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시절’ 억울한 옥살이 70대… 37년 만에 ‘무죄’

수업서 정부 비판하다 직장 잃고 파킨슨병 투병 재판부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고초, 가슴 아프다 유신 시절, 수업 중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가 억울하게 형을 산 뒤 직장을 잃고 병까지 얻은 전직 중학교 교사가 37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1부(윤강열 부장판사)는 대통령 긴급조치 9호와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976년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은 K씨(77)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났으므로 이를 위반했다고 해서 국민을 처벌할 수 없고 피고인이 북괴를 이롭게 한다는 인식을 갖고 문제가 된 발언을 했다고 볼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아 신체의 자유가 훼손되고 교사직을 잃은 뒤 37년이 지나서야 무죄 선고된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며 조금이라도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사과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K씨는 안성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던 지난 1976년 2월 수업 도중 정부가 걷은 방위성금 150억원 가운데 절반이 국방과 상관없는 엉뚱한데 쓰였고 가구당 500원씩 내는 적십자회비도 마찬가지라서 낼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는 북한보다 경제성장률이 낮기 때문이며 우리가 보유한 팬텀기 4대로는 북한의 미그기 500대를 당해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반국가 단체인 북괴의 활동을 고무찬양해 긴급조치 9호와 반공법을 어겼다며 K씨를 기소했다.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K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아 교사직을 잃고 대전교도소에서 2년을 복역했다. K씨는 출소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언어장애를 겪은 한편 후유증으로 2003년 파킨슨병 판정까지 받았다. K씨는 올해 4월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의 위헌 결정을 선언하자 재심 청구했다. 3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K씨는 그동안 너무나 힘들었지만 죽기 전 억울함을 풀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긴급조치 9호는 1975년 5월 선포돼 집회시위 등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해 정권이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성보경기자boccum@kyeonggi.comm

막바지 휴가철 … 도내 익사ㆍ교통사고로 ‘얼룩’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주말, 경기지역에서 물놀이로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잇따르는 등 각종 사건ㆍ사고가 속출했다. 평택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화성 입파도 부근 해상에서 레저보트가 낚시 어선과 충돌하면서 전복돼 초등학생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10시44분께 화성시 입파도 북동쪽 약 100m 해상에서 9t급 낚시 어선이 2.3t급 레저보트 옆면을 들이받아 보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K씨(53) 등 10명이 바다에 떨어져 모두 구조됐으나 이 중 A군(12)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이들은 안성지역 친목모임 회원으로 이날 바다낚시를 위해 보트에 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낚시 어선이 정지해 있던 레저보트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어선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한 수영장에서는 B양(5)이 깊이 1.1m 수영장에서 빠져 중태에 빠졌다. 사고 당시 B양은 부모와 함께 있었지만 부모가 잠시 짐정리를 하는 사이 수영장에 빠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에는 한탄강에서 물에 빠진 부인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린 40대 남성이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포천경찰서는 이날 오후 5시5분께 포천시 영북면 자일리 한탄강에서 H씨(40)의 시신을 인양했다. H씨는 전날인 15일 오후 5시께 부인(42)과 한탄강에서 낚시하던 중 물에 빠진 부인을 구하려고 강에 뛰어들었다가 실종됐다. 또 가평의 한 리조트 수영장에서는 5세 여아가 물에 빠져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14일 오후 4시20분께 가평군 금대리의 한 리조트 수영장에서 K양(5)이 물에 빠진 채 숨져 있는 것을 행락객이 발견했다. A양은 구명조끼를 입고 물놀이를 하다가 엄마와 화장실에 가면서 잠시 구명조끼를 벗은 채로 엄마보다 먼저 화장실에서 나와 물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안산시 풍도 해변에서 수영을 하다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해군 모 부대 소속 A 일병이 실종 3일째인 이날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A일병은 동료 사병 6명과 함께 풍도 해변에서 수영을 하다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물놀이 사고 외에 안전사고와 교통사고 등 갖가지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17일 오전 7시20분께 고양시 덕양구 벽제삼거리에서 길을 건너던 L씨(22)가 덤프트럭에 치여 즉사했고, 이날 새벽 1시55분께 연천군 전곡읍 간파리 한 의료물품 폐기업체에서는 직원 O씨(46)가 물품운반용 승강기에 깔려 숨졌다. 이에 앞서 16일 새벽 5시20분께 평택시 오성면 한 도로에서 불에 탄 승용차 뒷좌석에서 A씨(64)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주변에는 인화물질이 든 20ℓ짜리 용기와 동료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휘발유를 뒷좌석주변에 뿌린 뒤 스스로 불을 붙여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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