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내일이면 늦으리

비가 많이 오면 홍수 걱정, 안 오면 가뭄이 걱정된다. 최근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으로 지금도 지구촌 어딘가에서는 홍수로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필자가 30년 넘게 물관리 전문기관인 K-water에 근무하는 동안 봐왔던 자연재해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니, 지금 맞닥트린 가뭄의 모습은 실로 낯설다. 오늘부터 보령댐에서 물을 공급받는 충남 8개 시군은 제한급수에 돌입한다. 사실상 본격적인 건기에 접어들면서 내년 봄까지 큰 비가 없을 것이라는 기상전망에 따르면 더 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봐야 옳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국민 대부분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집은 물만 잘 나오는데...? 홍수처럼 눈에 보이는 재해가 아니라 그런지 충남 일부지역에 국한된 일로 치부되어 큰 관심조차 없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인류문명의 기원이라고 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멸망시킨 것도, 중남미 지역의 마야문명이 사라진 것도 역사적 배경 뒤에 숨어 있는 것은 바로 길고긴 가뭄때문이었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눈에 보이는 홍수와 태풍은 사자나 늑대의 공격처럼 그 순간을 잘 모면하면 살아남을 수 있지만 가뭄은 슬며시 다가와 끝을 볼 때까지 옥죄어오는 뱀과 같다. 그 끝을 뻔히 알면서도 손쓸 방법은 딱히 없다. 예로부터 어진 임금의 능력 중 하나로 치수를 삼았던 것은 오랜 기간 선조들의 웃고 우는 삶이 물에 달려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한강에는 소양강댐과 충주댐이라는 국내 최대의 다목적댐이 있어 풍부한 물을 기반으로 오늘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비단 보령댐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진 않다. 올 가을엔 충남 몇 개 시군에서 제한 급수가 시작되었으나, 국민 절반이 살고 있는 이 곳, 수도권에서는 이 보다 더 잔혹한 내년의 봄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국가는 기상이변으로 수년 내 닥쳐올 물부족 사태나 지역적 용수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물그릇을 키우고 수자원의 관리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 수도권 1천300만명의 시민에게 깨끗하고 건강한 수돗물 공급하는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호소하고 싶다. 이 삶을 더 오랫동안 영유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양치컵을 사용하는 것부터, 오늘 샤워시간을 5분씩 당기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내일부터 시작하면 늦는다. 최재웅 K-water 수도권지역본부장

[천자춘추] 경기도 학교급식의 과제

우리나라 학교급식은 성균관 유생들에게 집단급식을 한 것이 최초일 것이다. 조선 태조 때 성균관 명륜당과 함께 진사식당이 지어졌는데 이곳에서 유생들에게 아침, 저녁 두 끼가 제공되었다. 근대적인 학교급식은 1953년 국제연합아동기금의 원조로 시작되었다. 1970년대 초까지 초등학교에 빵과 밀가루가 제공, 말이 학교급식이지 끼니를 거르지 않을 정도의 열악한 급식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학교급식도 벌써 6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2월 전국 초중고 특수학교 1만1천600여 학교에서 약 630만 명의 학생에게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2천300여 개 학교, 166만 명 학생에게 급식이 실시되며 급식경비는 약 1조 3천억 원 규모이며 이 중 식품비는 8천억 원에 달하고 있다. 경기도는 2007년도부터 1등급 이상의 우수축산물을, 2009년부터는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였고 이에 따른 추가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경기도 학교급식의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식재료의 보다 강화된 품질, 신선도, 안전성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의 식재료 공급을 담당하는 농림진흥재단은 내년부터 식재료 안심시스템인 QTS 관리시스템(Qulity, Transportation, Safty)을 도입한다. 농가가 친환경적 재배방법으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더라도 짧은 이동시간, 위생적 전처리, 냉장수송이 되지 않으면 식재료의 품위는 급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장에서 부터 학교까지 운송시간과 운송조건, 전처리 방법을 최적화해야 한다. 또한 정밀 안전성 검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학교급식 식재료로 사용된 후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생산단계의 철저한 사전검사를 통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같은 식재료라 하더라도 조리법과 조리과정에 따라 맛과 영양, 안전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농림진흥재단은 경기도 영양교사협의회와 함께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을 개최하여 가장 맛있고 균형 잡힌 학교급식 식단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11월 18일부터 고양 킨텍스에서 나흘간 개최되는 <2015 G 푸드비엔날레>에서 QTS관리시스템과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입상작품을 볼 수 있다. 학교급식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와 방문을 기대한다. 최형근 경기농립진흥재단 대표이사

[천자춘추] 산업단지일자리, 그리고 행정서비스

파주 LG 디스플레이, 경기도 북부의 변화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 분단의 상징, DMZ 접경도시 파주를 세계적인 기업도시로 탈바꿈하게 한 역사적인 기업 현장이다. 이어서 파주의 문산 당동, 문산 선유, 파주 월롱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명실공히 파주는 혁신과 변화, 그리고 통일을 대비하는 첨단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경기도시공사가 경기도와 함께 이루어낸 역사다. 오래전 같지만 채 10년도 안된 일이다. 이외에도 경기도시공사는 김포 양촌산업단지 등 97년 설립이래 경기도 전역에서 총 18개의 산업단지를 만들었다. 지난해 공사에서 자체적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18개 산업단지를 통한 생산유발효과는 92조원, 취업유발은 46만명에 이르고 총 세수는 2조 4천596억원이 증대되는 파급효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이 산업단지의 힘은 그대로 일자리로 이어진다.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은 다양하지만 훌륭한 산업단지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것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에도 평택 고덕에서는 392만8천㎡ 규모의 세계 최대 삼성반도체 공장이 내년 9월을 준공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고, 1천200여 개 기업에 연매출이 70조에 이르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은 그대로 넥스트 판교사업으로 이어져 경기도가 중앙정부와 함께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이다. 넥스트 판교사업에 경기도시공사도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 산업단지를 성공시키는 요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업들이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기에 공장과 기업을 가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원해주면 된다. 행정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도시공사 등과의 기관간 협업이다. 파주 LG 디스플레이 단지가 3년 만에 공장을 가동하게 된 것도 기관 간 협업의 결과다. 최근에 이와 관련해 아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남경필 도지사께서 평택 삼성 고덕산업단지 지원 TF팀장을 직접 맡아 사업 종료시 까지 모든 행정서비스를 직접 챙기겠다는 내용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행정서비스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또 하나의 반도체 성공신화를 통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을 기대해 본다. 이부영 경기도시공사 경제진흥본부장

[천자춘추] 영아보육인은 왜 안녕하지못할까

지난주부터 가정어린이집 한쪽 귀퉁이에 걸려있는 영아! 보육인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현수막에 자꾸만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인다. 보육의 최전방 일선에서 고생하는 영아보육인은 왜 안녕하지 못할까? 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아동의 출결로 산정되는 보육료 지원방식을 개선하여 안정된 보육교사의 고용과 어려운 영아보육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6월까지 남양주시의회에서 보육전문의원으로 의정활동에 몰입 했었던 필자의 경험을 살펴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약5%나 선호도는 묻지마식으로 절대적이라서 정부는 매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현실은 어렵다. 또한 학부모에게 입소문이 난 대규모의 민간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려면 원서접수부터 대학입시를 무색하게 할 정도의 눈치작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만0~2세를 담당하는 가정어린이집은 가정과 유사한 보육환경과 편리한 접근성 등의 이유로 대부분 소규모로 아파트를 임대해서 운영하다보니 영세하다. 무상보육 공약으로 가정어린이집도 한 때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관계부처가 곤혹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폐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정어린이집의 큰 고민은 저출산으로 인한 원아 부족이다. 그런데 현재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유보통합에서도 소외되고 있으며 존폐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때문이다. 정권마다 공약의 단골손님이 된 유보통합은 관계부처의 일원화 문제, 예산지원, 설치기준 등으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지금이라도 가정어린이집의 깊어지는 시름에 대한 배려와 대책마련이 꼭 필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미래인 영아를 전담하고 있는 최전방을 사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혜경 정치학박사前 남양주시의원

[천자춘추] 창업지원 사업의 성공 조건

요즘 창업이 대세다. 대기업은 늘 구조조정 압력을 받는다. 추가 고용은 엄두도 못낸다.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다. 그 대안으로 창업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정부도 창업지원 정책에 우선순위를 둔다. 정부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한 것이 그 반증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 주도로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기획 사업을 벌인다. 이 센터는 제품 설계에서 시작해 기술개발과 재원조달에서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창업자를 위한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공모에 합격한 창업예비자는 행운의 열쇠를 쥐게 된다. 그런데 이 사업에 우려 목소리가 들린다. 창업지원 사업이 대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을 벗어나는 순간 멈출 수 있다는 점이다. 요컨대 정부의 요구로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중소기업과 창업자를 돕는 취약한 구조라는 주장이다.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창업지원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첫째는 중소기업이 창업지원사업을 주도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하나하나는 창업지원사업을 벌일 만큼 여유가 없다. 그렇지만 업종별로 중소기업이 모여 협력하는 협회나 협동조합은 창업지원사업을 할 힘을 키울 수 있다. 이들이 창업지원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정부와 대기업은 이 업종협회가 성장하도록 지원하면 될 것이다. 둘째는 창업지원사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창업지원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창업지원사업 방식을 찾아야 한다. 창업과정에서는 협회가 창업자들을 일방적으로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창업지원을 받은 창업자들이 성공한 다음, 창업기업으로부터 그 수익의 일부를 돌려받아 협회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스타트업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중국 심천에서 그 사례를 보았다. 심천공업설계협회는 회원사가 2천 개쯤 되는 산업디자인 업종의 기업협회이다. 이 협회는 창업자들이 성공해서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때까지 도와준다. 자금도 투자해주고, 그 회원사들이 멘토도 해주고, 판로도 개척해준다. 그런 다음 이 과정을 통해 성공한 창업자가 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그 주식의 일부를 지원의 댓가로 받아서 공업설계협회도 수익을 낸다. 이렇게 수익이 나니 성심성의를 다해서 도와주는 게 곧 사업인 셈이다. 정부나 대기업의 일방적 지원과는 아주 다르다. 우리도 하루빨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창업지원사업을 중소기업 업종별 협회나 협동조합을 돕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 그것이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경제생태계로 가는 길이다. 임해규 경기연구원 원장

[천자춘추] 우체국서비스의 존재 이유

명절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흔히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선물을 준비하곤 한다. 또한 선물을 사들고 직접 찾아 뵐 수 없는 분들에게는 자연스레 택배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이러한 아름다운 풍속이 두메산골이나 섬마을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주에는 백령우체국에 다녀왔다. 이곳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농수산물을 보내거나 생필품을 구입할 때 주로 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를 취급하는 곳은 우체국이 유일하다. 민간 주요 택배사들이 섬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도저히 수익성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체국은 도선료 등을 받지 않고 저렴한 요금으로 주민들의 생활도우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우체국이 존재하는 진짜 이유를 백령도에서 실감하고 돌아왔다. 이와 같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우체국택배는 산골에서 낙도까지 전국 단일요금으로 배달하는 보편적 서비스이며, 타 택배사에서 개인택배 접수를 하지 않는 추석 직전인 오늘까지도 접수를 하고 추석이 시작되는 내일까지 최선을 다해 배달할 예정이다. 우체국은 전국 3천 500여 개의 모세혈관 같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택배우편물의 종적추적도 세분화된 내역을 제공함으로써 내 우편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배달상황을 우체국 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우편물의 반품요청 시 24시간 이내에 처리하고, 300여명의 전문 상담사를 둔 콜센터를 운영하여 접수배송기타 불편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해 준다. 우체국택배 서비스가 2014년 한국소비자원 발표 택배서비스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가위를 맞이하여 우체국의 택배물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인지방우정청 관할 우체국의 경우 평상시 대비 일평균 약 50%가 늘어난 물량을 배달하고 있고, 물량이 가장 많을 때에는 평소보다 두세 배나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전 직원이 동참한 가운데 산더미 같은 물량에도 불구하고 익일배달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오늘 이 순간에도 명절 우편물 배달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우체국 직원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천자춘추] 교원양성·임용체제 개편을 바라며

다시 교원 임용고사철이 시작되었다. 매년 교사 후배들의 치열한 경쟁을 바라보며 우리나라 교원양성임용체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현행 중등교사 양성체제와 임용체제는 교원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기르는데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중등교사 양성은 사범대학, 일반대학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을 통해 이루어지며 필요 이상의 교사자격자들을 배출하고 있다. 매년 중등 임용고사 경쟁률은 10대1이 넘으며, 이는 양성과 임용의 연결고리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지 않은 당국의 안일한 처사 때문이다. 높은 경쟁률로 인해 예비교사들은 오직 임용고사 준비에만 전력을 쏟는다. 교과지식 뿐 아니라 바람직한 교육철학과 교수방법을 연마시켜야 할 양성대학은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학원이 된 실정이다. 임용시험에서 적정 수준의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원의 정원을 감축해 중등 임용고사의 경쟁률을 낮추어야 한다. 다음으로, 임용고사는 평가의 공정성을 중시하다보니 지필고사의 비중이 높다. 중등교사 임용은 1차에서 교육학과 전공으로 1.5배수를 선발하고, 2차에서 수업실연과 심층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해, 사실상 지필고사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된다. 따라서, 교직윤리의식이 투철하고 현장에서의 기획과 직무수행 능력 등 역량있는 인재를 발굴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양성대학의 교육과정을 보면 다양한 교육 경험을 디자인하고, 긍정적인 교실문화를 만드는 등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지도 못하다. 교과지식 뿐 아니라, 교사로서의 올바른 교육관, 인성과 적성 등을 깊이있게 점검할 수 있는 임용 절차의 변화가 필요하다. 2016학년도 경기도 신규임용시험에서 지필고사 성적 위주가 아니라, 교사로서 갖춰야 할 전문성, 사명감, 인성의 선발과정으로 방향을 전환한 한 것은 교원임용체제의 관점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있는 시도이다. 나아가 1차 지필고사의 비중을 더 낮출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대학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제는 중등교사 양성체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타협과 조정의 용기로 건강한 교원양성체제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윤일경 이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초록우산과 함께 커가는 아동들의 꿈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왔던 한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할머니가 유일하게 의지할 가족이며 전부입니다. 아이는 할머니와 포근한 집에서 사는 것이 꿈이지만 어디에도 의지 할 곳이 없던 할머니와 아이는 사무실 건물에 조그마한 방을 얻어 생활을 하게 됩니다. 공용화장실도 남자들이 많은 곳이라 숨을 죽여 가며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나날이 계속 되었고 아이의 꿈과 희망은 점점 빛을 잃어갔습니다. 살은 쪘지만, 몸이 허약했던 초등학교 5학년 아이에게 할머니는 건강에 도움이 되고자 유도를 시작하게 하였습니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나간 대회에서 아이는 상을 받게 됩니다. 할머니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가사도우미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굴러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가사도우미일이 조금이라도 생활에 보탬이 되었지만,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 할머니는 아이에게 유도를 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와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재양성서비스는 너무나 유도가 하고 싶었던 은영이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재단의 지원을 받으면서, 은영이는 유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키가 크고 덩치가 컸던 은영이는 유도 매트위 최강자가 되어갔습니다. 힘과 체력이 필요한 유도운동이지만, 이와는 반대로 은영이는 너무나도 여리고 섬세한 고등학생 소녀입니다. 은영이의 꿈은 유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입니다. 시합만 나가면 메달을 따는 은영이는 올해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되어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섰습니다. 유도선수로 성공하여 어린이들을 돕는 복지관을 설립하고 싶은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이처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는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학업, 예술, 체육 등 특정분야에 재능이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아동들이 자신의 재능을 꾸준히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재양성서비스 아이리더로 2009년부터 현재까지 564명이 꿈을 키워 갈 수 있었습니다. 아이리더로 지원받은 아이들은 세계최고가 되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도움 받은 곳에서 씨앗을 뿌리는 것이 목표라고 얘기합니다. 자신의 받은 도움을 남에게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리더들에게 오늘도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김승현 어린이재단 경기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천자춘추] 공공성, 업무대가 기준의 두 얼굴

건축물은 국민의 재산이자 삶의 터전이기에 안전하게 조성되어야 함은 물론 공공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의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공공사업에 대한 업무대가 기준을 정부가 정해 고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의 경우 설계비가 현행 대가기준의 23%, 감리비는 3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를 통해 건축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낮은 업무대가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대다수 전문직분야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언론에 매일 관련 글이 올라온다. 또한 권고사항이기에 민간도 이를 준용한다.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 및 대가기준(건축사법 제19조의3)에 건축사의 건전한 육성과 설계 및 공사감리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하여(중략) 건축사의 업무에 대하여 적절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노력한다 라고 되어 있다. 전반부에 육성이나 품질보장을 위함이 후반부에 노력한다는 규정에 모순의 두 얼굴이 숨어있다. 낮은 업무대가에 무한책임만지는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에도 손해를 감수하며 울며 겨자 먹기식 수주를 지속하고 있다. 건축물 안전을 위해 업무대가기준 현실화 이외에도 건축물 감리제도 개선, 건축물 유지관리법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그동안 공공발주사업은 건축의 질을 좌우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설계, 감리 등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소홀해 왔다. 특히 공공의 업무대가기준이 설계자의 디자인, 기술력을 평가하기보다 가격중심인 발주제도의 변경이 시급하다. 건축사협회는 제도 개선을 위해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을 추진하면서 LH, SH 등 기관의 업무대가요율을 재정립시키는 성과로 70% 수준까지 끌어올린 사례가 있어 그나마 희망적이다. 업무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으면 사후 유지관리에라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예산절감에 급급한 정부와 지자체는 여전히 대안이 없다. 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시설, 청소년과 노약자가 사용하는 수련 및 문화집회, 요양시설 등이 모두 위험에 노출돼 있다. 경주사고에서 보듯 유지관리대상에서 제외된 건축물과 다중이용시설은 종합적인 유지관리체계 개선방안이 절실하다.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 설계, 감리의 상호 검증 및 협력 체계는 건축물의 공공성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적 장치이다. 건축물 안전과 관련해 건축사협회에서는 건축규제 신고센터를 마련해 국토부가 운영하는 건축 임의규제관행 신고센터와 연계하고 있다. 류재경 유ㆍ원건축사사무소 대표

[천자춘추] 추억 속의 가을여행

낙엽이 하나둘씩 곱게 물들고 어느새 단풍잎도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조금은 서늘한 바람이 불고 그 하늘 위로는 파란하늘이 보입니다.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이 이제 가을을 노래합니다. 사람이 나이 드는 모습처럼 계절도 숨을 쉬듯 빛깔을 달리합니다. 가을이 숲으로 와서 이제 사람에게로 다가옵니다. 어르신들의 그림에는 삶과 시간 그리고 계절이 담겨있습니다. 사람의 이야기가 있고 정이 담긴 노래를 합니다. 그런 어르신들의 작품이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타이틀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고유의 명절 추석을 준비하는 바쁜 가을이지만 전국의 어르신들 작품이 모여져 효원의 도시 수원에서 추억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그림에는 유년시절의 고기 잡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긴 막대 두 개에 그물망을 둘러서 만들고 개울가에 들어가서는 한쪽은 고기를 몰고 한쪽은 지켜서서 고기를 잡는 풍경이 시선을 잡습니다. 신이 난 풍경이 우리네 어린 시절 모습이지요. 어느 작품에는 봄나물 캐는 모습이 보이고 다른 작품에는 가을 곶감을 만들기 위해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주황물결이 빛나고 있기도 합니다. 집을 그린 그림 대부분에는 언제나 장독대 모습이 보입니다. 된장독, 고추장독, 간장독이 조금씩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장독대의 장들은 어머님의 보물 제1호였습니다. 언제나 행주로 잘 닦아서 윤이 났습니다. 장독대를 보니 어머님의 모습도 함께 떠오릅니다. 장독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셨던 어머님 모습이 전시장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피어납니다. 오가는 사람들과 잠시 어르신들이 담아낸 옛날이야기를 벗 삼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며 그 시절 먹거리며 옛 동무들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함께 피어난 추억의 향연은 가을을 위한 추억의 선물이 되었습니다. 그 시절의 행복함을 오늘 다시 만났습니다. 그런 긴 여운과 휴식을 어르신들의 그림을 통해 만난 것은 어쩌면 우리가 어르신들을 향한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고단했던 지난 삶을 힘겹게 그리고 굳건하게 살아내신 그분들의 그림을 통해 새롭게 만나고 우리의 지난 시간을 소중하게 되돌아보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마음의 선물이 되어준 어르신들의 그림에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껴봅니다. 신현옥 수원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천자춘추] 기술보다 인성 앞서는 의사가 되자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변하는 의료 시장에 찾아온 무한 경쟁의 시대에 의사는 무엇을 준비하고 생각해야 할까? 더 나은 치료방법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나 의료서비스의 경우, 진료라는 무형의 형태로 환자들을 맞이하게 되고 고객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끝내고 돌아가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직접적으로 사람이 제공하는 무형의 서비스를 받게 된다, 마치 물 컵의 모양에 따라 물의 모양이 달라지듯,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 따라 환자들이 받아들이는 서비스의 질 또한 달라진다. 지금 병원의 서비스는 어떠한가? 수도권에 있는 유명한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와 직원들이 시골병원보다 못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도 많다. 교육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로서 병원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의사들을 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 어떤 의사는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직원들만 교육시키려 한다. 하지만 직원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도 함께 노력하고 변화해야 한다. 환자를 직접적으로 대하는 의사들은 오히려 서비스의 질이 더 떨어지고 있다. 아픈 환자를 대하면서 그냥 형식적인 상담과 아이 콘택트도 없이 컴퓨터 자판기만 두드리고 차트 작성하기에 바쁜 의사들이 대부분이다. 과연 환자의 입장에 서서 공감을 하며 진정성을 가지고 케어하는 의사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존경받는 의사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갈수록 의사들의 기본적인 인성은 사라지고 있다.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바로 의사의 길로 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매너 없는 의사들이 많다. 의과대학에서 수술하는데 필요한 과목과 시험점수 올리는 공부만 하다 보니 기본적인 인성이 부족하다. 의과대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필수 교과목으로 정해서 더 많이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다. 자신을 낮추고 아픈 사람을 진정으로 케어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만이 의사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한 의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자와 감성적으로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인해 환자들은 아픔이 치유가 될 수도 있다. 존경받는 의사가 되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기본적인 매너부터 배워야 한다. 병원의 이미지는, 곧 서비스의 이미지다. 환자를 대할 때,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감성적이고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보자.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언어를 사용하는 의사에게 환자들은 더 호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박서연 퍼스널브랜딩코리아 대표

[천자춘추] 규제의 역설

天下多忌諱(천하다기휘) 而民彌貧(이민미빈).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유명한 글귀로서, 천하에 금령이 많으면 많을수록 백성은 더욱더 가난해진다는 뜻이다. 다스리는 자는 공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백성들에게 을 하지 말라는 금령을 제정하고 이를 어기는 자를 벌하는 등의 작용을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 금령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였던 본래의 공익적 목적은 퇴색되고 백성들의 삶을 더욱더 피곤하게 하는 결과 백성의 삶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위 글귀가 가지는 위력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2500년 전에 살았던 노자의 말이 오늘처럼 첨단화된 사회를 사는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왜일까? 오늘날 정부가 일을 도모하면 할수록 더욱더 많은 반발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나, 정책당국이 더 많은 정책수단을 동원할수록 더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들을 보게 된다.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자신들만의 이익을 도모하려 하기 때문에 분열과 갈등이 심각해짐으로써 점점 더 공익적인 일을 추진하기가 어렵게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정부, 특히 공직자들은 간편한 행정규제를 통해 국민을 통제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고 한편으로는 그러한 규제법령과 그에 따른 집행권의 비대현상 속에 안주하게 되고, 공직자들은 규제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현상이 국민의 비난을 받는 관료주의인 것이며, 관료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바로 규제를 앞세운 행정편의주의로 국민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대통령이 수차례 규제를 완화하라고 주문하였음에도, 최근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각종 규제법령이 더 많아졌다는 소식이 우리 국민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노자는, 위의 글귀를 통해 성인(聖人)은 무위(無爲), 무욕(無欲), 무사(無事)로써 다스린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오늘날 행정규제를 만들고 집행하는 공직자들에게 노자가 말한 성인이 되어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행정규제를 만들기만 하지 말고,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규제를 찾아내 과감하게 이를 철폐하는 한편, 국민의 경제활동을 조장하여 국민경제가 활기를 찾아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것일 뿐이다. 손범규 前 정부법무공단 이사장

[천자춘추] 노인대학과 노년대학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문제는 전세계 공통된 연구주제다. 하지만 명확한 해법은 없다. 그저 정치적 수사로 활용될 뿐이다. 노인의 삶에 대한 문제는 생계라는 굴레 속에 본질에서 멀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유교의 효를 기반으로 노부모 공양을 미덕으로, 국가보다는 개인 문제로 치부, 경제력 상실 유무와 관계없이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당연시 해왔다. 하지만 현대와 같은 핵가족 중심의 무한경쟁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시대에는 그 한계가 뚜렷하다. 그러나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노인정책의 대부분을 미국 모델로 하고 있다. 노인문제를 경제력 상실을 기본으로 해법을 찾은 양로원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는 미국의 노인정책의 한계점이 만든 것은 가족과의 분리 상실에 따른 소외감으로 노인 고독사가 주류를 이루어 부모의 죽음에 대한 가족들의 무관심을 양산하고 있다. 프랑스는 부모양육 기간을 제1의 인생, 직업을 가진 제2인생, 그리고 은퇴 후 노년을 제3의 인생이라 부르고 있다. 한국의 인생이모작과 같은 의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프랑스의 노인교육의 의의가 재교육을 통한 다양성에 목적을 두어 한국의 노인대학 교육 대부분이 취미와 여가활동에 국한되어 운영되고 있는 실정에 비해 보다 진취적이라 볼 수 있다. 노인들도 입학 및 학습활동에 대한 나이제한 없이 학점이수를 하면 언제라도 학위를 받을 수 있기에 평생교육이라는 시스템의 완성으로 볼 수 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자기실현의 주체로서 노인의 권리주장과 사회변혁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열린 대학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동아시아 지역의 한국 일본 중국의 노인교육을 통한 고령화 문제 해법을 찾아가는 연구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노인대학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중국은 노년대학이라 칭한다. 그 이유인즉슨 노인이라는 단어의 부정적 의미인 쓸모없는 또는 버려진 의미를 담고 있는 노인에 대한 작은 배려하고 볼 수 있다. 유독 한국의 노인대학 관련 학자들의 다수가 서구의 실패한 노인복지정책을 답습하여 가르치려 한다. 가장 속도가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의 노인정책의 획기적 변화가 시급하다. 이미 언급해 온 바와 같이 뉴 시니어 웰페어라는 어느 나라도 시도한 적이 없는 노인정책의 새로운 개념의 전환으로 가능하다. 작금에 급격히 노인대학 연구에 시동이 걸린 일본과 국가정책으로 노년대학 설립을 지방정부에 강요하는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장성훈 부광노인대학장

[천자춘추] 경기보육정책 운영비 지원 시급하다

어린이집은 1991년 영유아보육법의 탄생과 함께 20년 넘는 세월을 보내며 맞벌이 가정과 농어촌 농번기 지원을 위한 선별적 보육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보육현장은 정부의 정책방향의 혼재로 여러 부처를 옮기면서 국민의 관심과 정치적 핫이슈로 부상, 일관성 없는 보육정책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했다. 경기도는 우선 지난해 영아보육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영아반 지원책을 전국 최초로 세우면서 관심을 모았으나 일몰사업으로 올해를 끝으로 없어진다. 또 정부는 최근 시범사업에서 보육현장과 부모들의 요구를 외면하며 일정시간을 맡기는 맞춤형보육제도를 발표하면서 보육예산이 줄어들 것을 예상, 1천400억을 삭감해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면서 삭감된 보육예산을 보육료 3%인상과 양육수당확대를 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은 정책이다. 만 3세~5세의 유아는 기관에 따라 차별하여 월 22만원 비용으로 5시간 교육비로 지원하거나 또는 12시간의 종일비용으로 지원하여 유아의 질적 차별을 부추기고 이에 대한 보완 없이 정부는 2017년까지 유보통합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만 0세~2세 영아보육료는 맞춤형보육제도가 발표되면서 연령에 따라 아동 1명당 10만원에서 18만원까지 일정시간 보육시간을 줄여 보육료를 삭감하는 정책으로 부모의 반대에도 보육시간을 줄이는 맞춤형보육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현재 정부가 일방적으로 현장의 소리를 외면하면서 시작된 만0세~2세 무상보육은 마구잡이 어린이집확대를 양산했다. 정부에서 지난 2010년에 적어도 만 0세 보육료 1인 95만원은 지원되어야 최소한의 부모가 요구에 부응하는 보육서비스를 제공된다고 예상하여 지원 약속을 하였으나 만 5년 지난 현재까지 영아 보육료는 동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보육교사의 급여는 최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가 보완을 위해 처우개선비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여건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영유아 수요는 날로 줄어들고 있지만 교직원의 최저급여는 매년 8% 인건비 인상, 어린이집의 운영은 존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어린이집의 운영이 최소한의 안정이 되어야 보육교직원의 열악한 근무환경개선과 영유아에게 쾌적하고 좋은 환경에서 보육의 질을 담보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부모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것에 기여하게 되고 교사에게는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어린이집 운영자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감 회복을 만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창한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장

[천자춘추] 기업 운영의 핵심, 자금관리

독자 여러분은 흑자도산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많을 것이다. 언론매체에서 우수기업으로 연일 보도가 되고 매출액이 급증하는 등 주목을 받던 기업이 어느 날 갑자기 결제할 어음을 처리하지 못하여 부도를 맞게 된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가?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매출액이 10억원인 기업이 매출을 올리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이 9억원이라면 기업의 이윤은 1억원이다. 그런데 이 기업이 매출 거래처로부터 받은 현금은 7억원이고 3억원은 외상으로 몇 개월 후에 받는다면, 재무제표 상에는 이익으로 계상이 되지만, 실제로 이 기업이 매입 거래처로부터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9억원으로 2억원이 부족하여 회사에 여유자금이 없을 시 부도를 맞게 되는 것이다. 즉, 영업실적이 좋고 재무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언뜻 보기엔 건전 영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 갑자기 자금흐름이 막혀 부도가 나는 것인데 장부상 이익률이 높은 기업도 이렇게 자금관리를 못하면 도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우리 몸에서 순환하는 혈액의 공급이 끊기면 즉시 사망하듯이, 기업의 혈액은 바로 자금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하여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관리는 기업의 운영에 있어 중요한 항목으로 항상 경영자는 올바른 경영을 위해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분석해서 현금흐름이 원활한지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주요한 자금유입과 유출은 바로 매입매출처에 대한 거래대금일 것이다. 하지만 수시로 변하는 경영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여 자금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 차입을 통하여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기업은 보다 구체적인 자금관리계획에 따른 자금조달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이고 임기응변적인 금융차입이 아닌 단기상환 목적인지, 시설투자에 따른 장기상환인지, 차입금 규모는 적정한지 등 구체적인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의 수지에 맞는 차입을 해야 하며 회사의 부채는 갚아야 할 돈이라는 생각을 갖고 상환계획을 철저히 짜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금차입에만 신경 쓸 뿐 상환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데 이는 기업운영에 큰 걸림돌이 될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요즘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성장성이 판가름 나는만큼 이럴수록 중소기업은 보다 철저하고 전략적인 자금관리를 통해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경돈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천자춘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거는 기대·우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관답게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곳에는 10여 개 창업한 기업들이 할당받은 각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컴퓨터를 마주하고 사업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이분들은 모두 공개모집에서 오디션을 통과해 창업지원을 받고 있다. 이 경기창조혁신센터는 창업 하거나 막 창업 한 기업을 사업기획에서 기술지원과 자금지원, 판로지원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3D프린팅 작업실, 사물인터넷(IoT) 개발 작업실, 게임 소프트웨어 작업실까지 구비하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들만으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힘들다. 기업이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기업체수가 적은 편이다. 아직 기업이 투자하고 생산할 만한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첨단산업분야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얼마든지 창업을 할 만한 분야다. 80% 이상이 고등교육을 받는 인재대국이 아닌가. 경기도는 반도체 관련한 첨단 전자산업, 의약품과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생산하는 바이오산업, 각종 로봇을 만드는 정밀기계산업, 그리고 센서와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사물인터넷 같은 첨단 통신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두루 발달해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자통신산업을 테마로 하여 kt가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자산업에 국한해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첨단 전자산업과 사물인터넷 같은 첨단 통신산업이 융합하고, 로봇산업과 사물인터넷이 융합하고, 바이오와 센서가 융합하여 창조적 산업이 되기 때문이다. 유능한 인재와 좋은 기업이 전국에서 경기도 판교와 광교로 찾아들고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산업구조 혁신의 선두주자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2판교를 서두르고 그외 광명, 시흥, 포천, 남양주 등 여러 곳에 테크노밸리를 준비하는 경기도와 그 산하 시들의 노력은 고무적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정부의 의지와 대기업의 투자에 창업지원사업을 의존하는 현재의 사업방식에 관한 것이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기도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업종별 협회들이 창업지원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적인 창업지원의 모델이 되길 소망한다. 임해규 경기연구원 원장

[천자춘추] 범법자가 공천 주고 받고

그동안 자그마치 5년 1개월을 시간 끌기 재판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지루하게 끌고 가던 참여정부 총리와 제1야당 대표를 역임한 한 국회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천만원으로 마침내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종지부를 찍었다. 점입가경인 것은 최종 선고 후 19대 총선의 공천과 선거를 주도했던 원로답게 제1야당의 현 당대표와 원내대표와 국회의원들을 배석시켜 자신의 결백을 끝까지 주장하는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탄압, 야당 탄압이라는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그 뒷모습이 더욱 쓸쓸하게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일까? 그뿐이 아니다. 얼마 전 같은 당 원내대표를 지낸 또 다른 국회의원의 뇌물공여죄가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한때는 공천을 쥐락펴락했던 사람이 같은 당내에서도 버림받고 구속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시 시간 끌기 재판에 돌입한 서울 교육감도 그렇고 적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장 등 손으로 꼽기도 힘들 정도이다. 그리고 자살한 사람이 돈을 줬다는 쪽지는 있는데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버티고 있는 직전 야당대표 출신을 비롯해서 여당 당대표 출신 도지사, 여당 원내대표와 총리까지 지낸 사람 등등 일일이 헤아리기가 면구스럽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한때 공천을 주관했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공천한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일까? 물론 전부 다는 아니지만, 뇌물수수와 정치자금 수수, 직권남용, 폭행, 성추행, 취업청탁 등 낮 뜨거운 죄로 재판 중이거나 소환을 기다리고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옛말이 결코 그르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겠다. 문제는 어느 누구도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흔쾌히 시인을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또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힘입어 하나같이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하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혜재판의 비난을 감내하면서 수 년에 거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재판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 민초들은 맥이 빠진다. 이제는 화도 나지 않는다. 곧 다가올 공천 제사상(?)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최무영 이학박사前 한국교총 자문교수

[천자춘추] 우체국, 고객들의 변함없는 선택

우체국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국 방방곡곡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2014년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실시한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공공서비스부문 16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고, 2015년도 택배 분야 국가고객만족도 및 한국서비스품질지수에서도 9년 연속 1위를 달성하였다. 또한, 2003년부터 정부기관 중에서 최초로 운용하고 있는 우체국콜센터(1588-1300)에서는 우체국택배 전화접수 서비스는 물론 우체국 이용과 관련된 각종 민원상담까지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고객맞춤형 우편물류시스템에서는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우체국과 홈페이지, 스마트폰으로 우편물의 접수에서부터 운송, 배달까지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전 세계 우편 관련 국제기구인 만국우편연합(UPU)은 158개국 우체국 국제특송(EMS) 회원국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매년 서비스 품질평가를 하고 있는데, 우체국 국제특송은 서비스 품질평가에서 8년 연속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최첨단 우편물류시스템의 기술력과 편리함이 배달성공률을 높인데 기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말레이시아에 우편물류시스템을 수출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우정사업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1883년 우리나라에 우정총국이 설립된 이후 130여년이 경과한 지금, 전국 3천500여 개의 우체국이 첨단화된 우편금융시스템을 갖추고 우편금융쇼핑경조사민원서류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종합생활서비스 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우체국은 농어촌 지역이나 소외계층의 복지수준 향상 및 사회 안전망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외계층의 생활상태 제보와 주민불편위험사항 신고 등을 하는 우체국365봉사단의 활동 등으로 지역사회 내에서 우체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우체국은 우정서비스 고객만족도 1위라는 타이틀에 자만하지 않고 국민들의 다양한 니즈에 더 큰 믿음으로 부합하면서 국민에게 행복을 전하는 우체국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전진해 나갈 것이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천자춘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이대로 좋은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소식에 정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는 9월 2015개정 교육과정 고시 일정에 맞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30일 교과용도서 개발체제 개선방안을 통해 검정교과서 통과 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정비했다. 교과서 발행제도가 개방형에서 국가주도형으로 돌아가고 있다. 교과서 발행제도는 크게 국정제, 검인정제, 자유발행제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0 교과서 선진화 방안에 따라 인정도서를 대폭 확대하며 개방성을 늘려가고 있고 선진국들은 한발 더 나아가 자유발행제를 지향하여 민간이 주도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과서로 확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1974년 시행되었고, 그 후 국정제는 단계적으로 폐지되다가 2007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완전히 폐지되었다. 교과서 발행의 국정, 검인정 문제는 교육에 대한 궁극적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근본 문제에서 출발한다. 어떤 인간을 길러낼 것인가의 중심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느냐, 사회화에 두느냐에 따라 교육목적 설정, 교육과정 체계, 교과서 제도, 학력평가 방식 등은 차이가 난다. 교육계가 개개인의 자율과 선택을 중시하는 학생중심교육으로 꾸준히 흐름을 바꾸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것은 교육의 가치에 대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일이며, 이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다음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역사에 있어 다양성을 배제하고 획일적인 역사관을 교육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다양한 상상과 탐구, 검증, 평가를 통해 역사인식을 길러야 하는 역사교육의 본질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다. E.H.카는 그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즉 역사 공부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개개인의 관점에서 자신만의 역사관을 쌓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는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견해를 수용하며 비판적 사고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길러가는 과목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학설을 소개할 수 있는 다양한 교과서가 필요함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한국사 교과서 문제는 정치적 논리가 아닌 교육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아이들을 다양한 역사관을 갖는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키워내고 싶다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윤일경 이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천자춘추] 치유농업, 치유농장

이화여대 여성암병원에는 희망텃밭이 있다. 유방암, 난소암과 같은 여성암 환자들이 경작하는 텃밭이다. 제철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하는 기쁨을 맛본다. 암환자들은 신체 기능 약화와 함께 심각한 불안초조불면증우울증에 시달리는데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삶의 열정을 되찾는 것이다. 성남시보건소에서는 척추뇌손상중풍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텃밭을 가꾸게 했다. 텃밭활동을 하면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늘어 운동하는 효과를 얻을 뿐만 아니라 균형감각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텃밭은 만성질환자에게 적절한 운동 처방전이 되기도 한다. 노인의 상실감도 날려버리고 우울증 환자에게는 삶의 재미와 기쁨을 되찾아 주기도 한다. 텃밭활동을 한 유아는 일상적인 활동을 한 유아에 비해 정서지능과 행복감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생명생태평화나눔의 산 교과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삶의 향상시키고 정신적육체적 건강 및 사회성을 회복하는데 작물재배 및 수확과정을 활용하는 것을 치유농업이라 한다. 치유농업은 현재 네덜란드 등 유럽 선진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또 치유농업을 체계적으로 서비스해줄 치유농장들은 지역사회 서비스 또는 병원과 공식적으로 연결되어 지역공동체에 새로운 치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치유농장은 1998년 70여 개에서 2007년 800여 개로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현재 천여 개소가 넘고 있다. 연간 치유농업 참여자는 만여 명 수준이며 주요 대상자는 지적장애인, 정신질환자, 약물알코올 중독자, 노년층 등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약 500여 개의 치유농장에서 건강치유기관, 사회치유기관,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치유 농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약 350개의 치유농장에서 직업적 치료기관, 교육훈련 및 취업지원 기관, 레크리에이션 기관과 연계하여 운영되고 있다. 벨기에는 약 400여 개의 치유농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취업프로그램, 치료프로그램, 학습능력 향상 프로그램, 개인개발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복지시설, 노인요양시설, 교정시설 등에서 전문적인 원예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텃밭활동 프로그램이 아토피 완화, 과잉행동장애완화, 문제행동유발방지, 학교폭력예방 등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치유농업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걸음마 수준이다. 이제 우리도 유럽 선진농업국에서 이루어지는 치유농업, 치유농장을 체계적으로 도입육성을 해야 한다. 최형근 경기농림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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