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 우리 어머니들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 항아리에 부어 넣기 전에 항아리를 먼저 깨끗하게 씻으셨다. 깨끗한 물이라도 며칠 고여 있으면 미세한 점토 같은 물질이 바닥으로 가라 앉기 때문이다. 따라서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밑바닥에 쌓여있는 유해퇴적물의 제거는 필수사항이다. 팔당호는 무엇인가. 인공적으로 만든 엄청나게 큰 항아리, 또는 납작한 그릇과 같은 것이다. 물의 일부분은 댐을 통하여 하류로 방류한다. 댐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막은 것이다. 그러므로 팔당 바닥에 쌓인 퇴적물질은 홍수와 같은 자연적인 힘에 의하여 청소되지 못한다. 당연히 일반 하천보다 훨씬 빨리 퇴적작용이 일어나 밑바닥에 쌓인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식수 항아리 같으면 밑바닥에 무엇이 쌓여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 볼 수가 있겠지만, 팔당호는 대단히 넓은 호수라는데 있다. 즉 이 큰 호수의 바닥에서 유해퇴적물이 쌓여 있다면 도대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얼마나 많은 양(두께)이 존재하는 지를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환경관련 연구기관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팔당퇴적물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넓은 팔당호의 극히 작은 부분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진정으로 호수바닥의 유해퇴적물 분포를 과학적인 기법으로 샅샅이 조사된 일은 없다. 즉 그동안의 연구조사는 일종의 예비 조사연구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병이 들었다’ 는 것은 알았는데 ‘내 몸의 어느 기관에 어떻게 어느 정도 병이 들었는지 아직 모른다’는 것과 같다. 최근 또다시 팔당호의 퇴적물 제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옳은 말이다. 하나 팔당호 전반에 걸쳐 유해퇴적물의 분포와 그 두께와 그 양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호수의 퇴적물 제거는 대수술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 몸의 병을 고치기 위하여 수술을 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정밀진단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더욱이 여기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일은 호수의 유해퇴적물은 자연계의 장구한 지질시대를 통하여 형성된 원래의 퇴적물과 구분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퇴적물, 즉 모래층이나 자갈층과 같은 것들은 생태계의 건강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보물이다. 혹시, 어떤 기관에서 유해퇴적물 제거를 빙자하여 생태계의 보물인 모래와 자갈을 채취할 흑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 그러므로 팔당호의 유해퇴적물 제거를 논의하기 전에 먼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팔당호의 바닥을 지구물리학적 지질광상학적 기법을 응용하여 샅샅이 조사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연계에서 형성된 원래의 퇴적물과 산업체로부터 발생되어 유입된 유해퇴적물을 구분하고, 유해퇴적물의 입체적 분포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적 정밀 진단·조사가 선행되어야만, 비로소 유해퇴적물 제거에 대한 해법을 얻을 수 있다. 즉 자갈과 모래는 깨끗이 닦아서 제 자리에 두고, 유해물질은 제거하는 이원화된 접근방식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김동렬.(주)바투환경 회장
얼마전 서른살된 아들의 결혼식을 치렀다. 그동안 많은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우리나라 결혼문화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겨왔지만 구체적인 생각을 하지는 못했었다. 막상 내게 닥치고보니 하나 하나 점검해보면서 불합리한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알게되었다. 일생에 한번 있는 신성한 결혼식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체면문화와 상업주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혼예식은 장성한 남녀가 부모를 떠나 독립하여 한 몸을 이루게됨을 일가친척 친지들 앞에서 선포하는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있어야 하는데 신랑신부 입장부터 마음에 걸렸다. 신부가 아버지에게 이끌려 들어온다. 그리고는 혼자 씩씩하게 걸어나가서 기다리고 있는 신랑에게 넘겨진다. 부모를 떠나 독립하는 의미라면 신랑도 부모와 함께 입장해야 할 것 같다. 폐백은 또 어떤가. 양가 친척들만 모인 자리라면 신랑신부가족 모두 폐백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요즘 결혼식엔 가족외에 하객들이 더 많다. 그렇다면 신랑신부가 함께하여 축하하며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피로연이 되기위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신랑쪽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결혼식은 신부의 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뜻과 의미는 사라지고 보이기 위해, 과시하기 위해, 무엇보다 딸이 사랑받게 하기위해 분수에 지나친 예단을 남에게 뒤질세라 하게된다. 친척들이 한마을에 살지도 않고 더구나 분가해서 사는 핵가족시대에 이바지는 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호주제 폐지’가 코앞에 와있는 이때 신부가 신랑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결혼이라는 전통적인 사고를 점검해보아야하지 않을까? 결혼식에서 부터 남녀평등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면 양성평등은 구호에만 그치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오래전에 예견했던 21세기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다. YWCA에서는 앞으로 3년간 ‘여성이 만드는 건강한 세상’을 주제로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건강한 생활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양성평등한 50/50사회가 되어야한다. 다행히 겸손한 사돈댁을 만나서 아들결혼식엔 우리의 생각이 잘 받아들였지만 올 가을에 결혼하겠다는 딸에게는 어떻게 적용될지 자신이 없다. 특별히 여성주간을 맞이하여 양성평등은 한 가정이 탄생되는 결혼식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유은옥.수원 YWCA회장
이제 무더위가 시작되는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 들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누구나 물을 가까이 하게 되고 더구나 해마다 6~7월이 되면 장마철까지 겹치게 되어 여름철 우리의 생활은 물과 습기와 불가분의 관계가 된다. 그런데 이 물과 습기는 특히 전기 사용에 있어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생명까지 위협을 주는 요인이 되기때문이다. 물묻은 손으로 전기 기계 기구를 만지다가 찌릇찌릇 쇼크를 받는다든지 또는 장마철 집중 호우시 많은 비로 인해 집안, 특히 지하실 등이 침수 되었을때 물을 퍼 내려다 전기설비를 잘못만져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물묻은 손으로 세탁기나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의 전선을 콘센트에 끼운다든가 작동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극히 위험하다. 전기는 건조한 곳보다 물기가 있을때 30~40배나 더 큰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손에 물기를 깨끗이 닦고 전기제품을 작동 시키는 것이 재해를 막는 길이다. 아울러 사용이 빈번한 전기, 기계 기구 등의 연결부분의 이음점 등을 항상 살펴 전선 피복이 낡아 위험한지 여부도 점검하여 이상이 있을 때는 즉시 개·보수나 교체해야 한다. 장마철 집중호우 등으로 집안이 침수되었을 경우에는 전기 콘센트나 기타 냉장고 등의 모터부분을 통하여 고인물에 전류가 흐르고 있을지도 모르므로 접근하지 말고 배전반의 전원 스위치를 끈다음 물을 퍼 내든가 기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전기안전 대책은 어디까지나 여름철 비상시 응급 방법이므로 장마철이 오기전에 미리미리 배전반에 부착된 누전차단기를 시험 작동해 보는 한편 전기시설에 이상이 있거나 의문사항이 있을때는 국번없이 1588-7500으로 문의하여 전기안전공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생활의 지혜가 될 것이다. /박형기·한국전기안전공사 구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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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나라당 국회의원 5명이 공식적으로 탈당 선언을 하였다. 한나라당 내에서 진보성향의 의원이고 원내활동도 비교적 우수하게 평가받고 있는 의원들로서, 탈지역·국민통합·정치개혁을 내세우면서 앞으로 다른 정치세력들과 연대하여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 오는 8월말까지 원내에 별도 교섭단체를 구성하여 정기국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어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그 동안 각 지역의 정치권 외곽 개혁세력인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가 창립대회를 개최하여 본격적인 신당추진을 위한 연대를 제안하였다. 이 회의에는 민주당 신당파 일부 인사들이 참석하여 민주당 신당 추진 세력과의 연대를 사실상 공식화하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 탈당의원들과도 상당한 교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민주당은 신당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분당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당 구주류측이 민주당 간판을 지키기 위하여 전당대회 소집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 신당추진 인사들은 9월 정기국회 이전까지 창당준비위를 구성해 새로운 정치세력들을 결합할 계획이므로 다소 시일은 걸리겠지만 민주당 신주류 중심의 신당이 창당될 것이다. 이외에도 정치권은 국민개혁신당 등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내년 총선을 겨냥하여 새로운 정치판을 짜기 위한 복잡한 과정에 들어서고 있다. 모두 다 한결같이 지역구도 타파, 정치개혁, 국민통합, 이념정당화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세우는 명분은 모두 그럴듯 하고 또한 시대적 상황에 따른 변화로 인식되지만 국민들이 보는 시각은 결코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벌써 반년이 넘었는데도 정치권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시작된 집권당의 신당논의 이후, 정치권은 연일 신당 타령만 일삼고 있다. 때문에 경제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기업들은 투자의욕을 잃고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정치인들만의 정치놀음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이런저런 신당 논의가 과연 누구를 위한 신당 창당인지 헷갈리고 있다. 정치권은 이제 빨리 신당논의를 매듭짓고 국민을 위한 본연의 정치를 해주길 엄중히 요망한다.
가장 평등하다고 보는 것이 실은 가장 불평등하다. 반대로 가장 불평등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가장 평등하다. 논리 전개상 원용한 역설법적 어법에서 보면 전자는 기회, 후자는 능력 중심의 사유다. 김포시의 명문고 육성 차등 지원에 반발한 전교조측 철회요구는 전자 위주의 인식이다. 반대로 김포시의 타당성 피력은 후자 위주의 인식이다. 명문고 거부의 발단은 다 같이 무명화 하자는 것으로 귀납된다. 이것이 교육 가치의 지표일 수는 없다. ‘시장경제식 경쟁 논리로 조장한 학교 서열화는 비교육적’이라는 주장은 모순이다. 국가사회, 국제사회는 어차피 냉정한 시장경제식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의 인재를 키우는 학교 또한 학교 서열화가 곧 능력 중심의 평등이라는 패러독스는 이래서 성립된다. 기회가 박탈되지 않은 능력에 의한 평등이 진정한 평등이며, 능력을 제한하는 것이야 말로 불평등의 실체다. 대학 입시경쟁이 치열한 마당에 하향 평준에 치우쳐 공부 잘하고, 또 잘 하고자 하는 학생의 노력과 재능 육성을 평등이란 어거지 틀로 배제하는 것은 국가사회의 미래 발전을 위해 불행하다. 김포시의 명문고 육성 저해는 하나의 사례다. 특수 목적고나 사립고 설립을 대개는 불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저해하는 것 역시 재고되어야 할 현안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가 바쁘게, 아니 졸업 직전부터 벌써 경쟁사회를 헤쳐나가야 할 고등학생들에게 평등을 내세워 경쟁의 면역을 잠재우는 것이 과연 참 교육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기성사회 일각에서 학생이 학생의 본분인 공부하는 것을 애처롭게 보는 잘 못된 감상은 참으로 걱정된다. 학생이 더러 밤 잠을 덜자고, 심하면 코피도 흘려가며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입시위주에 치우쳐 전인교육이 지장받는 게 문제이긴 하나, 어떻든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학생의 도리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있으면 못하는 학생도 있고, 공부 못하는 학생이 반드시 사회의 열등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것을 돕는 차등 지원을 평등에 위배된다며 반발하는 것은 불평등 조장의 처사다. 김포시와 김포시교육발전협의회는 명문대학 진학률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지원하는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명문고 육성에 일관된 노력이 있길 바란다.
민선 3기 손학규 호가 출범한지 어느 덧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손 지사는 오랜 의정활동으로 행정력이 뒤떨어질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탓인지 취임초부터 월례조회 및 실 국장회의 등을 통해 공무원의 주인의식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도내 공무원들은 화기애애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한 책임과 자율을 어느 정도 보장받으며 행정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도내 공직사회가 너무 이완됐다”는 자탄의 목소리가 복도통신(?)과 휴게실 등 청내 곳곳에서 들여온다. 그 중 하나가 도의회에 제출한 집행부의 예산액과 결산액 불일치로 인한 의회와의 갈등 초래다. 지난 1일 집행부가 도의회에 심의·의결을 요청한 지난해 결산안이 일부 사업의 이중 계상 등으로 예산서와 총액에서 18억원가량 차이가 난 것이다. 이를 놓고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예산액과 결산액이 어떻게 틀릴 수 있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관련부서인 예산담당관실과 회계과는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까지 보여 동료 직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샀다. 예산편성과정에서 개발기금을 일반회계에 계상한 것은 예산담당관실의 잘못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집행후 결산과정에서 이중계상된 금액을 꼼꼼히 살피지 못한 채 도의회에 승인을 요구한 회계과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와관련 일부 직원들은 “예산 및 결산업무가 예전처럼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면 이런 실수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 징계는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국 도의회에 대한 집행부의 사과로 결산안이 심의 보류되는 사상초유의 사태는 막았지만 역시 뒷맛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도의회 곳곳에서도 집행부의 행정업무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자율적 분위기는 어느덧 자신의 일처리에만 신경쓰고 실·국간 업무 협조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관심으로 일관해 업무 추진력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행정업무 가중도가 이젠 극에 달했다는 반증이라는 위로의 말도 나오긴 했지만 이번 도의 실수를 완전하게 희석시키기에는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은 도민의 혈세로 움직이는 공복이다. 따라서 업무 누적으로 인해 실수는 할 수 있다 손 치더라도 실수에 대한 책임회피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것은 공무원이 처음 공직에 몸담을 때 선서했던 봉사의 각오와 자세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거듭나는 경기도청 공무원들을 기대해 본다. /김 창 학 정치부 차장 chkim@kgib.co.kr
프라하의 평창 석패 뒷소식이 개운치 않다. 현지 서포터로 갔던 평창 출신의 김용학 국회의원이 제기한 김운용 IOC위원의 처신은 오비이락일지 몰라도 문제가 없지 않다. “사실상 준비가 덜 됐다”는 말을 IOC위원들에게 흘리고 다녔다는 김의원의 주장을 김위원은 부인해 여기서 진위를 가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IOC부위원장 출마설이 2010년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전에 벌써 나돈 것은 의문이다. 가령 본인의 뜻이 정 그게 아니라면 완강한 해명과 함께 개최지 득표에 혼신의 힘을 다 했어야 했다. 개최지와 IOC 부위원장 자리를 다 주는 지지표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IOC 부위원장 선거는 개최지 투표 이후인 마지막날 있었긴 해도, 김 위원이 이를 탐내어 들리는 말대로 “동계올림픽, 유치를 방해했다”는 것까진 몰라도 개최지 득표에 얼마나 최선을 다 했는지는 객관적 의문이 성립된다. 불과 3표 차이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보니 이런저런 아쉬움이 더 많다. 1차 투표(평창 51·밴쿠버 40·잘츠부르크 16)에서 107표의 과반수가 안나와 가진 2차 투표 끝에 53표 대 56표로 밴쿠버에 역전 당해 아깝게 놓친 프라하 유치열전, 이 이면에 2012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키 위한 유럽표가 이번에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북미권으로 몰아 준 것이라는 패인 분석 외에 나도는 설상가상의 반역설은 참으로 유감이다. 김위원은 이미 IOC 부위원장 자릴 한 차례 했으면서 하필이면 이번 총회에서 굳이 출마했던 것인지 안타깝다. 생각할 수록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훌륭했던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나서기 전까지는 사실상 세계적으로는 무명이었던 산골 평창, 프라하의 코리아 열풍은 실로 장하다. 밴쿠버 역시 1976년 유치에 실패하고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기가 기대된다. 그 땐 보다 국민적 단합과 성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임양은 주필
새만금개펄 살리기 삼보일배(三步一拜)로 잘 알려진 수경스님의 수행승 시절의 일화는 지금도 스님들 사이에서 회자된다고 한다. 수경스님이 선방에서 눈을 부릅뜨고 철야정진하고 있었다. 스님은 시시때때로 삼매에 빠져 선사들이 모든 번뇌와 자각이 사라지며 순간적으로 깨친다는 바로 그 ‘확철대오(廓撤大悟)’를 감지하곤 비몽사몽간에 ‘바로 이거다’며 성철스님께 한달음에 달려갔다. “스님, 제가 깨쳤습니다.”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방문이 열리더니 벼락같은 호통소리와 함께 날아든 것은 성철스님의 목침이었다. 간신히 도망쳐 나온 수경스님은 자신의 경솔과 부족함을 탄식하며 수행에 정진했다. 진정 깨달았다면 성철스님의 목침이 무서워 피해서는 안되었었기 때문이었다. 수경스님이 심산유곡 선방을 박차고 나와 속세의 거리에서 삼보일배하며 ‘환경·생명’을 화두로 생사를 건 두타행(頭陀行)을 하는 것도 그때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작은 깨달음이 씨앗이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속세의 온갖 미련을 헌신짝처럼 버린 출가승들이 오매불망하는 오도송(悟道頌)은 불가의 오묘함이 서려 있다. “깨달음은 깨닫는 것도 깨닫지 않는 것도 아니니(각비각비각·覺非覺非覺)/ 깨달음 자체가 깨달음 없어 그 깨달음을 깨닫는 것이라네(각무각각각·覺無覺覺覺)/깨달음을 깨닫는 것은 깨달음을 깨닫는 것이 아니니(각각비각각·覺覺非覺覺)/어찌 홀로 참 깨달음이라 이름하리오(기독명진각·豈獨名眞覺)” 임진왜란 때 3년간 승군을 이끈 청매선사의 이 ‘십이각시(十二覺時)’오도송이야말로 성철스님이 수경스님에게 목침을 던진 의미였을 것이다. 근대 한국불교의 중시조라 일컬어지는 경허(鏡虛·1849~1913) 스님은 64세가 되던 어느 날 열반을 앞둔 몇시간 전 열반송을 쓰고 홀연히 입적했다. “마음의 달이 오직 둥금에(심월고원·心月孤圓) / 그 빛이 모든 것을 삼키다(광탄만상·光呑萬象) / 빛도 없고 빛의 대상도 없으니(광경구망·光境俱忘) / 다시 또 무엇이 있을꼬(복시하물·復是何物)”라는 열반송을 남겼다. 경허 스님의 제자인 만공(滿空·1871 ~ 1946) 스님도 입적하는 당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 보며 “자네 나와 이별할 때가 되었네”라는 혼잣말과 함께 홀연히 몸을 바꾸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로 대중의 의표를 찌른 성철(性徹·1912 ~ 1994) 스님의 열반송은 지금도 큰 화제다.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 하늘을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넘친다 / 산채로 무간지옥에 떨어지니 그 한이 만갈래나 되는도다 / 둥근 수레바퀴 붉은 해를 토하며 푸른 산에 걸렸다” 지난 3월29일 입적한 서암(西庵·1932 ~ 2003) 스님은 생전에 열반송을 남겨달라고 제자들이 조르자 수차 그런 것 없다고 하다가 드디어 한 말씀 했다. “그 노장(老長)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그는 젊은 중이었을 때 계룡산 토굴에서 뼈만 앙상하도록 정진하다가 ‘본무생사(本無生死)’ 한마디를 토해냈다고 한다. 본래 생도 죽음도 없다는 뜻이다. 열반송은 고승이 남긴 마지막 깨우침의 말씀이다. 임종계라고도 한다. 보통 4행의 한시(漢詩)로 돼 있는데 스님들은 열반을 얼마 앞두고 써놓거나 몸이 불편할 경우 제자들에게 불러 주어 쓰게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涅槃)은 해탈의 경지, 곧 죽음을 말한다. 열반송은 불자가 아닌 세인들도 숙연하게 한다. 깨달음의 각(覺)자의 뜻도 모르면서 “자네 나와 이별할 때가 되었네”라는 만공스님의 열반송이 요즘 감히 자주 떠오른다. /임병호 논설위원
2002월드컵 이후 축구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수원시는 삼성과의 인연이 참으로 깊다. 삼성전자와 반도체가 수원에 있고 프로축구팀인 삼성블루윙스가 수원을 연고로 활동하고 있다. 수원시민은 삼성을 사랑하고 있다. 시민들은 지역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출상품의 효자종목인 반도체 생산라인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공장증설이 규제 위주의 법령때문에 어렵다하여 삼성반도체 공장증설 촉구 시민궐기대회와 100만 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 프로축구 홈 경기가 있을 때에는 서포터즈인 그랑블루를 비롯하여 많은 수원시민이 ‘수원승리’, ‘블루윙즈 올레’ 등 목이 터져라 손바닥이 부서져라 외치고 응원하고 있다. 금년들어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성적이 중·하위권을 맴돌아 서포터즈의 실망이 너무 큰 실정이다. 블루윙즈 구단주인 삼성 반도체는 수원시민을 위해서 수원 프로축구 발전을 위하여 어떤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내 타 구단의 경우 유소년 클럽을 직접운영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미국·일본·호주 등에서는 지역기업이 축구장 명칭을 사용 하는 조건으로 연간 수십억원을 지원하는 등 축구 발전을 위하여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단은 홈경기장에서 관중이 줄어들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월드컵 이후로 높아진 관람욕구에 부응하고 좀더 양질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하여 단기적으로는 자질이 뛰어난 외국 선수의 영입과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축구 활성화를 통한 지속적인 축구 붐 조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18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관람좌석수 보다 많은 4만3천77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100만 수원시민은 수원 삼성이 홈구장에서 이겨주기를 바란다. ‘우리의 수원’, ‘블루윙즈 올레’를 목놓아 외치고 싶다.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된 응원이 수원과 삼성사랑이라는 외침이 될 때 수원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축구 메카도시가 되고, 수원삼성 홈팀 연고지로 재부상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수원 삼성 축구단과 수원시민, 서포터즈 등은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월드컵 경기장에 관중이 넘쳐날 때 수원축구가 발전할 것이고 선수들은 신바람이 나서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시민들이여, 월드컵 경기장으로 오시라. /유도형.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