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빛과 몸의 언어로 말하는 감정들…무용극 '사랑에 미치다'

때로는 집어삼킬 듯 강렬한 몸부림으로,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몸짓으로 감정을 형상화한다. 음악과 어우러지는 빛의 미묘한 변화에 따라 감정의 진폭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이처럼 사랑을 두고 벌어지는 남녀 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담아낸 무용극 ‘사랑에 빠지다’가 지난 17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수원문화재단의 ‘2022년 방방곡곡 문화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에선 안무가이자 발레무용수인 윤전일의 공연 단체 ‘윤전일 Dance Emotion’을 중심으로 현대무용수, 발레무용수와 한국무용수들이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서로 사랑하지만, 가까워 지는 여자의 죽음 앞에 멀어질 수밖에 없는 연인의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의 무용과 심리 상태에 따른 조명과 음악의 변화를 잘 배합해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공연은 한 남자의 격렬한 몸짓이 무대 전체를 물들이는 현대무용 파트로 시작한다. 표현의 폭이 크고 풍성한 몸짓부터 손가락 만을 이용하는 작고 세밀한 움직임까지, 무용수가 전하는 몸의 언어를 통해서 혼자 있는 남자의 복잡한 내면이 드러나는 구간이다. 이어지는 남녀의 이야기는 낭만과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가도 순식간에 좌절과 절망으로 둘러싸이는데, 이 과정에서 빛의 색감이 달라지면서 무대를 물들이는 방식과 그에 따라 맞춰 전개되는 다양한 음악이 말 없이 진행되는 무용극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독특하게 소리를 전혀 쓰지 않는 구간도 있다. 이 시점에 이르면, 연인의 숨소리와 옷깃 소리, 몸을 맞댈 때 나는 미세한 소리만이 존재하고 관객들은 숨죽여 남녀의 사연에 몰입하게 된다. 극의 절정에 다다르면, 얼굴과 손을 맞대며 마음을 나누던 여자가 결국 쓰러지고 남자는 심란한 마음을 드러낸다. 여자가 점점 멀어져 가다가 길게 늘어뜨린 하얀 천 속으로 사라진 뒤, 천에 비친 여자의 실루엣은 주황빛으로 물들고, 공허한 심정을 느끼는 남자의 공간이 초록빛으로 변한다. 여자가 천 속으로 사라진 뒤 보이는 남자의 반응을 보고 있으면, 천이 놓여 있는 곳은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처럼 느껴진다. ‘사랑에 미치다’는 연인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나 동기, 명분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랑하거나 신음하고, 어떻게 고통 받거나 낭만에 빠지는지 다채로운 표현법을 곁들여 조명할 뿐이다. 송상호기자

평택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7회 정기연주회

평택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오케스트라)가 오는 10월1일 오후 5시 평택대학교 음악당에서 ‘제7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 지휘는 현재 어반 팝스오케스트라와 지음오케스트라 등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이찬우 지휘자가 맡는다.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 작품62’를 시작으로 그리그의 ‘페르퀸트 모음곡 1번 작품46 중 2악장 오제의 죽음’, 베토벤의 ‘교향곡 1번 1악장 작품 21’,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을 을 연주할 계획이다. 또 시민에게 익숙한 뮤지컬·영화 OST 등도 연주한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와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OST, 영화 ‘시네마천국’과 ‘사운드 오브 뮤직’ OST 등 명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병기 단장은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드리고자 정기연주회를 준비했다”며 “이번 연주회가 지친 일상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삶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값진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014년 평택프라임으로 창단해 2016년 현재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다. ‘음악으로 봉사하고 음악으로 사회에 환원한다’는 슬로건 아래 찾아가는 음악회 등 다양한 방식의 재능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평택=안노연기자

전국통기타 페스티벌, 24일 예스파크 일원

전국통기타 페스티벌이 오는 24일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리고 있는 예스파크 야외공연장과 상점가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은 이여통(회장 이정복, 이천을 중심으로 여럿이 함께하는 통기타클럽)에서 주관하고 전국통기타연합이 후원한다. 무대에선 순수 통기타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이천의 이여통을 비롯해 서울 위더스, 강릉 퍼스트기타, 충주 봉우리튜엣, 양평 라오제나 등 전국 10개의 기타 동호회가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유명가수 공연과는 달리 순수 통기타 음악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멋들어진 음악과 함께 이천의 도자기를 즐기며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가을의 추억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에스파크 내 5개소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오전 11시~오후 1시)과 야외 공연장에서 1부 이여통 공연(오후 2시~ 오후 4시), 2부 전국통기타연합 공연(오후 4시~오후 6시)이 이어진다. 이정복 이여통 회장은 “가을 하늘 통기타 음악의 선율과 이천도자기의 작품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전국통기타페스티벌에 많은 관람객들이 참여하기를 바란다”며 “프로는 아니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관람객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경기필과 정명훈의 첫 호흡...‘경기필 마스터피스 시리즈 IV -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깊어 가는 가을, 지휘자 정명훈과 첫 호흡을 맞추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가을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을 준비했다. 경기필은 오는 10월9일과 10일 각각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경기필 마스터피스 시리즈 IV -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의 무대를 펼친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은 차이콥스키 자신도 모든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탄탄한 구조 속에서 극적 긴장감과 섬세함이 빛을 발하며 차이콥스키 관현악의 진수를 담고 있다. 인생의 공포, 절망, 패배 등 모든 인생을 부정하는 비극의 정서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비창’은 탁월한 해석으로 호평을 받아온 지휘자 정명훈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다. 그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도이치그라모폰 레이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었다. 그동안 수많은 교향악단과 ‘비창’을 연주했기에 이번 공연에서 경기필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지난해 경기필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해 뛰어난 음악성으로 대중들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가장 주목받는 젊은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쌓고 있다. 일찍 클리블랜드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와 지나 바카우어 국제 영 아티스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루빈스타인, 에틀링겐, 힐튼 헤드 외 다수의 국제 콩쿠르 에서 상위 입상했다. 그는 콩쿠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연주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박재홍은 만 15세에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독주회를 성공적으로 끝낸 이후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럴드지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며 국제무대에서의 명성을 쌓고 있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정명훈과도 인연이 깊다. 정명훈은 1974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5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입상 축하공연으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무엇보다 지휘자 정명훈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첫 호흡이이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가을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차이콥스키 음악으로 가을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성남아트리움, 콘서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선보여

성남문화재단이 모차르트 3대 걸작이자 대표적인 코믹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10월29일 오후 4시 성남아트리움(구 성남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피가로의 결혼>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가 1786년 완성한 오페라다. 극작가 피에르 보마르셰의 희극을 원작으로 대본가 로렌조 다 폰테의 탁월한 언어감각과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더해진 대표적인 코믹 오페라(오페라 부파, Opera Buffa)다. 특히 이번 공연은 4막의 오페라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무대와 소품 등을 간소화해 노래와 연기를 중심으로 관객들에게 오페라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진행한다. 작품은 18세기 스페인의 세비야 지방을 무대로 바람기 많은 알마비바 백작이 하인 피가로와 결혼을 약속한 하녀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자, 백작부인 로지나와 함께 백작을 골탕 먹이는 내용이다. 귀족들의 양면성을 풍자하는 유쾌한 스토리와 주옥같은 멜로디의 아리아로 초연 당시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전 세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영리한 하인 ‘피가로’ 역에는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바리톤 정준식이, 아름답고 재치있는 하녀 ‘수잔나’역에는 소프라노 김유미가 출연한다. 바람둥이 백작 ‘알마비바’ 역은 바리톤 권용만이, 백작의 사랑을 되찾고 싶은 백작부인 ‘로지나’ 역은 소프라노 박상희가 맡는다. 이외에도 어린 하인 ‘케루비노’ 역에 메조소프라노 안세원, 로지나의 후견인 ‘바르톨로’ 역에 베이스 김준빈, 하녀장 ‘마르첼리나’ 역에 소프라노 이혜선, 음악가이자 책략꾼 ‘바질리오’와 재판관 ‘돈 쿠르치오’ 역에 테너 최용석, 정원사의 딸 ‘바르바리나’ 역에 소프라노 이고은이 함께한다. 공연은 한국 오페라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최지형이 참여하고 장윤성이 지휘하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맡는다. 티켓은 오는 25일까지 예매 시 조기 예매 4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청소년, 성남다자녀가정 등을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이 있다. 안치호기자

‘여주 시민과 함께 하는 춤 江, 행복 출렁’

우리 춤과 가락을 신명나게 즐길 수 있는 멋진 풍류의 무대가 열린다. 이경화 명무는 17일 오후 6시30분 여주세종국악당에서 ‘여주 시민과 함께 하는 춤 江, 행복 출렁’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를 문화예술로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주민에게 우리 춤과 가락으로 치유의 시간을 선사하고자 마련됐다. 공연에서는 전통과 민속무용을 축으로 현 시대의 춤이 어우러진 작품이 구현돼 연령에 관계없이 우리 춤을 즐겁게 향유할 수 있다. 1부 ‘태평성대’에서는 우리 춤으로 승화시키고 재창작한 이경화의 춤이 무대에 오른다. 해마다 풍년이 들고 질병없이 평안하길 바라는 기원과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 녹아들어있다. 3면에 세워진 북을 무용수가 양손에 북채를 들고 민속악의 다양한 가락들을 춤과 함께 다이내믹하게 추는 북춤인 ‘민속삼고무’, 한국 전통춤의 양대 산맥의 하나로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된 우봉 이매방류의 ‘살풀이춤’이 이어진다. 또 작은 악기를 양손가락에 끼워서 들고 추는 ‘향율’, 이경화의 창작품인 ‘신바라춤’이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군다. 2부에서는 ‘춤 江, 행복 출렁’을 주제로 우리 소리와 춤 사위가 함께 어우러지며 일상의 답답함을 털어내고 한바탕 놀아보는 신명나는 무대가 열린다. ‘소고춤과 소고놀이’를 비롯해 풍물놀이의 신명나는 리듬에 절도 있는 비보이의 테크닉이 어우려지는 ‘비보이와 풍물’, 우리 춤의 정수를 볼 수 있는 ‘진도북춤’ 등이 이어진다. 예술감독을 맡은 이경화 명무는 60여년간 오직 춤 만을 바라보고 전통무용의 다양한 국제 교류 활동과 보존과 육성을 통해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현 시대에 맞춰 재창작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경화 예술감독은 “춤 길을 같이 걸어온 제자들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답고 다이내믹한 흥과 멋, 우리의 얼이 담긴 춤들로 구성했다”면서 “여주시의 어린이들에게 우리 춤 공감대 형성을 만들어 주기 위해 리틀 오연 청소년무용단의 출연도 백미”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계기로 여주 시민이 우리 춤을 더욱 잘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베카 갤러리, 16일부터 이정태 특별초대 ‘FLUX’ 展 개최

베카 갤러리(대표 이수진)가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이정태 특별초대전인 ‘FLUX’ 展을 연다. 이번 초대전은 대기의 흐름과 바다, 폭발하는 꽃과 산을 소재로 한 이정태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명 <FLUX>는 끊임없는 변화, 유동, 흐름으로 번역되는데 모든 존재는 흐름 속에 있다. 우주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모든 생물과 무생물들은 존재(being)라는 이름으로 흐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한다. 이것이 대한 회화적 표현이 작가의 작업이다. 이 작가는 “달은 작업 대상 중 좀 더 먼 거리에 있는 구체적인 대상이며, 공간의 확장에 의미를 두고 좀 더 멀리 있는 대상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림들은 제한된 색의 수많은 점과 중첩된 선, 사실적인 표현은 지양되고 점과 선의 리듬과 변화를 보여준다. 전체적인 화면구성을 머리에 두고 별도의 스케치나 밑그림이 없이 단숨에 그려나간다. 한 번의 과정이 끝나면 같은 과정을 4~5번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에는 우연성이 많이 개입하게 된다. 작품의 주된 색조인 청금석은 바다를 건너온 색이란 의미로 고대 이집트의 예술품에서부터 중세 이후 유럽회화에 도입됐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청화 도자기에 사용됐다. 푸른색은 명상적이며 정신적인 색이다. 작품<FLUX-explode>는 마치 꽃이 폭발하듯 피는 것처럼 산들이 꽃처럼 폭발하는 모습이다. 즉, 사물이 풍경으로, 풍경이 사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작가는 자기만의 창으로 세계를 보고, 끝없이 새로운 모티브에 대한 탐색과 실험을 통해 더 풍요로운 작품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작가는 1991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30차례에 개인전을 열었다. 과천=김형표 기자

[전시리뷰] ‘작품으로 재탄생된 폐플라스틱’…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無用之用>전

인간은 끊임없이 물건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물건들은 쓰임을 다하면 버려지게 되고 쓸모없는 것들은 어딘가에 남아 쌓이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쓸모없다고 버리는 것들에 주목하는 예술가들이 있다. 이정걸, 정찬부 작가는 무심코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에 주목했다. 계속해서 언급되는 환경문제에 이끌려 유행처럼 버려진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작가는 쓸모없는 것을 쓸모 있게 바꿔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는 10월23일까지 시흥 소전미술관에서 열리는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無用之用> 전시에서 플라스틱으로 세상을 바라본 예술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정걸, 정찬부 두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선 평면이지만 입체적인 플라스틱 작품을 볼 수 있다. 크지 않은 소전미술관 전시장에 들어서면 다른 세상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자주 쓰고 접하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낸 것들이 낯선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정걸 작가는 우리가 쓰다 버린 물건을 박제하듯 작품으로 만들었다. 물병, 샴푸통, 헤드셋, 아이스크림 뚜껑, 칫솔 등 우리 일상에서 버려지기 전 유용하게 쓰였던 물건들이다. 이 작가는 버려진 것들을 한데 모아 캔버스 위에 석고로 찍어내 우리가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우리가 어떤 물건들을 버렸는지 등을 알게 한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버려진 후 사라져가는 흔적에 생명의 불씨를 불어넣어 소멸의 흔적에서 새로운 존재감을 발견해낸다. 정찬부 작가는 빨대를 이용해 자연을 재해석했다.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흰색, 검은색, 빨간색 등 형형색색의 빨대는 작은 조각으로 나눠져 다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났다. 음료를 한 번 마실 때 이외엔 쓸모없는 빨대가 화분, 연잎, 물방울, 도마뱀 등 자연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최준석 학예사는 “지금 우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 새롭게 가공된 물질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게 되면서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것 또한 많아졌다. 하지만 우리는 쓸모없는 것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가가 재해석한 쓸모없는 것들의 쓰임을 살펴보고 쓸모없음을 다시 쓸모 있게 바꾸는 지혜를 찾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행복한 한가위] 가족과 함께 문화충전, 추억 한아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 다가왔다.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가족과 특별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나흘 간 이어지는 명절 연휴에 행궁을 걸으며, 우리 전통공연을 즐기며, 또는 전통놀이를 체험하며 추석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즐기는 추석맞이 공연과 전시 수원문화재단과 수원시립미술관은 추석을 맞아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진행한다. 수원화성 추석 특별공연 ‘온달’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진행된다. 수원화성 및 화성행궁을 관람하러 온 시민 누구라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온달’ 공연은 우리나라 전통공연으로 구성됐다. 우선, 꼭두각시가 등장하는 한국의 유일한 전승 인형극인 꼭두각시놀음에선 박첨지 유람 거리, 피조리 거리, 꼭두각시 거리, 이심이 거리, 매사냥 거리, 상여 거리, 절 짓고 허는 거리 등 일곱 거리(장면)으로 이뤄졌으며 인형의 다채로운 몸짓과 연기를 통해 가족 모두가 색다른 인형극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줄 위에서 아찔한 기술을 펼치는 줄타기와 모두가 흥겨운 탈춤과 모듬 북 공연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충분한 공연이다. 11일까지 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수원-소리청(聽)’은 수원의 기억을 아날로그 음악으로 체험하는 전시다. 민요 음악, 판소리 등 전통음악과 LP, 윤종민 오디오평론가가 들려주는 오디오 이야기를 통해 바쁜 일상 속 쉼을 얻어갈 수 있다. 수원화성 옆에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선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미술관 로비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진행한다. 국악 퓨전밴드 ‘아름드리’가 연주하는 공연은 재즈와 국악으로 재해석한 ‘아름다운 나라’, ‘춘향’, ‘Over The Rainbow’ 등 6곡이 연주된다. ■ 전통 마당극 보고 송편 만들자…추억 놀이 가득한 한국민속촌 용인 한국민속촌에선 가옥마다 주인댁이 상주, 추석 먹거리 나눔과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추석을 맞아 리뉴얼된 전시 가옥에서 진사댁, 대감댁 등 개성넘치는 주인댁에서 한복을 입고 차례상을 차려볼 수 있으며 직접 송편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남녀노소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전통 마당극 ‘이상한 전래동화’가 민속마을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친근한 전래동화를 재해석해 꾸민 공연은 동화 속 주인공들의 재치 있는 상황극과 콩트로 이뤄졌다. 여기에 지곡천에선 환한 보름달을 배경으로 한 공연 ‘연분’이 진행된다. ‘연분’은 조선시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LED 퍼포먼스와 섀도 아트로 표현한 멀티미디어 융합 공연이다. 이외에도 직접 쌀을 절구에 찧어보는 쌀 탈곡, 성주고사, 물레댁의 솜실 시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운동회 ‘낭만 오락실’ 등 풍성한 볼거리와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다. ■ 과거로 돌아가 직접 체험하는 전통놀이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과 실학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전통 놀이와 민속 놀이 등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1일부터 이틀간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선 동두천문화원과 협력해 박물관을 방문하는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어린이와 함께하는 한가위 체험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 전통놀이문화 조성 및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박물관 야외 공간에서 공기놀이, 팽이놀이, 비사치기, 쥐불놀이, 쌍육, 윷놀이, 산가지 등 전통 민속놀이를 개량한 7가지의 놀이 체험으로 이뤄졌다. 동두천문화원의 전문 강사의 지도로 진행되며 전통놀이 경기를 통해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될 예정이다. 실학박물관 역시 11일부터 이틀간 다채로운 전통놀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굴렁쇠 등 과거 명절 때 즐겼던 놀이를 몸소 체험하고 우리나라의 풍습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김은진기자

수원시립공연단, 공원예술제 ‘Park For The Arts 야夜!!, 공원에서 놀자~!’ 16일 개최

수원시립공연단이 공원 무대를 활용해 단절된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종합 예술의 장을 선보인다. 수원시립공연단은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기획 공연 공원예술제 ‘Park For The Arts 야夜!!, 공원에서 놀자~!’를 개최한다. 미디어아트와 스트릿댄스, 퓨전국악, 무예와 넌버벌 퍼포먼스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고 형식과 기법이 융합되는 종합 예술이 펼쳐진다. 30분간의 식전 공연은 분위기 예열을 위해 수원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과 아마추어팀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준다. 본 공연 1부에서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등 익숙한 고전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신나게 재해석한 퓨전 국악과 비보이들의 역동적인 몸짓이 미디어 아트를 배경으로 어우러진다. ‘난감하네~~~!!’로 유명한 국악인 김나니와 떠오르는 신세대 소리꾼 이봉근,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 등 실력과 쇼맨십을 겸비한 국악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출연해 관객들과 만난다. 2부 ‘호위무사’는 지난 3월 수원SK아트리움에서 초연을 펼친 뒤 5월 수원연극축제에도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코믹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이다. 무예 비급서를 통해 우연히 무예 고수가 된 환관 이태백이 왕의 비밀 호위무사가 되기 위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아냈으며, 무예24기 시범단의 수준 높은 무예 액션으로 음악당을 찾은 시민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전통예술에 현대적 감각과 무대 기술을 응용‧융합해 남녀노소 많은 세대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는 지금, 시민들이 무대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공원에서 위로와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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