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순찰차 어디갔나

“권역순찰을 하면 뭐합니까. 용의차량을 뒤쫓으면서 도주방향까지 알려줬는데 출동한 경찰차는 눈씻고봐도 없더라구요.” 16일 오전 본사로 전화를 건 김모씨(33·수원시 장안구 연무동)는 경찰의 무성의한 출동태세에 울분을 터뜨렸다. 김씨가 얘기하는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김씨는 지난 13일 오전 0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축협도지회 맞은편 택시정류장 앞에서 20대남자 3명이 길가던 20대 여인의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내 범인들은 택시를 타고 동수원우체국 앞에서 우회전, 백성병원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피해자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범인들은 뒤쫓던 김씨는 핸드폰으로 112에 신고, 택시번호 등을 자세히 알려준뒤 계속 추적했다. 김씨의 전화연락은 곧바로 상황실을 통해 파출소와 순찰중인 C3차량에 긴급하게 울려 퍼졌다. 그러나 사건발생장소가 매탄·원천·산남파출소가 권역순찰하는 곳인데도 상황실의 긴급지령을 받고 출동한 C3나 형사기동대 차량은 어디에도 없었다. 인계동 복개천도로에서 택시를 놓친 김씨는 이만큼 했으니 경찰이 잡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을 태웠던 택시는 사건발생 3시20여분만인 오전 3시께 정자택강검문소 앞에서 잡혔다. 경찰은 택시기사로 부터 실로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인계파출소와 수원남부경찰서 등 경찰관서를 유유히 지나 원천파출소 맞은편 주유소앞에서 범인 3명을 내려줬다는 것. “사건발생 3시간이 넘도록 택시가 수원시내를 활개하고 다녔는데도 경찰은 뭘했는지 모르겠어요. 그 많던 경찰차량이 한대도 안보였니…”라며 흥분하는 김씨의 목소리에서 치안부재의 현주소를 보는듯 했다./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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