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이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역대 대통령선거에 등장한 후보들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었는지 궁금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2대 대선 당시 자유당 이승만 후보의 직업은 현 대통령이었다. 모스크바 공산대학을 2년 수료한 조봉암 후보의 직업은 저술업이었다. 이들은 3대 대선에서도 나란히 후보로 올랐다. 6대 대선에서 박정희 후보도 대통령이 직업이었다. 나머지 5명의 후보는 무직이지만 경력은 4대 대통령(윤보선), 법무부 장관(김준연), 초대 사회부 장관(전진한) 등이었다. 사업가였던 45세의 김대중 후보는 7대 대선에 신민당 국회의원을 직업으로 삼아 5, 6대 대통령과 맞붙었다. 14대 대선에선 정치인(김영삼, 김대중, 박찬종)과 변호사(이병호), 학교법인 송죽학원 이사장(김옥선) 등이 출마했다. 정당 대표로 이름을 올린 정주영 후보는 현대그룹 창업주로 유명하다. 학력에서는 독학(백기완)도 눈에 띈다. 15대엔 노동자(권영길), 사회사업가(허경영), 목사(김한식) 등이 있었다. 16대에선 총 6명 중 4명(이회창, 이한동, 권영길, 김영규)이 서울대 출신이다. 여기에 노무현 후보까지 포함한 5인의 직업이 정당인이었다. 17대 대선 후보 10명의 직업은 모두 정치인(정당인, 국회의원)이었다. 그리고 절반이 서울대 학력을 갖고 있었지만 고려대 출신이 당선됐다. 18대 대선에는 청소노동자(김순자), 노동자(김소연), 무직(박종선)도 있었다. 19대 주요 후보들은 정치인이었고 법조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대에는 허경영 후보가 강연업으로 다시 등장했고 결국 검찰 출신 정치인이 선출됐다. 대선 후보들의 직업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지만 당선자의 퇴임 후 운명은 비슷해지고 있다. 21대 대선 후보들은 역사에 남을 국민의 선택 앞에서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 나갈지 주목된다.
오피니언
최현호 기자
2025-04-29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