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333만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23% 감소했다. 반면 출국객 수는 역대 최대인 2천65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3천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중국외 관광시장 다변화를 표방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효과는 미풍에 그쳤다. 지금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는 면세점 위주의 쇼핑과 한류 테마 외에는 뾰족한 콘텐츠가 없다는 데 있다. 2030년을 기준으로 18억명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관광시장은 전 세계 GDP와 고용의 10%를 차지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이 허용된다 해도 우리 관광산업이 크게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지나친 중국 의존도, 서울과 제주에 집중된 불균형, 관광 인프라와 인력 부족, 관광정책을 담당하는 조직 간의 엇박자 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천870만명으로 우리의 2배를 넘었다.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곧바로 ‘관광입국 추진 각료회의’를 만들어 자신이 의장을 맡아 범정부적으로 챙기고 있다.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일본의 관광현실을 보면 수도인 도쿄 외에도 홋카이도·오키나와·시코쿠 등 일본 전역의 다양한 지방을 골고루 찾는다. 지역마다 특징과 재미가 달라서 다시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다. 지역 특산물도 그 지역 아니면 살 수 없는 독창성 있는 제품이 주를 이룬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국립공원, 한려수도에서 파는 지팡이, 수건, 효자손 같은 기념품이 똑같은 우리하고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변화를 내걸고 동남아 단체객들의 전자비자와 제주 방문 인천공항 환승 무비자 입국을 야심차게 추진한다고 했으나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매번 관련부처들이 협의만 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선 대책은 수백 가지가 다 나와 있는데 정부에서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 일색이다. 우리에게도 매력 있는 관광 상품이 많다. 다른 나라에 없는 DMZ를 비롯한 철조망 안보관광, 고궁, 뷰티 등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 문화 체험 등 체류형 관광을 늘릴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유행하는 템플스테이, 한의학을 접목한 오리엔탈 테라피같은 수준 높고 전통문화에 접목한 분야를 장기적으로 추진해 반짝 특수에서 벗어나야 한다. 관광산업은 IT첨단 산업이나 제조업보다 더 어렵고 힘든 분야다. 정부, 자치단체, 업계 종사자, 학계, 민간 모두가 총체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국 정부가 컨트롤 타워가 돼 조정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가 바로 그 방증이다.
사설(인천)
경기일보
2018-05-16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