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경전 중에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말씀 중에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 多中一)이란 글귀가 있다. ‘나는 하나이면서 전체가 될 수 있고, 그 전체 속에서 또한 내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하나 속에 모든게 들어있고, 전체 속에 내가 있다.’ 즉 너와 나,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불교계의 심오한 인식을 담고 있다. 이 글귀는 법성게(法性偈)의 한 귀절로 법성게는 의상스님이 화엄경 80권을 210글자로 줄여놓은 불교의 핵심 중 핵심으로 우주의 이치가 들어있다. 이는 현상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안의 다양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이 지난 2일부터 오는 5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장욱진 예술의 대표적 화두인 일중일체(一中一切)를 바탕으로 기획한 ‘점 안의 우주’展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욱진의 작품 11점과 역대 뉴드로잉 프로젝트 수상작가 15인(곽윤경, 김민영, 김보은, 김하림, 남다현, 루트호프, 박가연, 박다예, 손유화, 윤정민, 윤정원, 이현주, 장민경, 조윤국, 황문익)의 작품 23점 등 총 34점이 소개된다. 장욱진은 대상을 표현할 때 장식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남은 하나의 점 안에 대상이 내포한 수많은 인과관계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담았다. 이 때문에 그 단순함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집과 아이(1959), 사람(1962) 등 장욱진의 대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장욱진 예술의 단순함 속에 담긴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2014년부터 6차례 진행된 ‘뉴드로잉 프로젝트’ 수상작들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공연·전시
이종현 기자
2023-03-06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