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중첩에서 엿본 생명력’…김용현 작가의 ‘숨기다&드러내다’ 展

자연물을 모티브로 아크릴 물감과 물의 특성을 살려 번지고, 뿌리고, 흘러내리고, 붓의 필력을 이용한 기법으로 표현하는 김용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두나무아트큐브 갤러리는 오는 3월1일부터 21일까지 김용현 작가의 12번째 개인전 ‘숨기다 & 드러내다 Conceal & Reveal’을 선보인다. 자연의 숨겨진 이면과 드러나는 이면을 표현방법의 차이를 통해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전이다. 김 작가의 작품은 구상과 비구상적인 기법을 혼용하면서 물성의 특징을 살려 자연의 드러나지 않는 내면속의 생명력을 극대화했다. ‘피어나다’에 대해 김 작가는 “고목나무에서 핀 매화꽃을 모티브로 다양한 중첩된 붓질을 통해 나뭇가지들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표현하려 했고, 뿌리고 흘리고, 번짐을 통해 피어나는 생명의 씨앗을 품은 꽃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억 너머 그곳을 기다리다’는 시골 텃밭에서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당근이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흐름을 담은 작품이다. 김 작가는 “몇 해 전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어머니가 생전에 심어놓은 당근이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고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며 “누구의 간섭이 없어도 자연 ‘스스로 그러하다’는 듯 자라고 피어나는 생명력을 흐르고 번지는 물과 아크릴 물감 물성의 본질을 이용해 나의 간섭 없이도 스스로 그러하게 생명의 흐름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로 자연물에서 얻은 종이 죽, 돌가루, 숯, 황토 흙에 아크릴 물감을 혼용해 작품을 제작해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아크릴 물감과 물의 특성을 이용해 번지고, 뿌리고, 흘러내리고, 붓의 필력을 이용한 붓질로 내면을 표현한 작업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김 작가는 “몇 해 동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마비됐었다.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고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숨죽이며 지내오다가 오랜만에 발표하는 전시인 만큼 의미가 새롭다”며 “새로운 환경에서의 작업들이 새로운 작품으로의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 음악인과 상생”… 수원시향, ‘수원 음악인의 밤’ 28일 개최

지역의 음악인들이 모여 상생하는 축제의 장이 찾아온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28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수원 음악인의 밤’ 공연을 개최한다. 수원시향의 기획연주회 ‘수원 음악인의 밤’은 지역 예술계의 저변 확대 및 활성화,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과 접점을 늘려나가기 위해 2013년부터 매해 진행돼 왔다.  무대에 서는 수원 지역의 음악인, 연주자들은 수원시 음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으며 수원시립교향악단과의 완성도 높은 협연을 통해 양질의 공연을 선사해왔다. 특별히 올해는 수원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작사가들의 창작 가곡 세 곡을 무대로 올려 화합의 의미를 강조하는 자리로 기획했다. 신은혜 수원시향 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 이번 공연의 첫 곡은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5번 바단조 작품 1056’. 한국하프시코드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은주 연주자가 협연으로 나선다. 이어지는 순서로는 수원 출신의 음악가들이 무대에서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바이올리니스트 변지혜, 피아니스트 송지은, 첼리스트 김진경이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다장조 작품 56’을 선보인다. 이어 첼리스트 배기정과 함께 하는 랄로의 ‘첼로 협주곡 라단조’를 감상할 수 있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서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이경우 작곡·이외수 작사), ‘바라건대 비는’(주용수 작곡·이혜준 작사), 수원을 배경으로 만든 가곡인 ‘팔달문의 사람 향기’(이경우 작곡·오현규 작사) 등의 창작 가곡이 소프라노 자원과 테너 주선중의 목소리를 통해 무대를 수놓으면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해마다 수원시향은 수원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과 진정성 있는 협연으로 깊이 있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도 지역의 음악가들과 함께 기획한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통해 수원 시민들께 감동과 화합의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김홍도미술관 '1세대 대표작가' 故 장성순·성백주 화백 상설관 개관

안산문화재단 김홍도미술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작가 고 장성순, 고 성백주 화백의 상설관을 열고 28일 상설전을 개관한다. 상설관은 두 화백이 안산시에 기증한 작품을 중심으로 공개된다.  추상미술의 선구적인 활동을 한 장성순 화백은 지난 1990년대부터 안산에서 활동을 해왔다. 2017년 안산시에 202점의 작품을 기증했고, 안산시 문화상을,이듬해인 2018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장미화가로 일컬어지며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화려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구도로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고 성백주 화백도 1990년대부터 안산에 정착,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성 화백은 2020년에 장 화백은 2021년에 작고했다. 김홍도미술관은 지난해 단원미술관에서 김홍도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안산시가 소유한 김홍도·강세황 등의 고미술 작품과 장성순, 성백주 두 화백의 기증 작품에 대한 가치 발굴과 확장을 연구하기 위한 비전과 위상을 제시한 바 있다.  그동안 김홍도미술관은 기증 작품을 기반으로 기증 및 추모전 등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기증 작가 상설전을 통해 장성순, 성백주 두 화백의 작품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더욱 입체적으로 조망할 예정이다.  또 두 화백의 기증 작품을 중심으로 연대기별, 소재별 다양한 주제로 구성해 6개월 단위로 전시 작품을 교체해 관람객들과 다각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원시립공연단, 연극 ‘억울한 여자’ 내달 24일 선보여

수원시립공연단의 올해 첫 정기공연 연극 ‘억울한 여자’가 3월24일부터 26일까지 수원 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일본의 극작가 쓰치다 히데오가 집필하고 수많은 연출가들에 의해 무대에 올랐던 연극 ‘억울한 여자’는 2001년 일본 초연에 이어 국내에선 2007년에 소개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연극은 무료한 삶을 보내고 있는 소도시 사람들과 그곳에서 갓 결혼한 유코와 다카다 부부를 따라간다.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남들과 조금 다르고 유별나다는 이유로 개인을 비정상으로 몰아가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유쾌하고 산뜻하게 풀어냈다. ‘정상’이라는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 안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과연 정상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이 연극이 2023년 지금 다시 무대에 올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현재 한국 사회의 나타나는 양상에서 연극과의 연결고리를 짚어냈다.   구 감독은 “코로나19의 터널을 지나면서 한국 사회는 극도로 개별화됐고 개인주의로 인한 딜레마 역시 짙어졌다”면서 “일본의 사회상을 짚어냈던 대본을 다시 꺼내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극에 묘사된 일상 속 대화, 사람들의 감정이 오가는 모습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와 연결고리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감독은 이번 연극을 준비하면서 웃음 뒤에 가려진 여러 갈등을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통해 극대화하는 방식에 관해서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특별한 각색 없이 희곡의 내용을 살려서 가되 배우들이 텍스트를 어떻게 해석하고 살려낼 수 있는지 살펴보는 데서 연극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 “각 배우들이 그런 요소들을 자신에게 맞게 해석하고 소화하면서 표현하는 방식에 관해 다양한 고민들을 했으니 그 부분에 집중해서 본다면 연극을 200%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감독은 홍민아 배우가 주인공 ‘유코’ 역을 맡은 데 대해 “평상시에 홍 배우가 굉장히 유쾌하고 털털하면서도 보이시한 매력도 지닌 모습을 보여주는데, 연기할 때는 굉장히 섬세한 감정선을 잡아내는 걸 보며 자기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엔 극단 단원 전원이 참여한다. 또 지난해 선보였던 연극 ‘봄의 노래는 바람에 흐르고’에서 감초 ‘춘근’ 역을 맡았던 김희창 배우가 수원시립공연단과 한 번 더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구태환 예술감독은 “극단 단원들이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며 “메시지도 간결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품인 만큼, 수원 시민들께 연극 다운 연극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연리뷰] 하늘아래 두개의 인류 ‘낮과 밤’ 삶을 그리다

경기아트센터·경기도극단과 국립정동극장이 공동으로 기획·제작한 연극 ‘태양’이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지난 3일부터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태양’은 2021년 경기아트센터와 두산아트센터가 협력했던 초연 무대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은 적이 있다. 이번 재연 무대는 초연에 비해 어떤 부분에서 달라졌고, 어떤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태양’은 21세기 초 바이러스로 초토화된 사회에서, 인류가 두 부류로 갈라진 상황을 그려냈다. 항체를 가진 우월한 존재들은 자외선에 약해 해가 진 뒤에만 활동하는 밤의 인간 ‘녹스’가 됐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햇빛 아래 살아갈 수는 있지만 도태된 낮의 인간인 ‘큐리오’로 불리게 된다. 흥미로운 설정을 도입해 희곡을 집필한 마에카와 도모히로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SF면서 우화이기도 하고, 지극히 일상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이를 무대 위에 표현하는 데 있어 리얼리티의 라인을 어떻게 설정할지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태양’은 등장인물들과 배경에 대한 묘사를 구현하는 방식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연극이다. ‘태양’에서 김정 경기도극단 상임연출이 재현해낸 무대는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곳이다. 무대는 관객들의 현실을 마냥 풍자하는 곳도 아니고, 현실을 굴곡 없이 재현해낸 거울도 아니다. 그렇기에 이 연극에선 배우들의 역할과 움직임, 그들의 에너지에서 피어나는 요소들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녹스와 큐리오 진영에 속한 각각의 배역 한 명 한 명이 모두 특정 인간상을 표상하기 때문이다. 10명이 안 되는 출연진으로 갈라진 인류, 갈등으로 신음하는 인류의 모습을 그려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지만, ‘태양’은 그 점에 있어 기대치를 충족시킨다. 연극은 내내 서사의 굴곡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무대 위를 오가는 사람들이 어떤 존재인지 관객의 마음에 새겨넣고자 한다. 누군가는 녹스로 살아가길 포기하고 태양을 눈에 담으려고 한다. 누군가는 녹스가 되기 위한 묘수를 찾아내고자 한다. 또 누군가는 날 때부터 이성과 논리로 무장한 녹스였기에 빈틈이 보이고 불완전해 보여도 감수성과 낭만으로 가득한 큐리오의 삶을 꿈꾼다. 이처럼 다양한 부류의 인간이 제작기 다른 생각과 신념을 무대 위에서 펼쳐 놓는 과정에 집중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자연스레 이야기에 집중하는 대신, 배우들의 언행 자체에 몰입할 수 있다. 김정 연출은 배우들이 토해내는 감정과 대화를 관객들이 온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선, 극장을 찾은 이들을 압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했다고 말하면서 작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경기도 극단 소속인 임미정, 윤재웅, 이애린, 최예림 배우들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배우부터 극단에 새로 들어온 배우들까지 외부의 훌륭한 인력과 부딪히고 뒤섞이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뜻깊었다”며 “협업은 언제나 새롭다. 각자 지닌 잠재력과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극을 관통하는 주제, 결말 부분의 묘사에 있어 2년 전 초연 때와 다르게 접근했다. 당시엔 두 부류의 화합 가능성을 논했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그는 특히 2021년의 ‘태양’을 다시 무대에 확장해 올린 데 대해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 시작됐던 ‘태양’은 우리 사회에서 발견되는 틈을 온기로 채워넣으려는 작업이었다”면서 “하지만 2년 뒤, 예측 가능한 공포는 사회를 양분했고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폭로하는 매개체가 됐다. 그래서 분열과 갈라짐으로 신음하는 인류의 모습을 그대로 조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은 26일까지.

박성자 작가의 개인전 ‘교감’, 21일부터 수원시립만석관

박성자 작가의 개인전 ‘교감(correspondence)’이 21일부터 26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린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매체의 표현 기법에 주목했다. 그의 손에서 한지는 물질로서의 종이에만 머무르지 않고, 끈질길 생명력을 마음껏 표출하는 질료가 된다. 작가는 한국 고유의 매체 한지를 활용한 콜라주로 한국적 정서가 인류의 보편화된 형상으로 잉태되는 순간을 표상하고, 그로부터 피어나는 ‘교감’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선과 면이 교차하는 곳이 색과 한지로 채워진다. 이 같은 질서가 지속될 때, 콜라주한 각각의 요소들이 단순하게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작품 자체가 지니고 있던 회화로서의 면모가 점점 사라지고 구성 요소들의 기능적인 면이 부각될 수 있다. 이처럼 박 작가는 빛과 음영, 기호가 뒤섞이는 과정을 음미하면서 공간의 재조립에 매달리고 있다. 그는 “때로는 의도가 충분히 반영되기도 하고, 이따금씩 무작위로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의 조합이 무한히 확장된다”면서 “그 시공간의 교차 속에서 교감하는 순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다. 박성자 작가는 “한지의 소재가 주는 편안한 감각과 농축된 색 표현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어우러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며 “자연 속 무정형의 형태를 구조화하는 작업에서 발견되는 요소를 음미할 수 있는 전시”라고 밝혔다.

성남문화재단 '작곡가시리즈', 4월22일 라흐마니노프로 첫 문

올해로 탄생 150주년이자 타계 80주기를 맞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깊이있게 소개하는 공연이 열린다. 성남문화재단 성남아트리움은 2023년 새로운 기획공연 ‘작곡가 시리즈’의 주제를 낭만주의로 정하고 그 첫 문을 ‘라흐마니노프’로 연다.  4월22일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에서 열리는 ‘낭만주의Ⅰ. 라흐마니노프’ 공연에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협주곡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강렬한 도입부와 섬세한 선율 진행, 폭발적인 표현력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단번에 체감할 수 있는 걸작이다. 이어서 러시아 낭만주의 교향곡의 최대 걸작으로 불리는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공연은 지휘자 김광현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세밀한 감정표현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작품 전체를 직관하는 개성있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협연한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으로 화려한 기교와 난이도 높은 테크닉의 피아노곡을 비롯해 관현악곡, 기악곡, 가곡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풍부한 서정성과 색채를 담은 명작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작품 대부분에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슬픔과 한(恨)의 정서를 담고 있어, 국내 클래식 대중들이 사랑하는 음악가이기도 하다. 티켓은 R석 3만 5천원, S석 2만 5천원, 시야제한석 1만원이다. 21일 오후 3시부터 성남아트센터 혹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전화 또는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낭만주의를 주제로 한 ‘작곡가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은 ‘차이콥스키’로 오는 6월24일 열릴 예정이다.

나무·구름...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함 ‘찰칵’

수채화를 머금은 듯한 프레임 속 메타세쿼이아. 말이 없으나 수많은 언어의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실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게 사진이라면, 마치 그림처럼 그려진 듯한 엄효용 작가의 사진에선 표면에서부터 포근함이 느껴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스치는 작고 사소한 것들을 모아 작업하는 엄 작가는 지난 14일 수원 예술공간 아름에서 개막한 ‘그라포스 유닛’ 그룹 전시에 김승환, 김지영, 박경태, 박세진, 윤한종 작가와 함께 작품을 내걸었다. 그가 선보인 작품은 어느 대로의 나무들과 어느 날들의 구름이다. 어느 날엔 목천 IC를 지나다 거대한 사탕을 꽂아둔 듯한 은행나무를 발견해 다가갔고 어느 추운 겨울날엔 전지 작업된 버즘나무가 그에게 몸짓했다. 엄 작가는 ‘사소한’ 그 순간을 기억해 그 일대의 나무들과 그가 발견한 자연의 이야기를 프레임 안에 담았다. 사각 프레임에서 마주한 나무와 구름, 자연을 관람객도 만나길 바라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프레임을 통해서 바라보면 나무와 딱 마주치는 순간이 있어요. 나무를 찾아가면서 나 자신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요.” 그의 프레임 속엔 평범한 매일의 일상이 신비로 다가온 어느 순간이 담겼다. 그리고 겹겹이 중첩됐다. “중첩은 마치 우리 인생과도 같아요. 살아온 축적, 내가 지난 오늘이 쌓여 어떤 것들이 되는 것, 그 과정 자체가 인생이잖아요.” 그의 작업 중 중요한 기법인 중첩은 그의 삶에 대한 태도와 예술 세계를 드러낸다. 사실 중첩을 통해 드러나는 엄 작가의 작품은 10여년 전과 품은 이야기가 사뭇 다르다. 10여년 전 그는 반대되고 이분법적인 사물의 중첩을 통해 진실과 실체를 찾아나섰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 밖과 어둠, 책의 표지와 안, 겉과 속. 이분법적인 것들을 한데 모아 중첩시켜 그 안에서 신비로움과 실체를 찾으려 했다. “모든 것엔 양면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작가는 원래 본인이 좋아했던 자연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매일 하늘을 찍고 구름을 담고 길가의 평범한 나무에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가 2009년 6월25일부터 찍기 시작한 하늘은 ‘365 하늘 달력’이 돼 올해 열 번째 ‘하늘 캘린더 프로젝트’로 선보였다. “가로수처럼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게 작가의 역할이고, 인생 역시 사소한 것들의 합”이라는 작가의 삶을 대하는 방식과 시선이 담겨서일까. 그의 작품은 중첩의 결과물인 외형적 아름다움만으론 설명되지 않는 끌림이 있다. 파스텔톤의 하늘에 미묘한 차이의 화이트 색깔을 풀어놓은 듯한 구름, 오묘한 녹색의 빛을 내며 고고하게 서 있는 나무는 따뜻한 위로와 쉼을 건넨다. 작품들은 엄 작가의 삶에서 우러난 그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닮았다. 오는 26일까지 ‘아름’에서 이어지는 전시와 함께 그는 “앞으로도 마주하는 자연과 일상을 기록하고 대중에게 사소한 것들을 특별하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생과 멸을 반복하는 삶을 매일의 작업과 이를 겹겹이 쌓아올린 작품으로 오롯이.

이순재, 백일섭…노장 배우들의 명품연기, 연극 '아트' 군포문화재단서

‘꽃할배’ 배우들과 ‘꽃청년’ 배우들이 연기하는 블랙코미디 연극 ‘아트’가 다음달 4일과 5일 양일간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무대에 오른다. ‘아트’는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온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프랑스의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토니 희곡상 수상작으로 지난 1994년 파리 초연 및 1998년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35개 나라에서 600회 이상 공연된 명작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3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12만 관객을 기록한 대학로 인기 연극으로 꼽힌다. 극은 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온 세 친구가 그림 한 점으로 인해 서로에게 감정을 터트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군포 공연에서는 ‘꽃할배’로 불리는 이순재, 노주현, 백일섭 등 원로 배우와 박은석, 최재웅, 박정복 등 ‘꽃청년’ 신예 배우들의 더블캐스팅이 눈에 띈다. 원로 배우들의 연기와 신예 배우들의 조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연은 군포문화재단 창립10주년을 맞아 문화 회원에게는 1인 4매까지 30% 특별 할인이 적용되며 이순재, 노주현, 백일섭이 출연하는 5일 공연에서는 65세 이상 관객들에게 ‘육오삼십’ 할인으로 30% 할인을 해준다. 재단 창립일인 ‘2월 28일’이 생일인 관객들은 50%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번 공연 입장료는 R석 5만원, S석 4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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