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 9월 여야의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인천의 현안 20개를 공약에 담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인천연구원의 인천 아젠다 30, 시민청원, 대정부대정당 건의사항 등을 검토해 선정한 2022 인천 공약 20에는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종료를 비롯해,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제2경인선 조기 착공 등이 담겨 있다. 실망스럽게도 여야 대선 후보들은 인천 공약 실현을 위한 고민보다는 표심부터 얻고 보자 식의 공약 받아 적기에 급급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등은 지난 10~12일 열린 인천 새얼아침대화 강연을 통해 인천 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천의 최대 현안 수도권매립지 문제에 대해 이 후보는 합리적 대안,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수도권매립지 매립 종료 및 대체매립지 조성 추진을 각각 강조했다. 이들은 매립지 종료의 기본 취지인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 고통 30년의 인천보다 인구가 많은 서울경기를 의식하는 모양새다. 영흥화력발전소도 3명 모두 조기 폐쇄하겠다는 공약만 내놨을 뿐 폐쇄에 따른 대안은 없다. 20개 공약 모두 이런 식이다. 전국에서 봇물처럼 쏟아지는 공약에 응답해야 하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천은 이번 대선을 통해 주요 현안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방법은 선택과 집중이다. 핵심 공약 2~3개를 선택해 지역 정치권과 함께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원성이나 명분없는 공약은 과감하게 접어야 한다. 인천으로선 매립지 종료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매립지 종료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과 인천시민의 30년 쓰레기 고통 해소라는 뚜렷한 명분이 있다. 후보들도 이 명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여기에 인천시는 자체 매립지 조성이라는 종료를 위한 마중물까지 준비하고 있다. 차기 정부가 대체매립지 조성 의지만 확고히 한다면 실마리가 풀리는 것이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도 5천억~6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부담이지만,극심한 교통혼잡 해소와 도심 양분에 따른 지역발전 걸림돌 제거 효과를 감안하면 명분과 가치가 충분하다.사업비도 인천과 서울의 도심 한복판을 잇는 경인고속도로의 지상 구간 주변을 활용한 개발사업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대선 후보들도 20개의 영혼없는 공약(公約)보다, 철학이 담긴 1~2개의 책임 공약(空約)이 표심잡기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직시하길 바란다.
사설(인천)
경기일보
2022-01-26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