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하모닉 정기연주회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18일 부천시민회관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제297회 정기연주회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장윤성 상임지휘자와 부천필은 이번 공연에서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으로 음악회의 문을 열고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무대에 올라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곡의 특징과 무대를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를 살펴봤다. ■ 서사를 따라 재해석한 색다른 선율 이번 공연에선 뚜렷한 서사를 따라 생동감 있고 유려한 선율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는 러시아 출신 작곡가 글린카의 작품으로 키예프 대공의 딸 루드밀라가 악마에게 잡혀가자, 루슬란과 기사들이 루드밀라를 구하는 과정을 그린 오페라이다. 서곡에서는 전체 이야기를 압축한 선율들이 등장하며 화려하고 서정적인 러시아적 색채가 물씬 풍긴다. 이어서 연주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는 베토벤, 브람스의 곡과 더불어 3대 바이올린 협주곡에 속하는 명곡. 멘델스존이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한번 들으면 기억에 남는 멜로디와 멘델스존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선율에서 나오는 우아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로 현재까지 음악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2010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2위 및 최고의 파가니니 카프리스 특별상 수상, 2012년 독일 하노버 요아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정교한 연주와 뛰어난 해석력으로 각광받으며 국내외 저명한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을 장식할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의 대표작으로 낭만주의 교향곡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음악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걸작이다. 베를리오즈는 ‘고정 악상’ 즉, ‘고정된 관념을 나타내는 선율’이라는 착상을 통해 표제음악 분야를 개척했고 교향곡에 이야기를 도입한 최초의 교향곡을 탄생시켰다. 5개의 이야기가 5개의 악장에 걸쳐서 전개되며, 젊은 예술가가 연인과의 사랑이 좌절 당하자 아편 자살을 시도하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기괴한 환상에 사로잡힌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장윤성 지휘자는 “현란한 관현악 기법과 주제의 상관관계, 전통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작곡기법에 대한 이해 없이 환상교향곡에 대한 표현은 무의미하다. 다른 누군가가 했던 연주 방식을 재현하기보다 독특한 해석을 바탕으로 연주할 것”이라 전했다. 정자연기자

‘전통과 현대의 만남’…경기아트센터 무용극 ‘난초같이 살다간 허난설헌 ‘천상의 노래’’

전통과 현대를 함께 녹여낸 무대를 통해 광주를 대표하는 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그려내는 공연이 찾아 온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7일 무용극 ‘난초같이 살다간 허난설헌 ‘천상의 노래’’를 남한산성아트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지역문화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공연은 광주의 대표적 역사 인물인 허난설헌의 삶과 문학적 발자취를 소재로 한 무용극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 ‘조선풍류丼(정)’과 ‘너른문화’가 함께 한다. 허난설헌은 조선 중기에 활동한 천재 여류시인으로, 뛰어난 문학적 소질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시를 다수 남겼으나 27세 젊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공연에선 허난설헌의 인생을 전통 및 현대음악과 한국무용을 접목시켜 표현하는 무용극으로, 아프지만 찬란했던 그의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몸짓으로 그려낸다. 이번 무대에선 실력파 연출진이 가세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출신 이종호가 연출과 안무를 총괄하며, 조형예술가 정선혜가 영상으로 극적효과를 더한다. 대종상 음악상을 수상한 독일 출신 작곡가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이번 작품의 작곡을 맡아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룬 음악을 선보인다. 이어 영화 ‘방자전’(2010)등을 통해 대종상 의상상을 받은 디자이너 정경희의 의상이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전통미를 드러낸다. 탄탄한 실력과 화제성을 갖춘 출연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 전승교육사 김병오의 지휘와 함께 MBC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했던 정가 천재 장명서가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또 허난설헌 역의 유미라를 비롯해 전통예술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무용수와 연주자들이 대거 출연하며 ‘광주시여성합창단’도 우정출연으로 공연에 참여한다. 이처럼 전문공연예술인들과 시민예술가들이 함께하는 화합의 무대가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경기도 각 시·군의 고유한 공연콘텐츠를 발굴해 더 많은 이들에게 우수한 지역 콘텐츠를 소개할 예정”이라며 “관객들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번 무대를 통해 허난설헌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춤 대가들의 신명나는 한 판 놀이~ '치마폭에 휘엉청' 8일 풍류극장서

한국 전통 춤의 명맥을 이어온 대가들이 신명나는 한 판 무대를 선보인다. 김진옥, 정명자, 박경랑 무용가 3인이 각기 다른 색의 춤을 선보이는 ‘치마폭에 휘엉청’이 오는 8일 오후 7시30분 풍류극장에서 열린다. 한국 전통 춤의 명맥을 이어온 대가들의 신명나는 한 판 무대를 볼 수 있다. 정민류교방춤보존회와 예빛아트, 영남교방청춤보존협회가 주최하고 디스뮤지컬이 주관하는 이번 공연에는 용인대 명예교수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 송파산대놀이 예능보유자인 이병옥 선생이 해설자로 나서 흥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무대는 박경랑 무용가가 영남교방청춤으로 무대를 달군다. 영남교방청춤은 영남지역교방청에서 춰 오던 춤을 박경랑 무용가가 다시 집대성해 정립한 교방계열의 춤으로 섬세하고 여성적인 발디딤과 활달한 남성적인 상체의 춤사위가 특징이다. 언제어디서든 멋을 알고 휘어감는 관능미를 지닌 박경랑의 몸짓에서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이어 김진옥은 정민류의 교방검무를 선보인다. 검무는 각 지방에서 단체로 전승되고 있으나 이 교방 검무는 혼자 추는 것이 특징이다. 진취적인 단아함과 전통미를 두루 갖춘 그의 춤에서만 볼 수 있는 검무를 볼 수 있다. 이어 정명자는 정명숙류 한양교방굿거리춤을 선보인다. 정명자는 쉼 없이 춤에 전념해 살아온 매력있고 다부진 춤꾼이다. 조선 교방청에 의해 내려오는 춤을 재해석한 정명숙류한양교방춤으로 재능과 인격을 겸비한 기녀의 섬세하면서도 애절한 무태의 옛 풍류에 너그러움과 문학을 그려낸다. 다음 무대에선 김진옥 무용가가 다시 무대에 올라 정민류의 교방타고무를 선보인다. 이 춤의 북가락은 기법이 다양해 흔히 볼 수 없는 춤으로 입춤을 추다가 흥이 넘칠 때 즉흥적으로 북채를 주워들고 달려가 북을 치며 춘다. 귀중한 북가락의 하나이며 현재 유일하게 김진옥에 의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또 정명자 무용가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 97호 살풀이춤에 이어, 박경랑이 풍류놀음에서 전해져 오던 접시춤을 선보이는 영남교방소반춤을 선보인다. 무대의 마지막은 김진옥의 진도북춤, 정명자의 소고춤, 박경랑의 진쇠춤 등 3인의 무용가가 함께 어우러져 경쾌하고 신명나는 장단 춤이 펼쳐진다. 무용가 김진옥은 “그동안 문화재 지정 춤에 가려져 있으면서도 교방 계열의 춤들은 묵묵히 자기 소임을 해오면서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면서 “수년 전부터 무대를 마련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이제서야 3인의 각자 춤 무대를 가지게 됐다. 스승들의 춤을 소중히 지켜오며 벼텨온 세월을 뒤로 하고 이 무대에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공연리뷰] 인간의 욕망과 파멸 동시대성 살려 재해석…경기도 극단 연극 ‘맥베스’

‘맥베스’는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에서 충동과 야망에 사로잡혀 눈이 먼 인간이 내면의 갈등에 휩싸인 채 파멸에 이르는 모습을 담아냈다. 경기도극단의 한태숙 감독은 맥베스의 부인을 중심으로 재해석한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인 바 있는데, 지난 3일부터 고전 ‘맥베스’를 다시 무대 위로 올렸다.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여러 차례 조명 받아 온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과연 이번에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을까. 전박찬 배우가 연기한 맥베스는 위태롭게 흔들리다가도 광기와 충동에 사로잡혀 확신의 발걸음을 내디딘다. 극 중 맥베스의 대사처럼, 선택은 어렵지만 결단은 쉬운 법이다. 그렇다면 욕망의 노예가 된 뒤에는 무엇이 남는가? ‘맥베스’가 남긴 묵직한 질문들을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오는 13일까지 만날 수 있다. 한 감독과 김민정 작가(각색)의 손을 거친 ‘맥베스’에선 동시대성이 두드러진다. 이곳은 중세 배경 대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보인다. 현대식 군복과 총기, 귀를 울리는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소리가 녹아든 불안정한 음향들 속에서 맥베스는 광기 어린 눈빛을 번뜩인 채 자신 앞에 놓인 운명을 저울질하고 있다. 연극을 통해선 왕권 탈환에 눈이 멀어 버린 맥베스가 어째서 타락과 파멸로 향해가는지 명확히 알기 힘들다. 오히려 연극은 인물들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맥베스가 사람을 죽이거나 심리적인 변화를 겪을 때마다 그의 뒤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또 다른 내면이 눈에 띈다. 죄의식과 욕망, 불안과 공포가 뒤섞인 맥베스의 내면이 인간과 비슷한 생명체로 형상화된 존재다. 이 존재는 관객들이 맥베스의 심리 상태에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처럼 경기도극단의 ‘맥베스’는 무대 위 다양한 표현들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그에 따라 이번 공연은 원작의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았다. 총탄이 울려 퍼지고 군인들이 죽어나가는 전장의 한복판, 피비린내와 희뿌연 연기가 뒤엉키는 죽음의 공간을 내세워 관객에게 손짓한다. 그래서 무대 위 인물들의 곁에 놓인 죽음의 기운이 눌러 붙은 관들이 중요한 소재가 된다. 극이 진행될수록 배우들이 관을 들고 움직이거나 관이 구조물이나 장소처럼 변하면서 관에 다양한 의미가 덧입혀지기도 한다. 끝내 관들이 모여 운명과 예언이 실행되는 던시내어의 숲으로 변하는 시점이 되면, 관객들은 말라붙은 나무처럼 빽빽하게 서 있는 관들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인물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만날 수 있다. 마침내 읊조리는 맥베스의 마지막 독백은 욕망 앞에 스러진 인간의 덧없음을 드러낸다. 살아가면서 충동에 못 이겨 광대처럼 소란을 피우고 무대 위 배우처럼 떠들어 대더라도 끝나고 나면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는, 한낱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다. 한태숙 예술감독은 “유혹에 사로잡혀 고뇌에 빠진 맥베스의 딜레마가 현대인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과 다를 바 없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면서 “총질이 난무하는 살육의 무대가 배경이지만 현장의 인상보다는 정신의 세계가 극을 지배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사람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통제불능이 될 때 어떤 불행이 찾아오는지 이번 공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상호기자

서화에 담긴 삶, ‘서유 홍수자 서화전’ 4일부터 열려

홍수자 작가의 첫 개인전 ‘서유 홍수자 서화전’이 4일부터 6일까지 경기아트센터 1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40여 년의 공직 생활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으로 붓을 잡기 시작한 홍 작가가 2005년부터 올해까지 틈나는 대로 쓰고 그려 온 서화 187점을 한데 모아 펼쳐 놓은 전시다. 그가 오랜 기간 활동하며 각종 공모전, 서예대전 등에서 수상한 작품들뿐 아니라 최근 완성한 100여점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장을 수놓는다. 세월의 궤적을 눌러 담아 표현한 글씨와 그림에서 그간 걸어 온 삶의 형태와 분위기가 물씬 피어난다. ‘藝海無涯 惟勤是路(예술의 길은 끝이 없나니 오직 한길로 꾸준히)’, ‘강암-송성룡 詩’, ‘長壽’ 등 글씨에선 서예가가 지내온 세월이 묻어난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화선지를 수놓는 ‘홍연’, ‘황국’, ‘소나무’ 등에선 글씨와 함께 살아 숨쉬는 그림들이 돋보인다. 특히 국전지 14장에 고스란히 담긴 ‘전적벽부-소동파’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홍 작가는 그간 20여 차례에 이르는 초대작가전, 단체전, 회원전 등을 통해 작품 세계를 펼쳐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첫 개인전인 만큼 그가 걸어 온 인생의 궤적과 지필연묵을 대하는 태도 등을 고스란히 녹여내 집대성한 장이다. 홍 작가는 “예순이 넘어 붓을 잡기 시작해 77세가 된 지금도 꾸준히 붓을 놓지 않고 있다.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20여 년간 농촌 풍경을 그렸던 미국의 모지스 할머니를 떠올리며 작품을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예술의 영역에는 끝이 없으니 오직 한길을 따라 꾸준히 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붓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상호기자

‘평화·기쁨·사랑’을 연주해요…드림윈드오케스트라 제2회 정기 연주회 6일 개최

수원 시민들의 지친 마음에 휴식을 선사할 연주회가 찾아 온다. 드림윈드오케스트라가 오는 6일 오후 5시30분 수원청소년문화회관 온누리아트홀에서 제2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는 평화와 기쁨, 사랑을 테마 삼아 전개되며 평화(Peace)를 말하는 1부엔 ‘Ammerland’, ‘Hey Jude’, ‘El Bimbo’ 등 세 곡이 연주된다. 2부는 ‘Liverpool Sound Collection’,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을 통해 기쁨(Joy)을 선사하며, 3부에선 ‘김광석 메들리’, ‘민요 모음곡’, ‘God save the Queen’ 등을 통해 사랑(Love)을 구현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아마데우스 클라리넷 앙상블, 수원펠리체코러스가 찬조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2019년 창단된 드림윈드오케스트라는 악기 연주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지역 사회에 정서적 안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앞장서 왔다. 초여름 연주회, 거리 음악회 등의 각종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개최 하는 등 성장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와 이번 해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수원문화재단 버스킹 단체, 형형색색 문화예술 단체로 선정돼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드림윈드오케스트라는 단원들의 연주력 향상 및 행복감 증진은 물론 정기 연주회, 기획 연주회, 소외된 자들을 찾아가는 연주회, 청소년을 위한 연주회 등을 이어오고 있다. 허윤강 드림윈드오케스트라 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단절,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평화, 기쁨, 사랑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면서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따스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호기자

'귀멸의 칼날' 명장면 속 OST, 12일 오케스트라 선율과 만나

유명 애니메이션 명장면을 수놓은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오케스트라 선율로 관객과 만나는 무대가 펼쳐진다.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12일 대극장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바이올렛 에버가든’과 ‘귀멸의 칼날’ OST를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OST 스페셜 콘서트’를 공연한다. 김성진이 지휘에 나서며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피아니스트 고우리, 가수 파인(FiNE)의 협연으로 무대가 꾸며진다. 공연 1부에서는 넷플릭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내에서 팬덤을 형성한 바이올렛 에버가든의 주요 OST가 연주된다.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일본 TV 애니메이션으로 특히 극 중 흐르는 서정적인 음악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서정적인 음색과 화려한 테크닉을 겸비한 피아니스트 고우리가 1부 무대에 올라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2부에서는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 귀멸의 칼날 OST가 연주된다. 귀멸의 칼날은 원작 만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또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으며 특히 극 중 OST ‘불꽃(炎)’은 일본 레코드 대상을 받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작곡 및 다수의 드라마 OST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파인(FiNE)’이 ‘불꽃(炎)’을 비롯한 주요 OST를 노래하는 무대를 선사한다. 공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두 애니메이션의 OST를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만나는 특별한 기회”라며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에서 흐르던 주제곡들이 수준 높은 연주를 통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예매는 경기아트센터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정자연기자

[전시리뷰] 실학박물관 특별전 ‘연경燕京의 우정’

18~19세기 한국과 중국의 지식인들은 국경을 뛰어넘어 교류하며 우정을 쌓아갔다. 말도 문화도 통하지 않는 그들은 어떻게 인연을 이어갔을까.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18일 개막한 특별전 ‘연경의 우정’을 통해 이러한 인연의 끈을 보여준다. 이번 특별전은 18~19세기에 걸쳐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의 교류가 동아시아사와 실학사에서 어떤 의의를 갖는지 돌아보며, 30주년을 맞는 한·중수교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연경 유리창에서 만난 한·중 지식인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한자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필담 등으로 연결됐다. 그들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편지를 보내 그리움을 달랬고 서로의 글과 그림을 감상하며 필요한 책을 주고 받으며 우정을 이어나갔다. 전시는 과천시 추사박물관, 석주선기념박물관 등 기관 및 개인 소장품들로 구성돼 있다. 1부 ‘만남의 공간, 연경 유리창’, 2부 ‘홍대용과 엄성의 천애지기’, 3부 ‘북학파의 시, 중국에 알려지다’, 4부 ‘한류의 선봉, 초정 박제가’, 5부 ‘추사 김정희, 60일의 여정과 교유’, 6부 ‘19세기 청조 문인과 조선’ 등으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홍대용과 엄성, 박제가와 중국 문인들, 박정희와 완원·옹방강의 인연에 주목했다. ■ 홍대용과 엄성,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알아주는 각별한 벗 조선 후기의 실학자 담헌 홍대용은 1766년에 엄성과 반정균, 육비 세 사람을 연경(지금의 북경) 유리창에서 처음 만났다. 그 중 엄성과 홍대용은 서로 통하는 지점이 많아 가깝게 지냈다. 홍대용은 평소 몸가짐과 자세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엄성 역시도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지점들이 있어 각별한 사이를 이어갔다. 엄성이 그린 ‘홍대용의 초상’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홍대용의 모습이 세심하게 담겨 있고, 엄성을 비롯한 이들이 홍대용에게 쓴 편지 ‘고항적독’에선 연경에서 막 헤어진 문인들의 진솔한 그리움이 잘 표현돼 있다. 엄성이 홍대용이 선물한 묵향을 맡으며 숨을 거뒀다는 일화 역시 그들의 깊은 우정을 잘 드러낸다. ■ 박제가와 중국 문인들, 활발했던 한·중 지식인 네트워크 초정 박제가는 10년 간 중국을 네 번이나 방문하는 등 한·중 지식인 네트워크의 정점에 있었다. 그는 기윤, 옹방강, 완원과 같은 청나라 학계의 지식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들과 소통하며 지적 네트워크를 다졌다. 이 가운데서도 박제가는 화가 나빙과 관음각에서 주로 만났다. 나빙은 그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 하면서 초상화과 함께 ‘월매도’를 그려 박제가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이 같은 일화는 박제가의 시문집들이나 ‘호저집’에 수록돼 있으며, 특히 박제가가 중국 문인들과 교유했던 시와 편지 등이 엮여 있는 ‘호저집’에 등장하는 중국 인사들이 180명이 넘는다는 사실로 미뤄 보면 박제가의 인적 네트워크가 얼마나 탄탄했는지도 엿볼 수 있다. ■ 김정희와 완원·옹방강, 우정을 넘어 학술 교류의 장으로 박제가가 구축했던 네트워크는 추사 김정희의 무대로 확장됐다. 우정에서 시작된 만남이 금석학 등의 학술 교류의 장이 됐다. 김정희는 당대 최고의 학자 완원과 옹방강을 만나게 되면서 삶과 학문, 예술 활동에 있어 분수령을 맞이했다. 그들은 고증학, 금석학 등의 이론에 관한 필담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교환했다. 옹방강이 정리한 귀중한 금석 연구 자료 ‘해동금석영기’, 완원이 간행한 ‘황청경해’ 등에선 당시 김정희가 이들과 학술적으로 활발하게 교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8세기까지는 지식인들이 우정을 나누는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면, 김정희 이후로는 학문적인 영역으로도 한·중 연결망이 한층 넓게 확장된 셈이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에선 한중 지식인 간의 우정에서 시작한 인연이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교류의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 자리가 밀접하게 얽혀 있던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다시 조명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송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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