스타디움은 1923년에 지어진뒤 축구경기장으로서의 명성은 말할 것도 없고 유명 스타들의 공연장으로도 유명하고 그 수입 또한 엄청나다. 프랑스 파리의 생드니 경기장에는 1년내내 문을 여는 최고급 레스토랑 VIP박스 등으로 이미지마케팅을 한 결과 ‘생드니에서 만납시다’하는 것이 가장 고급스러운 약속이 됐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총 12만6천여평에 3,100억원의 국·도비, 시비 민자가 투입됐다. 올 한해의 경우 22차례의 축구경기에서 벌어들인 입장수입이 고작 7억원 밖에 되지 않고, 월드컵스포츠센터의 영업수입과 주차료 임대수입(팔달구청·경기도여권민원실·수원방송 등) 광고비 등등을 다 합쳐도 적자가 12억원이나 된다. 부족분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돈버는 일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우선 지하에 대형할인매장을 유치해 내년부터는 연간 33억2천만원의 임대수입을 올려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벗어나는 한편 지상부분은 녹지와 체육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주경기장을 2중으로 둘러싸고 있는 철제 담장을 걷어내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남은 공간에는 점포 60여개를 유치해 의류와 스포츠용품 아울렛으로 건설한다. 관광식당, 노천카페 등도 유치해 스포츠공원에 걸맞는 주민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번지점프와 인간로켓 등 몸으로 체험하는 첨단놀이시설도 민자를 유치해 건설하고, 지하로 들어설 대형할인매장 바로 옆에는 스포츠체험관과 극장·주차장 유치를 검토중이다. 또 객실 300개 이상의 특급호텔도 구상하고 있으며 여러 시설이 입주하면서 내장객이 많아지면 주경기장 옆 중앙광장에서는 금·토·일 상설 문화예술마당을 여는 계획도 하나 둘씩 추진하고 있다. 경기장의 명칭권(name right)을 사겠다는 기업도 있어 연간 2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주경기장에서는 수준높은 축구경기 외에도 우리 재단이 특허출원중인 잔디보호시설 위에서 콘서트나 이종격투기같은 다양한 문화·예술·체육이벤트가 1년내내 이어지도록 구상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만 된다면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은 경기도민과 수원시민의 체육·문화·휴식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경기장의 운영관리를 책임진 스포츠CEO로서 수원월드컵 경기장이 세계적으로도 경기장 사후활용의 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박종희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기고/21세기 디지털 국토 실현

18C 산업혁명에 이은 21C 디지털혁명을 통해 지식정보화사회로 빠르게 이행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식정보의 구축과 활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지구촌 곳곳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사이버 지구촌’을 경쟁적으로 건설중이며, 선진국들은 지리정보의 축적과 활용이 수출무역, 자원관리, 재해방지, 환경보전, 국방 등 다양한 면에서 국가경쟁력 제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에 따라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정부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행정서비스의 제고를 위해 95년부터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구축을 시작으로 디지털 국토실현을 위한 국가 GIS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국가 GIS사업의 하나인 토지종합정보망(Land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은 토지와 관련한 각종 공간·속성·법률자료 등을 전산화해 표준화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통합·관리하는 종합적 정보체계구축 사업으로 토지정책수립의 시의성 및 과학성을 확보하고 One-click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재 토지 관련 각종 행정·민원업무는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생산성과 정확성이 떨어지고 기관 간 정보의 중복생산, 관리로 인한 예산의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 민원인의 경우 서류발급 시 민원부서를 직접 방문해야 하며 발급과정에서 많은 절차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불편이 증대되고 있다. 토지종합정보망이 도입되면 이러한 사항들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행정업무의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관리, 공시지가관리, 외국인토지관리, 개발부담금관리, 부동산중개업관리의 DB 정보화로 인해 부동산관리가 행정 정보화되어 자료관리가 용이해지고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자료공유로 인해 신속한 업무가 가능해 업무효율성이 극대화 될 수 있다. 민원서비스의 측면에서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지적도 등에 대한 원격지 발급이 가능함에 따라 5분 내에 전국 어디서나 관련도면과 법적 제한사항을 1쪽의 토지이용계획확인서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선명한 컬러도면에 주변 지역 정보와 관련 법률정보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자료관리측면에서 볼 때도 도면자료와 속성자료의 통합관리를 통해 지자체당 각종 도면자료 생산을 위한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서울특별시와 제주도 지역에서 행정서비스중이다. 한국토지공사는 우리나라의 ‘사이버 국토’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토지종합정보망 구축사업 관리를 위탁받아 국토이용정보센터의 운영관리, 전국 2백50개 지자체에 대한 사업관리 및 컨설팅, 토지종합정보망 홈페이지(http://lmis.moct.go.kr) 운영관리 업무와 DB구축 및 응용시스템의 개발사업자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05년말까지 전국에 대한 시스템구축 완료, 2006년 이후에는 행정서비스를 시행할 목표로 디지털 국토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국토정보화사업을 통한 디지털 국토실현이 우리의 소중한 자원인 국토의 부가가치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 해 동 토지공사 경기본부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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