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화학’이란 개념으로 분석하면 모든 눈물은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 형태의 생물학적 눈물이 있으며 그 기능은 각기 다르다고 한다. 첫째, 지속적인 눈물이다. 이는 각막을 촉촉하고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는 일종의 자동 세척을 위한 눈물이다. 통상 5~6초 사이 매번 눈을 깜박일 때마다 지속적으로 흐르는 눈물로 하루 평균 1~2㎖에 달한다 .이는 먼지 등으로부터 각막을 보호하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접근을 막는 항생물질까지 포함하고 있다. 둘째, 자극에 의한 눈물이다. 양파의 이황화알릴 등 화합물이 눈동자와 접촉하면 이를 씻어내거나 희석시키는 역할을 한다. 셋째는 희로애락에 따른 감정의 눈물이다. 그런데 눈물의 성분을 정밀 분석하면 지속·자극에 의한 눈물은 물과 염분 외에 프레알부민,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철과 구리 같은 중금속을 운반하는 단백질 등이 주로 들어 있다고 한다. 감정에 의한 눈물은 지속·자극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성분이 추가로 있는데 중금속 등을 운반하는 단백질 함량은 20%나 많고 프로락틴(젖이 잘 나오게 하는 황체호르몬), ACTH(스트레스의 저항력을 강화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로이신 엔케팔린(고통을 없애주는 뇌속의 마약물질과 같은 엔도르핀의 중간체), 그리고 특히 중금속인 망간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즉 희로애락 감정에 의한 눈물은 스트레스를 배출하는 화학물질이며 특히 중금속도 내보낸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화학변화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눈물과 섞여 다른 중금속과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한바탕 울고 나면 후련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눈물은 인간의 감정을 안전하게 저장하는 마음 속에 있는 ‘감정의 저수지’와 같겠다. 그 저수지의 수위는 갖가지 인생의 경험, 기쁨과 환희, 슬픔과 탄식, 절망과 분노 등으로 만수위가 돼 사방으로 출렁거리며 넘치곤 하는데 인류는 언제부터인지 이것을 눈물이라 일컬었다. 가슴에 고인 恨을 폭포수처럼 눈물로 쏟아내고 싶은 날이 있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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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3-08-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