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성인들의 안일한 행동으로 어린 축구 꿈나무들을 멀리 떠나보내야만 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의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지라 배가의 슬픔으로 자리잡았다. 기성인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훈련에 매진한 결과가 이렇게 참담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정부는 지나친 승부욕으로 기성인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과도한 훈련을 강행하고 있다고 진단하여 이번 일을 계기로 유소년 선수들의 ‘꿈의 향연장’인 소년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정부로서도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하여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인 처사이겠지만 정말 식상하고 진부한 발상이다. 72년 6월 6일 제1회 스포츠 소년 체육대회로 시작된 소년체전이 88년 제17회 대회를 끝으로 중단되었다가 92년 다시 종합대회로 부활의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체육청소년부의 통폐합 와중에서 한다 못한다 각계 각처에서 말이 무성했던 소년체전이다. 결국 제22회 대회를 93년 5월28일부터 4일간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초등학교 13개, 중학교 26개 종목에 걸쳐 시·도 대항전으로 열게 된 바 있다. 교육과정 정상운영이 밑받침이 되어 체육 클럽활동의 경연으로 우수한 꿈나무를 발견하고 열매를 맺게 하는 일 자체는 선수양성이라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봐야할 것이다. 소년체전이 선수 양성으로 인한 일반 학생의 생활체육 위축, 교육과정 운영의 비정상화, 과열경쟁 등의 비교육적 요인 발생이 지적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구조적인 모순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해결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소년체전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기 보다는 엄격하게 말해 교육당국의 효율적인 지도교사 정원의 배정과 시설확충·예산 배정 등의 성의 있는 자세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다. 정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우수 선수 발굴에 필요한 예산편성을 비롯 행정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미래의 꿈을 키우기 위한 향연장을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월드컵 4강신화, 올림픽 10위권 진입이 어느 한 해 노력을 기울여 일궈 낸 과업이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운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1분 1초의 소중함과 한 순간 순간의 테크닉이 어떻게 어렵게 얻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종목 별로 어느 시기에 시작하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 선수들의 몸짓 하나 하나 한 순간의 훈련에도 눈을 떼지 않고 집착하는 지도자들이 수백이 넘기에 적어도 스포츠에서만이라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세계 속에 내고 있지 않을까. 지금은 엘리트 체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지는 시기다. 박찬호와 박세리가 유소년의 시기에 엘리트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말하면 엘리트 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설, 지도자, 경기내용 등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으로 전이된다. 즉 수레바퀴의 양바퀴와 같은 조화속에 양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모든 지도자 및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스포츠 사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 속에서 공동체의 열매가 맺어지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학교체육이나 체육교육의 연장인 선수양성에 대해 지휘 감독하고 책임을 느낄 부서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부에 체육청이 있어도 지금과 같이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 삼간을 태우려는 듯한, 쉬파리를 잡기위해 장독을 깨려는 듯한 발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빈대와 쉬파리를 합리적으로 잡아야 할 때이다.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다시는 제2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설에 대한 배려, 지도자들의 의식 고양과 더불어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하늘에 있는 어린 친구들도 그라운드에 피어난 소년들의 꿈의 향연을 기대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못다핀 꽃님들에게 머리숙여 명복을 빈다. /강관희 경문대학 도서관장
꽃 구경가는 계절이다. 텔레비전은 벚꽃을 보러온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관광지의 풍경을 전한다. 팝콘처럼 터져 붙어있는 그 꽃들은 눈송이처럼 날리고 그 아래 사람들은 저마다 추억을 간직하고 천천히 밀려서 걸어간다. 봄이면 그렇게 사람들은 꽃을 보러 진해로, 쌍계사로 아니면 여의도 윤중로라도 나간다. 서로 손잡고 가는 뒷모습에서 낙진처럼 얹힌 삶의 무거움과 지치고 힘든 마음들을 잠시 뒤로하고 꽃 사이로 마냥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을 접한다. 그렇게 가볍고 보드라운 꽃잎들에 의해 시름과 상처가 잠시나마 치유된다면 그들은 아무리 붐비고 힘들어도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그 장소에 다시 와서 꽃나무 아래 서있을 것 같다. 그들은 즐거이 웃고 걸으면서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어쩌면 한 장의 사진에 그 풍경을 담기 위해 그곳까지 온 것 같다. 모든 것은 오로지 사진으로 봉인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인간은 일회적 존재이기에 지나는 시간에 대한 애착과 상실감이 무엇보다 클 것이다. 지나가 버린 시간을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해 문자와 이미지를 발명했을 것이다. 이제 문자와 이미지가 인간의 기억과 경험을 대신해 살아남아 불멸과 불사를 증거한다. 이미지란 사실 환영(幻影)에 불과하다. 세계의 완벽한 재현으로 비치는 사진조차도 그것은 환영에 다름아니다. 사진이 대상을 재현한다기 보다는 시간을 재현한다. 그 사물, 대상에 얹혀져있는 시간의 기록이 사진이다. 그러나 시간은 화살처럼, 물처럼 흐르기에 사진의 기록이란 것도 그저 찰나적인 한때의 시간을 건져 올려 놓을 뿐이다. 그래서 지난 사진을 본다는 것은 죽음을 접촉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 장의 사진에 들어와 박힌 대상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다만 한때 존재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사진은 늘상 미끄러질 뿐이다. 만발한 벚꽃 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은 즐거이 웃으며 사진을 찍는다. 꽃에 눈을 주는 건지 아니면 오로지 사진 찍기에만 여념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의 시간을 유예하고 오로지 한 장의 사진으로 찍혀 박제화 될 장면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인상이다. 사진기의 셔터에 올려놓은 손을 잠시 내리고 좀더 느리고 게으르게 소요하면서 풍경을 보고 꽃 내음을 맡으면서 자신의 온 몸으로, 몸이 지닌 감각의 밸브를 활짝 열고 지금의 시간을 절실하게 체득하며 그것을 온전히 기억하고자 노력하는게 더 필요하고 중요한 일은 아닐까./박영택 (미술평론.경기대교수)
연초록의 계절이 어김없이 다가오고 4월의 따스한 햇볕에 파릇한 잎들이 싱그럽게 피어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의정부시와 고양시 국회의원을 포함 전국적으로 32개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지구촌이 온통 북한 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서 일부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라 유권자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또한 이번 선거가 선거사범 등의 당선무효로 인한 재선거지역이 국회의원 2곳을 비롯해 14곳이나 되어 예전 보다 선거사범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지금도 옳지 못한 방법을 동원하면서 당선만 하고 보자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주민들을 선거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지역의 발전과 더 나아가서 이 나라의 번영을 위해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 잘 비교하여 내 귀중한 한 표를 헛되이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안면 때문에 정에 못 이겨서 감성에 치우치지 말고 과연 어느 후보자가 소신을 갖고 지역과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고귀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해야겠다. 그래서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당선되려는 정치인들이 이 땅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투표로서 그 힘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국력의 낭비를 막고 애국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4월 24일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후보자에게라도 한 표를 던져 귀중한 참정권을 행사하자. 박시완/ 서울시 상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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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그린벨트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무절제하고 성급한 방식으로는 문제의 해결보다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뿐이다. 다음 세대에 더 큰 비용을 전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특정지역을 그린벨트로 규제하고 있는 반면, 많은 선진국에서는 국토 전체에 이에 준하는 규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시의 허파이자 생명벨트로 지난 30년간 지켜온 그린벨트를 민원 해결이란 명분으로 대폭 해제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했다. 그런데도 민원은 더 늘어나고 국민의 원성만 높아가고 있다. 이 틈에 그린벨트 내에 공공시설을 확보하려는 지자체들의 관원(官願)까지 쇄도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자체들이 여론을 의식하여 단속을 소홀히 하고 있는 사실이다. 경기 북부지역의 경우, 그린벨트가 취락지역 중심으로 상당부분 해제된 이후에도 그린벨트내 불법행위가 늘고 있으나 지자체의 그린벨트내 불법행위 적발건수는 미미하다. 경기도와 건설교통부, 감사원 등이 적발한 건수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실제로 의정부·고양·남양주·구리시, 양주군 등 경기북부지역 5개 시·군의 그린벨트 지정면적은 542.59㎢였으나 최근 3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취락은 우선 해제 및 규제완화, 생활환경개선이라는 조정기준에 따라 해제완료(0.91㎢)했거나 해제할 예정지역은 42.1㎢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미해제로 남아 있는 그린벨트내 불법행위를 103건밖에 적발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경기도 제2청과 건설교통부, 감사원이 5개 시·군 그린벨트에서 불법행위를 적발한 251건의 41%에 불과한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지자체가 주민들의 생활불편해소와 자연환경보전이라는 목적을 위해 효율적으로 그린벨트를 관리하기 보다는 현직 단체장의 지지도를 의식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거나 각종 불법행위를 묵인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담당인원이 부족한 시·군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린벨트 훼손 단속에 좀더 철저를 기해주기 바란다.
정부가 대전·천안 등 행정수도 이전 예상 지역과 함께 도내 일부 지역 아파트 등 부동산에 대해 투기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도내 역시 평택 등 남부지역은 행정수도 영향과 대규모 택지개발 예정으로 아파트와 땅값이 뛰고 경부고속철도 개통을 앞둔 광명 등 또한 투기가 자행되고 있다. ‘떴다방까지 등장해 신규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으며, 부동산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과열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본지 보도는 어제 그 실태를 전했다. 이같은 부동산 투기는 가수요로 인하여 시장이 왜곡될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층의 내집 마련을 저해한다. 또 투기꾼에 의해 투전장(投錢場)으로 전락해 조성되는 거품은 아파트며 땅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혀 그 후유증이 막심하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 조사는 투기가 고개를 든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도내 남부 지역의 투기행위 단속은 서울에서 투기 수요를 찾지 못한 자금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작금의 시기다.투기 은닉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외지인의 연소자 매입 리스트를 작성, 자금 출처를 철저히 추적해야 하고 미등기 전매를 밝혀내어 양도소득세 중과와 더불어 투기 상습꾼들은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양도소득세의 실거래 가격 부과가 가능한 투기지역 지정의 확대 방안도 검토할 만 하다. 부동산이 정상적 수요공급에 의하여 시장형성이 되지 못하고 불로소득의 투기 농간으로 거품이 이는 것은 건강한 경기회복을 저해하므로 이를 막기 위해서도 엄단되어야 한다. 사회적 노력을 열심히 다 하여 정상소득으로 알뜰하게 살아가는 다수의 시민들에겐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는 부동산 투기는 언제나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 주었다. 부동산 투기 조사는 이런 사회적 무력감을 배제하는 측면에서도 철저히 이행돼야 하고, 또 투기를 봉쇄해야 자금의 왜곡된 흐름을 어느 정도 바로 잡을 수가 있다. 부동산 투기 조사에 의한 차액 환수는 바로 조세정의 구현인 것이다.
경기북부지역 미군부대에서 오·폐수를 제대로 정화처리하지 않고 방류하거나 기름을 유출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나왔다. 그러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환경관련 조항이 없어 오수의 무단방류를 단속하지 못하는 데다 미군부대의 노후 하수처리장시설 마저 제대로 가동이 안돼 오·폐수가 그대로 농경지와 하천에 방류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유엔사령부 경비대대가 주둔중인 파주시 군내면 점원리의 캠프 보니파스는 정화처리하지 않은 하수 및 폐수를 부대 앞 소하천과 용수로에 그대로 방류, 임진강과 농경지를 오염시켰다. 지난 1월에는 의정부시 금오동 미군부대 캠프 카일에 설치된 정화조 탱크와 장암동 하수종말처리장을 연결하는 오수관이 부대 앞 하수구에서 터져 10여t의 오수가 부용촌에 그대로 방류되기도 했다. 지난 1999년과 2000년 기름 수송라인과 유류저장탱크에서 두차례 1천ℓ의 기름이 유출된 파주시 조리면 캠프 하우즈는 인근 토양까지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알려져 오는 2006년 반환이후에도 100억원 이상의 복구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열거하려면 끝이 없을 정도인데도 파주시청 등을 통해 미군부대에 몇차례 건의했으나 시정되지 않았다. 의정부시는 주민신고를 받고도 부대현장을 조사하지 않은데다 SOFA 규정에 환경단속권이 없다는 이유로 수질검사를 실시하지 않다가 한달 뒤에야 하수도 바닥을 콘크리트와 자갈로 덮는 복구작업을 벌였다. 경기도가 미군부대 환경오염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국내법과 동일하게 오염원인자 부담원칙을 적용하는 근거조문을 SOFA 조항에 포함토록 지난해 9월 환경부와 외교통상부에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군부대 환경오염 사고에 대해 인근주민들이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군측에 보상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어 속수무책이라니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미군부대의 잇단 폐수·기름유출은 경기 북부지역뿐이 아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임병호 논설위원
사형 폐지론자는 사형수의 눈물만 보고 말한다. 사람을 생매장해 죽였거나, 떼강도가 가족들 앞에서 성폭행 했거나, 돈에 팔려 여대생의 얼굴을 벌집처럼 총질해 죽인 범행 당시의 야차같은 상황은 외면한다. 사형 존치론자는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그들의 범죄만 보고 치를 떤다. 종교에 귀의한 사형수가 참회하거나 시신을 연구용으로 내놔 장기는 이식용으로 기증하는 등 다시 인간으로 돌아간 간절한 모습은 외면한다. 원래의 선한 인간과 악한 인간의 구분이 따로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사람에게도 그 비율과 표출이 다를뿐 천사와 악마의 잠재성은 공존한다고 보는 것이 그간 보아온 경험법칙이다. 범죄심리학은 흉악범은 쫓길 수록이 그로 인한 초조함을 달래기 위해 더욱 위악(僞惡)적 행위를 자행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프로이트심리학의 정신분석은 인간에겐 위선(僞善)적 잠재의식이 항상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중용(中庸)은 유교에서 나온 말로 동양의 오랜 전통적 사상이다. 이 것과 저 것과의 중간으로 이도 저도 아닌 게 중용이 아니다. 이 것과 저 것을 다 흡수하여 용해하는 것이 중용사상이다. 칸트는 ‘이성이 인식의 한계를 넘어 추리적 형이상학을 이루는 것을 반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식의 한계를 명확히 하여 이성의 능력을 비판한 그의 ‘순수이성비판’도 알고보면 중용의 범주다. 고대사회의 동·서양에서 공자(孔子) 아류의 중용사상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론이 비슷하게 나온 것은 흥미롭다. 공자의 중용은 어느쪽에도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中)과 평상심을 뜻하는 ‘용’(庸)의 중용에서 ‘중’은 객관적 대상세계며 ‘용’은 주관적 자아세계로 일체를 형성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론 역시 그의 윤리학에서 중심사상을 이룬다. 예컨대 덕을 말함에 있어 마땅한 정도를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것은 참다운 덕이 아닌 부덕으로 해석하였다. 이즈음 인간들은 예전같지 않은 생활탓인지 세상일에 한쪽으로만 치닫기를 좋아한다. 그러면서 강한 채 하지만 실은 약하다. 낚시에서 겉보기에는 단단한 끝대를 부러뜨리는 대어가 유연한 끝대엔 견디지 못하고 낚인다. 유연함이 단단함보다 더 강한 것은 탄력성 때문이며 이것이 곧 중용이다. 동·서양에서 비슷하게 제기된 중용사상이 서양에서는 별 볼 일이 없었고 동양에선 전래됐다. 그것은 서양은 개인주의가 강했던데 비해 동양은 집단주의가 강했던 탓이다. 그랬던 게 요즘의 우리들 역시 개인주의가 점차 강해져 중용의 관념이 퇴색해졌다. 이분법의 흑백논리에 치우쳐 내편이 아닌 세상 사람들은 적으로만 보려고 한다. 엊그제 극단적 양극화 현상을 배제하는 ‘반전·반핵 평화를 위한 시민 네트워크’모임이 36개 종교 및 사회단체 인사 등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이 “시민운동의 생명은 몰(沒) 권력적·몰 시장적 입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때만 유효한 것인데도 일부 시민단체들이 실수를 거듭하고 포퓰리즘의 경향에 휩쓸리면서 본연의 위치를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중도적 입장에서 시민운동의 중심을 잡아 나가겠다”고 밝힌 것은 시대적 경구다. 시민운동만이 아니다. 이치는 경제활동도 그렇고 정치활동 역시 같다. 개인생활도 마찬가지다. ‘중용지도’는 세상사를 조화하는 근원적 힘이다. 이젠 첫머리에서 예를 든 사형제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답해야할 것 같다. 사형수의 참회도 그렇지만 법원의 오판(誤判)도 있을 수 있다. 집행엔 사면 등으로 아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나 사회방어의 균형이 깨져선 안된다. 사형제는 선언적 의미로라도 두어야 한다. (완전)폐지는 아직 시기가 아니다 /임양은 주필
물결은 반짝이며 흘러간다 / 봄은 즐거운 사랑의 계절 / ……… // 꽃은 피어나고 향기는 피워 오르고…… . 온갖 꽃들이 도처에 흐드러지고 새싹이 움트며 소생의 기지개를 켜는 봄, 그 어느 때 어느 계절보다 생동감 넘치고 희망이 충만한 봄을 노래한 ‘하이네’의 시 한 귀절이다. 지난주는 경기도청에 벚꽃들이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피어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이내 꽃샘추위와 봄비가 찾아와 설레이는 마음을 다스려 주기도 하였다. 세상 돌아가는 형국은 전쟁이다 사스다 해서 어지럽기 그지없지만, 봄이라는 계절이 온갖 색색의 꽃들로 우리를 유혹하기에, 혹은 우리 아이들의 극성에 못이겨 우리는 봄나들이 짐을 챙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저기 아름다운 꽃을 찾아, 사람을 찾아 산으로 들로 봄나들이를 간다. 그러나 막상 나들이를 나가보면, 출발때의 즐거움이 금방 사라지게 마련이다. 교통체증으로, 수많은 인파로 인하여, 그리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하여…. 이 뜻하지 않은 사고 중에 가스사고도 빠지지 않고 한몫 한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휴대용부탄연소기. 휴대도 간편하고, 사용도 간편해서 사고는 무슨 사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휴대용 부탄연소기는 특히 고기 구워먹을 때 많이 쓰다보니, 자연 불판이 커지게 마련인데 바로 이 조리기구의 크기가 사고의 원인이 된다. 연소기 바로 옆에 끼워져있는 부탄캔에 계속 열을 가하게 되니 폭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편리한 휴대용 버너 사용의 키포인트! 바로 적당한 크기의 조리기구 사용이다. 각설하고, 일년 중 단 한 번 밖에 없는 봄처럼 인생에 단 한 번 밖에 없는 젊은 시절 한 때, 제법 폼 잡고 암송하던 ‘하이네’의 봄 노래 한 구절 다시 한번 옮기며 잠시 이 봄을 위안 삼을까 한다. 즐거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들이 피어 날 때에/ 그때 내 가슴 속에는/사랑의 싹이 움트기 시작하였네// 즐거운 봄이 찾아와/ 온갖 새들이 노래 할 때에/그리운 사람 손목 잡고 /불타는 이 심정 호소하였네 /박영권 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요즘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오름에 따라 실업률은 늘어나고 취업률은 저조해 지자 인터넷과 생활정보지를 이용한 취업 및 창업 사기가 끊이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려고 하는 대학 졸업자 및 취업·창업 준비생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취업사기범들의 사기행각으로 인하여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통을 당하곤 한다. 최근 발생하는 사건의 유형은 명확한 규정과 조건파악이 어려운 인터넷과 생활정보지의 약점을 이용해 허위 과장광고를 통해 방문한 사람들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 내는 등 그 방법도 매우 다양화·지능화 되고 있다. 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지말고 주의와 신고를 당부하고 싶다./이성수.인천중부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