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제살리는 ‘화합·상생의 길’ 열어야

2004년 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큰 정치적 일정들이 모두 막을 내리고 이제 화합과 상생의 새로운 출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내가 지지하는 정당, 후보를 두고 때로는 격렬하게 주장을 펼쳐온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를 대표하는 정당, 당선자로 인정하고 작금의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불안요인들을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정치, 경제, 문화 각 부문의 지도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주었으면 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 얼마전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학교가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현재 우리 국민들 (37%)가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록 절반에 못미치는 비율이기는 하나 이 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 모두 겸허하게 자성(自省)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투자와 소비 부진도 결국 국민들이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해 불투명하게 느끼기 때문이며 기업들의 해외 이전에 따른 산업의 공동화 우려와 해외 자금유출 문제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대외적인 경제여건 역시 국민들의 경제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와 중국의 긴축 경제정책,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우리 기업인들은 대부분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국가안보와 직결된 북한문제나 주한미군의 문제 역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적으로는 일자리창출과 비정규직문제, 주5일근무제,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을 둘러싸고 노사간의 이견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며 무엇보다도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의욕이나 경영의지가 점차 위축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양해야 마땅하지만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제상황을 올바로 인식하고 여기에 맞는 대안과 정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정부에서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처방을 찾아 여기에 맞는 국정의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해 나감으로써 국민들이 올바른 방향을 잡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특히 기업의 사기를 높여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삼아주었으면 한다. 또한 우리 경제의 추진력이 되어 주고 있는 기업들은 불안한 경제상황에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부단한 혁신과 사업의 다각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와 피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고실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근로자들 역시 현명한 소비와 투자로 우리 경제가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안정을 찾아나가야 하며 특히 경제문제를 해결하고 기업과 근로자가 상호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의 철저한 준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사가 공개적인 대화의 장을 통해 장기적으로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며 동시에 이를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경제를 살리는데에는 여당과 야당이 다를 수 없고, 정부와 국민이 다를 수 없고 기업인과 근로자가 다를 수 없다. 지금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여러 가지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겪었던 논쟁과 대결의 분위기를 하루빨리 불식시키고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감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일부의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가 역량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지금이야말로 온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향해 화합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장상빈.부천상공회의소 회장

기고/다원화시대 국가와 사회 문제

독감 걸린 만화영화 같았던 17대 총선은 여당의 과반수 의석과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의 의석 확보, 그리고 민노당의 국회입성으로 끝이 났다. 정치인들이 멋(?)있는 정치를 하기위해 추해지기를 서슴지 않고 있을 때, 우리 경제는 끝없는 부진의 나락으로 빠져들어 갔다. 일부 업종의 수출호황을 제외하고는 경제파탄의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는데도 여야 모두 설득력 있는 경제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례없는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는 자부심의 뒤끝이 몹시 씁쓸하기만 하다. 경제를 바로 세우지 못하여 가정파탄과 각종 사회적 병리현상이 계속된다면 국가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요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제2의 IMF사태라는 현실적인 경제위기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경제는 그냥 두면 알아서 잘 돌아갈 것”이라는 대통령의 위험한 경제관에서 온 결과가 아닌가 한다. 노무현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만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 실업자를 구제하고 빈부격차의 양극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진보정치로 빈부격차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우리경제를 더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와 4·15 총선을 치르면서 우리 사회는 보다 다원화 경향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우리국가와 사회에 미치게 될 문제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사회적 갈등의 문제다. 기존의 기득권층과 신기득권층의 대립이 예상된다. 여기에서 신기득권층이란 진보여당과 민노당의 진출로 급격하게 부각되고 있는 저소득층과 노동자층을 의미한다. 또한 소외층 중에서도 신기득권층과 여전히 남아 있는 잠재된 소외층의 갈등문제가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위와 권력 대 정보화와 인터넷, 보수 대 진보, 노·사대립 등의 갈등 또한 사회적 갈등의 문제로 대두되었다. 둘째, 경제적 혼란의 문제다. 어느 언론지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인의 30%가 열린 우리당의 경제정책 방향이 ‘분배중심’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강성노조에 대해 호의적인 정당이 힘을 얻은 이상 분배와 복지만을 강조하는 현실성 없는 정책들이 제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분배의 원칙이 능력과 노력의 대가에 의한 내재적 형평성 보다 분배라는 외형적 형평성을 강조함으로써 결국 사회주의적 경제원칙이 주도할 위험이 커졌다. 이는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꺾어 빈부계층간의 골만 더 깊어질 우려가 있다. 셋째, 문화적 갈등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유교문화의 전통적 사회질서가 변화하고 있는 점을 확연히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즉 성·세대·계층·지역간에 일정하게 인식돼오던 전통적인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과거 권위주의적 정치에서 감성·이미지 정치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이러한 갈등들이 계속 표면화되고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원수가 전체의 13%를 차지해 여성은 정치를 잘못할 것이라는 통념을 깨는 계기를 마련했고, 젊은 세대와 나이 든 세대 간에 이념과 정책 성향의 차이를 보여 세대간 갈등증폭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원화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다양한 집단들 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지는 사회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도 이제 다원화 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정말 우리사회는 과거 어느때 보다도 다양한 집단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발전적인 차원에서의 경쟁과 협력이 아니라 첨예한 대립과 극심한 적대감만을 불러 있으키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서민들의 불안은 고조되어 가기만 한 상황에서 지금의 변화추세는 오히려 우리사회에 커다란 위험을 가져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즉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만 다원화되어 가고 있을 뿐 이지, 사회적·문화적·경제적인 부분의 갈등요소들은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의 다원화가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기 보다 우려스러운 마음이 더 앞선다. /박범준.럭키건축사사무소 소장

기고/자동차 공회전을 줄이자

사람들은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진짜인 것처럼 믿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새차는 처음에 고속으로 밟아 줘야 길이 든다’라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눈이 나빠진다’거나 ‘안경을 쓰면 눈이 나빠진다’ 등등. 그 중에 연료 낭비와 대기오염을 가중 시키는 잘못된 상식이 있다. 바로 ‘겨울철 워밍업은 5분이상 해야 한다’는 상식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자동차 엔진 예열을 왜 하는 지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엔진보호를 위하여 48%, 냉·난방을 위하여 28%, 습관적으로 18%, 바로 출발하기 위하여 0.2% 등으로 공회전을 하는 사람 중 66%이상이 자동차 엔진보호 또는 습관적으로 공회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공회전에 대한 효과와 문제점을 보면 기계적인 측면에서 출발전 공회전은 엔진마모를 방지하는 윤활작용의 정상화를 위한 예열 작용을 한다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승용차의 예열시간은 30초 정도다. 특히 겨울철에 예열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1980년대 중반까지 생산된 카브레다 방식의 승용차에 해당하는 개념이며, 현재 생산되는 전자제어 연료분사방식의 승용차에는 적용되지 않는 개념이다. 또한 과도한 공회전은 연료의 퇴적물 생성을 촉진시켜 실린더마모 및 연료소모를 가중시킨다. 배출가스 측면에서 보면 배출가스의 오염물질을 절감하기 위하여 설치된 삼원촉매장치는 적정온도 550℃에 도달하여야 정상적인 반응이 이루어져 배출가스를 정화할 수 있는데 공회전시에는 배출가스 온도가 약 200~300℃로 낮아져서 정상상태의 10%이하로 정화효율이 떨어져 일산화탄소는 6.5배, 탄화수소는 2.5배 더 많이 배출된다. 또 연료소모 측면에서 보면 자동차 1분 공회전시 휘발유 차량은 25cc, 경유차는 8.5cc의 연료를 낭비하고 있으며, 10분간 공회전 할 경우 휘발유차량은 3㎞, 경유차량은 1.5㎞를 더 달릴 수 있는 연료가 소모된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과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시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공회전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아직도 터미널 등에서는 평균 8분 이상의 공회전을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1995년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3분이상의 공회전을 제한하고 위반시 벌과금을 부과하고 있다. 또 미국의 워싱턴도 1999년부터 3분이상의 공회전을 제한하고 있으며 위반시 벌과금 부과, 영국의 런던은 2001년부터 5분이상의 공회전을 제한, 일본의 효고현도 1996년부터 공회전을 규제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자동차공회전제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2004년 7월 1일부터 자동차의 공회전을 제한하도록 했다. 주요내용을 보면 터미널·차고지·주차장·자동차극장을 공회전 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공회전 제한지역에서 5분이상 공회전을 할 경우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공회전 제한외지역에서는 운전자에게 공회전을 하지 않도록 계도했다. 대기오염이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되고있고 기후 온난화 현상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자동차 공회전을 제한하는 일은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자동차 공회전 제한은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손쉬우면서도,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도민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쾌적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겠다. /이윤성.도환경보전과

기고/지도자의 요건

어떤 상황에서의 어떤 지도자냐에 따라 그가 지녀야 할 특성, 수행해야할 기능, 해야할 행동이 다를 수 있으나, 요즈음처럼 우리사회에서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목말라 보고 싶은 때도 일찍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지도자다운 지도자는 어떤 공통적인 요건이 필요한가를 찾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지도’도 ‘lead’도 여기에서 저기로 가자고 가르치고 이끄는 행위를 말하며, 지도자는 성원들에게 저기로 가려는 의욕, 의식, 마음가짐을 자극하고 고취하고 기르는 사람이다. 이를 위하여 지도자는 교사처럼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주는 ‘거래적’ 지도 행위를 할 수도 있고, 또는 영감적인 교사처럼, 모범을 보이고, 동기를 고취하고, 사고를 자극하고, 개인을 배려하는 변혁적 지도행위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지도행위는 교과서와 칠판과 백묵만 없을 뿐, 교사의 교육행위와 꼭 같은 것이다. 첫째, 지도자는 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그 꿈은 큰 꿈일 수도 있고 작은 꿈일 수도 있다. 잃은 나라를 찾으려는 꿈, 나라를 가난에서 구출하려는 꿈, 독재와 전제에서 자유와 민주의 사회로 바꾸려는 꿈, 입시준비 교육을 전인교육으로 전환시키려는 꿈일 수도 있고, 직원들은 좀더 화목하게 하고, 근무 환경은 좀더 깨끗하고 쾌적하게 하려는 꿈일 수도 있다. 둘째, 지도자는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그 꿈의 현실적 실천적인 ‘뜻’을 밝히고 그것을 설득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실천을 유도해야 한다. 설득이란 강압적인 전달도 아니고, 이치로 꼼짝 못하게 하는 설복도 아니다. 진정한 설득은 흔쾌한 이해와 깨달음에 이르게 함을 말한다. 셋째, 지도자는 믿음성이 있어야 한다. 직원들이 믿음직하게 생각하고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에겐 일관된 원칙과 지조와 기본적인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 언제나 그의 꿈에 충실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도자에게는 食言은 있을 수 없고, 언행일치만 아니라 ‘언언’도 ‘행행’도 일치해야 한다. 넷째, 지도자는 도량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머리는 열려있고 가슴은 넓고 뱃심은 두둑해야 한다. 지도자는 우선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아야 하고, 특히 자기의 의견과 다른 사람의 반론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자기에게 찬성하는 의견만 찾고 즐겨하고, 귀에 거슬리는 이견과 반론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것은 도량이 좁음을 말한다. 반론이 불합리한 것이라면 그것에 비추어 나의 주장의 합당성이 더 빛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하는 지도자의 도량이 필요한 것이다. 다섯째, 지도자는 직원들 개개인의 사정에 관심을 가지고 개인적 배려를 베풀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직원들 개개인의 성취와 성장에 대한 욕구, 계속적인 학습과 교육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지도자는 직원들 개인차를 잘 알고 적절하게 대처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직원은 더 격려를, 어떤 직원에겐 더 자율을 주고, 어떤 직원에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눈높이를 조절하면서 개개인의 장점, 적성, 특기를 잘 알고 적절한 기회에 그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꿈과 비전은 교육자의 교육이념인 셈이고, 뜻과 설득력은 교육자의 교육목적과 내용과 방법인 셈이며, 믿음성과 도량은 교육자의 인격이고, 개인적 배려는 교육자에겐 필수적인 교수 행동인 것이다. 우리 함께 지도자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 자기 평가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고 싶다. /김종구.고양교육청 학무국장

기고/‘名品’이 뭐길래

한국인의 명품 선호의식이 단순한 취향을 넘어 거의 ‘중독’상태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지난 달인가 모대학 여교수가 핸드백을 잃어버리고 신고하는 장면에서 6천300만원을 신고하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아연실색한 적이 있다. 그 핸드백 속에는 필자로서는 보지도 못한 명품들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또 입시부정으로 조사받은 어느 교수 집에 명품 가방들이 진열되어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교수들도 이럴진대 한창 나이의 청소년들이야 말할 바가 무에 있으랴 싶었다. 지난해에 유럽으로 여행을 간적이 있었는데 아이쇼핑을 하는 필자 눈에 비친 손님들은 대부분 중국인과 한국인들이었다. 외국공항의 면세점에서, 해외 쇼핑몰에서, 그리고 소위 명품거리에서 값비싼 유명 브랜드를 찾는 사람들은 중국인이나 한국인들이다. 500달러가 넘는 핸드백이나 천달러가 넘는 롤렉스 시계를 주저없이 집어드는 한국 여인들의 큰손 덕분에 세계의 명품 판매점들은 오늘도 떼돈을 벌고 있다. 그게 어디 여자들뿐이랴? 명품 술 좋아하는 한국남자들 덕택에 대한민국은 오늘날 최고급 위스키와 코냑의 최대소비국 중 하나가 되어 유럽의 주류회사들은 한국 수출용 상품까지 별도로 제작하고 있다. 여행을 좋아해서 가끔 해외에 나가는 편이지만, 그럴 때마다 소위 말하는 명품가게에 들를 때가 참으로 싫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명품가게로 안내하면서 실속을 챙기려는 가이드라는 사람들이 얄밉기까지 하다. 물건을 사지않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좀 불친절한 것 같은데, 어쨌거나 귀중한 시간과 외화를 들이면서 온 해외여행을 그런 식으로 낭비시키는 그들이 솔직히 밉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명품을 사러 나왔다고 말한다. 비행기표가 빠진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명품 자랑하기에 바쁘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소외되면서 때론 그들을 마음 속으로 다소 조롱하면서 다시는 해외여행 다니지 않겠다고 하다가 또 때가 되면 공연히 마음이 산란스러워 여행길로 나서는 나. 나도 어쩌면 여행명품족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사회에서는 외적 조건이 바로 그 사람의 신분과 인품을 결정한다. 그래서 취직을 하기 위해, 결혼을 잘하기 위해, 성형을 하고, 자신을 치장해 줄 명품을 사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명품의식은 일류대학병이나 유학붐과도 맞물린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벌어지는 입시 전쟁 역시 한국 특유의 명품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서는 명품 대학 간판이 있어야 일류 직장과 일류 배우자를 가질 수 있고, 잘 나가는 일류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 동안만이라도 생각해 보자. 그러한 명품을 사기 위해 내가 치러야 할 시간과 돈과 노력은 과연 얼마나 큰 것인지, 그 대가는 과연 얼마나 만족스러운 것인지를. 성형을 하고, 최고급의 명품으로 치장하고, 일류 간판을 따기 위해 그 치열한 경쟁을 하고… 그런 것들이 과연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는가? 풍요롭게 해주었는가? 물론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명품의식은 신화 속의 벌레처럼 더 많은 허상과 허영과 사치로서 그 주인을 갉아먹을 것이다. 남는 것은 피폐된 영혼과 결코 헤어날 수 없는 중독증뿐. /김현옥.수원 수일중교장-시인

기고/6·5재보선 소중한 한표 행사를

지난 4월 15일에 실시된 제17대 국회의원선거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였으며, 유권자들의 의식도 선거때만 되면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정치인들에게 기대기’ 행태가 많이 사라졌고 정치인들도 향응 및 금품제공으로 표를 사려는 행위가 많이 줄어든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바로 실시되는 6·5 재·보궐선거는 어느 선거때보다 경기도를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조용한 선거기간을 보낸 것 같다. 무언의 한표가 세상을 바꿔… 그러나 이런 조용하고 깨끗한 선거가 치러졌다고 해도 투표일에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저조하여, 낮은 투표율로 당선된 후보가 과연 우리지역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 대표성을 갖지 못한 자가 주민의 신뢰를 받고 주어진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든다. 모든 선거는 중요하다. 항상 낮은 투표율을 보여왔던 재·보궐선거가 이번 6월5일 재·보궐선거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여 유권자들이 변하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어 진정으로 주민들을 위해 손발이 되어줄 사람, 주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후보자를 이번 선거에서도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보여준 깨어있는 정신, 높은 선거 의식을 이번 선거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깨어있는 유권자의식을 우리의 대표자를 뽑아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투표에 참여하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만이 깨끗한 정치를 실현할 수 있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주권의식’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주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정치실현은 나의 한 표에서 시작되고 무언의 한 표가 소리없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김이수.경기도선관위 공보계장

기고/화 잘 내는 한국인, 화 안 내는 중국인

중국을 많은 이들이 이웃집 드나들듯 하는 터에 중국 다녀온 게 대수로울 것은 없다. 기행문 역시 그렇지만 굳이 쓰는 덴 이유가 있다. 중국 특히 베이징은 불과 4년전에 갔을 때에 비해 아주 판이했다. 중국인 저마다의 얼굴엔 희망이 차있고 거리는 활기가 넘쳤다. 자신감으로 꽉 차 보였다. 중국인들을 가리켜 대륙 기질이라지만 그들도 감정을 지닌 인간이다. 이상할 만큼 사회생활에서 화내는 것을 통 볼수가 없어서 어느 요인에게 물었다. 그 대답이 걸작이다. “돈 벌기가 바쁘니 화낼 틈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진담 반 농담 반이지만 알고보면 농중 진담이다. 음력설 덕담으로 우리는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하는 데 비해 중국 사람들은 “돈 많이 법시다”라고 하는 게 설날 덕담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이런데도 중국인의 치부 관념은 자본주의 나라인 우리보다 더 억센 것 같다. “돈 버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상당 수의 베이징 시민들에게 들은 한결같은 얘기다. 그들은 그래서 하다못해 식당 보이 조차 자신이 하는 일을 참으로 즐긴다. 엽차물을 몇모금 마시기가 바쁘게 돌아가며 컵마다 가득히 채워주는 젊은 점원의 친절은 그러므로 일하는 재미에서 우러나오는 게 역력하였다. 많은 중국인들은 정말 못견디게 화가 치밀면 웃어버리는 것 같았다. 기가 막히는 똑같은 일일지라도 먹은 게 소화도 안 되게 화를 내기보다는 어처구니 없더라도 웃어버리는 게 감정이 격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을 막을 수가 있는 그들 나름의 생활의 혜지가 아닌가 생각됐다. 공원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기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하늘을 보며 손발을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이는 기공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화를 잘 내는 우리의 생활 습성에서 보면 이해가 잘 안 가지만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현실을 그토록 슬기롭게 타개해가고 있다. 베이징 거리도 차량통행이 정체될 정도로 자동차가 많아졌다. 그 자동차 물결속에서 대우며 현대 마크도 선명한 국산차가 많은 것을 보면 내가 국내의 어느 거리에 있지 않은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만 한 것은 한국인의 긍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긍지가 얼마나 더 오래 갈 것인가는 앞으로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베이징시 한 요로의 말에 의하면 5천여명의 중국인 박사가 곧 귀국한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미국과 서구 등지에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망라하여 각계 각 분야에 유학을 보낸 영재들이 최고 권위를 지닌 박사가 되어 조만간 중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들의 평생을 충분히 돌보면서 세계적 도약을 위한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선진 외국에서 공부한 우수 인재가 한국에 왔다가도 일자리가 없어 다시 나가는 우리의 실정이 정말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공룡같은 잠재력을 지닌 무서운 나라다. 지금은 우리가 좀 앞선 경제 후발국이라 하여 내려다 볼 시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 흔히 이런 말을 듣는다. “중국의 추월을 두려워하지 말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한다. 말은 틀림이 없지만 세상 일은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 우리의 반도체산업이 아직은 석권하고 있지만 일본의 끊임없는 위협 속에 중국은 또 중국대로 반도체산업 독립의 열기가 왕성하다. 일본이나 중국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데도 우리 정부는 경기도에 반도체산업 공장 증축조차 못하게 하고 있다. 이도 국민성의 차이라 할 수 있을는지, 중국인들은 화를 자제할 줄 알고 우리는 화를 자제할 줄을 모른다. 중국의 추월 위협이 이런 차이에도 있다고 생각해보는 게 무리가 아닌듯 싶다. 화를 내는 것은 경망스런 짓이나 중국 사람들이라고 화를 아주 안 내진 않을 것이다. 다만 화를 내야할 때만 낸다면, 우리는 화를 내야할 땐 안 내고 필요없는 화만 내는 것이 아닌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이지현.(사)한길봉사회경기도회장

기고/경기.국회의원 포럼 결성을

새 국회가 개원한다. 국회의원들은 유권자들에게 여러 가지 선거공약을 내걸고 당선 되었다. 일찍이 H 스펜서는 “각종의 정당이 일반투표에서 다수표를 얻기 위하여 그들이 각기 보다 좋은 사회복지의 약속을 서로 경쟁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발견하는한 국민의 선거권을 확장하는 것은 하나의 위험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서 “국민은 국가가 그들을 돌보아 줄 것이라는 관념에 젖게 되어 결국 국민들은 독창력의 정신과 기업의 정신을 상실하고 만다”고 주창했다. 17대 국회에 진출한 경기도 출신의원들은 50명이다. 이들이 각자 자기 선거구에서 여러 가지 달콤한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걸었다. 크게 잘못된 것이다. 지역발전의 임무는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이전에는 국회의원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에 관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이 많은 성과를 이룩해 놓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다. 유권자들도 국회의원들에게 지역발전을 위한 그들의 공약은 허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이 지방단체의 일이라는 것을 솔직히 고백하고 그 공약을 포기한다고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법을 만드는 일에 노력하고 나서야 한다. 정치는 국가의사의 최고 결정이고 그 수행의 최고지도이다. 그 동안 한국의 정치는 위와 같은 기능을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가 도맡았던 것이다. 원래 좁은 의미에서 정치는 국가권력의 조직작용이다. 따라서 행정은 국가의사의 구체적 수행을 이행하는 국가권력의 관리작용인 것이다. 그동안 양자의 관계가 전도 되어있었던 관계로 관료정치로 타락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노무현대통령은 정치를 정당과 의회에 맡기고 행정부는 민생 챙기기에 열중한다고 했다. 이제 국회는 국민의 전반의사를 수렴해서 그 수행의 최고지도의 자리에 서야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어느 때 보다도 중대한 시련에 봉착하게 되었다.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이 한국주둔군을 감축하면서 일본을 발판으로 태평양 시대의 주도권을 강화하려고 한다. 중국의 무서운 국가발전을 견제하려는 거시적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재정립하여야 한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다시 서둘러 냉전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밀월여행을 꿈꾸고 있다. 남북관계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와 외교관계도 풀어나가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이제 새 국회는 세계 4대강국의 틀 속에 우뚝 서는 동북아 중심의 국가로 자리잡게 하는 일에 매진하여야 한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2차대전후 냉전의 양국체제에서 폐쇄된 공산국가를 방패삼아 자유세계의 시장경제에 뛰어들어 무섭게 발전해 왔다. 이제 이웃 중국과 러시아가 공산권의 붕괴와 함께 광대한 토지에 비축된 지하자원과 많은 인력을 동원하여 우리와 경쟁의 대열에 서면서 태평양 시대의 주역을 꿈꾸고 있다. 첫번째로 부대끼는 곳이 우리 경기도임은 말할 나위 없다. 지정학적인 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이제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이 경기도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1천만 인구가 살고 있는 행정·경제도시를 배경으로 1천만의 인구와 함께 광활한 경기도 지역이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새 시대란 A 토플러가 주창하는 제3의 물결시대를 뜻한다. 다품종·소량화 산업시대에 걸맞는 벤처기업의 터전이 경기도이며, 소규모 공업단지가 산재한 가운데 농촌도 살리고 소규모의 이상도시 마저 건설하면서 동북아의 허브로써 명실공히 한반도의 살림을 떠맡는 주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기도의 지역발전이 곧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 국회의 주인공이 된 경기도 출신 50명이 자주 모여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경기도 발전을 위한 논의를 여야를 떠나 자주 하여야 할 임무가 있는 것이다. 50명으로 뭉쳐진 경기도 국회의원 포럼을 결성하여야 하는 것이다. 지역발전 공약은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국가의사의 결정을 경기도를 중심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지도력을 발휘하였으면 한다. /이달순.민주평통 경기부의장

기고/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6월은 49주년이 되는 현충일과 6·25 전쟁이 발발한지 54주년이 되는 달이다. 동족상잔의 피로 물들였던 조국의 산하에 포성이 멎은지 5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못다핀 나이에 조국을 위해 산화한 님들의 원혼은 여전히 동강난 조국의 아픔을 애달퍼 하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한국전쟁후 반세기가 지난 세월이 흘러 이제 남북관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남북간에는 분단되어 서로 다른 체제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남북간 화해무드를 이끌어 공동 발전해 가기위해 정치, 경제, 사회, 각부문에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최근 우리경제는 사상 초유의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경제 블록화라는 세계적인 새로운 경제환경과 경제적 난관에 부딪혀 온국민이 상생과 화합의 틀속에서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하며 경제회생을 위해 온갖 총력을 기울일 시점에 와있다. 이러한 가운데 금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보훈처에서는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신명을 바치신 호국·영령들의 호국정신을 선양할 계획이며, 호국·보훈의달 행사를 보다 알차고 보람있게 국민과 함께 하기위해 6월 한 달을 주제별로 행사기간을 정하여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먼저 현충일이 들어있는 1일부터 10일까지는 추모의 기간으로, 11일부터 20일까지는 감사의 기간으로, 21일부터 30일까지는 화합과 단결의 기간으로 정하여 그에 걸맞는 각종행사를 추진한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이 우리 후손들에게 항구적으로 존중되고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이 영예로운 생활이 유지보장되도록 각종 지원을 통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민모두가 보훈의 참뜻이 무엇인지 또 우리모두는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것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구국의 일념으로 이땅을 지켜왔듯이 우리들도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교훈삼아 보다나은 미래를 위하여 우리의 중지를 모으고 힘을 합하여 나아갈 때라고 생각된다. 오늘날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속에서 안정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는 것은 지난 날 그분들이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신명을 바친 공헌과 희생위에 이룩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금년 호국·보훈의달을 맞아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헌신하신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대하여 보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춘석 의정부 보훈지청

기고/어른과 스승의 역할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른이 어른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학교의 스승이 위신을 잃고 체면을 손상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학부모들의 몰지각함과 부도덕함이 교사들의 위신을 떨어뜨리는가? 아니면 교사들 자신의 권위를 상실함으로써 그런 취급을 당하게 되었는가?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겪고있는 도덕적인 무질서를 반영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할 것인가? 덕망과 권력이 함께 있음으로써 어느 사회에서나 어른 노릇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그 대신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어른의 자리만 차지하게 된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어른 노릇을 하려고 어른 흉내를 내지만 어른다운 덕망이 없는 사람들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돈의 위력과 권력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지금의 현상을 한 마디로 도덕적 혼란을 넘어서 도덕적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위기현상이라 말하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어른을 존중하고 있는 우리의 전통윤리 체계가 무너지고 말 것인가? 산업화와 서구화로 인한 돈과 권력의 지배현상은 서구적인 윤리체계로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하는가? 서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도덕적 위기상황은 오히려 동양적 권력이 결부되는 위계질서, 그러니까 참된 의미의 어른이, 어른의 역할을 하는 사회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어른이 있는 도덕질서의 회복은 학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학교는 도덕교육의 현장이며 모든 교사들은 도덕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스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스승이 없는 현실을 만들어 가고 있음이 안타까운 것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만이 아닌 스승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양적인 풍토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친구가 될 수 도 있고, 연인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에서는 스승과 제자간에 거리를 지켜야 한다. 수평적인 관계를 허용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수직관계의 거리는 일방적인 강요로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스승으로서의 존경을 받는 덕망을 갖추었을 때 가능한 관계이다. 스승으로서의 교육자와 교사로서의 교육자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서구의 개념과 우리의 전통적 개념을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는 데는 무엇보다 스승 자신의 의식이 중요하다. 스승으로서의 양심을 버리지 않고 스승으로서의 책임감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소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양심의 도태를 불가피하게 하는 환경적 조건을 무시할 수 없다. 도덕교육의 환경적 조건이 되는 사회기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경제적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권력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사들로서의 직책수행에 여유의 시간이 주어져야하며 스스로 그런 시간을 만들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한 여유가 없이는 도덕적인 성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식의 개선은 우리 교사들에게 스승으로서의 소명감을 갖게 하고 어른으로서의 위신과 존경심을 되찾게 해주는 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스승의 위신 회복을 위하여 교육의 내용도 고칠 곳은 없는지, 시험제도는 괜찮은지, 학교행정, 교육행정의 개선할 점이 무엇인가 찾아보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종구.고양교육청 학무국장

기고/전시장없는 '오산문예회관' 개관을 보며

오산시민의 오랜 숙원사업 중 하나인 오산문화예술회관이 드디어 지난 4월 23일, 시 승격 15년만에 개관되었다. 개관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연면적 3천평 남짓의 웅장한 문화예술회관과 여성회관의 개관은 시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오산시민의 한 사람으로 축하했다. 한국미술협회 오산지부에서도 문예회관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전시회를 가졌다. 회원들 중 40여명이 출품하여 축하의 장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개관 당일 작품을 출품한 회원들이 모여들면서 자부심은 웬지 답답함과 무언지 모르는 슬픔으로 바뀌었다. 문예회관 로비와 복도, 계단 그리고 화장실 입구 등 여기 저기 흩어져 이젤 위에 전시된 작품을 보는 순간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로 와 닿은 그 감정은 분노보다 참혹함이었다. 오산 문화예술회관이 계획되고 설계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오산에는 미술협회도 없었고,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오산 문화원 초대작가전’이 전부였다. 그러나 오산에 미술인들 몇 명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여러 사람들에게 전시공간이 함께 건축되어야 한다는 필연성을 주장하였다. 개관 당일 시의원을 만나 이런 현실을 이야기하니 시의원도 의회에서 여러 차례 건의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준공됐다. 공연장만 존재하는 문화예술회관은 전국적으로 없는 것으로 안다. 아니 있었다. 용인 문화예술회관도 10여년 전에 완공될 당시 전시공간 없이 공연장만 준공되었다. 그 후 용인 미술인들의 불만과 건의로 사무실을 개조하여 전시장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전시공간의 부족과 전시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현재 ‘용인 미술관 건립’을 위한 미술인들의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미리 설계과정에서 마련되었다면 이중으로 예산 낭비와 비경제적인 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전시장 준공에 따른 활용도 문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미술협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시공간이 없는 오산 미술인들은 현재 개인전을 전시공간이 마련된 수원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 열고 있다. 오산지역의 미술인들이 노력하여 완성된 작품을 전시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타 지역에서 전시회를 갖는다면 이는 엄청난 문화적 손실이다. 더욱이 조명시설이 없는 오산시 청사나 오산문화예술회관 로비나 복도, 계단에서 이젤을 놓고 전시회를 갖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다. 수원지역을 비롯한 전시공간이 있는 타 지역에선 초·중등 학생의 수행평가로 전시장 관람 후 감상문을 과제로 내 주고 있다. 아마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요구되는 학교현장에서는 문화공간 탐방은 중요한 학습과정이다. 그러나 오산 지역의 미술교사들은 전시장 관람에 관한 수행평가를 과제로 내주고 싶어도 타 지역까지 이동하는 어려움에 전시장 관람 수행평가를 포기하는 형편이다. 이처럼 전시공간은 다양한 문화적 현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개관기념 공연 안내 책자에 시장의 말씀을 인용하면 “전국 최고 수준의 시민 문화시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또한 “지역 예술단체에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말씀대로 최고 수준의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 조명을 갖춘 전시공간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더불어 미술인들의 숙원인 전시공간이 마련된다면, 오산시민들의 미술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보다 질 높은 전시회를 유치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미자.한국미술협회 오산지부장

기고/경기관광의 새로운 도약

‘사랑해요 경기, 함께해요 2005’ 경기도가 2005년을 경기방문의 해로 정하고 경기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의 시대로 불리는 21세기에 있어 관광산업은 친환경·노동집약적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최첨단 산업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관광은 외국인 투자유치와 국가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되고 있으며 환경과 고용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가 2005년을 경기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고 할 것이다. 사실 경기도는 1,500년의 도읍지로 어느 곳에나 수많은 역사유적과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고 있는 관광문화의 보고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인구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고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라 경기관광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일대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도자문화, 세계 유일무이한 분단현장인 DMZ,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갈라지는 제부도 뱃길과 갯벌, IT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가 경기도를 관광의 떠오르는 보석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다. 대표 브랜드가 없고 관광인프라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 관광객의 80%이상이 방문하는 수도권이지만 경기도에는 제대로 된 숙박시설이 부족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가 동북아 관광거점 및 경제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관광 SOC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차원에서 차별화되고 경쟁력있는 미래형 관광문화단지를 조성하려는 경기도의 야심찬 계획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 고양시 장항동 일원 30만평에 조성되는 관광문화단지는 세계적수준의 관광기반시설의 확충과 관광환경 이미지 개선을 위해 토지를 매입·개발 한후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민·관 합동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경기도에서 투자하는 공공부문 5천여억원과 외국인 투자 등 민간 부문 1조5천여억원 등 2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경기도는 고양관광문화단지를 차별화된 미래형 관광문화단지, 문화예술이 함께 하는 품격 있는 단지,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단지로 추진한다는 개발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또한 특화된 테마와 편안함이 있는 도심속의 공원, 문화와 예술이 집적되고 교류되는 문화공간, 도심형 엔터테인먼트가 제공되는 공원, 남북교류 활성화를 지원하는 시설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제 총 6천실 중 오는 2010년까지 2천실의 호텔과 문화시설, 공원, 관광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서면 작게는 북부지역 관광자원의 거점역할은 물론 북부지역의 고용창출과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장차 동북아는 물론 세계 관광문화교류의 공간으로 사랑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인접해 있는 한국국제전시장과 노래하는 분수대, 호수공원, 아쿠아리움 등과 효율적인 연계시스템을 갖춘다면 엄청난 관광 시너지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양 할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경기도에서는 세계 유일무이한 분단현장인 DMZ를 중심으로 판문점,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임진각 등을 고양관광문화단지와 연계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새롭고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경기도는 대표관광브랜드는 없지만 안보, 생태, 역사, 갯벌 등 한국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관광코스 Best30을 발굴해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한국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 세계관광의 떠오르는 보석으로 평가받는 경기도가 세계관광의 중심이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면서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해 본다. /홍승표.道 관광과장.시인

기고/국무총리 제도에 대한 재고

대통령 탄핵문제가 헌법재판소의 기각판결로 끝이 났다. 여야 모두 앞으로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산적한 문제들을 고려할 때 말처럼 순탄할 것 같지마는 않다. 우선 여야는 국무총리 임명을 놓고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우리당에 입당한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로 임명하려고 하는데 야당인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여야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국무총리 제도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 국무총리는 본래 의원내각제 통치구조에 적합한 제도인데 헌법제정 과정에서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대한민국 헌법에 도입되었다. 상해에서 귀국한 임시정부 세력들은 자신들이 채택해왔던 의원내각제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부형태로 주장하였고 미국에서 귀국한 이승만 측은 미국식 대통령제를 주장하였다. 그런데 당시는 미군정의 영향력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이승만 측의 주장이 대부분 채택되었고 임시정부 세력은 유명무실한 국무총리 제도를 헌법에 삽입시키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이렇게 도입된 국무총리 제도는 30여년의 군사정권과 김영삼 정권에서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비판을 막는 방탄용으로 사용되어 왔고 김대중 정권에서는 DJP연합의 권력분점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국무총리 제도는 정치적 민주성과 행정적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먼저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국무총리가 대신 책임을 졌기 때문에 대통령은 실정을 저지르고도 계속 집권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탄핵사태와 같이 대통령 유고시 국무총리가 대행하는 것도 민주주의 원리상 큰 문제다. 국무총리는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되지 않고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는데 이렇게 민주적 정통성이 낮은 사람이 한 나라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국정을 총괄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이번에는 다행히 큰 일 없이 넘어갔지만 국민들의 신체와 재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위기나 전쟁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국무총리의 낮은 정치적 정당성으로 인해 상상하기 힘든 정치적 혼란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행정적 측면에서도 국무총리 제도는 비효율을 초래한다. 헌법에 규정된 국무총리의 권한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능은 차관회의, 경제차관회의, 경제장관회의,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 국무회의, 청와대비서실 같은 다양한 기제에 의해 수행되고 있어 국무총리실은 사실상 정책결정의 속도만 지연시키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책임총리제를 주창하면서 국무총리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이양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조차도 최근에 청와대비서실의 정책조정기능을 다시 강화하여 국무총리실을 더욱 더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제반사항들을 고려할 때 다음 헌법개정에서는 미국식 정부통령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여 국무총리직을 폐지하고 국민들 다수의 지지를 받은 부통령이 대통령 유고시에 권한을 대행하게 하거나 아니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여 대통령직을 폐지하고 국무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태수.경기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웰빙시대 주역, 구리농수산물시장

건강한 삶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웰빙’이 우리 시대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 안녕, 복지 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요즘 웰빙은 바쁜 일상과 인스턴트식품,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함축적으로 의미한다. 웰빙 열풍은 우리 식탁에 매일 오르는 식품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먹거리’를 선택하고자 하는 음식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구리시는 우리 농어민들이 땀 흘려 생산한 안전한 농수산물을 공급하는 이른바 ‘공영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구리시는 물론 경기북부와 서울동북권 주민 1천200만여명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수도권 동북부 주민들의 먹거리 공급을 위해 구리도매시장은 농어민들이 금방 수확한 농수산물을 우리의 식탁에 신선하고 안전하게 올리기 위한 유통인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새벽공기를 후끈 달군다. 도매시장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생산자에게는 땀 흘린 만큼의 가격을 유지해주고 소비자에게는 유통거품을 뺀 적정가격에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공간이다. 단순히 중개역할만 해오던 도매시장도 이제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걸맞는 안전성 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웰빙시대의 주역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하려는 것이다. 농산물안전성검사실 운영,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실시, 친환경 농산물 유통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구입한 농수산물에 혹시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바로 리콜해주는 고객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도매시장의 꽃이라고 불리는 활어 전문매장인 ‘수산 2동’을 개장, 안전하고 싱싱한 활어를 직접 골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장소로 지상3층, 지하1층에 2천299평의 규모로 증설하는 등 소비자들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활어전문 회 센터인 수산 2동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산지에서 막 올라와 펄떡거리는 활어가 어떻게 우리 식탁까지 오르는지 생생한 거래과정을 엿볼 수 있다. 싱그러운 주말, 가족 나들이 삼아 구리도매시장내 회 센터를 찾으면 활기찬 시장분위기에서 활력을 찾고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먹거리도 구입할 수 있다. 또 식사후 시장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구리시 명소인 동구릉(東九陵)을 찾는다면 가벼운 산책과 청량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1일 웰빙 투어 코스’도 될 수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97년 개장 이후 안전한 농수산물 공급을 위한 수도권 동북부의 유통중심지의 역할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에도 한 몫을 해오고 있다. 대지 18만6천여㎡, 건물 12만4천여㎡의 큰 규모의 구리도매시장은 연간 5천여억원의 농수산물을 취급하면서 돌다리 상권은 물론 로데오 거리 등 주변 상업지역 활성화로 취업기회가 확대되고 금융산업이 발달하는 등 지역경제의 활력소로 ‘삶의 질이 높아지는 친환경 구리시건설’에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구리도매시장은 구리시에서도 인창동에 위치하고 있다. 인창(仁倉)동이란 뜻을 풀이해보면 공영도매시장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곳 구리시 인창동에 터를 잡게 된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인창동은 인장(仁章)마을과 동창(東倉)마을에서 한 자씩 따서 만든 것인데 이중 창(倉)자는 곳집(곳간으로 사용하게 지은 집)이란 뜻으로 다시 말해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곳간’역할을 하기 위해 이곳에 위치한 것이 아닐는지….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보호하고 나아가 국민 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장이다. 구리도매시장이 공영도매시장으로써의 역할은 물론 수도권 동북부 주민 1천200만여명의 안전하고 신선한 농수산물 공급을 위한 곳간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길 기대해 본다. /이무성 구리시장

기고/생태환경 파괴 앞장서는 지자체

스콜라철학의 대가인 베이컨을 위시한 근대 서양철학자들은 자연을 정복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아 생태계에서 인간의 독존적 지위를 확보하는데는 성공했으나, 현대문명의 반성적 인식은 환경적인 문제를 심각하게 일으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논리적 오류로 평가하고 있다. 발전이 곧 파괴라는 등식이 성립한 것도 바로 이런 사조의 오류에서 나오는 결론이다.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근시안적인 행정이 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파주에서 건설하려고하는 통일동산하수처리장은 곡릉천 하구에 건설되고 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203호 문화재보호지역(재두루미 서식지)에 인접하여 환경단체에서 문제를 제기, 문화재 심의에서 공사허가가 부결되었고(2003.11.26) 현재 공사가 중지되어있는 곳이다.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문제는 문화재 보호구역내에 하수종말처리장 공사를 진행하는 심각성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행정적인 구역은 자연생태적인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제한적이고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파주시는 절차적 하자 및 행정적 단순한 오류라는 논리로 수차례 공사 강행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하구권의 생태환경의 가치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심각한 파괴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곡릉천 하구는 백두대간의 임진북예성강정맥과 한남정맥, 한북정맥등 3개의 정맥이 만나 한강과 임진강, 서해등 3개가 큰물 하나가 되는 그야말로 국내 최대의 생태적 박물관을 만들수 있는 생물의 다양성을 갖는 지역이다. 곡릉천하구는 기수역 식물의 군락을 이루어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비롯한 천연기념물이 20여종 서식하고 있으며, 동북아 철새들의 이동경로에 아주 중요한 위치다. 또한 DMZ을 포함한 접경지 생물권의 핵심이며, 유네스코에서도 보존을 권고하고 있는 국제적인 관심지역이다. 이러한 현재의 위치에 하수종말처리장의 구조물을 건설해야하는 명분도, 실리적인 이익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현 위치를 고수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한강하구권의 생태환경은 파주시의 것이 아니다. 이곳은 수천년 동안 물이 드나들어 살만한 땅이 되어 수많은 생명들이 어우러져 사는 곳으로, 민족의 자산적 가치를 갖고 있는 지역으로 모두에게 소중한 지역이다. 따라서 파주시에서 행하고 있는 공사강행은 법으로도 허용하지 않고 문화적·생태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 불법적이기 때문에 공사의 합리화를 위한 어떠한 대안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로 정책을 변경하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고 패배라고 인식하기보다는 좀더 포괄적이고 지역적인 가치 창출을 위하여 스스로 생태환경보전의 의지로 삼는 것이 지금 파주시가 가져야할 태도가 아닌가 한다. 이참에 이 지역을 생태보전지구로 지정하고 하구권역의 생태환경을 적극적으로 보존하는 계획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생태관광권으로 이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단된 공사현장은 그대로 보존하여 생태권을 지키는 파주시의 의지의 상징으로 만든다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모두가 이기는 윈윈(win win)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김승호.임진강 탐사대장

기고/제32회 성년의 날에 부쳐

우리나라의 ‘성년의 날’은 1972년 3월 30일자로 공표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6615호)’이 발효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초 4월 20일을 ‘성년의 날’로 정하여 1973년 제1회 기념식을 거행하였으나, 그 기념일이 ‘5월 청소년의 달’과 일치하지 않아 85년부터는 5월 셋째 목요일로 정한 뒤 금년 5월 17일로써 제32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예로부터 나라와 민족에 따라 각기 다양한 성년식 행사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965년(광종 16) 세자에게 원복(元服)을 입힌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후 성년례(成年禮)로 발전하여 조선시대에 이르러 관혼상제의 첫째 관문인 관례와 계례로 지켜졌다. 남녀가 혼례에 앞서 15세~20세에 이르면 어른의 복색(服色)을 입히고 남자에게는 초립(草笠)이라는 관을 씌우고 여자에게는 비녀를 꽂아주는 의식을 통하여 성년이 되었음을 사회적으로 인정했다. 성년(成年)이라 함은 사람(자연인)이 완전한 ‘행위능력자가 되는 나이’를 뜻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민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만 20세로 성년이 된다. 성년이 되면 사법(私法)적으로는 완전한 효력 있는 계약을 단독으로 체결할 수 있고 친권자의 동의 없이 유효한 혼인을 할 수 있다. 또한 공법(公法)적으로는 선거권을 취득하게 되어 제한적이나마 참정권의 행사가 가능하게 된다. 역대선거 분석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이성보다는 감성에 따라 즉흥적으로 후보자를 선택하는 투표성향이 있고 타 연령층에 비하여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다. 예서(禮書)에서는 전통 성년의식인 관례와 계례를 일컬어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일깨우는 책성인지례(責成人之禮)로써 장차 남의 아들로서 자식의 도리를 다하게 하고, 남의 아우로서 동생의 도리를 다하게 하며, 남의 신하로서 신하의 할 일을 다하게 하고, 남보다 젊은 사람으로서 젊은이의 도리를 다하게 하려는데 뜻이 있다”고 했다. 17일 개최되는 ‘제32회 성년의 날’ 기념식과 축하행사에서는 독립적인 사회인으로서 갖게 되는 권리와 책무를 주지시키고 성년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여함은 물론 민주시민으로서의 참여의식을 고취시켜 올바른 선거관을 정립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6월 5일 총 115개 지역에서 실시하는 2004년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는 해당 지역의 새내기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거관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토록 하여 후회 없는 첫 경험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한다. /박동건.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

기고/남한산성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자

최근 웰빙 열풍과 쾌적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명소를 찾고 있다. 이런 명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남한산성이다. 이곳은 수도권 유일의 도립공원으로 경기도 광주, 성남, 하남 3개시에 걸쳐 있으며, 서울과 경기도민들의 휴식처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 거주자들이 남한산성을 즐겨 찾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이 글은 남한산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곳을 아끼고 사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쓰여졌다. 남한산성이 갖고 있는 역사·지리·문화 및 건축의 우수성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첫째, 남한산성은 2,000년이 넘는 역사의 산실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곳은 약 2,000년 전 백제 시조 온조가 위례성에서 이동하여 이곳을 중심으로 광주일대에 토성을 쌓은 것을 시작으로 근초고왕 때까지 백제의 도읍지로 추정된다. 신라와 조선시대를 거쳐 수 차례 토성과 석성으로 개축되어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인조가 병자호란 때 이곳에서 45일간 항전한 후 청에 굴복한 것을 강조하는 것은 남한산성 역사를 깎아 내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둘째, 남한산성은 지리적으로 평탄면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 동남쪽으로 약 26㎞에 위치하며 평균고도가 300~350m의 고원지대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여 천연요새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고지대에 위치한 지형 특성상 서울보다 4~5℃가 낮은 기온을 보여 고랭지작물 재배가 가능한 이점을 지닌 곳이다. 셋째, 남한산성은 문화의 보고(寶庫)이다. 1963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7호로 지정되었고, 성곽 내부 수어장대(守禦將臺), 숭열전(崇烈展), 청량당(淸凉堂), 침과정(枕戈亭), 연무관(演武館) 및 현절사(顯節祠) 등 도유형문화재, 기념물 및 문화재자료가 소재하고 있다. 넷째, 남한산성은 우리의 전통건축 기술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은 건축 당시 성 내부에 왕이 피신할 수 있는 행궁(行宮)을 비롯하여 누각, 정자, 사당, 관사 및 민가 등 수백 동의 건물이 있던 거대한 구조였다. 옛 건축물들은 사라졌으나 성문(城門)과 암문(暗門), 문루(門樓)와 옹성(甕城) 및 성벽은 조상의 얼이 담긴 우리나라 성곽건축의 이해를 위한 중요 자료임에 틀림없다. 남한산성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남긴 훌륭한 유적지로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경기도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남한산성 제 모습 찾기에 노력하고 있고, 자치단체에서도 남한산성 복원과 연계한 문화관광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 스스로 남한산성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남한산성을 공유하기 위해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대해 가는 자세다. /이혁진.서울보건대학 관광영어과 교수

기고/이의동, 서울대인가 지역대학인가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경기도와 서울대학교가 차세대 융합기술연구원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 각서에 의하면 경기도는 3천453억원의 거액을 투자하여 서울대학교에 8만평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3만여평 규모의 신축비를 부담하고 심지어는 운영비까지도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과거 정부주도하에 택지개발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신도시 개발과는 달리 이번 이의동 신도시 개발에서 이의 중심에 연구개발단지를 건립하겠다는 것은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민이 이의동 연구개발단지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이 단지가 1천만 명을 훌쩍 넘은 경기도민을 부양할 경제력을 생산할 발전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의 운명이 걸려 있는 사업에 갑자기 서울대를 수원으로 초청한다고 하는 보도는 도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과거 세계의 주요 지역사회에 건립된 과학단지의 예를 보면 지역거점대학과의 긴밀한 연계성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서울대가 이곳 수원으로 내려와서 지역사회와 얼마나 밀접한 협력을 이루어 낼지 자못 걱정스럽다. 현재로서 생각할 수 있는 기술연구원의 운영방안은 공대나 자연대 교수중의 일부가 이곳으로 내려와서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에서 거의 지난 한 세기동안 뿌리를 내렸던 농업생명과학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지가 작년 8월인데 다른 단과대학이 새 터전을 잡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겠는가? 원천적으로 지역대학의 참여를 배제한 채 서울대를 염두에 둔 이번 임의계약은 최근 모든 연구프로젝트 선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정부정책과 역행하는 행태이다. 거리와 인력수급의 본원적인 문제점을 애써 도외시하고 이를 추진한 배경에는 서울대학교의 간판을 이용하겠다는 계산된 대중주의와 도민의 환심을 사겠다는 정치적 발상의 발로라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역대학이 서울대를 도저히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수준에서 차이가 난다면 나라와 도의 장래를 생각하여 지역대학 교수의 자존심을 한 풀 꺾고 서울대의 남하를 용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이 곳 경기도에는 35개의 대학이 자리 잡고 있고 이들의 연구역량을 컨소시엄 형태로 연합한다면 서울대 보다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 최소한 길고 짧은 것은 대 보아야 안다.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지역대학을 제쳐두고 서울대를 빈 몸으로 모셔온다는 것에 대하여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의동 연구개발단지에 모셔 와야 할 연구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느냐는 공정하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서울대는 경기도내 지역대학과의 공정한 게임을 통하여 간판이 아닌 본연의 역량을 평가받아야 할 것이고 경기도는 지금이라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 일을 해결하여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여야 할 것이다. /조광순.아주대 영문과 교수

기고/국민위한 상생의 정치 열어야

5·16 군사쿠데타로 중단되었던 지방자치제도가 30년 만에 부활되어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가 열린지도 벌써 13년째를 맞고 있다. 91년도 7월에 개원한 제3대 경기도의회의 경우 인천광역시로 편입된 강화군·옹진군·김포시(검단면)를 포함하여 의원수가 117명이었으나 95년도 제4대는 136명으로 늘어났으며 98년도 제5대 때에는 지방의원 축소로 인해 97명으로 감소하고 2002년도에 임기가 개시된 제6대 의회는 의원수가 다시 104명으로 증가하여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국회의원과 함께 의원수가 가장 많은 지자체가 되었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자치제에 의해 91년도에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선배의원 대부분이 의정활동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없는 정치 초년생들이었다. 그러다보니 조례안이나 예산안 등 의안을 심사하는데 많은 고충(?)을 겪었다고 한다. 어디에서부터 어떠한 관점으로 해야 할지를 몰라서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집행부 공무원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는 동안 경험에 의한 노하우가 축적되고 시야가 넓어지면서 공무원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꼬집으며 추궁하는 지금의 모습은 선배의원들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얻어낸 값진 성과라 생각된다. 집행부 공무원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과거에는 의원들이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고함이나 윽박지르는 듯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으나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가 상하관계가 아닌 ‘견제와 균형’이라는 대의전제하에 상호 존중하는 인식의 변화와 함께 지방의회가 정착화되면서 공직을 사퇴하고 지방의원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의회와 집행부 관계가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 가교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02년에도 출범한 제6대 경기도의회 의원의 경우 104명중 92명(88.5%)이 한나라당 소속이며, 민주당은 10명(9.5%)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의 경우 지난 4·15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4명(28.6%), 열린우리당 35명(71.4%)으로 광역의원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여야의 갈등과 대립으로 경기도발전에 커다란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로 다른 당적을 가진 지역구 국회의원과 도의원이 지역의 발전과 주민을 위해 일치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해 나갈 수 있겠는가 싶다. 하지만 이번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초선의원 당선자가 70%를 넘는다는 냉엄한 현실에서 보듯이 당리당략 보다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주었다.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은 유권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유권자들의 선택의 기준은 당리당략이 아닌 지역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여 봉사하는 일하는 정치인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가슴깊이 새기고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양태흥.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대표의원

기고/도서실, 호기심의 공간

발명가 대니 힐리스, 1970년대 슈퍼컴퓨터의 선구자였던 대니 힐리스는 현재 캘리포니아州 글렌데일에 있는 발명전문회사인 어플라이드 마인즈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에 대해 잘 아는 개인교사가 있다면 그는 내가 흥미를 갖는 것이 무엇이고 내게 의미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내 경우는 초등학교 시절 도서관 사서가 그 역할을 했다. 난 암석에 관한 책을 좋아했고 그녀는 그런 책을 내게 계속 가져다 주었다. 하루는 그녀가 전기에 관한 책을 갖다주면서 ‘아마 이 책도 좋아할 걸’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책은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나는 바로 그런 소프트웨어를 발명할 생각이다. 검색 엔진은 아무리 많이 사용해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며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발명하려는 소프트웨어는 학생에게 책을 갖다주며 ‘아마 네가 이 책을 좋아할 거야’라고 말하는 훌륭한 사서와 같은 자동화된 개인교사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지적 욕구에 따르는 자료와 정보를 안내해 줄 수 있는 그런 것이다.” 인쇄매체 시대에는 종종 한 권의 책이 개인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일화가 있었다.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보아도 청소년기에 책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상상하곤 하였다. 책을 통하여 위대한 영혼과도 교감하고 책을 통하여 가보지 못한 이국적인 것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에 졸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책을 통하여 저 고구려인의 기상과 신라조의 연정도 만났고 장터 서민들의 애환에 푹 빠지기도 하였다. 책은 나의 인생에 가장 소중한 반려자이자 기쁨의 원천이었다. 가난과 추위로 떨면서도 나의 조그마한 다락방에서 릴케도 만나고 버지니아 울프도 만나곤 하였다. 모호하고 황폐한 나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보면서 불안의 벽에 갇혀 내일을 부정할 때에도 나는 차가운 다락방에 쪼그리고 앉아 외로운 들고양이처럼 이불 두르고 앉아서 불안의 벽을 뚫고 황폐한 내면세계에 비옥한 물기를 주곤 하였다. 책을 통하여 순수한 영혼과의 교감을 통하여. 그 시절에는 그저 몇 권의 책만으로도 풍요롭고 순수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아니하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 보라. 정말 질릴 정도로 수많은 책들이 서가에 빽빽이 꽂혀 있다. 그래서 사서의 도움이 필요하고 도서실 활용 수업이 시급하고, 대니 힐리스가 만들려고 하는 개인용 맞춤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을 골라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아이들이 읽은 책을 충분히 사색하고 느끼고 토론하도록 안내하는 프로그램, 아름다운 영혼과 교감할 수 있고 잠재된 인식능력에 불꽃을 붙여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어서 발명되기를 고대해 본다. 아니, 그런 선생님을 어서 만나고 싶다. 이제 학교 도서실은 아이들 개개인을 대상으로 하여 그 아이의 수준과 욕구에 맞는 책을 소개해 주고 함께 토론하고 잠재된 인식욕구에 불을 붙여주는 그런 사서교사, 그런 수업을 할 수 있는 교과교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제 도서실은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지적 유희를 즐기도록 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김현옥.수원 수일중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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