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원에 복합문화공간 절실

얼마 전 경기일보에 난 김동훈씨 칼럼(2004년 7월 9일자)를 읽고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해 글을 쓰게 됐다. 수원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이 7월 1일자로 독립법인 ‘문화의 전당’으로 바뀌면서 무료 주차에서 유료 주차로, 대관료도 2~4배 가까이 인상되었다. 또한 공연에 필요한 덧마루 등을 사용할시 부속시설 사용료가 인상되었고, 국제회의장 실내 및 외벽에 현수막을 걸때도 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동안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 수원에 위치해 수원시는 시문화예술회관 건립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의 전당’으로 독립법인화 됨으로써 수원의 문화예술인들은 공연이나 전시를 할때 많은 부담을 안아야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물론 청소년문화센터나 야외음악당, 수원미술전시관 등의 문화공간이 있다. 그러나 연중 열리는 문화행사를 감당하기에는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중 야외음악당은 협소한 주차시설에 날씨와 계절에 제약을 받는다. 수원미술전시관은 당초에 미술관 용도로 설계되지 않아 전시관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 청소년문화센터도 전시 등 여건이 원활치 않다. 이젠 복합적인 문화공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와있다. 지난 겨울 수원예총에서 ‘수원예술지’를 발간하면서 수원시민의 예술문화 의식도 조사를 했다. ‘연 평균 예술문화행사 관람횟수’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영통구, 팔달구, 권선구, 장안구 순이었고, ‘즐겨 관람하는 예술문화 공간’으로 영통구, 팔달구, 권선구민들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야외음악당 등 고루 분포를 보였으나, 장안구민들은 수원미술전시관을 가장 많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응답했다. 이 결과는 동수원(인계동)에 문화공간이 편중되어 있고, 서·북에 위치한 장안구와 권선구 일부의 시민들은 문화공간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KT&G연초제조창을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면 동수원 문화지역과 함께 제 2의 문화지역으로 탄생하게 된다. 더욱이 소외받았던 장안구, 권선구 일부 시민들에게 접근하기 좋은 문화공간과 부족한 문화공간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한국담배인삼공사(KT&G) 수원공장이 민영화에 따른 시설이전과 그후 이용방법에 수원시도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들리는 말에 의하면 아파트단지 조성과 공원화하는 문제가 대두된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시에서도 매입하려면 재정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국비나 도비를 지원받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 김동훈씨의 글처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수원시민이 먼저 나서 ‘KT&G 수원공장 1제곱센티미터 사기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귀한 땅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것보다 복합문화공간과 함께 녹지공간이 조성될 때 진정한 ‘HAPPY SUWON’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석기 미술작가.경기미협 부지회장

기고/고객과 우산

세상은 변하고 있다. 체험으로 터득했건 배워서 알아졌던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이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우리의 생각과 가치도 마땅히 변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공직사회는 지금까지 공무원이라는 비옷을 입은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집단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적어도 국민들에게 공무원들이 그렇게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오명의 그 비옷을 벗어야 할 때가 왔다. 나만을 위한 비옷이 아닌 우리가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을 펼쳐야 한다. 요즈음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집단민원과 시위소식을 접하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국민들의 의식수준의 향상과 다양한 욕구의 표출, 가치의 변화에 따른 제 목소리 내기가 한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우리의 옛말이 강한 성취욕구의 발현이기도 하지만 거쳐서는 안될 과정을 거쳐서라도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결과중심주의를 파생시키기도 하였다. 더욱이 원칙을 중시하고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나를 우기고 주장하는 것이 신념이라고 자랑스러워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민원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불만을 최소화 시키는 능력을 배양시켜야 할 때다. 행정도 이제까지는 ‘소품종 다량생산’이면 족했으나 이제는 ‘다품종 소량생산’, 다양한 욕구에 맞춘 ‘맞춤행정’ 서비스의 제공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따라 많은 공공기관에서도 민원인을 고객이라 규정하고 고객감동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품질 좋은 고품격의 행정서비스 제공만이 기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기도 교육청에서도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고 고품격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민원담당공무원들에 대한 직무연수를 실시한 바 있다. 민원담당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고객 만족을 위한 민원사무 처리요령 습득을 위해 실시된 이번 연수에서 민원업무의 중요성을 깨닫고 업무에 대한 기본 지식과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는 호응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스킬(Communication Skill)’ 등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요구받기도 하였다. 한번의 교육으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변화의 물꼬를 텄으니, 변화의 싹을 키우고 열매 맺으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미 실시하고 있는 본청 전 직원에 대한 분기별 전화친절도 평가에 이어 하반기에는 교육청과 학교의 민원업무 담당자들에 대한 친절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행정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치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서비스의 질은 고객을 얼마나 감동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고객만족이란 친절한 말 한마디, 친절한 미소와 같이 아주 작은 배려에서 부터 시작될 수 있기에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고객감동으로 이어져서 경기교육이,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비를 피할 수 있는 커다란 우산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동수 경기도교육청 총무과장

기고/정보의 바다, 청정해역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패러디한 사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건은 정치권과 네티즌은 물론 사회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려진 박 전대표의 패러디물은 영화 포스터라 할지라도 똑바로 쳐다보기에는 민망한 낯 뜨거운 게시물 이었다. 패러디는 풍자와 해학을 통한 현실의 비꼼을 통해 자극적이지 않은 간접적 비판이 그 장점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이후 정치 패러디는 심각한 정치 현안에 대해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신공격과 저속한 비난, 그리고 저주의 도구로 쓰여 지는 경우가 훨씬 많아 졌다. 순수한 풍자와 해학을 넘어서 상대를 상처내기 위한 저속한 패러디는 인간에 대한 가학이며 폭력이다. 어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어떠한 폭력도 그 자유를 인정받지 못하듯 패러디에 의한 폭력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번에 청와대에 게재된 박근혜 대표의 패러디물 경우에도 정치의 풍자와 해학이라기보다는 성희롱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라 하겠다. 어떠한 경우에도 본인의 동의가 없는 한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그 어떤 표현도 용납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그 논란의 핵심이 정치 패러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 정치인을 비하하는 -아니 여성 자체를 폄하하는- 그 폭력성에 초점이 있는 것이다. 정치가 인간 개개인의 행복을 그 궁극적 목표로 한다면 여야를 떠나 정치적이든 비정치적이든 비인간성의 몰가치적 공격성은 사라져야 한다. 인터넷을 흔히 정보의 바다라 표현하지만 그 바다에는 하수구를 통해 들어온 쓰레기도 있고 각종 공해 오염 물질도 녹아져 있는 것처럼, 이 정보의 바다에서 진정 유익한 정보를 구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네티즌 개인의 정보 선별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보의 바다가 황폐화 되지 않도록 네티즌 각자의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이제는 사이버 상에서의 환경운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청정해역에서 마음껏 헤엄치는 네티즌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보고 싶다. 사족으로 덧붙인다면, 선정적 사진을 청와대 담당자가 삭제하기는 커녕 홈페이지 ‘열린마당’ 초기 화면에 배치 한 것은 실수라 할지라도 실수치고는 너무 큰 실수였다. 공직자는 우리의 말과 글을 올바르고 더욱 아름답게 가꿔야 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공적인 언어와 문건 하나하나에는 품격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권위를 부여 받는 출발이기 때문이다. /정상환.한경대 외래교수

기고/아름다운 책임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어렵고 외로운 이웃을 위해 나눔의 문화를 정착 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다. 장애를 극복하고 세상에 나서는 일도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런 용기를 북돋워 주고 가까이에서 손을 잡아주는 일 또한 쉽지 않지만 결국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이다. 지난해 늦은 여름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매미는 우리 회사에도 통신용 광케이블에 손상을 입혀 100억이 넘는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그러나 ‘가뭄의 끝은 있어도 장마의 끝은 없다’는 말을 상기하면서 수재민을 위해 처절한 상황속에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그들의 상처에서 조금씩 새살이 돋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가정의 달을 맞아 뇌성마비 장애와 척추장애 부부,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외국인 근로자 부부, 수차례의 사고로 고통속에 살면서 결혼식은 엄두도 못내던 소설같은 인생의 주인공 4쌍을 위해 결혼식을 올려주던 날 예식장은 감동의 눈물 바다가 되기도 하였다. 매년 이런 활동을 할 때마다 보람을 느끼는 일은 신랑신부 화장을 자원해서 해주고 웨딩드레스를 흔쾌히 무료로 대여해 주는 우리 사회의 고마운 이웃과 단체가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이제 선택이 아닌 사회 흐름의 대세로 필수적인 경영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사회공헌 활동도 경영의 논리처럼 선택과 집중이 더욱 필요한 만큼 합리적인 방법으로 효율적인 성과를 거두는데 그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켄터(Kanter)교수는 “미국이 강한 것은 기업정신과 봉사정신(사회공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늘날 미국을 이끌어 가는 거대한 두개의 축은 사회공헌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회적 의지를 지닌 기업과 기업을 이해하는 NGO, 즉 기업정신을 갖고있는 비영리 단체라고 이야기 한다. 100년을 이어온 미국의 대표적 전기기기 제조업체인 GE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존경을 받아온 신뢰의 기업으로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고, 소프트웨어의 산실인 Microsoft는 ‘무한한 잠재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술 접근을 통해 개인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을 돕고 나아가 더 살기좋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GE의 사회공헌 활동은 대규모의 금전적 지원을 주로하는 GE 재단과 GE 임직원 및 퇴직자들로 구성된 전 세계적 자원봉사 단체인 ‘GE 엘펀’을 두축으로 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교육, 문화, 환경 등에 투입되는 금액이 연 10억 달러로 전직원들이 연간 100만 시간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Microsoft의 빌게이츠는 “선진국 수준의 보건 혜택을 누리는 것이 세계 어디에서나 당연한 인권으로 간주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5~6가지의 획기적인 백신 치료제 개발로 전세계의 고귀한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인간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어 산과 바다로 모두 떠날 때 우리는 상대적 소외감을 갖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가족의 휴가를 계획하기전에 ‘아름다운 휴가비 1% 나눔’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커피한잔, 음료수 한병 값의 성금이 모여 어려운 가정의 가족 여행이 이루어지고 공부방 어린이들이 서울 나들이를 할 수 있게돼 우리 모두가 늘 ‘함께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7월 20일에는 경기일보와 농협이 전개하는 농촌사랑 운동 캠페인인 ‘1촌1사 자매결연’에 참여하여 우리 모두 마음의 고향인 농촌사랑 운동을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농산물 전면 수입개방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도시와 농촌이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이 운동도 앞으로 기업의 훌륭한 사회공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강제성이 없고 반드시 의무감에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해야만 하는 아름다운 책임인 사회공헌 활동이 들불처럼 또 활화산처럼 타올라 누구라도 행복한 세상이 되는 아름다운 사회를 이 아침에 기대해 본다. /한광호 KT강남본부 경영지원국장

기고/행정수도 이전 정당화 안된다

천도(遷都)는 그에 따른 손익과 천도를 둘러싼 여러 여건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해야된다. 천도에 대한 논의는 감정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인식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결코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정파 또는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수도의 입지는 국기(國基)에 준하는 기능으로 시행착오를 허용하지 않으며, 공간적 관성을 갖는 물리적 실체로서 한번 정해지면 쉬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예로 드는 브라질의 경우 그 비용이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을 만큼 부담이 되었고,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는 여전히 명목상의 수도에 머무르고 있으며, 한동안 천도를 논의하던 이웃나라 일본은 천도 자체를 포기한 상태다. 세계화가 잠시의 머뭇거림도 용납하지 않을 만큼 급속히 진전되고 있고, 동아시아의 질서도 이해관계를 첨예하게 대립시키면서 요동치고 있다. 이런 때에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신수도 건설에 쏟아 붓는다면 그것은 호사가의 놀음에 다를 바가 없다. 천도는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가발전의 비전에 역행하는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천도론은 수도권의 기능을 약화 시키는데에 초점이 모아져 있고, 또 실제로 천도계획이 착수되는 것만으로도 서울은 대내외적 위엄과 신뢰도 등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다. 천도후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 세대 후의 이 지역 주도권은 동경권, 서울권, 북경권과 상해권의 경쟁에서 판가름 난다. 서울과 수도권이 세계 도시 선점 경쟁에서 밀리면 정부가 내놓고있는 동북아 중심의 비전도 허구가 되고 만다. 또한 천도는 반통일적·분단 고착적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를 통일되어야 할 하나의 땅으로 본다면, 분단 이전에 한반도 전체의 수도서울을 유지하는 것이 공간적 논리의 일관성을 지키는 일이다. 천도는 한반도의 일체성과 함께 서울이 통일된 한국의 수도로 회복되고 나서 논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국회에서 고건 前총리가 통일수도의 적절한 위치로 ‘서울’을 거론한 것은 올바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여론수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수도를 이전하면 강한 국민적 반대에 부딪힐 것이며, 현 정부가 의도하고 있는 그 어떤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권력은 변하고, 정권은 오고 간다. 그러나 국가는 영원하고 수도는 남는다. 수도는 우리 삶의 터전을 상징하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곳이다. 조상의 얼과 후손의 삶을 잇는 땅의 역사가 바른 흐름을 찾기를 기대한다./김광선 경기도의회 의원

기고/기러기의 교훈

국회가 열리면서 상생의 정치를 한다고 말씀들을 하셨는데 과연 상생의 정치를 하는지 궁금한 시점에서 기러기의 교훈을 생각해보았다. 첫째로 기러기는 하늘을 날아갈 때 언제나 V자 형태로 날아간다. 이런 V자 형태에는 뜻이 있는 것이다. 즉 우리는 지금 서로가 서로를 협력하면서 날아가고 있다는 행동의 표현인 것이다. 둘째로 기러기는 혼자 날아가지 않고 반드시 떼를 지어 날아간다. 떼를 지어 날아가면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약 71%나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셋째로 기러기들은 날아가면서 계속 노래를 부른다. 이들이 날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소리들인데 그것은 그들의 세계에서 통하는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넷째로 기러기들은 그들의 단체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보는 것이다. 그 이유로써는 만약 목적지를 가는 도중에 지친 동료가 있다거나 낙오자가 생기면 그 동료를 다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모두들 머물면서 힘을 얻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격려를 해주는 것이다. 국회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사회의 공동체 생활에서 얼마나 서로들 협력하면서 생활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 있게 협력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몇퍼센트나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에 얼마나 익숙해졌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인간은 동물과 달라 일의 종류도 많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함께 하는 일이 있는데 함께 하는 일 중에 얼마나 동료나 이웃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말이나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 동료나 이웃이 지치고 힘들 때 얼마나 도움을 주면서 용기를 내게 하고 그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발휘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인간이다. 그러기에 만물의 영장이고 하찮은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도달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를 어지럽히는 각종 사건들을 들으면 ‘사람이 저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게 된다. 우르르 무너지는 건축더미 앞에서 더욱 협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며 매일 일어나는 교통사고에서 질서 있는 생활과 함께 양보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가 아쉽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폭력을 휘둘러 남을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행동 앞에서 우리는 협력자가 되고 격려자가 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다정한 마음의 손을 잡을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하게 된다. 멀쩡한 길가의 가로등이 깨져 있고 공중전화의 수리비가 수억 원을 넘는다는 말을 들으면 이 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인데 왜 주인이 주인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언젠가 서울에서 어린 초등학생이 버스정류소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그 어린이들 앞에서 어른들의 한 떼가 질서 없이 우르르 몰려가 버스를 타는 것을 보았다. 아마 그 어른들에게 ‘어린애만큼도 못하군요’라고 말을 해준다면 그 어른들은 ‘고맙습니다’라고 말할까 아니면 ‘네까짓 놈이 뭔데 남의 행동에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 건방진 놈!’이라고 삿대질을 할까? 신문, 방송이나 그 외의 각종 언론매체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듣고 싶다. 교통사고 없는 뉴스시간을 맞고 싶다. 상생의 정치를 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뇌물사건이나 폭력과 살인사건이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화하고 협력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나보다 가난한 이웃을 도와주고 절망에 빠져 있는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꿈을 다시 키우게 하는 사랑의 민주생활이 늘 꽃피워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세상이 삭막해져만 가는 것 같아 기러기의 교훈을 잠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양승본 서원고교장.소설가

기고/교통 혼잡 없는 도시를 꿈꾸며

뜨거운 여름,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며 도로에 서있는 일은 매우 곤욕스럽다. 그러나 따가운 햇살보다 참기 힘든 것은 앞을 지나쳐 가는 자동차의 소음과 매캐한 매연들이다. 끝도 안보이는 길에 뻗은 자동차들의 행렬속에 금쪽같은 시간을 도로에 쏟아 부으며 매일매일 출퇴근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자동차는 이미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이처럼 편리한 자동차의 문명은 우리 인간들에게 또 다른 교통, 환경, 소음 등의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자동차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분명하다. 교통혼잡으로 인해 시간이 낭비되고 스트레스가 유발되며, 자동차 매연으로 인해 건강이 침해되고 지구온난화 현상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작년 한해 국내에서는 자동차 사고로 무려 7천185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폐해를 당연시하며, 자동차 소유를 필수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라는 구속에서 탈피하여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시키고 대중교통과 도보, 자전거 이용이 주가 되며 인간의 삶이 최우선시 되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자가용 없이도 통행이 자유로운 도시를 만들려면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얼마 전 서울시는 대중교통의 원활화를 위해 버스노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철저한 준비가 되지 못해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어 다소 아쉬움은 남았지만 대중교통 정책의 강화는 보다 낮은 환경오염, 보다 큰 수송능력, 보다 큰 대중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대중교통의 개편과 확충에 투자되는 초기비용은 당장에는 거대하지만 향후 총 차량수의 감소로 받는 다양한 이익을 생각한다면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둘째, 도보와 자전거 이용이 자유롭도록 고밀도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고밀도’라고 하면 흔히 개발된 공간이 적은 고층 아파트 숲을 연상하기 쉽지만 도시계획이 잘 짜여진다면 밀도 높은 개발을 통해 쾌적한 생활공간을 창출해 낼 수가 있다. 충분한 녹지대와 인간공학적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 보다 높은 밀도를 유지하는 도시형태가 실제로 주거에 편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보와 자전거 이용에 우선권을 부여해 대중교통 체계 안에 통합시키거나 직장, 가정 및 서비스 부문을 한 지역 안에 밀집화하여 교통체증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토지이용계획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매일 아침 저녁 출퇴근하는 차량으로 10차선 도로가 거북이 걸음으로 꽉 막히는 것은 아직도 각 도시가 직주근접형태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도시마다의 기능을 특화하여 자족기능을 최대한 높여 나간다면 교통량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자동차의 의존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도시형태 자체에 대한 기존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결국 도시의 종합적 토지이용정책은 광역적이고 포괄적인 지역종합개발계획하에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버스에서 창 밖 구경을 하며,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이동하는 것이 자가용보다 더 빠르고 편한 도시를 상상해본다. 시끄러운 차 소리와 매연이 없는, 걷고 싶어지는 도시를 상상해본다. 안전사고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자전거로 산책을 나가는 도시를 상상해본다. 이 모든 것을 그저 꿈으로만 여기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영 자동차가 주인인 도시에서 살아야만 할 것이다. /김종원 토지공사 화성사업단장

기고/수원 여성의 힘, 그리고 출발

50만 수원여성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던 제9회 여성주간 기념행사의 열기가 지금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객석과 통로 가득한 인파, 한마음으로 손 흔들어 물결치는 몸짓, 별처럼 무수하던 눈동자, 흥분…. 그 열정의 들뜸과 수원시 여성정책에 거는 기대를 스스로 실천하여 보여준 힘의 실체 앞에서 막중한 책무를 가슴에 품어 실현을 위한 각오를 다져본다.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1995년 북경에서 열린 UN세계여성대회에서 여성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수행 전략으로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를 채택하면서 요보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협소한 의미의 정책 수행 태도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이라는 목적을 명시적으로 표방하고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여 추진기반을 마련하였다. 특히, 제1차 여성정책기본계획(1998년~2002년)이 완료되면서 여성정책의 기초를 다지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03년~2007년)을 통해 성숙·발전 단계로의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시대가 간절히 원하고 여성계의 오랜 소망에 힘입어 지난 4월 조직적 어려움 속에서도 수원시 여성정책과가 신설되었고 이는 여성정책의 명백한 전환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 과감한 결단으로 이해되며 이로써 양성평등 사회로의 본격적인 출발을 시도하게 되었다. 수원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을 서둘러, 수원시 여성발전기본조례를 제정하였고 조례에는 여성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사항과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함은 물론이거니와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의 적극적 조치를 규정하였다. 제정된 조례를 토대로 여성정책 시행계획을 장기적 관점에서의 중장기 여성정책 기본계획의 틀 속에서 부서별 정책에 젠더 관점(gender perspective)의 반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인지적 정책의 분석과 평가·성인지적 예산편성·성인지적 교육훈련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자 하며, 공공부문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공직에의 여성대표성을 제고하고 여성의 정책참여 확대를 위해 각종위원회의 여성참여 비율 확대 노력과 함께 여성의 이름 만으로가 아닌 전문성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준비된 여성인력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성인지력 교육훈련에도 주력하고자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제고하기 위한 사회적 일자리 발굴 및 여성 창업지원, 직업교육 강화, 보육의 공공성 확대 등의 정책 추진과 함께 정책 수행의 책임성을 보여주는 예산 확보 노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시민, 여성단체와 연계하여 여성정책 시행에 따른 이행상황 평가를 통해 여성정책 추진의 실효성과 효과성을 제고할 것이며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사회제도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잘못에 대한 비판에 앞서 정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로서 감싸주는 시민과 여성단체의 힘이 수원여성 정책의 미래를 밝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수원 여성정책에 대한 다양한 필요(Needs)와 요구(Wants)가 함께 어우러져 진정으로 조화로운 양성평등 사회가 실현되고 그리하여 50만 수원여성 모두가 세상의 도도한 흐름을 주도하는 변화와 혁신의 당당한 주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허인숙.수원시 여성정책 담당

기고/경기도국악당의 힘찬 출발

경기도의 전통문화예술 계승 발전과 국악 진흥을 위해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경기도 문화의 전당 국악당(경기도 국악당)’이 오늘 개관한다. 지난 2002년 6월에 착공, 2년여만에 완공해 문을 여는 경기도국악당은 268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천722평 규모로 481석의 공연장과 국악단원 연습실, 교육공간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국악당은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한국민속촌 입구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 경기도박물관이 있으며 또 그 옆에 백남준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라 하니 자리 하나는 잘 잡은 것 같다. 앞으로 이들 기관과 잘 연계하면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우리 음악의 멋과 맛을 한껏 향유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영통, 분당, 수지, 죽전과 앞으로 들어설 동탄과 동백까지 감안하면 관객확보도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주변 토양이 워낙 좋기때문에 경기도국악당의 꽃은 금방 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경기도립국악단원 및 경기도의 국악인,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숙원이었던 국악당을 완공하고, 내빈들을 모시고 개관 축하행사를 갖자니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그러면서 막중한 사명감도 갖게된다. 전국적으로 국악당이란 기관이 별도로 있는 곳은 드물다. 서울의 국립국악원과 그 분원인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얼마전 개관한 진도의 국립남도국악원, 전북도립국악원 정도다. 경기도가 전통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타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일찍이 국악당을 개관하는 것은 앞선 문화행정으로 경기도민의 자랑거리다. 사실 경기지역의 국악(樂·歌·舞)은 서울이나 남도에 뒤지지않는 많은 문화자산을 갖고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와 서울 지방을 중심으로 불려지던 음색이 맑고 경쾌한 경기민요(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로 도립국악단내에도 민요팀을 두고있다. 경기소리 외에도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포천 메나리, 양주 상여·회다지소리, 고양 송포호미걸이, 김포 통진두레놀이 등에서 볼 수 있는 농요(農謠)나 상여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이 산재한다. 또 웃다리(경기·충청지역)의 대표적인 풍물인 평택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호)이 농악의 명맥을 잇고 있고, 소리와 음악과 춤사위가 빼어난 경기도 도당굿(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전통문화의 토양을 갖고있는 경기도에 경기국악의 맥을 잇고 이를 계승 발전시킬 경기도국악당이 개관한다니 역사적이고도 가히 흥분되는 일이다. 경기도국악당의 개관은 그동안 서울과 호남 중심의 국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중부지역 국악을 활성화 시키고 경기국악의 우수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경기도국악당은 단지 경기도에 국한된다기 보다는 인천을 포함한 서해안 지역, 강원도, 충청도 지역 그리고 통일시대를 앞두고 황해도까지를 망라, 중부지역 국악의 메카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하는 중요성을 갖고있어 개관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국악당은 개관과 함께 20일간 축하공연을 마련했다. 전통음악부터 실내악, 창극, 경기소리, 사물놀이, 명인의 밤, 퓨전콘서트 등 국악의 다양한 장르를 맛볼 수 있게 풍성한 잔칫상을 차렸다. 또 전통예술교육강좌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 노인, 교원, 가족 등 대상별로 특화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단순한 감상차원에서 벗어나 직접 배워볼 수 있는 체험기회도 마련했다. 경기도국악당은 지역사회와 도민들의 무한한 애정과 관심이 뒷받침 돼야 무럭무럭 자라고 발전할 수 있다. 많은 사랑과 이용을 당부드린다. /곽태헌.경기도국악당 운영본부장

독자기고/유럽통합과 신행정수도

한달 전 유럽 3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유럽에 머무르는 동안 일행은 프랑스 국립행정대학원(ENA) 산하 유럽연구소에서 유럽통합의 역사와 전망 그리고 유럽연합체제 아래서의 지방자치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세계의 정치질서는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이 패권을 다투는 냉전의 시대로 들어간다. 오랜 역사 속에서 서로 많은 전쟁을 경험한 유럽대륙의 각 국가들은 개별 국가들로는 미·소 냉전체제 아래서 3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운명을 예견하고 유럽을 한 국가체제로 말들어 미국과 소련에 대응할 필요를 느꼈으리라. 그러한 필요성은 1950년대부터 50년의 대장정 속에 2002년 1월 1일 경제통합을 통해 유로라는 화폐를 탄생시켰고, 금년 5월 1일 유럽연합은 25개 회원국으로 확대되었다. 급기야는 지난 6월 18일 각국의 수반들은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유럽헌법안을 채택하였다. 유럽연합은 이제 단일국가처럼 독자적으로 조약을 체결하거나 외교안보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에 버금가는 외교적 실체로 등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회원국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가. 그러한 확대가 정치군사적으로 위험하지는 않은가. 결국에는 개별국가의 이익을 위해 서로 싸우지는 않을까. 많은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전쟁없는 평화정착이라는 대전제 속에 50년 동안 노력해 결국 경제통합을 이룩했듯이 앞으로 50년 후에 정치통합을 이룰 것이라고” 이들의 지방자치제도도 바뀌고 있다. 국경의 개방으로 국가간 경쟁에서 지역간 경쟁으로 경쟁의 양상이 바뀌고 경쟁의 질도 강화되면서 자치단체별로 지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럽통합의 전제는 획일화·균등화가 아니라 경쟁력의 강화라는 생각이 든다. 경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 정부 차원에서 유럽의 낙후지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럽연합의 예산이 낙후된 지방자치단체에 직접지원 되고 있는 것이다. 단일 국가에서의 지방자치가 아니라 통합된 유럽연합 아래서의 지방자치가 실험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우리의 현실은 어수선하다.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국민들은 한 마음으로 동의하는 것 같지않다. 더구나 경제의 성과가 비관적이고 그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국민들은 수도이전의 불가피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분열보다는 통합을 통해 모두 더 잘 살려고 노력하는 유럽의 현실을 보면서 국가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열정을 보다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실업, 기업의 투자, 서민경제의 회생, 견실한 국가경쟁력 등 이러한 문제들이 우선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아닐까? 신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및 기업의 지방이전 등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의 경쟁력을 분산시키는 정책이 한창이다. 물론 균형된 국토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경쟁에서 뒤처진 뒤 달성된 국토의 균형이 하향평준화된 균형이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대내적 균형에만 신경 쓰지 말고 국가생존이 걸려 있는 대외적 경쟁관계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박신환.수원시 팔달구 매산로2가

기고/직업 가치관

장래의 직업을 선택, 결정할 때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직업가치관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요인들이다. 첫째, 대개는 먼저 직업의 경제 가치가 꼽힌다. 고교를 졸업하는 대학 지망생들이 기왕이면 그리고 가능하면 월급, 보수, 이득이 많이 따라오는 직업에 연결되는 대학 학과를 선호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둘째, 그들 또는 그의 부모들은 직업의 출세가치 또는 권력가치를 많이 염두에 둔다. 이른바 입신출세가 주 관심인 사람들이다. 출세하면 돈도 자연 벌게 되는 부조리한 사회 풍토에서는 이 가치는 더 드세진다. 셋째, 사회적 가시성(可視性)이라는 가치도 있다. 이름과 얼굴이 많이 알려지고 팔리고 하는 유명을 바라는 것이다. 어느 직업에서건 일류가 되면 유명해지게 마련이지만, 사람들에겐 역으로 유명해지면 일류고 출세했다고 느끼는 일종의 착각도 없지 않다. 특히 배우, 탤런트, 가수, 정치가는 직접 얼굴이 팔리는 가시성이 높은 직업이다. 그리고 넷째, 어떤 직업은 재력도 권력도 가시성도 수반하지 않지만 명예가치가 높은 직업이 있다. 흔히 통념상으로 점잖고 깨끗하고 ‘유식’한 직업으로 여겨지는 직업이다. 교사, 교수, 신부, 목사라는 직업이 이에 속한다. 돈 없고 권력 없고 이름 없어도 ‘명예하나로 버티고 사는’ 직업이다. 고교졸업생이 대학 학과 선택에서 이런 저런 네 가지 직업가치를 저울질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직업의 가치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자아실현의 가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흔히 이것을 막연하게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는 문제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필요한 것은 ‘적성’이라는 좁고 일방적인 개념보다는 적극적으로 일과 나와의 상호관련을 찾는 역동적인 자아실현의 개념이다. 본래 심리학적으로도 ‘적성’이란 상당히 막연한 개념이다. 대개 ‘적성검사’는 많아야 10종 내외의 적성을 측정할 뿐이다. 그것들로 수만 종이 넘는 직업들의 적성을 일일이 가늠하기는 어렵다. 직업들을 넓게 묶어서 대략적으로 참고할 수밖에 없다. 또 적성 자체가 생득적(生得的)인 것이 아니다. 유년·아동기엔 아주 유동적이고, 그 큰 ‘윤곽’은 청년기까지는 잡히지만, 작은 ‘방향’은 생애를 두고 발전하고 변화한다. 물리학을 연구하다가 철학에 취미를 붙일 수도 있다. 또 직업의 종류와 내용과 구조도 사회변화와 더불어 변화해 간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수많은 일, 수많은 직업에 적성을 가지고 있고 적성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어떤 선정되어 있는 적성을 찾고 그것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에 일을 맞추어 보기도 해야 한다. 계속적인 자아실현 자체가 ‘적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에, 적성에 맞게 일을 찾고 만들기도 하고, 일에 맞게 적성을 찾고 만들기도 해야한다. 직업으로 택한 이상 어떤 직업에서든 사회의 봉사 기능으로써의 직업, 자아실현을 위한 직업인으로써의 올바른 가치관 확립의 필요성이 요구되며,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는 직업인으로 행복감을 느끼며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김종구 고양교육청 학무국장

기고/담배인삼공사 수원공장을 문화공간으로

1995년 7월 프랑스 파리로 건축기행을 간 적이 있다. 마침 내가 묵는 호텔이 라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 바로 앞이어서,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공원을 산책하고 저녁에는 일행과 공원에서 이런저런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때 그곳이 너무 좋아 일정을 변경해 며칠 더 머물면서, 우리 수원시에도 이런 공원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던 게 기억난다. 파리 동북부에 위치한 라 빌레트(La villette) 지구(약 16만 6천여평)는 1974년 이전엔 도살장과 우시장이었던 곳이다. 라 빌레트 공원은 미테랑 대통령이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계획한 몇 가지 중요한 사업(Grand Projects)중 하나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기차역을 개조한 오르세 미술관, 라데팡스, 국립 미테랑 도서관, 시트로엥 공원 등과 함께 프랑스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 빌레트 공원은 1983년 ‘21세기를 위한 미래의 공원’ 현상공모에서 젊은 건축가 베르나르 츄미(Bernard Tschumi)가 당선된 이후 최고의 건축가(명장)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그는 여러 분야(건축, 음악, 예술, 조경 등)의 전문가들이 공동작업을 통하여 보고 느끼고 참여하는, 즉 오감(五感)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공원에 담았다. 포잠박(Christian de portzamparc)이 설계한 음악 도시를 비롯하여, 과학관·도살장을 개조해서 만든 그랜드 홀은 19세기 철골조 건물로서, 철골조가 지닌 아름다움과 기능을 아우르며 전시 및 공연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라 빌레트 공원은 이제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은 물론 과학까지를 포괄하는 프랑스의 또 하나의 문화유산이다. 얼마 전 화서역 근처에 있는 한국담배인삼공사(KT&G) 수원공장이 민영화에 따른 시설 이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난 무릎을 쳤다. 이곳이야말로 수원의 ‘라 빌레트’가 될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이후 나는 이곳을 수십 차례 돌아보며 꼼꼼히 조사를 했다. 그 결과 현재의 건축물을 잘 활용하여 개조한다면, 전시장은 물론 공연장·교육장·체험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을 훌륭하게 설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부지 면적은 8만여 평으로 프랑스 라 빌레트 공원의 절반 수준이다. 자연녹지이면서 서북부의 중심에 위치한 지역이라 부족한 도시 기반시설(공원, 녹지 등)만 확충한다면, 동수원권과 더불어 수원의 제2의 문화중심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재 서북부 지역의 경우 문화시설(전시 및 공연 시설 등)이 변변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만석공원에 자리한 수원 미술관이 갈증을 해소해주기는 하나, 처음부터 미술관으로 계획된 것이 아니다 보니 규모나 시설 면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게다가 공연장의 경우는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몇달 전 (사)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를 주축으로 가칭 ‘수원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대단히 좋은 일이라 생각해 나도 서명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수십억씩 들여서 미술관을 새로 짓는 것도 좋겠지만, 기왕에 있는 담배인삼공사 수원공장부지를 활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그래서 개조만 잘 하면 미술관뿐 아니라, 공연장·문화 관련 교육시설·체험장·실내 전시장은 물론이고,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 등의 공간으로 손색없는 곳이라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물론 시의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포함하여 상당한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안다. 공익을 앞세워 사유재산의 손해를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하므로, 시의 재정으로 힘들면 도비나 국비의 조달도 생각해 봄직하다. 그러면 우리 수원 시민들도 ‘문화공간 1제곱센티미터 사기운동’을 해서라도 훌륭한 문화유산을 만들고 물려주기에 동참할 것이라 믿는다. /김동훈 건축인

기고/인권이 존중되는 공동체를

얼마 전 전국민의 가슴을 울린 사건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 먼 타국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한 것이다. 전국적인 추모의 물결이 이라크 테러집단의 반인륜적인 행위에 분개하고 한 청년의 죽음에 슬퍼하였다. 파병에 대한 찬반이라는 정치적인 분열상을 차치하고서 우리는 먼저 인간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확고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자양분을 윤택하게 만드는 동시에 전지구적인 공동체의 보편적인 규범을 만들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의한 이라크 전쟁의 대의명분은 테러에 대한 대응과 자국민에 대한 인권침해 상황이었다. 코소보, 동티모르 그리고 시에라리온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은 모두 정당하지 못한 인권에 대한 침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과연 모든 인류가 단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권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일까? 선진국이자 강대국인 서구의 일방적인 가치관을 다른 문화를 가진 사회들에 보편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하여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만 한다. 인권에 대한 서구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의 주류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하나는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포괄하는 재산권에 대한 자유주의적인 시각으로부터, 다른 하나는 개인의 정치적인 참여를 중요시하는 정치적 권리로서의 공화주의적 전통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의 개념으로부터 인권이 형성된 것이다. 정치적으로, 신체적으로 자유로운 인간이 바로 이러한 인권개념에 의한 보호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모든 전지구적 공동체에게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싱가포르의 경우 아직도 태형, 즉 곤장을 치는 제도가 있다. 미국은 이러한 형벌에 대해 인권을 침해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그 나름의 법제도를 통하여 자국민을 보호하고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규범이 모두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왜 국제적인 개입이 싱가포르에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 인권이라는 것은 그 사회의 공동체가 오랜 역사를 통하여 인정하고 있는 자기보호를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때문에 한 가지 가치를 모두에게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러한 입장이 인권을 편의적으로 해석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누릴 권리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이 자기에게는 관대하게 적용되고 남에게는 인색하게 적용돼서는 안된다. 인간의 권리를 동등하게 인정하는 사회가 바로 발전된 사회이고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우리도 저소득층, 외국인노동자의 인권 등에 대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 그리고 사회적인 합의 문화가 발전된다면 세계의 어느 국가보다도 국제사회에서 강한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며, 국제사회의 성원으로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사람간의 관계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규범에 의해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동의 규범을 만드는 과정은 모든 사회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규범을 만들어 내는 토대는 인권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 인정할 수 있고, 정당한 규범을 만들기 위한 토대로서, 인간을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인권관의 확립을 통하여 외적인 모양만이 아니라 내적인 내용이 충실한 사회를 만들자. 이제는 내적인 발전을 통하여 안으로 윤택한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갈 때라고 확신한다. /신보영 경기도의회 의원

기고/고교 평준화 폐지해야 한다

21세기는 지식기반의 정보화사회로서 자연자원이나 부존자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적자원 지식자원이다. 따라서 인적·지식자원은 학교교육에서 시작되고 고교 교육은 가장 중요한 근간이다. 이런 고교 교육의 평준화가 과연 지식기반 사회에 부응할 수 있는지 깊은 검토가 있어야 할 시기다. 이젠 고교 평준화 정책을 폐지하고 비평준화 교육으로 환원해야 한다. 평준화제도의 기본 발상은 획일적 통제를 통한 균등한 교육으로 학교간의 차이를 없애고 교육의 형평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는 달리 실력차이가 심한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 수업을 하는 바람에 우수 학생들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고 열등학생은 학습을 포기하는 등 교실 붕괴현상을 가져왔다. 사교육 또한 오히려 부추기는 역기능을 가져왔다. 학력 수준 저하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한 인위적 고교 평준화는 이밖에도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컨대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 침해 등은 위헌의 소지가 없지 않다. 평준화가 보편적 덕목이라면 우리는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왜 차별화 되려고 노력하는가. 온 세상의 모든 단계가 거의 경쟁인데 어찌 청소년 시절부터 선의의 경쟁에 나서는 훈련은 못시킬 망정 그것을 배제시켜 미래 인적자원을 고갈시키려 하는가. 교육개혁은 이제 평준화를 과감하게 깨는데서 부터 시작돼야 한다. 학생들이 잠재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고 실력에 따른 학습이 불가능하고 학생간·학교간 교육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제도 아래서는 21세기 무한경쟁시대의 국제사회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인력이 결코 배출될 수 없다. 미국이 고교 교육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등 세계 여러 나라가 인재양성을 교육개혁의 주안점으로 삼는 추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교육은 인재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좀 못하거나 또는 아주 못하는 열등생도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능력을 길러주는 등 전인교육을 적극화해야 하는 것은 더 말할 게 없다. 문제는 평준화의 모순이다. 지금 고교 평준화라 하여 학생들의 실력이 평준화 되었다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학생들 실력은 평준화되지 못하고 또 될수도 없는 실정에서 강행되는 겉치레 평준화정책은 지식교육도 전인교육도 모두 말살되어 이도 저도 아닌 형편이다. 실력중심의 비평준화가 사교육비 경쟁에서 서민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하여 평준화를 하였으나 사교육비 부담이 결코 경감된 것은 아니다. 많은 자녀들 어머니가 파출부 노릇을 해가면서까지 사교육비를 대는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오히려 평준화는 공교육 부실을 가져와 사교육 의존 현상을 더욱 키웠다. 사교육은 평준화든 비평준화든 다만 질서일탈의 방지만 필요할 뿐 수요는 어차피 있게 마련이다. 사정이 이러한 터에 겉무늬만의 고교평준화로 인재자질의 잠재 능력을 평준화 이름으로 억압하는 것이 과연 교육원리에 합당하고 교육정책에 합치되는지 정부 당국의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금세기 지식 기반 사회를 가리켜 흔히 ‘한 명의 사회적 우수인재가 만 명을 먹고 살게 해준다’는 말로 비유하고 있다. 고교 평준화의 시행착오는 더 이상 시행할 가치가 없는 완전 실패작이다. 주저없이 평준화를 폐지, 비평준화로 가는 것이 국가사회의 미래를 위하는 길이다. /김강영.전 경기도의원(문교의원)

기고/이제는 직업기초능력에 눈돌려야

1980년대 후반에 미국 노동부와 직업훈련협회는 고용주들이 근로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기술을 분류하기 위한 협동 연구에 착수하였다. 이 협동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고용주들이 컴퓨터 관련 기술에 관한 능력을 가장 중시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고용주들이 요구하는 필수적인 능력은 자기학습능력과 기초학습능력(읽기, 작문, 수학) 및 직업기초능력으로서 의사소통기술, 인간관계능력, 적응력 등을 들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이러하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직업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컴퓨터를 조작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단기간의 훈련에 의해서 가능하지만, 소위 말하는 컨텐츠에 관련되는 능력은 단기간의 훈련으로 가능하지 못하며 더군다나 인간관계나 적응력 등은 장기간의 학교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0년대의 직업인들은 간단한 책, 기사 또는 간단한 자료를 읽는 방법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그래프와 도표 및 지도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므로 문자화된 단어나 문장에 국한된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독서 능력과 정보를 분석, 평가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복잡한 정보를 빨리 분석·평가하여 얻은 새로운 정보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회사원을 요구할 것이다. 작문능력에 있어서도 정확한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특수하며 일목요연하고 이해하기 쉬운 사업계획서를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수리 계산능력에 있어서는 계산능력뿐 아니라 개념적인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즉 일련의 복잡하고 긴 통계수치를 계산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컴퓨터에서 나온 결과를 보고 그 결과가 나오게 된 계산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계산과정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한 계산능력 이상의 것이 요구될 것이다. 적어도 실무 통계에 필요한 지식 이외에 더 높은 단계의 수학적 지식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의사소통기술이나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루는 능력도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2000년대의 일터에서는 개인작업보다는 팀을 중심으로 하는 작업환경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제 직장인들은 누구든 팀의 일원이 되어야 하는데 팀이 갖는 가치의 대부분이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팀 구성원들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에서 나오게 된다. 따라서 2000년대 직장인들은 훌륭한 의사소통자가 되어야 한다. 직장인은 직장인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또한 앞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일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문서화된 자료보다는 언어적인 자료로 교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 직업교육에서는 기능적 측면의 컴퓨터 조작이나 활용 능력을 중시하고 내용적 측면을 이루는 기초학습능력이나 의사소통 기술은 중시하지 않는 것 같다. 한가지만 잘하면 되는 줄 아는데 전혀 그렇치 않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그 변화를 제대로 읽고 주도하려면 역시 기초학습능력이 있어야 하며 어우러 살아야 하는 인간사회의 구조상 의사소통기술과 대인관계능력은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의 성·패와 행·불행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도구가 된다. /김현옥 수원수일中 교장.시인

기고/편견없는 세상 ‘모두가 함께’

-수원시장배 장애인 수영대회를 마치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어제의 편리함이 오늘은 그저 그런 것이 되고 내일은 쓸모없는 것이 되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빠른 세상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또 편리해 지는 만큼 그것에 비례해 인간에게 위험한 요소는 많아지고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환경은 우리들에게 더욱 가까이 와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사고, 인간의 편리함 추구로 인한 환경오염과 파괴는 점점 많아지고 그 규모도 커지는 자연재해로 인하여 사람의 정신과 신체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다.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이 불의에 사고를 당하여 신체 일부에 장애를 가져오는 피해를 입고, 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장애는 예방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나 그렇지 못한 것 또한 현실이다. 역경을 이겨낸 선수들 지난 27일 제2회 수원시장배 전국장애인수영대회가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수영장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온 162명의 절단·촉수장애, 정신지체, 청각·시각장애인들이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한데 모여 평소에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두 팔이 없는 장애인, 하체를 못 쓰는 분들이 물살을 가르고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 관중들은 탄성을 금치 못했고,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수영대회에 출전한 장애인들에게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느끼는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아니었다. ‘보다 빠르게 보다 자유롭게’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열린 이번 전국장애인수영대회는 단순히 1위, 2위, 3위 등 순위와 기록을 평가하는 대회는 아니었다. 장애인들에게는 자신의 의지를 확인하고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그러한 자신감과 투지를 보며 즐거워했다. 또한 각계 각층에서 참여한 자원봉사자와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청소년문화센터 직원들, 그리고 대회진행에 정성을 다한 장애인수영연맹 관계자 등 모든 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흘린 땀방울만큼이나 많은 보람의 열매를 가슴에 쌓았고, 보는 시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화합의 수영대회였다. 가끔 불굴의 의지로 장애를 극복하여 일반인 보다 훌륭한 업적을 이룬 미담이 언론에 보도된다. 자신의 장애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노력하여 목표를 이룬 사람들이다. 이번 장애인수영대회를 처음 접했지만, 열심히 수영을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그들의 자신감과 의지는 앞으로 더욱 거친 물살을 헤치고 세상으로 달려 나갈 것이라 생각했다. 장애.비장애인 하나되길 앞으로 수영대회에 참가한 선수 뿐 아니라, 모든 장애인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도전한 목표를 이뤄 더 이상 그들의 장애극복 드라마가 미담으로 방송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에게 어떠한 편견도 갖지 않는, ‘모두가 함께’라는 아름다운 인식을 갖게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수원에서 먼저 조성되어 세상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내년에 수원에서 개최되는 제3회 전국장애인수영대회는 장애인들에게는 불굴의 의지와 자신감을 키우는 대회가 되고,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모두 녹여버리는 화합의 축제로 더욱 발전되기를 기원한다. /김현광.수원시 사회복지과

기고/고구려가 중국역사라고?

근래 중국에서는 동북공정사업(東北工程事業)을 통하여 고구려 유적을 보수하면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인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화된 만주족의 일부 학자들에 의한 왜곡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실 오늘날의 만주족은 삼국시대에는 말갈족이라 불리던 문화 수준이 낮던 민족으로 일찍이 고구려에 예속(隸屬)되었다. 이들은 근세에는 한족(漢族)을 복속 시키고도 오히려 문화적으로는 한족에게 동화되어 자기들이 쓰던 언어조차도 잃어버린 민족이다. 이들이 말한 대로 중국이 고구려사의 주인공(主人公)이 되기 위해서는 BC 108년에 한(漢)나라가 세운 한 4군이 진(晉)나라 때에 와서 고구려에 의해 쫓겨가지 말았어야 한다. 분열되었던 천하를 통일한 수(隋)·당(唐)은 통일된 막대한 힘을 배경으로 고구려에 쳐들어 왔으나 살수(612)와 안시성(645)에서 릴레이식으로 패퇴되고 말았다. 이렇게 강력한 고구려를 중국의 분열기인 삼국시대나 위·진·남북조 시대에 지배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진(晉)의 현도군(302)·낙랑군(313)·대방군(314)이 고구려 미천왕에 의해 요서 지방으로 쫓겨간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들은 중국인이 고구려를 세웠으니 고구려가 중국 고구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주몽의 아들 온조가 세운 백제도 중국 백제가 되겠다. 고구려를 세운 사람은 한족(漢族)이 아닌 동이족(東夷族)이다. 중국화된 만주족의 학자들은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 정권이라고 한다. 고구려가 시대에 따라 국력이 약해졌을 때에 일시적으로 중국의 책봉을 받고 연호를 사용하였으나, 이런 일은 어디까지나 당시의 피상적인 외교 형식일 뿐이지, 고구려가 중국에게 주권을 빼앗겼거나 중국의 지방 정권은 아니다. 그것은 근세조선이 중국의 명나라나 청나라의 책봉을 받고 그들의 연호를 사용하였어도, 그것은 외교형식이었지 내부적으로 완전한 독립국이었음이 이를 입증하여준다. 또 그들은 고구려가 황제 칭호를 사용하지 않고 왕이란 칭호를 사용하였다는 것이 중국 고구려가 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트집이다. 그 예로 광개토대왕을 든다면 그의 묘호(廟號)는 국강상 광개토경 평안 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다. 태왕(太王)이란 여러 왕을 아우르는 왕, 즉 왕의 위에 군림하는 황제란 뜻이다. 아울러 영락(永樂)이란 독자적인 연호를 쓴 것을 봐도 고구려가 독자적인 힘을 가진 강력한 국가였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인 학자들은 고구려와 수·당과의 수십 년간에 걸친 전쟁을 중국 내부 전쟁이라고 말한다. 이 전쟁은 중국 내부 전쟁이 아니라 한족(漢族)과 동이족(東夷族)간의 동북아시아 주도권 쟁탈전이었다. 1998년 중국의 북경대학의 장페이페이(蔣非非)·왕사오푸(王小甫) 교수 등 소장파 역사학자 6명이 발간한 중한관계사(中韓關係史) 서문에서 “중국에는 하, 상, 은, 주, 춘추전국시대, 진, 한, 삼국시대, 위진남북조시대, 수, 당, 5대, 송, 원, 명, 청 등의 왕조가 있었고, 한국에는 고조선, 삼한,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등의 왕조가 있어 양국간의 정치 경제 외교 관계를 유지했다” 고 서술하고 있다. 비록 고구려의 옛 땅인 만주가 오늘날에 와서는 중국 땅이 되고 말았지만, 그렇다고 역사까지 빼앗아가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한가지만 묻고 싶다. 그들도 우리처럼 고대에 고구려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삼국사기(1145)나 삼국유사(1285)같은 사서(史書)가 있는가? 그들은 없다. 왜냐하면 고구려가 그들의 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육광남.동두천 중앙중고등학교장

기고/나누어야 힘이 생긴다

종종 행정기관을 공룡에 비유하기도 한다. 너무 비대해진 제 몸을 가누지 못해 멸종한 그 공룡 말이다. 덩치만 크고 걸리적거리기만 하는 이 거대조직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공룡을 죽게 한 그 증후군이 결코 중생대의 그것들만의 운명일 뿐이라고 안심해도 될 것인가? 오늘, 우리의 직장은 어떠한가. 나는 조직을 경직시키고 구성원의 숨통을 죄고 있지는 않은가. 법이니, 명령이니, 비밀이니, 규제니 하면서 사람과 일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직위만 내세워서 통제하고 간섭하지는 않는가. 나혼자서 정보를 독식하거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조직이 비대하고 경직되고 타성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비대조직에서는 정보가 어느 일부의 전유물이 되기 쉽다. 의사소통 구조가 일방적이 되기 쉽다. 피가 돌지 않는다. 피가 돌지 않으면 죽는다. 심장에서 머리로, 손으로, 다리로 피가 돌아야 하는데 어느 지점에서 막혀버리면 ‘악’하고 비명 한번 제대로 지르지도 못하고 죽는다. 상사는 심장부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피를 돌게 하는 사람이다. 막힌 것을 뚫어 조직이 잘 돌아가게 하는 사람이다. 정보를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권한과 책임을 나누고, 일을 나누고, 결정과 행복을 나누는 사람이다. 공유하고 공유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특히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자기 혼자서 정보를 독점하거나 의사소통의 통로를 막아서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마음과 지혜를 모을 수 있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모이고 가치가 창출된다. 창의성에 관한 연구들을 보라. 창의적인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아낌과 보살핌,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는 인간적인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십여년 전 필자가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의 일이다. 지금은 모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분인데 사실 필자와 알던 사이도 아니었다. 그분도 박사과정에 재학하고 있었고 어느날 학회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인연일 뿐이었는데 그분이 선선히 나를 도와준 것이다. 그분은 석사과정 때부터 박사과정을 대비하여 그 분야의 좋은 논문들을 많이 수집해 놓고 있었다. 나는 사실 학문에 뜻이 있어서 박사과정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학문을 할 만큼 논리적인 두뇌를 갖고 있지도 않아서 과정 중에도 마음이 괴로운 날들이 많았다. ‘그만둘까, 어쩔까. 너 같은게 뭐 학문을 한다고. 순수하지도 못하고 기본능력도 학문에 대한 외경심도 없는 것이…’ 해가면서 회의와 연민, 自嘲와 죄책감에 시달리곤 하였다.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르겠다. 그분이 어렵게 모은 자료들(그 당시에는 미국 논문을 한편 들여오려고 하면 배로 6개월 정도가 걸렸음)을 선뜻 빌려주면서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니 무척 반갑다고 하였다.(필자가 진로교육 국내박사 1호니까). 그 후로 서로 정보와 자료를 교환하면서(실은 일방적으로 받기만 한 셈이지만) 참 좋은 시간들을 나누었다. 내가 그분으로부터 얻은 것은 귀한 자료만이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값진 것은 나누는 것이었다. 베푸는 것이었다. 먼저 내주는 것.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을 상대를 믿고 먼저 주는 것, 그런 마음과 행동이 아닌가 한다. 나도 그분을 닮아 후배들에게 내가 어렵게 구한 자료들을 선뜻 내주곤 한다. 정보와 자료를 나누게 한다. 그렇게 해야 힘(power)이 생기고 학파가 형성되는 것이다. 좋은 자료를 자기만 꽁꽁 싸갖고 있으면 힘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다른 사람의 머리로 가면 훨씬 가치있는 보석으로 다듬어질 수 있는 자료들이 옹졸한 두뇌의 소유자에게 들어가면 빛을 보지 못한다. 글쎄 고작해야 그 사람에게 강사료나 원고료 정도 벌어다줄지는 모르겠지만. 나누어야 힘이 생긴다. /김현옥.수원 수일중 교장.시인

기고/장마철 '유비무환'

태풍 디앤무로 많은 비가 내렸다. 다행히 경기도에는 그리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모두들 디앤무로 인해 매년 겪는 수해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이제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이고, 몇 번이 될 진 모르겠지만 태풍과 폭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뻔한 장마와 태풍과 폭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대비를 하고 있으며, 그 대비는 또 얼마나 충분한 것일까. 물론,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 질문이다. 올해에는 수해를 입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좀더 꼼꼼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가스시설 관리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가스사고 하면, 아무래도 가스사용량이 증가하는 겨울에 많이 일어나고, 여름에는 딱히 사고가 많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들 생각할 수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장마가 길고 고온다습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관이나 가스용기가 손상을 입는 등 가스안전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실제 지난해 총 사고 건수 119건 중 6~8월에 발생한 사고가 35건으로 30%나 차지하고 있고, 경기도에서도 매년 평균 5건의 가스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여름철에 가스사고가 덜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장마철 발생하는 가스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첫번째로는 계속 내리는 비와 더불어 고온다습한 기온에 의해서 가스시설 각 부위 연결부분이 이완돼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 둘째로는 집중호우로 인해 가스시설이 침수 또는 홍수에 휩쓸리면서 연결 부분이 이탈되어 발생되는 사고, 마지막으로 침수된 가스시설을 복구할 때 안전점검을 받지 않고 사용하다 일어나는 사고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가스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스시설 중에서 호스와 가스용품, 배관과 용기, 배관과 호스 등 연결부분이 잘 조여져 있는지 살펴보고 오래된 시설은 가스누출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미리 교체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가스시설이 물에 잠길 우려가 있거나 물에 잠길 경우, LP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용기밸브를 잠그고 용기를 분리시켜 높은 곳으로 이동시켜 주어야 하고,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가스시설을 지하실 또는 밀폐된 장소에 설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LP가스는 공기보다 1.5배에서 2배 가량 무거워 누출하게 되면, 바닥 등 낮은 곳에 체류되어 가스사고의 위험이 높다. 특히 장마철에는 기온의 특성상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에 잘못 설치된 시설은 즉시 교체해 주어야 한다. 만일 폭우로 가스시설이 침수되었을 경우, 가스시설 중 가스레인지 등은 깨끗한 물로 씻어서 흙 등 이물질이 끼어 가스가 나오는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한 후에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완전히 말려 사용해야 하고, 가스시설의 연결부분은 비눗물이나 점검액 등으로 반드시 누출점검을 한 후에 사용하여야 한다. 장마나 태풍, 폭우 등으로 입을 수 있는, 가스사고를 비롯한 각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먼저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정완진.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기고/城안 사람들의 역할과 자세

세계 문화유산인 화성은 조선조 제22대 임금인 정조가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부친 사도세자의 능침을 양주 배봉산에서 수원의 화산(지금의 화성시)으로 천봉하고 화산 부근에 있었던 읍치를 수원의 팔달산 아래 현 위치로 옮기면서 축성하게 되었다.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210년 전인 1794년 1월에 착공해 2년 9개월에 걸친 공사끝에 1796년 9월에 완공되었다. 규모는 성의 둘레 5,744m, 면적은 130ha로 당시 거주 인구는 약 1천가구 5천명 정도였다. 아울러 부속시설물로 화성행궁, 중포사, 내포사, 사직단 등 많은 시설물을 건립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소멸되었고, 현재 시에서 많은 복원 노력으로 화성행궁의 대다수가 복원 되었으며 계속해서 완전 복원을 위해 노력중이다. 당시 화성은 지금의 신도시처럼 베드타운의 형식이 아닌 완전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고 있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성안에 살고 있는 지금의 城안 사람들인 우리가 해야할 역할과 자세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 때문에 타 지역의 거주민들 보다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제약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지역 주민들의 건물 신축은 물론 증·개축까지도 규제를 받다보니 생활환경이 낙후되고 또한 도시의 팽창으로 100만이 넘는 거대 도시로 성장하면서 현대식 대형 상권이 외곽으로 분산 배치되어 재래시장 형태의 이 지역내 상권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 수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수원은 타 지역에 비하면 시에서 재래시장인 남문·지동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자하여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시장관계자의 말을 들은바 있다. 이 외에도 성곽 인접지역을 매수하여 공원과 주차장, 박물관, 광장 등을 조성하는 계획과 수원천변을 정화하는 계획 모두다 城안 사람들과 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위함일 것이다. 지금 시에서는 위에서와 같이 이곳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城안 사람들도 이에 발맞추어 날로 늘어나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인 것이다. 수원천변의 무질서한 상행위, 쓰레기 무단투기, 재활용품의 철저한 분리수거, 차량의 불법주차, 불법 노상적치물 등 각종 불법 무질서한 행위를 앞장서서 근절하고 계도해야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현재를 사는 城안 사람들은 물론 미래의 城안 사람들을 위함일 것이다. /민병구.수원시남향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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