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열리면서 상생의 정치를 한다고 말씀들을 하셨는데 과연 상생의 정치를 하는지 궁금한 시점에서 기러기의 교훈을 생각해보았다. 첫째로 기러기는 하늘을 날아갈 때 언제나 V자 형태로 날아간다. 이런 V자 형태에는 뜻이 있는 것이다. 즉 우리는 지금 서로가 서로를 협력하면서 날아가고 있다는 행동의 표현인 것이다. 둘째로 기러기는 혼자 날아가지 않고 반드시 떼를 지어 날아간다. 떼를 지어 날아가면 혼자 날아가는 것보다 약 71%나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셋째로 기러기들은 날아가면서 계속 노래를 부른다. 이들이 날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는 소리들인데 그것은 그들의 세계에서 통하는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넷째로 기러기들은 그들의 단체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보는 것이다. 그 이유로써는 만약 목적지를 가는 도중에 지친 동료가 있다거나 낙오자가 생기면 그 동료를 다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모두들 머물면서 힘을 얻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격려를 해주는 것이다. 국회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사회의 공동체 생활에서 얼마나 서로들 협력하면서 생활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 있게 협력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몇퍼센트나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에 얼마나 익숙해졌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인간은 동물과 달라 일의 종류도 많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함께 하는 일이 있는데 함께 하는 일 중에 얼마나 동료나 이웃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말이나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 동료나 이웃이 지치고 힘들 때 얼마나 도움을 주면서 용기를 내게 하고 그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인내심을 발휘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인간이다. 그러기에 만물의 영장이고 하찮은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도달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를 어지럽히는 각종 사건들을 들으면 ‘사람이 저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자주 있게 된다. 우르르 무너지는 건축더미 앞에서 더욱 협력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며 매일 일어나는 교통사고에서 질서 있는 생활과 함께 양보하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가 아쉽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폭력을 휘둘러 남을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행동 앞에서 우리는 협력자가 되고 격려자가 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 다정한 마음의 손을 잡을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하게 된다. 멀쩡한 길가의 가로등이 깨져 있고 공중전화의 수리비가 수억 원을 넘는다는 말을 들으면 이 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인데 왜 주인이 주인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언젠가 서울에서 어린 초등학생이 버스정류소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그 어린이들 앞에서 어른들의 한 떼가 질서 없이 우르르 몰려가 버스를 타는 것을 보았다. 아마 그 어른들에게 ‘어린애만큼도 못하군요’라고 말을 해준다면 그 어른들은 ‘고맙습니다’라고 말할까 아니면 ‘네까짓 놈이 뭔데 남의 행동에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 건방진 놈!’이라고 삿대질을 할까? 신문, 방송이나 그 외의 각종 언론매체서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듣고 싶다. 교통사고 없는 뉴스시간을 맞고 싶다. 상생의 정치를 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뇌물사건이나 폭력과 살인사건이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화하고 협력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나보다 가난한 이웃을 도와주고 절망에 빠져 있는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꿈을 다시 키우게 하는 사랑의 민주생활이 늘 꽃피워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세상이 삭막해져만 가는 것 같아 기러기의 교훈을 잠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양승본 서원고교장.소설가
수원행궁에서 국악상설 프로그램을 만들자. 서양음계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궁상각치우’의 중국음계는 어느정도 들어보았다. 하지만 국악의 기본이 되는 5음 음계인 ‘황태중임남’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언젠가부터 우리는 국악보다는 서양음악을 이해하기 위하여 공연장을 찾아다니고 음반을 들으면서 부단히 노력을 하고 있다. 이해를 못하면 무식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걱정을 하지만 국악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가슴속 깊이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이해하고 있을까? 우리 조상들은 풍류 즐기기를 좋아하고 국가의 중요한 행사도 악(樂)·가(歌)·무(舞) 일체로 치러진 것을 보면 우리음악은 우리문화의 기본을 이루는 것이다. 97년 12월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화성은 수원만의 문화유적지가 아닌 세계인의 문화유산이 되었고 수원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로부터 7년여 정도가 지난 지금, 수원시는 화성을 다시 옛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다양한 상설행사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2005년은 경기도 방문의 해다. 수원 ‘화성’은 경기도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로 큰 몫을 감당해야 할 것이지만 성곽의 보수만으로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더 나아가 화성을 세계적인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화성과 연계된 우리의 고유문화를 보여줘야 한다. 애석하게도 수원에서 국악토요상설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경기도립국악단이 용인으로 이사갔다. 차제에 수원시립국악단을 만들어 행궁에서 국악이 울려퍼지게 함이 어떤가.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에서 흥겨워하는 청중들의 모습과 기운찬 박수소리를 들으면서 바로 이것이 우리의 진정한 문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무리 서양음악을 즐겨 듣는다고해도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몸짓, 이것이 바로 우리의 문화인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우리 선조들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애환을 담고있는 국악이 함께 살아 숨쉬는 수원화성을 만들자.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혼과 문화를 담고있는 행궁에서 국악연주를 듣고 보며 우리문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도록 해서 수원뿐 아니라 경기도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송기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관장
영화 한 편을 볼 때마다 부과되던 문예진흥기금이 올 1월부터 폐지됐지만 극장들은 관람료를 종전대로 받고있다. 관람료를 둘러싼 극장과 소비자 간 논란이 소송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극장들이 영화관람료에 부과되던 문예진흥기금(427원) 폐지에도 불구하고 관람료를 인하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부당이익 반환청구 소송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문예진흥기금은 말 그대로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영화관, 공연장, 고궁 입장료 등에 부과됐던 기금으로 정부는 올들어 국민의 준조세 경감 차원에서 이를 폐지한 바 있다. 극장업계를 통해 걷힌 문예진흥기금은 연간 430억대. 따라서 극장업계는 막대한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극장들이 관람객들에게 문예진흥기금이 폐지됐다는 사실 조차 알리지 않은 것은 부당한 것으로 폐지된 기금만큼 요금을 인하해야 마땅하다. 소비자연맹은 올들어 지금까지 영화관람료와 관련해 50여건의 고발사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관람료는 대부분의 선진국 보다 낮은 수준이나 미국(지역과 극장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6달러 선·약 7200원)과는 비슷하다. 그러나 국민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다는 게 중론이다./인터넷독자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대한 법리적 심리가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은 신행정수도 홍보를 위한 경기도발전특위를 구성하였다. 헌법 소원이 제기되기가 바쁘게 당·정·청이 서둘러 신행정수도 이전의 졸속 추진에 발벗고 나서는 판에 도당이 특위를 구성한다 하여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세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첫째는 ‘도발전특위’의 실체다. 특위가 신행정수도를 위한 전위병인지, 도 발전을 위한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행정수도 이전이 곧 도 발전’이라고 한다면 이런 논법은 성립이 불가하다. 경기도는 도내 25개 시·군이 예비 신청한 지역특구 사업을 줄줄이 포기해야만 했다. 이는 한 사례일 뿐, 이 정부의 수도권지방과 비수도권지방의 이분법적 균형발전론은 경기 지역사회를 무수히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서 이 정권의 여당으로서 지금껏 방관만 해온 도당이 무슨 발전을 위하겠다며 특위를 만든 것인지 궁금하다. 행정수도 이전 홍보에만 치우친다면 한낱 전위병이 지 도발전특위일 수는 없다. 행정수도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절차를 거치자는 것이다.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수도 이전이 이 정권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토록 좋은 것이라면 왜 국민투표를 두려워 하는 건지 심히 괴이하다. 둘째, 행정수도 반대 확산은 대체적 지역사회의 판단이다. 이에 대한 대응 논리가 원색적인 비난에 치우쳐서는 설득력이 없다. 예컨대 특위 발족식 자리에서 나왔다는 “도의회를 나팔수로 동원하고 지역주민을 볼모로 악의적 왜곡과 선동을 일삼고 있다”는 말은 한마디로 망발이다. 지역주민의 최고 대의기구인 도의회를 모독하고 도민을 비하했다고 보아 정중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나팔수 노릇을 할 도의회도 아니며 볼모로 잡힐 주민도 없다. 셋째, 손학규 경기도지사에 대한 비판이다. 도당이 손 지사를 비판하는 것은 정치적 자유다. 그러나 객관적 시각이란 게 있다. 행정수도도 아닌 수도, 즉 국가 차원의 수도 이전문제를 정권 차원으로 천도하는 것이 이른바 신행정수도 이전이다. 이에 강력히 반대한다 하여 대권욕으로 몰아 붙이는 것은 감정적 대응이다. 손 지사가 차기에 뜻을 두었다면 그로인해 도정이 소홀해선 용납할 수 없으나 그렇지 않다면 이 역시 그의 정치적 자유다. 되레 도당 인사 중 차기 도지사 출마를 위해 주위에서 걱정할만큼 벌써부터 좀 지나치게 뛰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
성(性)폭행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법률 개정안에 반대하는 일부의 사고(思考)는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성 범죄, 그 중에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나약한 어린이나 청소년에 대한 성폭행은 피해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잔인한 범죄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청보위)가 지난 14일 청보위 인터넷 홈페이지(www.youth.go.kr)와 정부중앙청사 게시판에 공개한 제6차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553명의 면면을 보면 거듭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교사와 학원 원장, 공무원, 예술인 등이 포함됐고, 과거에도 한 차례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도 있다. 2001년 8월 1차 공개 때부터 지금까지 모두 3천23명의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이 공개되는 실태를 볼 때 ‘얼굴 공개’는 너무 늦었다. 청소년 성보호법에 의해 2001년부터 범죄자 중 일부의 성명· 생년월일· 범죄사실을 공개하는 제도가 시행되자 일부에서 형사처벌에 병과되어 이중처벌 또는 평등권에 위배된다고 헌법소원이 제기됐으나 지난 해 합헌 판결이 난 바 있다. 청보위가 올해 안에 마련, 내년부터 시행할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한 차례라도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한 전력이 있는 사람은 일정기간 보육 및 교육 관련 기관에 취업을 못한다. 재범의 우려가 있는 현장에 취업을 못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특히 두 차례 이상 성범죄를 저질러 다시 범행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고위험군 성범죄자’의 성명과 생년월일, 범죄사실, 사진, 주소가 공개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까지 강력하게 처벌하는 데도 성범죄를 저지른다면 이 사회와 격리시키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신상공개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개정안은 성범죄를 실질적으로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청보위의 개정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성폭행범 얼굴 공개는 빠를수록 좋은 사회적으로 시급하고 절실한 사안이다.
일본 최초의 프로레슬러 역도산(力道山·1924~1963·조선이름 김신락·일본이름 리키도잔)은 패전 직후 일본인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일으켜 세우면서 일약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생전에 그는 ‘만인지상 일인지하(萬人之上 一人之下), 천황 아래 역도산’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주소 없이 ‘일본 역도산’이라고만 써도 편지가 배달됐을 정도의 스타였다. 조선에서 태어나 39세에 일본 신주쿠에서 야쿠자의 칼을 맞고 사망한 후에도 지금까지 400여권의 관련서적이 나올 정도로 신화적인 존재다. 역도산의 2남2녀도 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사후에야 알았고 일본인의 절반은 지금도 역도산을 일본인으로 알고 있다. 1960년대 한국에 프로레슬링 붐을 일으킨 역도산의 생애를 재조명하는 한일합작 영화 ‘역도산’이 지금 일본에서 촬영중인데 설경구가 역도산역을 맡았다. 설경구는 ‘역도산’의 타이틀롤을 맡은 후 살인적인 몸불리기와 고난도 레슬링 훈련, 완벽한 일본어 구사에 혼신을 다했다. 73㎏이던 몸무게를 94㎏으로 불렸다. WWE 최상위 랭킹의 프로레슬링과 직접 맞붙는 시합장면에서 설경구는 196㎝ 146㎏의 거구를 가볍게 들어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대사도 영화전체를 통틀어 두 장면을 빼놓고는 전부 일본어다. 촬영 초기 일본 성우의 더빙이라는 특단의 대안도 제시됐지만 설경구는 일본어 대사를 외우는 대신 일본어를 배웠다. 지난 8개월동안 하루 4시간의 강훈을 거친 그의 일본어 실력은 현지 배우, 스태프와 자유자재로 대화하는 수준이다. 영화 ‘역도산’은 민족주의적 관점이나 도덕적인 잣대가 아니라 휴머니즘의 시각으로 재조명된다. 몸뚱이 하나로 고달픈 시대를 관통한 한 거인의 치열한 삶이 스크린에서 역동한다. 설경구는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실미도’에서 이미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 체중을 21㎏이나 불린 배우 설경구의 프로 근성이 놀랍다. ‘역도산’은 역도산 사망 41주기인 오는 12월15일 개봉될 예정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뜨거운 여름,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며 도로에 서있는 일은 매우 곤욕스럽다. 그러나 따가운 햇살보다 참기 힘든 것은 앞을 지나쳐 가는 자동차의 소음과 매캐한 매연들이다. 끝도 안보이는 길에 뻗은 자동차들의 행렬속에 금쪽같은 시간을 도로에 쏟아 부으며 매일매일 출퇴근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최첨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자동차는 이미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이처럼 편리한 자동차의 문명은 우리 인간들에게 또 다른 교통, 환경, 소음 등의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자동차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분명하다. 교통혼잡으로 인해 시간이 낭비되고 스트레스가 유발되며, 자동차 매연으로 인해 건강이 침해되고 지구온난화 현상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작년 한해 국내에서는 자동차 사고로 무려 7천185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폐해를 당연시하며, 자동차 소유를 필수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라는 구속에서 탈피하여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시키고 대중교통과 도보, 자전거 이용이 주가 되며 인간의 삶이 최우선시 되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자가용 없이도 통행이 자유로운 도시를 만들려면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얼마 전 서울시는 대중교통의 원활화를 위해 버스노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철저한 준비가 되지 못해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어 다소 아쉬움은 남았지만 대중교통 정책의 강화는 보다 낮은 환경오염, 보다 큰 수송능력, 보다 큰 대중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대중교통의 개편과 확충에 투자되는 초기비용은 당장에는 거대하지만 향후 총 차량수의 감소로 받는 다양한 이익을 생각한다면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둘째, 도보와 자전거 이용이 자유롭도록 고밀도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고밀도’라고 하면 흔히 개발된 공간이 적은 고층 아파트 숲을 연상하기 쉽지만 도시계획이 잘 짜여진다면 밀도 높은 개발을 통해 쾌적한 생활공간을 창출해 낼 수가 있다. 충분한 녹지대와 인간공학적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 보다 높은 밀도를 유지하는 도시형태가 실제로 주거에 편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보와 자전거 이용에 우선권을 부여해 대중교통 체계 안에 통합시키거나 직장, 가정 및 서비스 부문을 한 지역 안에 밀집화하여 교통체증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의 토지이용계획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매일 아침 저녁 출퇴근하는 차량으로 10차선 도로가 거북이 걸음으로 꽉 막히는 것은 아직도 각 도시가 직주근접형태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도시마다의 기능을 특화하여 자족기능을 최대한 높여 나간다면 교통량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자동차의 의존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도시형태 자체에 대한 기존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결국 도시의 종합적 토지이용정책은 광역적이고 포괄적인 지역종합개발계획하에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버스에서 창 밖 구경을 하며,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이동하는 것이 자가용보다 더 빠르고 편한 도시를 상상해본다. 시끄러운 차 소리와 매연이 없는, 걷고 싶어지는 도시를 상상해본다. 안전사고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자전거로 산책을 나가는 도시를 상상해본다. 이 모든 것을 그저 꿈으로만 여기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영 자동차가 주인인 도시에서 살아야만 할 것이다. /김종원 토지공사 화성사업단장
충무공은 우리역사상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성웅으로서 훌륭한 인품과 실력을 겸비한 전인(全人)의 표상이다. 임진왜란 중 모함으로 공(公)이 감옥에 갇혀 사는 동안 원균의 잘못으로 우리 수군이 패전해 버리고, 다시 감옥에서 풀려나 통제사의 재임명을 받았건만 때는 이미 망하고 난 뒤라 조정에서는 “해전을 버리고 육지로 올라와 싸우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공은 장계를 올려 “신 에게 싸울 수 있는 배가 아직 12척이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싸우면 능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이 죽지 않는 한 적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 얼마나 신념에 찬 장수의 감동적인 용기인가.’ 또한 충무공은 당시 아무런 국방준비가 없었던 때 군사를 훈련했고, 무기를 정비 했으며, 거북선을 만들었다. 세계역사상 처음으로 나타난 철갑의 배였다. ‘해전(海戰)에서 승승장구 함으로써 왜적수군들이 이순신 장군의 이름만 들어도 오금을 못 썼다니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1598년 11월 19일 노량대첩에서 적탄에 쓰러지면서 남긴 마지막 유언 “지금은 싸움이 한창 급하니 내가 죽었단 말을 내지마라.”(戰方急 勿言我死) 이 말 한마디가 나라사랑을 위해 몸 바치는 성웅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해군사상 최고의 명장이시며, 우리의 영원한 사표(師表)이신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잘못 조상(造像) 되었다고 생각되어 감히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즉 광화문에 위치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우수(右手)로 검을 잡은 패장지상(敗將之像)으로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 좌수(左手)로 칼집을 잡고 우수(右手)로 칼의 손잡이를 잡은 상이나 칼을 차고 두 손으로 뒷짐을 낀 상 또는 좌수로 칼집을 잡고 우수로 칼을 높이 들어 내려치려 하는 상으로 개조(改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관부처에서는 좀 더 광범위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타당성을 검토하여 승전 장군의 위상이 재조명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서일성 경민대학 효실천본부장
50만 수원여성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던 제9회 여성주간 기념행사의 열기가 지금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객석과 통로 가득한 인파, 한마음으로 손 흔들어 물결치는 몸짓, 별처럼 무수하던 눈동자, 흥분…. 그 열정의 들뜸과 수원시 여성정책에 거는 기대를 스스로 실천하여 보여준 힘의 실체 앞에서 막중한 책무를 가슴에 품어 실현을 위한 각오를 다져본다. 우리나라의 여성정책은 1995년 북경에서 열린 UN세계여성대회에서 여성정책의 궁극적인 목표수행 전략으로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를 채택하면서 요보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협소한 의미의 정책 수행 태도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이라는 목적을 명시적으로 표방하고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여 추진기반을 마련하였다. 특히, 제1차 여성정책기본계획(1998년~2002년)이 완료되면서 여성정책의 기초를 다지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제2차 여성정책기본계획(2003년~2007년)을 통해 성숙·발전 단계로의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시대가 간절히 원하고 여성계의 오랜 소망에 힘입어 지난 4월 조직적 어려움 속에서도 수원시 여성정책과가 신설되었고 이는 여성정책의 명백한 전환을 위한 의지를 보여준 과감한 결단으로 이해되며 이로써 양성평등 사회로의 본격적인 출발을 시도하게 되었다. 수원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을 서둘러, 수원시 여성발전기본조례를 제정하였고 조례에는 여성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사항과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함은 물론이거니와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의 적극적 조치를 규정하였다. 제정된 조례를 토대로 여성정책 시행계획을 장기적 관점에서의 중장기 여성정책 기본계획의 틀 속에서 부서별 정책에 젠더 관점(gender perspective)의 반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인지적 정책의 분석과 평가·성인지적 예산편성·성인지적 교육훈련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자 하며, 공공부문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공직에의 여성대표성을 제고하고 여성의 정책참여 확대를 위해 각종위원회의 여성참여 비율 확대 노력과 함께 여성의 이름 만으로가 아닌 전문성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준비된 여성인력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성인지력 교육훈련에도 주력하고자 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제고하기 위한 사회적 일자리 발굴 및 여성 창업지원, 직업교육 강화, 보육의 공공성 확대 등의 정책 추진과 함께 정책 수행의 책임성을 보여주는 예산 확보 노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시민, 여성단체와 연계하여 여성정책 시행에 따른 이행상황 평가를 통해 여성정책 추진의 실효성과 효과성을 제고할 것이며 양성평등을 저해하는 사회제도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잘못에 대한 비판에 앞서 정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로서 감싸주는 시민과 여성단체의 힘이 수원여성 정책의 미래를 밝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수원 여성정책에 대한 다양한 필요(Needs)와 요구(Wants)가 함께 어우러져 진정으로 조화로운 양성평등 사회가 실현되고 그리하여 50만 수원여성 모두가 세상의 도도한 흐름을 주도하는 변화와 혁신의 당당한 주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허인숙.수원시 여성정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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