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망자 병원 압수수색 진료기록 확보… ‘삼성 불산’ 수사 전방위 확대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망자를 치료한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삼성과 협력업체간 통신기록 확보를 위한 영장을 발부받는 등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숨진 박명석씨(35) 등 부상자가 치료를 받은 화성 동탄성심병원과 서울 한강성심병원 두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통해 진료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박씨의 진료기록을 확보하고 혈액샘플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그동안 제기된 늑장신고, 은폐의혹 등의 진상을 파악키 위해 이날 법원으로부터 삼성과 STI서비스 측의 통신사실확인자료 영장을 발부받았다. 통신자료 압수수색영장은 삼성전자 안전관리팀(GCS) 관계자 등 14명과 STI서비스 관계자 9명 등 모두 23명이 대상이다. 경찰은 삼성과 STI서비스의 통신자료와 진술, 사고일지, 사고처리 매뉴얼 등을 대조, 늑장신고와 은폐의혹, 사고 후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및 분석이 일주일 가량 더 소요되기 때문에 책임 범위와 입건 대상자 규모는 이르면 다음 주 늦게, 또는 2주 후(18~22일께)에나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까지 삼성전자(24명), STI서비스(14명), 산업안전관리공단(3명) 등 관련 회사와 유관기관 관계자 41명을 불러 1차 조사를 벌인데 이어 이날도 관련자들을 추가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골목길 ‘오뎅 혈투’ 최후의 승자는 누구?

의정부지역 명물인 부대찌개 골목에서 식당 이름을 놓고 벌어진 원조 다툼에 대해 법원이 더 오래된 식당의 손을 들어줬다. 3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A식당은 부대찌개 골목 초입에, B식당은 이로부터 70m가량 더 들어가 운영중이다. 두 식당 모두 오뎅식당이라는 상호를 사용했지만 A식당은 지난 1968년부터 오뎅식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방송 등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B식당은 A식당이 인근에 건물을 신축하려 하자 이름을 바꿨다. 이에 A식당이 지난해 7월 B식당을 상대로 같은 이름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상호사용 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B식당도 먼저 특허 등록을 냈다며 두 달 뒤 서비스표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법 민사합의30부(양사연 부장판사)는 B식당은 오뎅식당이라는 상호를 음식점 영업을 위한 간판, 물품의 포장, 선전광고물에 사용하면 안된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오뎅식당이 오뎅과 식당의 보통명사 결합에 불과하더라도 거래자나 수요자가 특정인의 영업을 표시하는것으로 인식하게 됐다면 식별력의 취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식당은 혼동을 일으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서비스표를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창학기자 chkim@kyeonggi.com

코리안드림 잿더미 만든 처참한 현장으로…

컨테이너로 만든 열악한 숙소에서 코리안드림을 꿈꾸던 20대 외국인 근로자들이 화재로 인해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새벽 0시8분께 화성시 정남면 오일리의 한 금형 제조공장 숙소용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베트남 근로자 2명이 숨졌다. 이 불로 2층짜리 컨테이너 박스 4동 전체와 공장천장 일부가 타면서 업체 직원 B씨(24)와 친구 S씨(23) 등 2명이 목숨을 잃었고, 불은 소방서 추산 2천400여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뒤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친구 사이로 B씨를 찾은 S씨가 함께 술을 마신 후 잠을 자다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화재로 무너진 컨테이너 박스 안에 깔리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컨테이너 박스에는 업체 직원 9명과 친구 3명 등 12명의 베트남 근로자가 잠을 자고 있었지만 B씨와 S씨 외 10명은 대피해 화를 면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숙소용 컨테이너 박스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숨진 B씨를 포함한 공장 근로자 9명은 지난 2011년 7월 설치된 2층 2개동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해왔으며, 숨진 S씨 등 3명은 휴일을 맞아 놀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현장 속으로] 외국인 노동자 숙소는 화약고 화재 취약에도 쇠창살 도내 공장지대마다 즐비 불나면 무방비 참사 불보듯 불법시설 지자체는 뒷짐 화성 한 금형 제조공장 내 컨테이너에서 거주하던 20대 근로자 두명이 화재로 사망한 가운데 사고 공장 주변 수십여곳의 영세 공장마다 컨테이너 숙소가 즐비,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특히 이들 공장들은 컨테이너 박스 2~4개씩을 2층으로, 또는 나란히 겹쳐놓은 채 전기난로 등으로 난방, 화재에 취약한데다 화재 발생 시 탈출도 힘든 상태로 제2의 참사사고가 우려되고 있었다. 3일 오후 1시께 화성시 정남면 오일리의 금형 제조공장 B정공 앞. 자물쇠로 굳게 걸어 잠긴 정문 옆으로 돌아가자 철제 담장 사이로 시커멓게 타버린 채 지붕마저 주저앉은 숙소용 컨테이너 박스가 드러나면서 이날 새벽 일어난 화재의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방이 얼룩덜룩하게 그을린 2층짜리 컨테이너는 한쪽 천장이 완전히 우그러져 1층에 닿을 정도였고 바깥으로 휘어져 나간 방범용 쇠창살 아래로 반쯤 떨어져 나간 실외기가 거꾸로 매달린 채 덜렁거렸다. 금속가공업체 등 상당수 공장이 모여 있는 오일리 일대는 이 같은 숙박용 컨테이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대다수 업체마다 컨테이너 박스 두 개를 붙이거나 위아래로 쌓아 임시숙소를 설치, 박스 별로 1~2개씩 난 창마다 쇠창살이 굳게 처져 있어 위기 상황 발생 시 탈출할 수 없게 돼 있었다. 인근의 한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 등지의 외국인 근로자 4명을 고용한 이 업체는 23m의 컨테이너 박스 두 개를 쌓아 올려 숙소로 제공하고 있었다. 가설벽으로 나누어진 컨테이너 내부로 들어서니 3㎡ 남짓한 공간에는 밖으로부터 끌어온 전선 네댓 개가 얽혀 있었고, 콘센트마다 휴대전화 충전기, TV, 노트북 등 전자제품 플러그 서너 개가 동시에 꽂혀 있었다. 특히 난방을 전기보일러로 떼는데다 한쪽 벽에는 온열히터마저 설치돼 있어 전기합선 사고를 우려케 했다. 인근 B금속업체 중국인 근로자는 컨테이너 상자가 철제로 된 데다 공간이 좁고 사방이 막혀 있어 불이 나 갇히기라도 하면 끝장이다며 여기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모두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대표 A씨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업체 대부분이 비용, 편의성 탓에 컨테이너를 숙소로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며 관할 시청에 신고안한 불법 컨테이너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삼성 불산 누출사고, 민관합동조사해야”

작업자 부주의보다 삼성 안전관리시스템에 문제 주민들 사고 후 어지럼증ㆍ구토 증상있다 주장도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망사고의 은폐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민환경단체들이 사고 현장 등 공장 내부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화성환경운동연합과 반올림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지난 2일 화성시 향납읍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이번 사고는 작업자의 안전부주의가 아닌 삼성전자의 안전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누출 당시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삼성전자의 자체 소방관리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작업자들의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보다는 안전관리 시스템으로 인한 사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녹색기업으로 선정된 후 자율적으로 유독화학물질을 관리해 온 삼성은 이제 관리설명서를 재정비하고 민관합동조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일부 주민들도 사고 발생 이후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이 일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K씨(45)는 사고 이후 나는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게 경찰은 숨진 박명석씨(35)의 병원 진료기록 확보를 위해 병원에 대해 4일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대상은 박씨가 사고 직후 이송된 화성 동탄성심병원과 사망직전까지 치료를 받은 서울 한강성심병원 등 2곳이며, 사고 당시 불산가스에 노출돼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 4명에 대한 진료일지도 포함됐다. 경찰은 박씨를 포함한 작업자 5명의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박씨의 사인을 밝히고 사고 후 조치 등이 적절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TI서비스 측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지난 주말 삼성전자 안전관리팀장(전무이사) 등 4~5명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갔다. 경찰이 지금껏 조사를 마친 삼성전자와 STI서비스 관계자는 33명이다. 또 한강유역환경청이 사고 당시 측정한 불산 누출량, 지자체의 화성공장 점검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유관기관 관련부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의회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 진상 규명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 사고원인과 피해규모를 정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대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안영국ㆍ양휘모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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