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종자 귀국¶¶국내에서 사라졌던 토종 농작물 종자 32종 1천546점이 지난 5월29일 고국의 품에 다시 안겼다. 일본 유출 100년 만의 귀환이다. 지난해 6월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한반도 원산 유전자원 34종 1천679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 작물은 그동안 일본 농업생물자원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던 한반도 원산의 유전자원들로, 20여 차례의 끈질긴 요청 끝에 돌려받는 데 성공했다고 농촌진흥청이 설명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식량자원 확보를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일찍이 자원 확보에 눈을 돌렸던 선진국들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자원들을 활용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개발도상국은 자국 원산의 토종자원에 대한 소유권과 배상을 주장하는 등 신경전이 한창이다. 일본에서 반환된 주요 유전자원은 곡류가 벼·보리 등 4작물 649점, 잡곡류 귀리·율무·조·수수 등 6작물 215점, 두류는 콩·강낭콩·좀돌팥 등 5작물 446점이다. 채소류는 파·박·무 등 8작물 29점, 특용은 아마·차조기·유채 등 6작물 202점, 기타 작물은 오챠드그라스, 비수리, 블루그라스 등 4작물 5점이다. 특히 1930년에서 1940년대 한반도에 살았던 자원과, 남한에서는 사라졌지만 북한에 서식하는 토종자원 등 귀한 작물이 다수 포함됐다. 보리의 경우 영월6각· 황금맥·재래청·조선백나·흥양재래·충청재래 등이 돌아왔다. 콩은 흑목태협·백소태·단천황·회색대두·적서목대두·농다대태 등이며 벼는 용조·조조·서경조·조선재래유·다다·한천로조·장립유 등 우리 고유의 토종 재래종이다. 또 북한지역 토종자원으로는 함남 갑산의 아마, 황해도 사리원의 밀·귀리·조·기장 등이다. 생경한 이름들이 있지만 우리 토종이란 점에서 우선 반갑고 정겹다. 농진청은 이 작물들을 신품종 육성에 활용하는 한편 잊혀진 작목의 복원과 가치 창출에 나선다고 한다. 웰빙 식품은 물론 우리 토종자원 특유의 맛, 색, 향 등에 함유된 항산화물질 등 다양한 기능성물질의 증대와 새로운 식(食)·의학 소재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21세기는 종자전쟁, 자원전쟁이라고 부를 정도로 세계 곡물난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농진청의 연구·개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임병호 논설위원
오피니언
임병호 논설위원
2008-06-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