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단체 명의 ‘가짜 매출전표’로 9억대 세금 탈루

장애인단체나 자선단체 명의의 가짜 매출전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9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위장 신용카드 단말기 제조업자와 브로커, 유흥주점 업주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형사3부(변창훈 부장검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비영리법인 신용카드 단말기 대여 브로커 C씨(41)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위장 가맹점 신용카드 단말기 개설업자 J씨(47) 등 5명과 유흥주점 업주 P씨(39)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속된 C씨는 유흥업소와 단말기 개설업자를 연결해 주며 유흥업소 매출의 23%를 수수료로 받는 방법으로 지난 2010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2천5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단말기 개설업자들은 있지도 않은 장애인 단체나 자선단체 명의로 신용카드 단말기 18대를 개설, 수원 인계동과 영통 일대 유흥주점 14곳에 대여하고 이 단말기에서 결제된 금액의 4.56%를 수수료로 챙긴 혐의다. 검찰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빼돌린 세금이 약 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 업주들의 불법 이익을 환수조치하는 한편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할 계획이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경찰 ‘불산 누출’ 부실대응 수사력 집중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망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본보 5일자 6면)은 불산 누출이 시작된 전ㆍ후 삼성전자와 STI서비스의 대처실태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책임소재와 입건 대상자를 추리기 위해서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지방경찰청ㆍ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그동안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사고 책임범위를 정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들어섰다. 이에 경찰은 삼성전자와 STI서비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양측 관계자 40여명의 진술 등을 비교 분석, 사고의 책임 범위와 관련 법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사고 즉시 유관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40조를 위반하면 과태료 100만원의 행정처분에 그친다. 그러나 유독물의 관리기준을 규정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24조를 위반하면 징역 6년 이하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경찰은 지난 4일 법원에 신청한 통신사실자료 허가서(영장)가 발부되는 대로 삼성전자 안전관리팀(GCS)과 STI서비스 관계자 20여명의 사고 전후 수ㆍ발신 통신내역을 해당 통신사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박씨의 사인과 사고 경위 등을 밝혀줄 부검 결과와 누출지점에서 수거한 배관 밸브 가스킷에 대한 감정 결과가 나와야 책임 범위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2010년 9월 화성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작업자 1명 부상)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파악해 필요하면 수사할 방침이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죽어도 위로조차 못받는 슬픈 코리안드림

■ 화마에 빼앗긴 코리안드림 가족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공장 숙소서 안타까운 죽음 청년들 빈소는 차려졌지만 부검 안끝나 장례절차 못정해 보상 절차도 아직 불확실 화성 한 금형공장 화재로 20대 베트남 근로자가 사망(본보 45일자 6면)한 가운데 사망자들의 빈소는 차려졌지만 유가족 등이 도착하지 못해 쓸쓸함을 더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들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지 채 일년이 되지 않아 변을 당한데다 아직 보상절차마저 불확실,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5일 오후 12시께 화성시 봉담장례문화원. 지난 3일 화성시 금형제조공장 B정공의 컨테이너 숙소 화재로 목숨을 잃은 베트남 근로자 브응딩탕씨(24)와 우엔반탕씨(23)의 빈소는 조용하다 못해 고요했다. 두 청년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는 분향소에는 베트남 지폐와 배, 쌀밥 등으로 꾸려진 간단한 제사상이 마련돼 있었고 베트남 남성 두 명이 상주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조문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맞은편 접객실에선 이들을 찾아온 20여명의 베트남 근로자들이 여댓명씩 모여 앉아 이른 나이에 타국에서 목숨을 잃은 두 청년을 조용히 기렸다. 브응딩탕씨의 고향 친구 완딘탄산씨(28)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해 3월 한국으로 돈을 벌러 온 이후 매달 급여 140만원 중 100만원씩을 고향에 부쳐야하는 어려운 형편 가운데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청년이었다고 그를 효자로 회상했다. 완딘탄산씨는 농사짓는 부모님 잘 모시겠다며 한국행을 택한 후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며 부모님을 뵈면 뭐라 얘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우엔반탕씨는 조만간 베트남으로 떠나는 매형에게 인사하고 가족에게 보낼 선물을 전하러 컨테이너 숙소를 찾았다 봉변을 당했다. 한국행을 택한 지 불과 9개월 만이었다. 고향 친구 미라씨(25ㆍ여)는 착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결혼 후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게 꿈이라고 자주 말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이 목숨을 잃은 지 이틀 만에 빈소는 차려졌지만 부검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 베트남 대사관 및 업체 등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유가족은 빈소를 찾지 못했다. 이번 장례를 총괄하고 있는 왕순탄씨(33)는 업체에서 빈소는 차려줬지만 보상이나 보험처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다며 타국에서 끔찍한 죽음을 맞은 만큼 보상이 정당히 이뤄졌음 한다고 말했다. B정공 관계자는 부검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장례절차도 정해지지 않아 뭐라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지난 3일 새벽 0시8분께 화성시 정남면 오일리의 B 정공 숙소용 컨테이너에서 불이나 숨졌으며 5일 부검이 실시됐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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