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아무것도 모른다.” 어떤 유명 디자이너의 말이다. 소비자, 즉, 일반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하여 제품기획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디자이너의 출발이라는 것이다. 고객은 물건을 보는 순간,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용해보고 나서야 비로써, 좋아하는지 아닌지 판단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디자이너는 그렇게 탄생한다고 했다. 민심(民心), 늘 천심(天心)은 아닌 것 같다. 신기루처럼 황당(荒唐)한 경우도 많지 않던가. 선거에서 투표율이나 득표율에 관계없이 단 1표라도 더 받은 후보가 당선되면, 대중은, 하늘의 뜻으로 알고, 그를 지도자로 따른다. 그리고 그때부터 평가한다. 잘못 뽑았구나! 할 때는 이미 늦었다. 계산은 끝났고 상품은 이미 사용 중이다. 문제는, 물건을 살 때나, 선거할 때나, 직전까지는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다.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 보다 더 유능한 인재가 대중 앞에 나설 수 없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선거제도에 많은 모순도 있고 보완해야 할 절차도 많다고 생각하지만, 월등한 대안을 찾을 때까지는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 첫째, 쇼 윈도우에 속지 말라!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것이 아름다워서 볼 것도 없다 하고 덥석 사버리면 후회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사는 것을 따라 사는 우(愚)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4~5년을 함께 해야 한다. 불편하면 안 된다. 둘째, 표정과 행동을 보라! 아무리 내세우고 싶어도 가진 것 이상 나타내기 어렵고,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나는 것이 인격이다. 사람 됨됨이를 읽어야 할 것이다. 말씨도 보고, 약속을 잘 지키는지도 유심히 봐야 한다. 인기인을 뽑는 것이 아니다. 셋째, 직업, 특히 그의 주요 경력을 보라! 지역과 시민을 위하여 알뜰하게 챙겨줄 사람을 골라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시민 위에 군림하거나 사리사욕만 추구하여 부정부패를 저지를 듯한 사람을 선별해내야 한다. 일단 의심이 가면 피하라! 요즘에는 대중매체가 발달하고 전달 수법이 개량되어 여론을 잘못 이끌어 가도 알아채기 어렵다.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후보의 의도를 간파하여, 진위(眞僞)를 가리는데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투표장에 가는 대중의 심리는 의외로 단순한 것이다. 결정은 최후의 순간에 하라! 천심이 어떤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 고맙습니다. 이용근파주문화원장
오피니언
이용근
2016-03-24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