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각국 정상들과 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은 19일 오후 제3차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참석차 내한한 영국, 핀란드, 덴마크, 말레이시아 정상들과 연쇄회담을 갖고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문제, 양국 공동관심사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의 회담에서 지난해 4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빈방한 등을 계기로 두나라 관계가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양국간 교역.투자의 지속적 확대와 함께 내달 대영박물관내 한국관 개관을 계기로 양국간 문화·학술교류를 더욱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앞서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할로넨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공동의장으로서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했으며, 할로넨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핀란드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 사람은 또 양국이 ASEM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중인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비롯한 정보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폴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차기 ASEM 회의 개최국인 덴마크와 ASEM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했으며, 라스무센 총리는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 김 대통령은 또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6·15 공동선언 이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했으며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의 대북정책에 관한 적극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

김대통령 주룽지 중국총리와 단독회담

김대중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룽지 중국 총리와 단독 및 확대회담을 갖고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 등 주요 관심사를 논의, 그간의 양국간 21세기 협력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한단계 격상된 전면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과 주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6·15 공동선언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상황과 최근의 북·미, 북·일 관계개선 움직임 등을 평가하고 향후 4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적극 협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또 양국간 경제.통상협력을 위해 ‘한·중 산업협력위’와 새로 설치되는 ‘한·중 민관합동 투자협의체’를 통해 정보통신과 금융.보험, 완성차 생산, 고속철도 및 원전 건설, 환경, 첨단기술, 석유화학, 석탄, 철강분야 등에서의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특히 양국은 금융분야에서 필요한 경우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예치하고 달러 등 외환을 공급받을 수 있는 ‘한·중 스와프(SWAP) 계약’ 조기체결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또 중국은 이동통신 분야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한국측에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한국 보험회사 1개사의 중국내 영업을 허용하는 한편 경의선 복원을 계기로 양국간 물류분야 협력도 확대키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중국측이 그동안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정책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간 해결’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앞으로도 중국이 남북한 평화구축 과정에서 계속 건설적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대해 주 총리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그동안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우리 정부가 취한 일련의 조치를 환영하면서 남북한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임지사 외자유치 성과 대통령표창 수여

임창열 경기지사가 올들어 외자유치 실적이 전국 1위를 기록, 내달 1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경기도는 16일 올들어 9월말 현재 외자유치 실적은 276건 30억1천만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국 16개 지자체의 실적인 3천116건 104억2천200만달러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해 한해동안 경기도가 외자유치한 254건 22억2천200만달러보다 8억여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올들어 외자유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임 지사가 취임이후 꾸준히 외자유치를 위한 활동을 강화한 것이 올들어 결실을 맺은데다 투자의향서나 양해각서를 체결한 외국업체에 대해 태스크포스트팀을 구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 시·도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외국기업들로부터 경기도가 투자선호지역임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임 지사는 이에 따라 내달 1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된다. 도 관계자는 “임 지사의 외자유치를 위한 폭넓은 활동과 한번 맺은 투자의향서를 절대 놓치지 않고 투자로 이끄는 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외자유치 성과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 지사가 취임한 뒤 유치한 외자는 594건 64억2천100만달러로 지난 62년부터 취임전까지 유치한 720건 28억7천400만달러보다 2.8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재명기자 jmyoo@kgib.co.kr

김대통령 기자간담회 국정 기본틀 밝혀

김대중 대통령은 16일 노벨 평화상 수상발표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수상 소회와 향후 국정운영 구상의 기본틀을 밝혔다.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40분 가량 진행된 간담회는 기자단의 축하 박수속에 입장한 김 대통령이 약 15분 동안 수상소감과 ▲국민화합의 정치 ▲인권·민주주의 국가 건설 ▲남북관계 진전 노력 ▲경제강국 건설 ▲서민생활 안정 등의 5대 국정 구상을 피력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갖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 대통령은 경제난 극복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여러분께 말씀하는데 어렵지만 해낼수 있습니다”, “나를 믿으십시오”, “해 냅니다”라며 강한 어조로 극복 의지를 천명했다. 이어 평화상 수상 상금 10억여원의 용처와 관련한 질문에는 “우리 국민이 지원해 받은 상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국민과 민족을 위해 뜻있게 쓸 작정”이라면서 “아이디어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9월 수상한 라프토 상금 및 지난해 7월의 필라델피아 자유메달 수상 상금과 관련한 질문에도 “자유메달 상금은 아·태지도자회의에 기증했다”면서 “라프토상은 상금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오늘 희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또 “수상 발표 1초전에라도 사전에 알았느냐”는 질문에 김 대통령은 “10분의 1초전에도 몰랐다”고 말했으며, 수상발표 당시의 감정에 대해서는 “13일 오후 6시에 안방에서 아내와 지켜봤는데 발표가 된 후 좀 창피한 얘기지만 아내와 껴안고 좋아했다”며 수상당시의 기쁨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주 개막되는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이 건국이래 처음으로 20여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국가적 경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요일인 어제도 외교안보수석과 하루종일 회의준비를 했다”고 밝혀 이번 회의에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음을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간담회가 끝날 무렵 “노벨 평화상 타고 처음으로 여러분하고 악수한번 해봐야 겠다”며 출입기자단과 일일이 악수했다. ◇ 김 대통령 서두 발언 요지 오늘은 박수도 나오고 평소와 다르긴 다르다. 매일 이렇게 박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 자리를 통해 성원해준 국민에게 감사한다. 73년 일본에서 납치당했을 때배에 실려 선창 밑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렸고, 81년 사형선고 받으면서도 긴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그때 내가 견딜수 있었던 힘은 내 자신의 신앙의 힘이 아주 컸고, 또 하나는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때문이었다. 내가 이렇게 세상을 떠도 국민과 역사속에서 당당히 평가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마음이 안정됐다.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서 대통령이 되고 평화상도 받는 영광을 얻었으니 뭐라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지금은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을 준비하는 시기다. 26개국 정상이 모여 아시아와 유럽의 정치, 경제, 문화 분야의 큰 틀을 잡는 중요한 회의이며 우리나라로서는 국가적 경사다. 협력을 바란다. 수상자가 된 뒤 많은 생각을 했지만 ASEM 때문에 워낙 바빠서 별 구상을 못했지만 우선 무엇보다 화합의 정치를 하겠다. 국민이 모든 분야에서 화합하고 정치도 여야가 화합의 정치를 해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정치답게 평화속에 경쟁하고 정책을 가지고 대결하고, 그러면서도 화합의 틀을 깨지 않는 그런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제가 앞장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둘째는 인권과 민주주의에 약간의 공헌을 한 것이 수상 원인이었다. 부끄럽지 않게 한국이 인권, 민주주의 국가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셋째로 가장 큰 수상 이유가 남북관계 진전이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긴장완화와 평화적 교류 두가지 측면에서 착실히 발전시켜 나가겠다. 넷째는 앞으로 경제적 세계적 경제강국이 되어야겠다.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국민과 더불어 노력하겠다. 4대 개혁을 내년 2월까지 마무리 짓고 전통산업과 정보산업, 생명공학을 3위일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다섯째는 서민생활을 안정시켜 의료와 교육을 반드시 보장하도록 하겠다. 기초생활 보장도 중요하지만 서민을 포함해 모든 국민을 평생 재교육시키고 새로운 정보화 시대에 맞는 고급인력으로 양성하겠다. ASEM이 끝나고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고 생각을 한뒤 다시 만나 (국정구상을)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 여야간 화합의 정치 강조

김대중 대통령은 16일 노벨평화상 수상이후의 국정운영 구상과 관련해 “앞으로 무엇보다도 화합의 정치를 하겠다”면서 “국민들이 모든 분야에서 화합할 수 있도록 하고, 여야간에도 화합의 정치를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나라의 정치답게 평화속에 경쟁하고 정책을 가지고 대결하면서도, 화합의 틀을 깨지 않는 그런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제가 앞장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대통령은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나아가 이 나라가 세계적 강국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뒤 다음 정부에 물려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금융·기업·공공·노사 등 4대 개혁을 내년 2월까지 마무리짓고 정보화와 생명산업을 적극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에 부끄럽지 않게 인권·민주주의에서 세계의 모범국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남북관계도 착실히 발전시켜 긴장완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새로운 남북 화해협력시대를 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야당측의 민주당 당적이탈 주장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 문제를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히고, 정치권 일각의 ‘사정정국설’에 대해서도 “전혀 근거없는 소리이며, 그런 짓을 한다면 노벨평화상을 준데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언급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이 노벨평화상에 도움이 된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에게 미안하고 감사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평화상을 준 의도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끝으로 노벨상 상금(약 10억원)의 용처에 대해 “내가 받는 형식이지만 우리 국민이 지원해서 받은 상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국민과 민족을 위해 뜻있게 쓸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 노벨상 수상 정치권 일제히 축하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자 정치권은 일제히 반기며 축하했다. 특히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소형TV를 통해 노벨평화상발표를 본뒤 곧바로 전화를 걸어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뜻을 전했다. 민주당 박병석 대변인도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성명을 내고 “김 대통령의 수상을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시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 수상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수십년간 온갖 고초를 겪은 우리 국민, 그리고 지구촌 유일의 냉전의 땅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물줄기를 바꾼 위대한 우리 지도자에 대한 국제적 평가”라며 “노벨상 수상으로 도덕적, 국제적 위상을 높인 김 대통령이 앞으로 국제적 지도력을 한층 더 발휘, 한반도는 물론 아시아의 평화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도 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드린다”면서 “역사에 남는 큰 지도자가 되도록 한반도 평화와 국가발전을 위해 더욱 기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이어 “요근래 불거지고 있는 남-남간, 여-야간 갈등이 평화롭게 치유되도록 큰 힘을 발휘해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아무쪼록 금번 수상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통일을 앞당기고 우리사회 여러 갈등구조를 극복하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은 “한민족 사상 최초이자 건국이후 최초의 노벨상 수상은 국가적 신인도 제고와 우리 국민에게 긍지와 희망을 주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며 “진심으로 경축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변 대변인은 또 “6·15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지구상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토대를 마련하여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그동안 쌓아온 김 대통령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장노력이 세계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통령 고향 하의도 축제분위기 만끽

고요하고 적막하기까지 했던 서남해안의 조그만 섬 하의도가 2년여만에 다시 환희의 물결로 출렁거렸다. 지난 97년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떠나갈 듯 기쁨에 휩싸였던 연꽃 모양의 섬 하의도가 13일 오후 김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다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의도 주민들은 김대통령이 과거 14차례나 수상후보에 올랐던 기억을 되새기며 가슴을 졸인 끝에 수상소식이 TV 등을 통해 알려지자 만세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환하게 불을 밝힌 김대통령의 생가에 삼삼오오 몰려든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의 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급하게 잡은 토종돼지에 잘익은 인동초 막걸리를 큼지막한 사발에 철철 넘치게 담아 잔을 돌리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기쁨 그 자체였다. 생가앞과 마을 선착장과 면사무소 등에는 급하게 내건 플래카드가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듯 가을바람에 펄럭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동초가 노벨평화상으로 활짝 피었습니다.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신안군의 영광, 전세계의 영광.” 작년 9월에 준공된 김대통령 생가는 6칸(18평) 목조초가 본건물에 화장실과 창고 등 20여평의 아담한 초가로 김해김씨 종친회에서 복원, 신안군에 기증했다. 김대통령의 큰 형수 박공심(81)씨는 “며칠전에 돌아가신 남편(김대통령의 큰 형님)이 꿈에 나타나 잘 구운 갈치에 밥 잘먹고 간다고 했는데 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려고 나타났는가 보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조카 김홍선(39)씨는 “노벨상 수상은 전 세계인의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보다 오히려 더 큰 경사다”며 “고향 면민을 대신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광리 이장 김종기(60)씨는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것은 하의도 주민만의 자랑은 결코 아닐 것”이라며 “이제 전세계인의 추앙을 받은 대통령이 된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개혁을 완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형수집과 생가에 모인 수십여명의 주민들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인고의 세월, 노벨상 수상 등을 화제로 삼으며 제법 쌀쌀한 가을밤을 하얗게 지샜다.

김대통령 노벨상 수상 남북관계에 새지평

김대중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배경 가운데 중요한 것은 6·25 전쟁 이후 대립과 반목으로 점철됐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전환시킨 공로 때문일 것이다. 김 대통령은 50여년간 이어져온 뿌리깊은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지난 98년 취임 이후 이른바 ‘햇볕정책’으로 명명된 대북 포용정책을 실시, 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 한반도 문제를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철학은 한반도 문제의 근본원인에 대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과는 차별성을 갖는 것이었다. 북한이 90년대초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 심화로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통한 대결정책을 통해 체제보장을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대통령은 확고한 안보를 바탕으로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98년 북한의 금창리 핵개발 의혹 시설과 대포동 미사일 시험 발사 등으로 한반도에 위기가 조성됐음에도 햇볕정책에 기초해 미국·일본과 3국 공조체제를 형성, 대북 포괄적 접근방안 마련을 이끌어 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통한 대북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 천년이 시작된 6월 13∼15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즉 ‘북한의 무력도발 불용, 흡수통일 배제, 남북 화해·협력 추진’ 등 대북 3원칙 아래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행동과 실천으로 이끌었고,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남측의 진의를 이해, 남북관계의 분수령이 된 정상회담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두 정상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의 공통성에 기초한 통일지향, 8·15에 즈음한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비전향 장기수 송환, 경제 등 제반 분야의 교류와 협력 등에 합의하고 이를 6·15 공동선언이라는 형태로 세계 앞에 당당하게 발표했다. 김 대통령은 이후 이산가족 추가 상봉과 남북 장관급 회담, 분단사상 최초의 외무장관, 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해 신뢰회복에 나서면서 경제 교류와 협력체계도 가속화시켜 남북의 화해무드를 전반적인 흐름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남북 간의 훈풍은 나아가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인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 위원장의 방미에 이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 등 북·미관계의 획기적 진전,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의 재개 등을 추동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김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에도 정상회담으로 마련된 민족의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바탕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진일보시키고 남북공동의 국가경쟁력을 강화시켜 세계의 중심으로 뻗어나간다는 ‘한반도 시대’의 비전을 실현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무대에서 북한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북한의 개방을 지원함으로써 통일을 위한 외교적 기반 조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의 의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오랜 인고(忍苦)의 세월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피워낸 한 개인의 영광을 넘어 21세기 벽두에 분단의 땅 한국에 날아든 민족적 낭보(朗報)라고 할 수 있다. 13일 저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발표된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결정으로 한반도 분단극복 노력이 국제사회의 공인을 받았을 뿐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침내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세계적 권위의 노벨상 수상국 대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의 이번 수상으로 한국은 국가적 자긍심을 높이며 해묵은 숙원이었던 노벨상 수상의 물꼬를 트게 됐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번역의 문제 등으로 후보로 올랐으면서도 번번이 탈락한 문학상을 비롯, 의학, 물리학 등 다른 부문에서도 세계적 권위의 이 상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된 것은 큰 소득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지난 수십년간 숱한 고초와 만난(萬難)속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데다 지난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지구상 최후의 냉전지대로 남아있던 한반도에 평화의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노벨위원회가 이날 김 대통령의 수상자 선정사실을 발표하면서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사유를 적시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특히 김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은 몇차례 죽음의 고비를 맞기도 했던 온갖 박해와 탄압속에서도 신념을 꺾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한 공로에 대한 보답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가치의 정립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지난 63년 6대 국회 진출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30여년간 줄곧 험난한 야당의 길을 걸으며 도쿄 납치살해음모 사건과 가택연금, 투옥, 사형선고 등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와 인권 수호에 앞장서왔다. 김 대통령은 특히 취임후 ‘적화통일도 흡수통일도 배격하고 민족간 평화공존을 도모한다’는 취지의 대북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 지난 6월에는 역사적인 평양방문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민족평화의 새 장전(章典)인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 냈다. 이번 수상으로 김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불굴의 정치인이라는 차원을 넘어 진정한 국가적 지도자로 추앙받을 수 있는 또다른 신화를 창조해낸 셈이다. 김 대통령은 취임 이후 온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IMF(국제통화기금) 환란을 단시일내에 극복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데 이어 최고의 영예인 노벨평화상까지수상함으로써 생애의 절정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은 이제 남은 재임기간에 노벨상 수상의 계기가 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 화해협력 및 평화를 더욱 공고하게 다져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나아가 김 대통령은 이제 정권을 장악한 특정 정파의 수장이라는 차원을 넘어온 국민의 존경과 흠모를 받을 수 있는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남은 재임기간을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21세기 첫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통해 온국민과 후손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선사한 김 대통령이 퇴임후에도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의 길을 닦은 훌륭한 지도자로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향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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