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킨 영웅의 집입니다”

“온 산하가 메케한 화약냄새로 자욱하게 뒤덮였던, 날마다 죽음을 생각해야만 했던, 참으로 힘든 시절이었지요. 지금도 이따금씩 잠에서 깨면 그날의 총성 소리에 귀를 막곤 한답니다” 22일 오후 연천군 군남면 삼거리 소재 한 마을에서 만난 이명우 옹(84)은 아직도 그때가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하다. 풋풋한 소년에서 반세기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든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귓불을 서늘하게 훑으며 총탄이 지나가는 전장(戰場)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다반사다. 그럴 때면 먼저 간 전우 생각에 눈물이 고인다. 6ㆍ25전쟁이 발발했을 때 그는 소년티를 갓 벗어난 나이였다. 이 옹은 “지금으로 치면 갓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정도로 일손이 달리던 미군부대에 단순 노무직으로 들어갔었지. 전쟁통에 뭐 입에 맞고 손에 익은 일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렇게 전쟁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고 2년 뒤인 1952년 정식으로 입대,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미군부대 카투사로 18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전투부대 지원업무로 전쟁을 치렀다. “말이 지원 업무지,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선 전투원과 비전투원 구분이 어려운 정도로 모두가 전투원이고 병사였다” 이후 당시 파주에 주둔했던 육군 제11사단 20연대로 옮겨 3년 6개월 근무하고 하사로 전역했다. 노병은 이후 강산이 6차례나 바뀌면서 온갖 풍상을 다 겪어야만 했다. 남은 건 병든 몸과 낡은 집 한 채였다. 그런 그에게 이날 값진 선물이 선사됐다. 물이 떨어지던 지붕과 습기와 곰팡이들로 가득 찼던 벽, 아무렇게나 엉켜 먼지로 가득했던 낡은 전기시설 등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말쑥한 새집으로 거듭 태어났기 때문이다. 손자뻘 되는 장병들이 연신 비지땀을 흘린 결과, 자그마한 보금자리가 완성됐다.육군 제28사단이 6ㆍ25 참전용사에게 지어 드리는 프로그램에 따라 태어난 주택이다. 노병은 이날 자신의 집 앞에서 열린 ‘나라 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에 참석해 감격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동안의 아픈 기억도 오롯이 풀리는 것 같았다. 윤의철 육군 제28사단장(육군 소장)과 김규선 연천군수, 이종만 연천군의회 의장, 서민 연천경찰서장 등을 비롯해 신우전기엔지니어링, 통일레미콘 등 후원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노병을 격려했다. “새집이 어떠냐”는 윤 사단장의 질문에 이 옹은 환하게 웃으며 “아주 좋다. 감사하다. 6ㆍ25 전쟁 때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나라를 위해 싸웠는데 이렇게 큰 선물을 받게 되니 그 시절이 떠오른다”고 화답했다. 공사 책임을 맡은 육군 제28사단 공병대대장 임창욱 중령은 “이번 공사를 계기로 전쟁의 상흔으로 힘겨운 시간을 걸어오신 참전용사께 무한한 경의와 감사를 표하고 우리 장병에게는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나라 사랑 보금자리’ 사업은 지난 2011년부터 육군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 주최로 6ㆍ25 참전 국가 유공자들을 대상으로 노후 된 주택을 고쳐주는 프로그램으로 이번이 294번째 보금자리이다. 연천=정대전기자

“이곳은 경찰관 특별순찰구역입니다”

연천경찰서 생활안전계는 연천군 전곡읍사무소와 협의해 보다 효율적인 여성범죄예방을 위하여 전곡읍과 협조, 전곡읍에서 약 4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 뒤 여성안심구역에 화단조성, 가로등LED개선 및 CCTV 재조정 등으로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여성 안심 구역은 방범진단 결과에 기초, 가로등 및 CCTV 등 범죄예방시설이 부족한 지역 대상으로 선정하여 경찰관이 특별관리를 하는 구역을 말하며 이번에 연천서는 여성안심구역 중 전곡읍사무소입구, 한탄강유원지 진입로, 전곡역 부근 3개소를 여성안심구역 특별순찰구역으로 지정했다.특히 이번에 전곡읍사무소 부근에 조성한 여성안심구역 범죄환경개선은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과 전곡읍사무소가 합동으로 현장을 파악하고 취약요소를 진단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체 치안협력 체제를 구축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이번 환경개선을 추진한 사업은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운 만큼 향후 여성안심구역 특별순찰구역 내 CCTV, 보안등 등 적절한 설치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취약한 곳은 전곡읍과 협의해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서민 서장은 “여성 안심구역뿐만 아니라 연천군 어느 지역에서도 무서운 밤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의 및 특별순찰 강화 등 범죄예방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연천=정대전 기자

고구려 유적 호로고루성 문화재보호구역 추가 지정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임진강 하류 주상절리 절벽을 성벽으로 축조된 고구려 유적인 사적 제467호 호로고루(瓠盧古壘)성 주변 3만554㎡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이에 따라 호로고루 사적지를 제외한 문화재보호구역은 8만5천490㎡로 늘어났다. 14일 군에 따르면 사적지 입구에 대규모 양계시설이 들어서 악취와 함께 미관을 해쳐 경기도, 문화재청 등과 협의해 보호구역을 추가 지정하게 됐다. 군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된 호로고루성 주변 3만554㎡에 전시관과 공원을 조성해 문화유적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호로고루성은 임진강 지류와 만나는 삼각형 대지 위에 조성된 강안평지성(江岸平地城)으로 6∼7세기 고구려 남쪽 국경선을 관장하던 국경방어사령부 역할을 수행했다. 학술 가치가 높아 지난 2006년 성터 2만1천768㎡가 사적 제467호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 2010년 주변 5만4천936㎡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군은 문화재를 활용한 다양한 축제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협의, 내년부터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된 사유지에 대한 보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호로고루성은 임진강이 국경하천 역할을 하던 삼국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학술 가치가 큰 귀중한 문화유적으로 보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천=정대전기자

지역사회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