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의 아침/알수 없는 정부, 알수 없는 경기도

요즘 무더위는 사람의 체온을 넘어서 가히 살인적이다. 그런데 이 무더위에 더욱 짜증을 부채질 하는 것이 ‘알 수없는 정부’, ‘알 수없는 경기도’다. 신행정수도이전에 반대여론이 형성되자 정부는 느닷없이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에 운영중인 지하철에 ‘서울, 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 ‘서울, 북경보다 못하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보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신행정수도이전추진위원회, 국정홍보처 명의의 이 광고는 더더군다나 모 연구소 결과라며 서울의 삶의 질이 세계 30대 도시중 최하위로 도시 경쟁력이 북경(17위), 멕시코시티(18)보다 낮다고 자세한 설명까지 해 놓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누워서 침뱉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행정수도이전이 국정의 최고 목표가 됐다고 해도 그동안 반세기, 어쩌면 500~600년의 이 나라 심장부로서 국가의 얼굴이 돼 온 서울을 정부가 나서 이렇게 폄훼해도 되는 것인지, 이런 광고가 과연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최선의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묻지않을 수 없다. 만약 행정수도이전에 대해 경기도, 혹은 강원도에서 서울에 비해 높은 반대 여론이 나올 경우, 정부는 또다시 경기도는 어디보다 못하다, 강원도는 그곳보다 못하다는 광고를 낼 것인가. 신행정수도 이전이 국가 정책의 최선이 되기위해서는 이런 얄팍한 눈요기거리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이벤트성 홍보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그 타당성을 인정하고 따를 수 있는 논리개발과 함께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부의 보다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 알수없는 국정이 또하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행정수도이전이나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의 집중을 막고 인구를 분산시켜 전 국토가 발전요인을 공유함으로써 국가균형을 이루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근 정부는 수도권에 또다시 신도시를 건설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그나마 인구밀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돼 온 양주시와 화성시 등지에 말이다. 또 연일 그린밸트까지 해제해 가며 도내 곳곳에서는 주택공급안정을 위한 택지개발 발표도 줄을 잇는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훼손해 가며 수도권에 사람이 살 집을 짓고 공급하는데, 그러면서 정작 사람은 들어와 살지 말라는 것인가? 이렇게 하면 수도권의 집중화가 해소될 수 있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정말로 믿고 있는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다. 최근의 경기도정에도 이런 답답함이 적지 않다. 신행정수도이전에 대해 분명히 반대입장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구체적인 행동은 손학규 지사의 기자간담회, 경기개발연구원들의 토론회를 통한 반대논리 피력뿐 정작 도민들의 ‘도청이 왜 반대하는데’하는 물음에는 시원한 답을 않고 있다. 명분있는 반대에 대한 홍보도 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도민들은 단지 신행정수도이전과 관련해 정부의 의견과 경기도의 반대의견속에서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신도시 및 택지개발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신도시 발표때마다 경기도는 도가 마련한 대도권성장관리방안에 의거, 경기도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한다고 원론적인 주장만 하고 있을 뿐 근본적으로 이를 차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은 뒷전이다. 그저 중앙정부에 건의뿐이다. 한번쯤은 최근 재산세와 관련한 일부 지방의회의 조례를 통한 반발처럼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정부와 경기도에 절성기지(絶聖棄智·성스러움을 끊고 지혜를 버려라. 그러면 백성의 이익이 백배나 늘어난다)의 자세를 요구해 본다. /정일형 정치부장

천자춘추/복싱 vs 정치

70, 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복싱은 세계 챔피언 네댓 명을 동시에 보유한 복싱 강국이었다. 60연대 김기수를 시작으로 장정구, 유명우, 홍수환 등 세계적인 복서가 즐비했다. 우리나라 첫 세계챔피언인 김기수는 이탈리아의 니노 벤베누티로부터 타이틀을 뺏던 날 시내 호텔에서 장충체육관까지 가는데 교차로 신호 여덟 개가 모두 파란불이었다고 한다 염동균이라는 선수도 있었다. 그에 대한 기억은 경기 모습보다는 승리의 인터뷰때 늘 빼놓지 않고 말하던 ‘모 야쿠르트 사장님께 감사드리고’이다. 팬들은 이번엔 까먹고 얘기하지 않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지만 그는 어김없이 말하곤 했다. 유명우는 우리나라 세계챔피언 중에는 가장 오랜동안 타이틀을 유지했던 선수다. 똑똑했다. 상대의 펀치에 맞아 눈이 퉁퉁 부었을 때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홍수환도 빼놓을 순 없다. 세계적인 두뇌 복서였고 근성의 복서였다. 소위 진정한 프로였다. 수년전 방송국에서 만났을 때 인사를 나누다 그의 주먹에 약간의 상처가 난 것을 보곤 물었다. “왜 상처가?” “까부는 친구가 있어서 그냥 한방…” 아직도 그는 에너지가 넘친다. 마치 4전5기를 이루곤 “짜식이 건방져서 이겼습니다.” 했듯이. 그런가하면 김사왕이란 선수도 있었다. 아시아권에선 무쇠 주먹으로 KO행진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아주 약한 상대를 맞아서 의외로 KO를 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유는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시종일관 강펀치만 날린다. 상대는 그 강펀치를 맞을 준비를 하고 맞기에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제 힘에 겨워 스스로 쓰러지는 날도 있었다. 복싱에서 느닷없지만 정치로 얘기를 옮겨 본다. 이제 1년반 정도된 참여정부는 어찌보면 자기 주먹만 믿고 계속해서 강타만 내던지는 복서를 연상케 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강온이 있고 템포가 있는 법인데 도대체 국민들에게 숨 쉴 겨를을 안 준다. 자칫 그러다 제 힘에 제가 넘어지면 어쩌나. 야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 자신이 야당이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을 전제로 말한다. 정부 여당의 힘만 믿고 계속해서 밀어 붙이기만 한다면 야당은 맞을 준비를 하고 맞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내성이 생기고 야성은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여당이 꼭 유념해야 할 점은 지난 3월에 있었던 탄핵의 교훈이다. 탄핵의 결과는 힘으로 밀어붙인 다수당인 야당에 대해 국민이 외면을 했다는 점이다. 뜬금없는 유신을 들먹이며 다수의 힘의 정치가 계속된다면 탄핵의 교훈은 여당 몫이 될 것이다. /한선교.국회의원(용인 을)

시장경제에 사회주의가 가미되면?

경기침체의 장기화도 걱정이지만 더 큰 걱정이 있다. 처방이 없다는 점이다. 공장 가동률은 다소간에 느는데도 설비투자는 되레 감소한다. 지난해 3분기의 공장가동률 79.9%에서 4분기 80.4%, 올 1분기 81.5%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5.0%, -2.4%, -0.3%로 줄었다. 지난 1~2월 고용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좀 늘어 경기가 바닥을 치는듯 했으나 소비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금리에 돈을 풀어도 좀처럼 투자를 하지 않는다. 재정이나 통화정책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이같은 기현상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투자없는 경제란 있을 수가 없다. 이런데도 투자가 외면되고 있다. 노사정책이나 기업규제 등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위원장은 성장보다 분배가 우선이라고 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이라고 했다.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정부 경제정책은 분배 우선이 결코 아니다. 파이가 커져야 분배할 것이 생긴다”라고 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정부 정책의 혼선을 드러낸 가운데 나온 홍 의장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는다. 국민소득은 1만달러 시대인데 3만달러에 어울리는 분배 우선정책에 치중하려 든다고 성토했다. 며칠전 전경련 주최로 열린 제주서머포럼에서 나타난 이같은 설전이 아니어도 기업인들의 투자의욕 위축은 이미 감지된지 오래다. 중소기업은 주5일제에 유가상승이 겹친 설상가상으로도 모자라 중기고유업종 폐지, 외국인고용허가제, 단체수의계약제 폐기 등 옥죄는 정부 시책으로 비명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대기업도 출자총액제한 등 규제로 신규투자가 막힌 가운데 차별규제가 50여건에 이른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그저 기업하기 좋은 중국으로 나갈 생각들만 한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사회주의 색채가 가미되고 있는 게 예전에 없던 변수’라는 진단은 이래서 심각하다. 사회주의 중국은 기업환경이 좋고, 헌법이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에서는 경제질서의 기본이 일탈되는 것은 참으로 중대 국면이다. 시장경제를 사회주의 색채로 디자인하는 데는 경기침체의 타개가 있을 수 없다. 현실 문제의 근원이 여기에 있다.

재건축 아파트 문제 해결하라

경기도를 비롯한 서울 등 주요 지자체가 아파트 재건축 문제와 관련된 민원인들의 시위로 시끄럽다. 지난 달 30일 경기도재건축사업조합 관계자 150여명이 도청에서 지역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용적률 적용 반대를 결의하는 시위를 하였는가 하면, 서울에서도 재건축아파트 사업조합과 관련된 주민들이 해당 기초지자체는 물론 광역지자체 및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조합은 조합인가증 반납운동까지 전개하겠다고 하는 등 문제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재건축 아파트 관련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정부가 아파트 가격 급등을 우려하여 내년부터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를 도입하겠다는 것과 또 하나의 이유는 지자체가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을 250% 이하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재건축 조합원들의 개발이익과 직접 관련돼 수도권 재건축사업조합들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건교부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를 재건축 관련 단체들이 부정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를 시행하더라도 조합원 부담이 1억원 이상 늘어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조합원들의 주장과는 달리 기대이익은 평균 2천만원 정도 하락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지나친 왜곡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된 핵심은 조합원들의 기대이익 하락이다.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은 최대의 수익을 원하고 있어 용적률을 가능한 한 높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용적률이 높으면 환경문제가 심각해져 정부는 반대로 용적률을 낮추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용적률을 높이기 위하여 그 동안 많은 인적·물적자원이 투입되었기 때문에 정부안이 입법화하면 차라리 재건축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은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며, 정부는 이를 강행하겠다고 하여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일관성 없는 아파트 정책이 우선 문제이다. 주민과 직접적 이해가 있는 주택정책 등은 정부나 지자체가 정책 결정에 앞서 충분한 검토를 함으로써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된다.

아주대병원의 심폐소생술 보급

호흡이 정지됐거나 정지 직전의 호흡 곤란자에게 인공으로 폐에 공기를 보내어 호흡을 회복시키는 구급법이 인공호흡이다. 손으로 하는 방법, 입으로 불어넣는 방법, 산소통을 쓰는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의 인공호흡은 손과 입으로 하게 마련이다. 인공호흡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냈으나 의식을 잃고 숨을 못쉴 때 많이 사용하는 구급법으로만 흔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심장마비에도 응급치료 효과가 높다.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경우엔 5분의 시간대가 생사의 고비다. 5분안에 심폐소생술을 쓰면 다시 깨어나는 수가 적잖다. 심폐소생술은 인공호흡과 가슴압박, 기도유지 등으로 심장과 폐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는 구급법이다. 심폐소생술로 회생할 수 있는 심장마비 환자를 무작정 병원가기만 서둘다가는 5분을 넘겨 영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죽음이 알고보면 꽤나 많다고 한다. 병원을 가면서라도 차내에서 심폐소생술의 응급 처치를 해야할 환자를 그냥 병원길 재촉만 하다가 시간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심폐소생술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 구급법이 대중화되면 많은 위급 환자를 살릴 수 있을터인 데도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아주대병원 응급의료센터가 이의 대중화를 위해 수원시내 30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심폐소생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실로 획기적인 활인(活人) 교육이다. 아주대병원은 앞으로 심폐소생술로 위급 환자를 살린 사람에게는 ‘소생 기념배지’를 줄 계획이다. 대한심폐소생학회 관계자는 “선진국에선 심폐소생술을 학교 교육에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이의 보급에 힘써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주대병원의 심폐소생술 교육은 인명 구조의 시범 사례로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로 더욱 확대하는 방안이 강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임양은 주필

월요칼럼/봉사는 아름답다

중고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삶의 좌표를 제시해 줄 뿐 아니라 우리 이웃의 소외된 계층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자원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학습을 하며 긍정적 자아개념이 확립돼 남과 잘 어울린다. 자원봉사는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정신에서 시작되고 봉사활동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태도와 책임감이 증진된다. ‘21세기 리더십의 기초는 자원봉사활동에서 나온다’ 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전 세계 30여 나라에서 6천500여만 고객들에게 전문화된 재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푸르덴셜 생명’이 199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를 심사할 기회가 있었다.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는 중고생들의 모범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발굴, 시상하여 그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뜻 깊은 행사다. 2003년 5회 대회까지 전국에서 4만5천여명의 중·고생이 참가했으며 1천여명의 개인 또는 동아리가 우수 봉사자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친선대사상으로 선정된 2명의 대상 수상자에게는 외국에서 열리는 푸르덴셜 중고생 자연봉사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특전이 부여된다. 청소년 봉사 리더들이 국제적인 청소년 자연봉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의 청소년 봉사자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6회를 맞이한 2004년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는 서울,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각 시·도에서 전체학교 4천953개 중 536개 학교가 응모했으며 응모건수는 802건이나 됐다. 개인 473건, 동아리 329건이었다. 중고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크게 이웃돕기, 환경보호, 지역사회 계몽·지도, 지역문화 발전 및 교류 등 4개 영역으로 구분된다. 증빙자료 검토 후 모든 참가팀과 인터뷰를 가진 중고생 자원봉사활동에서 이채로운 현장을 많이 발견했다. 학교 안에서 ‘야생동물 쉼터’를 운영한 여학생의 활동이 인상 깊었다. 본인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늘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보았다. 생명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학교 주변의 산이나 하천에서 보금자리를 잃어 죽어가거나 상처를 입은 야생동물, 또는 버려진 애완동물을 구해와 치료해 준 뒤 완치되면 자연으로 다시 돌려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중·고생을 중심으로 부모, 형제 가족들이 함께 모여 봉사하는 동아리도 만났다. 우리 가정·마을 지킴이로 교통지도, 안전 귀가 캠페인, 지역내 산·하천 정화 활동, 주말이나 방학 때 가족끼리 조를 지어 장애시설, 독거노인들을 찾아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문화재지킴이는 관내의 문화재 보호 및 발굴에 힘써 지방자치단체가 미처 하지 못한 일과 할 일을 제시하고 있으며, 어떤 동아리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한국말은 할줄 알아도 한글을 못 쓰고 못 읽던 외국인노동자들이 편지도 한글로 쓴다고 자랑했다. 제6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 참가한 모든 학생, 동아리들의 활동이 한결같이 싱그럽고 눈물겨웠다. 봉사는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땀을 흘려야 한다. 더구나 미래세대의 주역인 중·고생들이 학업 틈틈이 시간을 내 몸소 실행하는 자원봉사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봉사는 아름답다. 싱그럽다. 따뜻하다. 지금도 자원봉사활동에 구슬땀 흘리는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임병호 논설위원

천자춘추/기업윤리와 윤리 창출

오늘날 기업은 윤리경영을 선언하고 실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기업이 윤리를 선언하고 실천할 때 그 결과는 이윤 창출로 연결된다. 한국의 기업들이 기업윤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외국기업의 90%는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실천에 노력하고 있었다. 최근 기업윤리가 경쟁력의 새로운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이 투명하고 다수 이익에 충실하면 신뢰를 얻어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미국의 존슨 앤 존슨사의 ‘우리신조’는 미국식 윤리강령이다. 이 기업은 자기 기업에 있어 치명적인 타이레놀 사건을 회사신조인 윤리강령에 따라 해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위기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 이 기업은 회사정책을 결정할 때 ‘빨간 얼굴 테스트’라는 윤리과정을 두어 이를 통과하게 하였는데, 이것은 자신의 결정이 가족들 앞에서 얼굴을 붉히지 않을 정도로 윤리적이었는지 자문하는 과정이다. 미국내의 이 같은 기업의 윤리성은 1980년대에 추락하던 기업들을 1990년대 들어 급성장시켰는데, 이는 미국기업들이 투명성과 윤리성을 통하여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윤리적 경영은 기업의 이윤을 창출한다. 2001년 연세대 BK21사업보고에서는 95~98년 3년 간 304개 상장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과 경제성 지수의 상관관계를 비교 분석한 바 있다. 조사결과, 불건전 기업들의 총 자산 대비 순이익률은 98년 1.54%로 95년의 4.57%보다 크게 악화되었다. 그 반면에 건전성 기업들은 95년의 불건전 기업보다 순이익률이 4.44%로 낮았으나, 경기 후퇴에도 98년 1.96%의 수익을 올려 상대적으로 좋은 경영실적을 올렸다. 또 기업활동의 공정성 면에서도 공정기업들이 95년 3.83%, 98년 1.80%의 순이익을 보였는데 반해, 불공정한 기업들은 95년 3.02%에서 98년 -1%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사회적 공헌도가 낮은 기업들은 95년 5.34%에서 98년1.28%로 순이익률이 떨어진 반면, 윤리적 기업들은 좋은 경영실적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적응력을 보여 주었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최우선 목적은 이윤획득에 있지만, 그보다 먼저 기업은 윤리경영의 실천을 통하여 이윤을 창출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조휘각.한국국민윤리학회 회장

독자투고/휴가철 각종 범죄 예방에 만전을...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산과 바다로 시원함을 찾아 떠나는 휴가철이 한창이다. 이와 함께 가정집과 사무실 등은 당연히 비워 둘 수밖에 없다. 휴가철 빈집털이와 대여성범죄 예방에 대하여 미리 알아두면 범죄로부터 피해를 막을 수 있으며 혹시 발생한 범죄에 대하여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휴가를 떠나기 전 배달되는 신문과 우유 등은 미리 배달원에게 언제까지 부재중임을 알려 배달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우편물과 광고부착물 등은 이웃에게 수거해 줄 것을 부탁하면 된다. 아울러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경비원에게 집이 비워있음을 말하고 우유 투입구를 미리 막아두는 조치로 내시경 절도 도구의 사전 예방이 될 수 있다. 또 무더운 여름철에는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얇아지는 것이 보통이므로 여성범죄가 연중 통계에서 가장 많이 증가하는 계절이다. 여성들은 특히 으슥한 공원길 등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장소 등은 가급적 피해 다니고 휴대폰에 범죄신고전화번호 112를 입력하여 응급상황시에 단축번호를 사용하여 즉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하며 호루라기 등 사용하기 간편한 호신용품을 휴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 독자·부유철

저질·불량의약품 생산 없어야

인체를 해롭게 하는 불량품은 식품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개탄하고 있을 만큼 국내에 저질 약품이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수년 전 입원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액(일명 ‘링거수액’)에 육안으로도 확인될 수 있는 불순물이 들어 있다고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었다. 만일 의료용 수액이 마시는 것이라면 당장 고열과 배탈이 나서 구토나 설사 형태로 부작용이 나타나겠지만 당장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 그러나 링거수액은 혈관을 통해 체내에 주입되는 약제이기 때문에 서서히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이 약제에 불순물이 섞여 수액과 함께 체내에 들어가면 미세혈관을 막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얼마 전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불량 만두’에 비해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수십 배 강하다. 그러한 경고성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보냈음에도 불량 링거수액 사건은 그저 한 차례 끓어 오르다가 국민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포장 두부에도 콩의 원산지를 밝히고 야채나 생선도 그 원산지를 표기토록 돼 있다. 하물며 환자가 쓸 의약품인 경우 백배, 천배 정밀 검사를 거쳐 품질이 철저히 관리돼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의약품의 품질 관리가 식품보다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한 저명 의사의 고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국내 의약품의 원료가 얼마 만큼 순도가 높은 것인 지, 원료를 어떠한 상태에서 구입, 반입했는 지 소비자는 전혀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요즘은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PPA함유 감기약의 수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의 적지 않은 회사들이 최고의 원료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의료계에서조차 그 사실을 믿기에는 제품의 가격이 너무 싸다고 우려한다. 값 비싼 원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국내 의약품은 소비자인 병약자 편에서 의약품의 가격보다는 품질을 좀 더 세심하게 챙겨 저질·불량의약품은 생산하지 말아야 한다. 값이 싸면서도 질 좋고 안전한 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하고자 하는 의사의 소망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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