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천 상류에서 멱을 감고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수 십년 전의 모습으로 회복된 자연의 생명력을 확인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경제논리 앞에서 우리는 지켜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는다. 찬반의 공방이 뜨거웠던 청계천과 수원천의 복원이나 양재천의 자연화는 이제 우리가 ‘잘 산다는 것’을 질적인 삶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의미를 갖는다. 내가 공부했던 독일 중부의 데트몰드(Detmold)시는 인구가 주변지역을 포함해 3만여 명에 불과 하지만, 시립 오페라하우스가 있어서 연중 상설공연을 한다. 시민들은 그러한 자신들의 문화환경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100만명이 넘는 수원 시민들에게 제공할 만한 문화공간을 가지고 있는가. 수원의 서북부 개발에 앞서 문화공간 확보를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았는가. 이 지역은 근래 거주민의 수가 급격히 늘었으나 문화시설은 극도로 황량한 상황이다.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의 조건은, 편리한 교통과 충분한 공간이다. 문화공간은 척박한 도시민의 생활속에서 중요한 피난처로 자리매김 되었지만, 이미 집적회로와도 흡사한 도심 속에서 이러한 공간을 확보해 가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최근 KT&G(한국담배공사)의 공장이전 터를 무슨 용도로 활용할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고자 하는 공사의 계획에 대해 우리가 진지한 고민을 조금 더 해야 한다. 모든 계획을 경제적 논리로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이미 정자·천천지구에는 아파트가 숨 막힐 만큼 충분히 들어 섰다. 70년대에는 하천을 덮고, 산허리를 깎아야만 했던 그 시대의 개발 우선 논리가 있었듯이, 지금의 우리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 시대적 필요논리의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 음악당, 미술관, 전시관, 박물관 등 21세기의 수원시민문화를 주도할 문화타운을 만들기에 이 만큼 적합한 곳이 없다. 장점으로는 첫째 화서역과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이다. 둘째는 지하를 화서역의 환승 주차장으로 활용, 수원역의 교통 혼잡을 분산시킬 수 있다. 셋째는 적합한 크기다. 마지막으로 서북수원을 균형 발전시킬 수 있다. 모든 사업에는 재정의 문제가 수반된다. 공적인 자금의 유무와 관계없이 시민들의 의지를 ‘땅 한 뼘 사기 운동’ 등으로 먼저 보여 주자. 최근 기무사의 주암동 이전을 놓고 ‘과천시민 신탁운동’으로 시민 7만여명이 동참한 1천원씩 모금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은 방법에 관한 문제이고, 더 중요하고 우선적인 것은 우리가 이 일에 대해 어떤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이다. 이제 나만을 위한 차원을 넘어 우리 모두를 위한 문화적 웰빙에 대한 의식을 가질 때다. 문화공간의 최적합지로 꼽히는 이 터에 우리가 문화적으로 잘 살기 위한 시설이 세워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것이 우리 모두가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해 우리 스스로 질문 해 보자. 우리에게 그러한 의지가 있는가… /주용수 작곡가.재활복지대 교수
곡식을 찾아 이곳저곳 헤집고 다니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라. 봄에 밭갈고, 씨뿌리고 보살피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 여름과 겨울은 어떠한가? 한여름의 뙤약볕이 없다면 곡식은 영글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혹한의 대설주의보를 맞아야하는 인간의 모습은 상상치 못할 만큼 초라할 것이다. 세상의 주인은 자연이고 인간은 객에 불과하다. 기술과 문화가 제아무리 발전한다해도 뭘 먹어야 살 것 아닌가. 먹거리를 우리에게 주는 근본은 하늘이며 땅이다. 지금 하늘이 우리에게 먹거리를 주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풀무질을 고되게 하고 있다. 더위는 곡식을 영글게 하는 하늘의 노역이다. 이 더위가 어찌 감사하지 아니한가. 그러나, 참 덥다. 폭염과 열대야가 한창인 요즘 피서를 간 사람들도 있지만 도심속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짜증스럽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럴때 내 동네에서 더위를 식혀줄 작은 이벤트라도 있다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음악회라 하면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큰 공연장에서 무게를 잡는 엄숙한 분위기를 연상한다. 일렬로 놓여진 의자에 빼곡이 앉아 수동적으로 들려주는 음악을 듣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음악은 어디에서나 흘러나올 수 있고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경기도 문화의 전당 등에서 한여름밤의 열대야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8월의 저녁 뒷하늘로 노을이 아름답게 지고 있는 야외무대, 추억의 노래를 들려주는 작은 악단이 공연을 한다. 아이들은 뒤편에서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탄다. 10대들은 웃통벗고 농구코트를 누빈다. 부모들은 벤치에 앉아 노래를 듣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풀밭 돗자리에서 손주의 잠자리를 돌본다. 미루나무에선 매미가 추임새를 넣는다. 구름은 이모양 저모양을 만든다. 이 모든 것들이 지난날의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서는 자유스러움에 대해서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이런 작은 것에서 자연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살아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도심속에서 펼쳐지는 작은 음악회가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하나의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밤도 더위가 고맙다 /송기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관장
지난 7월중 수출실적이 발표되자 신문지상에는 “무역흑자 사상최고”, “16개월째 무역흑자 행진” 등의 장밋빛 타이틀로 보도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이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수출은 그대로 두어도 계속 잘될 것만 같은 터무니없는 예감에 사로잡혀 수출 드라이브에는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우려된다. 이미 수년전부터 내수가 가라앉으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오로지 수출에 의존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해만 해도 우리 경제성장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로 수출이 아니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경제를 버텨준 수출마저 침체될 경우 우리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심각할 것이 확실하다. 건강도 튼튼할 때 지켜야 하고 외양간도 소 잃기 전에 고쳐야 하듯 수출이 잘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환경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수출이 앞으로도 활기를 잃지 않도록 잔뜩 경계하고 지켜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인데, 지금이 바로 정부, 지자체, 유관단체 등 수출 지원기관 모두가 힘을 모아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금년 상반기 수출실적을 분석해 보면, 운송기기와 전자제품 및 부품의 수출이 전체의 58.1%에 달하며 전년동기비 43.4%의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기둥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컴퓨터가 전체수출의 37.8%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4개 품목의 수출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수출 전체가 흔들리게 될 지경이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 수출은 5월의 69% 증가에서 7월중 41%로, 휴대폰은 81%에서 49%로 각각 증가율이 낮아졌으며 컴퓨터는 겨우 4.8% 증가에 그치는 등 기둥품목의 뚜렷한 수출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들 IT품목의 수출물량 감소에다 수출가격까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현상은 하반기중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철 무역협회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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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법률 개정은 기본적으로 입법기관인 국회와 집행기관인 정부 부처의 의무다. 한데, 헌법재판소가 위헌 등 판결을 내렸는데도 관련 법규가 개정되지 않았다면 이는 국회와 정부의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문제는 이들 기관의 ‘직무유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법제처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정성호(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 위헌 결정 법률 정비현황’을 보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 7월 15일 현재 헌법재판소의 위헌, 헌법불합치 판결이 난 뒤에도 국회에서 개정되지 않아 관련 법조항이 과거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법률이 무려 26건이나 된다. ‘헌법재판소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예컨대 헌법재판소가 지난 1992년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등을 위반한 피의자에 대한 구속기간을 현행 형법보다 20일 더 긴 50일로 규정한 법 조항(제19조 중 제7·10조)이 위헌이라고 판결했지만 해당 법조항은 무려 12년 동안이나 개정되지 않았다. 또 올해 내려진 9개의 위헌, 헌법불합치 판결에 대해서도 개정 발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등 판결을 내려도 관련 법규가 개정되지 않으면 ‘법적 안정성’이 저해 받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잘못된 법 조문이 명문화돼 있는 것은 국민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 위헌 판결이 내려진 해당 법률 조항은 효력이 정지되지만, 법 조문은 그대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당 법 조항이 개정되지 않으면 이에 따른 각종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정비되지 않으므로 법적 혼란은 일반적 인식보다 훨씬 커 사회적 폐해를 유발한다. 이 같은 문제는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국회의원과 정부 스스로 개정 입법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탓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정쟁과 당리당략이 아무리 급박하다고 해도 국회가 입법기관 고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치 못하면 이야말로 지탄의 대상이다. 위헌 법률에 대한 개정안이 바로 마련되지 않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불복하거나 동의치 않는다는 의혹을 살 수가 있다. 후속 조치를 확인치 않은 헌재의 책임도 없다 할 수 없다.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해당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농진청이 일괄 사표를 낸 간부 중 퇴직자들을 위해 무슨 ‘농업기술혁신위원회’란 것을 만들어 구제하겠다는 것은 위인설관이다. 애시당초 신임 손정수 청장이 일괄 사표를 받은 것 부터가 적법한 게 못된다. 이에 겹친 뜬금없는 위원회 구성이란 잘못 꿴 첫단추에 이어 더욱 잘못된 모양으로 가는 파행이다. 도대체 ‘농업기술혁신위원회’ 설치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런 위원회 기구가 없어 농업기술이 혁신되지 않았고, 또 이런 기구를 둔다하여 새삼 농업기술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도 믿기지 않는 것이 객관적 판단이다. 왜냐하면 농진청 소임 자체가 농업기술 혁신의 본산이기 때문이다. 사리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명퇴 대상자로 위원 위촉의 내부규정까지 만들었다면 이는 강제퇴직을 무마키 위한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 쫓아내고자 하는 사람은 이렇게 하여 내쫓는 들러리 수용소 기구로 전락할 게 불을 보듯이 자명하다. 연간 10억 가까운 국민 세부담의 예산이 이런 식으로 낭비되는 것은 이야말로 개혁에 크게 반한다. 법률적 근거 또한 의문이다. 그같은 위원회란 것을 두자면 청장 임의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위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또 법규를 고쳐야 가능하다. 이러한 내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설령 진행되고 있다해도 당치않다. 이토록 당치 않는 터에 법규에 없는 위원 인선을 추진하는 것은 실로 괴이하다. 며칠전 인적청산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직제개편의 제도개선이 우선되어야 함을 지적한 바가 있다. 직제개편이 앞서야 비로소 물러가야 할 사람들이 매끄럽게 정리될 수가 있다. 또 직제개편 없는 인적청산의 불법성은 얼마안가 이내 인적청산 대상이 연거푸 나오게 되는 악순환만 되풀이 된다. 미봉책인 편의적 위원회 구성이나 근원적 조치인 직제개편이나 다 법규를 손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바엔 어디까지나 직제개편이 우선이다. 신임 청장의 사표수리 강행 방침은 수습이기 보다는 불씨를 키워 후환을 남기는 처사다. 이 정권의 정부 부처에서 이처럼 무모한 전근대적 행태가 자행되는 것은 실로 놀랍다. 역리로 가기보단 순리로 풀어가기를 다시 한번 당부해 둔다.
한국축구의 올림픽 도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948년, 1964년의 참패에 이어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1984년 LA올림픽에 이르기까지 5회 연속으로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탈락한 것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경기였다. 멕시코 올림픽 예선전에서는 맞수 일본과 3대3으로 비겼지만 상대가 무려 15대0으로 대승한 필리핀을 5대0으로 밖에 이기지 못하는 바람에 골 득실차점으로 티켓을 넘겨주고 말았다. 홈에서 열린 1972년 헨 올림픽 예선에서는 복병 말레이시아에 0대1로 패하여 꿈을 접었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예선에서는 이스라엘의 벽을 넘지 못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예선에서도 말레이시아에 무릎을 꿇었고, 1984년 LA올림픽 예선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연패하여 계속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자동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5회 연속 본선에 오른 한국축구는 이제 본선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할 위치에 섰다. 8월 아테네의 살인적 더위는 한국축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섭씨 40도를 오르 내리는 더위 속에 치러진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거둔 좋은 성적을 상기해 볼 때 그러하다. 직접 뛰는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체력을 내세우는 한국팀으로서는 더운 일기가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일 수 있다. 출범한 지 1년 6개월 동안 올림픽한국축구대표팀은 28 경기를 치러 18승 5무5패의 성적을 냈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선 파죽의 6연승(무실점)으로 올림픽 5회 연속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아시아예선부턴 11경기 무패행진(8승3무)으로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8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대망의 출정 길에 오른 올림픽축구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력이다. 18개월 동안 호흡을 이룬 젊은 선수들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감독 김호곤, 주장 유상철, ‘공격의 핵’ 이천수, ‘붙박이 수문장’ 김영광은 “메달을 따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신화의 도시 아테네에서 월드컵의 ‘4강 신화’를 재현하고 오라! 한국축구 파이팅! /임병호 논설위원
헌법에 이런 조문이 있다.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헌법 119조2항의 이런 ‘경제의 규제·조정’도 같은 조문 1항이 정한 ‘경제질서의 기본’을 넘어설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 경제질서의 기본이다. 자유경제인 것이다. ‘경제의 규제·조정’기능은 아무리 가도 자유경제, 즉 자본주의에서 가장 강도 높은 규제로 꼽히는 통제경제 단계에 머문다. 이것이 나라 경제의 정체성이다. 한데, 이 정권의 경제정책은 좌파적 계획경제로만 가려고 한다. 예컨대 친노동정책은 고임금 귀족 노동계급의 연례행사적 파업을 유발하였다. 기업규제 강화는 투자 위축을 가져왔다. 또 하나의 예를 든다. 주택거래 신고제는 실수요 거래마저 둔화시켰다. 이로 인해 이사·도배·인테리어업계가 장사가 안 되어 아우성이라고 전한다. 서민층의 생계가 이토록 위협받는 지경인데도 당국은 ‘집값 잡았다’고 자랑한다. 백약이 무효인 경기침체의 장기화엔 이유가 있다. 휘발유(자유경제) 엔진에 맹물(계획경제)을 부어 가동하려 하면 엔진이 고장 안 날 수가 없다. 맹물가동의 시도는 이미 실패로 끝난지 오래인 낡은 이념이다. 이 정권의 과거사 규명, 과거사 들추기는 현대사 새로 쓰기다. 1948년의 대한민국 건국은 공산당과의 처절한 투쟁속에서 이루어졌다. 미·소 등 강대국에 수 년 통치를 맡기자고 한 남로당의 찬탁운동은, 이를 거부하고 나라를 세우려고 하는 반탁운동을 살인·방화·약탈로 집요하게 위협하였다. 이로도 모자라 제헌국회의원을 뽑는 5·10 총선 방해를 위해 전국 곳곳의 투표장을 급습, 죽창으로 무고한 양민을 학살했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반공의 초석위에 세워진 나라다. 6·25 한국전쟁에서 흘린 시산혈하의 비극은 반공을 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공산당이 좋으면 전쟁을 일으킨 저들에게 손들면 그만이었으나, 그게 아니기 때문에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전쟁터의 포화속에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다. 반세기 넘어 지났다. 지금도 반공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나라의 정체성은 지켜야 한다. 이런데도 이 정권은 과거의 반공을 보수정권 독재수단으로 왜곡하고, 이를 비판하면 꼴통 반통일분자로 몰아 댄다. 실례로 제주 4·3사건이 남로당에 의한 조직적 반란행위인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진압 과정에서 군·경이나 남로당측이나 모두 과잉 대응한 불행이 있었던 건 틀림이 없다. 한데도 이를 군·경의 일방적 양민학살로 규정한 것은 좌파시각의 해석이며, 이렇게 좌파시각으로 현대사를 다시 쓰려하는 것이 곧 이 정권이 그토록 집념을 갖는 정치사 과거 들추기인 것이다. 사회적 홍위병도 있다. 탈북자의 ‘자유북한방송’이 북측 중단 요구에 맞춘 협박의 성화통에 배겨나지 못한 일이 수도 서울에서 있었다. 남파 간첩·비전향 장기수가 민주화 인사로 둔갑하는가 하면, 간첩 출신의 조사관이 국방부와 군 요인을 신문하고, (전쟁을 일으킨) ‘김 주석 조문 촉구’의 글이 이 정권 국정 사이트에 뜨고 있다. 같은 좌파들이기 때문이다. 새는 좌·우 양 날개로 난다는 비유는 가고자 하는 방향이 앞을 향할 때 성립된다. 왼쪽 날개가 왼쪽으로만 날아가는 진로 이탈엔 얘기가 다르다. 오늘의 경제·정치·사회적 공황의 원인이 이같은 정체성 이탈에 기인된다. ‘방귀 뀐 사람이 성 낸다’고 색깔을 드러내면서 그를 탓하면 또 색깔논쟁이라며 되레 큰 소릴 친다. 정권의 칼 자루를 믿고 치는 이런 오만은 언제나 유한하였다. 민중은 되지도 않은 개혁의 피로 증후군에 지칠대로 지쳤다. 대한민국 벼슬을 지내면서 건국의 정체성을 부인하면 더 무모한 생각일랑 말고 물러나든지 해야 한다. /임양은 주필
‘눈물로써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人生)을 논(論)할 자격이 없다’라든지 ‘인생고해(人生苦海)’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은 것이 분명하다. 부모(父母)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 자식을 낳아 기르고 학교보내고 결혼시켜서 한 인간으로 독립시킨다. 자식을 낳을 적에는 피와 살을 나누어주었고 근검 절약하여 먹여주고 입혀주고 학비를 마련해 주었다. 시골에 계신 부모 중에는 심지어 소 팔고 땅 팔아 자식을 공부시켰으며 도시에 사는 부모 중에는 광주리 장사, 노점상, 환경미화원까지 해서 자식을 공부시킨 분이 어찌 한두 분이겠는가? 빈부를 떠나서 부모가 자식에게 쏟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그 얼마이겠으며 여기에 들인 정성까지 합하면 그 값어치는 실제로 계산키 어렵지 않겠는가? 자식이 나름대로 직업을 갖고 자립하게 되면 우선 부모님을 생각하고 수입의 10분의 1은 효(孝)통장을 만들어 매달 부모님에게 넣어드리도록 하자. 자식이 정상적으로 학교를 마치고 취업하여 수입이 있기까지는 평균 한 20년 내지 30년은 걸릴 것이고 부모님의 나이는 정년퇴직 할 나이 전후가 될 것이니 앞으로 사시면 몇 십년이나 더 사시겠는가? 매달 효(孝)통장에 들어오는 자식의 효심(孝心)은 부모를 흐뭇하게 할 것이다. 십계명 제5계명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고 명하시었다. ‘누구든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 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요한1서 4:20)라는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너를 낳아준 부모를 공경못하는 자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공경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기독교 신자들은 매달 수입의 십일조를 정성들여 하나님께 드리고 있다. 부모공경은 하나님의 명령으로써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이 명령을 지키지 않을 시 하나님이 주시겠다는 벌은 목숨을 뺏는 그 이상이라고 경고하신다. ‘이 세상에 죄가 3천 가지인데 불효(不孝)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도 한다. 죄에 대한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골육(骨肉)을 나눈 부모(父母)와 자식(子息)간에 자연스런 사랑과 공경으로의 효(孝)통장이 각 가정에서 아름다운 선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서일성 경민대학 효실천본부장
오는 8월13일 그리스에서 개최되는 제28회 아테네 올림픽 문화행사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예술인 안성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이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공연을 펼친다. 문화관광부가 우리나라 대표적 문화예술 공연 팀으로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을 추천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안성시 바우덕이축제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뜻으로 안성시가 한결같이 노력해온 땀과 결실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232개 지방자치단체에는 수 많은 농악과 풍물단이 있다. 그러나 전통있는 풍물을 시립화해 지역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문화관광 상품으로 육성시켜 나가는 자치단체는 안성시가 유일하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안성시를 문화예술도시 인프라 구축의 모델로 평가하면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한국 대표로 선발된 것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명실공히 안성시가 우리나라의 순수 전통 남사당놀이의 본고장임을 대내·외적으로 각인시킨 것이다. 전통 연희의 해학과 서민적인 작품성을 세계 각국에 알리고 세계적인 문화·관광상품으로 손색이 없음을 이 기회에 한국과 안성시의 명예를 전세계에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은 아테네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오므니아 광장과 거리에서 매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줄타기 등 총 15차례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코리아의 열풍이 축구뿐만 아닌 문화예술에서도 전 세계인의 어깨를 들썩일 수 있도록 남사당놀이 여섯마당의 진수를 맘껏 선보여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이다.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은 앞서 지난해 터키 수도 앙카라를 비롯, 이스탄불과 부르사에서 13회가 넘는 해외공연을 펼쳐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로인해 해외 유수의 축제 단체들이 우리 안성남사당 풍물단을 초청, 공연을 제의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풍물이 창작작품인 사물놀이에 비해 대표적인 대중 민속예술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남사당놀이를 널리 보급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따라서 이번 아테네 문화행사 축제를 발판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민속예술의 가치성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40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행사에 풍부한 개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남사당 놀이가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격려와 찬사를 부탁하는 바이다. /이철우 안성시 문화공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