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용인에서 10대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있었다. 심모군(19)이 평소 알고 지내던 A양(17)을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 하고 목 졸라 살해 후 A양의 시신을 커터 칼로 무참히 훼손한 뒤 유기하고 일부는 집에 보관해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엽기 살인사건의 피의자 심군와 피해자 A양은 모두 고교 자퇴생들이다. 학교를 그만뒀다고 모두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100명 중 1명꼴인 6만8천188명이 학교를 중도에 그만뒀다. 이중 절반가량인 3만4천934명이 고등학생으로, 100명 중 2명꼴로 학교를 떠났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학업중단자 중 자퇴가 3만3천553명(96.0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퇴학이 1천45명(2.99%)이었다. 자퇴 사유는 학교 부적응이 1만7천454명(49.96%)으로 절반에 달했다. 부적응 이유는 9천887명이 학업 관련, 1천19명이 학교 규칙, 486명이 대인관계 문제 때문이었다. 학업중단자 중 재입(취)학, 편입으로 학교에 복귀한 학생은 2만7천693명(40.61%)이었다. 초등학생은 대부분이 다시 학교에 다니지만, 중학생ㆍ고등학생은 학년이 오를수록 복귀율이 떨어졌다. 학교를 떠난 학생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고등학생은 학교로 돌아오는 비율이 15%도 되지 않으니, 나머지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는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대안학교로 갈 수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무위도식 하거나 아르바이트, 가사 등으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짐작된다. 비행의 길로 빠질 수도 있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것은 교실 붕괴와 고교 서열화, 교육의 양극화, 몰개성적인 경쟁 구도, 일그러진 또래 문화, 교사들의 무관심 등 문제가 다양하다. 이는 청소년 개인의 장래나 우리 사회의 앞날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청소년들을 학교 밖에 방치하는 것은 사회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학교 현장에서 지도를 활성화하고, 가사문제나 경제문제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도움을 줘야 한다. 이미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가 나서서 대안교육을 활성화하고, 이들에 대한 상담과 보호, 복교와 자립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오피니언
이연섭 논설위원
2013-09-08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