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예술의전당서 벚꽃과 조각작품 감상 어때요? '견생조각전'

자그마한 ’돌소(笑)’가 의정부 예술의 전당 야외광장에 누워 봄 햇살을 즐긴다.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 의정부 아트캠프 야외광장에 선 ‘선인(仙人)’은 길가는 사람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의정부 예술의전당과 역전 근린공원 의정부 아트 캠프 야외광장이 최근 조각 작품으로 봄 옷을 입었다.의정부문화재단이 크라운해태와 함께 지난달 24일부터 선보인 <2022 상반기 견생조각전(見生彫刻展)>이다. 이번 전시는 현대조각의 저변을 확대하고 의정부 문화재단의 예술공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 크라운해태 아트밸리에서 활동하는 원로, 중진 작가 22명이 참여해 스틸, 철, 레진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표현한 작품 중 시민들이 직접 고른 13점을 전시 중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광장에는 안인기의 ‘돌소’ , 정춘표의 ‘美夢미몽’, 조영철의 ‘Meditation’, 김석의 ‘연리지와 매화와 사슴’ 등 9점이 시민과 만나고 있다. 작가 안인기는 “오래되고 가벼운 농담같은 작업”이라며 “농담은 내가 아니라 돌덩이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아트캠프 야외광장에선 이종국의 ‘선인’, 조용익 작품 ‘파랑의 증식’ 등 4점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견생 (見生)은 ‘보면 생명이 생긴다’라는 뜻”이라며 “가족, 연인과 함께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벚꽃을 구경하고 조각작품을 감상하면서 봄의 기운을 듬뿍 받아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6월 23일까지 이어지며 관람은 무료다. 의정부= 김동일기자

뮤지컬 ‘킹키부츠’ 스크린 찾는다…또 다른 뮤지컬 영화는?

1980년대 영국 노샘프턴 브룩스. 폐업 위기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는 어떻게 하면 공장을 다시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심사숙고 끝에 세운 전략은 많이 만들어 싸게 팔 게 아니라, 적게 만들어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것. 문제는 '무엇을 만들지'다. 그렇게 찰리의 눈에 든 아이템이 바로 80cm 남성용 부츠 '킹키부츠'다. 뮤지컬로 제작돼 작품성·흥행성을 인정 받은 유명 작품 '킹키부츠'가 이번엔 영화로 찾아온다.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짜릿한 현장의 에너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는 3년여 장기 공연된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실황을 담은 작품으로, 오리지널 캐스트 맷 헨리의 연기가 더해져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도 이목이 모인다. 관객 저마다 춤추게 만드는 흥겨운 넘버와 퍼포먼스를 극장의 와이드 스크린과 사운드 시스템으로 즐길 수 있다. 그동안 킹키부츠처럼 뮤지컬들이 영화화 된 경우는 왕왕 있었다. 올해 1월엔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막을 올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엔 <디어 에반 핸슨>이, 12월엔 뮤지컬 '팬텀'이 <팬텀:더 뮤지컬 라이브>로 각각 스크린 속에 들어 왔다. 이 외에도 <캣츠>, <맘마미아>, <레베카>와 같은 히트작이 영화로 만들어져 관객과 만나왔다. 보통은 소설이나 영화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이 만들어지곤 했으나,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무대가 늘어나면서 뮤지컬이 영화화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나는 음악, 화려한 볼거리, 따뜻한 드라마로 ‘킹키한’ 행복 에너지를 선사할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를 기다리며 다양한 뮤지컬 영화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작품에 담은 자연'…성남 헤드비갤러리 'MONOGREEN'展 개최

자연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한다. 자연을 보며 느끼는 감정도 저마다 다를 것이다. 예술가들은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할까. 성남 헤드비갤러리에서 지난 6일 개막한 <MONOGREEN>은 예술가들의 자연을 탐구한다. 강동현, 손정기, 태우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자연을 소재로 저마다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강동현 작가는 자신이 보거나 느낀 관계를 작품 ‘공존의 숲’으로 표현했다. 나무가 모여 만들어진 숲에는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며 물에서 시작된 생명은 끝없는 변화를 시도한다. 강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봉을 용접, 그물망처럼 각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작품은 비어있지만 형상이 존재하며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강동현 작가는 이를 통해 자연의 응집성을 보여줬다. 손정기 작가는 광활한 자연과 그 속에 홀로 서 있는 아주 작은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 ‘Walking in the winter forest’은 흰색과 검정색, 회색으로만 이뤄진 풍경이다. 흑백의 풍경, 빽빽하게 서 있는 나무들이 다소 단조로워 보이지만 길게 뻗은 나무가 만들어낸 수평선, 흑백의 조화 등에서 관객들은 숲의 거대함, 외로움, 사색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와유(臥遊)사상’을 통해 현대의 산수와 정물을 표현하는 태우 작가는 와유사상 속의 정신적인 해방을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와유사상을 바탕으로 정신적 즐거움을 현대적으로 해석, 작가 특유의 유쾌함으로 풀어내 작품에 해학을 담았다. ‘눕새’는 작가의 아내를, ‘호랑이’는 작가 자신을 상징한다. 작품 속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눕새를 보며 관객은 즐거움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5월21일까지 열린다.

피아노 울리고, 연극 펼쳐지고…"봄볕 아래 가족 손 잡고 나가요"

코로나19 3년차의 봄, 아이부터 어른까지 일상 생활 속 따뜻한 즐거움과 유쾌한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야외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다. 먼저 수원 경기아트센터는 오는 9일 <2022 골든핑거 기타페스티벌>을 소극장에서 개최한다. 2019년 서울에서 시작돼 국내 음악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골든핑거 기타페스티벌’은 올해로 5회차를 맞았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가 사회를 맡고 장호일, 유병열 등 국내 최정상급 기타리스트들이 무대를 빛낸다. 또 임정현, 정나영, 김진산 등 젊은 기타리스트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축제에 열기를 더한다. 이 공연은 경기권역에선 처음 개최된다는 점은 물론,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번째로 치러지는 대면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 광주에선 이달 한 달간 연극 페스티벌 <희노애락>이 펼쳐진다. 광주문화재단이 매주 한 편씩 총 4개의 작품을 남한산성아트홀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이순재, 정영숙 등 국민 배우들의 출연으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사랑해요 당신(8~9일)’, 대학로 최고의 정통 코믹 연극 ‘신바람 난 삼대(15~16일)’, 광주시에서 활동 중인 극단 파발극회가 펼치는 1980년대의 광주 이야기 ‘파발교 연가(22~23일)’, 신비한 낙서의 세계에 상상력을 더한 어린이 연극 ‘두들팝(30일)’ 등이 관객을 찾는다. 부천지역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쉽게 접할 수 있는 ‘BIAF2022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기획상영전’이 화려한 막을 연다. 이 영화제는 아카데미가 공식 지정한 권위 있는 애니메이션 국제 영화제로, 10월21일부터 5일간 열린다. 다만 이달부터 우리 생활 속에 찾아가는 작은 영화관 ‘아이맘택시 상영회’를 시작으로 광주독립영화관, 판타스틱큐브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이 행사는 BIAF 사전단편애니메이션 제작지원작품과 역대 BIAF 국제경쟁 수상 및 선정작품, 그리고 BIAF 11초 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특별기획프로그램이다. 애니메이션 장르의 매력을 전파하고 관련 예술과 산업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언어에 담긴 부조리를 고발한다... 성남문화재단 '은신술'展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경험과 기억, 실제와 허구를 맞닥뜨린 작가의 글과 이미지가 화폭에 담겼다. 성남문화재단은 ‘2022 성남청년작가전’의 두 번째 전시로 정해나 작가의 <은신술>展을 지난 1일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5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정해나 작가는 주변의 사라져가는 것들을 주제로 했다. 특히 불평등과 부조리 등 사회적 화두를 화폭에 담아낸 게 눈에 띈다. 대학 생활과 사회생활을 통해 겪은 인간관계와 남녀차별, 혐오, 고정관념 등 젠더 갈등을 재료로 해 작가의 상상을 더한 서사를 부여한다. 작가는 이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면서 예술적 승화를 통한 상처 치유에 집중했다. 전시에서는 ‘언어는 사고를 반영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옮겨졌다. 작품 중 ‘女女 - 여자여자’는 女(여자 여)를 부수로 하는 한자가 사회의 규범과 성격, 행동 범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제약 하는지를 발견했다. 또 누군가의 딸, 아내, 누이로 살며 이름을 잃은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담은 ‘팔선녀’, 동양화의 책가도를 차용해 작가의 상상 속 실제와 허구의 이미지를 표현한 ‘그림자 은신’ 등의 작품도 인상적이다. 한지와 비단, 삼베 등 바탕재의 특성을 활용한 섬세한 채색 작업, 은근하고 몽환적인 색감의 풍경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기법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노력이 엿보인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다’…<썸씽로튼> 앙상블, 이유나 배우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제가 가진 에너지를 200% 돌려주고 싶습니다.” 뮤지컬에서 사건을 자세하게 보여주거나 상황을 더 극대화해주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춤, 탭 댄스 등 다양한 움직임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해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다. 다 똑같은 연기, 동작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밝은 표정과 큰 동작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앙상블 배우가 있다. 오는 1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썸씽로튼>의 앙상블, 이유나 배우(26)다. 배우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갓 2년을 넘겼지만 선생님 등 그동안 크고 작은 공연에서 맡았던 역할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이 배우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것은 ‘에너지가 넘치는 역할’이라고 한다. 그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을 좋아해서, 관객들에게 내가 가진 에너지를 돌려주기 위해 뮤지컬 배우가 됐다”면서 “내가 발산하는 힘을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얻고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썸씽로튼>에서도 자신만의 에너지로 관객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르네상스 시대 마을 여자, 주인공 ‘비아’의 친구, 상상 속 퍼레이드 걸 등 여러 역할을 하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이유나 배우는 “<썸씽로튼>은 배우 한 명, 한 명의 매력을 다채롭게 발산할 수 있는 뮤지컬”이라며 “개인의 고유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인 만큼 내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가진 매력은 ‘밝음 에너지’인 것 같다”며 “웃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다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고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공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다양한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웃음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이 배우의 목표처럼 오는 5월 남양주에서 야외공연으로 열리는 <월을 찾아서> 탭 댄스 공연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웃음과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유나 배우는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더 성장하고 싶다”며 “어떤 역할을 맡든지 스스로 고민해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예매 전쟁'

오는 2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놓고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시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문화재·미술품을 기증한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3일 관람권 판매처인 인터파크티켓의 예매 현황을 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입장권은 내달 18일 관람권까지 모두 팔렸다. 현재 개막일부터 5월까지 관람권만 예매가 가능한 상태로 금요일과 주말 관람권은 모두 매진됐다. 5월 18일 이후 월∼목요일 관람권만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전시에서는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박수근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출품작을 합쳐 이건희 컬렉션 290여 건을 선보인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작품을 통해 인류의 궤적과 지혜를 살펴볼 수 있다. 대표작으로는 겸재 정선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와 국보 ‘금동보살삼존상’, 단원 김홍도 작품인 ‘추성부도’, 김환기 ‘산울림’, 클로드 모네 ‘수련’, 이중섭 ‘황소’, 박수근 ‘한일’ 등이 꼽힌다. ‘인왕제색도’는 다음 달 31일까지만 공개되며 ‘추성부도’, ‘불국설경’, ‘화접도’, ‘고려 수월관음도’ 등도 1∼2개월만 전시된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며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6월 관람권은 내달 2일부터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고, 7월 1∼28일 관람권은 내달 30일 판매가 시작된다. 회차별 정원은 100명이다. 온라인에서 관람권 70장을 판매하고, 30장은 관람 당일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관람권 가격은 만 25∼64세 5천원, 만 7∼24세 3천원이다. 만 6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 유공자 등은 무료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도 오는 13일까지 전시된다. 전시는 지난해 7월 21일 개막해 올 3월 13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국민적 관심으로 전시 기간을 연장했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전시장서 만나는 텍스트 악보

# 셈여림표 ‘매우 여리게(피아니시모/pp)’의 첫 번째 방: 흐르는 물과 시끄럽게 울리는 낡은 괘종시계, 15개의 소리가 흘러나오는 테이프 녹음기가 있다. 이질적인 소리들이 3분마다 3초가량 들려온다. # ‘매우 강하게 지하실(포리티시모 셀라/fff)’의 두 번째 방: 스코어에는 관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금속 플랫폼이 있으며, 알비스 필터와 정현파 생성기, 직사각형파 생성기가 놓여 있다. 이곳에서 누구나 뛸 수 있고, 싸울 수도 있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트 거장 백남준은 1961년 위와 같이 텍스트 악보로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작곡했다. 오선지 위 음계·음표가 아닌, 방이라는 공간 속 지시문·장치를 통해 악장을 넘기듯 방을 활보하게 하는 악보를 만든 것이다. 이 곡은 백 작가의 살아생전 단 한 번도 연주된 적 없었지만, 그의 탄생 90주년을 맞은 전시화 돼 관객을 찾게 됐다. 텍스트악보가 시각적으로 연주되는 건 이번이 국내 최초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오는 6월19일까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교향곡 2번>을 개최한다.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은 제목과 달리 빈방을 포함해 총 16개의 방·16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 그 중에는 아무런 지시가 없는 방(13번)도 존재한다. 왜 그럴까.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누리 학예연구사는 “백남준은 20개의 방이 물리적으로 구획된 공간이 아니라 20개의 상황을 표현한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각 방은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상황과 소리를 비유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빈 방(13번)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데 각 방마다 ‘물리적으로는 없지만 증식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한 1초 역시 물리적으로는 없을 수 있지만 ‘최후의 1초’를 찾는 열쇠는 우리의 경험과 상황 속에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한 백남준의 의도가 전시장에는 어떻게 들어왔을까. 이번 <완벽한 최후의 1초-교향곡 2번>에는 시각예술가, 피아니스트, 첼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참여한 만큼 다채로운 형식의 작업을 펼쳐보였다. 전시장에 설치된 방마다 청각뿐 아니라 시각, 후각, 촉각을 자극하는 장치와 사물이 관객의 행동을 유도한다. 지나치게 밝은 조명이 설치된 방, 쿵쿵 뛰며 진동을 느껴볼 수 있는 방 등을 오가며 관객들이 한 명의 연주자가 돼 참여작가들과 곡을 완성해가는 식이다.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위해 센터가 정성껏 준비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 중 시작을 알리는 전시”라며 “많이 연구한 만큼, 많이 공 들였다. 관객들도 즐거운 발견을 통해 백남준의 소탈함과 인간적인 모습 등을 마주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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