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재미있는 활동놀이를 했다. 과일을 가로, 세로로 잘라서 관찰하기이다. 선생님께서 잘라주셨는데 과일을 자르는 모습마다 신비의 환호성이 여기 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우리 모두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여기 저기서 멋진 모습이 나타났다. 마치 과일 패션쇼를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친구들은 관람객이고 과일은 모델이고 선생님은 사회자 같았다. 과일들이 한껏 멋을 부리면 아이들이 모두 “우와~”하고 감탄했다. 과일 관찰이 끝나자 패션쇼도 끝났다. 그리고 그 멋을 부리던 과일들은 우리들의 입속으로 들어가 뱃속에 넉넉히 채워졌다. 아이들은 먹고 싶었는지 마구마구 먹어댔다. 하지만 나는 과일 패션쇼가 더 재미있었다. /신동.수원 한일초등2
2학년 해반이 되었다. ‘전’자 ‘오’자 선생님이 우리 담임 선생님이시다. 활짝 웃으시는 우리 선생님이 해 같았다. 웃음이 넘치는 교실 안으로 따스한 햇볕이 들어왔다. 우리는 꽃샘추위도 잊은채 환한 얼굴로 선생님 말씀도 듣고 짝도 정했다. 우리를 혼내시지도 않고 미소짓는 우리 선생님이 마음에 들고 좋아졌다. 선생님과 금방 친해지고 좋아질것만 같았다. 2학년이 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뀐 것 같았다. 친구들과 밥도 같이 먹고 선생님과 공부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앞날이 꿈만 같았다. 벌써 친구들도 사귀었다. 엄마도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고 빙그레 웃으셨다. 좋은 친구들, 선생님, 모두 잘 만난 것 같다.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한’자 ‘경’자 ‘미’자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다. 전오 선생님은 우리들을 아주 사랑하시는 것 같다. 나는 선생님의 따뜻한 손길과 눈빛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좋다. /양소연.수원 한일초등2
나는 오늘 절약·저축의 관한 행사로 글짓기를 하려한다. 요즘에 우리 학교에서도 한달에 2번정도 저금을 한다. 그런데 나는 자꾸 자꾸 잊어버려서 4학년이 되서 저축은 거의 하지 않았다. 나처럼 사람들이 계속 잊어버리는 것이 저축을 하는 것이다. 절약·저축은 또 하나의 아주 좋은 습관이다.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과 나는 또 하나의 좋은 습관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반에서 저금을 하는 날마다 꾸준히 내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내질 않고 낸다고 하면 한두명 밖에 없다. 나도 그러지만 왜 사람들은 절약·저축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500원을 줍던, 10원을 줍던 간에 저금통에 넣어야 할 것을…‘아, 이정도야 뭐…아이스크림이나 사먹을까?’ 이런 생각을 해서 돈도 절약을 하지 않고 저축도 잘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즈음 사람들은 돈을 절약하는 것도 잊어버리나 보다. 돈 절약을 한다는 것은 전기세·물세 등등… 돈을 절약하는 방법은 아주 여러가지다. 돈을 아끼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돈 절약을 하지 않는다. 저축을 하건 절약을 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도 않은 것인데 사람들은 왜 그것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일까? 나는 이 지구 모든 사람들이 돈을 아껴쓰고 저축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여러분! 우리 모두 절약·저축을 합시다! /황지은.수원 영일초교5
▲고사리야 어디 있냐?=도토리 기획·글. 장순일 그림. 고사리, 나물취, 곰취, 다래순, 두릅, 참나물 등 산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오랫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잡수셨던 나물들이 소개돼 있다. 이 책은 평생 산나물을 해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엮었다. 강원도 양양, 충청북도 충주, 경기도 파주와 남한산성, 경상북도 안동과 청송에 살고 있는 분들이다. 이들과 함께 직접 나물을 하면서 무슨 나물이 언제 어디서 나는지, 어떻게 먹고갈무리는 어떻게 하는지, 또 나물에 얽힌 이야기나 나물을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여쭈었다. 책에는 나물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여러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망태기를메고 가는 모습, 쉬는 동안 방금 뜯은 나물에 된장을 발라서 쌈싸먹는 모습들이 정겹게 그려져 있다. 보리刊. ▲할아버지 힘내세요=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ㆍ그림. 김경연 옮김. 고양이 핀두스와 단 둘이 살고 있는 페테르손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오늘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있고 싶다. 핀두스는 그런 할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가만 내버려둘 수 없다. 결국 핀두스는 할아버지를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1930년대 할아버지의 즐거웠던추억까지 들추어낸다.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그런 날에 누군가가 기분을 이해해주고 기분을 즐겁게 바꿔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풀빛刊. ▲장군별이 지켜준 인어 장수=김열규 글. 김상섭 그림. 민속학 전문가인 노학자 김열규 교수가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주는 우리 나라 신화 이야기. 잘 짜이고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마치 아이들을 바로 앞에 두고 하는 듯한 구수하고 즉흥적인 글쓰기로 우리 신화를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실린 이야기는 모두 열두 가지로 삼국시대 왕과 왕자들의 신화에 초점을 맞췄다. 태자 시험을 통과한 유리, 천하제일의 명사수 동명성왕, 맨몸으로 강을 건넌 주몽, 창날 밭에 몸을 던진 용감 태자, 영특함으로 왕이 된 탈해, 하늘의 여우를 잡은거타지, 일본 수군을 내쫓은 인어 장수 등의 이야기가 실렸다. 소년한길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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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복선화 사업이 주민반발·지자체와의 협의지연 등으로 공기가 지연되는 작금의 사태는 결국 혈세를 내는 국민이 고통을 당하는 것이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는 커녕 크고 작은 마찰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켜 그야말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수도권의 5개 철도노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주춤거리는 모습은 공분마저 일게 한다. 우선 지난 1996년 착공한 용산∼파주 문산간 복선전철화 사업은 당초 내년 완공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들이 사업비 납부를 늦추고 있는 데다 고양지역 주민들이 시가지 통과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어 2008년으로 공사시기가 늦춰졌다. 지난해 말 개통예정이던 청량리∼남양주 덕소 구간 복선전철화 사업과 2001년 개통 예정이던 의정부∼동두천 동안역간 복선전철화 사업도 인·허가 협의 지연과 시설 개선 요구 등에 대한 협의가 늦어지면서 각각 2∼4년 공사가 연장됐다. 선형변경에 따른 재설계와 기존 운행선로 변경공사 등으로 8년이나 늦게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중인 서울 구로∼인천간 경인2복선 전철화 사업도 그렇고 , 지자체 요구에 따른 추가 시설물 설치와 열차 안전 확보 등으로 늦어진 수원∼천안간 복선전철화 사업도 당초에서 5년을 연장했다. 이렇게 미흡한 당국의 계획과 주민 반발, 지자체 협의 지연 등으로 사업차질을 빚어 사업비가 무려 1조7천833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각종 폐해를 유발시키고 있는데도 건설교통부와 철도청 등 정부당국은 공사차질 요인을 수습할 이렇다 할 종합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소음·분진 등 주거환경 오염을 염려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주장때문인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철도사업은 지역주민과 지자체 협조 없이는 아무런 진척을 거둘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향후가 실로 난감하다. 지상·지하통과 확정 등 착공전 완벽한 설계를 하지 못한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하더라도 철도청과 해당 지자체가 공기만 연장하는 것은 더욱 무책임한 일이다. 부디 적극적인 공조와 민원대처를 통해 더 이상의 폐해발생이 없도록 행정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음주운전 단속은 아무리 심해도 지나치다 할 수 없다. 피해의 반사회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당자의 피해도 피해지만 아무 죄없는 선의의 운전자와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안겨주는 것이 음주운전 사고다. 운전자에게 뿐만 아니라 보행자에게도 날벼락 같은 사고를 끼치기 일쑤다. 이때문에 낮이고 밤이고 간에 경찰관들이 수시로 길을 막고 음주운전 단속을 하여도 불평이 있을 수 없었다. 차를 세우도록 하는거나 입에 들이미는 측정기를 부는 것이 결코 유쾌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회는 협조했다. 차량소통에 지장이 있어도 참고 하라는대로 했다. 음주운전이야말로 사회의 공적으로 보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사실상 완화하려 든다. 경찰청이 선별단속으로 방식을 바꾸는 것은 뭐라고 하든 부인될 수 없는 단속의 이완이다. 비틀대는 차량·이유없이 차선에 정차한 차량·신호등 반응이 늦은 차량 등으로 무슨 스물 몇가진가를 음주운전으로 보고 선별한다지만, 그렇다면 그 정도의 만취자가 아닌 일반 음주운전 단속은 포기한다는 건지 실로 괴이하다. 전국 집계의 음주운전은 적발 건수만 해도 2000년에 27만여건이던 게 2001년엔 37만여건, 2002년에는 42만여건에 이르러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은 급증해가는 이같은 음주운전을 선별단속으로 제대로 단속이 가능하여 과연 사회방어의 소임을 다 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지않을 수 없다. 현재의 단속방식이 교통에 불편을 준다고 하나 누가 불평한 적도 없고 사회문제화 한 적도 없다. 난데없이 선별단속으로 바꾸는 것을 미국식이라지만 일본 같은데선 우리처럼 길을 막고 일일이 단속하고 있다. 어디서 연구조사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 하여 실험기간을 두어 시범실시를 해본 것도 아니다. 정책결정 과정부터가 하자 투성인 즉흥적 발상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만약에 그래도 강행하여 음주운전 사고가 늘어 인명 등 그로인한 피해가 증가하면 그것은 순전히 음주운전 단속을 이완한 경찰청의 책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소송 사태가 이어질 공산 역시 충분하다. 음주운전은 더욱 더 단속과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 사회적 요구다.
신풍(新豊)초등학교는 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에 있는 한국에서 최고(最古)에 속하는 공립학교다. 1896년 경기도관찰부 공립소학교로 설립됐다. 수업연한 4년의 보통과로 출발, 남학생 4학급을 편성했으며, 1906년 공립보통학교로 개편되었다. 1911년부터는 여학생을 모집하여 남녀공학으로 운영하였고 1921년 수업연한을 6년으로 연장했다. 1937년 수원신풍공립보통학교, 1938년 수원신풍공립심상소학교, 1941년 수원신풍공립국민학교로 개칭했으며 1942년 8월 고등과를 설치하였다. 1945년 광복과 함께 고등과는 폐지되고 9월 재개교하여 32학급을 편성했다. 현재 신풍초등학교 동문은 3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107년 전통을 자랑하는 신풍학교에 문제가 생겼다. 1790년 조선조 제22대 정조대왕 때 건축된 21개 건물 576칸의 화성행궁(華城行宮)을 완전히 복원하려면 신풍학교가 이전돼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행궁은 일제가 조선의 역사와 정기를 말살할 목적으로 강제로 철거, 그 자리에 수원경찰서, 경기도립병원, 신풍초등학교 등이 들어선 것이다. 화성행궁은 1989년 당시 김동휘 전 예총수원지부장, 심재덕 수원문화원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행궁복원추진위원회를 결성, 그 이후 각계의 노력이 결집돼 지난해 1차 복원사업이 끝났다. 이 사업으로 전체 576칸 가운데 482칸이 복원됐으나 연회나 과거시험 등이 있을 때 객사(客舍)로 사용되던 우화관과 그 주변 정원 등은 미복원 상태다. 수원시측은 신풍학교가 20년전 40학급에 이르던 규모에서 현재 18학급으로 줄어 이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과 특히 동문들이 학교이전을 반대하고 있는데, 수원시가 당사자인 학교와는 협의나 의견수렴 없이 도 교육청만 상대한 것도 문제가 된 모양이다. 수원시는 화성행궁 100% 복원을 위해 학교 이전의 대안으로 교사(校舍)를 신축하는 방법과, 신설지구의 초등학교에 ‘신풍’명칭을 부여, 전통을 잇는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학교측과 동문들이 어떻게 대응할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병호 논설위원
지난 4월 19일은 4·19의거 22주년이었다. 4·19의거를 보내면서 민족을 위해 귀한 일을 하신 분 들을 떠올리게 됐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 분들을 화폐에 넣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그중 1천원짜리 동전이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500원짜리 동전에 학(鶴)대신 화폐도안으로 안중근 의사를 넣었으면 제안한다. 한 나라의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 가치 뿐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성장에 따라 국제적으로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만큼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워싱턴 대통령,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왕, 프랑스는 정치사상가인 몽테스키외, 독일은 과학자인 폰 지멘스 등과 같은 역사적 인물이나 기타 나라를 상징하는 동·식물을 화폐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1공화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근대적 의미의 화폐를 갖게 되었고, 처음에는 현직 대통령의 초상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후 세종대왕, 이퇴계, 이율곡, 이순신 등 국민의 추앙을 받는 역사적 인물과 남대문, 다보탑, 거북선, 무궁화 등 국보적인 문화 유산 또는 국가적 상징물을 채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중근 의사의 초상을 화폐도안으로 사용하여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 안중근 의사의 초상을 화폐도안으로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안 의사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재발견하고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행위규범으로 삼기 위함이다. 일본은 지난 1982년 이래 최근에 이르기 까지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거나 심지어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마저 은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매년 반복되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분명하게 매듭짓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함께 우리 민족의 진정한 자주 독립정신 고취와 민족정기 선양을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했거나 사용중인 화폐는 인물도안으로 모두 조선시대의 인물들과 이승만, 이율곡, 이순신, 이퇴계 등 모두 이(李)씨 성으로만 되어있다. 이와같이 화폐인물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이 조선조의 李씨로만 국한되어 있는 사실은 조선을 국가가 아닌 하나의 씨족 왕가로만 호도하려는 일본의 식민사관에 근거를 두는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안중근의사 추모 법회를 매년 주관하고 안중근 의사의 위대한 사상과 인품에 감동하여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참회하는 지바도히치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안중근의사는 순국하던날 감방에서 사형장으로 나서기 직전에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글을 5개월간 감방지기 일인 간수였던 헌병특무조장 지바도히치에게 글을 써 주었는데 지바는 1934년 50세로 인생을 마칠때까지 안의사의 유묵과 존영을 집안에 모시고 조석으로 분향을 드렸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3선의원을 지낸 김영광 전 국회의원이 안중근의사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재발견하고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행위 규범으로 삼기 위해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 김대중대통령 재임시 화폐도안으로 채택해달라고 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고 실천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일제 36년 시절을 보내고 나서 아직까지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관이 없어지고 올바른 국가관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고 민족의 정기를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화폐를 도안하거나 우표, 복권 등을 제작 할때 도안으로 넣을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장호철.경기도의회 의원
노자는 ‘부드럽고 연약한 것이 굳고 강한 것을 이긴다’고 말했다. 처음 이 말을 들으면 납득이 잘 안 된다. 이긴다는 낱말 때문에 혼란이 와서 말이다. 강하고 굳세어야 이긴다는 상식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말을 곰곰이 짚어가면 갈수록 비밀이 묘하게 풀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고, 물결이 바다 밑 돌 바위를 갈아낸다. 지붕을 날려버리는 태풍이지만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거미줄은 끊지 못한다. 몰아치는 태풍의 바람결이 거미줄보다 약하단 말인가. 이런 강약의 논리는 어떻게 이해 해야 하나. 봄철에 흙 속에서 돋아나는 새싹은 부드럽고 연약하다. 갓난 아기의 목숨도 갓 돋아나는 새싹이나 다름 없다. 이처럼 목숨의 시작은 몹시 연약하고 한없이 부드럽다. 새싹이나 갓난아기의 생명력은 강인하다. 목숨과 세상을 서로 견주어 볼 때 세상이 굳고 강해 거칠게 목숨을 엄습하지만 생명은 질긴 힘으로 세상을 부딪치며 헤쳐 나가며 산다. 인생을 승패의 저울로 달 수 없는 일이다. 인생을 시시비비의 결판으로 몰아 갈 수도 없다. 더 나아가 선과 악이란 규범만으로 인생을 묶어 버릴 수도 없다. 강철은 강해서 부러지고 돌은 단단해서 쪼개진다. 돌개바람은 온 종일 불수 없고 소나기는 반나절을 견디지 못한다. 인간의 삶 역시 비슷하지 않은가. 웃는 낯에 침을 뱉지 못한다. 분노의 주먹보다 사랑의 미소가 강하고 굳세다는 말은 겉돌지 모르나 인생의 갖가지 길목에서 그러한 말이 옳다는 사실을 진실로 만나게 된다. 선한 인생이 강한 인생을 비웃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인생을 힘겨루기로 여기는 탓으로 우리는 몹시 아프게 세상을 살아간다. 무엇을 사랑한다는 뜻보다 무엇을 성취 해야 한다는 욕심이 목을 옹색하게 조여 매는 지경에 이르면 산다는 일이 무섭고 암담해 질 뿐이다. 강하고 굳센 인생보다 부드럽고 연약해 보이는 인생이 더 강한 생명력을 지닌 목숨의 진실인 것을 모르고 사는 것 아닌가. /정복희.경기도의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