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코앞인데… 음악소리 쩌렁쩌렁

아무리 가을이 운동회의 계절이라 하지만, 시험을 코앞에 둔 다른 학교 학생도 생각해주세요. 인천시 연수구 A 중학교에 다니는 P양(15)은 가슴이 답답해 교실 창문을 열었다가 화들짝 놀랐다. A 중학교로부터 200여m나 떨어진 B 초등학교에서 운동회 중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들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갑자기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교실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2학기 중간고사를 목전에 둔 학생들 모두 예민한 상태라서 P양은 재빨리 창문을 닫았지만, 이날 B 초등학교에서 흘러나온 음악 소리와 마이크 소리는 막힌 창문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들을 괴롭혔다. P양은 도대체 무슨 스피커를 쓰기에 수백 m나 떨어진 다른 학교까지 울리는지 궁금하다며 행사도 좋지만, 주변 사람도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남구의 C 초등학교와 10m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Y씨(32여)는 지난달 말께 C 초등학교 운동회 날짜에 맞춰 돌이 막 지난 아들을 안고 경기도 용인의 처가로 피신했다. 지난해 아들이 C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터져 나온 격발 소리와 반복되는 음악 소리에 놀라 울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Y씨는 지난해 너무 화가나 학교를 찾아가 봤더니 야외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큰 스피커가 무려 3대나 설치돼 있었다며 소음에 아기의 귀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돼 올해는 처가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 초등학교 관계자는 미처 A 중학교에 음악 소리가 들리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음량에 맞추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인천시티투어 승객 감소… ‘AG특수’ 무색

인천시티투어가 아시아경기대회(AG)라는 호재에도 지난해보다 이용객이 감소해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한 인천시티투어는 인천역에서 출발해 시내와 강화 5~7곳의 명소를 들른 후 인천역으로 돌아오는 테마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1일 시내는 4회, 강화는 1회 운행한다. 그러나 허술한 프로그램 구성과 뒤처진 운영으로 점차 관광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아 인천시티투어 이용객이 크게 줄고 있다. 지난 2012년 1만 8천93명이던 연간 이용객은 지난해 1만 2천827명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8월까지 7천715명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9천893명)에 비해 2천여 명이 줄어 이용객이 연간 1만 명 내외로 예상된다. 특히 기본 인원 5명에도 못 미칠 정도로 탑승객이 없어 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외국인 이용객은 한 달에 10명도 되지 않는다. 당초 AG와 APG이 호재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숙박업소가 성황을 이루는데도 시티투어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부산시티투어가 지난해 연간 이용객 20만 명을 기록하는 등 2006년 운행 이후 7년여 만에 누적 100만 명을 돌파한 것에 비해 인천시티투어는 초라한 성적표다. 시는 APG을 마치는 대로 인천시티투어 개편 작업에 착수해 내년께 달라진 인천시티투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테마형으로만 일관된 프로그램을 탈피, 인기 드라마에 등장한 송도 석산을 코스에 포함하는 등 내외국인의 취향에 맞춰 코스를 세분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시범형으로 AG 기간 외국 선수단과 취재진을 대상으로 월미전망대, 도호부청사 등 새로운 코스로 구성된 체험형 인천시티투어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시 관계자는 코스나 프로그램 구성이 관광객에게 어필하지 못하면서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다며 내년 중에는 전혀 새로운 시티투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너덜너덜 국기 달고 질주… 국제망신 우려

市, AG 참가국 깃발 1만5천개 제작 법인개인 택시에 배포 했지만 내구성 취약 3일만에 상당수 훼손 APG까지 부착 계획 물거품 인천시가 아시아경기대회(AG)를 맞아 택시에 단 참가 국가 깃발이 바람에 찢기는 등 훼손돼 외교상 결례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당초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APG)까지 지속하려던 계획과 달리 성급히 깃발을 내리는 모양새다. 30일 시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AG과 APG 참가국 환영을 위해 인천지역 택시 법인 6천대, 개인 9천대 등에 참가국 국기(國旗)와 대회기 등 1만 5천 개(개당 1천700원)를 배포했다. 그러나 현재 도로를 주행하는 택시 10대 중 3대가량은 깃발 끝 부분이 여러 갈래로 찢어지거나 오물이 묻어 있고, 5대가량은 아예 깃발을 빼놓은 상태다. 나머지 2대가량만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해당 국가의 깃발 모양을 띠고 있을 뿐이다. 이는 시가 배포한 깃발이 얇은 천으로 만들어져 내구성을 갖추지 못해 야외 주행을 하는 택시 외부환경에 견디지 못하고 훼손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가 강풍, 폭우 등 악천후에도 견뎌야 하는 택시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깃발을 제작배포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선 택시 기사도 시가 나눠준 깃발은 3일도 견디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일부 기사는 외국인 승객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불필요한 갈등까지 감수하고 있다. 이처럼 비난이 일자 시는 뒤늦게 각 택시 조합 측에 훼손된 깃발 교체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여분이 떨어져 아예 깃발을 달지 말라고 요청하는 판국이다. 개인택시 기사 A씨(57)는 중국인 승객을 태웠다가 찢어진 깃발을 보고 갑자기 언성을 높여 진정시키느라 애먹었다며 이렇게 할 거면 왜 나눠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질이 약하다 보니 깃발이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깃발 여분이 떨어져 현재는 깃발을 달지 말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장애인 배려 없는 경기장… ‘장애인AG’ 걱정되네!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APG)가 엉망으로 치러져 국제적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시민 서포터즈 L씨(49)는 오는 18일 인천에서 개막하는 APG이 걱정이다. 10여 년을 장애인단체에서 활동해온 L씨는 APG이 열릴 경기장과 각종 시설을 바라볼 때마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 이들 시설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요소를 너무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눈에는 AG 개막식과 폐막식, APG 육상 종목 경기가 열리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만 하더라도 장애인 불편 요소 투성이다. 층마다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의 휴지 걸이는 좌변기와 1m 이상 떨어져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손을 뻗더라도 잡기 어렵고, 기둥마다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의 보호대가 부착돼 있지 않아 맹인이 부딪힐 시 크게 다칠 수도 있다. L씨는 여러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APG 때 인천을 찾아올 아시아의 장애인이 불편함을 느낄만한 요소가 너무 많이 보였다며 AG 폐막식 이후 2주가량의 시간이 있는 만큼 장애인 편의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슬링 경기를 보기 위해 도원체육관을 찾은 장애인 K씨(44)도 APG 걱정은 물론, 장애인 편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AG에 불만을 쏟아냈다. AG 셔틀버스에 저상버스가 준비돼 있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 일부 경기장의 장애인석이 너무 비좁게 설치된 것 등 그의 불만은 경기장 시설부터 경기 관련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한둘이 아니다. K씨는 성화 점멸부터 시작해 AG 기간에 드러난 문제가 너무 많았다며 APG이 AG에 비해 상대적인 관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더 엉망으로 열리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AG을 바라본 장애인과 장애인단체들이 APG 성공개최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APG이 열릴 경기장마다 장애인 불편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어 개선이 시급하고, AG 초반부터 드러난 운영 미숙이 APG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APG 조직위 관계자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APG이 열릴 경기장과 각종 시설에 장애인 편의를 최대한 고려했다며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APG 개막전까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송도관광단지 무산 위기 ‘네탓 공방’

인천 송도관광단지 개발사업이 무산위기에 처하자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토지주 사이에 네 탓 공방이 일고 있다. 송도관광단지 개발에 참여한 인천도시관광(주)과 45블록 토지주 10여 명은 30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도시공사가 사업협의를 해주지 않아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2년 6월 토지주협의회를 구성하고 사업 시행사인 인천도시공사와 수십 차례에 걸쳐 업무협의를 하고 서류를 보완했지만, 공사가 끝내 사업 협의를 해주지 않았다며 세계적인 기업인 코스트코 등으로부터 투자제안을 받았으나, 인천도시공사의 비협조로 투자가 무산됐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반면 인천도시공사는 토지주 사이에 이견조율이 안돼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공사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송도관광단지 사업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민간사업으로 추진하려면 토지주 사이에 합의가 필요한데 13블록 토지주는 사업취소를 원하고, 45블록 토지주는 사업을 계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송도관광단지 사업은 인천도시공사가 민간투자자본 1조 5천억 원을 유치해 송도유원지 일대 91만㎡에 호텔, 골프장, 쇼핑몰 등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0월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사업기한인 다음 달 9일이면 사업권한을 잃게 된다. 이럴 경우 사업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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