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원 화성과 무예24기

정조임금이 아버지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수원 화산에 행차할 때의 일이다. 임금을 호위하는 기마병 수 백 명이 형형색색의 깃발을 휘날리며 겨울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읍청루란 곳에 다다랐을 때 일순간 기병들이 멈춰 섰다. 갑자기 길이 너무 좁아진데다 얼음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 부대가 대열을 갖추더니 순식간에 그곳을 지나갔다. 강나루 앞에서도 다시 한번 대열이 멈춰 섰다. 얼어붙은 강을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이때도 강 한 복판을 향해 먼저 달려가는 부대가 있었다. 멀리서 임금의 행차를 구경하던 백성들의 입에서 “이야! 사람과 말이 마치 나는 것과 같구먼, 신병(神兵)과 다름없네 그려.” “정말 용맹한 부대로세.” 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그 부대의 선두에는 ‘장용위’라 쓰인 황색깃발이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 정조실록, 1790년 11월 22일 - 정조임금은 양주 배봉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화산으로 옮긴 뒤 수원에 자주 드나들었다. 사도세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달리 매우 건강하고 총명한 왕자였다. 그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우수한 무예 18가지를 정리하여 ‘무예신보’라는 군사교범서를 펴내 무사들이 익힐 수 있도록 하였고, 효종의 뒤를 이어 북벌을 준비했었다. 그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정조의 첫마디는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였다. 아버지의 업적을 드러내고 억울한 죽음과 누명을 벗기려 했던 정조임금이 추진했던 일의 하나가 군대를 강화하고 무예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정조는 장용영을 창설하고 ‘무예도보통지’를 펴냈다. 장용영 장관 백동수가 출판을 총감독하여 장용영 임시 출판국에서 펴낸 ‘무예도보통지’에는 사도세자가 정리한 18가지 보병무예에 마상무예 6가지를 더한 24가지 무예가 실려 있다. 정조임금은 화산으로 사도세자의 묘소를 이장했던 1789년에 서울에 있던 장용영 병력의 일부를 수원으로 파견하였는데, 그 후 이 부대를 장용영 외영으로 확대시켰다. 장용영의 군사 훈련은 화성 동장대 ‘연무대’에서 이루어졌고, 정조임금이 화성을 방문했을 때는 동장대에서 친히 군사들을 사열하고 무예를 시험하였다. 지난해 봄부터 초겨울까지 행궁에서는 무예24기공연이 있었고, 매일 새벽마다 연무대 효원공원 장안공원 만석공원에서 수원시민들이 무예24기를 익혔으며, 행궁 옆의 신풍초등학교 체육시간에는 4학년 학생들이 본국검을 수련했다. 이 모든 일은 무예24기가 수원에 뿌리를 둔 역사성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지난 한 해에는 수원시와 경기문화재단, 수원문화원이 한마음으로 무예24기를 경기도 수원의 무예로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무예24기는 조선의 국기(國技)였다. 무예24기에 담겨 있는 정신적 교훈과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 선다. 사단법인 무예24기보존회 창립총회 때 김용서 수원시장의 축사 중에 “하드웨어인 화성과 소프트웨어인 무예24기가 어우러져”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이는 무예24기와 화성 간의 긴밀한 관계와 문화상품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드디어 무예24기보존회가 사단법인으로 출범함으로써 무예24기는 수원은 물론 경기도의 자랑,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무예로 성장할 초석을 갖추게 되었다. 앞으로 보존회에서는 보는 사람이나 익히는 사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통무예가 되도록 힘써 노력할 것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예24기를 배울 수 있도록 수련터를 많이 열 것이다. 올 겨울에 ‘쟁이골 무예학교’를 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무예24기를 통해서 모두가 부러워할 수 있는 경기도의 생활문화를 창조하는 일에 많은 분들이 나서 주면 좋겠다. /김 영 호 무예24기보존회 사무총장

기고/주한 외국인근로자 위한 복지관광

2003년 3월 현재 국내체류 외국인근로자는 37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들은 중국, 태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스리랑카, 파키스탄, 몽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계통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체의 인력난 해소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은 우리사회 저변에 깔린 인종적 편견과 차별로 기본적 인권조차 누리지 못하자 이를 우리 국민에 대한 반한 감정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외국인근로자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와 주민으로서 누려야 할 복지욕구가 있는 대상으로 보는 새로운 인식전환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도 외국인과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이와는 거의 정 반대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지 않을 뿐 외국인 근로자를 ‘기피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이웃’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이다. 우리는 지금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라는 비전을 세우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아울러 1천만 해외관광객의 유치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이루면서 우리가 원하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것은 우리 주변의 외국인근로자들이 어려움이 없도록 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우리의 당연한 의무이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문화관광부는 참여정부의 관광정책 18대 과제 중에서 외국인근로자를 비롯한 우리 주위에서 그동안 소외 계층에 대한 관광기회 확대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주한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복지관광을 시행하면서 외국인 홍보사절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서 홍보하는 노력의 절반이라도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중·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해외에 나가서 하는 관광객 유치 노력보다 더 값진 투자가 될 것이다. 단체 관광객을 저렴한 가격으로 모집해 관광안내인 마음대로 관광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주한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한사람 한사람 선호와 수요를 존중해야 한다. 외국에 나가서 한국관광을 홍보하는 것 보다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한국문화를 접하게 할 때 그들이 귀국하면 친한인사를 배출하게 된다. 아울러 외국인근로자를 민간외교관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기업인 및 시민에 대한 홍보활동 강화, 한국생활을 보람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함으로써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친목교류 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 주한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복지관광을 시행함으로써 우선 외국인근로자의 사기 진작 및 의욕이 고취될 뿐만 아니라 이것을 통해 기업현장의 원만한 근로 분위기 조성 및 생산성 향상이 제고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확산이 제고될 것이고 한국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문화적 이질감이 해소 될 것이다.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계의 보고이며 세계 유일한 관광상품인 비무장지대(DMZ)를 문화적 체험탐방 코스로 정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비무장지대를 관광함으로써 외국인근로자들이 아시아권의 일원으로서 한반도의 현실과 자유 민주세계의 소중함을 알고 한국과 DMZ에 대한 이미지를 본국에 알리는 민간사절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 귀국한 후에도 계속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상호간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기고/벤처정신을 키우자

최근 지속된 경기의 어려움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같다. 이런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굳건하게 세계시장을 누비며 건실한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도 있어 한편으론 큰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불투명할 때 일수록 우리는 기업가정신+도전정신인 벤처정신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나 기업성장이 침체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IMF외환위기 때 큰 몫을 했던 벤처기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벤처기업의 성장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여러가지 부작용은 있었지만 총체적으로 평가해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제기된 부작용들은 벤처업계와 우리사회에 충분한 학습효과를 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큰 자산이 되었다고 본다. 이제 지난날의 문제점을 교훈삼아 새롭게 제2의 벤처도약을 시도할때가 아닌가 싶다. 신 벤처의 도약은 벤처정신을 기본으로 출발해야 한다. 끊임없는 도전정신, 밤을 불태우는 연구정신, 땀을 흘리는 혼신의 노력, 이런것들이 벤처정신을 나타내는 수식어들 아닌가.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기업에는 대부분 이런 정신이 사라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이제 새롭게 벤처정신을 바탕으로 한 신 벤처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몇가지 기존관행과 제도를 먼저 혁신시킬 필요가 있다. 첫째는 창업과 벤처지원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자금, 보육, 교육, 투자지원제도의 상호연계체제와 보육·창업·교육·금융지원 기관간 업무협의나 교류가 미흡한 실정이다. 유관지원기관과 지원 인프라간 유기적인 연계체제를 구축하고 지원제도를 성장가능 기업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별기관의 운영에만 집중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네트워킹화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창업벤처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을 혁신시켜야 한다. 창업초기기업은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초기에는 R&D에 자본금이 집중투자 되기 때문에 기업의 회계상 부채로 남게된다. 그러나 대부분 금융시스템은 재무제표에 의한 평가만 기계적으로 고수한다. 초기기업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요소에 대한 금융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벤처창업의 성공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셋째로 창업시부터 확실한 경영전략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기술개발은 항상 판매가 가능한 개발과제를 선정해야 한다. 시장성 없는 기술개발은 개발 후 과도한 추가자금이 소요되고 결국은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개발전에 분명하고 확실한 자금조달과 판매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금융기관은 경영전략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해서는 절대 지원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기업에 대해 이러한 부문에 대한 사전 경영컨설팅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간 인수 합병(M&A)이 과감히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안주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생력을 갖는 벤처정신은 실종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시장성이 없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정부의 자금지원을 요구하면서 버티기도 한다. 이러한 벤처정신이 실종된 기업을 가려 낼수 있는 평가기법의 개발을 통해 과감히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질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상의 신 벤처정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관행과 제도가 선행적으로 개선될때 우리의 또다른 도약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우리 경제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러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기업인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격려의 밑바탕이 바로 벤처정신의 보급 확산이다. 지칠줄 모르는 벤처정신은 우리경제를 재도약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고, 중소벤처기업의 도약은 우리 경제 성장의 엔진이 될 것이다. 벤처정신으로 무장한 중소벤처기업인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화사한 봄날이 하루속히 오길 기대한다. /이 일 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기고/겨울들녘에도 생명은 자라야 한다

가을걷이가 끝난 얼어붙은 들녘을 바라보는 농민의 마음은 무겁다. 한평생 흙과 함께 살아온 지난 삶이 후회스럽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해도 주머니 속의 돈만으로는 자식가르치기도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문득 땅이 싫다며 떠난 큰자식이 그립다. 할 수 있는 일이란 명절때 내려올 며느리와 손주를 위해 쌀이며 곡식을 하나하나 챙기는 일이다. 이것이 우리의 정든 고향이었던 농촌의 현실이다. 누군가는 우리 농촌을 지켜야 한다. 산업화·도시화 과정과 각종 개발의 후유증으로 우리의 소중한 들녘은 줄어들고 있다. 강대국의 수입 농산물이 급증하는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농가수지는 악화되고 결국 농가부채를 부추겨 애써 가꾼 들녘을 갈아업거나 무작정 도시로 이주하는 불행한 사태는 막아야 한다. 그러면 누가 우리의 농촌을 지킬 것이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답은 쉽지 않지만 몇가지를 강조해 본다. 우리 모두가 농촌과 동토의 들녘을 지키는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 농촌의 문제는 결코 농민들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명과 미래 그리고 후손들에게까지 미치는 중요한 해결 과제다. 무엇보다도 첫째, 당장 시급한 것이 농촌의 경쟁력 강화다. 개방화시대 경쟁력은 가장 강력한 자구책이자 첨단무기이다. 농민들은 보다 과학적인 연구와 개발노력으로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에 전념해야 한다. 경쟁력만이 개방화에 맞설 수 있다. 또한 농민 스스로가 패배자라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진취적이며 창의적인 직업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농업 경쟁력이다. 두번째로 이제 우리의 농촌은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생산활동이 위축되는 현실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물량중심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 지역특색을 접목한 공동관리·가공을 통해 효과적인 홍보와 마케팅은 젊은이들만의 아이디어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주부들의 인식전환과 역할이 중요하다. 세번째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다. 한 예로 민족의 오랜 생명이며 뿌리인 쌀은 생산이 많은게 아니라 빵 등 식생활의 서구화로 쌀 소비가 안되어 남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식량자급률이 27%에 불과한데 밀과 옥수수는 90% 이상을 수입해 들어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금년 쌀 수입개방을 앞두고 걱정과 안타까움이 여간 아니다. 시중에 우리 농산물에 대한 우수성과 긍정적 효능을 다룬 홍보 책자는 다양하지만 이를 식단에 실천하는 주부는 많지 않다. 예전에 쌀이 부족해 보리밥을 섞어 혼식을 장려하던 시절을 외면한 채 우리 들녘에서 수천년 이어져 온 쌀을 등한시하고 있다. 그래서 쌀소비가 안된 묵은쌀이 양곡창고에 가득차 관리와 보관 비용이 적지 않음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변화는 한꺼번에 오지 않는다. 서서히 국민적 공감대를 가꾸고 특히 주부들이 앞장서야 할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자치단체에서 적극 나설때다. 넷째, 취약한 농촌의 구조개선대책도 조속히 강구돼야 한다. 피폐한 농촌을 경제적 가치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마음의 고향, 자연과 인간이 조화로움을 갖춘 곳으로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또한 언제까지나 모든 정책을 중앙정부에 맡길순 없다. 정부의 인기영합적 지원공약도 더 이상 남발해서는 안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수백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 이제는 자치단체에서 적극 나서야 할 때다. 지역특성을 감안한 적정하고 체계적인 중장기 지원방안과 정책개발이 긴요하다. 끝으로 어차피 수입개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구실을 다하면서 변혁의 흐름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낡은 부분에 대한 과감한 개혁도 포함된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을유년(乙酉年)이 시작되는 지금, 이를 실천할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김 기 수 경기도의회 의원

기고/을유년, 평택에 희망과 기대를

갑신년이 가고 을유년이 밝았다. 연초에는 모든 이가 그렇듯이 지난해의 묵은 근심과 걱정, 어두웠던 추억들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희망과기대, 설계들을 한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도의회 의원으로서 지난해를 반성해 보고 올해의 의정활동에 대한 방향을 다시한번 점검해 보는 시기가 바로 이때인 것같다. 그러면서 불연듯 떠오르는 생각들이 바로 ‘지역에 대한 봉사’이자 ‘내고향 발전’에 어떻게 한 부분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애향심’이다. 물론 경기도정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도의원이 자기지역부터 챙긴다는 비난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고장부터 챙기는 의원들의 경쟁이야말로 전체적으로 경기도의 발전을꾀하는 한 계기가 될 수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내 고향 평택은 누가 뭐래도 지난해 가장 다사다난했던 지역이 아닌가 싶다.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정부와 주민간의 갈등, 평택항 명칭 및 공유수면을 둘러싼 당진군과의 힘겨루기, 정부로부터 외면받는 평택항지원, 천안시의 평택주민 빼가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각종 굵직굵직한 현안들로 잠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문제가 불거진 사안들을 하나하나되돌아 보아도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난해 나름대로 사안별로 정부에 건의할 것은 건의하고 경기도정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은 상임위 등을 통해 지원책을 촉구하는 의정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여전히 미흡함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더욱 없다.그래서 올해는 보다 구체적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중앙정부, 중앙당, 경기도에 더욱 강력하게 요구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가져본다.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주민들의 보상문제는 이 정책이 실패하느냐 성공하느냐를 좌우하는 만큼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보다 정진하고 평택항 문제는 평택뿐 아니라 경기도 전체의 발전과 직결되는 만큼 평택항이 대중국은 물론 세계로뻗어 나갈 수 있도록 경기도와 함께머리를 맞댈 생각이다. 특히 언론에서 수차례 지적한 천안시의 평택주민 빼가기는 행정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도덕성과 최소한의 도리를 저버린 처사인 만큼 미력이나마 바로잡힐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러나 이같이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사람만의 힘으로 불가능한 만큼 평택시민을 하나로 묶고, 도의회에서 의원들을 설득하고, 경기도민 나아가 전 국민들이 이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너무도 분명한 것은 이런문제들을 해결하기위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이같은 문제에대해 보다 깊고 치밀한 검토에 나설수 있도록 지속적인 문제 제기도 게을리 하지 않을 방침이다. 평택의 발전은 이미 시작됐다. 문제는 그 발전을 주도해 나가는 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각종 현안들로 갑신년에는 평택시민들이 너무도 지쳤고 힘겨워 했다고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은 득(得)을 보고 이(利)를 챙겼는지 모르겠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허탈감이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이제 계유년을 맞은 평택시는 정말닭의 울음소리처럼 큰 굉음을 토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원현장에 있는 평택시나 시의회는 물론이고 경기도의회, 경기도, 정부가 모두 한마음을 가져야 한다. 작은 소망이지만 평택의 현안과 관련된 모든 기관 및 단체들은 올해만큼은 평택시민들에게 진정한 ‘희망’과 ‘기대’를 심어주는데 주저하지 않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올해는 바로 평택이 경기도 발전을주도하는 지역으로 거듭나야 하기때문이다./이 재 영 경기도의회 의원

기고/“기전문화대학은 뭘 가르치나요?”

“기전문화대학에서는 어떤 과목을 가르치고 학생이 몇 명이며 교수진은 어떻게 되나요?” 기전문화대학은 ‘대학’이라는 명칭 때문에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런데 기전문화대학은 교실도, 책상도, 교수도, 학생도 없는 대학이다. 기전문화대학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연구, 지원기관이다.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대학이 2003년 5월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로 2년이 채 되지 않는 동안 나름대로의 성과를 일구어냈다. 다님길 과정이라는 이름하에 도내 각 시·군에서 문화예술교육 네트워크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약 90여 개의 단기과정을 운영하여 1만5천여명의 도민들이 문화예술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시민 대상 문화예술교육은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본격적인 프로그램의 보급과 기회의 확대를 위해서 2004년 하반기부터는 운영단체를 모집해 프로그램과 강사, 예산을 지원하여 약 10여개의 지역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경기도의 문화예술 전문인력과 교사들을 위해 교육과정과 각종 워크숍을 운영하여 전문인력의 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지역문화기획인학교’는 한 지역의 문화예술 전문인력들이 모여 소통과 교육의 장이 되었고, ‘박물관 자원인력 양성과정’이나 ‘도서관 문화서비스 기획 워크숍’은 동일 분야의 종사자들을 위한 전문성 제고의 기회가 되었다. 또한 학교 교사들은 ‘만화활용 워크숍’이나 ‘연극놀이활용 워크숍’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접하고 교육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배울 수 있었다. 2003년에 이어 일본의 키노쿠니 학교와 자유학원, 태국의 무반덱의 사례를 취재하여 해외 대안교육 다큐멘터리 연작 ‘이것이 미래교육이다’를 제작하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하였는데, 방송위원회가 선정하는 지난해 11월의 우수프로그램으로 뽑혔다. 이 밖에도 청소년 문화활동 동아리를 지원하여 문화활동의 주체로서의 청소년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키워주고 있으며, 어린이 문화창조학교의 운영을 통해 어린이를 위한 문화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2004년은 국가적으로도 문화예술교육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6월에 발표된 문화관광부의 문화비전 성격의 창의한국과 새예술정책은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의 전환을 천명하고 있으며 수요자 중심 정책의 첫 번째 과제로 ‘문화예술교육의 강화’를 놓고 있다. 그에 맞춰 문화관광부 내에 문화예술교육과를 신설하였고 교육인적자원부와 공동으로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안’을 발표하고 각종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전문화대학은 국가정책보다도 앞서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시작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선발주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일들을 계획중에 있다. 기전문화대학은 문화예술교육 연구소와 문화예술교육 지원센터 기능을 갖춘 기전문화예술교육연구원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경기도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사례소개, 문화예술교육 커리큘럼 연구개발, 문화예술교육 영상과 멀티미디어 컨텐츠 개발, 문화예술교육 교안·교재·교구 및 매뉴얼 연구개발, 문화예술교육 총서 발간, 지역단위 문화예술교육활동의 지원,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재교육과정의 체계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및 강사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지원, 청소년 문화예술활동 지원, 문화예술교육 허브사이트 구축 및 운영 등의 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다. /최 지 연 기전문화대학 교육기획팀장

기고/농업·농촌 희망 되살리기

농업·농촌이 어렵다고 한다. 수치만 볼 때 엄살이라고 만 볼수도 없다. 지난 95년 국내총생산(GDP)이 3천988조원, 2003년도는 7천213조원으로 80%가 증가한 반면 농업총생산은 20조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 기간의 정체를 보면 향후 10년이 지난다해도 농업총생산은 20조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3년 경제성장률 3.1%, 경제가 바닥이라고 아우성이었다. 농업성장률 마이너스 8.2%, 이쯤 되면 농업을 포기하고 하루라도 빨리 떠나는 것이 상책일는지 모른다. 지난 93년 UR타결에 따라 정부에서는 농업구조개선을 위해 62조원을 퍼붓고 있다. 지방비 10조원, 농가가 부담한 10조원까지 포함하면 82조원의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었다. 그러나 농가 호당 부채는 92년 692만원에서 2003년 2천661만원으로 10년 사이 무려 4배나 증가했다. 불가사의 중의 불가사의이다. 이러한 가운데 ‘농업·농촌 희망 되살리기’는 가능한 일인가. 우리는 여기에서 발상의 전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총생산이 연간 20조원에 머무르고 있는 사이에 농업·농촌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공익가치, 이를테면 홍수조절, 대기정화, 정서함양, 휴양·경관가치, 전통문화보존, 지역사회 유지기능 등을 환산하면 약 30조원에 이르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농업생산은 현금화되고 있지만 농업·농촌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공익가치는 현금화되지 못하고 있는 잠재자산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비교역적 가치(Non-Trade Concern)인 것이다. 이것을 교역적 가치로 만들어서 농업소득으로 연결하는 정책수단을 개발한다면 ‘농업·농촌 희망 되살리기’는 가능하지 않을까.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슬로 푸드 마을을 조성하였다. 듣기에도 정겨운 보릿고개마을(개떡, 쑥떡과 같은 거친 음식), 장단콩마을(순두부, 연두부, 된장, 고추장, 청국장), 서해일미마을(각종 젓갈류), 영양잣마을(잣두부, 잣국수, 잣죽) 등 10개소를 조성하여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전통발효음식이라는 농촌의 내재적 가치를 비즈니스화하여 농가소득으로 연결하였다. 결과는 농업인들도 놀랄 만큼 만족스러웠다. 물론 편의시설이라든가 서비스 부족이 지적되기도 하였지만 이는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농업·농촌이 참 어렵다. 어찌 보면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도 외국쌀 시중판매다, FTA확대다, 당장에 농업이 무너질 것처럼 언론은 호들갑을 떨고 “살아남고 싶으면 품질을 높여라, 경쟁력을 높여라, 규모를 늘려라, 생산비용을 줄여라”하면서 농업인들을 사정없이 몰아세우고 있다. 이제 발상을 바꾸자. 인간적인 농업(인정과 감성), 자연적인 농업(환경과 생태), 문화적인 농업(전통, 역사), 상생하는 농업(도시민과 농업인의 만남)을 통하여 농업의 내재적 가치를 농가소득으로 이끌어 내보자. 농업의 정책수단도 이제 저비용, 고생산인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에서 다양성을 살릴 수 있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ale)로 패러다임을 전환해보자. 이를 통해 새해에는 농업·농촌의 희망을 되살려보자. /최 형 근 경기도 농업정책과장

기고/‘인도주의 큰 사랑’ 적십자 회비

지난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부근의 강진으로 인해 15만명의 사망자가 발생, 국제사회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상초유의 대재앙앞에 희생양이 돼 버린 이들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전세계는 한뜻을 모아 발벗고 나서고 있다. 각 구호단체들이 일제히 처참한 피해실상을 알리며 지구촌 가족들의 온정에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피해 당사국 적십자사와의 핫라인을 구축하며 대대적인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도 지난달 31일 담요 등의 긴급구호물자를 1차적으로 지원한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의사와 간호사, 행정요원 등으로 구성된 긴급의료단을 인도네시아 현지로 급파했다. 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피해현황을 계속 주시해 나가며 추가적 지원을 위한 대국민 성금모금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나 이라크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이처럼 전세계 재난현장의 최일선에는 언제나 적십자가 함께 해왔다. 즉 181개국 적십자사로 구성된 국제적십자연맹은 인도와 중립 등의 일곱가지 기본원칙 아래, 체계화된 구호활동을 지구촌 곳곳에서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십자연맹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81개국 연맹국이 납부한 분담금의 규모면에서, 우리나라는 상위 아홉번째를 차지했다고 한다. 적십자 분담금의 그 지분적 의미는 인류의 고통경감과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한 해당국의 인도적 공헌도를 나타내며, 동시에 세계무대에서 자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국력의 지표인 셈이다. 또 대한적십자사는 연맹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전세계 180여개국 적십자 대표가 참가하는 ‘제15차 국제적십자연맹 총회’를 올 11월에 서울로 유치해 놓은 상태다. 인도주의 운동의 올림픽에 비견되는 이 총회는 유엔총회 다음으로 규모가 큰 국제회의이다. 올해는 대한적십자사가 창립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다. 1905년 고종 황제가 제정·반포한 칙령 제47호로 탄생된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한세기의 짧지않은 세월속에 한국 현대사와 그 명맥을 함께 해오며 국내외에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전해 왔다. 어두운 사회를 밝히는 등불로서 소리없이 세상을 바꿔 왔다. 이처럼 대한적십자사가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인도주의 운동을 해 올 수 있었던 가장 크고도 근본적인 동인은, 다름아닌 국민들의 관심어린 성원과 지원이었다. 우리국민들의 따뜻한 나눔의 마음들이 적십자 인도주의를 통해 승화돼 왔던 것이다. 최근들어 적십자회비 모금에 대한 국민들의 동참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크나큰 마찰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국내경기의 악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이러한 적십자회비 모금에 빼놓을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한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구조적 환경들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소외된 이들의 시름과 고통은 더욱 배가되기에 역설적으로 적십자의 보다 활발한 구호활동을 요하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적십자사는 해마다 국민들의 동참을 조금이라도 더 이끌어 내기 위한 악전고투의 노력을 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실천으로 완성되는 동사라고들 말한다. 적십자회비야 말로 작은 실천으로 큰 사랑을 완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올 1월 20일부터 시작되는 적십자회비모금에 많은 이들의 보다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드린다. /윤 여 갑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사무국장

기고/새해 아침에

희망찬 을유년의 태양이 떠올랐다. 누구든 새해가 시작이 되면 새해의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될 지, 1년, 10년의 중요한 계획이 될 지는 본인이 할 나름이지만 분명한 계획없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다소 계획 수립이 1월말이나 설령 2월초까지 다소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선거가 없는 해이다. 그래서 제대로 일을 해볼 수 있는 한 해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대표의원으로서 도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의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진정한 보수는 끊임없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수(保守)는 보수(補修)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과감하게 개선하는 것이 보수이다. 다만, 우리사회의 근본적 가치와 제도를 지켜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족, 국가, 민족,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은 우리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도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갈 생각이다. 첫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경제가 매우 어렵다. 외국투자기업유치,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적극적인 실업대책을 통해 실업을 줄여나가고, 특히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둘째, 서민들의 복지향상에 앞장 설 것이다. 경제침체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서민들이다. 특히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사회적으로 어려운 도민들의 복지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또한 결식학생이 경기도에는 한 명도 없도록 만들 것이다. 셋째, 올해가 정부가 지정한 경기방문의 해이다. 경기방문의 해가 내실있게 추진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도하 농업협상으로 농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농업개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경기도 차원의 농가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넷째, 신뢰와 사랑을 받는 의회를 만들 것이다. 의회에 입법정책지원실을 설치하여 의회가 도민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외부전문가를 채용하여 각종 의안을 만들 때 전문적인 지원을 하도록 하고 각종 현안과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룸으로써 정책을 만들어내는 경기도의회를 만들 것이다. 경기도의회 사상 처음으로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모의 경기도의회를 개최하여 토론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의회를 열린의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다섯째, 홈페이지도 도민들이 도의회의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찾아올 수 있도록 개편해나갈 것이다. 또한 의회 홍보물도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통폐합할 것을 과감하게 통폐합하여 효과성을 높임으로써 의원들의 열정어린 의정활동이 도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개편할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와 혁신, 이것이 6대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1천만 경기도민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경기도의회의 이러한 변화와 혁신의 바탕에는 항상 도민들이 있다. 도민들이 바라는 경기도의회, 도민들이 바라는 경기도의회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다행히 우리 경기도의회는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 있어서 정당간의 차이가 전혀 없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더 적극적이다. 을유년 새해는 경기도의회의 모든 변화와 혁신의 노력들이 더욱 힘차게 추진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래서 도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는 경기도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안기영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대표의원

기고/기쁨과 희망의 2005년을 기대하며

항상 연말이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을 하지만 어느해 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04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2004년은 우리 사회에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경제부문에 있어서 연초 중동지역의 정세불안과 원유공급에 대한 불안요인으로 인해 배럴당 50달러를 넘나들던 유가와 이에 따른 기업들의 원자재 비용 부담, 그리고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는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등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컷던 한해였던 것 같다.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팽팽한 찬반토론을 불러왔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사건들이 몇 가지 있었고 이로 인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는데 우리의 모든 역량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한 해이기도 했다. 우선 국내외적으로 불안하고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도 기업가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기업경영에 최선을 다해주신 기업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아울러 기업인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내기 위해 이해와 협조를 보여주신 근로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국가나 기업, 그리고 한 가정이 발전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가 같은 꿈을 꾸어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은 결국 국가나 조직의 인화와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이 말의 교훈을 몇 년전 경험했을 것으로 안다. 아무리 회고해 보아도 기분 좋은 2002년 월드컵에서 16강을 넘어 4강의 꿈을 우리가 현실로 일궈낼 수 있었던 데에는 감독과 선수간에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의욕과 자신감이 있었고 여기에 우리 국민 모두의 염원이 더해져서 가능했던 것처럼 지도자와 국민, 기업인과 근로자가 한마음으로 같은 꿈을 갖고 있다면 어떤 불가능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다가오는 2005년은 우리 국민 모두가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제를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하나된 마음가짐을 갖고 출발해야 할 것이다. 우선 기업인은 현재의 위치에서 어렵다고 좌절하거나 잘되고 있다고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경제흐름을 냉철히 분석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또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으로 근로자들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내는 한편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근로자들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이해와 협조를 바탕으로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양보의 미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기업과 국민을 편안히 해주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함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을 하면서도 현장의 중소기업들은 그 수혜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주길 바란다. 2004년보다도 2005년 경제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제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 않고서는 치열한 무한경쟁의 시대를 헤쳐나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새로운 희망의 2005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국가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어주신 기업인, 근로자 여러분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을유년 새해에는 우리 경제와 국민 모두의 마음속에 기쁨과 희망이 넘치는 활력이 더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천인기 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기고/원조와 짝퉁

요사이 부쩍 전문(Special)이라는 말이 남용되는 것 같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곰탕집도 단순히 ‘00곰탕집’이라고 하면 손님이 들지 않기 때문에 ‘00곰탕 전문집’이라고 이름 지은것 같고 ‘00한복집’ 대신에 ‘00한복 전문집’이라야 한다. 또 아파트를 짓는 회사 이름도 ‘아파트건설 전문회사’여야 하는 세상이다. 이러다 보니 전문 아닌 것이 전문의 탈을 뒤집어 쓰고 있어서 정작 진짜 ‘전문’은 짝퉁(가짜)에 밀려 숨도 쉬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사회적 현상인 듯 하다. 이러한 짝퉁의 시대를 잘 반영해 주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말하자면 ‘원조’라는 것이 그것이다. 서울 청진동 거리에 가면 어느 집이나 ‘원조 곰탕집’이라고 한다. 도대체 ‘원조’가 그렇게 많다면 원조의 의미가 무엇이겠는가. 결국 우리사회에서 짝퉁의 원조는 ‘순진짜참기름’이 아닌가 싶다. 직업은 형태에 따라 분류한다면 농업은 하드웨어(Hardware) 산업이라고 할 수 있고, 첨단과학은 소프트웨어(Software)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화 시대에 적응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첨단과학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삶이 농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과학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은 하드웨어를 무시한 소프트웨어는 존재할 수 없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어야 하지만, 하드웨어 없는 소프트웨어를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첨단과학을 무시하고 전통적인 농업 경영 및 생산체제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농업 역시 첨단 과학을 이용한 농업 경영 및 생산은 필요하지만, 농업을 포기한 첨단 과학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순수 기초과학을 간과한 응용과학의 발전은 모래에 성을 쌓는 일이며, 이는 마치 농업을 포기하고 첨단과학에 의한 농산물 제조를 꿈꾸는 것과 같은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 문명국은 튼튼한 기초과학의 기반위에 응용과학을 발전시켰으며,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첨단과학의 토대가 되었고, 산업 역시 견고한 농업의 초대 위에서 첨단과학을 발전시켜오고 있다. 그러나 요즘 전통적으로 농업 국가였던 우리는 1970년대 이후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하면서 농촌이 무너지고 인구의 도시집중 등 구조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사회를 안정시키고 도농이 골고루 평준화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농촌에 젊은이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농촌에 젊은이가 없고 노인만 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농촌지역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예식장을 장례식장으로 전환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농촌 살리기는 우리 농업인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 전체의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정부에서는 한국농업전문 학교를 설립하였고 적극 지원해 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우리 한국농업전문학교 역시 원조라는 말을 붙여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농업전문학교는 진정한 농업인, 최고농업경영인과 더 나아가서는 미래농촌의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학비 및 실습비, 기숙사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와 해외선진농장의 장기연수 지원은 물론이고, 졸업 후 자기 집에서 농업을 열심히 하면 군대에 갔다 온 것으로 인정해주는 병역특례혜택까지도 주고, 졸업 후에 영농정착금 등을 우선지원 받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대학이다. 즉 한국농업전문학교는 흔히 말하는 일반대학과는 교육과정과 조직이 다르다. 말하자면 우리 ‘농업전문학교’의 ‘전문’은 농업전문가(special agriculturist)를 의미 하지만, ‘일반대학’의 ‘전문’은 학교 유형을 나타내는 표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 설립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곡해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우리 학생들을 한국농업의 사관생이라고 부르고 싶으며, 우리 농업전문학교의 학생들이야 말로 기본에 충실하고 원리에 입각하여 응용력을 겸비한 대학생들임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이 건 순 한국농업전문학교 교수

기고/나눔의 미풍

갑신년 한해도 어느덧 세모(歲暮) 분위기다. 지인들과의 송년모임 등으로 들뜬 마음으로 보내기 쉽지만 이맘때면 더욱 돌봐야 하는 것이 주위의 소외된 이웃이다. 올 연말에도 각계에서 불우이웃돕기 운동이 한창이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사랑의 체감온도탑’이 설치되었고, 거리에는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올해는 경기침체에 따라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웃이 부쩍 늘었다고 하는데,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캠페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와 다행이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기업들의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이 눈에 띈다. 과거에는 거액의 현금이나 물품을 직접 지원하는 단순한 기부가 주를 이루었는데, 지금은 사랑의 연탄 나르기, 김장 담그기 등 임직원들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치가 높아졌고, 고객은 상품이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산다고 할 만큼 무형자산인 기업 이미지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밀접히 연관되며, 사회적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美風)이다. 우리 조상들은 넉넉해서가 아니라,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이웃사랑을 실천하였다. 먼 데 사는 사촌보다 이웃에 사는 남이 더 가깝다는 이웃사촌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려운 때일수록 다함께 힘을 합쳐 국난을 슬기롭게 헤쳐왔던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아름다운 전통을 되살려야 할 때이다. 회사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한국토지공사의 경우 명절,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것 이외에도 사회봉사를 위한 동호회를 만들어 주말을 이용해 비인가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인 목욕, 청소 등을 도와주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고 장애인 나들이 및 체육행사시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 또한 한달 전에는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자전거 대회를 개최하여 모아진 성금으로 전동 휠체어를 구입, 비인가 지체 장애인 시설에 기증하였으며, 무의탁 치매노인 및 장애인 보호시설에 대한 생활지원, 사랑의 헌혈행사 개최 등을 통하여 지속적인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참여한 직원들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기부행사가 등장하고 있다. 참가비가 기부금으로 쓰이는 마라톤 대회, 축의금의 1%를 기부하는 ‘아름다운 웨딩 1% 나눔운동’, 물건 살 때마다 쌓이는 마일리지 기부하기 등 쉽고 간단한 새로운 기부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구세군의 인터넷 자선냄비도 새롭게 운영중이다. 이제는 나눔의 실천은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한 것이 되었다. 부모들의 나눔을 실천하는 자세는 자녀들로 하여금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알게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연말연시만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자신과의 약속을 하여보자. 사람이 일생을 마친 뒤에 남는 것은 모은 것이 아니라 뿌린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는 전재산의 95%이상을 사회에 환원하였고, 이러한 기부문화는 미국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고 있다. 나비의 날갯 짓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킨다는 나비효과처럼 우리의 모여진 자그마한 나눔의 미덕이 훈훈한 인정 넘치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박영무 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기고/‘우동 한 그릇’ 연극을 마치고

연극을 한다는 것, 참으로 쉽게 봤다가 혼쭐 났다. 그동안 많이 바빴고 힘든 나날들이라, 연극이 끝나면 실컷 잠도 자고 시원할 것 같았는데, 웬지 집안이 답답하고 밖으로 자꾸 눈이 돌려지는 내가 민망하다. “의원 집어던지고, 경기도문화의 전당에 단원시험이나 보러갈까?” 문화공보위원들이 ‘우동 한 그릇’의 연극을 하게 된 것은, 권위주의 의원상에서 부지런한 의원상으로의 변화, 경기도가 갖고 있는 힘있는 함성, 경기도가 갖고 있는 성장된 정책과 비전, 경기도가 노력하는 변화된 가치들, 즉 생명력 있는 경기도를 드러내고, 경기도의 힘을 알리기 위한 시도였다. 그 힘의 분출구를 찾은 것이 문화예술분야였다. 문공위원들은 바람을 부르고 소리를 지르면서, 깊이 잠자는 영혼을 깨우고 싶었고, 따스한 말 한마디의 속삭임으로 고정된 생각을 열게 하고 싶었는 지 모른다. 오감이 굳어서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문화예술분야의 힘이 그 치유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희망이 우리의 시작이었다. 그동안 사연도 많았다. 연극 막바지에 이르면서 의원님들끼리 신경이 날카로워졌다가 서로 위로하다가, 대사를 까먹으면 “와! 돌아버리겠네…. 모 의원 왜 그러는 거야!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어?” “아니 지금 몇 시인데…. 전화도 없었어! 정말 짜증나는군! 전화 좀 해봐요!!” 긴박하고 위험한 순간, “헤헤…. 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 “일찍 좀 와요.. 우린 06시25분에 왔어요. 당신 한 사람 때문에 우리 모두가 연습을 못하고 있잖아요!” 그 소리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아옹다옹했던 우리의 시간들…. 연극 도중 친척이 돌아가셨는데도 자리를 뜰 수 없었던 일…. 연극에 열중하다 남편의 생일을 잊어버려 시누이들과 팽팽한 긴장에 휩싸여야 했던 일…. “당신 어떻게 된거 아냐? 당신 나이가 몇인데 뭘 한다고? 주책도 급수가 있다고요”하고 핀잔 받았다고 우리끼리 씁쓸했던 날. 지나놓고 보니, 다시 가질 수 없는 더없이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 이와는 달리 우리의 어설픈 몸짓에 격려와 사랑을 주신 분도 많았다. 우리가 하는 일이 경기도 역사의 한 사건이라며, 연극의 잘됨과 못됨을 논하기 전에, 그 시작과 행위는 대단한 가치가 있음을 인식해 주었고, 어떤 도민은 모처럼 건강한 의원들의 모습을 만나게 되어 든든하고 싱그럽다고 박수를 보내 주기도 했고, 어떤 분은 우리가 연습하는 연습실로 떡과 다과, 김밥을 마련해주면서 기뻐하셨던 분들도 많았다. 이제 연극은 끝났다. 우리는 지난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겠지만, 지난 것에 질질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문공위 소속 의원들은 다시금 의기투합했다. 우리가 함께 있는 한 경기도의 문화사랑은 계속될 것이고,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지! 근원적인 물음을 지속적으로 묻게 할 것이다. 많이 배웠다. 관심과 사랑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감사드린다. /김대숙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장

기고/혁신은 변화의 노력과 자아성찰 있어야

혁신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경제에 새로운 방법이 도입되어 획기적인 새로운 국면이 나타나는 일’로 규정하고 있으나 행정혁신과 관련해서는 ‘바람직한 미래 상태의 모형을 구축하기 위해 처리해 나가는 현재의 제 과정’이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행정환경의 변화를 보면 1990년대 이후 행정에 민간경영기법이 본격 도입되면서 과거 공급자·판매자 중심, 성장제일주의, 산업중심의 성장지향에서 성과관리를 토대로 하는 결과중심의 행정, 고객중심의 행정, 작고 효율적인 정부, 전자정부, 기업가적 정부 등 서비스의 질 중심인 성숙의 시대로 이전하였다. 행정에 있어서 혁신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고 행정개념이 정립된 시기로부터 현재까지 제도개선, 규제완화, 쇄신 등의 이름으로 계속되어 왔던 것으로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변화의 노력을 통해 고품질의 정책을 생산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강조되고 있다. 혁신을 구분한다면 교육 등 지식기반, 우수한 향토자원,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산업간 네트워킹 하는 지역혁신과 행정조직 내부의 인사, 조직, 예산, 회계, 보고 등 행정혁신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지역혁신이든 행정혁신이든 행정의 생산성 향상과 도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이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한다. 분야별로는 정부조직을 상업화, 기업화, 민영화하는 등 통·폐합, 축소하여 민간위탁을 확대하고 지방의 자율권 확대 및 엄격한 실적평가와 함께 개인의 능력주의를 정착시킴으로써 조직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예산분야는 성과주의를 도입함으로써 예산편성과 집행에 신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시장원리를 적용하고 조직목표는 투입통제보다 목표달성·성과중심, 결과중심의 관리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고객만족을 극대화시켰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보다 나은 정부’구현을 기치로 민간부문과 지역단체에 대한 정부개입 최소화, 사업기능을 담당하는 정부기업을 민간기업방식으로 구조를 전환하여 정부 인력의 3분의 1을 감축하였으며 미국은 클린턴 정부에서 작지만 생산적인 정부를 지향하고 불필요하고 중복된 사업과 기능을 배제하였다. 캐나다 역시 1993년 Campbell 수상에 의해 32개 중앙부처를 23개로 축소하는 동시에 연방과 지방정부 및 민간부문의 관계를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고 성과중심의 예산체계를 확립하였다는 데서 도정의 혁신방향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 변화는 크게 두 가지 모형으로 구분할 수 있고 그 첫 번째 변화는 급변하는 지금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행정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로서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변화는 현실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변화, 바로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변화로 “보다 나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라고 할 수 있으며 공직내부에서의 바람직한 변화모형이라 하겠다. 그리고 혁신과제는 도민의 입장에서 그것이 꼭 필요한가 아닌가를 우선 검토하고,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업무는 폐지하면 되는 것이다. 폐지할 수 없는 일이라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성격의 것인지 그리고 직접 수행해야만 하는 업무인지를 판단해서 위탁 가능한 업무는 민간에 위탁하고 조직내부에서는 경쟁을 촉진시켜 행정능률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이러한 행정혁신은 변화에 대한 부단한 노력과 자기혁신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임종철 경기도 혁신분권담당관

기고/好, 교육의 출발

지금은 저 세상으로 가고 없지만 몇 년전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존 F. 케네디 2세는 정치인의 조건이든가, 행복한 사람의 조건이든가(?), 뭐 그런 질문에 ‘사람을 좋아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자기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멋진 말이자 당연한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얽히고 설켜 살아가는 게 인간세상이니까 말이다. 사람이 싫으면 얼마나 괴로울까?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우선 사람을 좋아해야 하며 ‘호감을 받으려면’ 우선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호감을 표시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그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게 마련이다. ‘인지상정’이란 말처럼. 우리의 경험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가끔 선생님들이 나에게 생활지도의 묘약이랄까, 비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어떻게 해야 저 럭비공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잘 다룰 수 있는지 그 비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나는 웃으면서 이렇게 대꾸한다. 그런 비법을 알면 나 자신이 이렇게 무력감과 좌절감으로 괴롭지 않을 것이라고. 내가 그동안 고민하고 좌절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저 자주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보는 것이라고. 수시로 교실에 가 보고 점심식사도 같이 하고 함께 놀아주는 것이라고. 모 회사 광고카피의 문구처럼 ‘좀 더 다가가세요’라고. 교사는 다른 어떤 직종의 사람들보다 더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직종이다. 아이들을 좋아해야 하는 직업이다. 특히 중학교 시기의 학생들은 신체적, 심리적으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는 시기라서 자주, 가까이 다가가서 이야기하고 놀지 않으면 어떻게 튈지 모른다. 정말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부모님들도 자기 자녀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하소연하시기도 한다. 다행스런 것은 이 황량하고 메마른 시대에도 학교에도 아직도 아이들을 좋아하는 교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조금 있지만) 어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좋아서 학급에 들어가서 아이들과 함께 점심도 먹고, 주일에는 봉사 활동도 하고, 방학이면 체험학습을 떠나기도 하며 이메일로 서신을 교환하거나 상담을 하기도 한다. 참으로 훌륭한 분들이고 그런 분을 만나는 아이들은 정말로 행복한 아이들이다. 우리 학교에도 그런 분들이 있어서 나는 무척 행복한 교장인 셈 이다. 학부모들이 그런 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고맙다고 해주고 교장 선생님이 칭찬 좀 해주시라고 할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군포에 있는 K중·고등학교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그 아이들은 가정이나 학교, 사회에서 ‘아픈’ 경험들을 하였고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보다는 불신과 미움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분노와 적개심, 불안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그 아이들에게 그곳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함께 식사하고 함께 놀고 잠도 같이 자면서 사람의 체온과 숨결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함께 밥 먹고, 이야기하고, 놀아주는 것 이상의 생활지도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부모나 교사와 같이 캠핑을 가거나 함께 봉사활동을 가는 교육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타고난 성품의 일종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에 형성되어 몸에 배이는 습관 같은 것이기도 하여 성인이 된 후에는 좀처럼 고칠 수 없는 성향이라서 가다가 냉정하고 건조한 성격을 가진 선생님들을 접하면 슬프고 답답해진다. 어떻게 해야 그분의 마음에 물기와 온기를 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곤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가장 직접적으로 접해서 아이들의 인간적 성장을 도와주어야 할 분이 그분들이기 때문이다. ‘좋아함(好)’, 그것은 교육의 출발점이다. 인식과 관계의 기초다. /김 현 옥 수원 수일중 교장·시인

기고/국민의 권익보호와 행정의 실효성

‘질서위반행위규제법안’이 현재 관련 부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법률안 제목을 보면 살벌하다. 이름만 보면, ‘국가권력이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 위반행위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행정법상 질서위반행위에 대해 과태료 처분이 있다. 과태료는 행정상 ‘의무위반’에 대한 행정질서벌로서 가능했고 행정상 ‘의무 불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직접 강제수단인 대집행, 집행벌, 직접강제, 강제징수와 함께 행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질서위반행위의 개념이 애매했고 그 위반행위와 과태료 처분간에 인과관계도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법무부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안’은 법령상 의무의 효율적인 이행을 확보하려는 목적 외에도 질서위반행위의 성립요건을 명확히 하고 과태료의 부과·징수 및 재판 절차에 대한 총칙적 법규범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권익을 보장하는 측면도 강한 법률안인 것이다. 예를 들면, 행정청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 행정절차법에 규정된 행정절차의 기본요소인 사전통지, 의견제출, 이유제시를 적용하도록 하여 행정청이 의무적으로 이러한 절차를 밟도록 하였다. 질서위반행위의 성립요건이 애매하여 행정기관의 자의적 법집행을 방지하기 위하여 질서위반행위가 고의·과실이 없는 경우와 위법성에 대한 착오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리고 14세 미만이나 심신장애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하도록 하여 성립요건을 명확하게 하였다. 한편, 과태료를 체납하는 경우 행정청의 강제징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체납자에게도 아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 과태료 체납이 증가추세에 있어 왔다. 행정청에게 행정조사권한과 자료제공 요청권한을 부여하여 소유재산 파악 등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신속한 압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고액·상습적인 체납자에 대하여는 신용정보기관에 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법원의 재판을 통해 감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이에따라 과태료의 실효성이 현저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부처 의견수렴 과정에 있어 입법예고, 차관회의·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 의결까지 받고 공포되려면 앞으로 몇 달이 소요될 것이다. 이 법 시행을 위한 경과기간을 6개월 정도 준다하니 이 법안의 시행은 내년 가을이나 돼야 할 것이다. 이 법안의 시행을 앞두고 각급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 제20조, 제130조와 제131조의 위임에 의해 정한 과태료에 대한 조례가 이 법안의 내용과 합치되는지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해야 할 것이다. 또 국민들은 행정질서의 유지를 위해 행정법상 의무는 준수해야한다는 법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헌법상 최고 이념인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는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법과 법절차를 지킬 때 실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족을 붙이자면 법률안의 이름을 조금 가벼워 보이기는 하지만 법의 내용에 부합되게 ‘행정질서 유지를 위한 과태료에 관한 법률’로 순화시킬 것을 제안한다. /박신환 경기도청 법무담당관

공립극장의 적자운영

얼마 전 어느 극장의 적자운영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아마 전국의 모든 공립극장이 비슷한 상황이고, 나 역시 언제쯤 100% 자립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보도내용은 입장료 수입이 공연료에 훨씬 못 미치고, 관객 숫자도 줄었다는 의원들의 지적과 함께 시민의 문화혜택과 수익증대에 똑같이 신경을 쓰겠다는 관계자의 답변도 곁들여졌다. 그런데 공립극장은 적자운영의 숙명을 안고 태어난다. 그래도 수입을 늘려 시민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달라는 의원들의 당부는 백번 옳은 말씀이다. 모든 극장경영자의 한결같은 목표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관객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공립극장의 재정자립도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광역, 기초를 막론하고 대체로 10% 안팎에 머물고 있고, 30%를 넘는 극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서울 예술의 전당이 70%를 넘기고 있지만 이는 아주 특별한 경우이고, 국립극장 역시 20%를 넘기지 못한다. 그리고 극장이 전속단체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 내용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어 단순 수치만으로 극장의 경영상태를 비교하기도 어렵다. 극장수입은 입장료, 대관료 및 기재 사용료, 식음료 및 주차 등 부대사업에 의한 수입으로 구성된다. 주종을 이루는 입장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중성 있는 작품에 비중을 두어야 하지만, 공립극장은 오히려 시민의 문화 감수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에 좀더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비록 시민들의 선호도가 낮더라도 무용, 국악, 연극 그리고 각종 전시 등 순수예술에 투자하여 공익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시설과 기자재 사용료를 현실화하기도 어렵다. 실수요자인 예술가들에게 부담을 주어 창작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기타 부대사업 역시 시민 편의를 우선해야 하기에 수익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문화를 시장경제 논리에 종속시키기 어려운 이유들이다. 그러면 언제까지, 어느 정도 극장의 적자운영을 감수해야 하는가? 재정의 형편과 문화소비 형태가 다른 자치단체에 적용할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기는 어렵고, 대략 자립도 30% 이상 50%까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가 통용되고 있다. 나머지는 정부와 기업의 지원 그리고 민간의 기부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초중고 모두 가급적 오전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는 지역사회의 문화프로그램을 교재로 삼는 문화 감수성 훈련을 권장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의 문화력이 21세기를 살아가는 능력이고, 국가 발전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여가선용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생존전략의 하나로서 극장문화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예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극장이 적자운영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예산효율을 높여 시민부담을 줄이려는 공립극장의 창의적인 노력은 영원히 계속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과연 나는?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함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구 자 흥 의정부예술의 전당 관장

시민 중계석/수도이전 논쟁과 도덕수준

며칠 전 아파트 내 상가에 과일을 사러 들렀다가 가게 주인과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엉뚱하게 대학 시절 배웠던 도덕 발달 단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가게 주인도 지난 10여년 간 보아온 바로는 아주 평범한 소시민이고, 물건을 사러 온 중년 남성도 그리 보였다. 대화 내용은 행정수도 이전 관련이었다.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충청권 주민의 엄청난 문제 제기와 연일 벌이는 시위와는 다르게 아주 잠잠해진 수도권 지역 주민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듣고 싶어 천천히 물건을 고르며 그들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야기 핵심은 집값 떨어질게 뻔해 반대를 했지만 20년 뒤면 자기 행동에 후회를 하게 될 것이고 그 때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될거란 이야기였다. 그 중년 남성도 그 말에 동감을 하며 요즘 수도권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그리고 자기 고향의 심각한 노령화와 피폐함도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수도권 분산의 필요성을 아주 심각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행정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의 집단 행동을 도덕 발달 수준에 적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될 수도 있지만 행정수도 이전을 포함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국가보안법을 포함 4대 개혁 입법)을 유발하는 개인 행동의 도덕적 수준을 살펴보고 싶어 졌다. 인지심리학자 콜버그(Kohlberg, Lawrence)는 인간의 도덕 발달을 3수준, 6단계로 구분했다. 그는 인간의 도덕 발달은 개인의 심리 인지적 구조와 사회 환경의 상호 작용에 의해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성숙해 간다고 주장했고 가장 성숙된 도덕성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무엇보다도 정의와 휴머니즘 원리에 입각해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가장 낮은 수준의 도덕인 ‘인습 이전 수준의 도덕성’은 선악의 개념은 가지고 있으나 보상이나 처벌을 가져다 주는 행위 결과나 외적인 권위에 비추어 해석하는 단계로 내게 이익이 있으면 옳은 거고 내게 해가 되면 나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라 했다. 다음 단계는 ‘인습 수준의 단계’로 집단의 기대에 따르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되는데 이 때 사회적 정서에 피동적으로 따른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정당화 한다는 것이다. 즉 대인 관계와 법과 질서를 포함하여 합법적 권위를 존중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수준은 ‘인습 이후 수준’으로 도덕적 가치와 권위가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과 관계 없이 그 자체로 타당성을 가지는 것으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도덕 수준을 말한다. 공정성, 정의, 인간 권리의 상호성, 평등성,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포함하는 도덕 원리에 입각한 행동을 말한다. 행정 수도 이전 논란 과정에 보여준 시민의 반응과 정치권이 보여준 행동을 콜버그 도덕 발달 단계 이론의 틀에 맞추어 돌아보니 우리 사회의 도덕 수준은 인습 이전의 도덕성, 즉 초등학교 정도의 도덕 수준 밖에 돼 보이지 않는다. 행정 수도 이전 반대 논리가 천도 논쟁과 관습 헌법까지를 동원했지만 결국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충청권은 충청권 대로 이해득실에 따라 반대하고 찬성하지 않았나? 정치권은 표를 의식 분위기를 부추기고 여론은 본인들 입맛에 따라 여론을 조작하지 않았나? 최근 신자유주의 물결로 전치된 인간 가치의 목표를 ‘부의 욕망’으로부터 ‘도덕성 회복과 성숙’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 시각으로 행정수도 이전, 4대 개혁 입법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절대 더 이상 발전은 없다. 오직 이해득실에 따른 밥그릇 싸움만이 있을 뿐이다. /한 옥 자 경기시민사회포럼 운영위원장

기고/에너지절약 생활화와 기후변화협약

요즘 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다. 한달전에 50달러이던 것이 이제는 60달러에 다다르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인식은 아직도 둔감한 듯 하여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라 에너지 수입액도 빠르게 증가하여 왔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는 그간의 경제 성장 및 소득 수준 향상과 더불어 증가하여 경제 규모는 세계 13위,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세계 1위,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 10위, 석유 도입 세계 4위, 석유 소비량은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 경제도 에너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 산업이 국제 수지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 에너지 산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방대한 규모의 투자가 소요되는 장치 산업으로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을 상당폭 외화 차입에 의존하여 왔다. 따라서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로 환산되는 외화차입금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되어 전력을 위시한 대부분의 에너지 산업에서 환차손 증대와 이자 부담의 대폭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총에너지 수요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는 연평균 10.3%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물량 및 에너지-GNP 탄성치 증가는 저에너지 가격 정책 유지, 석유화학, 철강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시설확장 및 자동차 대수의 폭발적인 증가에 기인한 때문이다 에너지 수입은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를 차지하고 있고, 경제성장 속도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에너지 저 소비형 사회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부문의 자원배분 효율성을 제고하여, 에너지 가격수준이 일정 수준보다 낮아져서 초래하는 에너지 과소비를 감축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아울러 태양에너지, 태양광발전, 소수력발전, 바이오에너지, 연료전지, 풍력발전, 폐기물의 에너지화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한층 더 노력하여야 한다. 온실가스배출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기후변화협약이 국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교토의정서의 공동이행제도, 배출권거래제도, 청정개발체제 등이 그것이다. 기후변화협약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저감에 대하여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관련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매년 100억달러 이상이 이 분야에 투자될 것이며,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적게 발생시키는 고효율 제품과 에너지절약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서비스산업 (ESCO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에 가장 잘 대처하는 방법은 이 문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더 나아가 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명왕호·회사원(평택시)

기고/직장 회식문화 달라져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퇴직을 한지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어느 단체모임에 회식연이 있어 참석을 하려 하니 갑자기 직장에 있을 때의 회식생활이 생각이 났다. 직장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직장 내외의 행사가 가끔씩 생기게 마련이다. 직장의 행사나 신입직원 또는 전출직원의 송별회와 환영회 등이 그것이다. 대개는 신년 새해나 연말에 송년회가 있게 되고 직장의 인사이동 시기에 회식 행사가 자주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회식 장소에 가 보면 거의 대부분은 술이 나오게 마련이다. 술은 알맞게 마시면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요즈음 직장인들 중에는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특히 기독교 신자들은 술을 전혀 안 먹으려고 한다. 어느날 직장 내 회식 행사가 있다고 하여 퇴근길에 즐거운 마음으로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안에는 벌써 전체 직원들이 자리를 꽉 메우고 있었다. 그날 회식은 전출가는 직원을 위한 송별회 회식이었다. 직장 친목회장의 인사로 고별인사가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인사가 끝나자 박수를 치며 ‘위하여’를 외치고 잔을 높이 치켜들면서 회식이 시작됐다. 회식의 분위기는 매우 즐겁고 좋았으나 먹던 술잔을 강제로 권하는 모습은 좋지 않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술잔을 몇 잔 들더니 지금까지 조용하고 엄숙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되었다. 얼큰하게 주기가 있는 모 직원은 갑자기 불쑥 상사들 앞에서 어떤 직원의 약점을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들은 당사자는 모처럼의 회식연에서 자기의 약점을 공개했으니 말은 못하고 속으로 얼마나 기분이 상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의 회식 때에는 조그만 일이라도 장점을 찾아서 서로간에 칭찬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상사는 부하직원을,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같은 동료끼리 서로 격려해주고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즐거운 직장 회식연에서는 술을 권하는 것은 좋으나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강제로까지 권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부터는 직장 회식에서 상사는 하급자에게, 하급자는 상급자에게 생산성 있는 좋은 칭찬의 말만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이든지 칭찬을 들어서 싫어 할 사람은 없다. 평상시 직장 생활을 할 때 항상 남의 좋은 점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직장 회식 때 상사들 보는 앞에서 칭찬을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이다. 송별회를 해준답시고 하필이면 그것도 떠나가는 마지막 날에 갑자기 직원의 약점을 잡아 여러 동료 직원들과 상사 앞에서 떠들어대는 그러한 직원은 수준이하로 보일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미운 사람일지라도 떠날 때에는 듣기 좋게 말해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 대개 보통 사람들이 하는 예의라고 볼 수 있다. 직장의 모든 사람들은 평소 직장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의 좋은 점과 잘하는 점을 잘 살펴두었다가 모처럼 직장의 즐거운 회식 행사가 있을 때를 좋은 기회로 삼아서 칭찬을 꼭 해주자. 그리고 직장의 불평이나 남의 비방보다는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와 생산성 있는 말들을 해 보자. 또 직장의 회식은 일차에 간소하게 끝내서 절약하는 생활을 하고 귀가 시간이 너무 늦지 않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이 직장회식을 기회로 직장생활을 더욱 즐겁게 할 수가 있고 더 충만한 직장의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직장 회식생활이 건전한 회식문화 생활로 발전되고 점차 바뀌어져서 직장인들의 단합은 물론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즐겁고 명랑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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