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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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學

"교수들이 수험생 모집에 나섰다. 자신이 소속된 대학의 과(科) 입학생이 미달되면 폐강되기 때문이다. 과 폐강은 곧 실업자가 되는 것이다. 교수들의 노고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합격자 이탈을 막기위해 선물공세를 펴는 등 안간힘을 써야 했다. 근래 일부 지방대학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대학의 수험생 유치는 미국 대학 역시 있긴 있다. 수년전 본지에 연재된 김영래 아주대 교수의 ‘미국대학통신’에 의하면 미국 대학들도 수험생, 특히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연중 PR활동을 벌인다. 그러나 이는 대학의 장학제도나 기숙사 시설 등 학생복지에 관한 것으로 국내 일부 대학처럼 폐강될 지경의 교수들이 실업을 면키 위한 개인적 자구책과는 차원이 다르다. 김영래 교수는 샌디에이고 대학 교환교수로 가 있으면서 현지의 대학 풍속도 등 주옥 같은 내용의 ‘미국대학통신’을 본지에 시리즈로 기고한 바가 있다. 일부 지방대가 이처럼 정원 미달을 걱정하게 된 것은 그간의 산아제한으로 취학 인구가 줄어든 탓도 있다. 정원 미달사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동안 대학에 따라 면치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학이 지나치게 많은 게 원인이다. 난생 처음 듣는 대학이 참으로 많다. 대학이 거의 고을마다 있다시피 된 게 좋은건 지 나쁜건 지는 여기서 말할 논제가 아니다. 아무튼 대학은 많아서 학력(學歷)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학력만큼 학력(學力) 역시 높아진 것은 아닌 게 현실이다. 學歷은 높아지면서 學力은 떨어지고 있다. 이 연유가 오늘의 ‘대학범람’에 있다. 언젠가는 대학도 개방된다. 외국의 대학이 들어오면 이에 경쟁력 없는 대학은 문을 닫게 된다. 대학도 앞으로는 시장 자율에 맡겨지게 되는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없게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경쟁력없는 대학은 자연도태 되도록 해야 된다. 대학다운 대학만 남아 존중받는 대학으로 육성돼야 하는 것이다. /임양은 주필

"2월 10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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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경기도는 예부터 서울, 즉 한양을 포옹한 기호(畿湖)의 중심지다. 기호지역은 경기도와 황해도 남부, 충청남도 북부를 포함한다. 지리적으로는 동으로 관동지방, 서로는 서해의 경기만, 남으로는 차령산맥, 북으로는 멸악산맥으로 관서지방과 경계를 이룬다. 기호의 중심인 경기도는 또 수도를 가운데 두고 사방 팔방으로 뻗어 나갔다하여 기내(畿內) 또는 기전(畿甸)이라고 부른다. 경기도는 평야가 많으면서도 남한강, 북한강 등이 흐르는 가운데 좋은 산이 많아 문자 그대로 산자수명하다. 이래서인 지 자고로 많은 인물을 배출하였다. 정부 요직에 들어서는 것도 출세라 할 수 있어 이도 인물로 꼽히고 또 이만한 도내 인재는 참으로 많다. 그런데 어떻게 된 노릇인 지 이 정부는 도 출신 인재를 외면해 왔다. 전국 제일의 웅도인 경기도가 가장 홀대를 받았다. 그나마 이 정부의 유일한 도 (수원) 출신의 각료인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조만간 그만 두게될 모양이다. 오는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실 확인은 안됐으나 영통에 사무실까지 얻어놨다는 말이 들린다. 지난 1년동안 경제팀 수장으로서의 김 부총리 공과는 여기서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민중은 그간의 민생경제를 누구보다 체험으로 느껴왔기 때문이다. 또 좀 이상한 것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역특화발전특구법’등의 정부 입법안에서 경기도 역차별을 도 출신의 그가 주도한 사실을 어떻게 변명할 것인 지가 궁금하다. ‘국정을 위해서였다’고 말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만약 국회의원 출마가 사실이라면 이번에는 ‘지역구를 위해 일하겠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글쎄 수원 시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두고 볼 일이다. 국회의원에 나오든 안나오든 그가 도움은 커녕 공장 하나도 제대로 짓지못할 만큼 경기도를 역차별한 것은 심히 안타깝다. 이 정부는 남한강, 북한강이 있으므로 하여 서울의 한강이 흐르고 있는 사실을 망각하였다./임양은 주필

"2월 9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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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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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사이트

“일제 강점기에 행복했다” “이완용 등 친일파들은 모두 애국자다” 일본인들의 망언이 아니다. 요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오는 정신 나간 일부 한국인들의 글이다. 이것 참 야단 나도 보통 난 게 아니다. ID ‘KFC’에 의해 2002년 11월 개설된 ‘더러운 조센징’이란 카페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들은 한국을 비난하는 내용과 일본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으로 도배질돼 있다. 회원이 2만명이 넘는 이 사이트에서는 일부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조센징’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황국신민에 대한 진실’이란 친일 카페가 등장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강변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제주도도 일본 땅’이라는 어이 없는 난상토론 게시판까지 개설했다. 이완용의 사진을 자랑스럽게 일장기와 함께 내걸고 있는 카페가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친일카페가 인터넷에 10개가 넘고 회원수도 사이트별로 최소 1천명이 넘는다. 문제는 유사 사이트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인의 친일 주장에 동조해 또 다른 네티즌들이 친일 카페를 만들기도 하고, 자신의 카페에 ‘한국이 망하거나 일본의 속국이 되어야 한다’는 엉뚱한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야말로 반민족적인 이런 친일사이트는 1994년 한 친일 작가가 ‘일본을 존경하는 마음’이란 카페를 만들어 일제 강점기를 미화했던 데서 비롯됐다. 당시 이 카페는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로 폐쇄됐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이 친일 주장에 이성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욕설을 올리는 것은 재고해야 할 점이다. 그들의 작전에 휘말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이버 친일파들은 한국의 부조리한 면만을 들추어내 한국인들을 분노하게 만든 뒤 관심을 끌게 하고 있는 수법을 동원한다. 어쩌면 친일 사이트 운영자들은 한글과 우리 역사를 잘 아는 일본인일 수도 있다. 현재로는 카페를 폐쇄할 뚜렷한 규정이 없다고 하니 그들의 주장을 무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신 나간 자(者)들과 백번 얘기해봤자 스트레스만 쌓인다. 제 풀에 주저 앉게 만드는 방법은 무대응밖에 없다. /임병호 논설위원

좋은책

"보카초(1313~1375)의 대표적인 소설 ‘데카메론’은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펼치는 음담패설 등을 모은 것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성적 욕망과 속임수를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근대소설의 시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호색적이고 음란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20세기초 일본에서도 판매금지를 당했다. 미국 관세국도 음란서적으로 판정한 바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친 프랑스의 장 자크 루소(1712~1778)는 오늘날 민주사상의 씨앗을 뿌리고 근대 교육철학의 기반을 구축한 개혁사상가이지만 당시에는 군주와 귀족들에 정면으로 대든 이단아이자 ‘정신 이상자’였다. 루소는 ‘인간불평등 기원론’에서 사유재산의 발생이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주장, 사상이 불온하고 과격한 요주의 인물로 지목됐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는 ‘인생론’을 발간한 즉시 판매금지 처분을 당했고, ‘부활’에서는 동방정교회를 비판해 파문을 당한 후 방랑의 세월을 보내다가 시베리아의 시골역에서 객사했다. 이처럼 인류 역사 발전에 공헌한 위대한 저작들은 작가의 목숨을 바치고 얻은 값진 대가이기도 하다. 사상적 선지자들은 대부분 남보다 몇 십년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기존 권위나 사회현실을 비판하고 개혁을 주장함으로써 기성세력과 부딪칠 수 밖에 없었다. ‘서양철학을 알려면 금서목록을 읽어라’는 말이 있을만큼 오늘날 고전으로 인정받는 상당수의 책들은 대부분 금서(禁書)였다. 우리나라에도 특히 1970년대에 소위 ‘금서목록’이 있었다. 노동관련 서적이나 사회과학서적, 체제에 저항하는 문학서적, 음란서적도 포함됐다. 신문지상에 판매금지 서적 목록이 게재되고 단속실적까지 보도됐으니 마치 ‘구해서 읽어 보라’는 격이었다. 니체(1844~1900)는 저작(著作)에 대해 “쓰인 것 중에서 나는 오로지 저자의 피로 쓴 것만을 애호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당신은 피가 정신임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니체의 이 말은 함부로 책을 낸 저자들을 부끄럽게 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2월 6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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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

"요즘 정치판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까 지난해 여름(8월14일~9월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회관에서 열렸던 서양화가 강형구씨의 개인전이 다시 생각난다. 당시 지점토로 빚은 전·현직 한국 대통령들의 얼굴이 선보였는데 대통령 각자의 개성을 과장한 캐리커처(Caricature)작품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턱과 입을 쑥 내밀었다. “경쟁자에 대한 시샘, 또 세상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는 표정”이라고 강형구 화가는 말했다. 그런데 귀가 없었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려는 성격 아닌가”라고 화가는 되물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눈을 감은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내 전 재산은 누가 뭐래도 29만원”이라고 딱 잡아떼는 표정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리송한 미소를 지었다. 화가는 “약간 유들유들한 미소야말로 이 분의 특징”이라며 “겉은 온화해 보이지만 속은 알수 없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두 뺨은 홀쭉하다. “한때 민주화의 우상이었지만 지금은 무력한 지도자의 얼굴”이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는 고집과 강단을 읽을 수 있었다. 화가는 “박 대통령의 표정은 불행한 최후를 암시하듯 좀 비극적”이라고 소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약간 언짢은 듯 누구를 쏘아보고 있었다. 화가는 “지난 3월 TV로 중계된 ‘검사와의 대화’에 등장했던 노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때 역대 대통령들의 표정은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얼굴은 강삼재 의원을 못마땅해 하는 표정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지원 비서실장을 사면시키지 못해 서운해 하고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100억 괴자금에 연루된 차남 일로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노무현 대통령은 사돈 민씨 문제로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캐리커처이건 실물이건 파안대소하는 대통령의 얼굴이 안보이는 것은 유감이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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