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보다 정쟁에 몰두한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제22대 국회가 지난 5월 말 개원 후 처음으로 행한 국정감사는 국민을 실망시킨 제21대 국회를 반면교사 삼아 민생을 챙기고 정부의 잘못에 감사와 비판,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감사가 되지 않을까 했다.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여야 간 정쟁으로 일관된 ‘역시나’로 마무리되는 국정감사가 됐다. 지난 7일 시작한 제22대 국정감사가 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 기획재정위 등을 제외한 13개 상임위의 25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정감사는 예결산심의와 더불어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중요한 기능으로 1987년 개헌에 의해 부활했으며 그동안 국회는 그런대로 이런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느라 노력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민생을 위한 정책감사보다는 정쟁의 장으로 변해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평가해온 시민단체인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지난 3주 동안 행한 국감에 대해 “감사 기능은 상실했고, 피감기관을 범죄인 취급한 정쟁 국감이었다”며 올해 국감을 최악 수준인 평점 ‘D-’로 평가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사안이 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다른 안건을 빨아들인 정쟁으로 일관된 감사였다. 더구나 국정감사 후반부에는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 사태’가 발생하면서 여야 간 정쟁은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 24일 TV로 생중계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상황은 차마 시중에서 듣기 어려운 막말과 험담이 오갔으니 이를 과연 신성한 민의의 전당에서 행해진 의정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가. 구태의연한 국정감사 악습은 이번에도 역시 재연됐다. 하루 수십개 기관을 불러놓고 한 건의 질의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가 하면, 특별히 해당 상임위 업무와 관련 없는 유명 인사나 기업인을 증인으로 마구 채택하는 사례는 비효율적인 국감 행태가 아닌가. 일반 증인 채택도 법사위의 경우 지난해 6건인 데 반해 올해에는 85건, 과방위는 지난해 0건이었는데 올해는 216건에 달했다. 민생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으며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확산일로에 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쟁 참여 등으로 국제 정세가 날로 급변하고 있으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을 챙기지 못하고 정쟁만 하고 있으니 국민은 참으로 불안하다. 국회가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 어려운 민생을 챙기기를 간곡히 요망한다.

[사설] 경기도 기관 쪼개기 이전은 좋은 대안 아니다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은 공공기관 이전이었다. 노무현 정부 이후 추진돼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 당위성을 새삼 토론할 필요는 없다. 국가 부(富)의 균형 배치라는 근본 가치는 분명하다. 다만, 효율성에 대한 개별적 평가는 여전히 제기된다. 그 중심에 놓인 주제가 업무의 분산·쪼개기 배치다. 지방 본사와 서울 분소 형식의 어정쩡한 병존이다. 경영의 비효율, 조직의 이원화 등의 문제가 확인된다. 122개 기관이 더 갔어도 이 논란은 남는다. 이와 똑같은 문제가 경기도에서 불거지려고 한다. 지난달 11일 발표된 김동연 지사의 구상이다. 기관장과 핵심 부서를 우선 옮기겠다고 했다. 신축 이전이 어려운 기관에 대한 대안인 셈이다. 당장 경기연구원(의정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파주), 경기신용보증재단(남양주) 등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내년부터 이전이 시작될 기관은 여덟 곳에 이른다. 이전 부지를 마련한 곳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등 일부다. 쪼개기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대상 기관 소속원들의 이전 반대는 진즉부터 있었다. 주거 조건 불안정, 도청과의 격리 등을 호소했다. 그 의견은 다양하게 표출됐고 충분히 전달됐다. 하지만 기관 쪼개기 이전에 대한 우려는 성질이 다르다. 조직의 몸통과 머리를 격리시키는 작업이다. 몸통은 수원에, 머리는 북부에 두려는 것이다. 핵심 업무에 대한 결제는 모조리 기관장이 한다. 비대면으로 서명만 달아서 끝나지 않을 일이 태반이다. 그걸 들고 경기 남·북부를 오갈 판이다. 경기 북부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애초 기관 이전의 현실적 기대는 예산과 사람이다. 이 가운데 예산이 북부에 줄 이익은 미미하다. 경기도 전체를 위해 몫이 다 나뉘어 있는 돈이다. 남는 건 직원에 의한 상권 활성화다. 이걸 쪼갠다면 무슨 도움이 되겠나. 이를테면 경기연구원 직원이 180여명이다. 이 중에 몇 명을 보낸다고 해서 지역의 상권이 살겠나. 현실을 감안한 대안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묻자. 최선을 다하기는 했나. 알다시피 ‘이재명 지사’ 일이다. 15개 기관 이전을 시기까지 못 박았다. 물려받은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 상황을 보자. 2024 옮긴다던 여성가족재단은 내년으로 밀렸다. 관광공사, 문화재단, 평생교육진흥원도 2028, 2029년으로 밀렸다. 2026년 가려던 주택도시공사는 2029년으로 밀렸다. ‘부지 문제’를 공통의 원인으로 든다. 이걸 북부 지역민이 그대로 이해하겠나. 최선을 다했다고 알아주겠나. 의지가 높다고 인정하겠나. 민선 8기에 주어진 시간은 2년 남짓이다. 모든 이전을 끝낼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 다시 판단하고, 양해 구하고, 채근하면서 가면 된다. 결과 보이겠다며 기형 기관 만들면 안 된다. ‘몸통 수원-머리 북부’는 누가 봐도 기형 기관이다.

[사설] 발밑 ‘땅꺼짐’ 공포, 대형사고 전에 근본대책 마련해야

전국 곳곳에서 툭하면 ‘싱크홀(땅꺼짐)’ 사고가 발생한다. 도로를 달리던 차가 땅속으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길을 걷던 사람이 갑자기 땅이 꺼져 추락하는 사고도 종종 있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23년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모두 2천85개에 달한다. 이 중 경기도가 429개(21%)로 가장 많다. 이어 강원 270개(12.9%), 서울 216개(10.4%), 광주 182개(8.7%) 등의 순이다. 이 기간 사망·부상 사고는 각각 2건, 52건(부상자 71명)으로 집계됐다. 차량 파손도 수십대에 이른다. 실제 2022년 7월 성남시 중원구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로 8명이 다쳤다. 지난해 8월 안산시 단원구에서는 하수관과 맨홀 접합부 파손으로 포장보도 아래 땅이 가라앉아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해 8월 서울 서대문구에선 도로를 달리던 차가 싱크홀에 빨려 들어가 운전자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싱크홀은 발밑 지뢰나 다름없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갑자기 땅이 꺼진다면 어떤 대형 참사가 일어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를 단순히 불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싱크홀 사고의 대부분은 공사관리 부실이나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인재(人災)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싱크홀의 원인으로 무분별한 지하공간 개발을 꼽는다. 상하수도관, 전력선, 통신선, 가스관 등을 지하에 매설하면서 지반구조가 망가지거나, 낡은 상하수도관에서 물이 새고 토사가 유실되면서 지반침하로 이어진다. 지하철, 지하보도, 지하차도, 지하주차장 등 도시개발로 인한 지하환경의 변화도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싱크홀 사고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데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은 부실하다. 국토교통부가 2015년부터 가스관, 상하수도관, 통신선 등 15가지 정보를 3차원 입체지도로 구현하는 ‘지하 공간 통합지도 구축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겉치레에 그쳐 사고 예방과 대처가 크게 미흡하다. 지하공간 지도의 정밀도와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현행 지하안전법은 안전한 지하공간 개발을 유도해 싱크홀 사고를 국가 차원에서 예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싱크홀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도로, 빌딩가, 주택가를 가리지 않고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관련 장비·인원을 대폭 확충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노후시설의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필요하다면 광범위한 지반조사도 해야 한다. 도심 지하 공사의 안전기준을 높이고, 지반 탐사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사설] 경기남부 ‘물류단지’ 과밀, 부작용 방지책도 마련해야

경기도에 물류단지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전국의 절반가량이 경기도에 입지해 있다. 현재 운영 중인 곳, 건설 중인 곳, 실수요 검증이 끝나 착공 예정인 곳을 합하면 전국의 물류단지는 60곳에 달한다. 이 중 33곳(55%)이 경기도에 몰려있다. 운영 중인 물류단지 28곳 중 13곳, 건설 중인 13곳 중 3곳, 착공 예정인 19곳 중 17곳이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내 33곳 중 32곳이 남부지역에 밀집돼 있다. 광주, 여주, 안성, 이천, 용인, 화성에 집중돼 있다. 교통망 등 입지 여건이 좋은 데다 서울의 물류단지 수요까지 감당하면서 신규 물량이 자꾸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과잉공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에 물류단지가 급증한 것은 정부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물류단지 조성 관련법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물류단지 총량제를 폐지했다. 대신 업체가 물류단지 입지를 제안할 수 있는 실수요 검증제가 도입됐다. 지역별로 물량을 제한하는 총량제로는 늘어나는 물동량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업계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입지 여건이 좋은 경기도에 신규 물량이 집중됐다. 물류단지가 집중·과밀화된 지역에선 갖가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화물차량이 드나들면서 도로 정체, 교통사고 등 교통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대형 화재가 종종 일어나 주민 불안도 야기하고 있다. 실제 2022년 평택의 한 물류단지 화재로 3명이 사망했다. 2020년에는 이천의 냉동·냉장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한 대형 참사가 있었다. 같은 해 용인의 물류센터 화재로 5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다.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물류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집단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물류단지가 여러 가지 불편만 주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류단지 입점 효과로 홍보되는 지역 고용창출과 세수 확대 등의 효과는 미미하다. 대신 대형 화물차량이 드나들면서 안전을 위협하고 도로 파괴 등 비용만 떠안아야 한다. 자연녹지를 훼손하는 데 따른 환경분쟁, 폐기물 등으로 인한 환경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2021년 6월 경기도에 ‘물류단지 과밀화에 따른 건의사항’을 제출, 신규 물류단지 반대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물류단지가 필요하긴 하지만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것은 막아야 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이 공장 난개발로 몸살인데 물류단지 난립으로 또 다른 고통을 겪는 사례들이 있다. 경기도와 지자체는 과밀화로 인한 주민 불편, 파생되는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성(性)비위 정치, 시민 얼굴에 먹칠한다

정치인의 비위처럼 시간에 묻혀 가는 것도 드물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행위도 슬그머니 잊혀진다. 때론 정치 탄압의 희생자로 둔갑되기도 한다. 금품 비위가 그렇고, 독직 비위도 그렇다. 하지만, 좀처럼 시간에 묻히지 않는 것이 있다. 성과 관련된 각종 비위 또는 학폭 등의 생활 속 비위다. 이런 비위를 대하는 시민의 공통적인 정서가 있다. 정치인의 기본적 도덕성이 결여됐다고 본다. 시민에게 창피함을 떠안기는 민폐 정치인이라고 본다. 그래서 다른 분노보다 오래간다. 웬만해선 정치적 반전도 없다. 이런 일이 경기 남부의 한 지자체에서 생겼다. 법원에서 진행 중인 1심 사건이 알려졌다. 다음 달 13일이 1심 선고 공판이다. 상당 기간 재판이 진행돼온 구속 사건이다. 공소사실 속 범죄는 주거침입 준유사강간이다. 지난 1월7일 평택의 한 모텔에서 발생했다. 피고인이 여성 투숙객의 객실에 침입했다. 신체 주요 부위를 만지는 등 범죄를 저질렀다. 필설 못 할 행위다. 처음에는 모텔 종업원이라고 진술했다. 거짓말이었다. 혐의 내용을 완강히 부인했다. 피해 여성 신체에서 그의 DNA가 검출됐다. 결국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알음알음 알려진 그의 신분이 시민에게 충격이다. 경기 남부 시(市)에서 유명한 정치인이다. 직전 시장선거에서 유력 정당의 후보였다. 낙선했지만 무려 47.45%를 득표했다. 유명한 정치인의 참모로도 활동했다. 시의원을 두 번 했고 시의회 의장도 지냈다. 파문은 확산 중이다. 공소사실만 봐도 이미 파렴치한이다. 모텔 객실에 침입하고, 뻔뻔히 부인하고, 신분을 은폐했다. 신병 구속이라는 처분에서 그 중대성은 결론 났다. 여기서 강조하려는 것은 지역의 분노다. 교육 도시로 성장해 가는 지역이다. 활기찬 변화로 우일신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10년간 공개 정치인으로 살았다. 초등학교 운영위원, 교육포럼 간부, 학교폭력대책단체 활동도 했다. 대통령선거에서는 선대위 부대변인까지 했다. 그런 정치인의 참담한 성 관련 범죄다. 지역 당(黨)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들린다. 그를 천거하고 후원해 온 정당이다. 자리를 줘 행세하게 해준 당이다. 불똥이 튀고 안 튀고 문제가 아니다. 무조건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다. 학생 시민이 알게 될 정치인 성범죄 아닌가. 이보다 나쁜 교육은 없다. 여성 시민이 알게 된 정치인 성범죄 아닌가. 이보다 큰 여성 모욕은 없다. 결국엔 남녀노소 시민 모두가 알게 될 정치인 성범죄 아닌가. 시(市) 승격 이래, 이런 참담한 일이 있었나. 시의 이미지는 시민의 자산이다. 그걸 쌓아 올리는 데 10, 20년 걸린다. 무너지는 데는 1, 2주일도 안 걸린다. 정치인의 성 비위라는 게 그런 거다. 많은 시민이 부끄러워하고 있다.

[사설] ‘발암물질 놀이터’ 전국 전수조사 필요하다

경기도내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어린이 놀이터 수십 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우려했던 내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9월 도내 유치원 28곳과 초등학교 15곳 등 총 43곳의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재 시료를 채취, 환경부 공인 검사기관에 유해성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34곳(79%)의 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PAHs는 암이나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는 발암성 물질이다. PAHs를 구성하고 있는 18개 화합물 중 일부 물질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에 포함돼 있다. 접촉할 경우 피부 자극을 일으키고 장기간 노출되면 간 손상이나 유전자 독성 등의 문제를 유발한다. 발달 단계의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발암물질 어린이 놀이터의 심각성을 알린 것은 경기일보다.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이란 연속보도를 통해 놀이터 탄성포장재에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어린이 활동공간 지도점검’ 대상 학교 200곳 중 탄성포장재를 사용 중인 43곳을 대상으로 자체 유해성 검사를 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발암물질 놀이터의 ‘시설 개선’과 ‘제도 개선 건의’ 투트랙 대응 방침을 밝히고서도 결과를 숨긴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였다. 환경단체에선 “어린이 놀이터가 전반적으로 어떠한 상태인지 공개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검사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22일 열린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그 결과가 밝혀졌다. 이날 공개된 ‘어린이 놀이시설 탄성포장재 PAHs 표본점검’ 자료에 따르면 유해성 검사를 실시한 43곳 중 34곳에서 PAHs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탄성포장재 상부에서 16곳, 하부에서 32곳이 PAHs 기준을 넘겼다. 상·하층부 모두 기준치를 초과한 놀이터도 14곳이나 됐다. 놀이터들은 기준보다 평균 3배 이상의 PAHs가 검출됐으며, 하남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하층부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당 50.5㎎의 PAHs가 검출됐다. 어린이 놀이터의 탄성포장재가 발암물질 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이들이 이런 놀이터에서 놀았다는 사실이 끔찍하다. 이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당장 탄성포장재 놀이터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전국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전수조사도 필요하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놀이터 시설 개선과 법 정비가 시급하다.

[사설] 정치는 특검·탄핵 투쟁, 김동연은 외자 유치 전쟁

국정감사는 계속해서 ‘김건희 감사’다. 거대 야당이 잡아가는 방향이다. 명품백을 비롯한 많은 공방으로 3주 보냈다. 새로운 논란거리까지 더해졌다. 명태균씨가 제기한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이다. 의혹 제기 당사자가 국감장에 출석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도 커졌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반발이 크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검찰을 규탄했다. 민주당은 검찰총장, 서울지검장·부장검사를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장외 집회도 시작됐다. 국민의힘도 똑같이 빠져들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되받았다. 검사 탄핵 등을 헌정질서 파괴라고 풀었다. 이 대표는 7개 사건, 11개 혐의로 기소돼 있다. 이 양단의 대립이 이번 국정감사의 모든 것이다. 지방정부에 대한 국감도 정치에 휘말렸다. 서울시 국감은 야당과 오세훈 시장의 설전이었다. 본질은 사라지고 태도, 발언 등을 트집 잡는 감정 싸움만 난무했다. 이 와중에 유독 정상으로 진행된 국감이 있었다. 경기도 국감이다. 여야 의원들의 정치 공세는 여전했다. 하지만 전체 분위기는 차분했다. 우리는 그 이유를 김동연 지사에게서 찾은 바 있다. 대권에 휘말릴 발언을 스스로 경계했다. ‘(대권 의지를) 밝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표와의 차별화도 내비치지 않았다. ‘기본적인 방향이 다르지 않다’며 피해 갔다. 도 채무 증가, 일산대교 무료화, 반도체 단지 교통 등의 행정이 다뤄졌다. 정치적 ‘한 방’보다는 도민 알 권리 감사였다. 또 다른 소식이 왔다. 외자 유치다. 미국발 소식이다. 김 지사는 국감 직후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18일 2조1천억원 상당의 결과를 밝혔다. 외국인 투자기업인 ESR캔달스퀘어와 미국 유엘 솔루션즈와의 협약이다. ESR캔달스퀘어는 여주시에 친환경 복합물류단지를 짓기로 했다. 99만㎡(30만평) 규모다. 7천700명의 고용창출, 2조5천억원의 경제 유발효과가 추산된다. 유엘 솔루션즈는 첨단 자동차·배터리 시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평택시 오성 단지로 온다. 평가할 대목은 협약에 이르는 과정이다. ESR캔달스퀘어와 김 지사의 만남은 두 번째다. 지난해 4월 투자 의향을 밝혔다. 그 가계약을 2027년으로 확정한 이번 협약이다. 유엘 솔루션즈 역시 김 지사가 지난 5월 비공개로 방문해 투자 의향을 받았다. 그 결실을 위한 만남이 이번이었다. 투자의향(MOU)에서 투자 확정까지 마무리 짓는 방문이다. 100조원 외자 유치를 선언한 김 지사다. 외자 유치의 내실을 기대하게 한다. 잘한 일이다. 사생결단에 모두를 건 국내 정치다. 이 난장(亂場)과 떨어져 부(富)를 챙겼다. 그 부는 여주·평택시민의 먹거리다. 이 지점에서 굳이 평에 박할 필요가 있겠나.

[사설] 夜學 꿈 지켜주는 ‘기회의 경기도’ 돼야

65세 여성의 얘기가 신문에 실렸다. 올 4월부터 한 야학에 다녔다. 3개월 만에 중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한 맺혔던 절절한 가정사를 전한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다. 아버지가 중학교 진학을 반대했다. 아들 앞길 막는다는 이유였다. 어린 나이에 공장을 다녀야 했다. 서러움을 평생 간직하고 살았다. 이제 중졸 학력이 됐다며 좋아했다. 이 여성의 꿈을 이뤄준 곳은 야학이다.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작은 공간이다. ‘야학의 도움이 컸습니다.’ 야학의 역사는 곧 우리 근대사의 굴곡이다. 일제강점기에 처음 시작됐다. 농민에게 한글을 깨우치는 계몽 활동이었다. 1960년대 들어서는 보조 교육 역할이었다. 가난한 청소년에게 검정고시 지도를 했다. 70~80년대 수요자는 도시빈민과 노동자였다. 생활·노동 야학의 성격이었다. 최근에는 만학층 지원이 핵심이다. 노인, 주부, 장애인을 위한 배움터다. 이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소외된 곳을 비추는 희망이다. 꼭 필요한 곳이다. 기능이 여전하고 필요성도 여전하다. 그런 야학이 줄어들고 있다. 있는 야학도 어려움이 크다. 야학은 무료로 진행한다. 재정 지원과 후원에 의존해야 한다. 이게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교육부가 검정고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에 지원하는 예산이 있다. 2022년 8억4천만원이었다. 올해 5억5천만원으로 34% 줄어들었다. 전국 다 해서 이렇다. 비슷한 정책으로 성인문해 지원 사업이 있다. 이것도 52억원에서 49억원으로 줄었다. 일제강점기에도 어려웠던 야학이다. 지금도 어렵다. 전기세 걱정에 에어컨도 못 켜는 지경이다. 20만원 임차료도 버겁기만 하다. 기존 강의실을 쪼개 쓰며 교육한다. 이런 곳에 60대 이상 학생이 70~80명씩 몰려든다. 끝내 문을 닫는 야학도 늘고 있다. 경기도에는 한 때 수십곳의 야학이 있었다. 이제 20여곳 남아 있다. 야학이 한 곳도 없는 지자체도 있다. 좋아질 기미는 없다. “예산을 올려도 계속 삭감된다.” 교육부 관계자가 전한 상황이다. 복지천국이라는 대한민국 아닌가. 정치권의 퍼주기는 여야 구분이 없다. 지방자치단체 복지도 경쟁적이다. 선거마다 노인 복지, 학생 복지가 공약집을 메운다. 그런데 야학 약속은 안 보인다. 이렇다 할 ‘야학 공약’을 본 기억이 없다. 수혜자가 누군가. 가난해서 못 배운 어르신들이다. 어렵게 정착하는 이주 노동자, 탈북민들이다. 표가 덜 된다고 보는 건가. 김동연 경기도의 가치는 ‘기회’다. 저들에게 야학은 기회다. 경기도가 나서 주면 어떻겠나. 기회의 땅, 경기도에서 선도해주면 고마울 것이다.

[사설] 온라인 불법 도박 근절 위한 특별법 마련해야

온라인 불법 도박이 청소년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 깊숙이 번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SNS를 통해 코미디언 이진호가 방탄소년단(BTS) 지민을 비롯해 이수근 등 주변 지인들은 물론이고 대부업체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려 온라인 불법 도박을 했다고 고백했으며 피해액은 23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화성시 장안면 출신인 이진호는 2020년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온라인 불법 도박에 연루된 사건이 자주 보도되고 있을 정도로 온라인 불법 도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진호는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 수순에 들어갔으며 화성시는 지난해 3월 임기 2년으로 위촉한 “이진호 홍보대사를 해촉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불법 도박에 대한 신고는 지난 4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즉, 지난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온라인 도박 신고는 총 3만9천82건에 달했다. 이는 2019년 신고 건수인 1만3천64건에 비해 약 2.99배 증가한 수치다. 2022년 기준 전체 불법 도박 규모는 약 102조원에 이른다. 유형으로는 온라인 도박이 36.51%로 가장 많으며 금액으로는 37조원을 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감시 예산 및 인력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9년 18억700만원에서 지난해 10억5천200만원으로 약 41.7% 대폭 삭감됐다가 올해 14억2천600만원으로 다시 35.5% 증액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이런 정도의 예산으로는 폭증하고 있는 온라인 불법 도박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법무부를 비롯해 9개 부처가 참여해 출범한 ‘온라인 불법 도박 근절 범정부 대응팀’이 주축이 돼 특별법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아직까지 입법이 되지 않은 상태로 온라인 불법 도박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불법 도박에 이용된 계좌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해 도박 사이트 신설에 사용된 운영자들의 계좌를 차단함은 물론이고 도박 범죄 개설 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중지시켜야 한다. 최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 등을 감안해 관련 예산 증액과 더불어 처벌 규정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부와 국회는 온라인 불법 도박을 근절할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사설] 안상수 출마와 낙선, 前 인천시장의 길 아니었다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가 끝났다.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득표율 50.97%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2.12%를 얻었다. 선거 결과 논평은 정파적 입장에 기초한다.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대체로 많다. 보수 지역임이 반영된 판단이다. 이런 견해에 굳이 보탤 의견이 없다. 그 대신, 시각을 달리해 짚고 가려는 관전평은 있다. 예민한 선거 기간에는 언급할 수 없었다. 이제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안상수 전 시장은 왜 출마한 것인가. 인천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이다. 2002(3대)·2006년(4대) 인천광역시장을 했다. 2012년에는 18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였다. 강화 등 지역 국회의원도 세 번이나 했다. 그런 그가 군(郡) 행정을 하겠다며 출마했다. 국회의원 출신의 시장직 도전이 없던 예는 아니다. 논쟁은 인천광역시장 출신의 강화군수 도전이다. 강화군은 인천광역시 산하 기관이다. 상급기관장 출신이 하급기관장에 지원한 셈이다. 시장 퇴임 14년 만에. 정당과 필요에 의해 공유된 결정이라면 달리 볼 수도 있다. 이번 경우는 그것도 아니다. 정당에서도 반대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안 전 시장은 선택받지 못했다. 3선 국회의원, 대통령 경선 후보 등 화려한 전력을 갖고 있다. 이런 그에게 당은 후보 자격을 주지 않았다. 그 연유를 짐작하는 건 상식의 영역이다. ‘노욕’으로 봤을 거다. 아니면 그런 여론을 들었을 것이다. 거기서라도 멈췄으면 좋았다. 하지만 탈당하고 출마했다. 그리고 참패했다. 우리가 안타까움을 갖는 인천 정치사가 있다. 전임 시장들의 흑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8년6개월간 재임했던 시장이 있었다. 관선과 민선을 관통했던 고(故) 최기선 시장이다. 세 번째 시장 중에 송사에 휘말렸다. 대우자판에서 3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다. 쫓겨나듯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4년 뒤 당적을 바꿔 다시 출마했다. ‘노욕’, ‘철새’ 평가가 듣는 인천시민을 불편하게 했다. 그러고는 쓸쓸히 사라졌다. 또 다른 역사도 있다. 송영길 전 시장이다. 2010년 5대 시장을 했다. 그 역시 인천에서 다선 국회의원도 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휘말렸다. 본인은 정치적 수사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구속했고, 법원이 유죄 선고를 했다. 명예 회복을 하겠다는 ‘소나무당’ 행보가 안타깝다. 왜 자꾸 이런 모습이 인천시민에게 목격되는지 모르겠다. 선거는 끝났고 응당 패자가 사라질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 후보의 말을 듣고 싶다. 그래서 얻은 게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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