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보고싶어” 화마 속 오누이 동생마저…

파주의 한 가정집 화재로 화마속에서 지체장애 동생을 지키다 열세살짜리 여학생이 사망(본보 11월8일자 7면)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주위의 바람을 뒤로한 채 동생도 누나 곁으로 떠났다. 13일 일산백병원은 이날 오전 9시45분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P군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지 45일만이다. 이들 P군 남매는 지난 10월29일 오후 6시5분께 파주시 금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으나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누나 P양은 화재 당시 뇌병변장애 1급인 동생을 보호하려다 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평소 P양은 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을 돌보기 위해 일반학교가 아닌 동생과 같이 특수학교로 입학해 남다른 남매의 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어려운 가정형편에 일을 나가는 부모를 대신해 하루 24시간 동생을 돌보면서 아파트 내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등 모범적인 남매였다는 것이 주민들의 얘기다. 누나의 희생에 동생이라도 건강을 회복하길 희망했던 주위의 바람을 뒤로한 채 P군마저 누나의 곁으로 떠나자 가족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웃주민 K씨(46여)는 놀이터에서 두 남매가 얼굴을 맞대며 살갑게 놀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두 남매 모두에게 하늘의 기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파주=박상돈기자 psd1611@kyeonggi.com

금은방 주인 폭행 후 금품 뺏은 30대 구속영장

딸의 병원비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금은방에서 여주인의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용인동부경찰서는 보석을 훔치기 위해 금은방에서 혼자 있던 여주인을 쇠망치로 때려 부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A씨(3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0시7분께 용인시 포곡읍 둔전리의 한 금은방에서 여사장 B씨(44)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들어가 둔기로 머리를 7~8회 내려쳐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날 10시께 가게 문을 연 뒤 진열장에 금반지와 팔찌 등을 진열하던 중 이같은 변을 당했으며, 머리 3곳이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 중이다. 일용직 근로자인 A씨는 최근 비염종양을 앓고 있는 딸(6)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대부업체와 주변 지인 등에게 550만원 가량을 빌렸으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공사일을 구하기 힘들어 이를 갚기 어려워지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범행 직후 여주인의 신고를 접한 뒤 예상 도주로를 탐문하던 중 금은방과 약 500m 떨어진 주택가 골목에서 사건발생 43분만에 A씨를 붙잡았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제2의 피해 다시없게 엄중 처벌을” 수원 칼부림 유족, 남편잃고 온가족 고통 엄벌 호소

이유 없는 칼부림으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엄중히 처벌해 주세요 지난 8월 수원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이 피고인 K씨(39)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이동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자 L씨(60ㆍ여)는 한밤중 갑자기 집안에 들이닥친 피고가 휘두른 흉기에 남편이 숨졌고 수차례 흉기에 찔린 나와 아들은 아직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씨는 당시 집안이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는 K씨의 주장에 대해 마루에 불이 켜진 상태였고 불이 꺼진 안방에서도 문을 열고 들어오는 K씨의 짧은 머리를 분명히 봤다며 한마디 말도 없이 흉기만 휘둘렀고 오로지 살인이 목적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사건 이후 직장을 잃은 아들은 손이 불편해 아직 일을 못하고 있고 나도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왜 선량한 사람들에게 그런 일을 했는지 묻고 싶다 며 피고인이 젊은데 언젠가 사면이 되면 다시 찾아오지 않겠느냐. 제2의 피해가 없도록 강한 처벌을 해주리라 믿는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피고인 K씨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는 가운데 검찰은 이날 L씨 외에도 양형 증인으로 피고인의 흉기에 맞아 다쳤던 주점 여주인 Y씨(42)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음 재판은 2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철통같은 보안 믿었는데 오히려 뒤통수

국내 중소기업의 핵심인력을 스카우트한 뒤 얻은 기술로 일본 서비스시장을 잠식한 세계 최대 미국 보안 백신업체 임원 등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업무상배임 혐의로 국내 O사 전 해외사업부장 Y씨(36)와 전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이들을 스카우트하고 비밀자료를 넘겨받아 사용한 혐의로 미국 보안 백신업체 S사 O씨(42이사급) 등 임원 2명(미국인)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S사 O씨 등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국내 O사 전 직원 Y씨 등 5명에게 고액 연봉을 주고 스카우트해 O사의 원격제어점검서비스 기술을 빼돌린 혐의다. 이후 S사는 O사와 유사한 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해 지난 5월부터 일본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Y씨 등이 S사에 제공한 기술은 고객이 사용하는 PC나 스마트폰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원격제어를 통해 장애를 해결해주는 기술로 O사가 2004년부터 8년간 64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개발한 것이다. O사가 그동안 S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은 금액은 2010년 25억5천만원, 2011년 59억5천만원, 2012년 84억4천만원으로 해마다 늘어났지만, 기술을 빼돌린 S사는 2013년에 O사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경찰은 혐의가 중한 피의자들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업기술이 발달하면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늘어났지만 외국기업 또는 대기업과 기술제휴 계약과정에서 기술유출이 늘어나 중소기업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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