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립합창단 제69회 정기연주회, 31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서 개최

안산시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Miserere mei, Deus)가 31일 오후 7시30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미국에서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합창 지휘자이자, 베이스 독창자로 인정받는 이정욱 지휘자를 객원 지휘자로 초청, 그만이 갖고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 학구적인 작품해석이 담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15명의 작곡가들과 힌디어, 스페인어 등 9개의 언어로 작곡된 작품들은 합창의 다양한 색깔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부는 짙고 아름다운 선율의 ‘Miserere mei, Deus’로 연주회의 시작을 알리는데 연주회 제목과 동명인 ‘Miserere mei, Deus’은 작곡 당시 교황이 너무 아름다워 시스틴 예배당 외 악보의 유출·공연을 금기했으나, 모차르트가 암보해 기록을 남겼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이어지는 2부는 전통 합창음악의 조화를 잘 나타내는 ‘성령이여 오소서(Veni, Sancte Spiritus)’로 시작, 평화와 화합을 노래하는 달콤한 집(Sweet Home), 꽃나무 아래에서(Fa Shu Ha), 모두 함께(Ansanm Ansanm) 그리고 리듬감 있는 힌디어 작품인 타레키타(TaReKiTa)와 투타라나(Tuttarana) 마지막으로 숀 키르히너의 밝은 새벽 별들(Bright Morning Stars)과 나는 내 길을 가리라(I’ll be on my way), 유명 팝송인 퍼렐 윌리엄스의 ’Happy‘를 합창 편곡으로 선보이며 2부를 흥겹게 마무리한다. 안산시립합창단은 1부에서는 정통 무반주 합창의 진수를 2부에서는 위로와 희망의 현대합창을 선보임으로써 지치고 힘겨운 모든 관객에게 격려와 기도 그리고 행복을 선물할 예정이다. 공연은 공연장 대면 공연과 안산시 유튜브를 통한 비대면 공연으로도 진행되며 관람료는 R석 1만2천 원, S석 8천 원으로 인터파크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안산=구재원기자

메타버스로 만나는 불교문화…국가무형문화재 '연등회' 프랑스서 특별전

불교문화 연등회(燃燈會)가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입고 프랑스를 찾는다. 대한불교조계종·한국불교문화사업단·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 등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2022년 한국관광문화대전 테이스트 코리아(Taste Korea)’에서 이번 테마를 ‘불교문화’로 선정, 오는 9월16일까지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특별전 <연등회: 빛과 색의 향연>을 선보인다. 이들은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연등회’가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을 잘 보여주고, 불교만의 문화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축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전시 주제로 삼게 됐다. 약 4개월간 펼쳐지는 행사에선 사찰 음식 행사, 불교 무용 공연, 전통등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꾸려진다. 주목되는 부분은 파리를 수놓을 연등 행렬이다. ▲한지로 만든 다양한 전통등 ▲연등회를 프로젝션 매핑으로 구현한 미디어 아트 ▲불교문화를 테마로 한 대체 불가능 토큰(NFT) 작품 등 전시가 프랑스 국민과 여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미는 메타버스를 입힌 NFT 전시가 장식한다. 국내·외 NFT 예술 시장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 미스터 미상(Mr.Misang)과 레이 레이(LayLay) 등 25명의 한국 NFT 작가와 6명의 프랑스 NFT 작가가 함께 했다. 이번 특별전 부집행위원장인 성공 스님(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프랑스에 한국 불교문화의 진수와 연등회의 가치를 소개하고 싶다”며 “아울러 3년여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공연 리뷰] 백마디 말보다 빛난 노부부의 사랑

“말은 저렇게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아요.” 현시대를 살아가는 ‘애증의 부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공감을 느낄 대사다. 서로가 사랑하는지, 소중한 가족인지 말로 표현하지 않아 평생을 모르고 살지만 ‘내 남편이니까’, ‘내 아내이니까’라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마음을 드러낸다.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못한 노부부의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눈가를 적시며 공감을 산 연극이 3일간의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에서 진행된 수원시립공연단의 가족극 <바람, 다녀가셔요>다. 공연은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각자의 진심을 가슴에 묻고 살았던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젊은 시절 자신을 구하다 불구가 된 ‘김씨’를 마음에 품고 남편과 자식을 위해 살아온 ‘순자(손숙)’과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 번 해준 적 없는 남편 ‘박씨(이순재)’가 ‘사는 방식’을 보여준다. <바람, 다녀가셔요>의 순자는 ‘가정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의 모습을 박씨는 ‘무뚝뚝하고 괴팍한 남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노부부지만 한 번도 자신의 속마음을 시원하게 말한 적이 없다. 그저 짜증 섞인 걱정과 무심한 듯 챙겨주는 말이 전부다. 특히 순자는 첫사랑인 김씨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알고 있는 박씨는 김씨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연 속 둘은 평생을 싸워온 사람들처럼 짧은 대화를 하는 것이 전부다. 더욱이 과거에는 사랑의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결혼하는 부부들이 많았다. 이혼도 흔치 않아 의무적으로 살곤 했다. 그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참고 사는 것’이다. 이는 순자가 남편과 못살겠다며 집을 뛰쳐나온 딸에게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이 착해서 그런 거야, 너가 조금만 더 참으면 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타난다. 자신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더 참으면 가정을 지킬 수 있다는 막연한 심정을 표현했다. 또한, 순자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도 박씨의 걱정뿐이다. “우리 영감 바지만 널고 갈게요, 닭 사료 주는 것을 잊었어요”라고 말하며 쉽게 떠나지 못하는 순자의 모습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엄마, 아내의 마음을 깊이 느낄 수 있다. <바람, 다녀가셔요>는 특별한 명대사, 명장면이 없다. 그저 묵묵히 관객 깊은 곳에 있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진심을 느끼게 한다. ‘애증의 부부’의 정 많은 말과 행동을 통해 큰 울림을 안겨준다. 남편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는 박진수씨(57)는 “공연 내내 울컥하고 마음이 뭉클해졌다. 공연 속 부부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 부부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들의 대사 하나 하나가 마음에 와닿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민주화운동기념공원, '굴욕적 한일협정과 6·3항쟁' 기획전시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민주화운동기념공원사업소(소장 장병준)는 오는 6월 3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한일협정과 6·3항쟁’을 주제로 기획 전시를 선보인다. 6·3항쟁은 5·16군사정변으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권이 강행한 굴욕적인 한일 회담에 반대하고, 나아가 4·19혁명을 무력화시킨 군사정권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기한 민주화운동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1964년 한일회담반대투쟁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민족적 민주주의 장례식’, 1965년 한일협정 조인·반대투쟁과 당시 정권이 국가권력을 이용해 탄압한 사건, 한일과거사 문제 및 피해보상을 위한 노력과 연대 등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 구성됐다. 특히 송상근 선생이 당시 신문 보도자료 및 학생운동 관련 자료를 모은 기록물인 ‘송상근 스크랩’의 소개와 복제본 등을 볼 수 있다. 한일회담 반대시위로 송상근 선생의 아들 송철원이 연행된 1964년 3월 24일을 시작으로 1969년 4월 30일까지 당시 학생운동과 관련된 각종 보도물과 선언문, 재판 기록, 서신, 운동권 내부 문서 등을 수집한 자료다. 총 45권 6천570쪽에 달하는 방대한 스크랩북(1964~1971년)으로 묶여져 있다. 전시 개막 행사는 다음 달 3일 오후 2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기획전시실에서 강민조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 회장, 김중배열사 유족과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및 6·3동지회 회원 등이 참가해 열린다. 전시는 민주화운동기념관 지하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6월 20일부터는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누리집과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천=김정오기자

‘음악으로 하는 소통’…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 '소리로 여는 평화의 봄' 개최

코로나19로 지쳐있던 청소년과 지역들에게 음악으로 힐링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수원시청소년재단 수원청소년문화센터는 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오는 28일 제22회 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소리로 여는 평화의 봄>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3년여간 어두웠던 시간을 마무리하고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관객과 함께 공연장에서 음악으로 소통하고자 마련됐다. 김창석 지휘자의 지휘로 시작되는 이번 공연은 오스트리아 음악의 대가 요한 스트라우스의 ‘오페라 박쥐 서곡’과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1번 중 제1악장 빠르게’가 연주된다. 특히 모차르트 곡에서 한준현 단원이 호른 독주를, 창시연 단원이 플루트 독주를 연주하며 조유정 단원의 바이올린 독주와 단원들의 협연으로 완성된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핀란드의 작곡가인 장 시벨리우스의 ‘필란디아’와 영화 <레미제라블>로 알려진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의 ‘세상의 끝날에’, ‘꿈을 꾸었네’ 등이 이어진다. 슈베르트의 ‘1·2 악장’으로 공연은 마무리된다. 연주회 곡이 관객들에게 친숙한 만큼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관계자는 “청소년의 문화예술 활동 진흥을 위해 청소년이 선사하는 감동의 무대에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문화·예술 분야에 재능과 소질이 있는 청소년의 문화 감수성을 함양하고 문화예술의 종합적인 지원과 육성을 목적으로 창단된 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은 매년 2회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단원들의 기량을 위해 파트별 특별 교육과 다양한 무대 경험을 위해 찾아가는 공연을 하는 등 청소년 음악인들의 자긍심과 꿈을 키워주고 있다. 김은진기자

‘불안한 예술가들의 내면’…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개최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 책과 예술을 잇는 ‘BOOK+IMAGE’ 시리즈의 11번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강박과 사랑, 그리고 예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는 예술가들의 불행했던 삶과 예술가로서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불안과 강박을 극복하기 위한 사랑과 예술적 행위, 어두운 내면이 예술 세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본다. 전시에서는 리우바 가브리엘레·엘리사 마첼라리·반나 빈치 등 3명의 이탈리아 출신 작가들이 불타오르는 예술적 재능을 꽃 피우기 위해 자신의 욕망과 현실의 고통, 사회의 고정관념에 맞선 여성 예술가를 그래픽 노블로 다뤘다. 이들이 다룬 3명의 예술가는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멕시코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 일본 조각가 쿠사마 야요이다. 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선 각 예술가의 초점을 달리 둬 개개인의 예술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다룬 리우바 가브리엘레 작가는 ‘정신적 불안과 창작의 고통으로 격랑치는 내면의 파도’를 주제로 선정했다. 불안정한 심리를 격량 치는 파도로 표현했으며 마지막 생의 순간을 우즈강의 풍경으로 자신의 영혼을 나비의 형상으로 보여준다. 예술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열정을 보여준 쿠사마 야요이에 대해 엘리사 마첼라리 작가는 ‘강박과 정신착란증을 예술로 극복한 무한의 세계’를 표현했다. 1950년대 뉴욕으로 건너가 궁핍과 외로움,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따라다니던 강박증세와 싸우다 마침내 그 불안과 공포를 예술로 극복한 쿠사마 야요이의 삶이 펼쳐진다. ‘죽음의 아이콘과 마주한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선보인 반나 빈치는 프리다 칼로의 일대기를 담은 상징적인 이미지를 소개하고 거울이 놓인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관객들은 프리다 칼로의 삶에 공감하고 자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관계자는 “예술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여성 예술가의 열정 넘치는 삶을 통해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서 “또한 전시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젠더 갈등을 새롭게 인식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7월17일까지. 김은진기자

[이주의 공연전시] 플러스챔버그룹과 함께하는 클래식만찬 外

●공연 <플러스챔버그룹과 함께하는 클래식만찬> 24일 오후 7시30분 수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 클래식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없애줄 신개념 연주회다. 미국, 캐나다, 폴란드 등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들이 모인 ‘플러스 챔버 그룹’이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새콤한 클래식 만찬에 관객을 초대한다. 60분 내외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선 ‘아무 노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기생충 OST’, ‘Camen Fantasy’, ‘서정동요 메들리’ 등이 연주된다. 만 7세 이상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광주시문화재단 피아노 페스티벌: 피날레콘서트 4 Pianos 8 Pianists 16 Hands> 26일 오후 7시30분 광주시문화재단 남한산성아트홀 / 광주시문화재단이 국내 정상급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마련한 피아노 페스티벌의 피날레 콘서트다. 8명의 피아니스트가 4대의 피아노를 16개의 손으로 연주하는 화려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 김준, 김진욱, 김희재, 박진우, 이섬승, 이윤수, 이미연, 이주은 등 피아니스트들이 화려한 기교와 섬세한 음색, 웅장한 화성 등을 조화롭게 펼치며 선선한 저녁 밤을 장식한다. ●전시 <2022 안양연고작가발굴지원展: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29일 안양 평촌아트홀 기획전시실 2~3관 /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최한 전시로, 안양에 연고를 둔 지역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내용이다. 올해는 노재억, 문그루, 서해영, 이현지 등 4명의 작가를 선정해 이들을 집중 조명한다. 이 작가들은 자신만의 개성적인 작품 활동을 압축해 보여줌으로써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에 대한 각자의 해답을 제시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양주 회암사지 세계유산을 꿈꾸다> ~9월12일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 올해 1월, 양주시를 대표하는 역사유적인 양주 회암사지가 마침내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할 수 있는 잠정목록에 선정됐다. 박물관은 이를 기념하며 이달 20일부터 기념전을 진행한다. 전시는 ‘1부 유네스코 유산’, 2부 ‘세계유산적 가치’, 3부 ‘세계를 향한 첫걸음’ 등으로 나뉜다. 폐사지로는 처음으로 세계유산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갖는 전시다. 이연우기자

김아타 모란미술관 초대전 '자연하다' 10월 19일까지

세계적인 아티스트 김아타(66)의 초대전 '자연하다 ON NATURE'과 출판기념회가 지난 19일부터 10월 19일까지 남양주시 모란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김아타 작가의 손녀이자 스승 김소울(10세)양이 함께 쓴 ‘고장난 할아버지’출판기념회도 같은 날 진행된 가운데 김아타 작가는 “영혼 맑은 아이를 만나 다시 깨우친 내 인생 그리고 예술 짓”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한년에 재학중인 김소울 작가는 ‘고장난 할아버지’란 책을 통해 우주만물의 이치와 자연, 철학 등라을 업데이트시켜 빠르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전수시킨 스승이다. 지난 2020년 여주시 점동면 덕평리 복숭아 과수원에 사유와 성찰의 공간 아르테논을 조성하고 있는 김아타 작가는 모란미술관 재개관 기념 초대전 작품은 인도 사원과 칠레 사막, 강원도의 사격장 등지에서 캔버스를 자연에 내맡겨 10년 이상 작업한 작품 500여점 중 이번에28점을 선별해 '자연하다'에서 일반인에게 첫 공개하고 있다. 죽음과 삶이 교차하는 공간인 모란미술관은 김아타 작가가 꿈꾸고 있는 작품세계와 절묘한 만남 그 자체다. 독자적인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김아타 작가가 10년 만에 연 개인전은 지난 2006년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개인전을 개최해 빌 게이츠가 그의 사진을 구입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2009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특별전에 초대받는 등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떨쳤다. 전 세계 12개 도시의 사진 1만컷 찍고 겹치는 '온에어 프로젝트-안달라 시리즈'를 통해 잿빛으로 변한 도시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존재는 사라진다' 이때부터 자연에 캔버스를 맡기는 작업을 시작, 장소의 정체성을 묻히는 시간은 사계절을 두 번 거친 2년으로 잡았다. 2010년 싯타르타가 매일 명상하며 깨달음을 얻었다는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 대사원에 캔버스를 세워 2년 후 캔버스가 심하게 상한 모습을 지켜본 김 작가는 "붓다는 큰 상처의 현현(顯現)임을 깨달았다” 며 “나를 가진 채 세상을 얻을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으며 캔버스는 모든 것을 잃었다. 모든 것을 얻었다. 나는 잠시 붓다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현대미술사에서 주목할 만한 미학적 궤적을 보여주는 연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자연과 함께 예술을 사유하는 작업 ‘자연하다’는 자연에서 시작하고, 자연과 만나고, 자연으로 매듭을 짓는 예술적 과정을 드러낸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타계한 고 이어령 문화부 초대 장관은 “아타선생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자연이 그림을 그리게 하기 위해 숲에 캔버스를 설치했다. 그렇게 자연이 작품을 만들었다. 상상하기 힘든 일, 그것이 자연하다 이다. 이것은 엄청난 일이다”며 “자연하다는 우주에 늘어놓은 빨래와 같다. 허공에 무지개와 같은 줄을 치고 거기서 청결한 빨래를 한 것과 같은 작품이 걸린다. 자연이라는 명사를 동사로 만들었다. 그것이 자연하다”라고 김아타 작가를 평가했다. 여주=류진동기자

이일우 경기시나위 수석 악장 “조선 최초 女꼭두쇠 ‘바우덕이’ 현대에서 만나요”

1848년 안성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바우덕이는 기예가 워낙 출중해 열다섯살이 되던 해 남사당패의 우두머리인 ‘꼭두쇠’가 됐다. 조선 최초의 여성 꼭두쇠다. 남성이 주축을 이루던 시대·집단에서의 여성 우두머리. 오늘날 우리의 삶에 바우덕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음악의 혁신을 주도하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 국내 대표 연희단인 ‘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이 만나 바우덕이를 현대로 소환한다. 이달 20일부터 21일까지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는 <장단의 민족 시즌1: 바우덕이 트랜스포머>가 관객을 만난다. 경기시나위의 올해 첫 레퍼토리 시즌 공연이다. 이 공연은 1910년 어느 날 ‘바우덕이 콩쿨전’을 통해 바우덕이의 이름을 다시 사용하려는 참가팀 5개가 놀이와 풍자, 해학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탈놀이, 줄타기와 꼭두각시 놀음까지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상 최초로 모던 풍물오페라라는 장르를 만들어냈다. 공연을 앞둔 경기시나위 이일우 수석 악장(밴드 잠비나이)은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특히 이번 공연이 최근 3년여간 코로나19로 닫혔던 모처럼의 ‘관객 체험형’ 공연인 만큼 떨림이 크다. 이 악장은 “공연은 관객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을 더욱 체감하게 된 시간이었다. 카메라 앞 시청자가 아닌 무대 앞 관객을 대상으로 하자니 서로 어떤 에너지를 주고 받을지 벌써부터 기쁜 마음”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연주자들 모두 무대에 목말라 있었기에 함께 좋은 공연, 좋은 무대를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잘 뭉쳐졌다”며 “함께하는 무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일우 악장은 콩쿨전에 참가하는 1~5팀의 이야기가 각각 다른 만큼 음악도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는 하나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참가번호 1’의 곡은 덧뵈기를 테마로 참가작 중 가장 날카롭고 강렬한 느낌을 주고, ‘참가번호 2’의 곡은 줄타기를 테마로 예인 한 사람마다의 인생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의미다. 이 악장은 “참가번호 3~5번의 곡도 ‘어느 한 곳에 치우지지 않는 씩씩한 자신감’이라던지 ‘늘 웃으며 흥겨움을 주지만 그 속엔 슬픔이 있다’던지 등의 매력이 녹아 있다”며 “굳이 풍물 가락을 드러내기 보단 우리 악기가 우리 장단에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섞이도록 노력했으니 무대에서 직접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험과 시도’의 아이콘 경기시나위에 있으면서 대중성을 잡을지, 창의성을 잡을지 고민도 많다. 이 악장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창의성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는 대중성을 염두하고 있기에 단순 실험에서 끝나는 무대가 아닌 감동을 주는 무대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번에 그런 결실을 직접 눈과 귀로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니 절대 놓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웃으며 강조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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