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복지실태, 너무 형편없다

농촌 복지환경이 열악한 원인은 순전히 정부 탓이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농촌복지에 무관심한 나머지 투자에 인색했다. 그나마 있어 왔던 정책도 단편적이고 임시 방편적이었기 때문이다. 노인만 남은 농촌, 열악한 의료체계, 무너지는 농촌교육, 도움 안되는 공공복지 정책, 부실한 사회기반 시설 등으로 인해 농촌복지는 그야말로 빈혈상태다. 대대적인 수혈이 없는 한 쓰러지기 직전이다. 예컨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2002년 기준)이 도시는 6.1%인 데 비해 농촌은 15.4%다.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농이 30%를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복지시설과 지원프로그램은 도시 중심으로 운영돼 도농간 복지격차가 심각하다. 의료체계는 더욱 열악하다. 전체 종합병원 283개 중 농촌지역 소재 병원은 18개에 불과하다. 농촌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전체 107곳 중 겨우 3곳이다. 면단위 1차 진료기관인 보건지소에 공중보건의 1명과 간호사 1명 정도가 배치됐을 뿐 시설과 지원이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농촌교육은 날이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다. 대다수 농촌학교가 소규모 학교·학급으로 이뤄져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한다. 전체 복식수업 학교 2천103개 가운데 95%인 2천9개가 농촌에 있다. 전국에 2만개가 넘은 영유아 보육시설이 있지만 농촌에는 2천520개(11.8%) 뿐이다. 농업인 자녀 학자금 지원도 영농규모 1.5㏊ 미만으로 한정돼 상당수 농업인들이 혜택을 못 받는다. 농어촌 출신 학생 대학특별 전형 모집비율을 3%로 제한해 농어촌 학생들의 진학이 심히 어렵다. 국민 기초생활 보장제도도 소득평가액 및 재산의 소득 환산액을 산정할 때 농업·농촌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자활사업이나 공공근로사업도 조건부 수급자에 집중돼 농촌노인들은 사실상 소외됐다. 도시는 상수도 보급률이 100% 수준이지만 농촌은 간이상수도를 포함해 48%에 그치고 있고 하수처리율은 5%밖에 안된다. 우리나라에 농촌을 아예 없앨 방침이 아니라면 정부가 이렇게 농촌에 무심할 수가 없다. 농촌 주민들이 헌법이 보장한 복지권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래서 설득력이 있다.

‘이순신’ 문화코드

이순신 장군은 원래 육군장교였다. 당시는 육군과 해군의 개념 구분이 없었다. 이순신은 함경도에서 여진족과 대치하다가 조정의 명령에 의해 수군(해군)지휘관으로 발령받은 청년장교였다. 임진왜란 때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 제게는 배가 열 두척이 있고, 순신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장계를 올린 이순신은 확실한 영웅이었다. 하지만 갈등과 번민이 매우 많은 억눌린 내면을 가진 평범한 인간이기도 했다. 이순신이 이끌었던 부대가 원래 군졸들이 용기와 충심으로 가득 차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난중일기’를 보면 그들은 민간인 마을의 개를 잡아 먹고, 군무를 이탈하고, 군수품을 빼돌리기도 했다. 이순신의 위대함은 그가 ‘바다’라는 사실에만 입각해 살고 죽었다는 데 있다. 임진왜란 발발 전, 조정의 명령에 의해 일본으로 잠입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고 온 밀사가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당파성의 관점에서 도요토미를 봤다. 한 사람은 도요토미의 눈깔이 늑대같다고 했고, 또 한 사람은 영웅같다고 하였다. 결국 당파성에 매몰된 조정은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은 이순신은 오직 바다를 통해서 현실을 봤다. 사색당쟁에 빠져 있던 조선 조정이 이순신을 두려워해 제거하려한 것은 그가 어느 누구의 ‘자기네 편’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4·15 총선 때 정치인들이 이순신의 장계 ‘상유십이 순신불사’를 애용한 것은 누란의 위기에서 한 나라를 구했던 ‘강인한 남성상에 대한 향수’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충무공의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했고, 추미애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이순신 장군처럼 민주당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요즈음은 ‘이순신 장군’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부활하고 있다. 1970년대 국가와 민족에 절대적 충성을 바친 영웅으로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이순신이 고뇌하는 평범한 인간, 개혁정치의 표상, ‘불패신화’를 이룩한 리더십의 화신으로 소설·드라마·오페라·만화 등에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웅 이순신이 영생하는 것은 우리 겨레의 축복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기고/자동차 공회전을 줄이자

사람들은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진짜인 것처럼 믿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새차는 처음에 고속으로 밟아 줘야 길이 든다’라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눈이 나빠진다’거나 ‘안경을 쓰면 눈이 나빠진다’ 등등. 그 중에 연료 낭비와 대기오염을 가중 시키는 잘못된 상식이 있다. 바로 ‘겨울철 워밍업은 5분이상 해야 한다’는 상식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자동차 엔진 예열을 왜 하는 지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엔진보호를 위하여 48%, 냉·난방을 위하여 28%, 습관적으로 18%, 바로 출발하기 위하여 0.2% 등으로 공회전을 하는 사람 중 66%이상이 자동차 엔진보호 또는 습관적으로 공회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공회전에 대한 효과와 문제점을 보면 기계적인 측면에서 출발전 공회전은 엔진마모를 방지하는 윤활작용의 정상화를 위한 예열 작용을 한다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승용차의 예열시간은 30초 정도다. 특히 겨울철에 예열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1980년대 중반까지 생산된 카브레다 방식의 승용차에 해당하는 개념이며, 현재 생산되는 전자제어 연료분사방식의 승용차에는 적용되지 않는 개념이다. 또한 과도한 공회전은 연료의 퇴적물 생성을 촉진시켜 실린더마모 및 연료소모를 가중시킨다. 배출가스 측면에서 보면 배출가스의 오염물질을 절감하기 위하여 설치된 삼원촉매장치는 적정온도 550℃에 도달하여야 정상적인 반응이 이루어져 배출가스를 정화할 수 있는데 공회전시에는 배출가스 온도가 약 200~300℃로 낮아져서 정상상태의 10%이하로 정화효율이 떨어져 일산화탄소는 6.5배, 탄화수소는 2.5배 더 많이 배출된다. 또 연료소모 측면에서 보면 자동차 1분 공회전시 휘발유 차량은 25cc, 경유차는 8.5cc의 연료를 낭비하고 있으며, 10분간 공회전 할 경우 휘발유차량은 3㎞, 경유차량은 1.5㎞를 더 달릴 수 있는 연료가 소모된다. 이러한 경제적 손실과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시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공회전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아직도 터미널 등에서는 평균 8분 이상의 공회전을 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1995년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3분이상의 공회전을 제한하고 위반시 벌과금을 부과하고 있다. 또 미국의 워싱턴도 1999년부터 3분이상의 공회전을 제한하고 있으며 위반시 벌과금 부과, 영국의 런던은 2001년부터 5분이상의 공회전을 제한, 일본의 효고현도 1996년부터 공회전을 규제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자동차공회전제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2004년 7월 1일부터 자동차의 공회전을 제한하도록 했다. 주요내용을 보면 터미널·차고지·주차장·자동차극장을 공회전 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공회전 제한지역에서 5분이상 공회전을 할 경우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공회전 제한외지역에서는 운전자에게 공회전을 하지 않도록 계도했다. 대기오염이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되고있고 기후 온난화 현상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자동차 공회전을 제한하는 일은 아주 환영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자동차 공회전 제한은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손쉬우면서도,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지만,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에 도민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쾌적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겠다. /이윤성.도환경보전과

천자춘추/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100여 년 전에 주시경 선생은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가 내린다’고 생각하여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1세기가 지나는 동안 한글문화는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 그러나 통신언어와 외국어의 남용으로 우리 말글살이는 혼란의 늪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는 글자생활의 기계화를 앞당겼을 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생활화하는 데에 큰 구실을 하고 있지만 수준 낮은 글, 어문 규범을 무너뜨리는 글을 양산해 왔다. 통신언어를 보면 ‘안녕하세요’는 ‘아냐세요, 안냐세요, 안여하세요, 안냐샘’, ‘많이’는 ‘마니’, ‘애인’은 ‘앤’, ‘감사감사’는 ‘ㄱㅅㄱㅅ’, ‘그리고’는 ‘글구’, ‘그럼’은 ‘그름’, ‘여자 친구’는 ‘여친’, ‘남자 친구’는 ‘남친’ 등으로 쓰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자나 외국어, 특수문자를 회화적으로 사용해 네티즌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용어들이 어지럽게 쓰이고 있다. 전자우편, 필명, 주소(아이디)도 문제이다. 한글 인터넷 주소나 이름을 만들어 쓸 수 있는데도 로마자나 영어 일색이다. 나쁜 사이트나 통신대화 등으로 사회문제가 일어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살사이트에 오른 유서도 통신언어로 쓰는 세상이 되었다. 언론·출판 분야는 국민의 언어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우리 말글을 다루어야 한다. 출판 분야의 한글 전용은 대체로 성공적인 편이나, 신문에서는 아직도 ‘Money’, ‘Sports’, ‘Metro’, ‘Health’ 등 로마자나 영어 따위를 무분별하게 쓰고 있다. 영화 이름이나 방송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해피투게더, 리얼코리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주주클럽, 뉴논스톱, 레츠고’ 등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쓰고 있으며 비속어, 신조어, 선정적인 말이 넘쳐날 뿐만 아니라 낱말과 음운변화 현상까지 일으키는 실정이다. 한글은 빼어난 과학성과 실용성으로 익히기 쉽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 파급되고 있으며 한국 최고의 문화 상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라 안에서는 나라 밖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열풍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보다는 사회의식 차원에서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생활을 하도록 지도해야 하겠고, 국립국어연구원, 한글학회 등 당국의 꾸준한 교육과 계몽이 정말로 절실한 때이다. 우리 모두 인식하자. 말이 오르면 곧 나라가 오른다는 것을. /정동환.한글학회 인천지회장·협성대 교수

독자투고/호국보훈의 의미 되새기길

6월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의 숭고한 위국헌신에 보답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 속에서 국가의 흥망과 민족의 자존을 가름하는 숱한 외침과 시련을 겪어야 했으나, 그 때마다 선열들의 불굴의 호국의지와 민족적 저력으로 분연히 일어나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6월 한달을 3단계로 나누어 추모의 기간(1~10), 감사의 기간(11~20), 화합과 단결의 기간(21~30)으로 설정해 특색있는 추모 및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정부에서 이렇게 호국보훈의 달을 지정하여 엄숙한 국가적 의식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나라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공동체라는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지금 세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등 각분야에 걸쳐 자국의 이익을 위한 무한경쟁 속에 급변하고 있으며 영원한 우방이 없는 것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세대나 계층, 지역의 벽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열어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한민국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선열들의 나라사랑 마음과 국난 극복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통합을 이루고, 온 국민이 하나되어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나아가 국가유공자의 위국헌신 정신을 이 시대의 고귀한 삶의 가치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해야할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이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오기택·의정부보훈지청장

"6월 12일 경기만평, 당구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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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식품과의 전쟁’ 과연 근절될까?

검찰이 ‘부정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많이 늦긴 했으나 잘 생각하였다. 세상엔 별의별 농간을 부리는 사회악이 많지만 먹는 것 가지고 나쁜짓 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아주 못된 짓이다. 건강, 나아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은 석회 비료 공업용 기름 등 이밖에도 인체 유해물질을 식품제조의 첨가제로 사용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된 세태다. 이같은 인체 유해식품제조는 미필적 고의가 잠재된 만성적 살·상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이번 유명식품까지 크게 번진 쓰레기 만두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벌이는 ‘부정식품과의 전쟁’을 환영하면서도 걱정되는 것은 과연 뿌리뽑을 수가 있느냐는 의문이다. 이같은 부정식품 집중단속이 일과성으로 그친 예가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식품위생법의 허점에 이유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속과 방임의 악순환은 역시 단속기관의 책임소홀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부정식품을 만들어도 고작 벌금만 물면 되는 것으로 인식된 악덕업자의 척결을 위해서는 아주 높은 중형의 신체형과 재산형을 병과하는 식품위생법의 개정이 시급하다. 이만이 아니다. 실제상 경영자와 명의상 경영자를 달리하여 실체적 진실을 은폐, 법망을 피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 개정시 보완하여야 한다. 이밖에도 식품 제조업이 극도로 발달한 시점에서 식품위생법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할 점은 실로 허다하다. 이처럼 법 개정도 당연히 해야 하지만 현행법으로도 비록 약하긴 하나 신체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데도 부정식품이 판치는 것은 앞서 말한 일과성 단속의 악순환 외에 또 하나 들자면 법원의 물렁한 대처에도 책임이 없다할 수 없다. 보편적으로 보아 식품위생법 위반혐의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되기 일쑤였으며, 판결 또한 집행유예 아니면 벌금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래가지고는 부정식품 근절은 요원하다. 죄질이 지극히 나쁜 부정식품사범이 근절되기는 커녕 되레 판치는 연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깊이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부정식품과의 전쟁’에선 검찰의 가일층 분발과 더불어 법원도 새로운 경각심을 갖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 이같은 근절 의지의 단속 속에서 현실에 맞는 식품위생법 개정을 아울러 추진하기 바란다.

‘도라산 평화공원’에 기대한다

경기개발연구원이 마련한 도라산 일대 개발계획은 일종의 포괄적 평화 벨트 구축 개념이다. 도민과 함께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도라산역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700여m 떨어진 남쪽 최북단 지역이다. 아직도 달리고 싶은 녹슨 철마가 서 있는 이 곳은 분단의 한을 안고 있는 동시에 남북화해와 평화의 상징이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새로 건설된 도라산역은 2002년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울에서 불과 56㎞, 개성으로부터는 40㎞의 거리에 있는 도라산은 지금 평화와 건설, 약동의 새로운 이미지가 솟아 오르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개발연구원, 파주시, 각 시민단체들이 이 지역을 서부 접경지 평화관광의 중심으로 가꾸기 위한 계획을 착착 실행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도라산 평화관광벨트’는 10만평 규모의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임진각을 종합관광지로 개축하는 사업이다. 장기적으로 평화생태공원을 만들고 휴전선에 인접한 구 장단군청사를 복원해 ‘세계 평화시(World peace city)’로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민통선 주위에는 허준,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선생의 묘소가 있다. 자운서원, 반구정 등 각종 역사적 유적도 산재해 있다. 남한 최북단 마을인 대성동 마을(200명 거주)과 민통선내 최대 마을인 백연리(490명 거주) 등도 도라산에서 5분 이내의 거리다. 백연리에서는 장단 콩축제가 벌어진다. 이곳에서 재배된 각종 농산물은 청정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백연리는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인근의 초평도를 도립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도 추진중이다. 남북한 육로가 관통하는 곳도 이 곳이다. 이 일대가 개발되면 안보와 생태, 문화유적지가 포함된 종합 평화공원이 만들어진다. 2010년 쯤에는 매년 2천300만명의 관광객이 이 일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라산 평화공원은 내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국제적 관광지가 될 것이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이 곳이 통일의 꿈과 역동의 미래가 펼쳐지는 관광지가 되도록 더욱 힘써 주기를 바란다.

남양주 ‘도시관리계획’ 환영

남양주시가 도시계획구역내 무분별한 개발을 제한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하자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도시 기능 및 미관 증진이란 명분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도시기반시설, 주민편의시설, 공공시설 등 주민생활들과 밀접된 시설 확충이 미흡해 제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과 각종 중첩 규제로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는것도 모자라 또 규제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입장이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이미 신청된 30여건은 개발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경과규정으로 늦은 감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난개발 방지를 위해 이같은 관리계획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표를 의식해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와 비교하면 용기가 있는 셈이다. 남양주는 개발제한구역, 상수원특별대책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각종 중첩 규제로 개발이 가능한 토지가 총면적의 18.4%에 그치는데다 무분별한 개발로 파헤쳐 진다면 시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이번 조치는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종합개발관리계획 수립까지 한시적으로 개발을 제한하겠다는 의미여서 이해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적절한 범위에서 계획 수립 및 개발사업 시행 등을 충족시키는 종합개발관리계획이 언제 수립될지 미지수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빠른 시일 내 종합개발관리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이다. 이번 결정이 100년 앞을 내다 보는 현명한 청사진이었다고 평가받길 기대해본다. /wrchoi@kgib.co.kr

‘황혼의 반란’

통계청이 작년 10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 구성비가 7%를 넘어 유엔이 정한 고령화사회에 이미 들어섰다. 2019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4.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20%를 웃도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령화는 단순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경제의 대규모 지각변동을 야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고령화가 진전될 수록 투자의 위축, 근로계층의 축소, 재정적자의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사회가 단기간에 급격한 충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2010년부터 조세부담률이 급증해 납세자들의 세금부담이 많이 늘어나고 2020년에는 노인 의료비 지출이 65세 미만 인구 전체 의료비를 초과하며 2047년이면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인들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사회적 짐이 될 것이라는 내용들이다. 소설 ‘개미’를 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중 ‘황혼의 반란’이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레스토랑에는 70세 이상 노인 출입금지 팻말이 걸린다. 정치인들은 노인들 때문에 국가재정이 고갈되고 과중한 세금이 부과된다며 반(反)노인 캠페인을 벌인다. 일정기간 자녀들이 방문하지 않거나 소식을 끊은 노인들을 CDCP(휴식·평화·안락센터)가 잡아간다. 명칭과 정반대로 이 곳은 노인들의 생을 강제로 마감시키는 곳이다. 한 노부부가 CDCP로 끌려가다 도망한다. 이들의 뒤를 이어 많은 노인이 CDCP로 부터 탈출해 산악지대 동굴에서 저항운동을 벌인다. 그러나 이들의 항거는 오래 가지 못한다. 정부가 투하한 독감 바이러스에 노인들은 무력화되고 반란은 진압된다.” ‘황혼의 반란’에서 노인들의 저항운동을 이끌었던 주인공 프레드 노인은 진압군에 붙잡혀 안락사를 당하면서 자신에게 주사를 놓는 젊은이에게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거다”라는 저주와 같은 말 한 마디를 남긴다. 최근 한국의 노부모들이 자식들로 부터의 폭언이나 냉대 등 ‘정서적 학대’(43.8%)에 가장 아픈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한국에서도 ‘황혼의 반란’이 일어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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