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위조수표 사건 주범 나경술 등 검거

나경술ㆍ최영길 강남 등서 붙잡아 사기극 전모 드러나 30여명 가담 자금ㆍ전주소개책 등 철저한 역할분담 나씨 수배중에도 재력가 1000억 빼돌리기 모의해 충격 100억원짜리 위조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달아난 대형 금융사기사건(본보 7월12일자 6면)의 주범 나경술(51) 등이 경찰에 긴급체포되면서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번 범행을 기획한 나경술은 수십명의 공범 뒤에서 각자의 역할을 분담시켜 범행을 주도했으며, 국민은행 직원까지 포섭해 위조수표를 제시하고도 단 하루만에 100억원을 지급받아 도주, 마치 한편의 영화같은 범죄를 방불케 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5일 위조된 100억원 자기앞수표를 은행에 제시하고 전액 현금화 후 달아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의 사기)로 나경술과 최영길(61), 그리고 자금 및 전주소개책 K씨(42ㆍ사채업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공개수배된 은행알선책 김규범(46)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13일 서울 강남과 부산에서 나경술과 최영길 등을 격투 끝에 검거했으며, 현재 관련자 추가수사 및 이들이 은닉한 돈의 행방에 대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나경술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바지와 백지수표공급책, 자금 및 전주소개책 등 각각의 역할을 수행할 공모자를 순차적으로 모집해 범행을 주도한 혐의다. 바지 최영길은 나경술의 지시를 받고 위조된 100억원 자기앞수표를 국민은행 수원정자점에 제시하고 이를 법인명의 계좌 2곳에 분산이체한 뒤 인출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번에 검거된 K씨는 그동안 수사선상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으나 수표위조에 사용된 1억110만원짜리 수표의 자금을 대고 수표 및 외화를 환전한 혐의다. 더욱이 나경술은 경찰에 공개수배된 상태에서 국민은행 직원을 통해 만든 가짜통장에 잔고증명을 빌미로 재력가에게 800억~1천억원을 입금받아 가짜통장을 내주고 진짜통장을 빼돌렸다 돈을 인출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나경술 18억9천만원, 자금책 K씨(42)는 33억3천만원, 은행알선책 김규범 등 4명은 24억원을 나눠 가졌다. 환전 및 인출책 J씨(44) 등 7명은 7억2천만원, 범죄수익금 은닉자 J씨(42)는 7억7천만원, 바지 최영길은 3억1천만원, 아직 확인되지 않은 위조책은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가담자가 있는지 면밀히 수사해 관련자는 모두 사법처리할 것이라면서 이번 범행과 같은 위조수표 사용과 관련, 드러난 문제점을 금감원 및 해당 은행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용인 공세동 아파트 이권개입 조폭 등 78명 검거

조직폭력배까지 동원된 용인 공세동 아파트 이권개입(본보 7월3일자 1면 등)과 관련해 경찰이 무등산파 조직원 L씨(43) 등 78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아파트 이권을 둘러싸고 조직폭력배 등이 동원된 난투극과 선량한 입주민을 상대로 한 갈취 및 폭행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경기지방경찰청과 용인동부경찰서 전담수사팀은 15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입주민을 협박해 이사비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혐의(폭력행위등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37개 하도급업체 협의체인 유치권협의회 P씨(55) 등 8명을 구속했다. 또 컨설팅업체 A사 소속 K씨(49) 등 4명에 대해서는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또 다른 컨설팅업체 S사 소속 S씨(39) 등 6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P씨 등은 지난 2011년 초부터 아파트 정문에 컨테이너 사무실을 세워두고 입주하려는 주민들을 협박, 이사비 명목으로 7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또 K씨와 무등산파 조직원 L씨 등 70여명은 아파트 관리권을 주장하던 C사 소속 30여명과 지난해 7월 집단 난투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유치권협의회와 A사, S사, C사 관계자들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입주민 21명에게 3억3천만원을 뜯어내고 아파트에 무단침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아파트 내 빌트인 전자제품 3천여만원 상당을 훔쳐 판매하거나 입주민에게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파트를 경락받은 입주민 모임 비상대책위 소속 K씨(47) 등 5명은 지난해 9월부터 입주민에게 1억3천만원을 받아 이 중 3천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들 업체 및 협의회 등은 권한도 없이 유치권 및 관리권 등 이권행세에 가담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80건의 112신고와 36건의 고소ㆍ고발이 접수됐다. 안영국ㆍ박성훈기자 ang@kyeonggi.com

“살인마 얼굴 왜 가려주냐”

오원춘 사건을 떠올리게 한 용인 엽기 살인사건에 대한 경찰의 현장검증이 벌어진 지난 12일 오후 2시.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A모텔 주변에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시민 100여명이 우산을 받쳐든 채 피의자 S씨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경찰은 병력 2개 중대를 배치해 출입을 통제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윽고 오후 2시48분께 모텔 주차장에 호송차가 들어왔고 S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검증 상황은 모텔 업주의 요청으로 내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검증은 2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S씨는 모텔 8층 객실에서 A양(17)을 목 졸라 살해하고 당일 시신을 훼손해 변기에 유기하는 등의 과정을 담담하게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모텔 프론트에 있던 관리인 A씨는 새벽 0시30분께 압축기가 필요하다고 인터폰이 와서 갖다 줬었다면서 변기에 휴지를 잘못 넣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게 살덩이였다고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며 혀를 내둘렀다. 모텔에서의 현장검증을 마친 S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말없이 곧바로 차에 올랐다. 군중 사이에서는 욕설과 함께 얼굴을 공개하라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등학생 L양(17)은 내 또래가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며 10시가 넘는 귀가 시간이 두렵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고교 시절 S씨와 같은 반이었던 J씨(19)도 영어도 잘하고 조용한 성격에 착하다는 평까지 있었는데 뉴스를 보고는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랐다며 이제는 응당한 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텔과 10여㎞ 떨어진 그의 집에서의 현장 검증에는 200여명의 주민이 운집했고 역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S씨는 집 앞 컨테이너박스에서 시신을 장롱에 유기하는 과정도 태연하게 재연했다. 경찰은 현장검증 내용을 토대로 보강수사를 벌인 뒤 다음주 안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용인=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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