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경제청, 송도6·8공구 개발 공익 원칙에 충실해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7일 송도68공구 개발사업과 관련한 시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인 (주)블루코어PFV와의 주요협의 내용을 설명했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발표한 송도68공구 개발 관련 핵심이슈인 랜드마크로써 103층 420m 이상 국내 2위 초고층 빌딩과 대관람차와 아쿠아리움 등을 포함한 대규모의 문화 관광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이다. 이날 설명회가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하지만 여러 과제가 남아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애초 송도68공구는 151층 인천타워를 핵심으로 건설하고 주변에 상업시설을 확보하는 상업 중심 랜드마크도시를 계획했다. 2013년 준공을 목적으로 2010년 인천시장이 착공식까지 개최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당시 특수목적법인이 사업을 포기해 6년 만인 2015년에 최종 무산됐다. 이후 인천경제청은 송도68공구 주변 지역을 주거 용도로 도시계획을 변경했고, 중심지에 대해서 새로운 사업시행자를 선정하는 등 애초 상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대폭 변경했다. 주변의 주거지역은 한창 아파트가 건설 중이고 일부 입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심지역에 대한 개발내용의 협상 과정에 우선협상대상자와 법정소송을 거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와 함께 일부 주민들이 애초 경제청에서 제시한 151층 건립 약속을 이행하라는 민원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시민단체도 우려 의견을 제시하는 등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최종 개발내용의 협상이 지연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의 행정 난맥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주민들의 무분별한 민원에 밀려 합리적인 도시계획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인천경제청은 도시개발과정에서 경제특구라는 명분에 의해 심도 있는 도시계획심의를 거치지 않는 특수성이 있다. 규제 완화와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다른 지역과는 달리 내부 행정 실무적 판단과 절차가 그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잦은 변경과 고밀 공동주택 건설로 합리적인 도시계획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논리 개입과 주민의 지역이기주의 등에 미래 국제도시 비전과 공익이 훼손당하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인천경제청은 이제 도시계획과 개발의 공익적 원칙에 충실한 행정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초고층 빌딩을 비롯한 대규모 문화 관광시설이 건립되면 많은 관광객 등이 밀집하는 상업 도시로 랜드마크가 설정된다. 랜드마크로 인한 편익이 예상되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막대함을 직시해야 한다. 주변의 진입도로가 부족하고 관광객이 밀집한 탓에 일어나는 소음, 교통혼잡, 환경,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이미 유명관광도시에서 심각하게 겪고 있다. 따라서 인프라의 사전 확보와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반드시 최종 협상내용에 포함해야 한다. 개발의 청사진보다 예측되는 행정수요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지속 가능한 인천경제청 개발행정의 책무 이행을 기대한다.

[사설] 빛바랜 입체도시, 루원시티의 교훈과 과제

지루하게 끌어오던 인천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의 루원시티(Lu1 City) 도시개발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핵심시설 조성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올 6월로 계획된 준공이 어렵고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애초 계획보다 10년 이상이 지체되고 계획 내용의 잦은 변경과 기반시설의 미비로 입주를 앞두고 입주민들의 민원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루원시티는 프랑스의 라데팡스를 벤치마킹한 입체복합도시를 기본 콘셉트로 시작했다.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표방하면서 야심 차게 시작한 신도시로 한껏 기대를 모았다. 지하에 고속도로와 도시철도, 간선급행버스체계 등을 갖춘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고, 지상에는 랜드마크 쌍둥이 타워, 고급아파트, 대형 교통센터, 쇼핑몰, 공원 등을 만든다는 콘셉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지하 교통체계는 사라지고 지상에는 공원이 줄어든 대규모 초고층 아파트와 상업시설이 집중하는 것으로 변질됐다. 사업비 과다로 인해 애초의 입체복합도시가 아파트촌으로 전락한 도시개발사업으로 지역사회에 여러 교훈과 과제를 안기고 있다. 루원시티는 당초 정치적 야심에 의해 무리하게 시작한 사업으로 치밀한 준비가 부족해서 사업의 지체라는 필연적인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주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추진하면서 조성원가가 청라와 송도국제도시와 비교하면 5배에서 10배를 넘어가는 수준이었다. 도저히 사업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원초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사업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했고, 약 2조원대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되는 지역의 최대규모의 대표적인 도시개발 실패사례이다. 따라서 준공을 앞두고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손실금 정산을 두고 지루한 법정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사업성에 쫓긴 잦은 계획 변경은 인천의 미래 도시 공간구조의 왜곡을 초래했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전문가와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의 합리적인 절차는 송두리째 무시되고, 시정의 최고 책임자의 독선적인 지시에 의존하는 구태적인 도시계획이 만연하는 무형의 피해도 나타났다. 도시계획의 전반적인 체계가 무너지며 시정 파행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도시개발은 경제 상황 등과 같은 많은 요인이 작용해 계획이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데는 쉽지 않은 사업이다. 이러한 요인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며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행정 역할이다. 루원시티는 인천의 소중한 실패사례로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 계획의 구상에서부터 전체적인 내용을 빠짐없이 정리하는 백서의 작성이 필요하다. 이를 기초로 미래를 위한 인천의 도시개발 행정모형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거버넌스에 기초한 인천형 개발모형을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사설] 인천지역 자치단체장은 갈등 해소에 앞장서야

인천지역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10개 군 구 중에서 강화군을 제외하고 모두 차지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민주당 소속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집권 여당의 당 대표도 계양구를 지역구로 둔 5선 의원이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지역 내 현안 해결에 협업이 잘되고 효과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3년 반 동안의 지방자치는 기대에 못 미치며 오히려 자치단체 간의 갈등만 노출되는 모습이었다. 지역 현안의 해결은커녕 실타래가 꼬여 시민의 실망만 안기고 있어 안타깝다. 박남춘 시장이 쓰레기로부터 독립을 외치며 30년간 묵은 지역 현안인 매립지문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2025년 쓰레기 매립지 종료를 위해 서울시, 경기도와 보이지 않은 전쟁을 치르는 상황이다. 쓰레기 논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천시가 우선 발생지 처리원칙을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어 자체소각장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지난해부터 예비후보지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구청장들이 나서 반대하면서 논점이 원점으로 회귀한 상황이다. 구청장들의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난관에 부딪혀 정무부시장을 교체하는 등 민주당 인천시당이 나서기도 했으나 그 성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치단체 간의 이기주의 갈등은 인천시 8대 전략산업으로 추진 중인 남촌 일반산단 조성사업에 잘 나타나고 있다. 남동구와 민간자본이 합작한 특수목적법인이 시행하여 특혜시비를 해소하고, 1천900명 고용과 3조 원대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지역사회 일부에서 환경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지역 정치인이 나서고 인접 자치단체의 이기주의로 진척이 답보 상황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를 힘을 합쳐 추진해도 어려운 상황에 옆에서 방해하는 정치 행태는 구태 그 자체이다. 최근에는 송도 화물차주차장과 관련해서 자치단체장 간에 공개적인 설전도 했다. 자기 앞마당의 민원을 타 지역으로 떠넘기는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하수의 지방 자치활동이다. 분명히 관계되는 자치단체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정상적인 자치행정이 아니다. 싸움을 걸고 갈등을 유발하는 저급한 행정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이해를 받들고 갈등을 조정하며 지역발전을 스스로 추구하며 책임지는 고귀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일선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하는 정치인들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코앞의 이익과 표에 눈이 멀어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는 유권자에게 용납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 보건소 생존 휴직 대란, 업무 증가 만큼 인력 충원해야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인 보건소 소속 공무원들의 생존형 휴직 대란이 심각하다. 이미 코로나19 격무로 정신신체적 한계에 다달았지만 개선의 여지도, 끝도 안보이니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휴직이다. 생존을 위한 탈출인 셈이다. 방역 최일선의 심각한 차질도 불가피하다. 인천지역 10개 보건소 마다 전체 직원 중 10~20%씩이 휴직 중이거나 휴직할 계획이다. 중구보건소는 정원 62명 중 5명이 휴직 중이며, 9명이 추가로 휴직을 신청해 내년에는 전체 인력의 20%정도가 휴직 예정이다. 계양구(14%), 옹진군(12%), 미추홀구(11%), 연수구보건소(10%) 등도 정원의 10% 이상 휴직 중이며, 휴직신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건소 마다 인력부족으로 코로나19 업무 상황이 이미 한계에 봉착한 상태에서 10~20%의 휴직 공백은 남은 직원들과 최일선 방역전선에 모두 치명적이다. 휴직 직원들 역시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한 상태다. 코로나19 격무 트라우마 등으로 보건소 직원들의 휴직과 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보건 현장에서는 격무로 인한 피로감과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업무 직원에 대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이나, 지자체의 인력 파견 배치 등 현재의 지원책으로는 어림도 없다. 답은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업무 증가폭 만큼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다. 보건소 인력은 업무 특성상 정규직 공무원과 기간제근로자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하고 있다. 이는 신규 업무 도입 시 비정규직 직원을 우선 배치해 시범 운영하는 등 업무량과 인력배치간의 균형을 위한 것이다. 일시적 업무에 대한 효율적인 인력운영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는 업무량과 인력 간 균형이 무너졌다. 코로나19 정국이 1~2년 안에 종료한다는 의학적 근거나 보장도 없다. 불행하게도 장기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더 크다. 코로나19 정국의 장기화와 심각성을 인정하고 비상 시국에 맞는 보건 인력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서둘러 인력 충원 대책을 내뇌야 한다. 인력 운영 규칙상 정규직 충원에 한계가 있다면, 비정규직 충원을 통해서라도 보건 현장의 업무량과 인력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 특히 인천시 등 지자체는 코로나19 보건 현장 점검을 통해 더 신속한 핀셋 충원을 해야 한다.

[사설] 위드코로나 실패, 정치논쟁 벗어나 과학방역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불과 45일 만에 좌초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로 하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7천명 내외를 연일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는 등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 세계로부터 K-방역의 성공을 칭송받았는데 한순간에 무너져 허탈하다. 그간의 값진 헌신과 희생이 너무 억울한 상황이다. 그동안의 K-방역 성과요인을 위드코로나 실패 시점에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실패 요인을 규명해서 조속히 대안을 모색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시점에서 옛날의 영화를 그려본들 때늦은 후회일 뿐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낯선 위기상황에서 실패의 원인과 긴 암흑의 터널을 슬기롭게 해쳐나온 작은 경험은 앞으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된다. 모범 답안이 없는 상황에서 짧은 기간에 의미있는 성과를 이룬 소중한 경험에서 비롯한 힌트는 해답을 찾는 데 큰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K-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난하지만 스스로 과학방역을 정치 쟁점화한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은 성과에 대해서도 여야는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상과 지원에서도 정치적 논리로 일관하면서 공방을 계속하며 표를 계산하는 모습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은 지원 규모와 방식에서도 유불리를 따지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논쟁만 일삼는 정치권이야말로 정치방역에 몰두하는 행태를 멈추고 전문가에게 귀 기울이는 과학방역에 몰두해야 한다. 정치방역에 동조하고 부추기는 한 축은 일관성 없는 언론임을 자성하지 않을 수 없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기 이전에는 보수 진보 언론을 망라하고 일제히 소상공인의 피해를 주장하면서 거리두기 완화를 외쳤다. 지난 8월부터 해외의 사례를 들어 조속한 위드코로나를 일제히 주문하고 국민 고통의 가중을 K-방역의 실패로 단정하기도 했다. 11월1일부터 언론들은 위드코로나로 활기를 찾은 시장과 식당 등 현장을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언론의 논조는 불과 2주 만에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위드코로나의 성급한 도입에 따른 실패라고 비판하면서 정부와 의료진의 준비 부족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한순간에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이라 몰아세우고 의료진들의 희생을 허무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정부 정책을 믿고 함께한 국민을 불신으로 몰아세우며 코로나 위기를 증폭시키는 데 몰두하는 모습이다. 코로나는 앞으로도 극복해야 하는 코앞의 과제이다. 모두가 냉정하게 성찰하고 지혜와 힘을 모아서 그동안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게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사설] 인천~제주 여객선 재취항, 안전의 새 이정표로

지난 10일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조용한 역사적 행사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끊겼던 인천~제주 카페리 여객선이 7년 8개월 만에 다시 뜨는 비욘드트러스트호 취항식이다. 연간 여객 10만명, 화물 100만t 이상을 나를 것으로 기대하는 취항식에는 여객선사 대표와 인천시 부시장, 인천해수청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조촐한 행사였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한 취항식은 다시는 같은 아픔이 발생하지 않게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선박 건조회사에 따르면 710억원을 들여 건조한 여객선은 총 톤수 2만6천546t으로 세월호보다 4배 이상 큰 규모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여객선이 기울어지지 않기 위해 선박복원성 확보에 노력했다. 화물 선적 중 선박 균형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국내 최초로 화물적재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항공기처럼 위치속도운항거리도착시각 등의 정보가 담긴 운항정보시스템도 적용했다. 비상시 정원 854명이 30분 이내 탈출할 수 있는 비상해상탈출시스템을 탑재했다. 안전을 우선하기 위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름길 맹골수도를 피해 40분이 더 걸리는 항로를 택했다. 선박 건조부터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고 과거의 악몽을 되풀이지 하지 않기 위해서 여객선의 이름에서도 신뢰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았다. 자본 탐욕을 위한 온갖 비리와 부패의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세월호와 비교되는 이름이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의한 참사와 불신을 넘어가야 하는 그 이상의 신뢰 의지도 포함된 듯하다. 7년 8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지나 다시 취항하면서 안전에 완벽히 했으리라 믿지만, 걱정도 남아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월호 선장의 무책임한 안내방송을 믿으며 선실에서 대기하였던 선량한 학생과 시민들이 무참히 희생한 사실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문제점 및 당시 정부 대처에 대해 완전한 규명과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신뢰 회복이 미흡한 상황이다. 안전관리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선행조치와 관련 기관들의 혁신적이고 투명한 안전관리도 함께 필요한 때다. 안전은 보이지 않은 자산이라 우리 주변과 사회에서 경제성에 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험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남의 일로 치부되기도 쉽다. 사회적 재앙에 대해서 쉽게 망각하고 사후 대책도 임기응변적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어렵고 고귀한 가치인 안전은 정책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혹독하게 경험했고 잊어서는 안 됨을 깨달았다. 여객선 재취항은 단순한 의미를 넘어 세월호의 희생이 고귀하게 승화할 수 있는 이정표가 돼야 한다.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쓴다는 각오로 최고의 안전 모델을 구축해 주길 기대해 본다.

[사설] 인천고등법원, 새해에는 매듭 지어야

인천의 숙원사업인 고등법원 설치 문제가 또 다시 해를 넘기고 있다. 인구 120만의 수원은 지난 2019년 3월 전국 6번째로 고등법원을 개원했으나, 300만 인천의 고등법원 설치는 갈 길이 멀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신동근 국회의원 등이 지난해 6월 인천 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1년 이상 낮잠 중이다. 지역 사회는 지난 2015년부터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추진했고 앞으로 개정 법률안 마련과 예산 배정, 청사 신축 등에만 4~5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300만 인천시민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불편을 겪는 셈이다. 인천지방법원이 관할하는 부천과 김포시민까지 합하면 430여만명의 사법서비스 보장을 위한 고등법원 설치가 시급하다. 인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정책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천지법 관할인 인천과 부천김포에서 서울고법까지 대중교통 이동시간은 평균 1시간36분, 승용차는 1시간11분씩 이다. 인천이 수원보다 인구가 많고, 서울 접근성은 나쁜데도 고등법원은 없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 수원고등법원 개원에 따른 인천 시민의 형평성 문제 제기로 인천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개원했지만 민사재판을 처리할뿐, 형사행정재판은 여전히 서울고등법원을 찾아야 한다. 인천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라도 인천고등법원 설치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시와 지역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천고등법원 설립,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인천고등법원의 당위성과 대선 공약 반영 등을 강조했다. 물론 선거를 볼모로 고등법원 설치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 하지만 인천시민을 포함한 430만명의 사법서비스 보장과 인천의 경제, 면적 규모 등을 감안할때 당연한 요구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특히 300만 시민이 지난 수년간 목이 터지게 호소해도 소용 없고, 내년 대선이 3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인천고법 설치에 관심 두는 대선 후보가 없다. 인천시민은 당국의 사법서비스 지역 차별과 중앙 정치권의 무시를 쓰라리게 받아내고 있다. 그래도 다시 한번 호소할 수 밖에. 지역 정치권은 각 정당 대선 후보의 관심과 공약화라는 정치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개정법률안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시민사회단체 등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총력을 다해야 한다. 인천고등법원, 절실해 시작한 일 이니 새해에는 반드시 매듭 지어야 한다.

[사설] 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구태 반복하지 말아야

내년 6월 치러지는 인천 시교육감선거와 관련하여 보수단체 간의 논쟁이 한창이다. 서로 주도권을 쥐고자 하면서 각 진영이 지지하는 후보를 염두에 두고 분열하는 모습이다. 먼저 단일화를 주도한 진영은 단일화 후보 등록을 마쳤고 경선을 통해 내년 1월25일까지 단일후보를 낼 계획이다. 그러나 애초 보수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5명 중 2명만 후보 등록을 마쳐 반쪽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최근 창립한 한 보수 단체는 단일화 작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기존 단체를 비난하고 나서 보수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 단체는 당초 인천 교육의 탈정치, 탈이념, 탈구태를 선언했다. 교육정책이 정치적으로 오염되지 않고, 학생들의 교육에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미래 교육의 희망을 위해 구태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도모 할 것도 약속했다. 이러한 가치를 내세우며 지역사회의 집단지성의 참여라는 명분으로 단체를 만들고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신선하고 마땅한 가치 추구에 시민들의 기대가 높았으나 최근의 활동은 창립의 취지를 의심케 한다. 이 단체는 성명서 등을 통해 교육의 탈정치, 탈이념, 탈구태와는 거리가 멀뿐만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과거 보수후보의 분열로 진보후보가 당선된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정치 이념적 논리로 범 보수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 단체는 기존 보수후보 단일화 추진 단체가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단체 역시 특정 후보 추대를 염두에 두고 후보단일화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 단체는 또 일관되게 중등교육에서 전교조 활동의 폐해를 주장하면서 교단의 정치적 이념 논쟁을 적폐로 예단하고 척결을 주장했다. 그야말로 정치권의 보수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판할때 동원하는 이념 논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인천 교육감 후보단일화 추진 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자기모순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것을 성찰해야 한다. 일반적인 선거와는 달리 교육감 선거에서 정당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의 선거제도를 직시해야 한다. 최고의 교육책임자를 자임하면서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들도 이러한 단체들의 꼭두각시가 돼서는 안 된다. 후보자들을 길들이기 하는 단체도 문제이지만 이 단체들에 휩쓸리거나 이용하려는 후보도 문제다. 교육감 선거를 자기 진영의 전유물로 삼고 주도해야 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진정한 교육감 선거의 의미를 되새기며 보수단체 스스로 반문에 따른 해체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사설] 故 최기선 교수의 인천대 민주화 정신 되새겨야

지난 24일 국립인천대 교정에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인천시장을 역임한 고(故) 최기선 석좌교수의 흉상 제막식에 박남춘 시장과 박종태 총장 등 80여명의 지역 인사들이 참여했다. 비리 부패 사학인 선인학원을 공립화하고 인천대학을 시립으로 발족시키고 현재의 국립대학법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최기선 석좌교수의 업적을 기리는 흉상 제막식이었다.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이번 흉상 제막식은 인천대학이 인천지역을 선도할 수 있는 대학으로 발전하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입을 모았다. 흉상 제막식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인천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 1979년 선인재단의 공과대학으로 설립된 인천대는 다른 어느 대학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의 민주화 투쟁과 시민들의 지지가 함께했고 고 최기선 시장이 결단했기에 지금의 인천대가 가능했다. 따라서 지역거점 국립대로서 역할과 함께 인천 시민들의 대학으로서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동안 민주화 정신이 퇴색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18년에 대표적인 친박근혜 인사인 당시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에게 제1호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총장추천위원회 인사였던 당시 교육부 장관의 비서관 출신을 고액 연봉의 산학협력교수로 특별 채용도 했다. 이에 2018년 출범한 인천대 대학민주화기념사업회는 학원 민주화의 성지인 인천대에 친박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에 대해 통탄하면서 인천대 역사와 존재 이유에 대해 경고를 하기도 했다. 인천대학의 비민주적인 행태는 지난 총장선거에서 절정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구성원들의 투표와 평가로 선출한 3인의 후보 중에서 이사회가 최종 1인의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혼란은 극에 달했다. 이어서 최종 후보가 교육부에서 인사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임명이 늦어지고 재선거를 치르며 총장 공석의 사태를 빚었다. 이러한 혼란과 파행으로 대학의 민주화 정신이 훼손되는 일련의 과정 한가운데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시작과 끝에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막대한 문제를 야기했음에도 이사장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재선출을 통해 이사장을 연임하여 급기야 민주화기념사업회가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인천대는 민주화 성지의 상징을 훼손하는 비민주적인 대학 운영을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 된다. 학내 곳곳에 과거 선인학원의 운영 행태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재연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성찰해야 한다. 고 최기선 석좌교수의 흉상이 캠퍼스에서 지켜보고 있음을 늘 명심해서 대학의 민주화가 훼손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

[사설] ‘인천형 방역’, 위드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강화를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가 4천116명으로 하루 확진자 수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인천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역대 최다인 221명까지 치솟으며 34차 대유행 수준을 넘어섰다. 인천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 가동률은 81%(23일 오후 6시 기준)로 79개 중 64개를 사용 중이다. 준중환자 치료병상 23개는 이미 꽉 차 환자가 갈 수 있는 병상이 없다. 정부의 위드코로나 중단 비상계획 발동 기준인 중증환자실 가동률 75%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연일 최다를 기록하는 확진자 증가와 입원환자 2천478명, 재택치료자 298명 자가격리자 5천302명(24일 0시 기준) 등을 감안하면, 15개의 남은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당장이라도 부족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중환자 치료병상 부족은 곧 치명률로 이어지는 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남동구 요양병원 134명, 계양구 대중 목욕탕 34명, 미추홀구 어린이집 28명 등 인천 곳곳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일로다. 특단의 인천형 방역 대책이 시급하다. 인천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 안팎이던 지난 연말과 연초에 이미 방역당국 방침과 별도의 인천형 방역을 한 바 있다. 위드코로나는 확진자 추이의 일정 수준 유지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 감당이 어려워지면 당장이라도 멈춰야 한다. 인천시는 우선 공무원 회식 잠정 중단과 사적 모임 자제 등 실현 가능한 방역 강화부터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종교시설과 각종 행사 등의 모임 인원수 축소를 유도하고 요양시설, 학교 등 고위험 다중이용 시설의 방역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생계형 업소들에 대해서도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철저한 점검도 필요하다. 특히 지난 23일부터 유초중고등학교가 전면 등교한 만큼 인천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서도 2~3중의 방역망 구축과 운영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동참도 절실하다. 지난 1일 시작한 위드코로나 1단계 이후 인천지역 일부 대형 쇼핑센터에는 인파가 넘쳐나고, 유명 음식점의 대기 행렬도 늘어서고 있다. 위드코로나는 시민들의 방역 수칙 준수뿐만 아니라 사적 모임 자제 등 자발적인 방역 강화가 있을 때 유지할 수 있다. 위드코로나 분위기 편승과 백신접종에 대한 과신 등으로 경각심을 잃는다면 개인적으로는 돌파감염, 사회적으로는 코로나19 대혼란으로 이어질 뿐이다. 위기의 위드코로나 1단계, 여기서 더 밀리면 위드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위드코로나 이전 수준의 강력하고 자발적인 방역만이 23단계로 가는 길이다.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