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친절은 행복이다

‘남을 대하는 태도가 정성스럽고 정다움, 또는 그러한 태도’ 친절에 대한 사전적 의미이다. 생활에 여유로움을 느끼면서 같은 값이면 조금 더 나은 대접을 원하게 되었고, 이제는 물건을 살 때, 음식을 먹을 때, 서비스를 선택할 때도 가격보다는 친절을 최우선으로 여기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서 친절로 성공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경북 안동에 있는 안동병원에는 수요일마다 제조업체는 물론 공공기관의 사람들이 경영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는다. 설립초기 경영에 대한 경험부족, 적자와 자금난으로 도산위기에 처해있던 안동병원이 시민과 환자에게 사랑받고 주위사람들로부터 배움의 장이 된 것이다. 안동병원 강봉식 이사장은 도산위기의 병원을 살리기 위해 재일동포 유봉식 선생의 ‘MK의 기적’을 통해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하였고 그 핵심은 친절서비스였다. 병무청은 지난 수년간 행정의 전산화, 병무직원의 의식개혁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병무행정을 이룩하였으나 친절서비스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투명하고 공정한 병무행정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2004년을 ‘친절 병무청’ 원년으로 선포하고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받는 친절한 병무행정 서비스 공급을 통하여 건강한 병역문화의 조성과 국민과 함께 하는 병무행정을 구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친절은 구호나 일회성 행사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고객의 요구를 경청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필자는 직원들에게 병무행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고 의무를 부과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친절해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친절은 기업의 성공과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친절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스스로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 업무 속에서 친절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친절이 국가나 고객을 위해서라기보다 자기 자신과 가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사고의 전환을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해도 일어나면 출근할 직장이 있고 사랑스런 가정을 꾸려갈 소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면 자연히 친절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인간은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때 가장 행복하고 완성된 인격체로 존재한다고 했다. 친절하면 자신이 건강해지고 가정이 행복해지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초석이라 생각된다. /임낙윤.인천 경기지방병무청

독자투고/예방이 피해자가 되지 않는 최선이다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많은 사건을 접하고 있는 지구대 경찰관으로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싸움 현장에서 “맞으면 돈을 버는 것이니 때려봐라”면서 상대에게 머리를 내밀며 마치 때려달라는 모습으로 상대를 자극하는 것을 보는데, 이런 경우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은 쌍방사건으로 처리되어 양측 모두 구속되거나, 벌금을 선고받게 된다. 또 교통사고 현장에서 나가보면 “내가 직진차이므로 네가 잘못하였다”면서 상대의 잘못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기도 하는데, 교통사고의 경우 보험 처리하게 되면 쌍방 과실로 처리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양측 모두 시간적·정신적·물질적인 피해자가 된다. 강·절도 등 많은 사건에 있어서도 범인의 처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해를 당할 경우 그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건과 사고를 예방하여 시민들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는 일차적인 책임이 경찰의 몫인 것은 인정하지만, 사건·사고와 관련될 경우 대부분이 피해자로 남게되므로,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 하면서, 싸우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우리 생명·신체와 재산은 내가 먼저 지킨다는 생각을 갖고 스스로를 방어하는 자기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경찰관들은 ‘민중의 지팡이’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고,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사건·사고의 피해자가 줄어들 것이다./강용성·수원남부경찰서 인계지구대

7월 30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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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숙박업 펜션난립, 팔당상수원 망친다

‘펜션’은 정확한 의미에서 ‘농어촌 민박’이다. 농어촌에서 일반 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민박 형식으로 영업을 하면 소득세를 내지 않고 정화조 용량 등의 환경규제도 비교적 덜 받게 된다. ‘펜션의 문제’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펜션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은 양평군 팔당상수원이 특히 심각하다.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이 난립한 팔당상수원 인근은 숙박업 허가가 나지 않고 주변 시선 때문에 영업이 어려워 개발업자들이 북한강과 남한강 수계에 대형 펜션단지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펜션은 주택으로 건축허가만 받으면 하수정화시설 설치에 대한 규제를 덜 받고 ‘민박’으로 손 쉽게 운영할 수 있다. 팔당상수원의 오염이 가중될 것은 뻔하다. 일례로 양평군의 어느 북한강변 야산 기슭은 수려한 산자락이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채 토사를 드러내고 있다. 3천200평의 야산을 깎아 집터를 닦는 기반공사가 한창인 이 곳은 내년 하반기까지 9평과 10평짜리 방 87개를 갖춘 17개동 규모의 대형 펜션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그런데도 일선 행정기관들은 ‘펜션=농가민박’이라는 인식으로 관내에 몇 개의 펜션이 영업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펜션을 담당하는 부서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고 건축법에도 펜션이라는 용어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허가규정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펜션 난개발이 상수원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가 지난 4월 ‘농어촌지역 숙박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통합지침’을 마련, 8월부터 8실 이상의 펜션은 숙박업으로 등록시켜 세금을 물리고 정화시설에 대한 단속도 강화키로 했으나 요식행위에 그칠 공산이 크다. 팔당수계 인접 펜션들이 7실 이하로 건립하고 있고 신축 중인 대규모 단지도 7실 단위로 나누어 영업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십개의 방을 갖춘 대형단지라도 7실 이하의 단위로 쪼개 운영하는 것으로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500여개에 달하는 펜션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철저한 오염원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2천만 수도권의 상수원이 크게 오염될 것은 자명하다. 펜션의 상수원 관리 규정 강화가 매우 시급하다.

강 법무의 전격교체 배경이 뭔가?

김승규 변호사를 신임 장관으로 기용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교체는 뜻밖이다. 본인도 청와대로부터 하루전 쯤에 통보 받았던 것 같다. 검찰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미 알려진 국방부 장관 경질과는 달리 이를 틈탄 강 법무의 교체는 가히 전격적이다. 법무부 장관 자리가 강금실 변호사의 자리만은 아니다. 바뀔 수는 있다. 문제는 전격 교체의 배경이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무슨 특별한 연유가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검찰개혁의 역할 단계가 달라졌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인 것 같다. 별로 이유가 될만하다고 여겨지 지 않는다. 그간 다소간의 검찰개혁이 있었지만 역할 분담을 말할 계제는 아니다. 강 전 법무는 지난 4월 총선에 청와대측의 열린우리당 소속 출마를 집요하게 요청받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본인은 끈질기게 사양했다. 근래에는 ‘공비처’인가 ‘고비처’의 기소권 부여 문제를 두고 여권과 의견을 달리하는 견해를 보였다. 청와대의 눈밖에 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강 전 법무의 검찰 장악은 긍정적 부정적 양면의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자금 수사를 둘러싸고는 검찰에 불만을 드러내는 여권의 볼멘 소리가 없지 않았다. 청와대서까지 여권에 너무 한다는 말이 나왔다. 강 전 법무에게 바랐던 어떤 작용의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데 대한 섭섭함이 섞인 토로였을지 모른다. 아무튼 때로는 강 전 장관의 견해와는 다른 사법 조치가 가능했을 만큼 검찰수사는 표면상 독립을 유지했다. 이것이 검찰 장악의 미흡으로 비쳤고 또 평소 마땅치 않게 본 정서가 누적된 게 교체 배경이라면 우려되는 바가 크다. 이 정권이 내건 개혁 성향에서 그간 외형상 지켜온 검찰권의 독립은 그래도 가장 평가할 만한 것이었다. 만약 이런 게 불편해서 다시 정권의 프리미엄을 챙길 요량이면 개혁을 더 말하기가 어렵다. 이런 세간의 의문에 해답을 주는 것이 앞으로 김승규 신임 법무부 장관의 행보다. 그동안에 검찰이 국민 여망을 다 충족했다고 할 수는 물론 없다. 그러나 국민의 검찰로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다. 신임 장관을 지켜 보면서 검찰의 자구적 개혁이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탈북자 전문시설 있어야

지금까지 최대 규모의 탈북자인 450여명이 국내에 입국, 꿈 같은 이틀을 보냈다. 철저한 통제속에 언론에 비춰진 그들의 모습은 제3국을 거치면서 감수해야 했던 두려움과 초조함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입국한 개인 또는 소규모 탈북자 문제와 달리 이번의 대규모 탈북자들은 입국하는 과정에서부터 임시 머물며 관계당국으로부터 심문 등을 받을 수 있는 전문적 시설 등 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저한 보안속에 두 차례에 걸쳐 도착한 임시거처(연수원)는 경찰의 경비는 철저한 반면 외적인 보안은 미흡했다. 관계당국이 임시거처로 임대한 연수원에는 탈북자들이 도착한 후에도 연수생 등이 수시로 드나들어 이곳이 거처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또한 공항에서 임시거처까지 도착하는 동안 먼 거리를 차량 통행이 많은 고속도로 등을 경유하면서 호송, 차량 주위에 취재진이 대거 몰려 적잖게 홍보가 됐으며, 예산 등의 문제로 경찰병력을 투입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뒷 말이 무성하다. 탈북자들은 임시거처에서 8주 가량 머문 뒤 정착지원시설로 옮겨진 뒤 일정기간 정착교육을 받아야 하는 일정이 앞에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버스 안에서 닫혀진 커튼 사이로 바라본 남쪽 나라의 첫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특히 어린이의 눈에 비춰진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수송전쟁(?)을 방불케 하면서 그들이 도착한 임시거처가 이제는 관계당국이 임대해서 사용해야 하는 공간이 아닌, 관계당국이 한가지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그래서 관계당국과 그들 모두 좀더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거쳐야 하는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kjwoon@kgib.co.kr

정직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에서 2003년 발표한 부패인식지수가 한국은 10.0만점 기준으로 4.3점에 그쳐 133개국 가운데 50위에 머물렀다. 2002년에 비해 10위나 떨어졌다. 반부패국민연대에서 2001년과 2002년 2차례 청소년들의 부패 관련 의식을 조사한 결과 ‘뇌물을 써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응답한 학생이 각각 29%와 27.3%와 차지했다. 부패방지위원회에서 실시한 ‘2003년 부패관련 국민인식도 1차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직사회가 거의 또는 별로 부패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21.3%에 불과했다. 통계 숫자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현재 ‘부패공화국’으로 정직이라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와 흡사하다. 정직은 인간생활의 기초다. 기초가 바르지 못하면 쉽게 무너진다. 사상누각은 이와 같다. 끼여들기가 습관화되고 정지선의 양심을 던져 버린 교통문화, 세금을 원칙보다 적게 낸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납세문화, 새치기가 다반사이며 줄을 서는 미덕을 촌스럽다고 인식하는 질서문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아무 곳에서나 취사하는 행락문화, 노력으로 결과를 얻지 않고 부정한 행위를 통하여 올리려는 시험문화, 좋은 재료를 쓰지 않고 이윤을 위해서 질이 나쁜 재료를 사용하는 음식문화, 국민을 위해서라는 미명하에 당리당략·개인명예 만을 도모하는 정치문화 등 등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든다. 댐은 조그마한 구멍에서 물이 새면서 무너진다. ‘나야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에서 잘못된 일은 파생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정직과 성실을 그대의 빛으로 삼으라. 100권의 책보다 하나의 성실한 마음이 더 큰 힘으로 사랑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바로 서야 우리 가정이 올바로 서고 학교와 직장이 제 자리에 서게 된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거대한 파도가 바윗덩이를 반쪽으로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떨어지는 조그마한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는다. 성경(잠 14:11)에서도 ‘악한 자의 집은 망하겠고 정직한 자의 장막은 흥하리라’하였다. 문제는 정직하게 사는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점이다./임병호 논설위원

목요칼럼/北에 가서 살아라

천신만고 끝에 제3국으로부터 한국행에 성공한 탈북자들, 공항에서 연수원으로 가는 버스행렬, 버스커튼을 살짝 열어재친 차창 틈 밖을 바라보는 어린이며 젊은 아낙, 중년의 남정네들 얼굴 표정이 무척 밝아 보인다. 미안한 생각이 든다. 저토록 희망을 갖는 탈북자들에게 얼마나 기대에 부응해 줄 수 있을까 해서다. 하필이면 경제가 바닥을 기는 이 즈음에,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이 시기에 오는가 하는 마음도 든다. 비행기로 실어 날라야 하는 450명의 탈북자 무더기 입국은 앞으로가 더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월남을 귀순이라고 하여 칙사 대접하던 일은 이제 호랑이 담배먹던 옛 일이 됐다. 근년들어 해마다 1천명 가량의 탈북자들이 입국한데 이어 이젠 비행기 떼기가 되었다. 이러다가는 몇 천명씩 태우는 수송선 동원이 필요할 수가 있다. 1990년 10월3일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에서 베를린 장벽을 넘어 서독으로 간 난민이 500만명이 넘는다. 겹겹이 경비하는 155마일 휴전선 철조망이 아닌 단순한 남북간 장벽이라면 제3국이 아닌 직접적 남행 탈북이 아마 동독처럼 사태날 것이다. 탈북자가 이래서 아무리 늘어도 북의 평양 정권은 동독처럼 곧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휴전선의 지상군을 비롯한 막강한 군사력 때문이다. 대륙간 탄도탄(ICBM) 등 미사일은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하고 생화학 무기 보유량은 5천t으로 세계 3위다. 여기에 핵무기 개발로 미국을 조롱하고 있다. 북의 군비 지출은 국민총생산(GNP)의 21%로 세계 2위며 남은 3.6%로 50위다. 북녘 땅에도 암시장이 생기고, 평양 시내에선 노래방에 폭탄주를 함께 마시며 춤도 추고 ‘홍도야 울지마라’ 같은 가요를 부르는 도우미 여성도 있긴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지극히 제한적일 뿐 여전히 공산주의이기 보다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하는 ‘김일성주의’가 공고하다. 통일은 실로 예측키 어렵다. “손자 때나 통일이 될 것으로 알았던 것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 몰랐다”는 것은 통독 당시 동독 정부의 각료를 지낸 사람의 말이다. 남북 통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북의 군사력이 단단해도 자유의 바람을 대대손손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 소련 붕괴의 정신적 저변이 미국풍의 청바지 바람에서 시작한 것은 참으로 되새겨 음미할만 하다. 그러나 통일은 엄청난 통일비를 수반한다. 독일은 통일후 6년동안만 해도 동독지역에 사회간접자본, 사회복지비, 환경개선 등에 무려 500조원에 해당하는 1조마르크를 쏟아 부어야 했다. 언젠가는 실현될 남북통일도 이같은 통일비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통일은 더할 수 없는 가치성이 있지만 예를 들어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해도 통일비 감당이 큰 난제다. 남북 공존공영은 자연스런 평화 통일이 성숙되는 시기까지 서로가 민족역량을 배양하자는 것이다. 프랑스 르 몽드지 등 외지나 국제단체가 외국의 구호식량이 주민에게 제대로 배급되지 않는다는 의문을 제기하곤 하지만 그래도 북에 식량을 보내고 물자를 지원해야 하는 연유가 이에 있다. 이런 실정에서 제 나라 인민들이 살지 못하겠다며 도망친 탈북자들이 비행기 떼기로 남행을 하여 부담을 안기면 부끄럽게 여기고 미안해 해야할 사람들이 되레 큰소리 친다. 금강산 행사에서 북측 사람들이 탈북자 문제로 정부를 맹렬히 비난한데 이어 곧 열어야 할 15차 장관급 회담도 불응할 태세로 시큰둥 하고 있다. 정부는 탈북자 문제로 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무척 조심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러면 그럴수록이 북측은 우정 더 한다. 남북간 문제는 당당히 해결하는 것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첩경이다. 걱정은 있다. 북녘 사람이 아니라 남쪽 사람에 대한 걱정이다. 남북 문제에 사사건건 북을 두둔하여 남남갈등의 부추김을 일삼는 이상한 세력이 있다. 이들은 차라리 여기서 그러지 말고 그렇게 좋다는 북에 가서 살고, 정부도 이주 허가를 해 주는 방법의 검토가 있으면 좋겠다. /임양은 주필

천자춘추/우리아이 어떻게 키워야 하나

자녀들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에게 방학은 휴식을 해야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학기 중보다 더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다. 특히 학기 중에 모자라는 공부를 보충 해야한다고 벼르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애가 그림을 잘 그리는데 어떻게 교육해야하죠?” 주변 지인들로부터 종종 듣는 질문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의 경우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첫째는 머리가 좋은 영리한 아이일 경우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린다. 그 이유는 남보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그런 아이일수록 나름대로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한 표현 욕구가 크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자연스레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기억력과 상상력이 뛰어나므로 색에 대한 표현도 거침없고 그림 내용도 논리적이다. 둘째는 그림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경우이다. 이런 아이는 평소에는 좀 소극적이거나 조용한 편인데 유독 그림을 그릴 때만 적극적이다. 그리고 곧잘 혼자만의 독특한 상상을 그리곤 하는 편이다. 이런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미술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화가로 특별히 잘 키워야만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문의를 하시는 것이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특히 이런 아이들일수록 아무런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예술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흘러 넘치는 기운을 자연스레 밖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이다. 예술가가 되려는 아이를 못하게 막을 수도 없고 예술적 재능이 없는 아이가 예술가로서 살아갈 수도 없다. 영리하고 표현력이 뛰어난 아이도 어느 분야에서든 자기 몫을 다 할 것이고, 예술적 재능이 있는 아이는 내버려둬도 자연스레 자석에 끌리듯 그곳으로 가게된다. 심지어 아무런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채, 40이 넘어서 시작한 훌륭한 작가들이 많다.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반 고흐나 고갱 같은 화가를 예로들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여성주의 작가로 탁월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윤석남선생도 어렸을 적에 그림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다만 그런 아이들일수록 미술관 박물관등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좋은 영화와 공연 음악 그리고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해주라고 권하고 싶다. 좋은 화가일수록 그림 그리는 기술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므로 어릴때부터 예술의 깊이를 경험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이다. /이승미 과천 제비울미술관 실장

독자투고/사립학교법 개정안 우려

정부는 사립학교 교원임면권을 현행 이사장에서 학교장에게 부여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계획은 실현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한국의 사립학교 가운데 파행적인 운영을 하고있는 학교가 있다는 현실을 회피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히려 파행적 운영을 바로 잡는 것이 정도이지 파행을 피하기 위하여 파행적 정책으로 대처하는 것이 정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 함이다. 또한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무고한 시민이 해를 입는 것을 피한다는 법의 정신을 상기하고자 함이다. 학교장이 임면한다는 취지는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당연히 비칠지 모르나 이것은 헌법정신이나 교육특성을 모르는 처사다. 첫째, 사립학교는 개인이나 법인의 재산이다. 학교장임면권은 자본주의의 기본인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며 위헌적인 발상이다. 혹자는 현재 한국의 사립학교가 정부의 재정적인 도움을 받기 때문에 공유재산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정부의 재정보조를 받는 곳이 어디 사립학교 뿐이던가. 더욱이 사립학교에 대한 정부재정보조의 이론적인 근거는 교육이 어느 부문보다 이웃효과가 크기 때문에 그 효과를 생산하는 사립학교에게 사회가 지불하는 당연한 대가다. 정부재정보조는 정부의 의무이지 시혜가 아니며 사립학교의 당연한 권리다. 둘째, 숭고한 이상으로 교육보국하려는 잠재적 교육자의 등장을 막는 반미래적인 발상이다. 학교장에게 임면권을 부여한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위원회가 사실상 임면권을 행사할 것이고 머지않아 파행적인 위원회를 양산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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