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경기만평, 당구公

{Image}

탈북자 정착정책 보완되어야

지난주 두 차례에 걸쳐 무려 460여명의 탈북 주민들이 제3국에서 자유를 찾아 꿈에도 그리던 대한민국의 품으로 왔다. 도내 안산 소재 중소기업 연수원에 체류 중이다. 이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탈출하여 그동안 제3국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오직 대한민국에 올 날만 기다리면서 지내다가 정부와 관련 국가들의 적극적 협조에 의하여 무사히 도착하였다. 앞으로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은 다음 정착지원시설로 옮겨 일정기간 정착교육을 받은 후 일반시민의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이번과 같이 460여명의 탈북자들이 대량으로 온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대량으로 탈북자들이 유입되어 남북문제도 다소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정부가 남북관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은 잘한 것이다. 또한 자유를 찾아 온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은 당연한 우리의 의무이며 동포애의 발휘이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매년 10여명 내외에 불과하던 탈북자들이 90년대 중반부터 수십 명에 달했으며 최근에는 매년 1천명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년에는 벌써 2천명에 달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앞으로 더욱 규모가 큰 초대량 유입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북한도 과거와는 달리 탈북자에 대한 강경책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더욱 증가될 것이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탈북자 정착지원 정책의 재검토다. 정부는 소수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세웠던 정착지원정책을 대량 유입에 대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된다. 가구당 일률적으로 지원하던 정착금지원제도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자립능력·자활의지 노력과 연동하여 탄력성 있게 지원하는 제도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계급여도 이에 비례하여 지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취업도 일시적이 아닌 장기취업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직업훈련을 실시하여 실질적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문제다. 현행 2개월동안 하나원에서 교육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교육기간을 연장하여 이들이 충분히 한국교육 제도에 적응하여 앞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 탈북청소년들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교육기관을 설립, 사회적응 교육은 물론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역사교육도 해야 된다.

도내 하천 수질개선의 문제점

경기도가 최근 총 4천896억원을 투입, 경기북부에 축산폐수처리장과 산업폐수처리장 등을 건립하고 노후 하수관거 228km 교체, 정비를 병행하는 포천천·왕숙천·신천의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조2천625억원의 예산을 들여 착수한 안양천·경안천·황구지천·신천 등 도내 4대 하천 수질개선을 연계하는 사업이어서 기대가 더욱 크다. 경기도의 이런 치수사업으로 하천들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평가된다. 바닥이 들여다 보이는 하천의 맑은 물과 천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된다. 죽음의 물길이던 도심 하천에 물고기들이 노는 모습은 볼수록 상쾌하다. 부천·안양·광명·시흥·군포·의왕·과천 등 7개 시를 관통하는 안양천(32·4km)의 경우 7.6ppm이었던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수치를 7.0ppm으로 끌어 내렸으며, 용인시 호리에서 발원, 광주시를 지나 팔당호로 유입되는 경안천(49·3 km)도 BOD 4.5ppm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원과 용인·평택·군포·화성·의왕·오산 등 7개 지자체를 가로 지르는 황구지천(18·15km)은 4대 하천 중 가장 많은 5천785억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동두천·양주·연천을 흐르고 있는 신천엔 1천456억원이 투입된다. 이들 4대 하천은 수질개선은 물론, 콘크리트 호안 교체, 수생식물 식재, 생물 서식지 및 인공습지 조성, 조류 서식지 복원 등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과 함께 하수종말처리장, 하수관리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할 예정이다. 문제는 각 하천의 지류와 산업, 생활 오폐수다. 안양천의 경우 군포지역의 공장 및 생활하수가 안양천 상류로 유입되고 부천 일부지역의 생활하수도 목감천으로 유입된다. 경안천은 주변일대에 아파트 건축 등으로 생활하수가 급증하고, 황구지천은 수원시 매산동 구시가지 생활오수 및 금곡·오목천동 일대에서 나오는 생활오수처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천도 양주시 일대 550여개 영세 섬유·피혁업체 등의 산업폐수(1일 3만t)가 수질오염 개선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고 있다. 경기도와 각 시·군은 하천을 부활시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각 지류를 통해 유입되는 산업·생활 오·폐수 정화를 병행토록 하기 바란다.

노건평씨

“대통령 주변 비리가 터질 때마다 대통령의 리더십과 권위가 손상돼 왔다… 정치적으로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간에 대통령이 권위를 손상당하는 일 없이 국가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대통령 친인척이 폼내고 대접받으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므로 겸손 인내 은둔의 생활을 해달라… 아직 대통령의 임기가 많이 남았으므로 자중자애하고 처신에 조심해 달라.” 창원지법 형사합의3부 재판장 최인석 부장판사로부터 변호사법위반죄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고 약 3분동안 이같은 훈계를 받은 노건평 피고인(62)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고 신문보도는 전했다. 지난달 21일에 있었던 일이다. 건평씨는 지난해 9월5일 지금은 한강에 투신해 고인이 된 당시 대우건설 사장 N씨의 요청을 받은 P씨로부터 사장 연임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자택에서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었다. 재판장은 “대통령의 형이라는 신분 때문에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그같은 쓴소릴 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건평씨는 그렇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판결받은 이튿날 재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다는 속보가 또 나왔다. 최 부장판사는 전화가 걸려온 사실만 기자에게 확인해주었을 뿐 대화 내용은 밝히길 거부한 모양이다. 아마 재판에 대해 억울하다거나 판결만 하면 되지 훈계까지 한 것은 심하지 않았느냐는 섭섭함을 토로했을 것으로 보는 추측이 가능하다. (집행유예로 관대히 처분해 주고 또 훈계를 들려 주어 고맙다는 인사전화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건평씨에 대한 재판장의 당부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는 보는 이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 여기서 뭐라고 말할 성격이 못된다. 다만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말한다’고 하지만 덧붙여 말로 훈계하는 것은 더러 보아온 법정 관행이긴 하다. 건평씨는 첫 재판 땐 피고인이 판사의 법정 전용출입문을 이용하여 세간의 입에 오르 내린적이 있었다. 좀 딱한 분이라는 객관적 생각이 들긴 한다. /임양은 주필

기고/수용시설 내 계구사용의 불가피성

최근 교도소 내 계구사용에 대하여 신문 방송이나 인권기관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마치 교도소는 세상변화의 물결을 외면하고 아직도 일제 감옥시절의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것 처럼 흔히들 말한다. 인권유린과 가혹행위의 사각지대인데도 보안기관이라는 이유로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잘못 비추어지고 있는 것을 일선 교정인의 한 사람으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수용자 대다수가 그런 것은 아니나 개중에는 낳아준 부모도, 가르친 선생도, 이 사회도 사람으로 만들어 보겠다는데 실패한 사람들로서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범법행위를 자행함과 인간으로서 대접받기를 포기하여 참으로 관리하기가 힘든 수용자들이 있다. 그들의 수용시설내에서의 생활은 밖에서 보다도 더욱 포악하고 위태로운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이를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 모든 것이 수용관리에 대한 불만보다는 사건의 공정한 수사의 미흡, 억울함, 수용자간 상호마찰, 재판의 불이익 외에 정신적·사회적·가정적 원인에 의한 충동으로 자기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데 기인되는 것이다. 이를 제지하고 발생방지를 위한 수단으로 수갑과 포승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행위 뒤의 처벌 수단으로 취해지는 것이 아니고 사전 보호 차원에서 사용이 불가피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알아야 한다. 자살과 자해의 우려가 있어 방지 및 예방의 수단으로 계구가 사용되는 것을 벌칙 수단으로 보아서는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포승과 수갑을 사용해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을 인권운운하면 사용을 안해 자살이 이루어졌다고 하면, 그 때는 자살을 하도록 방치했다면서 직무유기나 근무태만으로 징계사유가 될 것이며 계구를 사용해서라도 자살을 막았어야 할 것 아니냐고 질타가 있을 것이다. 국가기관에 수용을 하면서 죽고 싶어하는 사람을 죽도록 그냥 놔두는 게 인권존중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전국 45개 교정시설에 5만~6만 여명이 수용되어 있는 속에 30명 정도가 포승과 수갑으로 묶여 있는 것은 그에 합당하고 적법한 제지수단과 보호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사용된 것이지 이유없이 무고하게 묶어 놓은 것은 결코 아니다. 수년전 신창원 사건과 영등포 호송차량 탈주극 사건으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에 떨었는가? 이와 같이 수용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각종 사건사고를 유발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형의 질서유지와 구금확보를 위해 취해지는 절차임을 사회는 새롭게 인식하여야 한다. 교도관들이 무지몽매하게 경우와 이치에 맞지 않고 눈물과 인정도 없이 수용자를 기분내키는대로 마구 다루고 관리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회적 인식도 안 좋은 열악한 근무 여건에 죄인도 아니면서 죄인과 함께 죄인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교도관들이다. 오직 성직자적 사명의식을 갖고 재소자 교정교화와 갱생복귀라고 하는 큰 뜻을 실현하기 위해 휘어진 것을 바로잡고 똑바로 펴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준법정신이 투철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수용자를 교정교화 하기 위해 묵묵히 음지에서 일하고 있다. 이 사회에 법이 없고 교도소가 없다고 한다면 동물의 왕국같이 약육강식의 무질서와 혼란한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범죄예방 효과와 범죄자로부터 이 사회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교도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인권유린의 사각지대가 아닌 수용자의 갱생복귀 산실임을 거듭 인식하여야 한다. 응보형주의의 구시대 관념에서 탈피된 목적형주의의 신형사정책을 이행하는 국가기관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하수종말처리장과 같이 각종 범죄로부터 오염된 사람을 최대한 정화시키는 없어서는 안될 국가 기관에서 사용하는 적법절차의 계호기구 사용은 무책임한 감상으로 접근해선 안되는 인명존중의 불가피한 조치인 것이다. /이재수 여주교도소 교감

천자춘추/모두가 부처다

어느 해 여름 무더운 날씨를 피해 지리산 시원한 계곡을 찾은 교무가 있었다. 그 교무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 한적한 마음을 즐기고 있다가 문득 이러한 좋은 시간을 무료히 보낼 것이 아니라 진리 연마나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어 생각하다가 진리가 우주 안에 있는 모든 것의 근원이라 하니 그것이나 연마해볼까 하는 생각이 나서 연마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러면 어떻게 연마하는 것이 그 조목을 잘 연마하는 방법이 될까 생각하니 내 앞에 흐르고 있는 물의 근원을 알면 우주의 근원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재미삼아 물의 근원을 사실적으로 연마해보기로 했다. 먼저 내 앞에 흐르는 물이 어디서 왔나를 궁구하니 그 물은 어느 한 곳에서 툭 솟아 나온 것이 아니라 그 계곡의 옆에 있는 작은 물줄기들이 다 모여서 큰 계곡물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옆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어디서 왔을까? 그 물은 비가 내린 뒤 땅에 스며들었다가 흘러 나오는 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그 비는 어디서 왔을까? 그 비는 지리산 위에 있는 구름에서 떨어진 물방울이다. 그러면 그 구름은 어디서 왔을까? 구름을 생각하니 문득 이 구름은 지구의 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는 생각이 났다. 대서양물도 태평양물도 지중해물도 양자강물도 나일강물도 이 구름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리산 계곡물은 단순한 지리산의 계곡물이 아니라 지구의 모든 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 물이 흘러서 채소도 키우고 물고기도 키우고 가축도 키우고 과일도 키울 것이고 또 그것은 돌고 돌아 사람 입속으로 또 동물의 입속으로도 드나들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물은 곧 우주의 역사다. 물만 그러한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또한 그러하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우주안의 모든 것은 그대로 우주의 역사요, 총체적인 작품이요, 진리의 발현이며 산 부처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시원하였다. 진리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새소리, 물소리, 흘러가는 구름, 푸른 하늘, 짙푸른 산, 서로 다투고 떠드는 세상의 모든 것 까지도 그대로가 진리의 모습인 것을…. /김주원.원불교 경인교구장

발언대/마음바쁜 경기도의회 하한기

찌는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제6대 전반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 후반기를 시작한 경기도의회도 이런 무더위를 피해 모든 의정활동을 접어두고 하한기(夏閑期)를 맞고 있다. 대다수의 의원들이 오랜만에 기던 의정활동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달콤한 시간을 보내기도하고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지역의 민원현장을 찾아보기도 한다. 또 그동안 채우지 못했던 마음의 양식을 위해 나름대로 서점에서 신간을 찾는 이도 있고 혹은 자연을 벗삼아 유명산의 종주를 도모하는 의원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 역시 ‘도민들의 심부름꾼’이라는 무거운 짐은 벗어 놓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 전반기동안 문화여성공보위원회에서 활동해 왔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한 난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 후반기에는 도정감사까지 기다리고 있어 몸보다 마음이 여간 바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시민단체에서 찬반론이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지방의회가 꾸준히 추진해온 의원들의 유급화나 정책보좌관제 도입 추진에서 보듯이 열악한 의정활동 환경으로 인해 조급함은 더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의원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못하겠다’고 푸념을 할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그 흔하디 흔한 명언이 자못 머리속에 자주 떠오른다. 처음 경기도의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했을 당시, ‘미흡하나마 지역의 현안들을 챙기고 도민들이 기대를 거는 도의원이 돼 보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되새겨 보는 것이다. 무작정 쉬는 휴회기가 아니라 다가올 하반기를 위한 준비기인 것이다. 충실한 준비만이 이같은 조급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 본다. 전반기 의정에 대한 평가와 분석은 제대로 했는가. 또 미흡하고 반성할 일은 없었는가에 대한 답을 구해 보기도 하고 하반기 의정활동의 목표는 세웠는가 하고…. 후반기 경기도의회는 이런저런 과제들이 적지 않다. 크게 봐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행정수도이전이나 지역균형발전법의 시행 등 참으로 쉽게 대처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줄이어 기다리고 있고 보다 작게 봐서는 문화여성공보위원 사안으로 여성관련 조직들의 축소,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부족한 문화공간, 도정의 홍보 미흡, 2005년 경기방문의 해 준비 등이 벌써부터 머리에 떠오른다. 또 내 고장 발전을 위한 평택항의 활성화 및 여전히 주민간 합의가 이루어 지지않고 있는 미군부대이전 문제 등 지역적인 과제들도 눈에 밟힌다. 하한기, 경기도의회 휴회기간은 그래서 어쩌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더 바쁜듯 하다. /이재영 경기도의원

골프장 건설이 경기부양을 높인다?

경기도가 ‘골프장 천국’이라는 말은 오래 전 부터 있었다. 골프장 건설로 인해 자연환경이 파괴된다는 지적 역시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쪽도 많았지만 도내에 골프장은 계속 늘어나 93개에 이르렀다. ‘골프장 천국’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더구나 정부가 골프장 건설 완화정책을 밝혀 현재 도내에서 공사중(10)이거나 미착공(3개)인 10여개의 골프장 건설이 탄력을 받을 게 분명하다. 조만간 100개를 훌쩍 넘을 것이다. 정부는 최근 골프장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을 기조차지단체별로 임야의 3% 이내에서 5% 이내로 확대키로 했다. 매립지·폐염전·간척지 등은 5% 한도내에서 제외키로 하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유휴지에 골프장 건설을 쉽도록 했다. 또 골프장 건설 신청시 최소 3개월 이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10년내 경기도에 130개의 골프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99년 66개이던 골프장이 20년도 안돼 2배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이런 정책은 골프가 대중 스포츠화 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환영할 만한 일은 못된다. 특히 골프장이 경기부양을 높인다고 강조한 재정경제부의 입장은 수긍이 안된다. 현재 사업신청을 하고 있거나 공사 중인 전국 250여 골프장이 완공되면 일자리가 5만개 이상 늘어나고 부가가치도 연간 2조7천억원이 새로 생긴다는 것이다. 외국 골프여행으로 지출되는 연간 5천억~6천억원의 국부 유출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일견 그럴 듯한 설명이지만 골프장이 잔뜩 늘어나 수지를 맞추지 못하거나 부도가 날 경우를 예상하면 지금의 골프장 매출기준으로 산정한 경제적 효과는 공영불에 불과하다. 지역경제가 무거운 짐을 지다가 고스란히 쓰러질 것은 불문가지다. 요즘 시세로 골프장 하나를 건설하려면 적어도 500억원 이상이 든다는데 10조원 넘는 돈이 골프장에 쏠리는 것을 경제 활성화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5년이 걸렸던 심사기간을 4개월로 줄이고 마음대로 산을 깎아내리고 땅을 파헤칠 수 있도록 환경기준을 완화하면 부작용이 심각할 것은 뻔하다. 마구잡이식 골프장 허가는 재고돼야 한다.

총 없는 강력계 형사는 형사일 수 없다

강력범이 강력계 형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맨주먹이기 때문이다. 살상·납치·강도 등 허다한 강력사범이 늘면서 범죄 수법 또한 더욱 흉포화해 간다. 민생불안의 사회위기 수준이 높다. 이런데도 강력사범을 잡는 강력계 형사를 강력범들이 무서워 하기는 커녕 되레 죽인다.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계 형사 2명이 또 강력범의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이같은 불행이 이번만의 일은 아니다. 서울만의 일도 아니다. 서울과 동일 범죄권역인 경기 경찰도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 크게 보면 전국의 경찰이 다 같은 입장이다.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의 총기사용 규정은 결과론적 탁상공론이다.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거나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자를 체포하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될 때 외에는 총기 사용을 제한한다’는 규정은 철폐하거나 개정돼야 한다. 현행범 또는 용의자 체포 단계에서 수사를 다 마쳤거나 재판이 끝난 상황의 참작을 주문하는 것은 사문화될 수 밖에 없는 조문이다. 통상적으로 조폭이나 살인사건 용의자 등이 흉기 소지가 확실할 때만 총기를 소지케 하는 관행 역시 돌발 사태엔 방어가 불가하다. 총기 사용을 위해서는 상부의 서면 결재를 받아야 하고 총을 쏘고난 뒤엔 감찰을 받아야하는 지금같은 풍토에서는 맨주먹 형사밖에 될 수 없다. 강력범의 위해로부터 항상 노출돼 있게 마련이다. 일부의 언론에도 책임은 있다. 총을 쏘아 도망치는 강력범을 잡으면 다리를 맞추지 몸통을 맞췄다며 총기 남용이라고 비난하고, 다리 맞추기가 난감한 경우가 생겨 총기 사용을 자제하면 또 총들고 범인을 놓쳤다고 야단이다. 이래 저래 공권력의 추락은 사회 불안을 심히 가중한다. 반항하는 범죄 용의자는 좀 적극적으로 대응해도 옹호하는 사회 인식이 요구된다. 경찰조직의 상부층에서 이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면 귀찮게 여겨 일선 경찰관만 힐책하는 통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애로 또한 시정돼야 한다. 경찰관의 직무 수행에서 업무상 정당한 집행과 현저한 인권유린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 두 개념에 대한 혼돈이 지금과 같은 공권력 부재를 자초해 강력범이 설치는 틈새가 되고 있다. 강력계 형사의 총기 소지 및 사용은 각자의 판단과 책임에 맡겨야할 필요가 있다.

발해 武將이 우리들 앞에

발해(渤海)는 고구려 유민 대조영(大祚榮)이 699년에 건국했다. 만주 송화강 이남과 고구려의 옛 영토를 거의 확보하면서 찬란한 문화를 이루어 해동성국(海東聖國)으로 불렸다.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연해주까지 영토를 넓혔다. 도읍은 대조영이 돈화(敦化)에서 세를 얻어 나라를 세운후 3대 문왕이 지금의 흑룡강성 영안현 동경성인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로 옮겼다. 건국 227년만인 926년 거란족 요(遼)나라에게 망하면서 한국사는 중국 대륙에서 밀려났다. 발해는 고구려에 이어 중국 대륙의 역사를 장식한 한국사의 마지막 자긍심인 것이다. 국내 학계의 발해사 연구가 미흡한 것은 유감이다. 중국과 러시아 땅이 돼버려 현지 답사에 어려운 점이 많은 게 연구가 미흡한 원인이긴 하다. 이 바람에 중국은 고구려와 더불어 발해도 자기네 역사의 지방정권이라고 우긴다. 심지어는 러시아도 심포지엄을 갖는 등 발해사 연구에 관심이 대단하다.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부근의 ‘체르나치노 5’ 발해 고분 유적 발굴조사에서 30대 남자의 발해 무장(武將) 전신 유골이 나왔다는 보도는 참으로 소중한 낭보다. 한·러공동발굴조사단의 우리측 단장은 정석배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다.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결과 830~840년의 사람으로 밝혀진 이 발해 무장은 엉덩이와 정강이에 화살촉과 창끝 부분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전사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갑옷 조각과 창검 등도 함께 발굴된 전신유골의 발해 무장은 1천200여년만에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신라의 삼국통일은 한국사의 국토를 청천강 이남으로 좁혀 민족사관으로는 불행이다. 지금의 압록강과 두만강이 중국과의 국경이 된 것은 조선시대 들어 육진(六鎭) 개척 등을 한 이후다. 소설이든 텔레비전 드라마든 영화든 작가들이 중국 대륙을 무대로 했던 고구려나 발해의 웅대한 역사를 작품화하는 것을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 근래에는 여류소설가 이기담씨의 노작으로 고구려와 백제 건국의 어머니 역할을 한 실존여걸 소재의 ‘소서노’(召西奴)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임양은 주필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