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맞이하는 연말

연말을 앞두고 도내 곳곳에서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예술 공연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가족과 함께 12월을 풍성하게 보낼 수 있는 문화계 소식을 알아본다. ■아이와 함께 즐기는 색다른 이야기호두까기 인형, 이야기꾼 호랑호랑이 영화, 발레극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호두까기 인형이 오는 18일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뮤지컬로 진행된다. 뮤지컬은 크리스마스 이브 마리와 프리츠 남매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공연은 발레극, 영화와는 다르게 생생하게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를 현장에서 직접 접할 수 있으며 화려한 퍼포먼스로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한다. 21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선 극단환 주식회사의 이야기꾼 호랑호랑이 무대가 펼쳐진다. 2021 경기도 공연예술 활성화사업인 이번 공연은 호랑이와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엮어 세 가지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옛이야기 속 호랑이는 착하고 성스럽고 인자하면서도 어질며 세차고 사납다. 이러한 호랑이의 특성을 살려 음악과 함께 해학과 풍자의 미,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알린다. ■어린이박물관서 즐기는 특별한 음악회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서울첼로오케스트라와 함께 오는 17일 오전 11시30분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음악회 〈신나는 예술여행-첼로 테라피〉(이하 첼로 테라피)를 선보인다. 첼로로만 구성된 서울첼로오케스트라의 화음과 음악치료사 이영(서울첼로오케스트라 단원)의 해설이 더해진다. 서울첼로오케스트라 단원 12명과 오보이스트 김우중(충북도립교향악단 수석)이 출연하며,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변주곡과 비발디 협주곡은 물론 모차르트 심포니와 오보에 협주곡과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부천아트벙커B39, 이달 말까지 특별 전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는 연말까지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오는 19일까지 윤제호 초대전 동굴 속 향연과 미디어파사드 워크숍 전시 칠전방울, 펌프, 불가사리가 이어진다. 다양한 감각을 깨울 수 있는 예술활동 오소리 A씨의 초대는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김은진기자

[전시 리뷰] 초상화에서 엿 본 색다른 인물, 경기도박물관 '열에 일곱 七分之儀'

‘열에 일곱’을 의미하는 ‘칠분(七分)은 예부터 초상화를 부르는 다른 명칭이었다. 장역(張繹)이 송나라의 유학자 정이(程?)의 제문에서 초상화를 가리키며 “칠분의 용모가 있다”라고 말한 구절에서 유래했다. 칠분은 사람의 열에 일곱만 그려낸다는 뜻이다. 그림의 한계이면서도, 각기 다른 특징을 잘 드러내는 초상화의 장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도박물관이 지난 7일 개막한 초상화 기획전 <열에 일곱 七分之儀>은 이러한 초상화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1부-칠분의 구현 ▲2부-조영석과 진재해 ▲3부-한 사람, 두 개의 모습 ▲4부-각기 다른 얼굴, 서로 다른 빛깔 ▲5부-오늘, 우리의 초상으로 나뉜 전시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그려낸 한 인물의 초상화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숙종 대부터 영조 대에 이르기까지 관직에 있었던 문신 이지당 조영복을 담은 두 점의 그림이 있다. 모두 18세기 조선 시대 초상화를 대표하는 뛰어난 작품으로 같은 인물이지만 드러나는 분위기는 그린 이와 시기에 따라 차이가 크다. 평복을 입은 초상화는 조영복의 아우이자 선비 화가였던 조영석이 그렸다. 그는 유배를 간 조영복을 그려냈는데, 편안한 일상복을 입고 두 손이 드러났다. 드러난 두 손은 법도와 규칙에서 벗어난 변칙으로 마치 일상 속 인물처럼 생생히 살아난 듯한 느낌을 준다. 옆에 내걸린 조영복은 어진화사 진재해가 그린 초상화로 의자에 앉아 입신양면을 한 관료의 품격이 도드라진다. 귀향 후 감찰사로 관직에 다시 오른 조영복의 모습으로 초상화가 어떻게 한 사람의 각기 다른 일부를 공교하게 잡아내는지 살펴볼 수 있다. 조선 후기 학자 <송시열 초상> 3점을 통해서도 각각 다른 송시열을, <임우 초상>에서는 수염이 없는 남성의 모습을 통해 조선 시대 내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은 경기도박물관의 소장 유물의 강점을 잘 살린 전시이기도 하다. 도박물관이 소장한 총 250여점의 초상화 중 대표작 <조영복 초상>을 비롯한 보물 4점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8점 등 총 30여 점의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 말미에는 ‘2021 경기도박물관 초상화 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의 작품과 어린이 인터뷰가 영상으로 소개된다.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개성을 살려 다양하게 그려낸 작품 영상을 통해 전시는 박물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옛 선인의 초상화라는 과거에서 현재를 돌아보고 또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었다. 정윤회 학예사는 “현대에 초상화를 그리는 일은 매우 드물어졌지만, 그 자리는 사진과 영상이 대신해 휴대전화 배경화면 속에, 온라인 속에 더 다양하게 자리 잡아 우리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초상화가 옛것 같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생활하는 것과 사실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은 같은 인물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그려진 초상화를 보며 초상화만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날 중학생 아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김현지씨(50)는 "초상화만을 기획한 전시를 오랜만에 접해서 낯설 거라 생각했는데 한 인물을 두고도 다양하게 그려낸 점이 인상 깊었고 재밌었다"면서 "지금의 내 모습이 초상화로 그려지면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인 배현수씨(38)는 "책에서 볼 법한 인물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골고루 보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면서 "이러한 특색있고 의미를 가진 전시들을 접할 기회가 더욱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까지. 정자연기자

‘은하로 만들어낸 신표현주의’…조영순 작가의 ‘은하의 탄생’

은하는 오래전부터 만들어지고 사라지며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 만들어지고 성장하며 하늘을 빛낸 은하의 모습은 어쩌면 인간의 삶과 같을지 모른다. 은하를 보며 인간의 삶과 죽음을 성찰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고색뉴지엄에서 진행되는 조영순 작가의 <은하의 탄생>이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영순 작가는 작품에 은하를 탄생시켰다. 이전 작품과는 다르게 은하를 상징하는 ‘원’을 출현시킨 것이다. 조영순 작가는 “은하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은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죽는 과정과 같다고 생각했다. 작품에 은하를 원으로 표현하면서 삶을 통찰할 수 있었다”고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빛나며 우주를 이루는 은하의 형태가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에 투영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영순 작가의 ‘은하’와 함께 초기 추상작업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신표현주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조 작가의 초기 추상작품을 살펴보면 사물에 감정을 부여하는 ‘감정이입 충동’으로부터 시작된다. 특정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대상의 모양을 변화시켜 작가의 생각을 담아냈다. 바위, 손, 오디 등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까지 조영순 작가가 성장해오면서 영향을 미친 것들을 그려냈다. 또 그림 속에 그리드를 교차시켜 평면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추상과 공간의 구상을 결합시켜 지금의 신표현주의에 다다른 것이다. 조영순 작가는 자신의 신표현주의를 관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작품 따라 그리기’라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무늬가 없는 가면 위에 그리드와 원 등 조영순 작가의 작품 요소를 따라 그리는 것이다. 관객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영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직접 예술가가 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조영순 작가는 “신표현주의에선 추상양식과 자연양식이 한 공간에서 공존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신표현주의와 그 과정을 담아냈다”며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신표현주의를 알리고 각자의 삶에 대해 통찰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이주의 공연전시] 베토벤 생일상 다시 차리기 프로젝트! 外

● 공연 드라마극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15일 오후 7시30분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 / 현시대 광대들이 정조대왕능행차 축하공연을 준비하면서 생긴 일을 그렸다. 특히, 정조의 트라우마인 뒤주를 극의 핵심 오브제로 삼아 정조를 진정한 왕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폐위되고 아버지가 아닌 효장세자의 아들이 되기를 요구받는 정조가 어떤 고민과 선택을 하는지 풀어냈다. 광대패의 예술과 정조의 고난을 통해 모든 어려움과 화해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클래식 베토벤 생일상 다시 차리기 프로젝트! 17일 오후 8시 성남 티엘아이 아트센터 / 지난해 켤 수 없었던 베토벤의 생일 초 250개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다시 켠다. 바이올리니스트 이희명, 비올리스트 홍윤호, 첼리스트 박건우, 피아니스트 김종윤 등 음악가 4명으로 구성된 실내악팀 앙상블 프로젝트가 베토벤의 탄생일에 맞춰 그를 위한 생일상을 다시 준비한다. 앙상블 프로젝트는 청력을 잃어가는 좌절 속에서 희망의 음악으로 다시 일어서려 했던 베토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4번 다단조와 피아노 삼중주 6번 내림마장조를 연주한다. 특히 2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서진이 특별 출연해 더욱 풍성한 공연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전시 조원득 : 끝까지 서있는 사람 ~16일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 / 조원득 작가는 한지와 분채를 사용해 일상적 풍경에서 발견되는 기이한 상황을 포착한다. 이번 전시에선 조 작가는 매 순간 변하는 바다의 모습과 시간의 흐름을 회화의 고정된 프레임 안에서 구현해냈다. 특히, 끝까지 서있는 사람에선 파도와 바다를 소재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서거나 적응해나가는 인간의 의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164점의 그림을 연결한 당기다 밀어내다는 서로 다른 서사, 사건이 모여 하나의 큰 장면을 만들어낸다. 권민경 : DAY DREAM ~1월2일 롯데갤러리 일산점 / 권민경 작가는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며 해변에 누워있는 고양이, 어두운 골목을 걸어가는 사슴, 집에 도착한 것을 반겨주는 미어캣 등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에 현대인의 자화상을 녹여낸 작품을 선보인다. 권민경 작가는 동물들의 눈빛을 통해 바쁜 일상에 치여 지쳤던 자신을 발견하고 너는 나, 나는 너. 우리는 같은 눈빛을 가졌구나!라고 생각했다. 인간과 동물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통해 지금의 우리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다. 김은진기자

‘모자이크로 찾는 나’…김성로 작가의 ‘존재의 의미’ 진행

‘삶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김성로 작가는 자신 존재에 대해 의문을 느끼게 됐다.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각자의 존재 가치를 탐구해보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1월30일까지 강화도 갤러리아트눈에서 진행되는 김성로 작가의 개인전 ‘존재의 의미’다. 김성로 작가는 공간을 분할하는 기법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림을 조각내 모자이크로 형상화 시키는 것은 그가 오랫동안 고집해왔던 김 작가만의 개성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개성을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느끼는 감정과 느낌, 상상했던 꿈과 추억 등을 형상화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 조각낸 후 모자이크로 새 구성했다. 그림을 분열하면서 감성과 조형적 언어를 구축한 것이다. 김 작가는 존재 이유와 삶의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한다. 특히 인간과 공존하고 있는 대상, 외부의 평가, 사회적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색으로 진정한 존재의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을 그려냈다. 김 작가는 그의 대표작인 ‘존재의 의미’로 생명의 가치를 심층적으로 풀어냈다. 그의 독자적인 회화언어는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고찰하며 관객들을 철학적 사유의 세계로 인도한다. 김 작가는 "‘천지창조’에선 새, 나뭇잎, 달, 꽃 등 자연적인 요소와 함께 집, 피아노 건반, 계단 등 인공적인 요소의 합을 드러냈다"면서 "각각의 요소를 자연과 사회로 구분 짓지 않고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통해 지금의 ‘천지창조’를 구현해냈다"고 밝혔다. 김성로 작가는 “우리가 가진 시선을 달리한다면 우리가 표면적으로 볼 수 없었던 내면의 아름다움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존재 의미를 찾고 잊힌 존재가 주는 행복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힙합무대의 새로운 장' BMF 9일부터 3일간 의정부 달군다

코로나19로 움츠린 겨울을 뜨겁게 달굴 2021 BMF 블랙뮤직페스티벌(이하 BMF)이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올해는 BMF 대학생 싸이퍼와 힙합 원데이 클래스가 새롭게 마련돼 시민이 함께하는 힙합 열기를 더욱 달아오르게 한다. 매년 여름 야외에서 열리던 BMF는 올해 12월 겨울의 실내 극장형 콘서트라는 색다른 콘셉트로 열린다. 특히 코로나19에 안전한 공연 관람 환경을 위해 의정부문화재단 측에서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른 방역패스(백신접종 증명 및 PCR 음성 확인제)를 적용한다. 힙합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메인 스테이지에는 오는 10일 기리보이, 저스디스, 영지, 허클베리피, 팔로알토가 무대를 꾸민다. 이어 11일에는 사이먼 도미닉과 로꼬, 딥플로우, 넉살, 던밀스 등이 출연해 트렌디한 비트,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BMF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지난달 중순 관람권은 하루 만에 매진을 기록한 상태다. 메인 스테이지 외에 BMF 대학생 싸이퍼와 힙합 원데이 클래스도 새롭게 마련돼 눈길을 끈다. 대학생 싸이퍼는 대학 힙합동아리가 펼치는 랩배틀 형식의 공연이다. 올해는 서울대, 한양대, 경민대 등의 대학교 힙합동아리가 참가해 오는 9일 BMF의 막을 화려하게 올린다. 올해 시범형태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내년부터 전국 대학 힙합 가요제(가제)로 확대해 힙합의 저변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한국 힙합 뮤지션 1세대 MC메타와 함께하는 힙합 예술교육프로그램 힙합 원데이클래스도 11일에 진행된다. 힙합에 관심 많은 힙합 마니아, 1020세대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힙합 원데이클래스다. 이 프로그램은 수강생 20명 모집 접수가 시작과 함께 마감됐다. 소홍삼 블랙뮤직페스티벌 총감독은 블랙뮤직페스티벌의 브랜드 및 정체성 확립을 위해 대학생 싸이퍼와 힙합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면서 앞으로 힙합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블랙뮤직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경기 시각예술 최신경향 '생생화화 生生化化 2021' 개막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생생화화 生生化化 2021이 지난 3일 파주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생생화화 生生化化 2021은 경기문화재단의 예술진흥 공모지원사업 시각예술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다. 재단은 올해 초 시각예술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을 19인의 작가를 선정했다. 생생화화 生生化化 2021 전시는 이들이 지난 8개월여의 창작기간을 거쳐 완성한 신작을 공개하는 자리다. 생생화화의 참여작가 구성은 19인의 작가가 제출한 신작 제작계획서를 기반으로 각 미술관이 선택ㆍ매칭했다. 회화, 미디어, 조각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의 신작이 최초로 공개된다. 첫 번째로 개막한 전시는 《씨스테이트 비트윈 seeState(between);》이라는 제목으로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내년 1월 23일까지 열린다. 김동기, 나미나, 박윤주, 박윤지, 방앤리, 오재우, 윤지영, 이웅철, 조경재 등 경기지역 시각예술가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seeState(Between);은 중간 상태를 나타내라는 뜻을 가진 함수다. 어딘가의 중간 지점에 서서 세상을 다르게 보려는 작가들의 시선을 의미한다. 두 번째 전시 《현시적 전경(顯示的 全景); 들어내서 드러나는 것》은 오는 8일 단원미술관에서 열려 내년 2월28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고재욱, 김병찬, 김수나, 김주리, 박웅규, 임노식, 정운, 정정호, 정철규, ADHD의 작업을 관람할 수 있다. 정자연기자

[공연리뷰] 모르거나 무관심했던 장애인의 일상…연극 ‘동행’의 진솔함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은 늘 우주의 존재를 궁금해했다. 생전 루게릭병을 앓으면서 일생 대부분을 기계에 의지했음에도 우주에 대한 관심은 멈추지 않았다. 작게는 거동부터 의사 전달까지, 크게는 호흡부터 근육 사용까지 전부 기계의 힘을 빌리게 됐을 때에도 그는 고개를 들어 별을 봐라, 고개를 숙여 발을 보지 마라라며 우주의 비밀 열쇠를 찾자는 희망을 전했다. 그런 스티븐 호킹이 만약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지금처럼 저명한 인물이 될 수 있었을까. 장애인 인식개선 연극 동행: 인생은 소풍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달 3일 오후 7시, 4일 오후 3시 수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동행: 인생은 소풍은 저승을 배경으로 기획된 공연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장애인들만 모이는 저승 정산소를 중심으로 한다. 본래 저승 정산소에 오려면 장애인의 옷이 벗겨진 체여야 하지만, 원인 모를 오류로 일부 장애인들이 이승 모습 그대로 장애를 품은 채 찾아오게 된다. 그 때문일까. 각양각색 장애를 가졌던 장애인들은 저승 정산소 안에서 충돌하기 시작한다. 신장 투석은 겉모습 멀쩡하니까 사람들이 벌레 보듯 피하진 않았을 것 아니냐며 절뚝절뚝 걸음으로 따지는 사람, 두 다리 건실하다고 뛰어다니는 꼴 보기 싫다며 휠체어에 오른 채 툴툴거리는 사람 등이 언성을 높이며 싸워댄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현병으로 환청을 듣고 혼자만의 싸움을 하며 처절하게 절규하는 은란의 장면이 인상에 남는다. 궁극적으로 장애인들은 갈등을 통해 서로 몰랐던 서로의 장애를 이해하게 된다. 이와 함께 연극은 장애가 그 누구의 잘못도, 책임도 아니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피력한다. 장애인은 마냥 선(善)할 필요도 없고, 약자인 것도 아니라고 부연 설명하기도 한다. 그저 그분의 뜻이라는 대사들을 통해 굉장히 진솔하고 담담하게 장애인의 생각을 그려낸 연극이라고 여겼다. 어쩌면 그만큼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이기도 하다. 다만 작품을 풀어내는 구성원에 실제 장애인들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극단 성남93과 걸그룹 에이프릴 윤채경이 출연한 이 작품에선 중증지체장애인 대만역(役)의 최대만, 경증시각장애인 순호역(役)의 노순호, 중증발달장애인 재훈역(役)의 이재훈 등 배우 6명이 장애를 갖고 있다. 장애인 배우들이 제 인생살이를 제 입으로 풀며 떨리던소리는 가슴 저 밑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와닿았다. 결국 동행: 인생은 소풍은 그동안 몰랐거나 무관심했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하자는 예술적 시도다. 무엇보다 오해와 편견 없이 서로를 대하자고 외치는 장소가 누구에게나 평등한 저승이라는 점에서 겸허함을 느낄 수 있다. 때때로 고개를 들어 별을 보듯, 수많은 장애인의 일상과 꿈에 궁금증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연우기자

[전시리뷰] ‘자연으로 연결하고 회복’…‘국현 과천관 ‘대지의 시간’

탄소 중립, 이상 기후 등 환경 문제는 지속적으로 대두하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개발을 하기 위해, 이익을 얻기 위해 끊임 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이제는 생태적인 관점으로 자연과 함께 공생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내년 2월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대지의 시간>은 이러한 ‘생태’를 주제로 했다. <대지의 시간>은 코로나19, 기후위기 등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요구되는 생태학적 세계관을 성찰한다. 자연을 하나의 도구, 요소로 보는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생태학적인 관점으로 ‘공생’, ‘연결’, ‘균형의 회복’을 되돌아본다. 전시는 김주리, 나현, 백정기, 서동주, 올라퍼 엘리아슨, 장 뤽 밀렌 등 국내외 작가 1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조각, 영상,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35점을 선보였다. 전시장은 가벽 없이 사방이 뚫려 있는 곳으로 기존의 전시 틀을 허물었다. 전시 종료 후 폐기물로 남는 가벽을 줄이고 작품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거대하고 축축한 흙덩어리를 제일 처음 발견할 수 있다. 김주리 작가가 압록강 하구 습지의 흙으로 만든 ‘모습’이다. 정확히 모습에 대해 정의할 수 없지만 유연하고 젖은 땅을 기본으로 만들었다. 강바닥, 강가의 습지를 구성하는 흙을 주재료로 자연의 한순간이자 순환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김주리 작가의 작품을 지나면 또 다른 공간을 구성하는 3개의 스크린과 어떤 눈을 볼 수 있다. 서동주 작가의 ‘비전’으로 바람 소리, 소 여물 먹는 소리, 귀뚜라미 소리 등 우리가 자연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준다. 동시에 다양한 생명체의 눈이 진화한 과정을 보여준다. 눈의 생성, 변형, 진화하는 이미지를 빛과 자연의 모습이 다채롭게 투사되는 영상을 교차해 빛을 통해 세상을 인지하고 그 데이터가 이미지로 처리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또 ‘흰 코뿔소’ 등 히로시 스기모토의 작품도 눈에 띈다. 평범한 동물 사진 같지만 박제한 동물을 설치해 북극, 아프리카, 원시림의 실제 장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입체모형을 촬영한 것이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과 주변 환경을 보여주며 이해를 높이기도 하지만 인간 중심적으로 동물을 다뤄온 방식과 세대를 거듭하며 학습이 이어지는 현장이기도 하다. 인간이 가진 자연의 관점을 반성하게 하며 중요한 가치에 대해 반문하게 한다. 이외에도 올라퍼 엘리아슨의 ‘시간 증폭기’, 주세페 페노네의 ‘돌의 몸 - 라미’, 백정기의 ‘육각부적’, 나현의 ‘머리사냥꾼의 선반’ 등은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며 희미해진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상기시키기도 한다. 그러면서 남아있는 생태학적 과제를 탐구하고 대안적 가치의 발견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전시장을 찾은 안인선씨(33)는 "최근 생태나 자연을 주제로 한 작가의 그림이나 전시를 많이 봐왔는데, 인간 중심으로 바라봤던 그동안의 시각에 변화를 줄만큼 많은 울림이 있었다"면서 "전시 종료 후 폐기물로 남는 가벽을 줄이기 위해 작품이 서로 연결되도록 조성한 점도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 정성희씨(28)는 "평소 관심있던 주제를 예술작품으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면서 "단순히 작품으로 현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닌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볼 여운도 남기는 전시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제32회 이건음악회, 알렉산더 크리헬과 4일 온라인 콘서트

올해로 제32회를 맞은 이건음악회가 오는 4일 오후 8시 온라인 콘서트로 관객을 맞는다. 이건음악회는 매년 실력 있는 해외 음악가를 초청해 수준 높은 공연으로 감동을 전달해왔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공연을 온라인으로 변경했다. 공연에는 독일 출신의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크리헬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세대 음악가로 구성된 베를린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이 협연한다. 알렉산더 크리헬은 뛰어난 연주 실력과 곡 해석 능력으로 유럽 무대에서 세계로 활동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엔 팬데믹으로 공연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세계최초로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열어 새로운 시도로 청중을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은 베를린 필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현악 4중주단이다. 한국인 최초 종신단원인 비올리스트 박경민이 소속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과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A장조 Op.81을 연주한다.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은 희망과 감동을 나누는 씨앗으로 시작한 이건음악회가 격려와 응원으로 자라나 어느덧 풍성한 문화의 숲으로 성장했다며 내년에는 예전처럼 공연장에서 직접 만나 음악의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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