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써 선호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덩치만 큰 한나라당도, 과거의 당원동지들과 결별한 후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이전투구하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도, 교섭단체를 구성 못해 전전긍긍하는 자민련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한 군데 없다. 아무리 당리당략에 죽고 사는 정당이라고 하지만 유권자가, 국민이 환멸과 연민을 느낀다면 그 정당은 이미 글러 먹은 당이다. 세칭 ‘코미디계의 황제’였던 故 이주일씨가 정주일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의원 노릇하다가 “정치판에서 코미디 많이 배우고 간다”고 일갈하고 정계를 은퇴한 일도 있지만 요즘의 정치판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웃긴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소위 정치자금을 한 푼도 안받았다고 ‘오리발’을 내밀던 인사들이 검찰에만 끌려 가면 술술 불고 나오니 검찰이 무섭긴 대단히 무서운 모양이다. ‘오리발’도, ‘모르쇠’도 ‘물귀신’ 작전도 코미디감이지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열린우리당’ 당명 시비는 철부지 아이들의 말장난 같아 유치하다. 그렇다고 기자가 열린우리당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열린우리당’을 줄여서 ‘우리당’이라고 자처하건, ‘열린당’이라고 하건 웬 말들이 그리 많은가. 더구나 공모해서 뽑은 당명 아닌가. 새천년민주당, 한나라당, 자유민주연합이라고 당명을 정했을 때 다른 당이 왈가왈부했다는 소리 못들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국민에게 혼란을 주는 당명”이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이 약칭을 수정할 때까지 한나라당은 ‘열우당(劣友黨)’ , 민주당은 ‘노무현당’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차라리 ‘표를 주어야 할 정당’이라고 하는 것이 어떠냐”고 말했다. 그래 봤자 열린우리당만 이익을 본다. ‘노무현당’, ‘노무현당’하면 되레 노무현대통령 이름만 귀에 익혀질테고, ‘표를 주어야 할 정당’, ‘표를 주어야 할 정당’이라고 자꾸 말하면 내년 4·15 총선 때 정말 국민들이 표를, 그것도 무더기로 몰아줄 지 모른다. 1963년 정당법이 제정된 이후 정당 이름에 가장 자주 사용된 단어가 ‘민주(29)’였다. ‘국민’ ‘통일’ ‘자유’도 많았다. 정당을 새로 만드는 재주들이 워낙 좋고 비슷 비슷한 당명이 많아 헷갈린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현행 정당법 제43조에 ‘유사명칭 등의 사용금지 조항만 있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의 명칭과 같지만 않으면 제한할 방법이 없다”고 하였다.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나온 ‘우리당’ 명칭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자는 의견은 물 건너 간 셈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을 비난할 때도 우리당이라고 칭해야 하니 부아가 치미는 것은 이해가 간다. 국어사전상 ‘우리’는 ‘자기나 자기 무리를 대표하여 스스로 일컫는 말’ 또는 ‘자기 또는 자기의 동아리를 스스로 일컫는 말’이라고 돼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복수만 지칭하는 게 아니라 단수나 복수에 모두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염두에 뒀는지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기왕 한글로 하려면 ‘열린우리무리’라고 하면 어떠냐”고 했는데 ‘무리’는 욕이 아니다. ‘개똥이’나 ‘돌쇠’라는 이름도 자주 부르면 정겹게 들리는 것처럼 남의 당을 ‘열우당’ ‘노무현당’ ‘표를 주어야 할 정당’이라고 자주 부르면 오히려 친숙해져 이름값만 높혀 준다. 찾아보면 ‘우리’를 앞세운 명칭은 ‘우리은행’ ‘우리문학’ 등 꽤 많다.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이름 시시비비는 코흘리개들이 별명을 부르며 싸움하는 것처럼 유치하다. 이름을 빼앗겨 화풀이 하는 것 같은 당명 시비는 이제 끝내라. 정작 닥친 중대사는 이 당, 저 당 할 것 없이 검은 돈 받은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일이다. 거기에 상응하는 처벌 받고 앞으로 받지 말라. 깨끗한 정치, 올바른 정치로 승부를 걸어라. /임병호 논설위원
인간은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욕구와 필요를 가지고 있다. 현실치료의 창시자인 글래써(Glasser)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다섯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생존의 욕구로 이는 먹고 자고 따뜻하게 지내고, 종을 보존하기 위한 성적인 욕구이다. 생존하려는 욕구가 아주 강한 사람들은 보수적이고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며 새로운 일들, 새로운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둘째, 사랑과 소속의 욕구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의 사랑을 받음으로써 애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또 집단에 소속해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끼며, 자신의 위치를 집단 속에서 확보하려는 욕구이다. 셋째, 힘의 욕구로 경쟁하고, 성취하고, 다른 사람들을 복종시키고, 인정받는 존재이고 싶어하는 속성을 의미한다. 넷째, 자유의 욕구는 이동하고 선택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는 속성이며, 대인관계와 종교활동 등을 포함해 어떤 방법으로 삶을 영위해 나갈지와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어하는 욕구이다. 다섯째, 즐거움의 욕구로 많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놀이를 통해 즐기고자 하는 속성으로, 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때로는 생명의 위험도 감수하면서 자신의 생활방식을 과감하게 바꾸어 나가는 예를 볼 수 있다. 글래써는 이러한 욕구 강도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생존의 욕구가 가장 강한 반면, 즐거움의 욕구가 낮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자유의 욕구가 강한 반면, 소속의 욕구가 약할 수 있다. 욕구의 강도 프로파일에 따라 인간의 행동과 인간관계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가능한 한 그때 그때 욕구를 세세히 살펴 적절히 충족시켜야 인격의 성숙을 꾀하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인간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욕구를 좌절시키거나 지연시켜야 할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런 현상을 감당하는 능력 또한 훈련돼야 한다. 이러한 훈련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받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욕구를 좌절시키고 지연시킨 경험보다는 충족시킨 좋은 경험이 개인의 심리적 사진첩에 많이 보관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하고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억압을 많이 해왔거나 자신감이 없고 부정적인 자기개념을 갖고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욕구를 적절히 충족시켜오지 못한 사람들이며, 자기의 욕구를 등한시하고 상대방의 욕구에 민감한 사람이다. 행복은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될 때 찾아오는 결과다. /유순덕.경기도 청소년종합상담실장
과천에 이사온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서울에서 누릴수 없었던 것 중에 하나가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거였다. 그래서 이사 오자마자 내 자전거를 구입했고, 뒤이어 집사람 것도 구입했다. 자전거로 대공원이며 문원동 쪽을 달리는 것은 주말의 여유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2개월쯤 전)에 기분 언짢은 일이 발생했다. 집사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보관소에 세워 둔 것을 누가 싣고 갔는지 없어졌다. 얼마 후 같은 장소에서 내 자건거도 없어졌다. 보관대에 묶어 둔 것을 자르고 가져간 것이다. 정말 CCTV라도 설치해야 하나, 몹시 언잖았다. 과천에 이사와서 자식을 키우며 ‘영원히 살고싶은 과천’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니 기분이 너무 나빠졌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분명 과천의 주거지수는 떨어질거라 생각한다. ‘영원히 살고 싶은 과천’은 시청 및 관계당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과천시민의 노력이 있어야 된다 생각한다. 시민이 이런 일에도 경각심을 갖고 우리 과천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주의를 귀울였으면 한다./과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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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자가 하루 평균 1.4명꼴로 늘고 있다. 1985년 이후 올 9월말까지 2천405명이 새로 에이즈에 감염됐다. 10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데 1980년대에는 5년이 걸렸으나 지금은 4개월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더구나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되고도 그 사실을 모른채 지내는 ‘미확인 감염자’들이 수두룩한가 하면 에이즈에 감염된 부모가 자녀를 낳았고 그 자녀도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에이즈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실정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부 부처에 에이즈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고 전문 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니 더욱 놀랍다. 현재 국립보건원에 에이즈와 성병, 결핵 업무까지 묶어 처리하는 직원이 고작 2명뿐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문제는 방치된 에이즈 관리다. 에이즈에 감염돼도 3,4주가 지나지 않으면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시기엔 검사를 해도 양성판정이 나오지 않아 초기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에이즈 검사 방법을 지금의 후진적 효소면역검사방법에서 첨단 기법인 핵산증폭검사로 바꿔야 하는데 계획조치 없다. 미확인 감염자들도 심각하다. 근본적으로 에이즈 관리는 미확인 감염자에 대한 대책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미확인 감염자는 통계에 잡힌 감염자의 10배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적으로 2만여명이 자신도 모르게 에이즈에 감염돼 있는 셈이다. 에이즈 감염 요인으로는 절대 다수인 97.5가 성 접촉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1.3%는 수혈로 인해 감염돼 혈액 관리도 엉망이다. 에이즈 전문병원이 한 곳도 없는 것은 에이즈를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가 36곳의 종합병원급 진료기관을 에이즈전문 진료기관으로 지정했으나 이 가운데 7곳은 지금까지 단 1건의 에이즈 진료 실적도 없는 등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미국·홍콩·싱가포르 등은 정부에 에이즈 전담부서를 두고 치료와 예방에 주력한다. 특히 홍콩은 에이즈기금관리위원회까지 가동하면서 에이즈 퇴치에 재정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에이즈 감염 대책이 주먹구구식이어서는 안된다. 35억원에 불과한 예방사업 예산을 대폭 늘려 치료와 계몽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 정부 당국은 이에 국민보건 차원의 깊은 인식을 가져야 한다.
건교부는 주택거래 허가제 실시를 위한 주택법개정안의 시안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10·29 부동산대책에 잇따른 고강도의 이런 극약처분은 문제점이 적잖다. 주택거래 신고제로도 모잘라 허가제로 바꾸는 것은 정책 자체가 지나치게 경직되었다. 시안은 주택초과부담금을 통한 규제와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취득 금지 두가지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두가지 방안이 다 순기능보단 역기능이 많다. 최대 쟁점은 두 방안 모두가 1가구 1주택자의 신규 취득에도 허가제를 적용하는 데 있다. 물론 주택거래 허가제는 지정된 구역에 한한다. 그리고 주택거래 허가구역은 집값 상승률이 높거나 투기조짐이 보이는 지역으로 주택정책심의회를 통해 지정하긴 한다. 그러나 집값 상승 또는 투기 조짐을 이런 식으로 잡으려 들면 앞으로 웬만한 도시는 거의 다 주택거래 허가지역으로 둔갑될 공산이 높다. 1가구 1주택자의 신규 취득에도 허가제를 적용하는 것은 이래서 무리가 더 따른다. 1가구 1주택자가 일정 기간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새로 집을 취득하는 것은 거주이전의 일상에 속한다. 이런데도 일정 기간내에 전의 집을 처분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으로 집값의 3%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당치않다. 주택 매매란 바로 거래되기도 하지만 거래가 잘 안되는 수도 있다. 또 가사 형평상 지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1가구 1주택 허가제는 집을 축재의 개념에서 주거의 개념으로 바꾸려는 시책과는 거의 무관하다. 시민생활의 불편만 가중시킨다. 만약 고의로 일정 기간내에 집을 처리하지 않아 1가구 2주택이 되면 그대로 처리하면 된다. 1가구 2주택도 아닌 팔리지 않은 집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타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 이미 강화키로 한 1가구 2주택 등 보유세 인상도 조세저항이 우려되는 지경이다. 오히려 집없는 사람의 부담만 더 많아질 지 모른다. 산업공동화로 인한 유휴자금이 부동산 투기로 흘러간다. 이를 산업자본화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돌리는 것이 근본적인 처방이다. 그러지 않고는 400조원으로 추산되는 유휴자금이 부동산대책 제방안에 머무는 것은 잠시일 뿐 다시 제방을 구멍내기 십상이다. 지금까지 이래 왔다. 하물며 위헌 논란의 가능성이 높은 주택거래 허가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원인이 확실하지 않고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후유증이 생길 우려가 있는 병이 희귀병이다. 희귀·난치병 환자들은 병을 천형(天刑)으로 알고 본인들이 걸머지고 간다. 발병 단계에서 치료까지 각종 장벽 앞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들중 대부분은 희귀병에 걸린 줄도 모른 채 원인불명의 병으로 알고 체념한다. 50만명으로 추정되는 희귀병 환자 중 1만3천여명만이 희귀병 확진을 받았다. 200여종에 달하는 희귀병의 증세가 뭔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면 어디서 진단을 받아야 하는 지에 대한 자료가 없고 그런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도 않다. 희귀·난치병 환자들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 못지 않게 엄청난 진료비에 절망한다.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좁아 진료비의 절반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데다 국고 지원 기준도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다. 경추탈골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딸의 인공호흡기를 떼내 숨지게한 전모씨의 경우 3년간 총 진료비가 1억7천100만원으로 이 중 49%인 8천300여만원이 환자 부담이었다. 전씨는 이 돈을 충당하기 위해 집을 팔아 사글세로 옮겼으며 그래도 부족해 5천만원의 빚을 졌다. 광주(光州)에서 윌슨병을 앓던 아버지(59세)가 같은 병을 앓는 외아들(28세)을 목졸라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희귀병 환자나 가족을 ‘자살’이나 ‘살인자’의 길로 내모는 데에는 정책 부재, 사회적 냉대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런 상황에 복지부가 연내에 희귀병 환자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희귀병 전문 홈페이지를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다행이다. 내년 5월에는 만성병 관리법을 만들어 희귀병 지원 근거를 담는다고 한다. 기왕이면 건강보험 이외에 별도의 재정을 마련해 희귀질환자들에게 의료비 혜택과 장기요양시설을 제공하거나 이런 일을 하고 있는 민간 사회복지시설을 지원·감독하는 ‘희귀질환 관리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희귀병은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임병호 논설위원
김종구 부안군수는 새천년 민주당으로 출마하면 부지깽이도 당선된다는 호남의 지역정서를 뛰어 넘어 무소속으로 당선된 몇 안되는 강인한 집념의 군수다. 다음번에도 적당히 처세하면 재선은 떼논 당상임을 모를리 없지만 오로지 몰락해 가는 지방경제와 지역발전의 복원을 위하여 혼자서라도 십자가를 짊어져야겠다는 용기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그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앞으로 닥쳐올 고난의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고향발전의 일념 하나로 장고(長考)끝에 ‘원전 수거물 시설’의 유치를 결단했다. 이러한 결단을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백년만에 몇명 나올까 말까하는 지도자라는 것을 부안군민들이 알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농어촌 환경을 논하며 핵 폐기물 유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부안군민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결여되어 있다. 핵 폐기물 처리장 시설은 이미 설치한 선진국의 예를 볼 때 별 문제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왜냐하면 국가주도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어 가동할 것이 자명하고 그 곳에 많은 시설물과 수많은 종사자들이 근무하면서 시시각각으로 점검하고 분석하게 되어 있다. 더욱이 연구단지와 관광지구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에서 보듯이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위대한 지도자란 백년 앞을 내다보고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김종구 부안군수는 고향인 위도에 핵폐기물 수거물 처리장의 설치를 결정한 것은 정말 사심없는 신념에 찬 지도자의 결단으로 정말 존경해 마지 않는다. 필자도 5개 시도와 5개 부처 11개 기관을 전전하며 33년을 공직에 몸담았지만 이런 훌륭한 단체장을 본적이 없다. 일신의 영달만을 위하여 갖은 시류에 영합하거나 잔꾀를 부리는 단체장이 얼마나 많은지 부안군민들은 접해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목사의 아들이 성경말씀의 존귀함을 모르고 소고기와 쌀밥만 먹어봤다면 보리밥과 시래기 된장의 맛을 모르는 이치와 같이 부안군민들도 그와 다를바 없다. 러시아의 영토인 알래스카를 미국 국무장관 스와드는 오랜 협상끝에 720만달러에 구입할 때 아무 쓸모없는 북극의 냉장고를 왜 사야하느냐며 미국국민들의 반대시위는 극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의 알래스카는 미국에 있어 전략적 중요성은 설명을 불허한다. 서구의 어느 도시에선 1백년전에 중심 도로 폭을 100m로 신설한 시장을 시민들은 정신병자라고 비웃었으나 백년뒤에 그 시장의 미래를 보는 안목에 경탄하여 추모비를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탄했다. 또한 철마면 고촌마을 주위는 대부분 천수답이라 하늘에 의존해 왔다. 의지에 찬 마을이장이 저수지 축조를 결단하자 둑이 무너지면 마을 모두가 수몰된다는 주민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저수지를 완공했다. 불만에 찬 흥분한 마을 주민들이 준공식장에서 이장을 장작더미 위에 올려 놓고 화장을 하겠다고 불을 지펴놓고 내려왔다. 때마침 지나가던 스님의 도움으로 생명은 보존할 수 있었으나 영영 고향을 등져야 했다. 오랫동안 저수지 덕택에 쌀밥을 먹게 되었으니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일 공덕비를 세워 기렸다는 일화가 있다. 부디 부안 군민들이 하루 빨리 이성을 되찾아 먼 훗날 김종구 군수를 기리며 죄스러워 하는 후회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부는 김종구 군수의 의로운 결단에 백번의 격려와 위로보다 부안군수가 처해 있는 처지를 감안하여 김종구 군수의 요구에 상응하는 충분한 지원과 필요한 시책들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행·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부안군수의 핵 폐기물 처분장 유치 신청이 부안군민으로 하여금 정말 잘된 결정이었다고 공감하도록 정부는 전폭적이고 추종을 불허하는 특단의 조치가 가시화되어야 한다. 특히 노무현 정권은 다른 국책사업과 형평을 맞춘다는 생각에 시간을 소모하며 머뭇거리다가 민심이 이반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부안군민이 뽑아준 군수를 군중심리에 노예가 되어 이성을 잃고 집단폭행과 린치를 일삼은 부안군민을 김종구 군수는 벌주기를 원치 않았다. 그의 부안군 발전과 군민사랑 정신에 머리 숙여 경배한다. /손병목.前 안양시 동안구 부구청장
경기도는 효(孝)와 관련된 문화유산과 인물이 많은 곳이다. 아버지인 사도세자를 극진하게 추모해 왔던 정조대왕릉이 화성시 태안읍에 있고, 도읍지를 아버지 묘소 근처로 옮기고자 축조한 화성(華城)이 수원에 있다. 그리고 실학사상의 본산이 바로 파주라고 한다. 경기도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지난 2001년부터 효문화 체험교육, 효행상 제정, 효 박물관 건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문화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평소 효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내 이름 석자에도 충(忠)자가 있기도 하거니와 점차 미풍양속이 실종되어가고, 가치관이 혼동되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운동은 비단 경기도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추진해야하는 운동이 아닌가 한다. 흔히 효를 수직적인 상하관계나 옛것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효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위하는 일만이 아니고 수평 대등한 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사례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를 발굴하여 미담사례로 엮어 보급했으면 한다. 효는 건전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효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나름대로 정의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 바로 ‘배려’가 아닌가 한다. 따라서 이 운동을 정신운동으로 승화 발전시켜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하였으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운동을 통하여 현재의 시점에서 효를 재조명하고 실천함으로써 보편화된 우리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더 값진 운동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가 전개하고 있는 효 실천운동이 나에게 참신한 의미를 준다. 그리하여 우리의 모든 행정이 효에 바탕을 두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 나는 언젠가 TV프로에서 전개된 장면을 보고 어떤 감명을 받았다. 노모를 모시는 50중반의 아들은 날품팔이로 어렵사리 살아가고 있었다. 하루 일이 끝나면 집으로 곧장 와 거동이 불편한 80노모를 집 부근 어린이 놀이터에 모시고는 걷기 운동을 시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모는 철봉아래에 떨어진 100원짜리 동전 4~5개를 줍는 행운을 얻고는 몹시 좋아라했다. 그 다음날 노모는 놀이터에 가서 지팡이로 무언가를 헤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경을 본 아들은 ‘옳다!’하고는 무언가를 생각한 듯 늦은 저녁 아무도 모르게 놀이터에다 동전 몇 잎을 뿌린다. 노모는 매일아침 해뜰 무렵이면 그곳에 가서 지팡이로 모래를 뒤적이는 것이다. 이 일이 진행되면서 거동이 불편하던 노모는 동전 줍는 재미로 건강을 되찾고 설치던 밤잠도 쫓은 것이다. 아들이 숨긴 보물(?)을 노모는 찾고, 숨기는 일이 계속된다. 과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이지만 동전 줍고 건강 찾고, 아들은 동전으로 효도하니 둘 다 신바람으로 사는 행복한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이충양.행정자치부 감사담당관
주말이면 일산 호수공원 주위는 여기저기서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고, 도로는 사나워진 차들로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마을버스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려해도 평소보다 세배는 더 시간을 지체하게된다. 문제는 버스기사 아저씨들의 태도에 달려있다. 도로에 차가 많아 짜증나는 건 이해를 하겠지만, 애꿎은 손님들에게 화를 내는건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특히 노인복지회관 앞에서 노인분들이 승차할때 빨리 타라고 윽박 지르기 일쑤이며, 지나가는 차들에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의 욕설을 퍼부을 때도 있다. 주말에 그런 버스 한번 타면 그 하루는 기분이 나쁘다. 노선에도 문제가 있다. 노선을 세분화하고, 복잡할 땐 배차간격을 줄이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버스이용이 편리해야 되도록이면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더 원활한 교통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는가. /안미정·인터넷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