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업은 기업인에게 맡기자

국가균형발전특별법안 내용은 일단 포장은 좋은 것 같다. 이 법이 안고 있는 특수성을 살펴보면 전국의 지방이 고루고루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추구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든가 공업배치법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에서 기업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규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상기 법안을 만들어 수도권규제를 풀겠다는 말은 잘 맞지 않는것 같다. 반드시 상기 법안이 있어야만 수도권의 각종 규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상기 법으로 인하여 수도권공장이 과연 지방에 얼마나 이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앞선다. 공장이 기존지역에서 다른 지방으로 이전하려면 우선 공급의 원칙과 노동력 등 모든 인프라가 완전하게 구축이 되고, 특히 인력은 다양한 직종의 구색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채용할 수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제를 제시, 지방세 감면이라든지 여러가지 혜택 등 당근을 앞세워 호도하고 있는데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기업이 스스로 찾아 갈 수 있는 각종 여건과 조건을 갖추어 놓았을 때 상기 법과 일치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기업문화는 수도권중심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수도권을 탈피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고용창출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장원리에 맡겨져야지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면 상당한 마찰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수십배도 넘는 대 중국도 상해나 천진, 광주 등 몇 개의 공업도시에서 전 중국을 커버해 나가고 있다. 이는 어차피 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기업조건이 좋지 않은 지방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은 입지 조건이 좋은 지역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 마음 놓고 기업할 수 있는 기틀을 보장해주지 못할망정 왜 인위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이가. 수도권의 중소기업과 영세기업들이 지방으로 갔다가 몇 년사이에 다시 돌아 오고 있는 실정이다. 왜 그럴까? 한번쯤 생각 해보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이전했다가 그곳에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자금을 들여 다시 들어오는 원인은 기업이 그곳 여건이 좋지 않아 도저히 기업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연어와 같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조건들이 충족 되었을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지 각종 규제와 물리적인 힘으로는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글로벌시대에 역행하는 역차별 정책은 사라져야 할때다.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기업이 앞장서서 수출과 고용창출 최고의 품질이라는 과제를 안고 발전해 나가야 될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규제일변도에서 과감히 규제를 풀어 기업이 원하는 지역에서 마음놓고 투자하고 운영하여 지역발전은 물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주어야 할 때이다. 우리지역에는 공장건물중 반쪽은 공장부지에 위치하고 반쪽은 그린벨트에 있다. 이런 국가가 어디 있을까.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유는 안이하게 탁상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런 오류가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을 본 받고 배우라. 얼마전 한국기업들이 천진부근에 공장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천진 공항에 도착하니 위해시의 당서기가 어떻게 정보를 알았는지 위해에서 천진까지 달려와 위해시에 투자 할 것을 요청하며 공장입지조건을 자세히 조목조목 설명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위해에서 천진은 거리상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 공직자들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이제 기업은 기업인에게 맡기자. /남장우.안양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천자춘추/가을 단상(斷想)

여름도 실은 마음 속으로는 제대로 보내지를 못했었건만 사무실 옆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을 보자니 이제 그 낙엽이라도 즈려밟고 가을마저 속절없이 떠나 보내야하나 보다. 계절은 이렇게 세상사에 관계없이 자기 몫을 챙기며 오고가는 것을 보면 다소 얄밉고 서글픈 생각도 든다. 지난 여름의 태풍 피해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을은 스산한 것이었다. 더구나 지금은 정치인들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그 양상 역시 갈수록 혼미해져 일반인들은 도대체 혼란스럽기만 하고 정치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결국 정치란 국민에게 더 나은 생활을 만들어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이 땅의 정치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인지 참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며칠 전 수능시험이 끝났건만 어린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들의 마음 앓이는 끝나지 않았다. 학교는 이미 어린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하고 미래를 꿈꾸며 우정을 키우는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과외다 학원이다 어려서부터 공부만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그렇게 힘들게 생활한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다해도 사회는 그들에게 제대로 된 취업자리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는 형편이다. 오늘도 입시 전선에서 취업전선에서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의 축 쳐진 어깨를 보면 그게 다 어른들 탓인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한편으로는 내일을 알 수 없는 험악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먼 중동의 나라에 다 키워놓은 우리 장정들을 생명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없이 던져 놓아야 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런 와중에 이 땅의 한편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감히 서민들이 생각해보지도 못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생기고 땀흘려 일하고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생활할 단란한 보금자리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가장들의 시름은 깊기만 하다. 이 스산한 가을에 우리의 모습은 어디쯤 있는 걸까? 하얀 겨울이 빨리 보고싶다. /최인수.수원지방법무사회 회장

독자투고/'불법 폭력시위' 이제 그만

서울 도심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한 집회시위 중 700여개의 화염병이 투척되고 심지어는 금속 볼트 너트를 이용한 새총 쏘기가 등장하는 충격적 폭력시위가 발생했다. 이는 그동안 우리 경찰에서 공권력이 무력화되지 않는가 하는 우려 속에서도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시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폴리스 라인을 설정하는 등 많은 인내를 가지고 각종 시위에 대처해 온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 관계자는 시위를 주도하면서 화염병도 모자라 금속 볼트너트를 이용한 새총으로 경찰을 향해 발사해 놓고 이를 경찰이 만들어 낸 불손한 의도라고 하면서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하고 이를 제지하고 막는 경찰이 불법 행위를 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시위참가자가 경찰의 적이 아니 듯 경찰도 시위참가자의 적이 아니다. 경찰은 직업인으로서 시위현장에 반드시 있어야할 존재이고 평화적 시위를 보호하고 불법 폭력시위를 제지하여야할 임무를 국가로부터 부여받고 있는 것일 뿐이다. 특히 어린 전, 의경들은 신성한 국방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귀한 아들이고 가족이며 그 어린 젊은이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며 생활하고 있는지는 누구보다도 시위를 자주 계획하고 있는 주최자들이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자기 주장을 관찰시킬 목적이라도 쇠파이프로 두들기고 화염병을 던져 불태우고 새총을 쏘는 행위는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김용동·성남중부경찰서

11월 18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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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차를 어떻게 운전하는가?

최근 교통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2위인 것으로 나타나 교통사고에 관한 한 여전히 후진국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 기초 통계자료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자동차 1백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6백72명으로 터키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한국은 지금 세계경제권에서 10위 정도의 규모로 올라있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 재해같은 안전사고 등 각종 사고에서는 후진국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교통질서를 지키지 못하여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다른 선진국에 알리기조차 부끄러운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증가하는 것이 자동차다. 서울을 비롯한 도로는 자동차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서울 뿐만 아니다. 수원, 안양, 부천 등 수도권 역시 출퇴근 시간과 관계없이 하루 종일 교통지옥이다. 대낮에도 수원역에서 동수원까지 30분정도 걸리는 예는 다반사다. OECD 국가 중 자동차 보유 대수는 11위인데, 사고률은 2위가 되니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더욱 높은 것이다. 이웃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한국에 비하여 5분의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한국의 8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 교통사고 사망률을 줄이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교통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택시를 비롯한 버스, 화물자동차의 난폭 운전은 참으로 무서울 정도이다. 교통신호는 아예 무시되고 보행자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이 마구 달리고 있으니 사고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교통질서에 대한 인식은 영업용 자동차의 운전자 뿐만 아니라 자가용 운전자의 경우도 모두 해당된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것이 음주운전에서 기인되는 사례가 많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는 상대방은 물론 운전자 자신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그 동안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었음에도 음주운전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경각심을 높이는 다양한 캠페인 전개는 물론이고, 가일층 엄격한 법적 제재를 강화해서라도 음주운전을 철저하게 방지해야 된다.

대통령은 ‘측근비리 특검법안’ 수용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절차적 부당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유가 발견되지 않는다. 거부권은 고유권한이란 당연한 원론 또한 굳이 내세울 논리가 못된다. 대통령이 시간조절용 재의요구의 거부권 행사를 할 수 있음을 비치면서, 막상 거부권 행사가 미결정임을 강조하는 모호성은 그 전략적 요소가 무엇이든 적절하지 않다.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것 역시 인정한다. 특검법안의 통과에 개의치 않는 소신 수사의 방향이 감지되긴 한다.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하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출국금지시키고 하는 것 등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 규명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측근 비리가 대선자금 의혹으로 비화될 공산이 매우 높다. 검찰수사가 이토록 원칙을 일탈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국회에서 측근비리 특검법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된 것 역시 사실이다. 대통령은 새삼 위헌론 등 법리 논쟁을 유발하기 보단 법대로 처결하는 것이 순리라고 믿는다. 정부의 수사권을 박탈한다느니, 권한쟁의 청구를 한다느니 하는 것 등은 너무 구차하여 이 정권이 표방하는 개혁 이미지에도 걸맞지 않다. 특검법안을 발의한 한나라당이 설사 자당의 대선자금 비리를 호도하기 위한 물타기식 정치공세의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결코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대선자금 의혹은 어느 정당, 어느 누구할 것 없이 이번 기회에 크고 작은 환부를 철저히 도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대통령에겐 자신과 직·간접으로 연계될 개연성이 없지 않아 보이는 측근 비리를 객관성 있게 정리해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불행히도 어떤 부분에 연관이 있어 구설수에 오른다 해도, 미봉책으로 묻어둔 채 부담을 안고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비도덕성의 연속을 절연코자 하는 결단이야 말로 새로운 도덕성의 확립이다. 대통령은 이런 결연한 모습을 민중에게 보여 주어야 앞으로의 신뢰를 얻는다. “특검을 통해 내 측근 비리를 밝히자는 데 대해 거부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었다. 전제는 결론의 기초가 되는 판단이다. 그럼, 더 이상 주저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이 뭐라고 하든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비리를 은폐한다는 비난을 면키가 심히 어렵다. 대통령이 이같은 비난의 소용돌이에 휩쌓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최.정 '폭탄주' 뒷풀이

신문에 났다. 술자리를 추리해 본다. “너무 소원했습니다” “뭘…아무튼 고맙소” 아니면 무슨 말들이 오갔을까. 방송이 끝나고 정연주 KBS 사장의 초청에 따라 술자리로 이동하는 길은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승용차에 두 사람이 동승했다고 한다. 거기서는 또 무슨 밀담이 있었을까. 단순히 술에 기갈이 들려 술먹으로 간 것은 아니고, 또 두 사람이 술잔을 나눌만큼 평소부터 교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 말이다. 지난 13일밤 KBS-1TV 4당대표 순회 토론회는 한나라당 차례였다. 최 대표가 방송을 마치기가 바쁘게 그길로 가진 정연주 KBS 사장과의 이른바 뒤풀이 술자리 회동은 여러모로 부적절하다. 한나라당측은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서로 오해한 부분을 푸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했고, KBS측은 “의미있는 만남이었다”고 양측은 밝혔다. 도대체 ‘오해’는 무엇이고 ‘의미’는 뭣이란 말인가. 좌경방송이나 편향방송에 오해가 풀려 수신료 분리입법 추진을 그만 두는 의미가 있단 말인지 뭔지 도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방송은 물증이 있는 마당에 오해가 있을 수 없고 수신료 분리는 사리가 당연하여 그만 두어야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이밭에서는 신을 고쳐신지 말라’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고 했고, ‘복숭아나 자두밭 배나무 밑에선 갓 끈을 고쳐매지 말라’(桃李梨下不整冠·도리이하부정관)고 했다. 공연한 오해를 받을 처신은 삼가라는 선인들의 잠언이다. 최 대표가 술자리 회동에 응한 것은 제1야당 대표로는 굉장히 경솔한 처신이다. 술자리는 여의도의 한 거창한 카페다. 한나라당측은 무려 20여명이 떼거리로 참석했고, KBS측도 주요 본부장 등 대여섯명이 참석한 모양이다. 좌중에 폭탄주 돌림까지 등장했다는 것으로 보아 매상이 팁까지 합쳐 천만원 가까이 나왔을 법 하다. 최 대표가 술값을 냈다면 기업에서 뜯은 돈으로 호화판 술판을 벌렸다는 비난을 듣고, 정 사장이 냈다면 시청료에 광고비까지 주체키 어려울만큼 번 돈으로 흥청망청 로비를 벌렸다는 비난을 들을 것이다./임양은 주필

월요칼럼/김달진문학제

김달진문학제전위원회와 사단법인 경남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주최·주관한 ‘제3회 전국 시인 시낭송 페스티벌’에 참석했었다. 노향림 박정대 박주택 손종호 신달자 신덕룡 유자효 윤석산 문인수 원은희 이서린 이은봉 이응인 임병호 최재섭 하영 허영자 시인의 주옥 같은 시 낭송이 있은 진해시민회관 대강당은 시인들의 지순한 감성과 독자들의 공감, 그리고 만추의 서정이 어울려 장내를 그윽하게 감돌았다. 특히 故 김달진 선생의 작품 두 편을 공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 생도 대표가 낭송하는 모습은 한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불빛 아래 비치는 흐릿한 모습 / 八十세의 내 늙은 시력을 안타까와 하다가 / 돋보기 쓰고 가까이 다가서니 / 처음 보는 그 얼굴의 주름살이여. // 중도 아닌 것이, 속인도 아닌 것이 / 그래도 삼십여 년 불경을 뒤적였네 / 부처 보기, 사람 보기 부끄러워라 / 중도 아닌 내가, 속인도 아닌 내가. // 기나긴 어둔 이 밤 언제 샐런가 / 다시 얻기 어려운 덧없는 이 몸을 / 천 만 시름 속에 몸부림치네. / 어둠을 깨치는 / 새벽 종소리는 언제나 들릴런가.” -‘某月某日’ 전문. “오늘도 저 인수봉에는 / 흐린 구름 나직이 떠돌겠구나. / 오랜 병 앓아 누워 / 창 밖의 찬 빗소리 혼자 듣나니… // 나는 언제부터 나그네 되었는가. / 사방, 사유, 상하 / 십방 어디를 바라보아도 / 내 고향은 보이지 않네. / 우리 집은 보이지 않네. // 자식 노릇도 제대로 못한 나를 / 지아비 노릇도 제대로 못한 나를 / 애비 노릇도 제대로 못한 나를 / 아, 천하 사람들아 나를 벌하라.” -‘천하 사람들아’ 전문. 월하(月下) 김달진(金達鎭·1907 ~ 1989) 선생은 1907년 경남 창원군(현 진해시) 웅덕면 소사리에서 태어 났다. 1929년 ‘문예공론’을 통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1936년에는 서정주 김동리 오장환 시인 등과 ‘시인부락’ 동인으로 활동했다. 1940년에 출간한 시집 ‘청시(靑枾)’ 와 ‘올빼미의 노래’ 등 많은 시집을 통하여 무위자연 내지 동양정신의 빼어난 서정을 일궈 한국시 발전에 기여했으며 고도한 정신주의와 불교문학적 작품은 후학들의 추앙을 받았다. 이는 ‘한국선시’ ‘한국장자’ ‘법구경’ ‘한국한시’ 등을 번역, 저술한 월하의 생애에서 기인된다. 월하의 문학얼은 그의 고향 진해에서 그대로 계승된다는 점에서 뜻이 더욱 깊다. 월하의 문학적 세계를 매개로 지역문화의 뿌리를 찾고, 지역민들과 숨결을 같이 하는 향토문학의 진수를 보여 준다. 젊은 문인들의 용기를 끌어내어 창작 분위기를 따뜻하게 조성하고 더불어 문학 연구활동의 활성화를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매년 개최하는 김달진문학제는 월하전국백일장, 문학심포지엄, 전국 시인 시낭송 페스티발, 청소년 시낭송대회, 문학비평 관련 도서전, 문인 육필 전시회 등을 비롯, 훌륭한 시인과 문학평론가에게 김달진문학상을 시상하는데 해군회관에서 있을 올해 제14회 수상자 2인에게 1천만원에 달하는 상금과 부상이 각각 수여됐다. 전국 문인들이 부러워하는 일 중 하나는 김달진문학상의 상금 및 행사비용을 인구 14만명의 진해시가 모두 부담한다는 사실이다. 내년부터 상금을 대폭 증액하겠다는 김병로 진해시장의 약속은 또 다시 박수를 받았다. 특히 2004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국비 10억원, 시비 19억3천200백만원 총 29억3천200만원을 들여 진해시 소사동 48 부지에 생가와 전시관을 복원, 건립하고 있는 현장에서 문학을 존중하는 진해시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보았다. 마음 속 깊이 박수를 보냈다. 생가 복원 현장을 보고 돌아 오면서 “중도 아니고 속인도 아니어서 부처 보기, 사람보기 부끄럽다”고 고뇌하면서 “자식 노릇도, 지아비 노릇도, 애비 노릇도 제대로 못한 나를 아, 천하 사람들아 나를 벌하라”는 월하 선생의 육성을 들었다. 나 자신을, 그리고 내 일상을 돌아보며 뉘우쳤다. /임병호 논설위원

천자춘추/과실을 많이 먹어야 하는 이유

과실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는데, 대표적으로 성서의 창세기에 노아가 포도를 심었다는 구절이 있고, 아담의 사과, 벨헬름 텔 및 뉴턴의 사과 등이 그것이다. 우리의 조상들 또한 빈곤한 생활고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식이나 제수에 과실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추석이며 설날 그리고 제사에서 과실은 빠질 수가 없는 필수품이다. 최근 소득증가, 주기환경 및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식생활 패턴은 고급화, 안전성 중시 등과 같이 양에서 질로 변하는 과정에서 영양뿐만 아니라 기능성 가치를 먹거리에서 찾고 있는데, 그 중 과실이 가장 좋은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과실이 피부노화 방지, 콜레스테롤 저하, 여성의 갱년기 극복, 암 예방, 흡연자의 폐 질환 예방 및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많은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몸에 좋다는 것은 써서 맛이 없으며 비싸다. 그러나 많은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과실은 쓰거나 비싸지도 않으며, 자연 그대로의 신선한 상태로 섭취할 수 있어서 다른 것에 비하여 매우 유리하다. 기호도 또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의 과실 1인당 연간소비량은 약 20년전에 22㎏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58㎏으로 증가되었지만, 과실의 기능성을 고려한 소비의 증가라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최근 환경오염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각종 많은 질환이 생겨나는 현 시점에서 과실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암 연구소에서는 암 예방을 위해 하루 5번 이상 과일을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과실에는 암세포 전이를 막아주는 황산화물질인 카로티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 항암효소를 자극하는 황화물, 발암물질 생성을 막아주는 페놀, 발암물질의 작용을 억제시키는 탄닌 성분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국민소득 2만불 시대가 도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종 과실을 항상 식탁에 올려 디저트로서만이 아닌 건강식품으로서 함께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과실의 건강을 위한 기능적 소비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바쁜 현대생활 패턴에 맞추어 과실도 선진국처럼 신선편이(fresh cut) 형태로 유통되어야 할 것이다. 즉 칼이나 접시가 없어도 언제 어디에서나 다양한 과실을 쉽게 구입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혼합 신선편이 과실 형태로 유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로 인한 과실 소비의 증가는 국민의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DDA나 FTA로 어려움에 처한 과수 농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임명순.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장

독자투고/'깨끗한 선거문화' 유권자가 만든다

민주주의의 완성은 제도적 발전과 함께 높은 시민의식을 전제로 한다. 민주시민교육은 제도적 발전에 걸맞는 정치인들의 의식과 행태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시민의식 향상은 다시 민주주의의 제도적 발전을 자극한다. 제도와 의식은 이와같은 방법으로 상호촉진작용을 통해 민주주의를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간다. 우리의 경우 제도적 발전은 이미 과반세기 동안 이뤄져 왔지만 시민의식 발전을 위한 노력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민주주의를 시작한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치인의 의식과 행태가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지구당은 민의수렴, 정책자료수집 및 정책홍보, 정치교육 등을 행하고 중앙당의 민주적 기반조직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이나 위원장의 개인적 유권자 관리사무소일 뿐이다. 그저 해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상시적으로 ‘인사’를 하는 정도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는 물론 금일봉이나 화환을 보내야 한다. 이러한 행위가 불법임을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이것이 유권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여전히 전근대적인 것으로 남아있어서는 우리 선거문화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유권자도 돈 안드는 깨끗한 선거풍토조성을 위한 정치개혁에 앞장서 우리 후손에게 참 민주주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최왕섭·의정부시 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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