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한·중 FTA와 농산품

지난 6월 1일 중국 상무부 가오후청 부장과 윤상직 산자부 장관은 한중 FTA에 정식 서명하였다. 한중 FTA는 우리 농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통계상으로는 지난해 중국산 수입액은 28억 2천167만 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약 1.5배 증가하였다. 반면 대중 수출액은 8억 7천992만 달러로 동 기간 약 4.6배 증가하였다. 첫째,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대중 수출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우선 20~45% 관세가 520년에 걸쳐 폐지된다. 대중 수출 시 관세와 함께 우리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한 증치세가 1517% 붙었는데 이것 역시 폐지된다. 세관 통과 시 중국 검역당국에서 발행한 식품위생증을 제출해야 한다. 짧게는 3일, 길게는 두 달이 걸리다 보니 신선농산품은 폐기 처분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협상에서 도착 후 48시간 내에 상품 반출이 명시되었다. 중국은 2012년 김치를 절임 상품으로 분류하여 한국 김치 수입을 사실상 차단했다. 그러나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가 국제기준, 즉 WTO/SPS 협정을 준수키로 함에 따라 김치는 절임식품에서 제외된다. 김치 수출 재개가 가능하게 되었다. 둘째, 신선농산물보다는 농식품, 즉 가공품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중국인들이 못 믿는 것은 자국산 신선 농산물이 아니라 가공식품이다. 즉 가공과정을 못 믿는 것이다.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공산품과 달리 안전성 검사 등 통관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관계기관이 농산품 수출 종합지원체계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 셋째, 단기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생산한 가공식품이 대중 농산품 수출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하여 가공한 식품 수출시 품목별 원산지 규정(PSR : Product Specific Rules)에 의해 즉각적 특혜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농산물을 원료로 한 고품질 가공식품 수출전략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한중 FTA는 금년 말 또는 늦어도 내년 초 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제 농업인과 가공식품 생산자, 관계기관 등이 대중 농산품 수출의 장기적 로드맵을 만들고 계획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한중 FTA는 우리 농업에 있어 위기이며 동시에 기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오천만 안심먹거리 ‘우체국 쇼핑’

요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먹거리의 원산지를 강조하는 원산지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원산지를 브랜드화하거나 제품 패키지에 반영함으로써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손쉽게 안전한 먹거리를 접하는 방법으로 유기농매장 방문 등이 있겠지만 우체국쇼핑 상품 선택은 안전하고 편리한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체국쇼핑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이러한 시대적 방향을 예견이라도 하듯 국내산 지역 상품만을 특화시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 힘써 왔기 때문이다. 우체국쇼핑의 상품 선정절차는 매우 엄격하다. 한국우편사업진흥원에서 격년으로 신규 특산물을 선정하는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지실사, 3차 식품업계 전문가와 학계 교수 등이 참여하는 최종 심사를 거쳐야만 우체국쇼핑 상품으로 입점할 수 있다. 공급업체를 선정한 이후에도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해 월 1회 이상 과대포장중량부족 등에 대한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분기 1회 국가공인기관(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함량 및 성분검사를 의뢰하여 불량판정 시는 바로 공급을 중지한다. 또한 전문기관과의 분기별 현지 합동 방문으로 품질관리 및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2014년도 우체국쇼핑을 통한 농어촌 지역 특산품 거래건수는 544만 건으로 총 매출액은 1천875억 원에 이른다. 거래 품목의 90% 이상이 농수축산물이고 순수 국내산이라는 점에서 신토불이의 보고인 셈이다. 우체국쇼핑은 농어촌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데 복잡한 유통망 대신 우체국 배달망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전국 3천600여 개의 우체국 영업망은 방방곡곡 안 닿는 곳이 없고, 이를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면 양쪽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1986년 순창 고추장, 완도 김 등 8개 업체 11개 상품으로 출발했으나, 만 28년이 지난 지금 1천58개 업체 9천864개의 상품이 우체국쇼핑에 입점해 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특산물 브랜드가 된 것이다. 우체국쇼핑의 힘은 무엇보다 공익성에서 나온다. 농어촌 지역 경제를 돕고 안전한 국산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픈마켓 등과는 달리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수축산물인데다 공인기관이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다. 고향을 살리고 서민의 장바구니물가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우체국쇼핑과 같은 지역 특산물 직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천자춘추] 인성교육, 법으로 될까

지난 7월 21일부터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이 당장 내년 1학기부터 적용된다. 세계최초로, 그것도 국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는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개인의 인성을 국가가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 그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거세다. 이에 대해 몇가지 문제 제기와 대안을 제안한다. 첫째, 법으로 인성교육을 하겠다? 여태 법이 없어서 학생들의 인성이 좋지 않았던가? 과연 법으로 인성교육이 될까? 다른 나라들은 어떻기에 우리만 이럴까? 법이 아니라 교육과정의 정상화가 우선이다.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만 제대로 구현한다면 별도의 인성교육은 필요 없다. 그럼에도 온 나라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면, 법으로 제도화할 것이 아니라 국가 교육과정 속에 좀 더 구체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기본이다. 둘째, 인성교육을 바라보는 시각? 인성은 사람의 성품,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이다.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제시하는 8가지 핵심가치(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는 인성의 범위를 매우 좁게 정의하는 것이다. 인성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건전한 인격을 가진 개성있는 존재로 자라나도록 도와주고 지지하는 것이어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전인교육이고, 교육 본래의 가치이다. 셋째, 외부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인성교육전문가? 인성은 별도의 전문가에 의해 특정 프로그램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인성은 오랜 시간 다양한 삶의 경험 속에서 형성되고, 사고와 행동의 변화를 통해 가치가 내면화된다. 따라서 학생들의 삶의 공간인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민주적인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요즈음 학교는 경쟁보다는 협동을, 더불어 사는 삶을, 기본을 준수하고 공익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교육으로 꾸준히 흐름을 바꾸어가고 있다. 이에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 아이만은 좋은 대학에 보내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기본 생각이 깔려 있는 한, 인성교육법은 여전히 실적주의로 전락할 가능성이 짙다. 법 시행에 앞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를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학교엔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 학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부모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 지자체와 마을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의미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마을과 지자체와 국가가 함께 나서야 한다. 윤일경 이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항일의 피어린 땅, 간도

북간도는 북만주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압록강과 두만강 건너 지역을 간도라고 불렀고, 중국사람들은 만주라고 불렀다. 그 북간도를 지난 7월에 답사차 역사학자들과 다녀왔다. 북간도는 첫 여행이었다. 그간 다녔던 중국의 다른 곳과는 달랐다. 한국어를 쓰는 사람과 한국어 간판이 눈에 띄었다. 외국인데 외국 같지 않은 묘한 기분이었다. 함께 여행한 역사학자들이 북간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이 간도에 살던 사람들을 중국에서는 동이족이라고 불렀다. 동이족은 기본적으로 여러 유목족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북동쪽 지역의 거란족, 여진족, 몽고족, 조선족(한민족)이 여기에 속했다. 크게 보면 중국사는 한족과 동이족의 투쟁사였다. 한족은 양자강과 황하 사이의 중국 중원에서 살던 농경민족이었고, 동이족은 황하 주변과 그 북쪽 지역을 차지했던 유목민족이었다. 이들이 세운 나라 중 잘 알려진 나라가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다. 한족이 세운 나라 중에는 한나라, 수나라, 당나라, 명나라가 있다. 말하자면 중국 고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역사의 동이족이 지배했고, 다른 반은 한족이 지배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고조선, 고구려와 발해는 바로 이 간도지역이 국가의 중심이었다. 그러다가 통일신라와 고려때 국가의 영토가 한반도로 축소됐다. 하지만 태조 이성계는 북간도에서 생활하던 여진족들과 어울렸다. 북간도도 고려 호족 이성계 가문의 활동무대였다. 여진족은 그가 이끈 사병의 일부였다. 임진왜란 이후 국토가 피폐하고 삼정문란으로 살기가 어려워지자 조선의 백성들이 간도로 건너가 개간을 하여 벼농사를 보급했다. 그래서 간도는 유목지역에서 농경지역으로 변모했다. 점차 그곳 주민의 다수가 한민족이 되었다. 일제 강점기 애국자들은 독립운동을 위해서 간도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독립군 군사학교도 세웠다. 자치정부도 수립했다. 오늘날도 조선족들은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동북3성)에 200만 명이나 살고 있다. 길림성에는 연변조선족자치주도 있다. 물론 조선족자치주는 현재 중국의 일부이다. 그리고 조선족은 현재 중국국민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윤동주가 태어나서 살았던 생가 푯말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 생가라고 써 놓은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윤동주를 중국 독립운동가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간도는 우리 민족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개척과 항일투쟁의 역사가 면면히 흐르는 땅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임해규 경기연구원 원장

[천자춘추] 무의식적 신체반응에 주목하라

신체는 제2의 언어이다. 신체는 느끼는 대로 반응하게 된다. 표정이 굳어지거나 얼굴이 빨개지거나 다리를 떨거나 어깨를 흔들거리는 동작 등은 상대에 대한 반응이고, 환경이나 조건에 대응하는 본능적인 신체 반응현상이다. 사람의 마음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상대방의 눈동자가 어디로 향하는지 살피고, 뭔가를 기억하게 만드는 시각적이고 사실적인 질문을 던져 대답하는 동안 그의 표정과 눈동자의 위치를 파악하라. 사실적인 것을 생각하면서 계속 왼쪽 위를 쳐다보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거짓을 지어낼 때는 시선이 오른쪽 위를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하체의 움직임을 보면 그 사람의 감정 상태를 알 수가 있다. 대화를 하는 동안 상대의 발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보아라. 대화에 흥미를 갖고 있다면 발의 방향은 당신을 향하고 있지만, 지루하거나 자리에 빨리 일어나고 싶다면 상대의 발이 문 쪽을 향하고 있다. 무심코 하는 행동이 비즈니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만날 때 피해야 하는 제스처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자. 우선 배꼽방향이다. 배꼽방향은 그 사람의 관심과 의도를 명확하게 나타내며 리더에 대한 충성과 존경의 표시이다. 상대에게 신뢰, 진실, 협조를 이끌어내려면 상대방과 배꼽을 일치시켜 내 몸의 방향이 상대를 향하게 해야 한다. 둘째, 뒷짐지기. 권위를 나타내려는 잠재의식의 표현이며, 고객에게 이런 제스처는 큰 거부감을 준다. 셋째, 팔장끼기. 상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심리의 표현이므로 상담 중에 팔장끼는 행위는 상대에게 호의가 없다는 부정적 암시라고 한다. 신체가 반드시 열린 자세가 돼야 상대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팔장끼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넷째, 두 손 비비기다. 자신 없음과 마음 약함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제스처로 고객에게는 아첨하는 동작으로 보일 수 있다. 마지막 다섯째, 두리번거리는 시선은 피한다. 눈은 마음의 창으로 그 사람의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고 떳떳하지 않을 때는 대화할 때 시선을 이리저리 불안정하게 돌린다. 이처럼 우리의 몸짓이 주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므로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하여 평소에 나의 제스처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박서연 퍼스널브랜딩코리아 대표

[천자춘추] 사람은 사랑을 원한다

사람은 사랑을 원합니다. 사랑받지 못해 병들어 죽어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외로워 외롭지 않도록, 따뜻하게 보듬어 줄 사랑을 원하는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살면서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은 어울림입니다. 소외됨 없이 하나 되어 어울리는 것입니다. 큰 것 작은 것, 모난 것 둥근 것, 튀는 것 조용한 것, 다양함의 어울림입니다. 어울림이란 더불어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이며 나눔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입니다. 멋스러움이란 무엇일까요. 모두 다 고쳐서 새롭게 하는 것만이 아름다움일까요? 어쩌면 그 모습 그대로 드러내어서 향이 나는 것은 아닐까요. 오래된 맛과 멋을 내는 어느 음식점에서 시절이 변함에도 옛 모습을 간직한 모습에서 맛과 향이 더러는 강하게 나는 것은 아닐까요. 개발과 깨끗함이 좋아 보여서 오래된 것, 허름한 것을 모두 버린 기억은 없는지요. 오래 전 면천을 버리고 나일론을 선택하고, 놋그릇을 버리고 스테인리스 그릇을 선택하면서 우리는 슬기로움과 멋스러움, 오래된 향기를 함께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한 생을 있는 그대로 살아내신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멋스러움과 그 안의 새로움을 느끼고는 합니다. 그분들과 함께 하면서 보다 다양해지고 풍부해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사람의 삶을 배우고 우리의 모습을 배웁니다. 더러는 늦는 듯하여도 충분합니다. 알차고 풍만한 여유를 배우기도 합니다. 그렇게 어르신들과 함께, 혹은 많은 이웃과 함께 서로의 눈을 맞추고 함께 하는 것에서 여유와 아름다움을 배웁니다. 그것이 사랑이 아닌가 합니다. 그것이 아름다움이 아닌가 합니다. 물끄러미 창밖을 내려다보는 마음으로 오늘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삶을 조금은 여유 있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때로 들려오는 새소리와 따뜻한 차 한 잔의 마음으로 곁에 계신 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 진정한 멋진 삶이고 행복함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신현옥 수원여성단체협의회장

[천자춘추] 가정위탁, 모두의 관심 필요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구성원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혈연관계가 아니라도 가족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입양과 가정위탁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입양은 혈연관계가 아닌 일반인 사이에서 법률적으로 친자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입양특례법에 따라 입양된 아동은 부부의 혼인 중 출생자로 간주되어 동일한 지위를 갖는다. 또 하나의 방법은 가정위탁이다. 가정위탁은 아동들은 따뜻한 가정에서 어른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살아야 한다라는 UN아동권리협약을 근거로 도입됐다. 이를 통해 아동들이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정서 함양과 인격을 형성하면서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가정위탁아동수는 가정위탁제도의 도입 첫해인 2003년에는 7천565명에서 지난해 1만4천34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조부모 및 친인척 등이 양육하는 대리친인척위탁가정을 제외한 비혈연관계인 일반위탁아동수는 996명으로 위탁아동 전체의 7.5%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일반위탁가정수가 적은 원인은 무엇보다도 가정위탁제도의 홍보와 사회적 인식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가정위탁제도를 모르거나 알아도 남의 아이를 잠깐 맡아 키우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또한 지원체계의 부족도 여전하다. 지역가정위탁지원센터는 전국에 17개소에 불과하다. 가정위탁사업을 시작한 2003년과 개소수가 변동이 없으며 경기도를 제외한 각 시도에서는 1곳의 센터에서만 가정위탁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의 경우 9명의 직원이 21개 시군 1천651명의 아동의 사례관리, 교육, 자립지원, 홍보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사업수행이 벅찬 환경이다. 2012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지역가정위탁지원센터의 인력배치기준이 마련되었다. 2015년 8월 6일까지 법에서 정한 기준대로 인력이 충원되어야 하나 대부분의 지역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배치기준에 따른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가정위탁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시군구에 지역가정위탁지원센터를 설치ㆍ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근거가 마련되었으나 이 또한 시행되고 있는 지역이 없다. 가정위탁제도는 이제 시행 13년째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가정위탁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과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김승현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천자춘추] 흡연권과 혐연권

자유롭게 흡연할 권리가 흡연권이라면, 흡연을 하지 아니할 권리 또는 타인의 담배연기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혐연권이다. 이 들 두 권리는 그간 서로 치열하게 다투어 왔다. 우리나라 음식점은 1995년 최초로 국민건강법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분리하여 금연석을 따로 정해 두도록 하였는데, 2002년에는 흡연구역을 칸막이와 환기시설로 담배연기가 차단되도록 구분시켰다. 2011년에는 일정 면적 이상의 음식점을 모두 금연구역이 되도록 하였다가, 2015년에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이 되도록 했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은 흡연실을 따로 설치하지 않는 한 웬만한 시설을 모두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있어, 아동 청소년이 이용하는 시설과 운동시설은 물론 관공서, 지하상가 상점, 음식점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하고 있으며, 나아가 시설을 넘어 다수인이 모이거나 오가는 장소도 조례를 통해 금연구역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흡연권 옹호자들이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순순히 따른 것은 아니다. 입법과정에서의 로비 및 시위 등 실력행사는 물론이고, 입법 후에도 해당 법규정에 대해 헌법소송으로 다투어 왔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우리 헌법상 흡연권이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에 기반하고, 혐연권은 흡연권이 기반하고 있는 기본권은 물론 나아가 건강권, 생명권, 보건권에까지 기반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그 기반되는 기본권에 비추어 볼 때, 건강권과 생명권에까지 연결되는 혐연권이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므로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어느 범위 내에서 흡연권이 혐연권을 침해하는가 즉 흡연권이 어디까지 제한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등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물론 시대변화에 따라서도 큰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흡연을 제한하는 법률에 대해서 합헌 판단을 하여 오고 있지만 이것이 흡연권을 무시해도 좋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는 혐연권에 법으로 허용 가능한 최대점은 어디일까에 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헌법재판에 의하여 흡연권과 혐연권의 법적 한계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견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런 사안을 두고 국민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하여 의사를 조율함으로써 국민 의식 및 그 시대 상황에 가장 적합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아닐까? 손범규 前정부법무공단 이사장

[천자춘추] 인천관광공사의 부활

광복70년, 동아시아의 작은나라 개발도상국에서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루어 선진국 대열에 성큼 다가선 한국의 위상이 한류문화의 거대한 흐름의 소용돌이를 만들고, 국제적 지위격상과 호기심을 가질 만한 나라에서 매력있는 문화강국으로 널리 알려져, 2015년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유치목표 1천550만명시대에 이르렀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있을 때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외국인들과 재외동포들의 염려와 달리 흔들림 없이 일상생활을 지속해온 한국인들에게 안보불감증이라는 낙인을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성장이 다소 둔화되기는 하였지만 부지런한 개미 DNA로 살아온 위대한 한국인이라는 칭송을 듣더니, 이제는 배부른 나라가 되어 방심한 탓일까? 모두가 삐뚤어진 나라사랑타령만 하고,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선수는 없고 모두 감독 코치 역할놀이에만 빠져있다. 이제는 걱정을 덜었지만 얼마 전만 해도 메르스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되고, 경계심리가 극에 달하여 외국관광객의 방한이 급전직하 현상을 경험하였다. 그러니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민도를 지나칠 수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리더십이 없는 이기적인 리더들이 판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들은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관광강국의 모든 여건을 충족하고 있는 신화의 나라 그리스의 흥망에서 반면교사를 찾는다. 오천년 역사를 돌아보며 당파싸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기적 욕망으로 개인의 출세욕에 골몰하여 정권싸움에만 혈안이 된 정치인은 낙선되고, 국가관이 투철하고 국익을 위해 고뇌하며 국가발전의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정치인들이 당선된다면 우리나라에 아직도 희망이 남아있다. 이번 인천광역시가 인천관광공사의 부활을 성사시켰다. 굴뚝산업의 한계를 벗어나 서비스 산업으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저투자로 고수익 구조를 가진 관광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학문적인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관광사업구조에 얽매이지 말고 실제로 지역사회발전에 핵심을 잘 알고 있는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이익집단의 배분적 목소리에 편중되면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특별히 중화권 관광객 유치의 호기를 놓치면 중국관광객이 한국을 외면할 수 있다는데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정치와 경제가 다른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다민족 국가로서 혼합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분기점에서 완화정책의 일환으로 해외관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천자춘추] 아이들의 행복추구권

흔히 우리 아이들을 미래세대, 미래의 꿈나무,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현재 단순히 보살펴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받아야하는 우리 미래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어린이청소년인권에 관한 국제협약은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고 촉진하며, 문화예술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한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도록 권장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리나라는 1991년 이 협약을 비준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뒤에도 협약이 지켜지지 않아 유엔의 협약 준수 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최근 사회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가족 구조가 핵가족화 되고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며 아이들은 부모의 손을 벗어나 방치되거나 학원을 맴돌며 사교육 받느라 놀 수 있는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놀 수 있는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이는 취학 아동 뿐만 아니라 영유아도 예외는 아니어서 부모와의 밀접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나중에 아동의 성격 형성이나 사회성 발달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은 자녀들의 기본적인 습관과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일차적인 장소이며,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생활 속에서 아이의 놀 권리를 지켜주어야 하며, 가정 내에서 유아를 하나의 인권을 가진 인격체로 양육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 중 하나입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시대에 떨어지지 않고,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그러나 국극적인 목표는 아이가 정말 행복한 삶을 누리길 원한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님과 눈을 맞추며 즐거운 놀이를 통해 충분한 사랑을 받고 싶어 합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되었습니다. 잠시라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산과 들, 강과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 아이들이 맘껏 놀며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어린시절 부모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아이들에게 오랜시간 동안 삶의 자양분으로 남아 좋은 추억으로 차곡차곡 쌓여갈 것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이 귀중한 경험들은 아이들을 성큼성큼 자라게 할 것입니다. 우리 미래이자 꿈인 아이들이 더 행복해지길 소망해 봅니다. 최창한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장

[천자춘추] 중소기업 2세 경영인의 가업승계

창업(創業) 보다 수성(守城)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창업기업을 지원하여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오랜 기간 대한민국 경제의 받침대 역할을 해온 장수 중소기업을 무난히 세대교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는 승계에 따른 제도적인 어려움은 둘째치고 산업화시대의 주역인 1세 경영인과 지식정보화시대의 새로운 2세 경영인 간의 기업가정신이나 경영관 차이로 원활한 가업승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1세 경영인은 기업을 2세 경영인에게 승계를 하려 해도 믿음에 확신이 없어 섭정하듯이 뒤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면서 참견을 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2세 경영인은 부모의 경영방식이 시대에 떨어지는 너무 오래되고 낡은 방식이라는 생각에 기존 부모세대가 이루어놓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들거나 시대에 편승하여 남들이 가는 길(레드오션)을 따라가다 회사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원활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는 1세 경영과 2세 경영의 단절이 아닌 내실이 튼튼한 집이 비바람에 흔들림이 없듯이 1세 경영인이 만들어 놓은 기업경영의 노하우, 기업의 핵심능력 기반 위에 2세 경영인의 시대의 흐름에 맞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경영방식, 선대가 이뤄낸 경영성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 융합되고 나아가 1세 경영인이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지배가 아닌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동반자로서 2세들을 믿어주고 끌어 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는 중소기업 2세 경영인의 성공적인 가업승계를 위하여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고 세제혜택, 교육,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경제의 9988(기업의 99%, 고용인구의 88%가 중소기업)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때 중소기업 2세 경영인에 대한 체계적인 가업승계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런 점에서 수성(守城)을 뛰어넘어 제2의 도약을 꿈꾸는 중소기업 2세 경영인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경돈 중소기업진흥공단 경인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건축법개정안의 허와 실

건축물의 건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건축법개정법률안(김상희의원 대표발의)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내제된 문제점이 검증되길 기대한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도입하고 허가권자의 공사감리자 지정과 계약제도 도입, 공사감리비용 예치제 신설, 지역건축센터 도입,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강화 등이다. 이에 대한 허와 실을 살펴보자. 첫째, 대부분의 건축물, 허가권자가 감리자를 지정한다. 허가권자가 건축주로부터 감리비를 징수하여허가권자와 감리자간계약하는 것으로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건설업자 시공대상 건축물과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도 건축주가 직접 시공을하는 경우에는 허가권자가 직접 감리자를 지정하고 계약하게 한다. 그러나 허가권자가 직접 공사감리자와 계약하는 것이 적법한지?와 책임을 허가권자가 질것인가?하는 허와 실이 숨어있다. 둘째, 지역건축센타 설립과 건축지도원(Inspector)제도의 도입이다. 센터 설립과 예산확보를 통해 국가가 직접 건축행위를 관리하겠다는 것인데 건축지도원제도가 도입되면 건축물의 조사, 검사 및 확인업무의 대행이 필요없게 되는 것이므로 현재의 조사검사업무대행은 자동으로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의 건축선진국들과 같이 건축준공무원제도가 도입된다. 그동안 공무원들의 비리근절과 예산절감방안으로 운영되어온 제도의 폐지는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중요한 것은감리행위를 누가 하게 되든 매공정마다 건축지도원의 관리를 받게돼 건축주와 얼굴 붉히는 일은 없어진다. 그러나 전국 180여개의 지자체가 지역건축센터를 설치하지 못할 경우, 공공기관이나 지방공기업 중에서 지정해 운영하도록 한 규정은 문제가 있다. 공공기관에 속한 건축사와 같은 전문가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이들 지역건축센터나 기관에 적합한 인적구성원이 구성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중대한 과실이 생길시 2년간 업무정지 하도록 한 규정을 준수할 전문가 구성체로 자리잡을지?하는 걱정이 앞선다. 대한건축사협회 정책연구실에서 문제점 도출과, 합리적 개선안을 위해 시도건축사회를 통한 회원의견수렴 중이다.이런 과정을 거쳐 설계, 공사감리업무를 건축사의 고유 업무로 유지하고,나아가 지역건축센터 건축지도원제도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류재경 유원건축사사무소 대표

[천자춘추] 도시텃밭, 도시농업

맞벌이 부부라 어쩔 수 없어 고령의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모신 분의 이야기다. 어머니가 수시로 내가 아무래도 이번 주를 못 넘길 것 같다고 하니 온 가족이 매주 요양원을 방문하였다. 그런데 요양원에 조그마한 텃밭이 만들어진 후 어머니가 달라졌다. 내가 공들여 키운 토마토가 잘 익어 먹을 때 까지는 살아 있을 테니 자주 안와도 좋다하신다. 싹이 트고 열매가 익어가는 것에 삶의 의지를 느끼는 것이다. 요양원 텃밭은 치유텃밭, 반려텃밭이 되었다. 용인 기흥 삼성SDI는 회사 유휴공간을 활용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임직원 모두가 함께 한다. 어린배추를 심으며 사무실에서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눈다. 수확물로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도 한다. 사내 어린이집 체험학습장이 되는 것은 덤이다. 회사 텃밭은 소통텃밭, 사회공헌텃밭, 체험텃밭이다. 광주의 광수중학교는 학교폭력에 가담한 학생에게 벌로 학교 텃밭의 풀을 뽑고, 벌레를 잡으며, 열매를 수확하게 했다. 그 어떤 벌칙과 훈화보다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학교 텃밭은 교육텃밭, 순화텃밭이다. 용인 서천 휴먼시아 아파트 주민들은 관리실 옆에 상추, 쑥갓, 오이, 고추 등을 심었다. 방학기간 동안 맞벌이 부부 자녀들의 점심식사 재료가 된다. 남는 것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준다. 어느 날 전을 부치고 음식을 장만하여 한마당 큰잔치도 베풀었다. 이 텃밭은 서로에게 훈훈한 정과 공동체 의식을 주었다. 아파트 텃밭은 사랑텃밭, 공동체 텃밭이다. 어느새 도시텃밭, 도시농업은 글로벌 트렌드가 되었다. 백악관의 주인 미셀 오바마 여사는 수시로 자신이 가꾸는 백악관 텃밭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는 텃밭을 가꾸는 자신의 모습을 대선 캠페인의 홍보사진으로 싣고 있다. 뉴욕에는 빌딩 옥상텃밭이 600개나 되고, 몬트리올은 도시텃밭이 8천200개, 일본에는 농업공원이 3천400개나 된다. 우리나라 도시텃밭은 작년 기준으로 총 668ha, 참여인원이 108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경기도는 총 256ha, 4천550개소에 참여인원이 30만 명에 달하고 있다. 도시텃밭, 도시농업은 도시의 문화이자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도시가 가지는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도시텃밭, 도시농업은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되고 도시의 멋을 디자인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

[천자춘추] 우리들의 작은 영웅 ‘집배원’

몇 해 전 EBS 극한직업에 집배원이 소개된 적이 있다. 고난도의 숙련이 필요하거나 보통 사람은 견디기 힘든 악조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극한 직업군에 우체국 집배원이 포함된 것이다. 2011년 7월 27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날이었다. 용인시 포곡읍에서 차선우 집배원은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배수구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고, 그를 붙잡고 있던 동료 집배원마저 소용돌이에 빠져들려 했다. 마침 저만큼 떨어져 있던 사람들이 그 광경을 목격했다. 그들은 급히 달려가 배수로로 빠지고 있던 한 명의 집배원을 구했다. 그러나 차선우 집배원은 손에 끝까지 들고 있던 우편물을 동료 집배원에게 넘기고 배수로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집배원 차선우가 한 손에 들고 있던 우편물을 버리고 두 손으로 배수관을 붙잡고 버텼다면 살 수 있었다는 것이 동료 집배원들의 말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그는 결국 주인에게 전달해야 할 우편물과 자신의 귀중한 목숨을 맞바꾼 셈이었다. 그가 그처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우편물은 등기우편물 6통과 국제특급우편물 2통이었다. 나중에 밝혀진 바이지만, 그 중에는 외국 회사와 체결해야 할 계약 문서도 들어 있었다. 그는 그처럼 고객의 소중한 우편물을 끝까지 지키려다 하나뿐인 자신의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당시 그의 나이 29세였다. 차선우 집배원은 이러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높이 평가받아 옥조 근정훈장을 받았고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요즘도 집배원은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정신이 아니고서는 버텨내기 힘든 직업이다. 매일 아침 8시 전에 출근해 우편물을 구분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더위나 엄동설한에도 오토바이를 탄 채 하루 평균 1천500여 통의 편지, 등기, 소포를 배달한다. 또한, 많게는 하루 100km가 넘는 길을 운행하고 다니느라 늘 시간에 쫓겨 점심은 거르기 일쑤이고 배달 후에도 우편물을 정리하고 다음 날 업무를 준비하느라 야근이 다반사다. 타고난 운명이나 특별한 능력으로 남들을 이끌어가는 소수의 특출한 영웅도 있지만 박봉에도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인고의 메신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집배원 같은 작은 영웅들이 우리 주변에 더욱 필요한 세상이다. 뜨거운 한여름 뙤약볕 속, 오늘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국민들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는 우체국의 작은 영웅들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천자춘추] 지방교육재정 축소, 피해자는 학생

지방교육재정이 위기다. 학교현장은 교원 정원 감축, 냉난방비 축소, 각종 교육프로그램 중단 등 재정 긴축에 들어갔고, 지방교육재정 확충에 대한 요구가 교육계를 비롯해 사회적 공론이 되고 있다. 교육재정 위기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어 그들의 교육기회가 위축되고 있다. 교육재정 위기는 지방교육재정 여건의 악화와 누리과정을 포함한 교육복지 세출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방교육재정의 근간을 이루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2년 이후 성장률 하락과 계속되는 세수 결손으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2015년엔 세입이 전년대비 1.5조원 감소되기까지 했다. 이에 반해 중앙정부 총지출은 전년보다 5.5%(19.6조원) 늘어난 375.4조원이다. 이는 규모가 큰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지방교육재정교부금만 축소된 결과이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생수 감소에 따라 줄여야 한다는 예산당국의 잘못된 판단이다. 또한, 도시 개발에 따른 신설교 증가, 학급당 학생수 감소, 노후시설 여건 개선 등 교육의 질적 확대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본다. 세출은 누리과정을 포함한 교육복지 세출의 급격한 증가로 지방교육재정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5년 각 시도교육청은 3.9조원의 누리과정 재원을 감당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미래 학생들의 교육비까지 당겨쓰고 있다. 재원 확보없이 초중고생의 교육비를 줄여 미취학아동의 보육비를 감당하는 것은 과연 정당한가? 보건복지부 소속의 어린이집 취학 아동에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지원하는 것은 법령상 타당한가? 2009-2013 정책사업별 세출변화 추이를 보면 교육복지비와 부채는 급증하고, 교수-학습활동비, 시설비 등의 핵심 교육사업비는 감소하고 있다. 결국 학생 교육비보다 국정과제 이행에 우선 순위를 두는 기이한 세출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교육재정 확대와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없이는 학교교육의 위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 상향 조정, 누리과정 예산을 국가의 일반회계 국고보조금으로 충당하는 방안 등이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교육재정의 규모는 교육의 범위와 질을 결정한다. 그렇기에 열악한 교육재정은 학생들의 교육기회를 박탈한다. 미래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에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기회를 지켜줘야 할 책임은 당연히 국가에게 있다. 질높은 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길 바란다. 윤일경 이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대접받고 싶으면 제대로 입어라

첫인상은 대부분 시각적인 부분에서 결정이 된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자신의 이미지관리를 위해 외모에 신경을 쓰라고 조언을 한다. 사람들의 복장은 상당히 중요하다. 사람을 판단할 때 옷을 보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실제로 우리는 옷차림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즈니스에 세련된 수트는 성공을 향한 날개와 같으며, 자기 일을 멋지게 수행할 줄 아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일단 상대가 옷을 잘 어울리게 입고 나오면 얼굴이 못생기고 능력 없는 사람이라도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가 있다. 여기서 옷을 잘 어울리게 입는다는 것은 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옷차림을 하라는 의미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처럼 옷을 입어야 하고,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자신의 본분에 맞게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실제로 성공의 길을 열어주는 하나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미국 최초의 옷 컨설턴트로 유명한 존 T. 몰로이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남성의 옷차림이 조직 내에서의 신뢰도, 이성으로부터의 호감이나 비즈니스에서의 성취도와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이와 같이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분들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과거에는 훌륭한 제품과 성실한 자세만으로도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북미에서 가장 창의적인 광고회사라는 평을 듣고 있는 투디멘션스의 창업자인 데릭리 암스트롱과 캄와이유의 공동저서인 페르소나 마케팅이란 책에서는 외형적인 이미지 관리를 아주 중요한 성공의 열쇠라 강조하였고 빚을 내서라도 옷을 잘 입을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굳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단정하게 입는 복장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 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패션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원만한 비즈니스 관계를 위해 외관상 기본적인 배려인 의상에 신경을 써보자.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며, 신뢰를 주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직종, 지위, 업계에 맞게 상대방에게 한눈에 전달될 수 있는 차림새를 연출해보자. 옷은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입어줘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서연 퍼스널브랜딩코리아 대표

[천자춘추] 놀이터를 지켜 주세요

올해 초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며 안전기준을 받지 않았거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전국의 1581개 놀이터가 일제 임시 폐쇄됐다. 경기도의 경우 208개의 놀이터가 폐쇄되었는데(2015.4.17. 국민안전처 제공 기준)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불합격된 놀이터는 재검사를 받아 합격 판정을 받을 때까지 사용이 금지 된다. 그러나 이용이 중지된 놀이시설을 장기간 방치하면서 오히려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규모가 작거나 서민층이 사는 공동주택에 있는 놀이터의 경우, 사유지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수리보수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어린이 놀이시설은 폐쇄되거나 철거되고, 그 곳에 성인을 위한 체육시설 및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6일 10시 국회 본청 1층 정론관에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어린이 놀이터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면서 전국 시민 1581명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어린이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어린이를 대표해서 지효은양이 함께 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지효은 양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놀이터 시설이 고장 나서 방치돼 있는 놀이터를 이용하다가 다친 적이 있다고 했다며 놀이터의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늦은 밤 청소년들의 비행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해 일반 아동들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는 안전한 환경에서 놀 권리가 있다며 어린이 스스로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낡은 놀이터 시설 등을 보수해 어린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법률을 개정하여 이용 금지된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수리보수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어린이의 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아동 놀 권리캠페인 놀이터를 지키자 어드보커시(Advocacy) 캠페인을 5월부터 전국 70여개 산하기관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대책 없이 폐쇄되어 있는 놀이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개보수예산을 마련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어린이에게 놀이공간이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아동 놀 권리 캠페인 놀이터를 지키자를 보신다면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김승현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천자춘추] 식사문화와 행복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스쳐 지납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곳에 배고파 얼른 씻고 가족이 모여 식탁에 둘러앉은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루는 어찌 보냈는지 그 사이 무슨일이 있었는지 조잘대듯 말을 건넵니다. 환한 미소와 함께 가족 모두 모인 식탁은 행복한 마음 그대로입니다. 아주 오래전 해질녘에는 마을풍경 곳곳이 굴뚝 사이로 밥짓는 모습으로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날이 저물고 호롱불 아래 모여 맛난 국과 반찬, 금방해서 윤기나는 밥을 두고 식사를 하였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미소지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행복한 저녁 식사는 오늘에도 여전히 그립습니다. 돌아서 보면 멀어져 버린 우리의 저녁식사 시간이 이제는 외롭습니다. 늘어난 외식문화에 가족 간의 대화는 점차 줄어들고 쓸쓸하게 때우듯이 먹는 식사는 행복의 시간이 아니라 그저 지나는 일상의 하나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은 향이 강한 음식에 길들여지고 손맛이 배인 우리의 음식은 경험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먹거리가 정감이 가지 않은 까닭일까요? 달달하다. 맛깔스럽다. 멋들어진 우리의 음식문화가 점차 강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그 안에서 가족의 행복은 점차 혼자가 되어 쓸쓸함이 찾아듭니다. 그래서 일까요? 새삼스레 요즘 우리에게 웰빙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고는 합니다. 어찌보면 그 좋다는 웰빙이라는 것은 오래전 어르신들의 생활이고 우리가 찾아야 할 행복일지도 모릅니다. 밤늦도록 많은 사람들이 배회하며 넘쳐나는 거리의 모습에서 텅 빈 가정의 모습이 교차됩니다. 풍성하고 풍족한 느낌의 가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요. 가족과 모두 모여서 함께 하는 저녁을 만들고 먹거리를 손수 장만해서 준비하는 마음으로 한껏 사랑과 행복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요. 그리멀지 않은 곳에 행복이 있습니다. 신현옥 수원여성단체협의회장

[천자춘추] 민심의 요소

위기가 기회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최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그만둔 유승민 의원이 겪은 일이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에게 맞서다가 호통을 당했다. 정치인 유승민의 위기였다. 그런데 그가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통령선거의 후보 적합도 1위에 올랐다. 무엇이 그를 일약 대통령 후보감으로 만들었을까? 민심이다. 민심이 그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물론 국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위치에 그가 있었다는 것은 필요조건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민심을 얻진 못했다. 주목받는 자리가 오히려 간간이 쌓은 민심을 잃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역시 민심을 얻을 만한 모습을 보였기에 국민들은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럼 그가 보여준 지도자로서 모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국민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 현안에 대해 미루지 않고 해결책을 찾는 태도다.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는 일은 국가재정에 영향을 끼치는 큰 문제였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인 전현직 고위 공무원들의 저항이 큰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했다. 따라서 여야간에도 갈등이 큰 문제인데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다른 한편, 세월호특별법에서 파생된 국회법개정안도 여야간에 합의하여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데 한 걸음 나아갔다. 그러나 국회법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타협의 정치는 대립의 통치에 가로막혔다. 관심은 유승민 의원에게 쏠렸다. 처음 그는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듯한 발언으로 역시나라는 느낌을 주었지만,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강단을 보였다. 자신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소속 의원들의 청으로 결국 물러났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정당과 의회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민심은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렇다. 민심은 국민의 삶에 중요한 현안에 대한 해결의지와 합당치 않는 권력에 맞서는 소신있는 정치에 기대를 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메르스 사태에서 병원정보를 과감하게 공개하는 현안해결능력을 통해 야권의 차기 대통령후보 적합도 1위에 올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또한 메르스 사태 대처에서 여-야와 중앙정부-지방정부의 볼썽사나운 갈등을 협력으로 전환함으로써, 주목할 만한 상생과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대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은 민심을 살펴야 한다. 역시 민심이 천심이다. 임해규 경기연구원 원장

[천자춘추] 내가 독립유공자 후손이야

부광노인대학의 1학기는 3월에 개강하여 6월에 종강한다. 어느 날 등교시간에 마주친 재학생이 소지품을 뒤적이다가 독립유공자 유족증을 내보이며 하시는 말씀이 내가 독립유공자 후손이야 하면서 연금이 매달 나와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누구랄 것 없이 노인대학생들의 자존감은 특별하다. 나라의 흥망성쇠와 개인의 굴곡진 인생사가 함께 했던 근현대사의 주인공들이다. 돌아보면 일제 강점과 해방,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국경제부흥을 일구어낸 자랑스러운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세대가 오늘 한국의 고령화에 따른 문제의 주역으로 지적되고 있다. 역전의 주인공들이 오늘의 구박덩어리로 변질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노인복지관련 학자들은 말한다. 강의 서두를 보면 모두가 같은 단어로 시작된다. 전체인구 대비 노인인구 7%는 고령화사회, 14%는 고령사회, 20%가 되면 초고령사회란다. 그래서 묻고 싶다. 아~아 어쩌란 말이냐? 그래도 꿋꿋이 경제인구 대비 노인인구로 편을 가른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60년이 되면 열 명 중 네 명이 노인이라는 것이다. 뉴스 어디에도 해법은 없다. 경제인구 감소에 따른 국가붕괴가 예상 된다는 듯한 걱정 일변도이다.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다 풀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각계 전문평론가들에게 물어보면 명쾌한 해답이 나올까 의문이다. 단순한 인구대비로 경제인구를 평가한다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다. 청년들의 노인부양이라는 심리적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해법이 있다. 서구에서 시작된 복지 개념은 수혜적 복지만을 한정된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 서구의 복지개념은 국가경영의 전체적 시각으로 종합평가를 한다면 성공사례가 없다. 그것을 답습해 적용하고 있는 한국의 복지양태는 비슷하다. 특별히 노인복지 시스템과 프로그램 역시 비슷하다. 경제적 호황일 때는 복지국가 실천이 꿈의 실현으로 다가오지만 항상 경제지표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패한 복지시스템을 무작정 받아들이고 적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복지서비스로 순진한 민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복지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의외로 해법은 간단하다. 생산적 복지를 지향하고 실천하는 노인대학이 해법이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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